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에 해당되는 글 678건

  1. 2022.09.19 변산 격포항 [마식당] 2
  2. 2021.09.10 명리학 카페 化通
  3. 2021.06.10 Leaving 금오도
  4. 2021.06.08 알아두면 도움 될 未完의 금오도 비렁길 요약 2
  5. 2021.06.07 금오도에 차를 가지고 갈까, 그냥 갈까?
  6. 2021.06.06 금오도 비렁길 3코스
  7. 2021.06.05 금오도 비렁길 2코스 1
  8. 2021.06.04 금오도 비렁길 1코스
  9. 2021.05.31 비렁길에 대한 나의 오류
  10. 2021.05.30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금오도 식당 찾기 2
  11. 2021.05.28 금오도 솔레이유 펜션 1
  12. 2021.05.25 불현듯 떠오른 금오도
  13. 2020.11.05 만추를 만끽한 발왕산 산행
  14. 2020.09.27 걷기 좋은 [호명호수]
  15. 2020.08.02 연꽃으로 힐링되는 [들풀] & [오롯이꽃]
  16. 2018.12.28 강화 석모도 미네랄온천
  17. 2018.10.23 신구대학교 식물원
  18. 2018.09.16 나의 여행지 숙소 선정
  19. 2018.09.14 유럽의 another 꼬맹이들
  20. 2018.09.14 때론 여행객을 바보로 만드는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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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2018.09.08 유럽 화장실과 맥주의 효율적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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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018.09.06 정감을 주는 벽돌 건축물
  26. 2018.09.05 겐트의 Graffiti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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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격포항에 위치한 [마식당].
4인용 테이블 일곱 개의 단촐한 식당이지만 평일 임에도 손님이 줄을 선다.

오후 8시까지 영업하고 라스트 오더가 7시 임에도 6시 반에 도착한 우리까지 대기번호를 주고 바로 영업종료 팻말을 내건다.

15,000원인 단일 메뉴 '생선구이정식'은 정말 가성비 갑.
다양하면서도 정갈한 밑반찬에 화덕에 구운 세 종류 생선과 백합탕이 제공되는데, 칼칼한 맛의 백합탕에 엄지 척.

쌀쌀하면서 강한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문 밖에서 기다린 20여 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생선구이 좋아하시는 분들 후회하지 않으실 듯.

:


남한산성 불당리 초입에 위치한,
명리학을 오랜 기간 연구하셨다는 분과 그 분의 다섯 제자분들이 운영하는 명리학 카페 화통.

계곡가의 아담하게 잘 꾸며진 조경이 한번쯤 쉬어 가고픈 푸근함을 주는데,
거문고 연주의 팝송과 가요 음악에 취해 창밖을 내다보다 보면 하염없이 늘어지는 듯한 안락감에 시간의 흐름을 잊게 된다.

2층은 상담을 겸한 몇 개의 룸으로 구성되어 있어 몇몇이 편하게 환담을 나누기에도 좋고, 상담없이도 이용 가능하다.

:


오전 9시 40분 여객선으로 금오도를 떠났다.
10시 40분쯤 돌산공원에 도착하여 자산공원까지 운행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 왕복후,

올 때 패스한 참장어거리를 찾아 하모샤브샤브를 맛보는 게 오전 일정.

그.런.데.
가끔 겪지만, 세상 일이 늘 내 뜻대로만 움직여지지 않는다.

케이블카 매표소에 도착하니 창구가 닫혀있다.
'너무 이른가..'

화장실에 들르니 물이 안 나온다.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분기 한번 하는 케이블카 정기점검일이란다.
정기점검일에 맞춰 화장실 저수조 청소도 하고.

작년 홍천 자작나무숲을 찾았을 때 휴일이었다.
발왕산을 찾았을 때도 케이블카 휴일이었다.
인제 곰배령을 찾았을 때는 폭우로 입산 금지.
이런 징크스가 계속되면 어디든 동행 찾기가 힘들어지겠지.

여하튼, 갑자기 스케쥴을 강탈 당한 기분.
돌산공원에서 한 시간 여를 보내기도 지루하고,
다른 곳을 들리기엔 시간이 애매하고,
그렇다고 바로 참장어거리로 가기엔 너무 이르고..

'이번 여정은 하모샤브샤브와 인연이 아닌가보다' 생각하며
완주로 향한다.


Bye 금오도, Wait 완주~

:


비렁길 코스 중간에는 화장실이 없다.
각 코스의 기점과 종점에만 있다.
이 화장실이 내가 꼽는 금오도의 베스트 원탑.
국내외 겪어본 여행지 공중화장실 중 주저없이 엄지 척.
(아.. 포르투갈 산악마을 몬산투의 화장실도 있었다)

규모가 크거나 내외부가 소위 럭셔리하진 않다.
내가 주목한 건 청결도.
외관은 허름한데, 화장지와 세면대의 물비누는 물론, 화장실마다 에어타올이 아닌 페이퍼타올이 비치되어 있다.
바닥에는 휴지 한 장, 물 한 방울 떨어진 것이 없다.
모든 화장실의 청결도가 한결같은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여수시에서 실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월 급여 50만 원의 화장실 관리요원 공모를 하는데, 신청자가 줄을 선다고 한다. 작은 시골 섬에서 50만 원 소득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경쟁이 심하고, 그만큼 소임에 충실할 수 밖에.

관광객 유치가 중요한 지자체, 소득이 필요한 실버계층, 쾌적한 환경을 원하는 여행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상생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다.


비렁길 4~5코스를 마치지 못해 금오도 비렁길의 완벽한 리뷰라 할 순 없지만, 앞서 너저분하게 두서없이 늘어놓은 이야기들을 요약하면 이렇다.

- 줄기차게 해안을 끼고 도는 비렁길을 연상했다면 아니다.
- 하지만, 다양한 특성을 즐길 수 있는 충분히 걸어볼만한 길이다.

- 비렁길 안내문의 거리와 소요시간엔 +알파가 필요하다.
- 전 코스 당일 완주는 풍광을 음미하기엔 시간에 쫒긴다.
- 비렁길 선택코스로는 3코스가 핵심.
- 교행이 힘든 좁은 길이 많아 1코스→5코스 정주행을 권장한다.
- 5코스→1코스 역주행시 교행이 불편하여 주행시간이 더디다.

-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버스는 일찍 끊기고 택시는 두 대뿐.
- 무연휘발유 차량을 가지고 갈 경우, 入島前 연료 확인 필수.
- 마음에 드는 식당과 마트 찾기가 쉽지 않다.
- 현금을 소지하는 게 좋다. 카드 사용이 불편할 수 있다.

 


미완에 그친 비렁길 4~5코스가 궁금하긴 한데,
400km를 다시 달려가기는 망설여진다.
금오도에 대한 나의 속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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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객이 금오도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비렁길 코스가 있는 서쪽 해안은 차량 운행이 안 된다.
동쪽 주 도로에서 비렁길 코스별 경유지인 두포, 직포, 학동, 심포로 차량 이동이 가능하지만,
특정코스에 주차후 코스를 돌고 주차지점으로 걸어서 되돌아오지 않는 한,
어차피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주차한 곳으로 이동할 거라면
굳이 차를 가지고 비렁길 코스로 이동하는 건 의미가 없다.

때문에, 금오도 섬 일주와 안도까지 돌아보고 싶다면 차를 가지고 들어가도 좋지만,
오로지 비렁길만 돌아보는 게 목적이라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이유는 없다.
이 경우, 간단히 필요한 식재료는 여수에서 미리 구입하는 게 좋다.


차를 가지고 들어갈 경우,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금오도에 차는 많은데 주유소가 안 보인다.
가장 궁금했던 거다.
택시 기사님에게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니, 외지인들이 같은 질문을 한다며 알려준 이야기.

주 도로가 아닌 이면도로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금오도에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주유소가 딱 하나 있다.
특이점은, 경유만 취급한다. 무연휘발유는 없다.
때문에, 금오도 주민들이 이용하는 차는 모두 경유차고, 그 중 대부분은 중고차라 한다.
금오도에 정착하고자 처음 들어온 사람 중 무연휘발유 차량을 소유한 사람도 결국 경유차로 바꾼다고 한다.
안그러면 연료를 채우기 위해 매번 배를 타고 여수로 나가야 하기 때문.

