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 명절을 앞둔 어느 날, 윗 집의 젊은 가장이 찾아 왔다.
"아이가 실내에서 뛰어 주의는 시키고 있는데, 그래도 많이 시끄러우실텐데 죄송합니다." 라며 무언가를 건네 준다.
"전혀 불편함이 없으니 신경쓰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너무 부담주지 마세요." 라는 아내의 말에도 불구하고, 한 두 번 인사 치례에 그치지 않고 수 년간 매년 설과 추석에 한 번도 빠짐이 없다.

아파트에 살며 아이를 키워 본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안 임에도, 요즘 젊은 부부들 답지 않은 훈훈한 정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반복되는 예의에 미안하기도 하여, 몇 년 전부터는 때가 되면 아내도 아이들 간식 등을 준비하여 찾아오면 같이 건네주곤 했다.

그때마다 굉장히 민망해 하곤 했는데, 오늘 외출하려 집을 나서려니, 문 앞에.. 어~~ @ㅁ@~

완전히 기습을 당했다.

옆지기에게 "아.. 이제 치열한 신경전으로 바뀌었네..^^" 하며 건네주니, 옆지기가 그런다. "안 그래도 찾아오면 건네주려고 나도 준비해놓고 있었는데, 나도 문 앞에 놓고 와야 하나..^^"

각박한 사회, 특히, 사회적으로 즐거울 일이 없는 요즘,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마음이 있어 우리가 사는 사회에 여전히 희망을 갖게 된다.

:


경춘가도를 지나다 가평특산물 판매점에 들렀다.
가평 잣막걸리에 끌려..

주인 : 한 병에 4천 원, 두 병에 6천 원입니다.
나 : (워낙 막걸리를 좋아하는지라) 두 병 주세요.

주인 : 네 병엔 만 원 입니다.
나 : 집에 술 마시는 사람이 없어 네 병은 좀 부담스럽네요.

주인 : 따지 않고 보관하면 6개월까지 보관 가능합니다.
나 : 흠... (우물쭈물..)

주인 : 다들 네 병씩 가져가세요.
나 : 네 병 주세요~

그러니까..
결국 한 병에 2,500원이라는 얘기.

:


지난 월요일 1차 격리지원품에 이어
오늘 지자체로부터 2차 지원품이 도착했다.

연령에 구애없이 입국자 1인당으로 지원되는지,
딸 모녀 각각의 이름으로 두 박스 도착.

친절한 격려문과 함께 빼곡히 채워진 다양한 물품.

햇반과 라면을 필두로 몇 가지 밑반찬에 간식까지.
이제 이유식중인 손녀로 인해 우리가 호강하는 듯.
근데, 누구는 삼겹살도 받았다는데, 왜 육류는 없지..
전화해서 물어볼까..^^

참.. 대한민국 지자체 정말 열일한다.
고마운 마음으로 접수.

아~ 3일차에 1차 지원품이 오고,
오늘 6일차에 2차 지원품이 왔으니,
9일차에 뭐가 또 올라나..
삼 육 구~~ 삼 육 구 ~~~

P.S :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세금이 녹아든 지원품이니,
모든 분들께도 아울러 감사드립니다. 꾸벅~~^^

:


스마트폰 우체국 어플을 통해 외국에 택배를 보내니 송장과 인보이스를 별도 수기 작성하지 않아도 되어 편하다.



어플 양식에 송수신자 주소와 품목을 기재하면 접수창구에서 스마트폰 바코드 인식을 통해 송장과 인보이스를 출력한다.

한국의 복잡한 주소를 송장에 영어로 기재하는 게 늘 번거로웠는데,

어플에서 우편번호 인식으로 영어로 자동 변환되니 그것만으로도 해피한데, 게다가 택배요금 할인까지 해주니 더 좋다.

어플에 회원가입을 하면 자주 보내는 곳의 주소가 등록되어 매번 기재할 필요가 없는 편리함은 덤.


세상이 편해지는 건 사실인데,

그것도 그 변화를 따라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혜택이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점점 소외되고 남들 간편하게 하는 걸 여전히 힘들게 하니 상대적으로 서러워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그러니, 인지능력 있을 때 열심히 따라가야지,

새로운 걸 알기가 귀찮다고 변화에 적응하는 걸 게을리하면 스스로 고립되지 않을까 싶다.

당장 자녀들도 말이 안 통하는 부모와 무슨 재미가 있다고 대화하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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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새로 구입후 사운드바 구매를 검토하며

2016년 8월에 구입했던 [마란츠 M-CR611]과 [Bowers & Wilkins 685S2] 중고로 양도했다.

앰프와 연결시 음원 손실없는 원음 출력을 위해 주문 제작한 연결 케이블도 함께.



마란츠의 경우 65만 원에 신품 구입하여 40만 원에 양도한 반면,



B&W는 63만 원에 중고 구입하여 60만 원에 양도했으니 선방.



연결 케이블이 포함되기도 했지만 비용 측면에서 확실히 중고 활용이 효율적이다.


특히, 스피커는 마니아에 따라 신품보다 오히려 에이징이 잘 된 중고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으며,

제품 특성상 외관 변형이나 고장 우려가 거의 없어 중고제품의 감가상각률이 낮다.


밤 1시쯤 중고사이트에 올린 마란츠가 당일 저녁에 거래된 후,

밤 12시 반에 올린 스피커는 아침에 일어나니 세 개의 구매의향 문자가 수신되었고, 그 중 한 희망자와 12시에 만나 속전속결 거래.

내가 책정했던 가격의 인하없이 예상보다 빠르게 모두 당일 거래가 완료됐는데,

각기 청량리와 일산에서 내 거주지까지 달려올 정도로 구매가 절실했던 수요자와 바로 컨택이 된 것도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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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삼십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도 틈틈히 엄마 아빠에게 먼저 시간을 내주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아울러, 이제 모든 분야의 대화가 가능하게 성장해준 아들에 대한 보답으로,

계속 모든 분야의 대화가 지속될 수 있게 나이 들며 내 사고가 고착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다음 주 토요일 이자까지 붙여 되갚아야 할 듯.



