'뻔한? fun한!!'에 해당되는 글 445건

  1. 2009.10.01 가슴이 먹먹한 후배의 안타까운 이야기 2
  2. 2009.09.21 작지만 마음이 풍요로운 거래 4
  3. 2009.09.17 갑자기 찾아온 그 분... 우얄꼬..?? 4
  4. 2009.09.15 쓸 수 있는 걸 아깝게 왜 버려.. 2
  5. 2009.08.10 형수가 시켜준 한탄강의 체험 2
  6. 2009.07.28 피곤해도 삶이 고마운 이유 6
  7. 2009.07.26 골드라인 지하철 9호선 잠깐 탑승기 4
  8. 2009.07.10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아준 스파이더맨 2
  9. 2009.07.09 해탈이 참여시켜준 25시간의 알찬 여행 6
  10. 2009.07.09 부지런히 읽자 2
  11. 2009.07.05 크리스탈밸리에서의 라운딩 4
  12. 2009.06.23 물가님이 보내주신 훈훈한 마음 4
  13. 2009.06.01 Bobby Kim Concert
  14. 2009.05.14 점점 돈이 만능이 되는가... 2
  15. 2009.05.06 오랜만에 챙겨본 어린이날
  16. 2009.04.26 놀던대로 놀아야하는데...
  17. 2009.04.15 어쩌냐~~ 돌려줄 방도가 뭔지 모르겠다.
  18. 2009.04.13 예쁜 결혼식
  19. 2009.04.07 황문규선배의 부음
  20. 2009.04.06 사월의 첫 주말 - 한식, 그리고, 묘 이장
  21. 2009.04.01 그리운 만우절
  22. 2009.03.31 회장선출을 위한 고교동기모임
  23. 2009.03.09 마음에 드는 사진이 모두를 미친 놈으로 만들었다.
  24. 2009.02.10 대단히 만족스러웠던 2009년 첫 라운딩
  25. 2009.02.06 답답하고 짜증나는 두 사람
  26. 2009.02.05 KS 귀국환영회
  27. 2009.01.31 고교동기 신년회 2
  28. 2009.01.18 살다보니 이런 반전도 있네...
  29. 2009.01.17 고교동기 회장단 모임
  30. 2009.01.16 말이 씨?? 입이 방정??? 2

아끼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 사무실 근처에 왔다가 계신가 해서요.
> 그래?  미안해서 어쩌지.. 나 지금 성묘갔다가 올라가는 길인데..
- 됐어요...   명절 잘 보내시라고요..
> 그래 고마워...  별 일 없지?
- 별 일이요?  저 별 일 많아요.
> 무슨 별 일이 많은데?
- 별별 일 많다니까요...  ...  저.. 이혼청구소송 당했어요..
> ... ...??


그래서 저녁에 만났다.
7시반쯤 만나 11시반까지 이어지는 그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그동안 함께 살아온 이야기.
집사람이 세차례에 걸쳐 척추디스크수술을 받는 동안 대소변을 받아준 이야기.
맏사위로서 장인과 처남의 장례를 치러준 이야기.
술을 좋아하다 이제는 알콜중독 증세까지 보이는 집사람을 구슬린 이야기...

숱한 이야기를 토로하다 격정을 이기지 못해 간간이 울먹이며 눈물마저 보인다.

"아직도 눈물이 나네요...    
 수술비가 천만원이 넘는다고 하면 미안해 할까봐 회사에서 지원된다고 하고 대출까지 받아 수술시키고,
 가슴콤플렉스가 있다고 해서 가슴수술까지 시켜주고.. 
 그렇게까지 했는데, 저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이혼청구소송을 냈더라구요.
 전 법원에서 통보받았고..."

후배가 들려주는 소장에 적혀있는 소송사유를 들어보니 나도 기가 차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가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부분까지 반대 주장을 핀 것을 보니,
도대체 이 소송을 수임한 상대 변호사는 기본적인 사실확인 조차도 안하나.. 하는 한심한 생각마저 든다.
예를 들어, 작년부터 사실상 별거생활을 해온 이 친구는 생활비로 매달 월급의 절반을 꼬박꼬박 
집사람의 통장으로 송금해 통장에 근거가 남아 있음에도, 이혼사유에는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그런걸 떠나, 몇년 전 까지 또 한명의 가까운 후배와 함께 세 부부가 1년에 두세번 부부동반모임을 갖기도 했는데,
그때 마다 후배의 부인이 어찌나 남편 자랑을 하는지 집사람과 또 한명 후배의 부인은 이구동성으로 
'병도 단단한 병' 이라며 닭살부부라고 놀리기 까지 했었거늘...

오죽하면 그 이야기를 들은 집사람이 법정증인이 필요하면 나가서 증언할테니 언제라도 부르라고 하겠는가.


나이와 체구에 어울리지않게 늘 생글생글 웃어가며 다정다감한 음성으로 만나던 후배.

헤어지며 마지막으로 한 말.
"모처럼 형님 만나 안좋은 이야기만 늘어놔서 미안해요."

내가 할 수 있는 말도 하나 밖에 없었다.
"미안하긴...  응어리진게 많았을텐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대상으로 날 생각해준게 오히려 고맙지..
 그럼에도 딱히 해줄 말이 없어 내가 더 미안하다."



지하철 입구까지 배웅을 나가 후배의 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며 나를 돌아보고는 손을 흔들며 웃는 후배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여진다.


세상이 참 불공평한건지...  아님, 다양한건지...
맞으면서도 끽소리 못하고 사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헌신적인 사랑에 비수를 꽂는 사람도 있다.

집사람의 잠든 모습을 보며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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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 SLR클럽 회원장터를 통해 렌즈를 구입했다.

SLR클럽 회원장터 불문율 중의 하나는,
판매자가 거래가격을 제시하면, 구매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경우 댓글을 통해 구매의사만 밝히면 되지,
판매자가 제시한 거래가격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일체 의사표명을 금하고 있다.
구매의사도 없으면서 거래가격에 대해 평하는 것은 실구매자의 판단에 혼란을 가져올 뿐,
건전한 거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판매자 스스로가 가격을 조정하는 자율적인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이다.

그런데, 나와 거래를 한 분은 가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도 좋다고 게시를 하였다.
실구매자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빠른 거래를 원했기 때문인듯 하다.

댓글로 구매의사를 남기고는, 수요일 전화로 서로의 희망가격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직접 물품을 확인하기 위해 금요일 서교동의 판매자 사무실을 방문했다.


사람에겐 맞고 틀리고를 떠나 누구에게나 자기 나름대로의 느낌이 있는 법.
렌즈 확인을 자세히 해보라는 판매자의 권유가 있었으나,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 분의 인상과 몇마디 언행에서 이미 신뢰가 묻어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분이라면 렌즈를 어떤 식으로 다뤘을지 알겠고, 상태에 대해 과함이 보태졌을거 같지도 않다.

약간의 격차가 있었던 가격도 내게 맞춰주는 바람에 별 문제없이 구매절차를 마무리하고
광고물 제작을 하시는 그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왔다.


그런데, 까사미오에 도착해 확인한 문자메세지를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참...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 분의 문자 내용 중 내 마음에 와닿는 문구, [물한잔].

내가 방문했을 때, 사무실에는 광고물 제작으로 직원들이 야근을 하고 있었고,
정말 한가로이 커피라든가 녹차 등을 마실만한 여건이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대개의 경우 습관적으로 [차한잔] 혹은 [커피한잔]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분은 [물한잔]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 표현에 그 분의 순수한 진심이 담겨있는거 같아 너무 기분이 좋았고 그 마음이 고마웠다.

나도 답장을 보냈다.
[좋은 분을 알게 되어 너무 편했습니다. 좋은 물건 즐거운 마음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오늘 거래처에서 들어와야할 돈 4백만원 정도가 입금이 안됐는데, 이 돈으로 직원들 급여주는데 보태야겠네요." 

내가 희망하는 가격을 수용하며 웃으며 한 말이 아직도 귀를 울린다.
'내가 돈 3만원에 너무 야박했던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과 함께 마음이 시리다.


이사장님...
좋은 렌즈 건네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잘 사용하겠습니다.
사업 번창하시고요, 좋은 모습으로 또 뵙게 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뜻하지않은 것에서도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음을 알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

오랜만에 그 분이 오셨다.
사실 내 입장에선 별로 반갑지 않은데도 그 분은 가끔 그래도 나를 찾으신다.
쌍수를 들고 환영할 처지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뿌리치지도 못한다.  결국 내 탓인걸 어쩌겠는가...


까사미오 조명공사를 마친 후 바뀐 모습을 담아야 하는데, 똑딱이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
게다가 재원이가 사용하던 카메라를 보내고 나니 그 답답함이 더하다.

공허한 내 마음의 그 틈새를 노려 알밉게 찾아오신 그 분...  이름하야  지.름.신.
정말 환장하겠다.

한번 필을 받으면 온 동네를 뒤지고 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문제 많은 내 성격.
카메라 뽐뿌를 받자마자 신종플루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와 관련된 온갖 것을 죄다 헤집고 다닌다.
렌즈.. 삼각대.. 가방.. 심지어 카메라와 렌즈 보관용 제습함 까지...  
가격비교 사이트는 물론, SLR클럽의 사용기 및 회원장터를 며칠 째 새벽 4시까지 헤집고 다닌다.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이렇게 찾아다니며 찜해 놓은 녀석들.

렌즈는 가격을 감안하여 무조건 Third Party인 시그마나 탐론 중고로.. 
시그마 24-70, 탐론 28-75, 혹은 탐론 28-300 중에 하나를 눈여겨 보고,
가방은 내쇼날 지오그래픽,  삼각대는 맨프로토에 포토캄 볼헤드, 제습함은 쁘레메가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이리저리 경우의 수를 대입해 합해보니 미니멈 400만원에서 맥시멈 480만원이다.

내 구매패턴과 스타일을 아는 동생이 그런다.  "필이 확실하게 꽂히셨네...  지르세요.."

사실 나는 이미 오래 전 부터 나이가 들고나면 사진을 취미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걸 아는 집사람도 그런다.   "당신 그리던거면 사요~~" 
하지만 그 결정이 쉽지 않다.

감성은 '질러~ 질러~~ 하고픈걸 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하며 정신건강에 좋은거야...' 하며 나를 꼬드기고 있고,
이성은 '정신 차려라.  니가 지금 이럴 때냐..?  지연이도 대학원간다며...' 하며 나를 옥죄고 있다.
다시 한번 환장할 일이다.

요즘 지연이가 예전에 사용하던 카메라를 일부러 매일 들고 다닌다. 
카메라 뽐뿌에 대한 나의 의지를 테스트하고 싶어서다.

이걸 들고 다니면서 활용 빈도수가 낮거나 어느 순간 귀찮아지면 나를 찾아오신 지름신도 적당한 시점에 돌아가실거 같다,
반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오히려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면 기꺼이 그 분을 영접해야 하지 않겠는가.

참 힘든 요즘 하루 하루다. 

:

골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경험하는 일이지만,
골프장갑을 사용하다 보면 사용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손바닥 부분이 닳아 구멍이 뚫린다.