그러니 무연휘발유 차량을 가지고 금오도로 들어가는 경우, 금오도로 들어가기 전 연료 확인이 필수다.
안그러면 난감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친환경이 요구되는 섬에서 왜 하필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경유차 시스템이 정착된 것일까.
확인한 건 아니지만, 아마도 소득지수에 따른 경제성이 현실적 요인이 아닌가 유추해 본다.
언젠가는 이곳도 전기차 시스템으로 차츰 변해가지 않겠는가.

차량과 관련된 또 한 가지는, 금오도에는 차량 정비센터가 없다.
타이어나 오일 교환 등 간단한 것은 차주가 직접 하고, 수리를 요하는 정비는 여수로 나가야 하니 이 부분도 참조.


금오도 택시는 부부가 운행하는 카니발 두 대뿐인데,
성수기가 아닌 경우, 한 분이 가사일을 담당하느라 한 대만 운행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학동에서 택시 콜을 위해 전화하니 수신자가 다른 번호를 알려준다.
예약이 밀렸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여성기사님 말씀이 남편이 집에 일이 있어 본인만 운행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부부에게 일이 생기면 금오도에선 택시 이용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택시비는 탑승시 미터기를 꺾고 정산한다.
시간거리 병산제 단가는 좀 높은 듯하지만 호출장소로 오는 콜택시 개념임을 감안하면 납득이 되는 수준이다.
8km 정도 거리에 17,000원 남짓 지불.

버스는 끊겼는데, 택시영업을 하는 부부에게도 일이 생겼다.
거리가 됐든 몸상태가 됐든 걸을 상황도 아니다.
그땐 대안이 뭔가?
숙박을 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숙소에 도움을 청해봐야겠지만,
숙박을 하지 않는 경우엔 정말 어쩔 수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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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점심을 먹었던 직포 삼코스식당을 다시 찾았다.
(달리 찾을 식당도 마땅치 않다)
주문한 갈치조림을 먹고 있는데, 앞 테이블에 자리잡아 메뉴를 고르던 커플이 돌아보며 묻는다.
"갈치조림 괜찮아요?"
"어제 뽈락구이를 먹었는데 괜찮던데요.." 라고 답하니,
일행에게 읊조린다. "갈치조림은 아니라는 거네.."
눈치하고는... 말폼새도 마찬가지...

2코스 중간쯤에서 무릎에 이상을 느껴 등산스틱에 의존하던 옆지기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엄살에 익숙한 성격이 아니라 힘들다는 표현은 안 하지만, 다리 움직임이 3코스를 돌기 힘들어 보인다.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게 어떻겠냐 물으니,
돌아온 답변은 "3코스가 제일 좋다며?"
글쎄.. 그게 좀 아쉽긴 한데, 비렁길 코스의 특징 중 하나가 중간에 빠지는 경로가 없다는 점이다.
일단 접어들면 되돌아 오거나 끝까지 직진이다.

3코스 완주가 가능할까 우려되면서도 옆지기의 강행 의지가 강해 일단 Go~

3코스는 탑 오브 비렁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코스가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길의 구성도 다채롭다.

밟으면 푹신할 거 같은 숲길을 따라가다

몽환적 느낌의 나무 동굴을 지나기도 하고

때로는 다이나믹한 분위기의 업다운이 이어지는 산길과,

탁트인 시원함이 온몸에 와닿는 해안길이 적절히 교차된다.

이날 바람이 엄청 거셌다.
바다와 맞닿은 암반에서는 카메라 셔터 누르지가 쉽지 않을 정도로 몸이 흔들려, 자칫 강한 바람에 떠밀려 바다로 입수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할 정도.
스틱에 의존해 겨우 몸을 지탱하는 옆지기는 아예 바다와 접한 지점에는 다가올 엄두를 못냈다.

코스의 곳곳에서 보여주는 자연은 멋스럽다.


그런데, 사실 저 멋진 풍광들을 일단 카메라에 담아놓기만 할 뿐 그 순간엔 제대로 즐기질 못했다.

점점 고통이 심해 등산스틱에 끌리다시피 걸음을 옮기는 옆지기의 상태가 안쓰러우면서도
딱히 취할 조치가 마땅치 않다.
가파른 업다운이 자주 이어져 업는 것은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길 폭이 워낙 좁아 옆에서 부축하기도 쉽지 않다.
그저 스틱에 의존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을 바라볼 뿐이다.

그렇게 이동시간이 지체되다 보니, 그리 늦은 시각이 아님에도 마음이 급해진다.
산에서는 어둠이 언제 찾아올 지 예측이 안 되기 때문이다.

3코스에는 길바람통전망대와 매봉전망대가 있는데,
조급한 마음에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분명히 지나왔을테고, 사진들을 담은 어느 지점에 있었겠지.

그나마 제대로 기억에 남은 출렁다리.
출렁다리를 지나 10분여를 걸으니 3코스의 종점이자 4코스의 기점인 학동이 멀리 모습을 드러낸다.


무사히(?) 학동에 도착하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울러, 극심한 고통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3코스를 완주해준 옆지기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오후 4시 40분. 5시도 안 됐는데 버스는 끊긴 듯하다.
바로 택시를 불렀다.
예약된 손님이 있어 30분쯤 기다려야 한단다
예약이 많이 밀려있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그나마 30분이라니 다행이다.

우리보다 10여분쯤 후에 도착한 남자 둘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쑥떡공론끝에 걸어서 마을을 떠난다.
그들도 택시를 불렀는데, 한발 앞선 우리로 인해 대기시간이 길어져 그냥 떠난 게 아닌가 싶다.
금오도 대중교통이 이렇다.

:


1코스와 2코스의 연결지점인 두포.
금오도에 사람 발길이 처음 닿은 곳이 두포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를 마중나온 이 고양이가 금오도 고양이의 적통 후손인가..

 

두포마을을 가로질러 2코스에 진입하기 직전 잘 다듬어진 꽃들이 우리를 배웅한다.

 

다소 경사가 있는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니 순해보이는 훈견이 2코스 수문장인 듯 바위 틈 낮은 곳에 몸을 낮춘 채 지나는 사람들을 탐색하고 있다.

2코스 초입은 차량이 다니는 시멘트 포장도로라 비렁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걷는 재미가 없다.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도로가 끝나는 산중턱 지점에 작은 마을이 있다. 굴등마을이다.
굴등마을에는 민박을 겸한 식당(식당을 겸한 민박인가?)도 있다.

처음 보이는 집 앞 그늘막 아래 차량 두 대가 서있다.
'오~ 렉서스까지..?' 그곳 사시는 분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이 섬에서 수입차 정비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이 창고같은 헛간 우측에 있는 작은 길 계단으로 내려가면 굴등전망대가 있다.

 

굴등전망대는 2코스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있어 잠시 코스에서 벗어나 일부러 들리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다.
코스에서 그리 멀게 벗어나진 않는다.

 

이곳에 거주하는 분들의 생활방식이 궁금하다.

 

섬 기후의 특성인 태풍이 왔을 때 지붕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지붕 아래 쪽 기와 위에 돌을 줄로 연결하여 올려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들꽃은 이리 평화로운데,

 

비렁길 2코스는 굴등마을을 지나면 고르지 않은 돌길이 대부분이라 걷기가 불편하다.

 

마을 주민의 안녕을 기원했다는 촛대바위를 지나면 2코스와 3코스를 이어주는 직포가 보인다.

 

 

2코스에서 우리는 예기치 못한 난관을 겪는다.
내 친구들이 인정할 정도로 평소 웬만한 산행에는 어지간한 남성 이상의 지구력과 스피드를 갖춘 옆지기가

갑자기 양 무릎에 심한 통증이 왔다.
어찌해야 하나..
일단 직포에서 점심을 먹으며 무릎 상태를 보고 지속여부를 결정하기로 한다.