:


[팬텀싱어2]의 최종 순위는 [포레스텔라] - [미라클라스] - [에델 라인클랑]의 순으로 결정됐다.



결승 1차전의 점수차가 거의 없었기에, 심사위원 평가가 배제된 결승 2차전의 평가방식에서 이미 최종 순위가 보이는 듯했다.

각 팀의 경연곡 2곡이 시작도 되기 전부터 실시된 문자투표 평가방식은, 생방송에서 라이브로 보여주는 가창력이나,

편곡 등 곡 해석에 대한 평가보다, 이미 대중의 머리 속에 자리잡은 개개인에 대한 인기투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최종 순위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여섯 명 심사위원의 엄정한 평가를 거쳐 최종 12인에 선정됐으면 이미 실력은 인정받은 터. 남은 건 개인에 대한 호감도인데,

[포레스텔라]는 이 부분에서 최적의 멤버로 구성됐다.


- 유일한 아마추어로 남성과 여성의 음역대를 넘나들며 처음부터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화학회사 연구원 강형호,

- 군복무를 막 마친, 독특한 고양이 캐릭터로 팀원 개인 능력치 추출과 선곡에 뛰어난 안목을 보이며 전략가로 낙인된 조민규,

- 부드러운 표정의 친근미 있는 마스크로 푸근함을 전해주는 배두훈,

- 가장 어린 나이의 귀요미 엄친아 외모 임에도 묵직한 저음과 함께 안정감이 느껴지는 고우림.


각자가 이미 팬심 확보를 위한 필요충분 요건을 갖추고 있는 이들은,

팀으로서도 김주택이 포진한 [미라클라스]와 안세권의 [에델 라인클랑]에 비해 신선하고 참신한 훈남 이미지로 팬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색다른 장르에의 도전으로 팬텀싱어 궁극의 지향점인 크로스오버에 최적화된 조합이라는 게 오히려 덤으로 여겨질 정도.



2위와 3위도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면 순위가 이해된다.

생방송 결승 라운드를 지켜보며 청자(聽者)의 입장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밸런스와 조화의 부족.

애절한 느낌을 전해야 할 곡에서도 톤 다운된 담백한 음색과 절제된 창법보다,

원없이 불렀다고 자위라도 하 듯 폭발적 성량으로 일관하여 곡에 대한 감흥이 반감되고,

빠르게 이어지는 어려운 발음의 가사는 중창의 묘미인 화음 구성에 팀 스스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며 경우에 따라 소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밴드 사운드가 음성보다 다소 앞서 노출되는 느낌과,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이태리 곡에 편중된 듯한 선곡도 아쉽다.


2016 팬텀싱어 첫 시즌에 대한 여운이 아직 진하게 남아서인지,

[팬텀싱어2]에 대한 나의 한줄 평가는 "형만한 아우없다."


2018년에 보여질 [팬텀싱어3]는 어떤 모습일지..



:


두 달여 전부터 저녁 식사후 걷기를 즐기고 있다.

늘 나갈 때는 30분 혹은 3km만 가볍게 걷고 들어오자 하고 나가는데,

목표시간을 채우면 걸은 거리를 정수로 맞추고 싶고, 목표거리에 도달하면 소요시간을 10분 단위로 맞추고 싶어

양쪽을 비슷하게 맞추다보면 대개 4~6km 정도를 걷게 된다.


어제도 그랬다.

저녁 식사후 소파에 앉으니 포만감에 눈꺼풀이 자꾸 내려앉아,

5km만 걷자 하고 나가서는 선선한 날씨와 음악에 이끌려 결국 10km를 걸었다.

짧지 않은 거리임에도 웨이트 후 유산소운동으로 실내에서 런닝머신 30분 타는 거보다 훨씬 지루하지 않다.


걷기를 하며 느낀 게 있다.

1분이 생각보다 꽤 많은 거리를 걸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과, 역으로 30분이 생각보다 걷기에 긴 시간이 아니라는 것.


그런 느낌이 들다보니 요즘은 술 한잔 후에도 3~5km 정도의 거리는 심리적 부담감이나 저항감없이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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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3개월간 많은 음악 애호가들로 하여금 금요일 밤을 기다리게 했던 팬텀싱어가 막을 내렸다.

음향 문제로 대미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우승팀뿐 아니라 다른 팀도 그대로 활동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한 팬텀싱어의 성공 요인은 뭘까.


우선, 다년간 지속돼 온 수많은 오디션 프로에 식상함을 느끼는 팬들에게 중창 선발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제공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고음이 가창력의 절대 기준으로 인식되는 기존의 오디션과 달리,

각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음역대에서 최적화한 조화로움을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청중은 보다 다양한 음역대의 음색을 즐길 수 있었다.

실제 이번 팬텀싱어는 박상돈 손태진 권서경 등 중독성 강한 중저음 신드롬을 일으킨 무대라 해도 과하지 않다.


대부분 순수 아마추어들이 참가하는 기존 오디션 프로와 달리, 본선 참자자 대부분이 대중적이지 않았을 뿐,

성악을 전공했거나 뮤지컬 무대에서 축적된 탄탄한 실력을 갖췄던 것도 팬텀싱어의 성공 요인이다.

원석을 가공하는 과정이 아닌, 부품이 합체 되어가는 조립과정을 보는 느낌이랄까.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장르의 다양함도 흥미를 돋구었다.

가곡에 뮤지컬, 팝, 가요는 물론 동요까지 망라된 다양한 선곡은 팬들에게 신선함과 함께 새로운 음악을 접한 행복감을 줬다.

단지, 스케일 있는 선곡에 집중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곡들이 다소 무거워진 아쉬움이 남는다.


편곡도 참 좋았다.

이번 경연곡 중 유독 일디보의 곡이 많았는데, 원곡과 비교해 보더라도 반주의 스케일이 더 돋보인 느낌이다.

인트로와 브릿지에 적용된 현악기와 관악기 등 악기의 적재적소 배치가 곡의 분위기를 한층 살리면서 싱어들의 음색과도 잘 어우러졌다.