재미난 것은, 싼 맛에 사용하는 연습용 장갑은 오히려 재질이 질겨 오래 가는 반면, 
양피가죽이라 하여 나름 가격이 좀 나가는 것이 내구성이 약해 더 빨리 손상된다.

그런데, 이게 전체적으로 손상이 되면 그나마 미련없이 버리겠는데,
손바닥 아래 부분만 그렇지 다른 부분은 멀쩡하니 그냥 버리기도 아쉽다.

그래서 나는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상대적으로 더 훼손된 장갑의 멀쩡한 부분을 오려내어 덜 훼손된 장갑에 덧붙이는 것이다.

이왕 붙이는거 내구성을 배가시키기 위해 먼저 장갑 안쪽을 본드로 덧붙여 놓고,
다시 장갑 바깥쪽에도 덧붙여 이중의 효과를 노린다.
저러면 오랫동안 사용 가능한 아주 튼실한 장갑 하나가 생긴다.
두 켤레를 모두 버릴 것을 하나는 오히려 더 튼튼한 모습으로 부활한 것이다.

오른쪽 장갑의 손바닥 아래 부분 굴곡진 부분이 구멍이 뚫린 부분인데,
조만큼만 뚫려도 사실 그립을 잡고 스윙시 손바닥이 쓸려 아프다.
몇 번 반복하면 급기야 손바닥에 물집까지 생기니 구멍난 상태로는 사용할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저 조그만 구멍 때문에 멀쩡한 장갑을 버린다는게 너무 아깝지 않은가.


저렇게 장갑을 보수하여 사용하는 것도 하다보니 요령이 생긴다.

하나를 계속 사용하다 구멍이 나면, 다음 장갑 구멍날 때 까지 구멍난 장갑을 계속 보관해야 하는데,
구멍난 장갑을 애지중지 가지고 다니는 모습은 또 좀 그렇다.

그러니, 두 켤레를 번갈아 사용하여 비슷한 시기에 구멍이 나도록 하는게 좋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하나 폐기, 하나 재활용.  


본드로 덧붙이는걸 보고있던 동생이 곁에서 한마디 한다.
"뭐하세요..??   하나 새로 사시지...  그거 얼마나 한다고..."

근데, 얼마가 문제가 아니다. 
조금만 손보면 훌륭하게 쓸 수 있는걸 왜 버리냐고...

그리고 골프를 안 치는 동생이 모르는게 있다.
재벌총수도 공짜로 얻은 나무 티 하나 잃어버리는게 아까워 눈에 불을 켜고 티박스를 훑는다는 사실을. ^^
:

- 직원들 래프팅 가는데 별일 없으면 같이 가자.
> 회사 직원들 가는데 끼면 오히려 분위기 깨는거 아냐?
- 분위기 깰거 뭐있어..  괜찮아. 그리고, 백광진이 모르나..?  광진이가 거기 있잖아..


나도 래프팅은 처음이라 호기심에 친구 형수의 초대를 받아 지난 8/6 ~ 8/7일 한탄강을 다녀왔다.

한탄강에 도착하니 백광진이 반가이 맞는다.
나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형수가 서로를 중고등학교 동창으로 소개하니 어색함없이 바로 친구가 된다.
학창시절 동창은 이런게 편해서 좋다. 

그나저나 김형수 이 친구는 참 발도 넓다.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 편하게 대하니 누구와 척지는 일도 없고, 주위 사람들이 다들 좋아하는데,
이게 나와 차이나는 이 친구의 커다란 장점이다.


 

레포츠 캠프장 바로 옆 숲속에 차려놓은 광진이의 거처.
캠프장에도 숙소가 있지만, 놀러온 사람들이 밤 늦게까지 노는 소리가 불편해
이렇게 차려놓고 지낸다는데, 들여다보니 옷걸이에 옷도 몇벌 걸려있고,
이것저것 소꿉놀이(?) 같은 간단한 살림도구도 있다.

왼쪽 도로의 원탁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광진이와 형수.
저 공간이 다 거실일세... 

CF감독을 하다 은퇴하고 가족들이 하는 이 곳에 합류했다는 광진이.

지내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아침에 일어나 강가에 나가 산책 , 아침식사후 개 밥주고 영지버섯이 잘 있나 산에 올라가 확인,
신문보고 점심먹고 잠시 오수를 즐기다, 찾아온 손님들 챙겨보고 하다보면 저녁.
밤엔 찾아온 동창이나 지인들과 술 한잔...


4시부터
래프팅.

 

구명조끼를 착용하는데, 이게 일반적인 구명조끼와 좀 다르다.
급류에 휩쓸리다보면 구명조끼가 벗겨져 나가는 경우가 있다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끼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가랑이 사이로 연결한다.
그런데.. 연결하고 보니 모양새가 좀 그래...

래프팅이 처음이라 원래 이런건지 모르겠는데,
준비운동과 안전교육을 시킨 후, 강사가 저 복장 그대로 전원을 물속에 머리까지 담군다.
물이 튀어 옷이 젓는 거에 신경쓸까봐 미련을 갖지않게 아예 미리 푹 담궈버리는 모양이다.

비용은 약 2시간코스가 25000원, 4시간코스는 5만원.
중간에 수심이 20여 미터 되는 강가의 바위 위에서 다이빙도 시킨다.

이곳 강사들의 말에 의하면, 동강은 주변 경치는 좋은데 급류가 적고,
내린천은 반대로 급류는 좋지만 주변 경치가 좀 약한 반면, 
한탄강은 급류를 즐기기에도 좋고 주변 경치도 좋은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탄강 계곡의 풍치는 정말 일품인데,
이런 절경과 래프팅을 즐기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게 매우 아쉽다.
누가 옆에서 찍어주지 않는 한, 래프팅을 즐기며 사진촬영이 어렵다.
카메라가 물에 젖을 위험도 있지만, 방수커버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보트 전체를 담을 수 없기 때문.


 

래프팅을 마친 후 가진 바베큐 시간.  와인과 양주와 소주와 맥주가 뒤범벅.

읍내 노래방의 2차에는 끼지않고 숙소에 있었다.
노래방에 가면 배려심 많은 형수가 나를 생각해 마이크를 내게도 넘길텐데,
그 시간만이라도 사장이 중심이 되어 직원들과 일치되는게 맞지.. 
직원 M.T의 목적이 뭔데..


다음 날, 금요일 오전.



역시  처음 해보는 서바이벌 게임.

가스총에 노란 사탕처럼 보이는 물감탄을 넣어 사격을 하는데, 가스총의 압력이 생각보다 강하다.
가까이서 맞으면 멍이 들 정도.  때문에 패드로 된 안전복을 입고, 그 위에 팀별 유니폼을 입는다.
그리고 고글이 부착된 안전헬멧을 쓰니 무척 덥다.

한시간 반 정도 저러고 돌아다니니 속옷까지 땀에 축축히 젓는다.
또한 실제 게임을 해보니 구글 착용은 정말 필수적이다.  저게 없으면 얼굴이 상당히 위험하다.  



친구 형수 덕분에 재미난 체험을 했다.
직원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 기꺼이 불러준 친구가 너무 고맙다.

형수야~~  이렇게 좋은 자리에 함께 해서 너무 좋았다~~
사위와 떨어지지않고 가까이 있는 정감어린 모습이 너무 보기좋더라.
새로 맞은 아들 멋지던걸~~  ^L^..



근데...
래프팅 헬멧도 그렇고, 서바이벌 게임 고글 헬멧도 그렇고,
프리사이즈라는데 왜 그렇게 양 옆이 눌리는듯 심하게 아프지...
내가 옆통수가 비정상인가...  ㅡ.ㅡ      
:

오전 4시 20분에 휴대폰 알람 설정을 하고 12시반에 누웠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야 했는데... 늘 꿈지락거리는게 문제다.
병이된 습관.

재원이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빠는??"    아빠는 이 시간에 왜 찾아??
"방금 들어가셨으니 아직 안주무실걸..."  ㅡ.ㅡ   친절한 미영씨.  

"아빠.. 잠깐만 나와보세요."
다음 주에 미국만 안들어가도 안나갔다.
1주일 후면 몇년간 아들 얼굴 못본다는 생각에 마음 약해서...

친구와 마시던 이태리와인을 가지고 왔는데, 맛을 보란다.
그러느라고 결국 1시가 넘어간다.

세시간 정도의 아쉬운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경춘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새벽을 밝히며 달리는 새로 뚫린 고속도로가 상쾌하다.
전면에 보이는 산 계곡의 구름... 멋지다 생각하며 사진 한컷을 생각할 때는
차는 이미 내 눈에 구름의 확대화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아.. 정말 스스로가 한심스럽다.
드라이버샷과 우드샷..  거리가 조금 준 감은 있지만, 구질은 전성기 못지않다.
퍼팅 역시 그런대로 쓸만하다.  문제는 아이언샷.  금년에 골프를 배운 사람도 나보다 날거 같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 인정할건 인정한다.  연습장 가본지가 4년은 된 듯 하니 누굴 원망하랴.

라운딩 후 흑기사와 소주 한병을 놓고 요즘 나를 심란하게 만드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답이 있는건 아니지만, 답답한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눈다는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휴대폰에 모르는 전화번호가 뜬다.

"안녕하셨어요?"
여자다.  근데 누구지..??

"누군지 모르시겠어요?  1년만에 전화해서 그런가..."
1년만이라고??  연중행사로 통화할 정도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여자가 누가 있지? 
목소리도 대수롭지가 않은데, 게다가 전해오는 음성에 정감이 담겨있는게 더 답답하다.
" ... ... "
"저 칼라예요."

하마터면 되물을뻔 했다. 
"칼라요??  누구신데요?"
그 급박한 순간 그나마 뇌신경이 입의 경박함을 잽싸게 제어한게 천만다행이다.
캐나다에 계신 분의 전화를 받을 줄 생각이나 했나...
조만간 물가님과 까사미오를 들르시게 될거 같다.


근데 오늘 무슨 날인가보다.
칼라님에 이어 토반아트님과 이목자님의 전화가 줄줄이 이어진다.
고맙고, 민망하고, 미안하고...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사무실도 안들르고 곧장 토반아트님 사무실을 찾았다.
까사미오 조명에 대한 구상을 설명해주시는데, 기대 이상으로 깊히 생각을 하신거 같다.
직원까지 동행시켜주셔서 용산조명상가에서 시장조사를 마쳤다.


까사미오로 들아가니 피곤이 엄습한다.
세시간도 못잔 채 새벽부터 라운딩. 점심에 소주 반병.
그리고 돌아와 조명상가 답사.

좀 쉴까 했는데 나이가 있는 분 두분이 들어오신다.
LA에서 일 때문에 잠시 귀국했는데, 코트라 소개로 찾아왔다고.
코트라는 까사미오를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이다.
미국에서 들어오신 분이 누구 소개로 알지도 못하는 곳을, 그것도 10시반이 넘어 찾아오다니...


이렇게 내가 월요일 하루동안 함께 했던 - 직접 만났거나 전화로 대화를 했던 - 분들은
모두 내 나이 사십중반 이후에 알게된 분들이다.