:


비렁길 1코스는 함구미에서 시작된다.
숙소에서 함구미까지는 5km 남짓.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체력을 아끼기 위해 숙소 인근의 여천여객선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여천항 인근도 돌아볼겸 9시 20분 첫차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각에 숙소를 나서

여천터미널에 거의 다달았을 즈음 터미널을 떠나는 버스가 보인다.
이런.. 9시 20분이 첫차가 아니었나..
충분치 못한 정보로 40분의 시간을 잃은 게 아쉽지만,
이제 비렁길 경험을 시작하자.

 

함구미항의 비렁길 초입.

 

길 양 옆의 나무가 맞물려 터널같은 느낌을 주는 도로가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운반하여 널었다는 미역널방.
그만큼 바람과 햇볕이 좋은 곳인가 보다.

 

미역널방에서 바라본, 해안을 따라 데크로 조성된 비렁길 1코스.
'이래서 비렁길~ 비렁길~ 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내 가슴을 뛰게 만들며 멋스럽게 다가온 길.

 

이때만 해도 거의 모든 비렁길이 이렇게 조성되어 있는 줄 알았다.

이곳에서 바라본 미역널방.

절벽을 보니 문득 노르웨이의 Prekestolen이 떠오른다.

 

오붓한 분위기의 수달피비렁전망대.

 

고려 명종 25년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금오도에 절을 세운 기록에 의거 송광사 절터로 추정되는 곳.
지금은 아무 흔적없이 낡고 색바랜 안내표지판만 존재한다.

 

비렁길은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걷다보면 동백나무 군락도 지나고, 대나무 숲도 지나며, 길 옆의 작고 예쁜 들꽃들을 무수히 만나게 된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도 주는 비렁길의 특징 중 하나는, 길 대부분이 한 사람이 걸을 정도의 폭이라는 것.
교행이 힘들 정도로 폭이 좁기 때문에 비렁길은 1코스부터 시작하는 정주행이 바람직하다.

5코스에서 시작하여 1코스로 역주행할 경우, 마주오는 사람들과 통행에 불편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모습이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해 흑백 톤으로 담아봤다.

 

멋진 풍광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덧 비렁길 1코스의 끝이자 2코스가 시작되는 두포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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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이 금오도를 찾는 이유는,
모두 다섯코스로 구성된 비렁길 때문이다.
비렁은 벼랑의 사투리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름만으로는 섬의 벼랑을 따라 길이 나있다는 거고,

그만큼 걸으며 즐기는 바다와 섬의 경관이 좋다하여,
섬과 둘레길 마니아들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치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금오도 비렁길은 나에겐 다소 실망스럽다.
비렁길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다.
비렁길에 대한 나의 이해에 오류가 있었던 듯하다.
내 뇌리에 스며든 비렁길의 모습은,

이렇게 해안과 절벽으로 접한 섬 중턱의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와 섬의 정취를 만끽하는 둘레길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의 비렁길은 아쉽게도 많지 않다.

비렁길 코스의 많은 부분은 산길 형태다.
이런 길을 걷노라면 기대했던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전혀 안 보이는 건 아니다.

비렁길을 걷노라면 중간중간 해안과 연결되기도 하고,

비렁길 코스에서 잠시 벗어나 전망대를 다녀올 수도 있지만,
비렁길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늬앙스와 다녀온 분들의 소감을 종합하여 설정한 나의 과도한 기대치와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바다를 보며 걷는 코스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태안의 청사포수목원을 권하고 싶다.

그렇지만, 내가 설정했던 이미지와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 비렁길은 굉장히 걷기 좋은 둘레길이다.
다만, 비렁길에 대해 나와 비슷한 기대와 실망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지 몰라 금오도를 찾을 분들의 판단을 돕기 위함인데, 이 또한 개인의 사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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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도는 자동차 도로가 섬의 동쪽에만 있다.
서쪽에는 금오도를 찾는 이유가 되는 비렁길 다섯 코스의 도보만 가능하며,

동쪽 자동차 도로에서 비렁길 코스별 기종착 지역과 횡으로 간선도로가 연결된다.

여수의 명물이라는 하모샤브샤브도 패스하고 오후 2시 반 여객선을 탔던 이유는,

입도(入島) 당일 여유롭게 자동차로 금오도의 동쪽 탐방을 하기 위해서다.

점심을 거르고 왔기에 숙소 체크인 후 식당 탐방에 나섰다.
금오도가 비렁길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섬이라 신선한 해산물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의외로 식당 찾기가 쉽지 않다.
몇몇 식당 간판이 눈에 보이는 곳은 민박집에서 운영하는 듯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구분이 안 되고 내부를 기웃거려봐도 기척이 없다. 게다가 수퍼나 마트도 찾기 어렵다.
금오도에서 뭔가를 구매하려면 동쪽 중간지점쯤 중심가인 남면에 있는 하나로마트를 이용해야 한다.

우리는 비렁길 코스 검색시 찾은 곳과 펜션의 추천이 일치한,
비렁길 2코스와 3코스의 분기점인 직포의 삼코스식당을 찾았다.

봄볼락구이로 점심을 해결하고 동쪽 도로를 따라 내려가 금오도 동남단 끝에서 다리로 연결된 안도로 들어갔다.
안도 중앙의 상산을 기준으로 대각선으로 나뉜 동고지마을과 서고지마을은 차로 한바퀴 도는 걸로 만족.

서고지마을은 좌측의 대부도와 노란 색의 예쁜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폭이 좁아 차량 진입은 불가하지만, 그리 길지 않으니 걸어서 대부도를 건너갔다 오는 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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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에 차를 싣고나니 불현듯 북유럽여행이 생각난다.

덴마크 히르찰스에서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샌드로 가는 페리에 차를 태우면서 얼마나 설레였는지..
벌써 5년이 지났다.
그러고보니 노르웨이를 여행하며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여객선에 차를 많이 태웠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신기항을 떠나 20여분이 지나니 금오도 여천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여객터미널에서 불과 5분도 안 되는 거리의 숙소 [솔레이유].

옥상과 연결된 좌측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래로 내려간다.

1층과 2층의 가격차는 2만 원.
우리는 2층에 묵었지만, 돌아보니 1층에서의 view도 충분히 훌륭하다.

 

옷장과 가방 등 휴대품 수납공간이 없는 게 옥의 티지만,

어차피 실내에서 오래 묵을 건 아니니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고,
뽀송뽀송한 느낌의 정갈한 침구만으로도 충분히 상쇄가 된다.

 

아침에 눈을 떠 침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Goooood !!!

 

금오도의 식당은 기대에 못미친다.
식당이 많지도 않지만, 주변에 보이는 식당은 메뉴와 내용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오히려 식자재를 준비하거나 식당에서 회를 take away 하여 숙소 테라스를 이용하는 게 한결 깔끔하고 운치있다.

 

상당히 넓은 욕실에는 2인용 월풀도 구비되어 있다.

금오도의 다른 숙박시설에 대해 모르지만, 솔레이유 펜션의 시설과 조망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2박 이상 투숙시 1일당 1만원 할인.

:


몇 년 전 지인으로부터 함께 가보자고 제안 받았던 금오도.
어떤 곳인지 궁금해 금오도 관련자료를 노트북에 keep해 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노트북 여행폴더를 뒤적이다 그때 금오도 자료를 보고는 불현듯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계획 5단계.
장소 - 일정 - 코스 - 숙소 - 교통.

◈ 장소는 정해졌고,
◈ 주말은 직장인들을 위해 공간을 비워주는 게 백수의 도리이니 일정은 주중 3박4일로.
◈ 금오도에서의 코스는 당연히 비렁길이 주가 될테고, 금오도만 들어갔다 바로 올라오긴 그러니, 올라오는 길에 BTS로 인해 유명해진 완주 한옥마을을 들러보기로 한다.
◈ 숙소는 금오도에서는 바다 조망이 좋은 곳, 완주에서는 당연히 한옥에서.
◈ 교통편은 잠시 KTX를 고려했으나, 운전이 좀 피곤하더라도 차를 가지고 가는 게 아무래도 짐 휴대 와 동선 조정 등 움직임이 용이하겠지.