마지막으로, 좋은 연주로 훌륭한 곡들을 탄생시켜준 세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함께 호흡을 맞추지 않던 프로젝트 밴드였음에도, 수많은 경연곡들을 맛깔스럽게 표현해 준 실력자들~


그간 많은 설렘으로 기다려오던 금요일이었는데, 한 동안은 많이 허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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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팀이 점점 현실화 돼가고 있다.
팬텀싱어 최종 결선에 나설 세 팀.

① 박상돈 유슬기 백인태 곽동현
   - 박상돈 유슬기 백인태의 최강 트리오에 곽동현이 다시 뭉친 콰르텟 미션 1라운드 멤버의 재현.

② 고훈정 김현수 손태진 이벼리
   - [꽃이 핀다]의 듀오 김현수 손태진 조합에 리더쉽과 곡 해석에 뛰어난 고훈정과 순수함의 이벼리.

③ 고은성 권서경 이동신 백형훈
    - [Musica]로 이미 찬사를 받은 고은성 권서경 듀오에 갈수록 진가가 돋보이는 이동신과 맑고 힘있는 백형훈.

최종 경선 방식은 더 이상의 팀 변동없는 두 차례의 결승전.
결승 1차전은 심사위원 점수와 청중단 점수 합산.
결승 2차전은 시청자 문자투표.
1차전 점수 40%와 2차전 문자투표 60%를 반영하여 최종 우승팀 선정.

개인적 판단에 의한 예상 우승팀은 ①팀.
사실 ①팀의 첫 콰르텟 미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셀린 디온의 곡을 선곡했다는 것은 곽동현의 초고음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은데, 곽동현에게 너무 안주했다는 느낌이다.
그런 안이한 판단을 반복하지 않는 한,
이 팀을 능가할 팀이 없다고 장담할 순 없더라도, 결코 타 팀에 쉽게 밀리는 팀이 아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청중단 점수와 시청자 문자투표.
여기까지 올라왔다면 사실 실력에 큰 차이도 없지만, 그간 진행과정을 보면서 팬심은 이미 형성됐다고 본다.
경연과 무관하게 팬들의 표심이 어느 정도 정해졌다면, 여기에 힌트가 있다.

온라인에 나타나는 팬텀싱어 마니아들의 반응을 보면,
테너 파트에서는 고훈정 김현수 고은성에 대한 개인별 선호도가 높은 반면, 저음 영역에서는 박상돈 손태진 권서경에 대한 호감이 두루 분산되는 듯하다.

흥미로운 건, 유슬기와 백인태의 경우, 개인별 선호보다 두 사람을 동일시한 선호도가 높게 나온다는 점.
솔로 미션부터 계속 함께 하며 보여준 앙상블에 두 사람의 개인적 친분 히스토리가 팬들에 강하게 각인된 듯한데, 여기에 박상돈이 가세하여 보여준 트리오 미션의 강렬함까지 더해져 묶여진 셋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다.

말하자면, ② ③팀의 경우 개별 선호도가 높은 고훈정 김현수 고은성의 팬심이 분산되는 반면,
①팀은 개인보다 팀 자체에 대한 호감이 집중되는 이점이 있다고 판단되는데,

이 또한 ①팀에 대한 나의 팬심이 번영된 선입관일 수 있기에 최종 결과가 어찌 될지 2주 후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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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랄로에서 생각지도 않은 쿠폰이 왔다.

 


대개 쿠폰은 다수에게 무기명으로 발송되는데 비해
이름을 명기한 것에 정성이 엿보인다.
고객 입장에선 아무래도 더 반갑고 기쁠 수 밖에.

 

 

 

받은 쿠폰 잊고 지나간 경우가 많아 오늘 들렀다.


고맙기도 해 귤 한 박스를 준비하며 아내가 그런다.
"미리 건네면 나올 때 또 이것 저것 챙겨줄테니,
오늘은 다 먹고 나오면서 건네 주는 걸로~"

 

 

쿠폰 내용이 예상보다 쎄다.

 

 

4만원 상당. @ㅁ@~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케익을 주겠다는 걸 마다하니, 미리 준비해놓은 듯 빵이 든 비닐 백을 나올 때 건네준다.

서로 정이 들어버린 이 곳을 어쩌면 좋으냐~
우리도 준비해 간 귤 박스를 건네주며 훈훈하게 마무리.

 

 

오랜만에 본 운중호의 설경

 

소담스럽게 내린 함박눈까지..
다 좋았는데, 왜 난 오늘 세차를 했데...

 

:

 

밴드를 통해 몇몇 친목모임에 [달잔]을 소개하니,

그중 한 모임에서 그간 모아 둔 회비로 단체 구입하여 택배로 보내 왔다.

검은 잔과 흰 잔중 검은 잔이 달 모양의 변화를 더 잘 표현할 거 같아 난 검정으로 선택.

분당 AK PLAZA에 들르니 마침 막걸리 마니아들이 인정하는 금정산성 막걸리가 있다.
[달잔]의 첫 시음에 더 없이 훌륭한 조합.

 


잔을 채운 후 살짝 시큼한 듯한 금정산성 막걸리 특유의 미각을 즐기며 살금살금 잔을 비워 나가니

滿月은 어느덧 하현을 거쳐 그믐달로 변해 간다.

근데..
가만히 변해가는 과정을 보니 마치 술을 마실수록 만월같던 몸도 그믐달처럼 축나는 느낌이 들어 괜히 찜찜하다.

사진을 반전시켜 보았다. 그랬더니..

 

 

잔이 찰수록 삶의 운치 역시 초승달에서 보름달과 같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꿈보다 해몽.

가끔은 거꾸로 보는 세상에서 답이 나오기도 한다.
한번쯤 내게 다가온 일상을 뒤집어보자.

:

 

 

지난 주 火 木 土 같은 장소에서 모임이 있다.
재밌는 건, 같은 장소에 대한 화요일과 목요일 두 그룹의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더라는 것.