피곤했지만, 더불어 함께 하는 세상, 그리고,
인연의 소중함을 느꼈던 하루였다.

:

개통연기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과 나아가 인천공항과 강남 한복판을 잇고, 열차를 노란색 라인으로 장식해서 
일명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9호선이 드디어 지난 금요일인 24일 개통됐다. 

교통카드 인식오류와 환승요금 정산오류 등의 문제점을 수정하여 7월말이나 개통된다 하더니
예상외로 예정보다 1주일이 앞당겨진 것이다.

금요일 영등포에서 술 한잔 한 후 당산역에서 9호선을 환승했다.




2호선에서 9호선 환승구간으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
수직높이가 24미터고 길이가 48미터라던가...  성질급하거나 바쁜 사람들은 다소 속 터질 것도 같다.




9호선 전동열차의 내부는 다른 노선의 열차와 많이 다르다.

우선, 좌석 상단에 선반이 없다. 
승객들이 보던 신문을 놓고내리던 용도 정도였기에 없더라도 큰 불편함은 없을 듯.
대신 의자  밑에 공간을 확보해 가벼운 짐의 보관이 가능하도록 했다.

승객의 키를 고려하여 손잡이 길이도 다르다. 
또한 경로석을 다른 좌석과 색으로 구분하였는데, 손잡이와 경로석의 색이 모두 골드계통이다.

늦은 시간이라서인지 운행 첫날이어선지 사람이 별로 없는데,
9호선의 승차감은 다른 라인에 비해 굉장히 편안했다. 




열차 출입구 위의 액정화면에는 단순한 운행정보 뿐 아니라,
내릴 역 부근의 랜드마크와 출구방향을 표시하여 방향감각 유지에 도움을 준다.

동작역에 도착하자 안내방송이 나온다.
"본 열차는 급행열차의 진입으로 3분간 대기 후 출발할 예정입니다. 
 급행열차를 이용하실 승객께서는 이번 역에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맞아.. 9호선에는 20분 간격의 급행열차가 있다 그랬지.  그럼 그것도 타봐야지..
일반열차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급행열차 승강장이 있고, 잠시 후 급행열차가 들어온다.

급행열차가 좋긴 좋다. 두 정류장을 논스톱으로 지나쳐 고속터미널역으로 바로 이어진다.
고속터미널역의 천정구조가 특이하다는데, 일부러 찾아오긴 그렇고 잠깐 내려 보고 가야겠다.



이건가??   승강장에서 한층을 올라가니 이런 천정구조가 보이는데, 한층 더 올라가면 다른게 있나??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일단 이걸로 만족하고, 다른게 있다면 그건 다음에 확인하자.




별도 부착물없이 벽면을 이용한 사인보드 디자인도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고.


한층 올라가 천정구조를 확인하고 다시 내려오니 일반열차가 들어온다.
지금 들어오는 열차가 내가 타고오다 아까 동작역에서 내린 그 열차가 아닌가 싶었는데,
타고보니 동작역에서 내리기 전 옆에 앉았던 여자승객이 보인다.  아까 그 열차 맞네..


종점인 신논현역에서 내리니 승강장 앞에 있는 것.



이제 음료자판기 뿐 아니라 간단한 생활필수품자판기도 있다. 요런건 일본을 따라가는거 같다.


9호선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이 부분이다.



위성지도를 이용하여 역 인근지리를 알려주고 있으며, 
주변의 운행유형별 버스정류장을 표기하고, 오른쪽에는 목적지별 환승이 가능한 버스노선까지 알려준다.




위성지도를 들여다보니 까사미오 건물도 보인다.(빨간 별)
강서나 여의도 방면에서 까사미오 오시는 분들이 좀 편해지실려나...

2013년 종합운동장까지 2차 개통이 되면 나도 집에서 다니기가 더 편해질거 같은데.
아무튼 이용이 가능한 교통수단이 많아진다는건 생활이 편리해진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

월요일은 좀 바빴다.
삼척에서 주문진을 거쳐 돌아와 이글부부, 판다부부와 저녁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글은 2개국에서 두집살림(?)을 한다.
일본 법인장으로 발령이 나 가족들과 함께 도쿄에 거주하던 중,
한국 본사의 임원을 겸직하게되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근무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들 때문에 부인은 일본에 있고, 이글이 서울에 있는 동안은
직장을 다니는 딸과 함께 생활을 하는데, 아들이 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서울에 집결했다.

재작년 일본에 갔을 때 워낙 극진한 대접을 받아 작년 방학 때 이글부부를 초대하여 오찬을 함께 했었는데,
부인의 귀국에 맞춰 다시 자리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판다부부도 함께 했다.

판다가 단골인 진동횟집을 만찬장소로 제안했지만, 점심에도 회를 먹었으므로 저녁은 복집으로.

여자 셋, 남자 셋.
저녁을 먹는 두어시간 동안 끼리끼리 떠들기 바쁘다.
여자들이 수다가 많다고 하는데, 부부모임을 하다보면 수다라는 표현을 쓰지않아서 그렇지
남자들도 엄청 말이 많다는걸 알게 된다.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말이 많은 것 처럼 보이는건,
남자들은 술 들어가는 시간만큼 말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 아닐까.


저녁을 먹고 자리를 옮긴 노래방.




이글의 애창곡을 거의 다 아는데, 처음 듣는 신곡을 선보인다. 
이렇게 이글이 신곡을 열창하는 동안 갑자기 스파이더맨이 나타났다.




ㅎㅎ~~
부부동반 모임에서 이러기 쉽지않지...  더구나 점잖은 지점장 나리께서.

남편 아내 남편 아내 남편 아내 돌아간 후, 각 부부듀엣으로 마무리.
스스럼없이 자신을 망가트려 분위기를 up 시켜준 판다.. 
THANKS... ^L^


부인들이 하도 멋져 스토커가 붙을까봐 부인들 사진은 패스.^^


 

:
일요일 오후 4시쯤 해탈이가 나를 pick up 하기 위해 집으로 왔다.
함께 태백으로 가면서 해탈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그를 대단한 사람으로 바라보기에 충분했다.
지난 달 100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한 그가 그날도 오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나를 데리러 온 것이다.

지방을 여행하며 매번 느끼는건 우리나라의 도로 인프라가 정말 잘되어 있다는  점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이렇게 도로망이 구석구석까지 잘 확보되어 있는 곳도 흔치는 않을거 같다.
편해진건 좋은데 잘 포장된 도로만 만나다 보니 엉뚱한 기우가 앞선다.

흙이란걸 보기가 힘드니 이러다 앞으로 아이들이 [흙]이 뭔지 모르게 되는건 아닐까..
어쩌면 국어사전에서 [흙]이란 단어가 없어지고 대백과사전에 고어로 소개되는거 아냐??
그 소릴 듣더니 옆에서 해탈이가 빙긋이 웃는다.

태백까지 가는 시간이 또 짧아졌다.
가는 도중 간단히 식사를 했는데도 3시간 밖에 안걸린다. 
전에는 영월에서 부터 꼬불꼬불 갔던거 같은데, 길이 시원하게 뚫려있다.
자동차 전용도로가 새로 생긴거 같다.

점톤이 예약해둔 O2 리조트로 향했다.



멀리 정면 산 위에 O2 Resort 가 보인다.



가까이서 본 O2 Resort.


체크인 후의 행선지는 태백 시내의 한우집.
점톤의 안내로 찾은 한우집의 고기는 푸짐했다.
대개 고기집의 1인분은 1인의 배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많은데,
넷이 소주 4병과 함께 배를 채우기에 4인분이 충분하다.    
점톤의 말로는 주말이라 고기가 아주 안좋다는데, 우리 입맛에는 고기 질이 좋기만하구만.
그럼 원래 맛은 대체 어느 정도라는게야... 

식사를 겸한 1차를 마친 후 노래방으로.
노래방에서 노래는 안하고 폭탄주 몇 순배를 돌리고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했다.


아침 6시 티업시간에 맞추기 위해 5시에 리조트를 나섰는데, 이른 새벽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이 장관이다. 



雲海. 
말 그대로 구름바다다.
계곡을 가득 메운 구름 위로 보이는 산봉우리들이 마치 구름의 바다 위에 떠있는 섬과 같다.
다도해(多島海)가 따로 없다.

이 멋진 풍경을 담기 위해 카메라 장비로 무장한 사람들이 분주히 셔터를 누르는데,
똑딱이로 들이대기가 차마 민망하다.


경주 신라컨트리에서 실시된 전국 클럽대표 대항전에서 강원도 및 퍼블릭골프장 대표가 처음 우승한 기념으로
7/6~7/8일 까지 삼일간 카트사용료를 받지않고 그린피 7만원만 받는다며 점톤이 초청한 삼척의 블랙밸리CC. 

블랙코스 3번홀에서 4번홀 이동 중에 보인 것.



심허문 - 마음을 비우고 치라는 의미겠지.
하지만, 그 다음 홀에서 나는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욕심을 내다 OB를 범하고 말았다.
부족한 사람은 욕심이 앞서는 순간 모든 금과옥조를 잊게되는 모양이다.




원래는 재벌도 함께 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장인어른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흑기사와 해탈 셋이서 라운딩을 하게됐다.


 

라운딩 종료 후 초청해준 점톤과 아쉬운 이별.
점톤은 블랙밸리CC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해 1년간 그린피가 면제받는다.
이 친구와 함께 다니면 태백 어느 곳에서든 VIP 대우를 받는데, 이런 대단한 사람을 알고 지낸다는게 영광이지.


삼척까지 와서 그냥 가기는 좀 아쉽다는 흑기사와 해탈의 제안으로 주문진항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래도 오징어와 회 한 접시는 해야되지 않겠냐고...



주문진항 수산시장에서 먹이감을 고르는 해탈.
마치 민생현장을 돌아보는 나랏님같은 포스. 

우럭과 광어 각 한마리에 오징어 세마리, 그리고 멍게와 개불까지 섞어 회를 떠서
야채에 매운탕 식사까지 배불리 먹고 모두 46000원.  와~~ 정말 싸다.


온김에 건어물도 좀 사서 서울에 도착하니 오후 5시.
집에서 출발해 정확히 25시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한우고기에 노래방 폭탄주, 골프라운딩에 동해의 회까지 즐긴
아주 콤팩트하면서도 럭셔리한 여행이었다.

초청해준 점톤에게 고맙고, 점톤의 초청을 내게 제안하여 집까지 데리러 와 다시 집에다 내려준 해탈에게 고맙다.
일요일 오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늦게까지 술에, 다음 날 이른 라운딩을 마치고도 왕복 운전까지 한 해탈...
덕분에 나는 편히 다녀올 수 있었지만, 무척이나 피곤했을텐데 정말 체력이 대단한 친구다.
:
갑자기 책 선물을 많아 받았다.

지지난 주 물가님이 책을 한권 보내주신데 이어
사무실의 김실장이 책을 한권 책상에 올려준다.

지난 화요일 imikja님이 다른 분들과 함께 공저로 펴내신 묵상집을 건네 주셨는데,
수요일 까사미오를 찾아주신 자낭화님이 두 권의 수필집을 주고 가셨다.