이렇게 갑작스레 계획을 잡은 금오도 - 완주 여행.
여수와 금오도에는 선착장이 여러 곳이 있다.
따라서, 여수에서 금오도로 들어가는 경로도 다양한데,
돌산 신기항 ↔ 금오도 여천여객선터미널 코스가 운행시간, 차량탑재, 소요시간 등에서 가장 적합해 보인다.

 

(P.S : 여객시간표 등의 자료에는 신기항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정작 지도에는 신기항이 없고 신기선착창으로 표기된다.)

▶ Tip : 차를 가지고 가는 경우 네비 목적지에 신기선착장이 아닌, [금오도비렁길여객터미널]을 설정해야 한다.
이름만으로는 마치 금오도에 있는 비렁길 인근 터미널 같지만, 신기선착장에서 400여 미터 거리의 여객터미널 명칭이다.

오후 2시 30분 여객선을 타기 위해 8시 45분에 집을 나섰는데,
줄기차게 비가 내린다. '그래도 이 정도 비면 배는 뜨겠지..'
소심한 기우마저 불식시키려는 듯 여산을 지나니 비가 그친다.
하지만, 천안까지 차가 붐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당초 계획은 여수 참장어거리에서 하모샤브를 맛보고 신기항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여객선의 차량 적재용량을 몰라 자칫 2시 30분 승선을 못하는 거 아닌가 싶어 바로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오후 1시 25분 도착한 금오도비렁길여객터미널에는 이미 금오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모처럼의 山行다운 山行.
강원도 평창의 해발 1,458M 발왕산을 찾았다.

용평리조트에서 발왕산을 오르는 코스는 두 가지.
[엄홍길]과 [구름길].

좌측 능선을 빙 둘러 오르는 엄홍길이 거의 직선 코스인 우측 구름길에 비해 아무래도 거리가 훨씬 길다.

우리는 저명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즐겼다는 엄홍길로 올라가 구름길로 내려오기로.

이미 많은 낙엽이 쌓여 만추를 느끼며 낙엽 밟는 소리가 힘듦을 잊게 할 정도로 정겹게 귓가에 와닿는다.

정상 근처에 도달하니 모자를 바꿔 써야 할 정도로 바람이 매섭다.

1458M 발왕산 정상.

정상으로 올라갈 땐 하나였는데, 다녀오는 사이 누군가 짝을 만들어줬다. 혼자 있을 때와는 달리 한결 덜 쓸쓸해 보인다.

5월(?)인가 새로 오픈했다는 스카이워크.

거센 바람으로 입장이 통제된 게 못내 아쉽다.

왼쪽 봉우리가 스카이워크에서 바라 본 발왕산 정상.

또 다른 등산로 입구인 구름길로 하산.

지난 달 중순경 "발왕산 한번 갈까..?" 제안한 친구에게
"덕분에 오랜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했네.. 고마워~" 하자,
이 친구 웃으면서 "아니..내가 고맙지.. 난 그냥 별 의도없이 한번 던져 본 건데, 네가 그걸 덥석 받네.."

ㅎㅎ~~ 말이 씨 된다더니, 알찬 열매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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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청평면의 호명호수를 찾았다.

 

호명호수까지는 차량 진입이 불가하고, 호수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버스 운행이 일시 중단된 상태라 도보로 올라간다.

 

주차장 입구에서 호수까지는 3.8km로 포장이 잘 된 왕복 2차선 도로지만 계속 오르막이라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평소 걷는데 익숙하지 않은 경우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거리.

 

호명호수는 양수발전을 위한 물을 저장하기 위해 고도 560m 정도의 산 위에 조성한 인공호수다.

 

호수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만으로도 호수의 높이를 가늠할 수 있다.

 

발전(發電)이라는 목적성이 뚜렷한 인공호수이다 보니, 강수량에 의존하지 않고

안내도에서 보듯 청평호에서 물을 끌어올려 저수한다.

 

호수에 다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거북상.

'호수에 웬 거북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거북의 등이 태양광 집적판이라고.

거북이 뒤 숲 속에 보이는 팔각정은 호명호수 홍보관.

 

호수 둘레를 우측으로 돌면 산 위에 위치한 갤러리 카페로 오르는 진입로가 있다.

 

갤러리카페 위에서는 둘레 1.6km의 호명호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갤러리카페 내부 구경을 하고 싶었으나, 커피 마실 생각이 없었기에 안그래도 손님이 없어 고민중인 주인장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패스.

 

등산겸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방문하려면 경춘선 상천역에서 오르면 된다.

:

 

가평 설악면의 [들풀]과 [오롯이꽃]은 식사와 디저트 패키지 코스다.

수북한 연꽃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기 때문이다.

 

주차를 하고 내리면 이런 모습이 펼쳐진다.

오른쪽이 카페 [오롯이꽃]. 그 맞은 편에 식당 [들풀]이 있다.

 

먼저 [들풀]에서 식사를 하자.

[들풀] 입구.

 

연잎밥을 안 먹어도 되면 오른쪽 청국장정식.

그 중 초롱정식과 민들레정식의 차이는 오직 잡채의 有無.

 

초롱정식을 시키니 먼저 요렇게 내준다. 이를테면 에피타이저?

오른쪽 위는 들깨스프. 가운데 위는 잘게 쪼갠 누룽지에 소스 첨가.

구운 달걀을 먼저 내주는 게 다소 특이하지만, 꼭 먼저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니..

요게 정식. 거창하진 않지만 딱 먹을만큼 나온다. 청국장이 일품.

 

[들풀]에서 바라본 카페 [오롯이꽃].

무협영화에 나오는 객잔과 유사한 형태.

2층에서의 조망이 궁금했는데, 오픈하지 않아 아쉬웠다.

 

맞은 편은 [오롯이꽃] 오른쪽에서 외부로 이어진 복도형 테라스.

봄 가을엔 저 곳에 자리잡는 것도 좋을 듯한데, 나가보니 좀 덥다.

 

연꽃 조망이 좋은 최고의 좌석.

눈 앞에 펼쳐진 연꽃이 마치 오케스트라를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비 오는 날의 정취도 좋을 듯. 연꽃 건너편에 보이는 게 [들풀].

 

[오롯이꽃]에서는 (커피도 있지만) 꽃잎을 재료로 한 국산차가 제격이다. 직접 구운 빵도 입맛을 당긴다.

주인은 다르지만 [들풀] 영수증을 제시하면 10% 할인.

 

흔히 접하기 어려운 풍성한 연꽃에 마음이 풍요로웠던 순간.

 

잘 꾸며진 조경이 전체적으로 친근감과 아늑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이곳에 조금 못미처 보였던 [네자매 평강막국수]에도 차량이 꽤 많던데, 거긴 언제 가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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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서 석모도까지 다리가 연결되어 배를 타지 않아도 돼 접근성은 좋아졌다.

실내탕과 바다가 보이는 야외탕으로 구성되어 있는 석모도 미네랄온천은 일반적인 온천탕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실내탕에는 아무 것도 없다. 사우나도 없고 온탕과 저온탕 달랑 두 개와 샤워기 몇 개.

샴푸는 물론이고 비누도 전혀 없다는 게 함정.

입장시 비누나 샴푸 개인 휴대도 금지.

오로지 온천수만 느끼고 가라는 듯.

수질 오염의 원천 봉쇄가 목적인 듯하다.

실외탕 이용시에는 상하의 착용이 필수.

래쉬가드 등 준비한 옷이 없으면 유상 대여를 해준다.

실외에는 15명 정도 둘러앉을 수 있는 여러 개의 실외탕과 아이들을 위한 저온의 미니 온천풀장도 있다.

오후 4시를 넘으니 매표구 앞에 대기자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실외탕에서 온천을 즐기며 석양을 즐기기 위함이다.

매표구 앞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족욕탕이 있다.



문.제.는..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오후 4시 20분에 서둘러 출발했음에도 집에 도착하니 8시 반이라는 게 덫.

지루함이나 짜증을 느끼기에 앞서 100km 거리가 4시간이나 걸린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여수나 남해 통영을 가기에도 충분한 시간.