화요일 모임에선 혹평이 이어졌다.
음식도 입맛에 안 맞고, 주문 메뉴가 나오는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결국 다시 올 데는 아니라는 결론....
하도 미안해 장소 선정 잘못의 책임을 지고 계산은 내 몫.

목요일 모임에선 찬사가 이어졌다.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좋고, 음식도 깔끔하고, 외국인 등 다른 사람들과 같이 와도 좋을 거 같다는..
기분좋게 비용의 반은 내가 계산.

토요일 모임에선 특별한 평이 없었다. 그저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 


같은 장소에 대한 이 차이는 뭘까?  물론 화요일과 목요일의 메뉴는 달랐다.
때문에 음식 종류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 모임의 문화 차이가 아닌가 싶다.

대화를 나누며 그 매개체로 술을 즐기는 문화와 분위기를 즐기는 문화, 그리고 대화 자체를 즐기는 문화.

근데, 그 모든 곳에 다 낑기는 나의 정체성은 뭔가?

 

 

 

 

 

 

 

:

 

TV 받침대없이 생활한 지가 15년 정도는 된 거 같다.
우린 TV를 거실 바닥에 놓고 보았는데, 그런 모습이 우리 집을 찾는 사람들에겐 무척 이상하게 보였나 보다.
뭐랄까.. 직접 말은 안 하지만 '왜 이러고 사나?' 싶을 정도로 조금 없어 보이는 느낌?

 

그런데, 우린 그런 생활이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한 적이 없다.

소파에 앉는 것보다 바닥에 앉아 소파에 기대는 것을 더 편하게 지내다보니 바닥에 놓인 TV가 오히려 눈높이가 맞고,

수납 공간이 부족하지도 않은데 굳이 TV 받침용 수납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수년 전 아내가 건축용 블록 몇 개를 가져와 흰색 페인트를 칠해 TV 받침대로 활용했는데,

사람들은 그런 아이디어를 독특하고 재밌게 생각하곤 했다.
이런데는 단지 보이기 위한 불필요한 장식용 가구보다 단순한 소재를 통한 깔끔하면서 여유로운 공간을 선호하는

아내의 인테리어 취향도 일조했다. 우리 집에 와인상자의 활용도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런 모습이 동생 눈에는 왠지 안 돼보였던 모양이다.
이사 준비를 할 무렵 동생과 대화중 TV에 조금씩 이상 징후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이사 기념으로 자기가 TV를 사줄테니 TV 살 돈으로 받침대를 사란다

 

그렇게 TV 기부 조건으로 반백년 만에 들여놓은 것.


인테리어를 맡았던 김나미 대표가 특별히 디자인하여 주문 제작한, 아직은 단 한 개뿐인 작품.
왼쪽 수납서랍 부분과 윗 받침대 부분을 분리하여 서랍 위에 받침대를 얹어놓은 형태이기 때문에

벽면의 크기나 서랍 위 디스플레이에 따라 전체 폭을 늘이거나 줄여 플렉서블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제작업체에서도 아이디어가 좋으니 대량 생산을 하면 어떻겠냐고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당초 김나미 대표와 디자인 검토시 양 옆을 사선으로 내리는 것으로 했었는데, 사선으로 할 경우

하중을 고려해야 하는 공정상 제작비가 너무 비싸 할 수 없이 직각으로 처리한 아쉬움이 있다.

 

배치를 하고 보니 모양새가 산다.
좋은 이사 선물을 선사해 준 동생과, 우리만을 위한 작품을 만들어 준 김나미 대표에게 고맙다.

 

 

종전 블록을 활용했던 모습.

:

 

어쩌다보니 갑작스레 집을 또 옮기게 되었다.

다시는 집을 소유하지 않으려 했는데, 치솟는 전세값과 함께 미분양 아파트의 괜찮은 할인분양 조건이 마음을 흔들어버렸다.

이사할 때마다 꼬맹이 건사하기도 힘들고, 이쪽 저쪽 주소 변경하는 것도 번거롭다는 건 우리의 번복을 합리화하기에 좋은 도구다.

 

새로 옮길 집을 둘러 본 아내가 주방 공간이 너무 좁아 손을 봐야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이제 한동안은 이사할 일도 없을 거 같고, 새로 들어가는 곳이 처음 입주하는 곳이다보니 차제에 내부를 조금 손보기로 한다.

인테리어가 직업이고 대학에 강의도 나가는, 연그린 후배이자 아내에게는 대학 같은 科 직계 선배인 김나미 대표에게 도움을 청했다.

 

집을 개조하면서 얻은 의미있는 소득이 하나 있다.

30년을 한 사람과 함께 한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는 거.

 

이번 개조의 전체적인 밑그림은 아내가 그리고, 아내가 생각하는 컨셉을 바탕으로 김나미 대표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했다.

작업 중 발생하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의사결정은 자연스레 (확인을 안 하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성격상) 공사기간 내내 거의

현장에 붙어있던 내가 하게 됐는데, 내가 제안한 몇 몇 굵직한(?) 제안이 김나미 대표와 아내에게 [좋은 생각]으로 받아들여졌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그러하듯, 아내 역시 가구의 선택이나 배치시 색상과 디자인, 레이아웃에서 그녀 만의 기준이 있다.

아내의 인테리어 취향은 단순하면서 밝고 깔끔함이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화려함이나 화사함보다 담백함을, 채워있는 느낌보다 비어있는 느낌을 좋아한다.

김나미 대표가 클라이언트의 기본 성향을 알아보기 위한 절차로, 우리가 살던 집을 방문해 집 안을 둘러보고는

"꼭 필요한 것 외에 모든 것이 최소화되어 있다"며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개성이 강하다"고 표현했다.

 

내가 30년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고 표현한 건,

이번 인테리어를 하면서 내가 제시하고 결정한 사안에 대해 아내가 무척이나 만족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제 나보다 낫네~ 어쩜 그렇게 내 생각을 잘 맞춰요?  이상범氏 많이 발전했다...*^^*"

 

아내의 취향을 판단하여 내린 결정이 아내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인정받았다는 것이,

30년을 함께 한 사람의 생각과 괴리되거나 겉돌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니 뿌둣함을 느낀다.