블로그의 글에서 밑천이 보이는거 같아 내공을 더 쌓으라는 질책들은 아니신지...^^


뜨믄뜨믄하던 골프라운딩 기회가 며칠사이 횟수가 많아졌다.
지난 목요일 크리스탈밸리 라운딩에 이어 토요일 옛 직장사람들과의 라운딩이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해탈의 제안으로 일요일과 월요일에 걸쳐 태백을 가게 됐다.
월요일 오전엔 그곳에서 라운딩이 있을 예정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라 하여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고 했는데,
晝游夜事.. 낮에는 놀기 바쁘고 밤에는 일을 해야하니
저 책들을 언제 읽나...

일단 소설류 한권을 후딱 치웠다.
다행히 다른 책들은 단락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욕심만 앞서 이책 저책 뒤적이고 있는데,
주신 분들의 성의를 생각하더라도 부지런히 읽어야지...

:
- 전화해봐야 하는거 아냐?
> 전화해봤는데, 거기는 해가 쨍쨍하대요.
- 해가 쨍쨍하다고??  알았어. 이따 봐.

해가 쨍쨍하다는데 어쩔건가..
주섬주섬 일어나 대충 준비를 하고 나온다.

엘리배이터에서 마주친 남자의 시선은 나를 외면하고 있지만, 왠지 눈치가 보인다.
주차장 입구에서 마주친 경비아저씨가 인사를 한다. 역시 괜히 멋적다.
비가 쏟아지는데 골프백을 들고 나가는 사람의 자격지심이다.

가평으로 향하는 도로는 정말 해가 쨍쨍하다.
어~~ 정말 날 좋네...  아파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날보고 미친 놈이라 생각했겠지??

크리스탈밸리CC에 도착하니, 어랍쇼...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데 제법 굵게 느껴진다.
락카에서 옷을 갈아입으려 백을 열어 티셔츠를 꺼낸다.

근데...  @ㅁ@...
이런...  바지를 안가져왔네...

어제 밤 바지를 고르며 비가 올 경우와 안올 경우를 생각하다가,
아침에 날씨를 보고 선택하자고 생각하고는 그냥 온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입고간 바지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청바지 입고 라운딩하긴 또 처음이다. 

옆에서 후배가 "비 와라~` 비 와라~~~"  기도를 한다.




2층 식당에서 바라본 코스가 아주 예쁘다.
저런 코스에서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를 하는건 코스에 대한 예의가 아닐거 같은데...


크리스탈밸리CC.


 

산세를 이용해 만든 코스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경치가 일품이다.
빙 둘러싸인 산과 내려다보이는 계곡이 아름답다.




그리고, 조경에 신경을 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크리스탈밸리의 코스는 무척 특이하다.
페어웨이와 그린이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티샷을 하는 코스도 있고,
티샷해서 공을 보내야하는 페어웨이가 안보이고, 또 그린만 보이는 코스도 있다.



티박스가 길어 페어웨이까지 가는 길이 무척이나 좁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체적인 코스에 익숙해지면 참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아닌가 싶다.


몇년간 연습에 게을리한 내게 전적인 책임이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이언 치는 법을 다 잊어먹었다.
도대체 전에는 내가 아이언을 어떻게 쳤는지...
모든 회로가 송두리채 빠져나간거 같다.

자신감을 잃어 아이언을 피하고 우드로 요령을 부리다보니 스코어는 어찌어찌 체면치레가 되지만
아이언은 점점 더 엉망이 된다. 치는 족족 생크... 
도대체 타점을 못 맞추고 손목만 돌아가니 타구의 방향이 중구난방이다.
골프를 막 배우기 시작한 사람도 이보단 날텐데...

이래선 안되겠다...
골프를 안칠거면 몰라도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급기야 8번홀부터 모든 샷을 아이언으로만 하기로 했다.
드라이버도 치우고 티샷부터 오로지 아이언으로만.

파파가 한마디 한다.
"너.. 손목을 너무 써.  팔을 쭉 뻗어서 저스트 미팅..."

그런가...  팔 전체에 기브스를 한냥 백스윙부터 왼팔을 뻗뻗한 느낌으로 올렸다가
다운스윙때도 뻗뻗하게 내려 뻗으니, 어~ㄹ~~  볼이 제대로 뜨기 시작하네...
몇홀을 그렇게 도니 아이언이 그런대로 맞기 시작한다.

파파에게 한마디.
" 너 기쁘지않냐??  하나를 가르치니 제자가 이렇게 습득속도가 빠르니...
  천하의 영재를 모아 가르치는게 인생 3樂중에 하나라고 공자님도 그러셨는데...^^"
"기쁘지..  근데..  너 예전엔 원래 그렇게 쳤어.."


오락가락하는 비에 눅눅해진 바지를 계속 입고 까사미오까지 돌아온게 좀 불편했지만,
그래도 성과가 있는 라운딩이었다.
:
- 택밴데요.. 거기 위치가 어떻게 됩니까?
> 누구에게 온겁니까?
- 이상범씨 택뱁니다.

나한테 택배??  이상하다 뭐 시킨게 없는데...

박스를 열었다.



다시 작은 상자.    인터파크 도서... ???




작은 상자에는 이런 책이 들어있었다.

아~~  그러고보니 생각이 난다.
물가님이 책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신 말씀.

이렇게 고마을 수가...

그런데, 이 책보다 더 고마운게 함께 동봉되어 있었다.



몇번을 읽어보았다.

격려해준게 없는데...  
한 가족의 살아가는 모습이 예뻐서 가끔 들러보고,
그리고, 오히려 가정에 애정을 쏟는 젊은 가장에게서 지난 날 나의 부족함을 반성하곤 했는데.

내가 나누어준 생활의 지혜가 뭐가 있었다고...
그저 살면서 좌충우돌 겪었던 시행착오와 이루지 못한 바람에 대한 희망사항을 끄적여보았을 뿐.


블로그에서 만난 인연이지만 소중하게 지켜가고 싶은 것은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또 변함없이 항상 젊게 살고자 하는 것 역시 나의 소망이다.  

작은 책 한권 읽으며 작은 웃음을 몇번이나 지을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기도 전에 이미 내 마음에는 커다란 행복이 하나가득 자리잡아 버렸다.


엽서 한장에 깊은 정을 정성껏 담아주신 물가님...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리며, 물가님의 훈훈한 마음을 느끼며 읽겠습니다. ^L^..

(물가님 블로그 프로필에 실명을 미공개로 하셨기에 엽서 하단의 성함은 크롭했습니다)
:

지난 어버이날 재원이와 지연이가 티켓 2장을 건네준다.

[바비킴 콘서트] 공연 티켓.
엄마와 아빠가 바비킴과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걸 알고 준비한 어버이날 선물.

"엄마 아빠 모처럼 모교에 가게되어 더 새롭겠네.."  재원이의 립서비스를 들으며 
5월의 마지막날인 31일, 일요일 저녁 연세대학교를 찾았다.





중앙도서관 앞의 오토바이 무리.
학교풍속도가 많이 바뀌었다.  오토바이 타고 통학하는 학생이 꽤 되는구나..





공연장 앞에서 이번 공연을 협찬하는 커피제조사의 마케팅 이벤트가 한창이다.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를 마시고 "G7커피 맛있다."  크게 세번만 외치면 커피 1박스를 준다.
못할거 없잖아...   가뿐하게 한박스 취득.





입학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했던 곳.
매주 월요일 의무적으로 채플을 받던 곳.
ROTC 임관고시를 봤던 대강당.  30년이 넘었음에도 변함이 없다.





바비킴의 대형 브로마이드 앞에서 출석체크하는 집사람.




BOBBY KIM
LOVE chapter 1

스크린의 저 chapter 1 문구에 속아 3시간반동안 방광이 엄청난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했다. 
1,2부로 나뉘어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는줄 알았는데 그냥 한번에 고고씽이다.





오프닝전 바람잡이 MC가 열기를 돋운다.  잘하데...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아놓고 내려간다.





공연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꾸며졌다.
바비킴 본인의 노래뿐 아니라 정인, 은지원, 다이내믹 듀오의 우정출연도 있었고,
바비킴 어머니의 힘들었던 시절 회고 동영상과 함께 어머니에게 바치는 노래까지.

바비킴이 불렀던 드라마 OST도 라이브로 들려준다.
[패션 70'] [쩐의 전쟁] [하얀거탑] [타짜]의 OST를 바비킴이 불렀다는걸 처음 알았다.





내가 처음 바비킴이란 가수를 알게된, 참 좋아하는 노래 [고래의 꿈].
그 노래의 전주와 간주에 나오는 트럼펫을 바비킴의 아버지가 직접 연주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10년 언더 그라운드의 그를 지상으로 올린 계기가 된 [고래의 꿈]을
아버지(왼쪽 흰색 쟈켓)와 함께 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바비킴의 음악적 모태이자 동반자인 [Buga Kingz].
위는 스크린에 투영된 모습.





앵콜에 이은 피나레.

모두가 하나되어 소리와 몸의 리듬을 즐기는 저 속에 나도 함께 했다.


멋진 공연에 동참시켜준 재원이 지연이... 너무 고맙다.
덕분에 아빠 엄마가 젊음을 만끽할 수 있었단다.

그리고, 정말 좋은 자리 예매했네...
고개를 들고 무대를 바라보는게 불편할거 같아 앞줄을 피했다는데, 자리 너무 좋았다.  

어떻게 이런 멋진 선물을 생각했는지...  
아들 딸..  고마워~~  ^L^.. 

:
 
운동 안해도 배에 ‘자’ 새길수 있다

상당한 운동을 해야 생기는 왕()자형 복근을 지방흡입술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선보였다.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
피부과 지방성형클리닉 김진영·류지호 원장팀은 지난해부터 남성 27명과 여성 11명을 대상으로 '하이데프 체형 조각술'을 이용한 복근 만들기 시술을 한 결과 대부분 환자에게 큰 부작용 없이 시술 만족도가 높았다고 13일 밝혔다.

하이데프 체형 조각술(High Definition Liposculpture)은 근육의 윤곽을 뚜렷하게 보이도록 해주는 지방흡입술로
초음파 지방 흡입 기계를 이용해 얕은 층과 깊은 층의 지방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시술법이다.

환자 38명 중 32명(84%)은 '매우 만족', 5명(13%)은 '보통', 1명(3%)은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수술 후 염증, 화상, 피부괴사 부작용은 없었고 붓기가 보름 이상 지속되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이후 회복됐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3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이 시술은 붓기나
통증의 정도가 기존 지방흡입술과 비슷하며 2주 정도 지나면 시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환자 중에는 연예인도 포함돼 있고 주로 연예인 지망생들의 시술 문의가 많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시술 비용은 1회 60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김 원장은 "기존의 지방흡입술은 단순히 지방의 양만 제거해서 사이즈만 줄여주지만 하이데프 시술은 남자의 복직근과
가슴 근육이 뚜렷하게 두드러져 보이게 하고 여자의 경우 잘록한 허리선과 복직근이 약간 드러나 보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시술 결과를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국제성형외과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지난 번 운동 전후를 비교한 헬스센터 광고배너를 올렸을 때
"정말 운동 안하고 저렇게 변할 수 있다면..." 이란 댓글을 올린 분이 계셨다.
그 댓글에 "그럼 헬스센터 망하게요.." 라는 덧플을 달았었는데,

근데...   정말 그런 일이 생기는 모양이다.
아니.. 신문에 허위기사가 날리가 없으니, 이미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해야지.