앞으로 바다를 보려면 차라리 동해안으로 가는 걸로.

고속도로는 중간에 휴게소라도 들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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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성남 수정구에 위치한 신구대학교 식물원.


그 앞을 숱하게 지나 다니면서도 찾을 생각을 못 하다 일요일 오후 들렀다.

아름다운 단풍을 이리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다니..


무엇보다 좋았던 건, 휴일 임에도 인파가 별로 없어 호젓하게 걸을 수 있었다는 거.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과 함께 머무는 중앙부의 경우,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 공간으로 뭔가 의욕적으로 꾸미려는 의도에 비해 전체적인 구성이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길을 따라 거니는 외곽부의 단풍에서 가을을 만끽한 걸로 만족한다.


성인 입장료 7000원.


주차장에서 골목길로 연결되는 ZARA HOME 아울렛 매장 3층 카페 창가에서 대왕저수지를 바라보는 전망도 운치있다.


참 오랜만에 보는 펌푸.

물을 한 바가지 넣고 펌핑을 하니 품어져 나오는 물이 마치 소횐되어 나오는 옛 추억 같다.



:

여행에 있어 숙소는.. 하룻밤 묵는 곳? 편히 쉬는 곳?
어디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숙소 선정이 달라지겠지만,
나는 실용성을 중시한다. 고급스러움보다 가성비를 우선시한다.

특히, 중장기 여행일 경우 여행 예산 중 숙박비 비중이 크기에, 우리는 굳이 숙박료가 비싼 도심을 고집하지 않는다.
아울러, 일정을 세심히 결정하여 취소 및 환불불가 숙소도 자주 이용한다. 시설의 질과 무관하게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도심 외곽의 숙박시설은 이점이 많다.
요금이 저렴한 건 당연하고, 주차장을 보유한 곳을 찾기 어려워 유료주차를 감수해야 하는 유럽에서,
외곽은 대부분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아울러, 소규모 숙박업소일수록 아기자기하고 정갈한 분위기로 마치 가정집에 머무는 느낌이 들고,
그런 곳의 주인들이 대부분 소박하고 친절하다.
게다가, 어차피 걸어다니며 이곳저곳을 보는 게 여행의 맛이기에,
숙소에서 도심까지 걸어서 20~30분 거리가 그리 멀다는 생각이 안 든다.

요즘 숙소예약을 위한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이 넘쳐 사전 예약은 물론 당일 예약도 그리 어렵지 않다.
숙소예약 앱 중 가격비교를 위해 가끔 트리바고와 아고다를 보기도 하지만, 여행시 나는 부킹닷컴을 주로 이용한다.
요즘 좋은 앱이 많아 본인이 맘에 드는 앱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어떤 숙소를 선택하느냐는 결국 본인의 판단이다.

숙소 예약 앱을 통해 숙소의 유형을 비롯하여 가격은 물론,
일정별 예약가능여부, 위치, 도심까지의 거리, 조식, 와이파이, 주차 가능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고,
다양한 사진과 리뷰를 통해 어느 정도 숙소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다.

중요한 판단 요인이 되는 이용자 리뷰는 숙소 선정의 우선순위와 주안점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리기 때문에,
리뷰를 볼때 내가 중요시 하는 부분에 대한 평가를 보며, 내가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개의치 않는다.
예를 들면, 도심까지의 거리가 멀다거나, 조식이 부실하다는 등의 부정적 평가는 내 고려사항이 아니다.

또한, 나는 숙소 선정시 여행 일정에 따라 취사와 세탁 등을 고려하여 호텔형, 아파트형 등 기능별 유형을 달리 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에서 독일 로텐부르크의 [Goldenes Fass]와 퓌센 인근 홉펜지의 [Landhaus Berger]는

내가 이상적인 여행지 숙소로 생각하는, 다시 들러보고픈 기억에 남는 곳이다.


그중 가성비는 물론, 종합적으로 최고로 꼽는 곳은 앞서 언급했던 독일 로텐부르크의 [Goldenes Fass]다.



유럽에서 의외라는 생각이 드는 것 중 하나가 시건장치다.
명색이 선진국이고, 그것도 G7에 든다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아파트에서 전자도어록을 보기 힘들다.

딸아이가 사는 파리의 아파트를 보더라도, 현관은 버튼식 시건장치를 사용하면서도 정작 방은 열쇠를 사용한다.
아파트의 경우는 그래도 현대식(?) 열쇠를 사용하지만, 숙박업소는 이런 고전적인 열쇠를 사용하는 곳도 많다.


근데, 이게 시건장치로는 엉성해보이는데 처음에는 열쇠를 제대로 맞춰 꽂기도 어려운 걸 보면,

옛 것이라고 다 무시할 건 아니다.


:

우리가 만난 유럽의 another 꼬맹이들.
얘네들을 만날 때마다 기약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꼬맹이가 떠오르며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우리 꼬맹이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있을런지 하는...

(얘들 이름은 그냥 내 느낌대로 명명)


하이델베르크 성(城)에서 만난 하이델 지킴이 [무심이].

관광객을 피하지도, 그렇다고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고,
그냥 그 자리에서 무심한 표정으로 관광객 수를 헤아린다.



홉펜지의 [시라소니].

외모는 삵의 카리스마를 풍기지만, 겁이 많은 순둥이.
엄청 경계심이 많아 멀리서 바라보는 걸로 서로 만족.



홉펜지의 매력묘 [삼색이].

손짓을 하니 멀리서 성큼성큼 달려와 엉덩이를 내주고는
몇번 쓰다듬고 나니 시크하게 돌아가는 쿨가이다.



베기에서 우리를 반긴 블랙과 화이트가 반씩 섞인 [반반이].

똘망똘망한 눈부터 간지나는 외모의 도도묘(猫)지만,
자기가 먼저 달려와 등을 내줄만큼 사교성이 넘친다.


급기야는 백허그까지 허용하는 로맨틱 캣.

헤어진 후 우리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던 눈길이 찡했다.




그헝빌르 골목 화랑을 지키는 [아티].

고뇌하는 예술가의 표정으로 자신의 가이드가 필요한 고객을 기다리는 듯하다.




풍성한 꼬리 털이 매력적인 오슬로의 [디오].

목에 치장된 장식을 보면 애초 길냥이는 아닌 듯한데, 남루한 모습으로 마치 디오게네스처럼 느긋하게 햇볕을 즐기고 있다.



꼬리를 바짝 세우고 가만 있는 걸 보면 사람의 손길이 싫지 않은가 보다.




함부르크의 [루크].

창 밖을 내다보는(look) 모습과 도시 이름의 끝 두 글자를 결합한 네이밍.

집안에만 있어 밖을 동경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집 밖보단 집 안이 낫단다~~




그 시간 우리의 꼬맹이는 빈집털이를 하고 있다.



:

내친 김에 언어와 관련된 이야기 하나 더.

노르웨이 여행지로 추천받은 [에이랑에르]와 [가이랑거] 중 한 곳만 들른다면 어디가 좋을까.
[안트베르펜]를 다녀온 사람 중에 [안트워프]를 못 가본 사람이 의외로 많다.
[베네치아]의 운하와 곤돌라에 대해 이야기하면 "[베니스]와 비슷한가 보네"라고 말하기도 한다.
뮌헨은 알겠는데 문셴과 뮤니크는 어딘지 모르겠다.

지도상으로 분명 근처 어디인데, 현지인에게 길을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이럴 때 참 난감해진다. 뭐가 문제지..?
발음이 잘못됐나? 엑센트의 문젠가? 억양 때문인가?
그래도 어지간하면 알아 들을텐데..

여행을 할 때 당혹스러운 경우 중 하나가 지명이다.
특히 영어의 모태가 되는 유럽의 경우, 언어별 자음과 모음의 발음 방법에 따라 같은 지명이 전혀 다르게 불려진다.
SAN JOSE가 산호세로 불리는 건 귀여울 정도다.