 

 

 

 내가 제안한 주방 벽의 사선(斜線) 처리가 이번 인테리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보다 액티브한 느낌을 줄 거 같은 역사선에 대한 욕구가 더 강렬했으나,

 벽을 끼고 돌 때 이마를 부딪힐 것이 우려되어 아쉽지만 그냥 사선으로 처리.

 

 

 

 아내가 벽에 못 박는 것을 극도로 꺼려 식탁 벽과 거실 복도 벽을 픽쳐 레일(Picture Rail)로 처리하니 갤러리 분위기가 연출된다.

 스트링의 좌우 이동과 길이 조절이 가능해 어떤 형태의 액자로 바꾸더라도 위치를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이점.

 전체 길이가 3M에 가까운, 높이가 약간 낮은 듯한 식탁은 길이 2200mm의 긴 식탁과 735mm의 정방형 식탁으로 분리해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의외로 편안함이 느껴져 여기 자리잡으면 식사는 물론, 노트북이나 독서를 포함

 그림 그리기와 다림질까지 모든 작업이 가능한 다용도 작업대가 된다.   

 

 

 

 아파트 단지의 최대 취약점은 맞은 편 아파트로부터 사생활 보호가 불편하다는 것.

 밖을 보면서도 내 공간을 보호받기 위해 거실 창에 커튼을 대신하여 루버 셔터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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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

어둠이 드리운 가로등 아래 하얀 눈이 불빛을 받으며
너무나도 소담스럽고 풋풋하게 내려 앉는다. 

그리고, TV에서 방영되는 [앙드레 류의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캐롤과 성가가 소프라노, 합창단, 소년소녀 합창단을 통해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마침맞게 흘러나오는 [Old Toy Trains].
어쩜 이리 감미로울 수가..


꼭 밖에서 들뜬 분위기에 함께 해야만 행복한 크리스마스는 아니다.

아름답고 은은한 캐롤을 들으며,
눈 내리는 창 밖을 내다보며,

우리 부부는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앙드레 류]는 영화배우 [멜 깁슨]과 너무나도 닮았다.
헤어스타일은 물론, 하관과, 심지어 이마의 주름살까지..

 

아버지인지, 할아버지인지 언뜻 구분이 안가지만,  음악을 들으며 아이를 감싸고 있는 이 모습이 너무 좋다.
내가 할아버지가 되면 이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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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사기 위해 오랜만에 찾은 카페랄로.

오랜만에 오셨다며 아는 직원들이
커피와 케익을 서비스로 챙겨준다.

40000원어치 구매에 서비스만 18500원.
갈 때마다 뭔가 챙겨주려는 마음들이 고마운데,
새삼, 사람끼리 어루어지는 세상에서
무든게 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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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까사미오에서 있었던 연그린 임원회의.

옆 자리를 보니 이상한게 눈에 띈다.
 


우산 손잡이에 달려있는 그물망.
그물망 안에는 지갑과 핸드폰이 들어있다.

"이건 뭐야?"  여러 사람의 뜨악한 표정에 주인인 이건성의 해명. 
"하도 우산을 잘 잃어버려서 아예 묶어놓았어요." 

- 끝낸준다..
- 전화받거나 지갑 꺼내기 불편하지 않나..
- 그러다 통 채로 잃어버리면..??

등등의 여러가지 반응 중 압권은...
.
.
.
.
.

핸드폰 고리 아니었어??

그 한마디에 모두  빵~  터지고 말았다. ^&^~


그리고 이어진 핸드폰 고리로서의 활용법 시연.



신기한(?) 핸드폰 고리를 카메라에 담는 옥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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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수첩, 휴대폰, 볼펜, 손수건...  이건 기본사항이다.
자동차 키를 포함한 사무실이나 아파트 키.
담배를 피우는 경우, 담배와 라이터.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 필요한 OTP, 혹은 통장.
USB 등 메모리카드.
몸이라도 아플 경우, 약봉투 까지..

일반적인 남성들이 평소 휴대하고 다니는 품목들이다.
화장품이나 예비 스타킹 등 여자들에 비해 휴대 품목이 적다고 하더라도 한짐이다.
옷을 갈아 입으려면 주머니 속에 있는걸 옮기기도 벅차다.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는 출근 전 아침시간이 바빠 전날 미리 옮겨놓기도 했다.
안그러면 바삐 서둘다 빼먹고 다니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나마 봄 가을이나 겨울은 좀 낫다.
재킷을 걸치면 주머니라도 많은 편이라 이쪽 저쪽 주머니에 분산 수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셔츠 하나가 딸랑인 여름엔 정말 답이 없다. 때문에 오로지 휴대품 수납(?)을 목적으로 
무더운 여름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재킷을 걸치는 경우도 적지않다.

여성들 핸드백이 그런 면에서 참 편해보이는데,
관습이라는게 뭔지 남성들은 그런걸 들고다니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품위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든 사람일수록.

그나마 영 세대들이 배낭 등을 이용하고,
외국의 경우 정장을 한 직장인들도 노트북 수납용 백팩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직장인들의 경우 서류가방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직도 정장에 백팩은 뭔가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거 같다.


양복을 벗어버리니 나 역시 휴대품 수납이 아쉬웠다.
캐주얼한 옷차림에 서류가방은 오히려 어색해보여 캐주얼 숄더백을 사용하다
집사람의 권유로 작년에 가방을 바꿨는데 너무 편하다.




집사람의 권유로 구입은 했으면서도 처음엔 어색해 며칠을 집에 두고만 있었는데,
한번 바꾸어 사용해보니 종전에 사용하던건 어디 있는지 관심 밖이 되어 버렸다.

다이어리, 책에 왠만한 소품까지... 심지어 와인병도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공간이면서도
그리 투박하거나 커보이지도 않는다.

사시사철 저거 하나만 들고나오면 내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게 항상 구비되어 있다.  
옷을 바꿔 입더라도 옮기고 자시고 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편할 수 없다.