기쓰고 힘들게 운동하지 않고도 임금 王 복근이 생긴다니...
운동을 무지하게 해도 생길까 말까 의문인 王 복근이 생긴다면
있는 사람 600만원 아깝지않지...

그런데, 궁금증 몇가지.

1회 비용이란건 무슨 의미일까?
그 다음 계속 운동을 안하고 먹어도 그게 유지가 되는건가??
어느정도 기간 유지가 되는건지..???

세가지 의문에 납득할만한 답변이 나온다면


주식 팔까...


이러니
"돈이 좋기는 좋구나..." 라는 말이 진리가 되는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

지난 주 해탈에게서 연락이 왔다.
5월5일 가족들 점심이나 함께 하자고.

우리 애들이야 이미 5월5일은 노는 날이라는 의미가 더 크니까 제외하고,
어린이 날인 만큼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곳이 좋지않냐고 하니,
아이들에게 바깥바람 쏘여주는 것도 괜찮다며 해탈이가 잡은 곳은 남한산성 밑 불당리에 위치한 닭집.




작년 12월에 만나고 불과 넉달 남짓인데 아이들이 많이 변한거 같다.
재벌네 장남 의동이도 체구가 많이 커졌고, 의영이도 볼살이 많이 올랐다.
해탈네 장녀 채린이도 이제 제법 소녀티가 나는데, 얼굴이 은근히 매력있게 변모한다.
참.. 아이들 커가는 모습은 늘 새롭다.


강하아저씨가 명색이 큰아버지인데,
아이들 구성상 아직은 어린이 날 그냥 맨 손으로 나가는건 뭔가 좀 찜찜하다.
하여, 집사람이 간편히 입을 수 있는 티셔츠를 하나씩 장만했는데,
정작 아이들보다 제수씨들이 더 맘에 들어하는거 같다.
내가 봐도 옷이 이뻐..  사람 눈썰미하고는...

의동이 티셔츠는 내가 골랐는데, 작년말에 본 기억으로 90사이즈로 사려하니
집사람이 극구 95사이즈로 하란다.
크지않을까.. 반신반의하며 산 옷이 의동이에게 결코 크지않다.
역시 아이들을 키워본 엄마의 판단이 다르다.   





식당 주인이 은행에 근무하다 퇴직했다는데, 식당 옆에 이렇게 선인장 화원을 꾸며놓았다.
식사 후 아이들과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듯.


어린이 날..

우리 아이들 키울 때 이날 뭘 했었나...???
내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게 없다는건, 애들 역시 딱히 기억에 남는게 없을거 같은데,
음...  문제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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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일전 새 아이언세트가 생겼다.
구입한 그대로 차 트렁크에 넣어뒀던터라 비닐도 뜯지않고 있었던 것.

그런데 갑자기 지난 토요일 골프라운딩이 잡힌 것이다.
비닐도 뜯지않은 골프채를 들고 나간다는건 캐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예의도 예의지만, 새로운 골프채에 대한 특성도 모른 채 골프장에 가는 것도 좀 찜찜하다.

해서, 전날 골프연습장에 들렀다.
나로서는 얼추 3년반만에 연습장을 찾은거 같다.

이것저것 80분간 새 골프채로 연습을 하는데,
어라~~~  엄지와 검지손가락에 물집이 잡힌다.
이럴수가... 아무리 연습을 안했기로서니 손가락에 잡힌 물집을 보니 어이가 없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 날.

온 몸의 근육에 무리가 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찌뿌드하고 뻐근한게 몸을 조금만 틀어도 이쪽저쪽이 쑤신다.
삭신이 쑤신다는게 이럴 때 유용한 표현.

이거 큰일났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서서울CC로 향했다.




서서울CC는 15년전 내가 머리를 올린 곳이다.
골프를 배우고 처음 실전 라운딩을 한 곳이 이곳인 것이다.
그러니까 서서울CC는 골프에 있어 내 마음의 고향이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찾은게 약 4~5년전인거 같은데, 코스와 조경이 많이 바뀌었다.





요때만 해도 앞으로 4시간반동안 내게 그토록 가혹한 일이 벌어질 줄 미처 몰랐지.


골프공은 원래 뜨지않는건가?
내 골프공 브랜드는 두더지표?
어째 공이 한결같이 지면과 붙어다니는지...

새로 생긴 아이언클럽도 불량품인 모양이다.
어째 5번 아이언이나 6번 아이언이나 7번 아이언의 거리가 죄다 똑같냐??
50%이상 D/C에 사용하던 아이언을 가져오면 보상까지 해줘 엄청 싸다 싶었더니 다 이유가 있었던건지...

손가락에 생겼던 물집이 네홀만에 터지더니 피부가 벗겨져 그립을 제대로 잡을 수 없을만큼 쓰리다.
결국 밴드로 손가락을 감는 볼상사나운 모습까지 연출하고.
양 어깨에는 천근 돌덩이를 얹어놓은듯 뻑뻑하다.
그러니 스윙할 때마다 온 몸에 힘만 잔뜩 들어가고...

최근 이렇게 골프치는게 고통스러운 적이 없었다.
3년 이상 연습을 안하고도 그럭저럭 버티고 다녔는데,
간만에 연습장을 찾았다가 물집에 근육통에 완전히 몸만 버리고 말았다.

그러길래 평소 하던대로 해야하는건데, 괜히 안하던 짓을 하다가 이런 변을 당한다. 


게다가 후반들어 잔뜩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기온도 떨어지면서 엄청 추워진다.
모두들 겨울보다 더 춥다고 이구동성이다.  그럴수 밖에. 
겨울엔 아예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서는데, 4월 후반 날씨가 이럴줄 알았나...
간단히 입고 나갔다가 엄청 고생했다.  어~~ㄹ 정말 추웠다.


라운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해탈과의 전화 통화.

- 형~~  잘 쳤어??
> 말마라...  집 나가니 개고생이더라...


 

:
세무사와 회계년도 결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재벌이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미팅중임을 보고 아무 말도 없이 돌아갔는데, 미팅이 끝난 후 보니 뭔가를 두고 갔다.






뭐냐고 전화를 걸었다.
자기가 먹어보니 효과를 느끼겠더라며 복용을 해보란다.

놀란건 이게 시중판매가 99만원이란다.
광고를 해주는 조건으로 몇개를 받았는데 형 한번 먹어보라고...

내용을 보니 저 박스 안에 작은 박스가 세개.
작은 박스 한개당 33개의 포가 있다.  그리고 그안에는 작은 환약이 열댓개정도.
그러니 한포당 만원인 셈.  거~~ 무지 비싼거네...

먹어보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면 1박스 더 구해주겠다는데,
하루에 한포씩 복용이니까 저것만 다 복용하는데도 석달.
석달 뒤에 재벌이가 더 구해준다는 말을 기억할라나... ㅋㅋ~~~


재벌이는 2006년 4월에 헬스클럽에서 인연을 맺었다.
헬스클럽에서 자주 얼굴을 익히다 말을 건네게 되었고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 동호회에 입회를 하게된 것이다.
그리고보니 만난지 벌써 만 3년이 됐다.

3년이란 기간이 길다면 길겠지만, 중년이 되어 만나 서로 흉허물없이 지내기에는 짧은 기간일 수도 있는데,
지금은 동기간처럼 지낸다.


근데, 오늘 사무실로 택배가 하나 왔다.



태백에서 점톤이 보낸 것.

지난번 홀인원 축하번개차 서울에 왔을 때 이런저런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캐디백 바닥이 깨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내준 것이다.
중고가 아닌 새 것이라 전화를 했더니, "중소기업 상품이라 인지도가 낮아 비치했던 것이니 그냥 쓰시라." 며
오히려 미안해한다.    


역시 동호회 후배인 해탈이는 가끔 고구마, 감, 멜론 등을 택배로 보내거나 직접 가져다 준다.
내가 어리굴젓을 좋아하는걸 알고는 서산에 가 어리굴젓을 사다준 것도 몇번이다.
오죽하면 집사람이 그런다.  "당신 해탈인한테 앞으로 뭐 좋아한다고 절대 얘기하지마. 또 사온다. 미안해서 어떡해.."


정말 내가 이런 대우를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볼 때가 많다.
7~10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같이 놀아주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이고,
사실 내가 놀아달라고 퍼주면서 떼를 써야할 입장인데 말이다.

갚아야할 빚이 많다.
앞으로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해줘야할지 많이 생각하고 행해야한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부지런히 갚아도 지들이 손해보는 장사다.
지들은 내 빈소를 올 수 있지만, 나는 자기들의 빈소를 찾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은혜를 갚고자 니들 빈소에 꼭 가겠다는건 더 배은망덕한 황망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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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직장시절 모셨던 분의 아들 결혼식이 있어 다녀왔다.
나로선 실로 오랜만에 제대로 정장을 했던 날이다.
싱글양복에 넥타이를 제대로 매본게 얼추 8년만인거 같은데,
거울 속의 내 모습이 그래도 그리 생소해보이진 않아 다행이다.
요즘 넥타이 폭이 좁은게 유행인거 같아, 근 10년간 넥타이를 새로 사본 적이 없어 
사용하던 것 중 가장 좁은 것을 매면서도 너무 촌티나지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의 처지가 나와 비슷들해서인지 별로 표가 나지않는다.

테이블에 앉아 오랜만에 만난 옛 동료들과 환담을 나누다 무심히 단상 쪽을 바라보니,




어???  @ㅁ@~~
저기가 주례석인거 같은데, 그럼 주례가 여자???





맞다.  오늘의 주례는 여자분이시다.
수많은 결혼식을 다니면서도 여자주례는 본 적이 없는지라 생소하면서도 흥미롭다.

맞아...  그러고보니 왜 여자주례는 없었지??
그것도 하나의 편견(?)에 의한 관습인거 같은데, 그런 관습타파의 현장을 보게되다니..
이것만으로도 오늘 결혼식에 온 보람이 있다.




사회자의 설명에 의하면, 신랑 신부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6학년때 같은 반이었으며
오늘 주례는 당시의 담임선생님이시다.

그래서인지 신랑 신부를 바라보는 주례선생님의 시선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내가 여지껏 본 결혼식의 주례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득 담긴 정겨운 시선이 아닌가 싶다.

주례선생님의 "제가 1991년에 담임을 했었는데, 그때는 한번도 짝이 되지않았던 아이들이 이제 짝이 되었다."
말씀에 모두들 미소를 짓는다.





주례선생님의 제안으로 성혼선언문을 주례가 낭독하지 않고
양가의 혼주들이 성혼선언문을 낭독했는데, 이 부분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역시 관습이 바뀌면 아이디어도 신선해진다.




