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 보지못한 사람은 논하지마라.
돌아다니기/2001 유럽배낭여행 2008. 11. 18. 02:06 |안주를 시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과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계층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일행부터 젊은 학생들의 무리, 부자간으로 보이는 팀과,
심지어는 장인과 딸 사위로 보이는 팀까지 아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대부분 안주없이
맥주 1000cc 잔을 앞에 놓고 있다. 할머니들도 그렇다.
너무도 화목한 분위기에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는 요청에 기꺼이 포즈를 취해주신 노부부들.
술잔을 들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우리와 매우 흡사한거 같다.
젊은 친구들이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는 모습도 보인다.
술 취하면 동서양이 똑같구나... 어디서나 사람나름이겠지.
낮에 느끼지못했던 독일인들의 낭만적인 모습과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어떻게 저런 사람들의 선조가 나치였을까 새삼 궁금해진다.
자유로움과 넘치는 활기 속에 독일의 강인함이 보이는듯 하다.
브로이하우스에서 본 경이로운 장면 하나.
나는 이곳에서 여지껏 내가 알고있던 개념을 초월하는 더치페이의 진수를 보았다.
한 테이블에서 8명이 술을 먹고 나가면서 계산을 하는데 더치페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있는 더치페이는 총 금액을 인원수로 나누어 걷거나,
혹은 더 나아간들 각자가 먹은 만큼의 돈을 모아 계산하는거 아닌가?
그런데, 여기는 그게 아니었다.
각자 먹은 것을 여덟명이 따로따로 웨이터에게 계산을 한다.
그러니까 웨이터는 테이블별로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의 개인별로 돈을 받는 것이다.
햐~~~ 정말 머리 나쁜 사람은 이 동네에서 웨이터도 못하겠다.
저거 정신 사나워서 어떻게 따로 돈을 받나... 받을거 다 받기나 하는겐지...
오리지날 더치페이란게 이런거구나...
또하나,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장면 하나.
저 사진의 호프잔은 이곳에서 공용으로 쓰이는 잔이 아니다.
단골인 사람이 보관한 개인전용 호프잔이다.
저렇게 열쇄를 채워 보관을 했다가 술 마시러와서 열어 자기 잔에다 달라는 얘긴데,
당구장에서 개인 큐를 보관하는 것도 봤고, 마시다 남은 술을 키핑하는건 익히 익숙하지만,
개인 잔까지 보관을 하다니... 얼마나 단골이라야 저게 가능할까...
웨이터가 헷갈려 다른 잔에 맥주를 가져오면 항의가 엄청나겠네.
뭔가 구분하는 표시가 있겠지만 누구 잔인지 기억해서 본인에게 가져다주려면
여기 웨이터들 정말 너무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참 세상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하는 별난 일들이 너무 많다.
정말 유쾌하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분위기를 만끽하고 나온 후 갑자기 떠오른 궁금증 하나.
저 브로이하우스의 주방과 화장실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저 넓은 곳 천명이 넘는 사람들의 주문을 받으려면 대체 주방은 얼마나 클까?
주방이 하나만 있을까? 아님, 몇군데로 나뉘어져 있을까?
또, 모두 맥주만 마시니, 소변량이 엄청 많을텐데,
저 인원을 감당하려면 화장실은 얼마나 되야할까???
그걸 확인을 해봤어야 했는데... 불가사의다.
숙소로 돌아가는데 거리의 쇼윈도우에 아주 귀여운 모습이 눈에 띈다.

에구 귀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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