2년 전 노르웨이 여행 준비를 하며 여행책자와 인터넷 검색시
지도상에 Geiranger로 표기된 곳의 지명이 [에이랑에르]와 [게이랑게르]로 혼재되어 있었다.
어느 게 현지 지명인지 궁금해 그곳 상점에 있는 사람에게 "이곳 지명을 뭐라 하느냐"고 물으니...
돌아온 답은 "가이랑거~"
이건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
찬찬히 생각해보니 답변한 사람이 독일계인 듯하다.
독일어로는 모음 [ei]가 [아이]로 발음되지 않는가.

이번에 다녀온 벨기에의 Gent도 많은 여행관련 사이트에는 [헨트]로 표기되어 있다.
때문에 브뤼헤(이곳도 영문으로는 Brugge로 되어 있어 브루게로 읽는 경우도 많다)역에서
Gent로 가는 티켓을 끊을 때 "헨트~"하니 군소리없이 티켓을 준다.

그런데, 막상 Gent에 도착해보니 뭔가 이상하다.
숙소 주인에게 이 도시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겐트]란다.
"헨트가 아니고?" 라고 재차 물으니 돌아온 대답.
"G.E.N.T. 겐트!"
왜 바보된 느낌은 온전히 내 몫이어야 하는지..

그래도 이 정도는 JOSE를 호세라고 발음하듯 알파벳 자음을 읽는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넘길 수 있다.

노르웨이 여행시 우연찮게 가정집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집주인과 노르웨이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트론헤임을 가려 한다"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아.. 이 양반이 독일계인가..' 싶어 "트론하임"이라 해도 모르는 눈치다.


구글지도를 열어 도시를 짚어주니, "오~ 트론다임~"하며 반색을 한다.

구글지도는 Trondheim의 알파벳 표기 자음에서 [d]를 묵음 처리하며 모음 [ei]를 [에이]로 표기했는데,
내가 현지에서 만난 노르웨이 분은 자음에서 [h]를 묵음하면서 모음 [ei]는 [아이]로 발음한다.
그러니, 트론헤임이 트론다임이 되어버렸다.

나는 늘 현지를 중시한다.
그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예처럼 현지에서도 혼돈스러울 때가 많다.
그때는, 그게 여행중에 겪는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없다.


:

언어라는 게 참 어렵기도 하면서 재밌다.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은 더더욱 그렇다.

이번 여행중 겪었던 최고의 에피소드 하나.


파리의 생선가게에 들러 새우를 보는데, 다크 그레이 계열과 붉은 색 계열이 있다.

생(生)새우를 익히면 붉은 색으로 변하는 건 상식 수준인데,
붉은 새우를 얼음 위에 진열해놓아 확인을 하고 싶었다.

직원에게 "live shrimp?" "boiled shrimp?" 물어보는데, 영어가 전혀 안 먹힌다.
한참을 버벅이다 직원의 입에서 cook이란 단어가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붉은 새우를 가리키며 "cooked?" 라고 물으니 답이 없다.
그러더니 붉은 새우를 가리키며 "cook", 검은 새우를 가리키며 "no cook"이라며 다른 곳으로 간다.
동사 시제는 모른다. 오로지 원형만 안다.

'요리한 거'와 '안 한 거'라는 의미겠지..
내 생각과 같아 구매를 하려고 직원을 불렀더니 다른 친구가 다가온다.
검은 새우(날 거)를 가리키며 형식적으로 "no cook, ok?" 라고 하니,
아니.. 이 친구 "no no no~ cook" 하고는 오히려 붉은 새우를 가리키며 "no cook"이란다.

이건 또 뭔 말이래... 좀 전의 친구와는 정반대다.
뭘까.. 하고 생각하니 단어에 담고자 했던 의미가 달랐다.
앞선 직원이 전하고자 했던 cook의 의미는 [요리가 된]이다.
그러니, 그에게 no cook은 [요리가 안 된]의 의미다.
반면에, 나중에 온 직원의 cook은 [요리를 해야 하는]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당연히 그의 no cook은 [요리를 안 해도 되는]의 의미가 된다.
같은 단어에 한 사람은 과거 행위의 의미를, 또 한 사람은 미래 행위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한마디로 cook을 과거형 동사와 미래형 동사로 본 차이다.

사람마다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은 다르다.
또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부여하는 의미역시 다를 수 있다.
각자가 알고있고 판단하는 범위내에서 자신의 의사를 전하는 것이기에 전달 방식만으로 상대의 오류를 탓할 수는 없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고 하지만, 상대의 진정성만 확인된다면 받아들이는 건 자신의 몫이다.

의사소통이란 결국 상대가 전하고자 하는 의중을 이해하는 것임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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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북유럽에서도 그랬고, 이번 독일 벨기에를 다니며 새삼 확인된 유럽 작은 도시 상가의 공통점은
전면 폭이 생각보다 좁다는 것이다.


밖에서 보기에 '가게가 이리 좁은데 안에 뭐가 있을까' 의아할 정도로 폭이 좁은데,
말 그대로 폭만 그렇고 들어가 보면 의외로 안은 넓다.
어떤 곳은 넓은 정도가 아니라 광활(?)하다.


이 레스토랑만 하더라도 실내의 좌우 폭은 왼쪽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좁지만,

이 좁은 레스토랑의 끝에는 우측 사진과 같이 상상이 안 될 정도로 내부에 신세계가 펼쳐지기도 한다.




앞서 소개한 로텐부르크의 크리스마스 용품점 역시 겉에서 보면 그리 크다는 느낌이 없는데,
내부 종심이 깊고 지하에서 2층까지 복층 구조의 넓은 공간이 이어진다.

'왜 이럴까..?' 생각해보니 이게 중세 작은 도시의 생존전략이다.

오래 전 중세의 지방 작은 도시는 당시의 인프라와 인구 등에 비례하여 태생적으로 규모가 작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다운타운의 종심 역시 짧을 수 밖에 없는데,
종심이 짧더라도 공동체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업종은 존재해야 하기에 공간을 쪼개야 상생이 가능하다.
그렇게 전면 공간은 쪼개더라도 영업을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내부 종심을 늘려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단순한 추론이다.


그런데, 이런 궁여지책의 생존전략은 도시 마케팅 측면에서 엄청난 부수적 효과를 유발한다.

폭이 좁은 건물 구조는 길(골목)을 다양하고 다채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간단히 예를 들면 이렇다.
종심 50m 골목에 10m 너비의 점포가 들어선다면 단지 다섯 개의 점포만 존재하지만,
점포 폭을 5m로 하면 두 배인 열 개 점포가 들어설 수 있다.


즉, 같은 골목에 두 배의 점포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들어서면서

시각적으로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외부인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유동인구를 유인하는 장점이 생기게 된다.



자칫 밋밋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길에 생명력을 주는 도시 미학.

중세 작은 도시가 주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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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며 대한민국의 편의성을 가장 크게 절감하는 게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물론, 웬만한 건물에서 다 이용 가능하고,
하철 역사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하지만, 유럽에서 가장 불편하고 곤혹스러운 게 화장실이다.
유럽은 기본적으로 무료 화장실이 거의 없다.

지하철 역에 화장실이 없는 건 기본(?)이고, 대부분의 화장실이 유료다.
기차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 공공시설은 물론,
심지어 고객 유치가 지상 과제인 대형 쇼핑몰마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 하는 곳이 많다.
본인이 먹은 건 뒷처리도 본인이 해야 하는 사용자 부담이 원칙이라는 건지..

돈을 내더라도 필요할 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가장 황당하고 난감한 건 백화점의 경우.

한국의 백화점은 화장실 관리에 엄청 신경을 쓴다.
층별로 화장실이 있는 건 당연하고, 화장실이 무척 쾌적할 뿐 아니라 공간도 넉넉하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한 유럽의 백화점은 6층인 경우에도 화장실은 두 개층 정도에만 있고,
그마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두 칸 정도. 그러니 화장실 앞은 늘 장사진이다.
하나 있는 화장실이 수리중이라며 아예 폐쇄된 백화점도 있었다.
우리 개념으로는 상상이 안 되는 상황.