담임선생님은 모든걸 신선하면서도 의미있게 하셨다.
주례사 대신 신랑 신부가 서로 상대방에게 마음이 담긴 시(詩)를 낭송하도록 하셨다.

같이 바라보던 선배의 한마디.
그 : 야... 주례 쉽네...  저렇게 하면 나도 할 수 있겠다.
나 : 저거야 쉽지.  저런 방식을 생각해내는게 어려운거지.

축가도 재밌다.




초등학교 동창들이 함께 나와 가사에 신랑 신부의 이름을 담아 축가를 불러주는데,
노랫말 속에 친구들의 정겨운 우정이 훈훈하게 담겨있다.



늘 틀에 박힌 듯한 결혼식만 보다가 신선한 결혼식을 보게되어 즐거웠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을 주례로 모실 생각을 한 신랑 신부의 마음 씀씀이가 살가운데,
저 선생님은 제자로 부터 평생의 가장 큰 선물을 받지않으셨나 생각된다.
저 순간 선생님도 무척 행복하셨으리라.
아울러 이런 예쁜 뜻을 기꺼이 받아주신 양가 어른들의 마음도 넓게 느껴진다.

따스함이 묻어나는, 마치 동화를 보는듯한 모습이었다.

신혼부부가 행복하길 바라고, 
아직 현직에 계시다는 선생님도 계속 제자들과 애정과 존경을 나누시길 바란다.
또, 친구들과의 우정도 오래 간직하기를...



(스승과 제자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져 사진을 담았는데, 혹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폐를 끼친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진 속의 분들께 누가 되셨다면 사진을 올린 마음을 선의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부 사진은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을 찍은거라 색상이 이상합니다.)
:
월요일 아침 눈을 뜨니 6개의 문자메세지가 들어와있다.

그중 두개가 부고. 
공교롭게도 빈소가 모두 삼성의료원.
고교동창의 부친 별세 소식에 이어 또 한사람의 고인을 확인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직장생활을 같이 하고, 퇴직한 후에도 분기에 한번 정기적 모임을 통해 얼굴을 마주하던
황문규선배가 세상을 뜬 것이다.

천주교신자인 황선배는 내 결혼식 때 나의 증인이기도 했다.
크지않은 키지만 당당한 체구. 
굵은 목소리와 얼굴에는 늘 자신감이 가득했으며
옷은 어찌나 잘 입는지 작은 키임에도 양복이 그리 멋지고 세련되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작년 허리를 다친 후 통증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며 고생을 많이 한다고 했다.
집이 같은 아파트의 맞은 편 동이라 작년 연말에 집 앞에서 만나 치료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다.
집사람도 한달 전에 집 앞에서 만났었다며 안타까워한다.
정말 황망하다.


문상을 가 영정을 보는 순간 마음이 착잡하다.
얼마 전까지 같이 농담을 하면서 웃던 얼굴이 이제 말없이 액자 속에서 마주하고 있다. 
  
그나마 부고를 알릴 수 있었던건,
아침에 아버지의 죽음을 접한 아들이 아버지의 수첩에서 평소 귀에 익은 이름을 찾아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죽음이란게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것이고,
나 역시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비슷한 연배에 있는 잘 아는 사람의 죽음을 접할 때 마다 새롭게 와닿는게 있다.

그것은 두려움이다.
그렇다고 그 두려움이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아니다.
남겨질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다.

아직은 가족의 삶에 대한, 더 정확하게는 생계에 대한 고민은 내 것으로만 하고싶다.
집사람의 고민, 그리고 아이들의 고민은 자신들의 일에만 한정시키고싶다.
때문에 내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가족들이 나눠져야할 내 몫의 고민이 두려운 것이다.

아직은 가족들에게 그런 짐을 지우고싶지않다.
결국 언젠가는 짊어질 짐이겠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금은 자기들의 짐만 나르게 하고싶다.
적어도 아이들이 엄마의 짐을 나눠질 수 있을 때 까지만이라도 내가 있어야하는데...

문상객을 맞는 남매를 보며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새삼 느끼게 된다.


황문규선배.
몸은 비록 멀리 가셨지만 마음만은 늘 선배의 가족들 곁에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
4월5일 일요일 아침 5시50분에 집을 나섰다.
여늬 때 같으면 7시쯤 출발을 하지만, 이번엔 들를 곳이 두군데인데다
아무래도 차가 많이 밀릴거 같아 서둘렀다.

아버님, 동생과 합류하여 망향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천안공원묘지에 도착한 시각이 8시10분쯤.
숙부님들과 사촌들을 만나 할아버님과 할머님께 성묘를 올리고 당진 순성으로 향했다.

서산에 모셨던 둘째 할아버님의 묘를 이장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신 친할아버님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둘째 할아버님에 대한 기억은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다.

서산에 외아들만 두신 둘째 할아버님께서는 서울에 올라오시면 늘 장조카 집에 머무셨는데,
그때마다 초등학생인 조카손주를 무릎 위에 앉히시고는 어루만지시면서 흐뭇해하셨다.
초등학생때 뵌 콧수염을 기르신 둘째 할아버님의 온화한 미소가 중년이 된 지금도 잔잔하게 전해진다.





천안에 들러 순성에 도착하니 10시반쯤.

하관은 11시 이전에 마쳐야하기 때문에 이미 유골을 모신 후 봉분을 만드는 작업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유골을 모신 곳을 중앙으로 하여 기초바닥석재를 깔고 있다.
오른쪽에 계신 분이 지관.

유골을 모시는 순간을 보고싶어했던 재원이가 많이 아쉬워한다.





1차 바닥석재를 깔고 위에 2차 석재를 어긋나기로 깔고, 틈이 벌어지는걸 방지하기 위해
석제 연결부위를 꺾쇠로 고정시키고, 벌어진 틈에는 다시 접착제를 바른다. 





2차 석재에 앙카를 박고 H형 세로석재를 고정시킨 후,




세로석재의 H홈 사이에 벽을 두르는데, 앞면에 무궁화무늬, 측면에는 연꽃무늬를 배치한다.




H형 세로석재에 다시 앙카를 박고 위에 상판을 올려 고정시킨 후,




상판이 흔들거리거나 이탈하지 않도록 다시 연결쇠로 고정시키는 것으로 봉분준비 끝.
이제 이 안에 흙을 채우면 된다.


점심시간.
묘 아래의 비닐하우스에 식단이 차려졌다.




앞에 보이는 미모의 여성은 둘째 할아버님의 손녀딸.
그러니까 내게는 6촌 여동생인데, 아버지가 독자시라 사촌형제가 없어서인지,
1년에 한두번 볼까말까하는데도 만나면 그때마다 어찌나 정겹게 맞아주는지 모른다. 
집사람에게도 무척이나 살겹게 대해주는 고마운 마음에 항상 정이 느껴진다.





곱창전골에, 정갈하게 준비된 밑반찬.  완전 소풍모드다.
어리굴젓도 맛있는데, 어~~  가장 맛있는 게장사진이 빠졌구나...


식사를 마친 후에도 모두들 한참동안 휴식들을 취하신다.
기초작업을 한 석재들 틈에 바른 접착제가 굳고, 석재들이 자리를 잡을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제 저 사이에 흙을 쌓아 봉분을 만들고 떼를 입히고,
앞에 상석과 비석을 세운 후 성묘를 지내야 모든 절차가 끝이 나는데,
아버님의 몸이 불편하셔서 아쉽게도 마무리를 보지못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는 바람에 몸은 좀 피곤했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를 빌어
평소 뵙지못하는 집안 어른들을 뵈면 반갑고 훈훈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견하고 고마운건(?) 재원이.
재원이는 별도로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하지않아도 이런 때 자기는 당연히 가야하는걸로 생각한다.
"저도 가요?"  혹은 "가야돼요?" 라는 질문을 하는 적이 없다.
자기가 집안의 종손이라는 개념이 뇌리 속에 있고, 때문에 본인이 직접 특별하게 하는 일은 없더라도
참석은 해야된다는 인식이 은연 중에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모양이다.



모처럼 집안어른들도 뵙고, 재원이에게 묘 만드는 과정도 보여주고,
또, 프로야구 개막 2연전에서 두산베어스가 모두 이겼고,
이렇게 즐거운 사월의 첫 주말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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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만우절.
예전같았으면 바짝 긴장을 해야하는 날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긴장감이 싹 없어져버렸다.
내가 속여 골탕 먹일 대상도, 또 나를 속여 골탕먹일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아니, 사람들은 있는데, 그 사람들의 정서가 메말라 없어져버린 것이다.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까?
아님, 삶의 무게가 그만큼 무겁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그런 것들이 어른답지않은 유치한 행동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일까?? 

어떻게 감쪽같이 속일까...  머리를 짜내던 시절이 아련하다.
그리고 당하지않으려고 하루종일 전전긍긍하다,
하루가 끝날무렵 방심하다 당하고 분해하던 그때가 그립다.

때문에 지금도 나를 골탕먹여줄 사람이 그리운거다.
오늘 하루는 체신머리 없다는 소리가 오히려 더 정겨울거 같다. 



오늘 하루 난 긴장하면서 지내고싶다.
나를 골탕먹일 사람이 없더라도 기억조차 희미한 그 시절의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싶다.

속지말자.  당하지말자. 그러기위해 긴장하자.
오늘은 만.우.절.이다.


아~~ 맞다...  재원이를 조심해야지...
아님.. 재원이를 재물로 삼아..??
어쩌면 그 녀석도 지금쯤 같은 생각을 하고있는지도... ㅋㅋ...^^


:
어제 고등학교 회장단 및 간사단 모임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기수가 30회라 일부러 30일로 날을 잡은건지는 회장만이 알 일이고,
20명 예약석에 참석인원이 정확히 20명.  기가 막히다.

먼저 출석체크부터 하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고 누가 제안을 한 것도 아닌데,
먼저 온 순서대로 안쪽부터 차곡차곡 채워 앉는게 우리의 자리배정 방식이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나는 이날 도착순서가 중간쯤 된다는 얘기.





오랜만에 얼굴을 본 김종환. 
그래도 자연스런 표정이 될 수 있는게 친구인가 보다.





부지런하고 친화력이 좋은 유인호.  참석한 친구들에게 돌아가며 한잔씩 정을 베푼다.
근데, 내가 하고싶어도 정말 못하는게 이런 순회권주(勸酒)다.
남자들의 주석에선 술을 한잔 받으면 즉석에서 잔을 비운 후 받은 사람에게 바로 답주를 건네는게 일반적인 주도인데,
술이 약한 나로서는 잔을 건네준 후 돌아오는 잔을 모두 소화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근데, 유인호... 이 친구 내게 술을 건네는 이유가 또 있다.
근 1년여를 내 이름을 착각하고 있었던 것.
이날도 술잔을 건네며 낄낄거린다.  "상만아~~ 한잔 해야지~~??" *^^*


먹을거 다 먹었으니 이제 본론으로..

이날 모임의 목적은 차기 동기회장 선출에 대한 논의다.
지난 12년간 동기모임을 헌신적으로 이끌어온 박굉복 회장에 대해,
특별한 교체사유가 없고 희망자가 없으면 열정이 있는 사람이 계속 하는게 좋지않느냐는 유임론과 
이제 본인의 짐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동정론,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기회를 줄 때가 됐다는 교체론에 대해 열띤 논의가 있었다.