물론 저것도 폐단이 전혀 없지는 않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 게다가 술을 마시면 정신줄 놓고 다니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좀 곤란하지 않겠나.


사람들의 인식이라는게 참 묘하다.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그렇다.
저걸 들고다니는 나를 보며 "참 젊게 산다" 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남자들에게 사용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이 고개를 흔든다.
자기는 못한다는 얘긴데, 왜 나에겐 젊게 산다고 하면서 자기는 못한다는걸까?
어색하게 느껴져서이기도 하겠지만, 젊게 산다는 표현도 '언제 철 들래?' 라는 우회적 표현일지도 모른다.

집사람이 동네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그러더란다.
"지연이 아빠가 키플링백을 걸치고 있는게 너무 좋아보이더라" 며 "젊게 사시는거 같다" 고.
이 말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거 같다.

얼마 전, 열려있는 가방 안을 들여다보던 집사람이 그런다.
"정리도 참 깔끔하게 잘 하네..  나보다 낫다."



내 나이 또래의 남성들이여~~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만큼 내게 큰 관심이 없다는걸 알자.
어색함은 내가 느끼는 것이고, 남들은 나의 어색함을 눈여겨보지 않는다.
또, 그런 스스로의 어색함은 잠시일 뿐, 바로 편안함에 익숙해 질 것이다.
그리고, 그럴때쯤 오히려 남들은 그런 내가 더 인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편리하면서 남들에게 좋게 보인다는데,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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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직장에서 모시고있던 분의 따님 결혼식에 다녀왔다.
직장을 그만둔 후 옛 직장동료들의 모임에 거의 발을 끊고 지내는 이유로
이런 경조사가 내게는 모처럼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직장동료들과의 모임에 발을 끊고 지내는건 달리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남자들 모이면 군대이야기만 한다는 식으로, 20년을 함께 한 사람들이 모이면
의례 그 시절 이야기가 무용담처럼 주를 이루게 되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면 내게 대해 많이들 궁금해한다.
직장생활을 할 때 제법 안테나가 높다고 인지되던 사람이
안테나를 완전히 접고 사는게 이상한 모양이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의 나에 대한 반응이 재밌다.
 
대체로 두가지 반응을 보이는데,
보자마자 이구동성으로 하는 첫마디는 살이 많이 빠졌다는거. 
"살이 빠진거야?  살을 뺀거야??"  (운동을 너무 많이 하나...)

또 하나는, 어떻게 점점 젊어지냔다.
"와인집을 해서 그런가.. 패션이 완전 청춘이네.. 연예인 스타일이야.."

그런데, 그 다음 사람의 말이 흥미롭다.
"이형이 원래 예전에도 그런 면이 있었지.."


집에 와서 집사람에게 그 말을 전하며 물었다.
"회사생활을 할 때 똑같이 양복에 넥타이를 매는데도 내가 좀 다르게 보였나보지..??"
집사람의 말, "같은 양복을 입어도 당신이 느낌이 좀 다르긴했지..."

글쎄...  이런 생각이 든다.
옷차림의 느낌이 달라봐야 뭐가 그리 다르겠나...
다른게 있다면 생각의 기준이나 행동이 다를 수는 있겠지.

호기심이 많고 장난끼가 많은 성격 탓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소소한 것에도 엉뚱한 발상과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남들에게는 조금 더 자유분방하게 보여졌는지도 모르겠다.

 
나보다 먼저 나이가 드시는 분들을 보면 대개 두가지 유형이 있다.
그렇게 꼬장꼬장 하시던 분이 나이가 드시며 유해지시는 분이 계시고,
반대로 나이가 드시며 더 자신의 틀이 굳어지며 아집이 강해지시는 분도 본다.

전자의 분은 만날 때 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도 편해진다.
새로운 모습을 보는거 같아 즐거운 반면, 후자의 분은 함께 하기가 점점 부담스럽다.


나이가 들면서 굳어지는게 있으면 유연해지는 것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신체는 어쩔 수 없이 굳어지더라도, 사고만큼은 유연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젊게 사는 비결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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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옥원호교수가 서울 나들이를 했다.
그래서 갑자기 급조된 멤버들.

까사미오 2층에서 넷이서 소주 다섯병.
그리고 2차는 까사미오,   거기서 와인 두병.

그리고 3차로 옮긴 곳은 노래방.

갑자기 옥교수가 한마디 한다.
"당구 한게임 치고 다시 오면 어떨까...??"

그럼 그러지 뭐...

그래서 다시 장소를 옮겼다.




일단 각자 다이다이로 한판.   그리고 두번째는 겐빼이 (일본 용어라 좀 그렇긴하다...)
그래도 친구들과의 오랜만에 이루어진 당구게임은 즐거웠다.


게임을 마치고 정종집에서 다시 3차. 

각자 히레사께 석잔씩을 마시고 계산을 한다음 내가 외쳤다.
"한잔씩 더하지..."

친구들의 이구동성.
"세상에 이런 일이...   이상범이가 한잔 더 하자고 물고 늘어질 줄이야..."

사실 경이로운 일이다.
학창시절 소주 석잔에 그대로 엎어지던 사람이 지금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니...
사실 저 사진의 세사람과 나는 학창시절에 술에 관한 한 비교 자체가 안되던 관계였다.
그만큼 술이 센 친구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물고 늘어질 정도로 천지개벽할 정도의 상황반전이 된 것이다.
"상범이 쎄졌네...  요즘은 먼저 가는 법이 없네..."  옥원호의 증언.
" 내가 최근에 필름 끊어진게 네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상범이가 있었던거 같애.."  박중환의 증언.
"얘가 요즘 확실히 강해졌어.  나보다 잘 버티더라니까.."  배기홍의 증언.

ㅋ~~  이건 자랑거리가 아닌데...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살다보니 이런 반전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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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등학교 반창회가 있었다.