그러니, 조금이라도 생리적 현상이 느껴지면 미리 화장실을 찾아 곤혹스런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화장실이 있으면 아직 때(?)가 아님에도 억지로라도 들렀다 가야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이런 환경에서 제일 고마운 곳이 화장실 이용에 비교적 관대한 스타벅스다.
때문에 어디를 가던 스타벅스가 보이면 안심이 되고, 위치를 머리 속에 담아두게 된다.

이런 가운데 발견한 거리 한복판의 무료 화장실.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화장실인데, 기왕이면 펜스를 조그만 더 높여줬으면 좋았을 걸.

사용 여부 식별을 위한 높이라 이해하더라도 사용자는 시선 처리가 애매하잖아~


이 화장실을 다른 측면에서 고찰(?)해 본다.


각국의 대중적 물가비교 지수가 있다.

나는 재미삼아 코카콜라 가격으로 나라별 물가를 가늠하곤 한다.

품목 하나로 물가를 비교한다는 게 억지지만, 어느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게 코카콜라이기 때문이다.


그런 물가비교 관점에서 내가 경험한 유럽 3개국 기차역 화장실 요금을 비교하면,

프랑스 파리동역 75센트, 독일 슈투트가르트역 70센트, 벨기에 겐트역 60센트.

기차역 관리가 국영인지 민영인지 모르지만, 묘하게도 화장실 요금 차이가 내가 느끼는 나라별 체감물가 차이와 비슷하다.


화장실 요금에 대한 사족 하나 더.

파리동역에서 75센트를 내고 화장실에 들어가 소변기와 좌변기를 본 순간 든 생각.

'어~ 큰 거와 작은 거 요금이 같은 건 불공정한 거 아닌가..'

그리고 뒤이어 떠오른 생각.

'아~ 어차피 여자 화장실은 구분이 안되는구나..'



화장실 이야기를 하다 다소 뜬금없지만, 맥주 이야기로 넘어가자.


유럽의 병맥주는 우리나라와 비교해 사이즈가 작다.

특히, 벨기에 병맥주는 작지만 강하다.



내가 본 벨기에 병맥주는 거의가 330cc의 작은 용량이지만, 알콜농도는 11%까지 봤다.

거의 와인 수준.

국산 맥주와 비교하면 용량은 절반이지만 알콜도수는 두 배다.

곰곰 생각해보니 이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산술적으로는 절반만 마시고도 취하는 효과는 비슷한 셈이다.


술값 덜 나오고, 들어가는 양이 적으니 배도 덜 나올테고, 취기는 빨리 오니 음주시간 줄어들어 귀가시간 빨라지는 등,

꽤나 효율 높은 맥주체계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유럽의 화장실 문화와 결부시키면 굉장한 메리트가 생긴다.

적은 용량 흡수로 인해 귀가길 화장실 사용 빈도도 반감될테니 그만큼 유료 화장실 비용도 줄어드는 경제적 이득도 생긴다.


맥주 도수가 높고 맥주 용량이 적은 이유가 덜 마시고 빨리 취해 화장실을 덜 가자는 의도였겠냐만은,

사회현상은 의도됐든 의도치 않았든 묘하게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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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세 도시를 다닌 거지만, 벨기에가 레이스(lace) 등 수예품이 매우 발달한 나라라는 인상을 받는다.

가는 곳마다 수예품 전문점이 많은데, 아내의 판단에 따르면 디자인과 짜임새 등 제품의 질이 우수하면서도 국내와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싸다고.



관심 가는 것이 많은 만큼 구매에 대한 자제력도 비례.



이걸 보니 꼬맹이에게 선물하고픈 싶은 생각이 든다.



남자는 여자보다 지켜줘야 할 게 많다.




동상 오른쪽 비닐하우스는 우리의 포장마차 같은 거.
포장마차 주인이 자기 가게의 출입구 안내표지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통이 앞에 있는데 누가 제대로 보겠나.
그걸 떠나서 동상 전면에 쓰레기통을 놓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이분이 누구신지 내가 알 턱이 없지만, 이래저래 참 수모가 많으신 분이다.
이 사진만으로는 안 보이는데, 윗 부분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손 위에 올려진 맥주 캔 하나.
여기까지 기어오르는 거 쉽지 않아 보이던데..
동상 아래가 새까만 이유가 있다. 얼마나 기를 쓰고 올랐으면..


이 동상에서 또 하나 궁금한 건 동상 중간을 장식한 각종 문양들.



큰 방패는 이 분과 관련된 가문의 문양이라 치더라도, 마치 그림문자 같은 작은 표식들은 무얼까.

범선과 가위와 사람 그리고 물고기의 표식 등이 있는 걸 보면, 이 분의 탐험기록 같은 게 아닐런지.




운하변을 따라 앉아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는 젊은이들을 계속 보게 된다.
날씨가 좋을 때 이런 모습은 젊음의 낭만으로 보일텐데,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차던 이날 이들의 모습에선 아직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쓸쓸함이 느껴진다.
본질을 모르는 채 날씨에 따라 같은 현상을 다르게 느끼는 나는, 감성이 풍부한 건지.. 판단력이 부족한 건지..



브뤼헤에서 많이 본 실버 투어단. 겐트는 더 하다.

번호판을 든 깃발 부대가 곳곳에서 무리지어 다니는 게, 그만큼 이들에게도 겐트는 생소한 곳인가 보다.



보트투어도..



학생 단체견학 모습도 브뤼헤와 비슷하다.

쌀쌀한 날씨에 운하변에 있는 커플의 패션과 포즈가 예사롭지 않다 싶었는데,

내 옆의 누군가가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그들의 모습을 열심히 담고 있다.

아마 상업적 목적의 촬영을 하는 모델인 듯하다.





NH농협이 겐트에서 호텔 사업을? ^^




늦은 시간임에도 건물 안에서 각종 악기음이 들리는 걸로 보아 음악학교인 듯.




벨기에 4종 세트 모형을 담은 기념품.

브뤼셀 오줌싸개 소년이 겐트까지 원정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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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중세 유럽 건축물들이 그러하듯 켄트의 건축물도 디테일이 강하고 아름답다.



한땀 한땀 수를 놓은 건물 구석구석에 배치한 조각과 문양들을 들여다 보노라면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듯하다.   



전면 상단의 그림과 그림 위 창문 좌우의 부조(浮彫)야 다른 건축물에서도 많이 봤지만, 창문 아래 네 개의 구멍 용도는 무얼까.

특정 행사에 쓰이는 깃발 꽂이?

지붕 밑을 평면으로 하지 않고 음각으로 공간을 만든 것도 그렇고,

벽면에 청동 조각을 심은 세세함까지.  



다른 곳에서는 내가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미처 관심을 갖지 못 했을 수도 있는데,

겐트의 건축에서 자주 눈에 뜨이는 부분이 있다.

 


벽돌을 가지런히 쌓아 올린 벽돌집이 많다는 거.

그것도 단층 주택이 아닌 중층 건물이 많다.



또한 그런 벽돌집 상층부의 나무로 된 창들도 눈길을 끈다. 




벽돌 건축물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돌로 축조된 건축물은 벽돌이 주는 느낌과는 또 다른 무게감과 정감이 느껴진다.




이 건물의 외관은 벽돌같은 돌인지, 혹은, 돌같은 벽돌인지 다소 애매하다.




이건 벽돌로 축조후 진흙을 덧바른 느낌.







이게 뭔가 했다.

건물간 연결고리인가 했는데, 건물의 기울어짐 방지를 위해 철 구조물로 서로 떠받쳐 놓은 모습.

이 정도면 철거 대상이 아닐까 싶지만 실내는 불이 켜져 있다.




부조, 조각, 나무, 돌, 벽돌 등,

위에 언급된 모든 소재들이 모두 혼재된 건물. 

게다가 현대의 메탈 구조물까지. 측면 구조물의 용도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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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거리 예술로 자리잡아 나간다는 Graffiti.
이태리어로 낙서라는 뜻의 그래피티는, 벽에 스프레이나 라카 혹은 페인트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 행위다.

겐트의 한 골목에도 Graffiti Street이 있다.


이곳을 관리하는 주체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든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수 있는 모양이다.