이상범, 이홍은, 정경원, 조영희, 정현수,
이수경, 이원희, 한현우, 김승한, 그리고 현 회장인 박굉복.

이렇게보니 의견을 발표하는 모습도 다양하네...

마치 동의를 구하는듯한 모습..   답답하다는듯한 모습..   간절히 원하는듯한 읍소형..   점잖은 설교형..
다소곳한 자기소개형에, 억울함을 따지는듯한 모습..   게다가 격투기 포즈에, 합창단 지휘 모습까지...^^*

재밌는건 서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던 사람들이 의견발표시에는 모두 일어나 존칭을 사용한다는거. 


밤 10시반이 넘어서야 모임이 끝났다.
그리고 몇몇은 2차로...

이날도 느껴지는건,
확실히 술을 마시는게 예전과는 다르다.
절제를 한다고 할까...  무차별적으로 마시는게 아니라 적당히들 마시는 분위기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비율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

나이들면서 다들 오래 살아야겠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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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말 그대로 번개라운딩을 나가게됐다.
직장을 그만두고 당분간 쉬게됐으니 이제 맘놓고 주중라운딩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큰소리(?)치던 후배가
갑자기 다음 주 부터 출근을 하게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하루만에 급조된 라운딩.

부랴부랴 부탁을 하여 겨우 부킹한 곳이 가평에 있는 프리스틴밸리.
집에서 교통이 편하고 골프장시설도 괜찮은데다 서비스 수준도 좋아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일행과 카풀을 하여 중도에 식사를 하고 겨우 티업시간에 맞춰 도착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한 상태에서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섰는데 누군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뭐냐고 물으니 라운딩이 끝난 후 마음에 들면 찾아가면 된다나...  2만원이라고.

요즘 스윙동작을 연속으로 촬영한 사진을 판매하는 골프장이 제법 있다.
남여주GC에서 처음 내 스윙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고는 기겁을 했었다.
몇년간 연습장 안다닌 티가 너무 나 내가 봐도 스윙모습이 많이 망가져 차마 보기가 민망했기 때문이다.
너무 한심스러워 '저런 나쁜 폼을 뭐하러 사나...' 하는 마음에 그냥 왔는데,
집에 와서야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폼이라면 굳이 내가 사야할 이유가 없잖아...
연습장은 안가더라도 나쁜 폼을 보고 혼자 집이나 사무실에서라도 폼을 가다듬어야 하는데...
그후 다른 골프장에서 내 스윙모습 연속촬영한 사진을 만원에 구입하여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혼자 반성을 했는데,
그게 연습장을 다니지않더라도 많은 효과가 있었다.


그랬는데, 프리스턴밸리에서 또 스윙모습 촬영을 한다. 그것도 여기서는 2만원이란다.
일행의 이구동성.. 
"너무 비싸...  어떤 미친 놈이 그걸 사나..."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티샷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취하는데, 카메라 셔터소리가 연속으로 들린다.
"몸도 안풀린 상태를 찍어봐야 스윙폼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을텐데 그렇게 찍으면 뭐하나..."

그러고는 공교롭게도 셋의 티샷이 모두 OB.

"우리 언니 속으로 그러겠다... '오늘 내 일진이 안좋구나... 이런 사람들하고 18홀을 어떻게 도나...'"
캐디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자, 캐디 김윤하氏가 같이 웃으며 재치있게 말을 받는다.
"세분만 나오신 이유를 알 수 있을거 같아요."  그래서 모두 한바탕 웃음...^^


18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첫홀에서 찍은 우리 사진이 기다리고 있다.
볼 것도 없을거 같아 그냥 무심히 지나가려는데 들리는 소리.
 "兄 너무 멋있게 나왔다..."

으잉~~~  뭔소리...  그래서 들여다본 사진. 




액자에 살포시 넣어둔 이 사진...
여지껏 다른 골프장에서 본 것은 연속동작의 사진뿐이었는데, 끝부분에 반해버렸다.




어~~  이건 또 언제 찍었나...

(원본에 비해 선명도가 좀 떨어지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내 모습에 눈이 꽂힌다.

결국 1인당 2만원이라는 사진을 셋이 5만원에 구입하면서
우리 모두는 우리가 내뱉은 [어떤 미친 놈]이 되고말았다. 
 

내친 김에 이 날의 해프닝 하나.

재미삼아 1인당 6만원씩 걷어 시작한 조폭스킨스.
조폭스킨스의 룰은 이렇다.

- 매 홀의 위너가 상금으로 만원씩을 가져가는데, 더블보기 이상자는 위너의 자격이 상실된다. 
- 위너가 없을 경우 상금은 계속 이월되며, 위너가 나오면 누적된 상금을 한번에 모두 가져간다.
- 누구든 3만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했을 경우 그 순간부터 일명 OECD에 가입하게 된다.
- OECD에 가입하게 되면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골프를 해야하는데, 그렇지못할 경우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
- OB, 해져드, 벙커, 3퍼트를 범하게 되면 그때마다 획득한 상금에서 만원씩 토해낸다.
- 아울러 이후 더블보기를 할 경우 획득한 상금의 1/2을 환수하며, 트리플보기를 할 경우에는 전액 환수다.
- 환수된 상금은 모두 그 홀 위너의 몫이다.
- 누군가 버디를 하게되면 그동안 다른 멤버들이 획득한 상금을 모두 건네받는다. 

그러니까 조폭스킨스의 경우 굳이 먼저 앞서나갈 이유가 없다.
먼저 상금을 먹고도 토해내야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실속있는 것은 2만원만 획득한 후 계속 그냥 가는 것. 하지만, 이것도 뜻대로 안되는게, 
2만원을 토하게 하기위하여 일부러 위너를 만들어줘 OECD에 강제 가입을 시키기도 한다.
한번도 상금을 못먹어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버디 한방에 모든걸 손에 쥘 수 있으니까.
그러니 상금을 아무리 많이 획득해도 끝까지 안심할 수가 없다.

이날도 14번홀에서 먼저 상금을 획득한 사람들의 몫을 모두 내가 물려받아 17번홀까지 혼자 17만원을 독식.
그때까지의 컨디션으로봐서 18만원 독식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마지막 18번홀에서 세컨샷이 화단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결국 트리플보기로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


우리의 내기는 별 의미가 없다.
누가 먹든 그 돈으로 캐디피를 지불하고 남은 돈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다.  단지 승부를 즐길 뿐이다.

이 날도 18만원으로 캐디피를 지불하고, 셋이서 사진도 사고 저녁을 먹는 즐거움으로 마무리했다.
격의없는 사람들과의 게임은 이래서 즐겁다.

:
과테말라에서 귀국한 KS 귀국환영회시 약속했던 골프라운딩이 어제 있었다.



함께 한 멤버는 해탈, 재벌, 그리고 KS.

어제 라운딩에서 나는 완전히 미쳤다.
골프연습장에 가본지가 언젠지 이제 햇수로도 기억이 나지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연습을 안하는 나.
1년에 몇번 가는 라운딩이 내가 골프채를 잡는 날이다.
그러니까 골프채를 잡는게 10/365 이나 될까...??
어제도 작년 12월 이후 근 두달여 만에 클럽을 처음 만져봤다.

첫홀 드라이버샷 괜찮았고 세컨샷도 좋았지만, 연습을 게을리하는 사람의 고질인 어프로치가 짧아 겨우 온그린.
홀컵까지의 거리는 줄잡아도 10여미터는 훨씬 넘는듯 하다. 
그런데...
그런데, 이 롱퍼팅이 그냥 홀컵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2009년 첫 라운딩 첫홀의 첫 퍼팅이 한번에 들어가, 첫 라운딩 첫홀에서 버디를 잡은 것.
이후로는 동반자들은 물론 나도 이해가 가지않을 정도로 왜 그렇게 볼이 잘 맞는건지...
드라이브샷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믿기지않는 거리로 쭉쭉 뻗어나가고
퍼터는 완전히 神氣가 내린 듯 거리불문, 직선 곡선 라이불문 척척 붙거나 쭉쭉 빨려들어가는데,
내가 실감이 나지않을 정도니 동반자들은 그저 입만 벌리고 있다.

동반자 1 : 형...  왜 그래....
동반자 2 : 강하兄 미쳤구나...
동반자 3 : 잘 치네~~~   강하兄 맞아??
나 : 하도 연습을 안했더니 나쁜 스윙습관을 완전히 잊어먹었어..  연습 안한 보람이 있네...

어찌됐던 전반 40타의 스코어는 몇년째 연습 한번 하지않은 나에게 기적과도 같은 스코어다.
비록 후반 시작하자마자 두홀에서 연속 트리플을 했지만, 화단에 들어가고, 모래 깊숙히 박혀있는
트러블샷이었기에 어제의 플레이는 100% 이상 만족스럽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모임은 그 모임의 성격이 무엇이건, 만나서 무얼하건 즐거운 법이다.
어제의 라운딩이 그랬다.  공이 잘 맞아서 즐거운게 아니라 즐거우니 공도 잘 맞은거 같다. 
기세싸움을 위한 적당한 타박도 짜증은 커녕 정겹기만하고, 승부를 가리면서도 연연하지않는...

2009년 첫 라운딩은 그렇게 모든게 만족스럽고 즐거운 축제가 되었다.





늘 젠틀한 KS가 어제 보여준, 높히 띄워 홀컵 주변에 안착시키는 어프로치샷은 정말 대단했다.
과테말라에서 일은 안하고 골프만 쳤는지...

하지만, 그의 어프로치샷보다 더 대단했던건 그의 세련된 유머감각.
쉬지않고 끊임없이 쏟아내는 그의 유머는, 그에 결코 뒤지지않는 해탈과 재벌의 유머와
환상의 앙상블을 이루며 4시간 반의 시간을 웃음의 덫에 빠뜨리게 했다.
그리고 얻은건 엔돌핀.

[환상]의 라운딩과 [환장]하는 라운딩의 차이는 결코 획 하나의 차이가 아니지만
동반자가 그 한 획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걸 새삼 확인한 라운딩이었다.


:
들를 곳이 있어 건물주차장에 일렬주차를 하고 일을 보는데
차좀 빨리 빼달라고 연락이 왔다.

급히 내려가보니, 
@>@...  내 차가 막고있는 차가 두대인데 어느 차에도 사람이 없는게 아닌가...
뭐야..  급히 빼달라고 하더니...
좀 황당해서 어찌해야하나.. 하고 잠시 머뭇거리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빨리 좀 빼달라고.  
나는 차에 있는데, 나갈 사람은 보이지 않고, 그런데도 차는 빨리 빼달라니..  
이건 또 뭔소리야...

