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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2 자세히 살펴 본 [돈 키호테] 15
에스파냐 광장으로 불리는 스페인광장에는 돈키호테의 동상이 있다.



저 뒤에 보이는 큰 건물은 호텔이다.  보는 것 만으로도 규모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호텔 앞에는 큰 탑이 있고,  그 탑 앞의 검게 보이는 동상이 그 유명한 돈키호테의 동상이다.

탑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자.
 


저 탑의 중심부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혹시...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아닐런지...

근데, 작가의 동상치고는 너무 거대하지 않나...   위에도 누가 있고, 좌우에도 입회인이 있고.
우리나라 작가 중 저 정도 동상으로 대우받는 사람이 있던가...  고작해야 흉상 정도.  

하긴  대한민국은 왕의 동상도 저 정도 품격을 유지하지 못한다. 
그나마 이순신장군이 가장 위풍이 당당하시다. 
북한의 김일성 동상이 금으로 되어 있다던가... 엄청나다고 하던데, 그거야 논외로 치고.
아직 국가보안법이 있으니, 그거 인정하면 안된다.  하긴 국보법이 아니더라도 내 정서와는 안 맞지. 


가까이 가서 보니,  맞네...  세르반테스.
이 탑은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사망 3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기념비란다.
세르반테스...  호강한다.   자손들은 또 얼마나 좋을꼬. 
조상님이 저리 기상을 떨치며 자자손손에 영예를 주고 있으니...

그럼 돈키호테가 자리잡은 곳을 좀 보자.



돈키호테 동상 앞에는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이 왜 있을까 ?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단순한 조경일까 ??
그렇다면 왜 하필 돈키호테의 동상을 연못 앞에, 그것도 연못을 등지지 않고,
연못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했을까 ???
     
소설에는 돈키호테의 무모한 망상과 광기를 묘사하기 위하여,
돈키호테 일행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돈키호테의 뭔가 특이한 성격 묘사를 동상에 담아줘야 할거 같은데,
표정에 담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풍차 대신, 호수를 향해 돌진하여 뛰어드는 것으로
그의 괴팍하고 고집스러운 면을 부각시키고 싶었던건 아니었을까...

"돌격 앞으로 ~~~"    
지치고 피곤한 일행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것을 독려하는 돈키호테의 손짓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건 어디까지나 정말 나의 무모한 망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뭔가 있을 조각가의 의도를 읽고 싶었다.



가까이서 본 돈키호테 일행.
돈키호테와 그의 충실한 하인 산쵸, 그리고 그의 애마 로시난테.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한 로시난테의 지친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돈키호테는 기세등등하다.
불만은 많고 할 말도 많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듯, 산초의 표정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 
무거운 산초를 태운 어린 당나귀만 죽어난다.


 

자신의 식솔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고지식하고 고집스러움이 묻어나는 돈키호테, 
주인에 대한 못마땅함에 갈데까지 가보자는 산초, 
팔자려니.. 하고 포기한 피골이 상접한 로시난테, 
작은 내가 왜 뚱뚱한 놈을 태워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당나귀.  
더구나 얘는 유일하게 이름도 없다.  

각각의 얼굴에 드러난 표정들이 참으로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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