장소를 어디로 해야할지몰라 망설이는 나에게
"그냥 니네 집에서 하면 되지 뭘 고민이냐.." 는 양보의 고마운 격려로 까사미오에 모인 인원은 네명.
보통 8~10명 정도가 모이는데, 연말이라 일정들이 많이 겹칠거 같아 년초로 미룰까 생각도 했지만
되는 사람만이라도 얼굴을 보자는 의견도 있어 날을 잡았으면서도 부담줄까 우려되어 개별적인 확인은 하지않았다.

- 오늘 태우가 올라온다고 나오라는걸 반창회가 우선이라고 안나갔는데...
> 어디서 모인다는데?
- 강남역 4번출구 어디라던데...  하긴 굉복이가 '그럼 우리가 2차로 상범이네로 갈까..' 하던데...
> 그럼 이리 올지도 모르겠네...

비슷한 시기에 휴대폰이 울린다.

- 상범아.. 오늘 니네 반 반창회야?
> 넌 어딘데?
- 어.. 애들 몇명이 사무실로 와서 지금 신천에서 한잔하고 있지.  내가 다시 연락할께..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각에 다른 두곳에서 동창모임이 동시에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들 수다도 무섭다.
넷이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두시간여가 후딱 지나는데, 양보의 휴대폰이 울린다.

양보의 진술에 의한 재구성.

인호 : 야~ 우리 대충 끝나가는데...
양보 : 어.. 우리도 끝나가..
인호 : 그럼 어떻할거야?
양보 : 뭘 어떻게 해...  니들은 니들끼리 알아서 놀아.. 우린 우리끼리 재밌게 놀테니까.. 

그리고 잠시 후 형렬이의 휴대폰이 울린다.
- 상범이네 위치?  거기 애들 많이 알거야.

그리고 다시 울리는 내 휴대폰.
호갑 : 양보가 양보를 안하네...
나    : 야~~ 니들은 돌아가며 5반 점호를 취하냐??  올램 오고 말램 말던가...
호갑 : 어.. 지금 가고있다.


그렇게  박굉복, 유인호, 신윤승, 김병한, 이태우, 이호갑, 이원희가 들어서는데,
맨 마지막에 들어오는 친구,
"상범이 오랜만이다.^^"
@<@.. 
"어~~ 야~~ 너 정말 오랜만이다.  근데, 너 이름이 뭐드라..."
"송준민.."
  이렇게 또 오랜만에 한 친구를 만났다.

어찌됐든 5반의 소수인원 네명이 우리 동기중의 핵심 실세 여덟명을 M&A 한 셈이 됐다.

이 친구들은 올 때마다 우리 직원들에게 2만원씩 팁을 준다. 심지어는 주방까지 찾아가 팁을 준다.
그게 가게주인인 친구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배려라는걸 알기에 친구들의 이런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파카크리스탈 국내총판을 하는 형렬이는 와인잔 3박스를 보내주기도 했다.

학습효과 때문인지 어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라면이 세그릇이나 제공된다.
와인을 열병쯤 마셨나...

이렇게 와준 친구들을 그냥 보내기는 내가 미안하고 아쉽다.
"시간되는 사람 노래나 한곡하고 가지.."


이래서 넷이 들른 노래방.




이 친구 인호에 대한 에피소드.

이 멤버들이 까사미오로 합류하기 전에 있었던 대화.

나 : 야...  인호말이야... 얘는 어떻게된게 내 이름이 상만이라고 잘못 입력이 돼가지고
      날 볼 때 마다 상만이래...  지난 번에 형수 딸 결혼식 끝나고도 '상만아~~ 2차 가자~~' 그러는데,
      난 처음에 다른애 얘길 하는줄 알았더니, 내 어깨를 감싸면서 '상만아~ 같이 가자." 그러더라구...
      그러니 거기다대고 '야~ 나 상범이야' 그러자니 민망해할거 같아 말도 못하고.
      다른 애들이 내 이름 부르는거 보고 깨닫게 해야 하는데...
양보 : 그런 넌 인호보고 '인화야~~' 그래..  그럼 지가 '나 인호야..' 그러면 너도 '나도 상범이야.' 그러면 돼잖아. ^^

그러더니 이 친구가 들어와 앉자마자 양보의 한마디.
"인화야~~  상만이가 너한테 불만있대..."

어리둥절해 하는 인호에게 형렬이가 귀엣말로 뭐라하는데,
상황설명을 들은 듯 막 웃더니 한마디 한다. 
" 아니.. 내 핸드폰에 니 이름을 잘못 입력했나봐..."


노래방에서 한참 흥을 돋는 순간 형수에게서 전화가 온다.
"역삼역 근처에 있는데, 거기 마무리되면 이리 와라."


그래서 각기 다른 세군데서 만난 패거리들의 대표선수들이 결국 한군데서 만나게 됐다. 




물병을 엎지르는 바람에 바지가 홀랑 젖은 **.
바지를 말리느라 벗어놓은 상태에서도 노래는 불러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좀전에 인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의 영원한 상만아~~~^^   어제 즐거웠다."


교복을 입고 다닐 때는 친구가 그냥 같이 어울리고 장난만 치는 존재인줄로만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친구가 참 좋은 존재라는걸 깨닫게 된다.

요즘 경기도 안좋고 좋은 일이 별로 없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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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화요일.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안경현선수가 까사미오를 찾았다.
일요신문에서 안경현선수와 인터뷰를 마치고 2차로 들른 것이다.

마침 재원이도 까사미오에 들렀었는데,
두산베어스의 오리지날 광팬인 우리 부자가 가만있을 수가 있겠는가.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같이 어울렸던 순간이 기사가 되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시간을 함께 했던 것도 즐거움이었는데,
이렇게 기사로까지 담아준 일요신문의 이영미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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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동호회 후배 판다가 3월 주말정모에서 홀인원을 했다.

그 홀인원 축하모임이 월요일 신사동 진동횟집에서 22명이 모인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판다 비용이 꽤 나왔을텐데...


2차 입가심 삼아 들른 노래방.
내가 정한 이날의 미션은, 오늘은 판다의 날이므로  
모든 노래의 가사에 판다가 세번 이상은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것.