나 : 제가 지금 제 차 옆에 있는데, 어떤 차가 나가는겁니까?
그 : 노란 차요.
나 : 노란 차라뇨??  노란 차가 없는데...
그 : 왜 없어요? 옆에 있잖아요.
나 : ... 막고있는 차 번호가 어떻게 되는데요?
그 : 79** 요.
나 : 그거 제 차 아닌데요.  적혀있는 전화번호가 뭔대요?
그 : 010-9105-9***
나 : 번호는 제 번호가 맞는데, 제 차는 아닙니다.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올라가는데 같은 사람에게서 다시 전화가 온다.

그 : 차좀 빼달라니까요...
나 : 제 차가 아니라니까요..
그 : 그럼 왜 이 번호가 여기 적혀있어요?
나 : 그거야 저도 모르죠.
그 : 그럼 이 차 어떻해요?? 

목소리에 슬슬 짜증이 묻어나온다.  근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나 : 그걸 저한테 물어보시면 어떻합니까?  지금 제가 있는 곳은 대치동이거든요.
      유리창을 깨건 차를 때려부수건 마음대로 하세요.  그거 제 차 아니니까..

마치 내가 귀찮아서 그런다고 그 사람이 생각하는거 같아
나도 짜증이 나 내 차가 아니라는걸 강조하기 위해 강한 표현을 썼는데,
올라와 생각하니 남의 차에 대해 내가 너무 심하게 표현한거 같아 마음이 편치않다.

나야 그렇게 받아치고 전화를 끊었지만, 그 사람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무척 급한 모양이던데.
그리고 어찌된건지 그 뒤의 상황도 궁금하다.

근데, 자기 전화번호가 아닌 임의의 번호를 적어놓은건 또 뭐야???


누군지도 모르는 한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역시 누군지도 모르는 두사람이 서로 짜증을 낸 것이다.

:
과테말라에 지사장으로 나가있던 KS가 완전 귀국했다.
혼자 부임한지 1년반 정도가 지나 가족들을 불러들이더니, 가족들이 들어간지 8개월만이다.
치안부재로 총기피살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는데, 최근에 있었던 한국인 2명 피격에 충격을 받고 귀국을 결심했단다. 
건강하게 돌아온 것이 다행이지만, 정겨운 사람을 다시 만나게된 것이 내겐 즐거움이다.

까사미오를 보고싶다는 KS의 뜻을 받아 귀국환영회 삼아 가까운 몇몇이 모였다.

들어오는 사람마다 돌아가며 허그로 반가움을 표시하고는...




사진에 보여지는 각각의 표정만큼 즐겁고 다정한 자리.
뭔 말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시종일관 웃느라고 정신차릴 겨를이 없었던건 기억이 생생하다.

와인 네병을 비운 후, KS가 과테말라에서 가져온 데낄라로 입가심을 한뒤 2차로...




들어가자마자 한번도 불러보지않았던 곡을 선보일 때 까지만해도 괜찮았다.
이렇게 사진도 찍고...
하지만, 테이블 앞쪽에 보이는 저 데낄라와 맥주의 폭탄주에 속절없이 무너진 나.

"개띠 갑장친구의 환영회는 내 손으로 한다." 는 백로의 강렬한 우정에 밀려 까사미오에서의 1차는 백로가 쐈고,
2차는 내가 쏜다고 까사미오에서 호기있게 장담을 했건만, "강하형 자네..." 소리를 어렴풋이 들으며
정신을 추스릴땐 이미 KS가 모든걸 끝낸 후 였다.
폭탄주가 좋을 때도 있긴하네...

결국 이 날은 개띠들이 정승같이 벌어 개같이 쏜 개판이 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 귀국기념 라운딩을 하기로 합의를 하고 상황종료.


젠틀하면서 멋진 남자를 [영국신사]라고 표현들을 하는데, KS야말로 그런 의미에서 영국신사다.
이제 한국에서 새로운 무대를 장만하는 KS가 어떤 미래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모쪼록 좋은 일로 함께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어제 고교동창 신년회가 있었다.



다른 모임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모르겠는데,
[신년회]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儀式이 마치 대외 공식행사 같다.

개회사에 이어 국민의례와 애국가봉창, 그리고 먼저 작고한 동기들에 대한 묵념까지.





그리고 임원단 소개.




이어서 1년간 동기들을 위해 애쓴 모범동기들에 대한 감사패  전달.

근데, 차관급 공직자가 저리 허리를 숙이는걸 보면 동기회장이 쎄긴 쎈 모양이다.





2008년 결산과 2009년 사업계획 발표에 이어진 여흥시간.

오른쪽의 김병일은 모든 동기들이 인정하는 최고 가창력의 소유자.
발라드부터 록 까지 거의 모든 쟝르를 수준급으로 처리하는 그가 가수로 데뷔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친구들이 많다.





신년회 참가 기념품.

저 책을 오전에 잠깐 보았는데, 내용이 좋은거 같다.
R = VD.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는게 이 책의 주제인데,
재원이와 지연이에게도 필요한 필독서인거 같다.  하긴 지연이는 이미 생생하게 꿈꾸고 있지만.

가운데는 책갈피.
많은 올의 실로 되어있어 여러군데를 마킹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최근 몇년간 묘한 징크스가 있다.
신년회에서 꼭 행운권이 당첨된다는거.
원래 불로소득과는 거리가 먼데, 동기 신년회에서는 3년째 행원권이 당첨되는 말 그대로 행운을 누리고 있다.

회비 3만원으로 부페만찬에 푸짐한 기념품, 행운권으로 파카 크리스탈 와인잔세트까지 챙겼고,
게다가 반가운 친구들과의 해후까지 있었으니, 도랑치고 가재잡고 매운탕까지 끓여먹은 셈이다.


공식모임 종료후 준비부터 집행까지 고생한 친구들과 2차를 함께 하려 했는데,
까사미오를 찾아오신 블로그 친구분의 전화를 받고 까사미오에 들러 찾아주신 분들을 맞고
그분들이 돌아가신후, 3차 노래방에 다시 합류하여 결국 4차 홍어삼합에 막걸리까지...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흥미로운건 노래방 테이블 위에 맥주캔보다 물병이 더 많더라는거.
그리고 10명이 막걸리 두 주전자중 한 주전자를 거의 남기더라는거.

그런 모습을 보며 확신을 가진건,
모두들 그저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었을 뿐, 술을 마시고 싶었던건 아니었던거 같다. 

이런게 중년의 모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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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 옥원호교수가 서울 나들이를 했다.
그래서 갑자기 급조된 멤버들.

까사미오 2층에서 넷이서 소주 다섯병.
그리고 2차는 까사미오,   거기서 와인 두병.

그리고 3차로 옮긴 곳은 노래방.

갑자기 옥교수가 한마디 한다.
"당구 한게임 치고 다시 오면 어떨까...??"

그럼 그러지 뭐...

그래서 다시 장소를 옮겼다.




일단 각자 다이다이로 한판.   그리고 두번째는 겐빼이 (일본 용어라 좀 그렇긴하다...)
그래도 친구들과의 오랜만에 이루어진 당구게임은 즐거웠다.


게임을 마치고 정종집에서 다시 3차. 

각자 히레사께 석잔씩을 마시고 계산을 한다음 내가 외쳤다.
"한잔씩 더하지..."

친구들의 이구동성.
"세상에 이런 일이...   이상범이가 한잔 더 하자고 물고 늘어질 줄이야..."

사실 경이로운 일이다.
학창시절 소주 석잔에 그대로 엎어지던 사람이 지금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니...
사실 저 사진의 세사람과 나는 학창시절에 술에 관한 한 비교 자체가 안되던 관계였다.
그만큼 술이 센 친구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물고 늘어질 정도로 천지개벽할 정도의 상황반전이 된 것이다.
"상범이 쎄졌네...  요즘은 먼저 가는 법이 없네..."  옥원호의 증언.
" 내가 최근에 필름 끊어진게 네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상범이가 있었던거 같애.."  박중환의 증언.
"얘가 요즘 확실히 강해졌어.  나보다 잘 버티더라니까.."  배기홍의 증언.

ㅋ~~  이건 자랑거리가 아닌데...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살다보니 이런 반전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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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동기회 회장단 및 간사모임이 어제 까사미오 3층 중식당 금문에서 있었다.
분기 한번 모이는데, 어제 모임의 목적은 이달 30일로 예정된 동기 신년회 준비를 위한 점검회의.

고교동창 전체모임은 예전에는 연말 송년회로 했었는데,  연말의 바쁜 일정들을 감안하여
작년부터 연초 신년회로 바꾸고, 일정을 고정시키는게 동기들이 기억하기에도 편리할거 같아
우리 졸업기수 30기를 상징하는 매년 1월 30일을 신년회로 정했다.
32회만 됐어도 날이 없을뻔 했네...

어제의 토의 안건은,
- 당일 회비책정
- 모범동기 수상자 선정
- 우수반창회 대상 선정
- 모범소모임 수상대상 선정 
- 협찬물품 점검
- 차기 회장단 선출방안 등... 

안그래도 이번에 와인 1박스정도는 협찬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박굉복회장이 의외의(?) 제안을 한다.

- 상범아...  너 와인 세병만 내놓지...
> (엥..@>@~~) 세병 ???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되물으니 다시 묻는다.  "야.. 세병도 못하냐??"

세병만 해라??  봉황의 깊은 속은 아니지만, 쟤가 왜 스스로 뱁새티를 내나...  ㅋㅋ~~~


1차 안건토의를 마치고 지하 까사미오로 이동하는데, 다른데 또 약속이 있어 먼저 가야겠다던 안민성.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지하에, 그리고 가더라도 상범이네 가게 잠깐 구경은 하고 가라는 핀잔을 받으며
등 떠밀려 끌려오더니, 남들 다 일어서는데도 자기 얘기 안 끝났다며 궁시렁 궁시렁...
결국 모든 친구들이 돌아간 뒤에도 골목에서 끝까지 내 곁에 남아있었다.

그 입담은 여전한걸 보니 역시 친구들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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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제 같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이 반코트를 2003년 겨울에 샀으니 이제 5년이 됐나...
 이 옷이 겨울엔 제 교복이예요."


그리고, 그 다음 날 이렇게 돼버렸다.






할로겐 전기히터가 그렇게 열이 강할 줄이야...


말이 씨가 된건지...
아님, 입이 방정인건지...


오래 입은거 같으면서도, 멀쩡한걸 두고 새로 산다는 것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입고 다녔는데,
울고싶은데 뺨 때려준건가???

겨울도 벌써 반쯤 지났으니, 대충 다른 걸로 버티고 금년 년말에나 생각해봐야겠다고 하자,
집사람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이 이제 겨울 옷 세일 들어갈 때니 지금 사는게 낫지않겠느냐고...

근데, 어째 속 들여다보이는거 같아 내키지가 않는다.

- 비록 등산복같아 잘 입지않았지만, 배낭여행 때 입었던 파카도 있으니 그걸로 버티지 뭐...
> 당신도 이제 나이가 있어 무거운 옷은 몸에 무리가 가니, 가벼운 소재로 입어야해. 좋은 걸로 하나 사요.

에이구~~~   어쩜 이렇게 가려운 곳을 팍.팍. 잘도 긁어주는지...
그래서 조강지처라고 하는 모양이다. 

이럴 때 일수록 사지말고 버텨서 더 점수를 따자.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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