꽃을 든 판다...
문밖에 있는 판다...
판다여 떠나가나요...
판다가 원하면 무조건 무조건이야~~~

다들 신들이 났다.  그럼... 뭔가 해야지, 그냥 부르는건 재미가 없지.



젠장...  이런건 100점이 안나와도 되는데... 
만점 받았다고 벌금 물리는데가 대한민국 말고 또 있을까...???
100점이 뜨면 신나는게 아니라 찜찜하다. 자꾸 강탈당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어제는 한장으로 양호하게 막았다.  하루에 5만원을 붙인 날도 있었으니.
그저 99점이 최곤데...

근데, 100점이 나올 때 마다 벌금(?)을 걷는건 모두들 열심히 챙기는데, 
어제 저걸 누가 챙겨갔나 기억이 없다.  설마 저대로 놔두고 온건 아니겠지... 누군가 챙겼겠지.


3차의 기억은 잠만 잔거 같은데, 확인해보니 [가시] 한곡만 부르고 잤단다.
난 왜 기억이 안나지...  문제 있네.  MRI검사를 한번 받아야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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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천님의 전시회를 보러갔던 날.

동호회 후배 해탈과 함께 전시회를 본 후 재벌과 까사미오에서 만나기로 했다.
마침 친구분이 두고가신 카메라를 찾으러 까사미오에 들르셨던 레몬님도 자연스레 합석.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뜸금없이 대학동창이 혼자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 왠일이야? 
> 행원 사람들과 술 한잔하고 한잔 더 생각이 나길래 너 위문차 들렀지...


젠장~~  잘 놀고있구만, 위문은 무슨...
이 친구 혼자 마시라고 놔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이 친구와 붙어앉아 있자니 저쪽도 서로가 초면이라 어색할테고...

어쩐다...???
할 수없지 뭐... 뭉퉁거려 조인할 수 밖에.



이렇게해서 내가 아는 각기 다른 세 집단의 사람들이 얼떨결에 한자리로 모였다.

뭐 서로 알아서 나쁠 것도 없고,
원래 어려서부터 서로 다른 집단의 좋은 사람들 소개해가며 함께 어울리는게 내 취미생활이기도 했다.

1+1+1은 [3]이지만, 푸는 방법과 사람에 따라서는 [1]이 되기도 하는 법. 
다행히 다음 날 들려주는 상대방에 대한 호평들이 나를 기분좋게 한다.

친구 배기홍 왈,
'이상범이 위문한다고 와서 내가 위문받고 가네...'

이 친구야...  넥타이 매는 사람하고 청바지 입는 사람하고는 삶의 질이 다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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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쯤 전 인가...

샤브미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자동차 이야기가 나오니, 갑자기 점장이 그런다.
'사장님... 제가 로또 당참되면 자동차 하나 사드릴께요...'

> ...  자동차...???   뭘로???
- 사장님 정도되면 BMW 정도는 타셔야죠.  BMW 면 되시겠어요?

> 너.. 그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다.  나중에 뒷 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  무슨 말씀이세요..  되기만 하면 그거 못해드려요??

그 다음부터 나는 가끔 남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BMW 를 타고 다니면, 우리 점장이 사준줄 알어...'

그런데, 문제는...   우리 점장이 로또 살 생각을 도통 안 하고 있다는거다.



어제 외부에 나가는데, 점장이 수퍼에 소모품을 사러 간다길래 같이 수퍼엘 들렸다.
물건을 사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데, 문득 카운터 옆에 비치해 놓은 로또복권이 눈에 들어온다.

> 백점장~~  로또 언제 살거야??  나도 BMW 좀 타보자...
- 로또요??  아..  그거 사긴 사야하는데... 사러가기가 귀찮아서...

> 여기 있잖아...  잘됐네.. 지금 사라..
- 제 지갑을 안 가지고 나왔거든요...  사장님이 사세요..'


에~그~~~ 이런....

로또 한장을 사서 점장에게 건네주며 번호 체크해서 내라고 했더니,
번호를 체크하며 점장이 그런다.

- 이거 되면 BMW 사드리면 되죠?
> 이 사람이... 무슨 소리야... 내 돈 주고 산건데...  이거 되면 내가 자동차 하나 사줄께..

- 돈은 사장님이 내셨지만, 번호는 제가 찍잖아요.  번호 고르는게 얼마나 머릴 써야 하는데요.
   그럼 반땅하죠...

> 반땅...???   그럼 좋다.  반땅을 하더라도 본전 5천원은 빼고 반으로 나누는걸로 하자.
   ... ... 근데, 아주머니... 돈 낸 사람하고 번호적은 사람하고 다를 땐 어떻게 나누는게 정답이에요?


주인 아주머니는 잘 모르겠다며 그저 웃기만 한다.


이번 주말까지는 5천원 이상의 기대와 꿈이 있어 행복할거 같다.

이루어질 확률이 거의 없는, 사실상 없는 이야기란걸 알면서도
그래도 가끔은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사는 재미를 주는게 아닐까...



어~~~  혹시...    월요일부터 우리 점장 갑자기 출근을 안하는건 아닐까...
난 로또번호 적어놓지도 않았는데...

아니지...  우리 점장이 그럴 사람은 아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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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근처에 있는 동호회 사람을 만나 점심을 같이 하고 오다보니, 
골목에 사주카페가 즐비하다.

흥미로와 들어가 보았다.
둘이서 와서 차를 마시면 역술가가 한사람을 무료로 봐준다는데,  혼자 갔더니 5천원이란다.

재미삼아 봤는데,

첫마디가...
.
.
.
.
.
.
.

' 작년에 새로 일 벌려놓고 스트레스 많이 받고 계시네요. 골치 아프시겠어요.'

@-@... 흐미~~~ 놀래라...



놀래서, 작년에 미국에서 작은 사고가 있었던 아들놈을 봤더니만,

> 작년에 군대 갔어야 했는데, 부모 속을 좀 썩였네...



금년에 중앙대 연극과에 입학한 딸래미에 대한 첫 마디...

> 얘는 예체능이네...



wow~~~ 흥미진진... 내일은 그 옆에 집을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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