때문에 이곳 벽의 내용은 수시로 바뀐다고 한다.



Graffiti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런 행위를 예술로 볼 것이냐, 남의 재산에 무단으로 낙서를 하는 범죄로 볼 것이냐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라는 거.


재밌는 건, 그래피티를 하는 당사들은 무단으로 한 것만을 진정한 그래피티로 인정하며,

허락을 받고 하는 그래피티는 [뮤랄]이라 하여 전통적인 의미의 그래피티로 인정받지 못 한단다.

합법적인 것을 거부하는, 태생 자체가 다소 반항 혹은 저항의 DNA를 품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살짝 궁금해지는 게,

겐트의 Graffiti Street은 합법일까, 묵시적 불법일까..

그리고, 그림이 그려진 이 벽의 소유권자는 누구일까..

행정자치단체 등 공공의 소유? 사유재산?



호기심에 찾아보니, 한국은 graffiti를 형법상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도..

그래피티는 누군가에게는 해방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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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평범한 것에 환타지를 준다.
겐트의 야경도 그렇다.


9시가 가까운 시각, 이 자전거의 주인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이들은 이 밤에 무엇을 나누고 있는지...



야경에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모처럼 나도 한 페이지를 쉽게 넘겨본다.








건물 사이의 좁은 노천카페.

이곳의 모습이 너무 낭만적으로 보여 다음 날 낮 일부러 찾아갔다.

결과는... 휑하고 썰렁~ 아주 실망스러웠다.

조명빨이라기 보다 밤이 주는 낭만이었겠지.









지나던 젊은 여자가 내게 시간을 물어본다.

대답을 하려다 귀찮아 시계를 찬 왼쪽 손목을 내밀었더니, 시계를 들여다보고는 "I don't understand."

뭔 소리야..

아~ 디지털 시계에 익숙해 시계 바늘이 있는 아날로그 시계 보는 법을 모르는 듯하다.

이런... 정말 이런 경우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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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에 대해 조금 더 사족을 달자.
언뜻 느낀 거지만, 벨기에의 건축물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유난히 하늘을 찌르고, 삼각 계단형 지붕이 많다.



건물의 지붕이나 탑을 보면,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곡선이 많이 가미된 거 같고,
독일과 스위스가 뾰족한 형태가 많은 듯한데,
벨기에는 그 뾰족의 예리함이 훨씬 더 하다.



건물 전면의 계단식 삼각형 지붕도 그렇다.


사회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분명한 원인이 있다.

그게 환경적 영향일 수도, 신앙적 영향일 수도, 심리적 영향일 수도 있지만,

무엇에 기인하든 인간이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거나 염원에 대한 갈망이 표출된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중세 벨기에 사람들은 무엇이 두려웠고, 그로 인해 무엇을 바랬기에 삶의 터전이 끝없이 하늘을 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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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벤스틴 城 꼭대기에서 겐트 시내를 바라볼 때 유독 솟아오른 세 건축물은 뭘까?

성곽 깃발에서 가까운 곳부터 하나하나 찾아가 보자.



[Saint Nicholas' Church]

건축 전문가는 아니지만 건축학적으로 연구대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대개의 교회나 성당이 겉문을 열면 바로 내부로 연결되는데 반해,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콘서트 홀과 같이 로비가 있다.
로비 안의 중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가려면 티켓이 필요해 우린 로비 구경으로 끝냈지만 내부가 궁금하긴 하다.


Saint Nicholas' Church는 앞뒤가 상반된 컨셉이다.

전면이 전체적으로 각진 모습에 곡선의 기둥이 부가된데 반해, 후면은 디테일은 직선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둥근 곡선 느낌.
때문에 Saint Nicholas' Church는 stylish한 남성적 이미지의 앞 모습과 개성 강한 여성미의 뒷 모습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Saint Nicholas' Church를 지나면, 그라벤스틴 성곽에서 볼 때 가운데 우뚝 선 [겐트의 종루]가 이어진다.


[겐트의 종루] 앞 뒤 모습.


종탑에 오르는 엘리베이터가 있을 정도로, 보기에도 걸어 오르기에는 힘들게 보인다.

저기도 입장료는 8유로. 돈독이 올랐구나 싶기도 하지만, 안 그러면 통제가 안 돼 보존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니 이해도 된다.



종루 뒷모습의 디테일도 아름답지만,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종탑 부분.



종탑의 네 꼭지점에 길게 나와있는 이 봉의 용도는 무엇일까?

단순히 깃발이나 휘장을 드리우기 위한 용도는 아닐 거 같은데, 사방으로 어떤 기세를 발산한다는 상징적 의미인지..

철로 추정되는 저 봉이 내부에 어떤 형태로 고정됐는지도 궁금하다.



Saint Nicholas' Church와 겐트의 종루를 지나 150m 정도의 멀지 않은 거리에
이름에 의문이 있는 엄청난 규모의 성당이 있다.


성당 홈페이지에 [Sint-Baafskathedraal]로 표기된 이 성당은 영문의 백과사전에는 [St. Bavo's Cathedral]로 표기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성당의 이름은 언어에 따라 성 밥스나 바프스, 혹은 성 바보스 성당이 되야 할 거 같은데,

구글지도의 한국어 표기는 다소 쌩뚱맞게 [성 브라보 성당]이다.

영문 알파벳만으로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브라보로 해석하기 쉽지 않다.


더 의아한 건 여행관련 앱에도 성 브라보 성당으로 표기된다는 거.

뭔가 다른 의미나 사연이 있는 건지..

이런 경우 난 명칭을 뭐라 해야할지 늘 고민한다.



여하튼, 이 성당의 규모는 엄청나다.

위성사진을 통해 앞서 소개한 성 니콜라스 교회와 비교하면 짐작이 갈까..



같은 scale의 지도에서 건물 앞뒤 길이도 차이가 나지만, 폭의 차이도 크다.

특히, 건물 후미 폭이 큰 차이가 난다. 마치 새끼 방개와 어미 방개로 비유될 정도.

방개로 비유했지만, 둘의 뒷 모습이 유사한 것도 재밌다.

기록을 보면두 건축물 모두 한번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수 세기에 걸쳐 증축됐다는데, 둘 중 하나는 표절?


성 브라보 성당(어쩔 수없이 편리한 명칭으로 간다)의 내부를 보면,



잔디 그라운드를 둘러싸고 육상트랙이 있듯, 미사를 보는 중앙 홀을 둘러싸고 또 하나의 공간이 있다.



미사를 보는 중앙 홀을 둘러싼 공간.

저 끝의 왼쪽으로 돌면 미사 공간 제단의 뒤로 돌아간다.

마치 성당 안에 또 하나의 성당이 있는 듯하다.



중앙 홀 외벽 여러 유형의 공간들.

이러한 공간들이 중앙 홀을 빙둘러가며 에워싸고 있는데, 지하에도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성 브라보 성당의 규모도 규모지만, 예수님을 비롯해 교황의 형상, 가문이나 지배자의 상징인 문양까지 가득 전시된 걸로 보아,

겐트가 벨기에 역사의 어느 한 시기에 엄청난 권위를 가졌던 도시였음을 알리는 듯하다.

동시에 그 권위의 중심이 성 브라보 성당이었고, 이 성당을 이끌었던 사람이 결국 이 도시의 실질적인 지배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Sint-Jacobskerk(성 야곱 성당?)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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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자전거가 담겨있는 사진을 좋아한다.

그 자전거에 아이의 모습까지 살짝 걸쳤다.

각자의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무언가를 기다리는 순간의 모습이 너무 좋아 흑백으로 담은 한 컷.


그런데, 저 사람들이 기대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그라벤스틴 城은 겐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축조물이다.

외관에서 중세 요새의 느낌이 물씬 풍겨지는 그라벤스틴 城은 외부의 높은 벽과 그곳에서 내려 보이는 중세의 전경,

내부 곳곳의 나선형 계단이 특징인데, 여지껏 본 城들과는 느낌과 구성이 사뭇 다르다.



그라벤스틴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

城內 관람비용은 10유로. 이제 중세로 타임슬립을 해보자.



그라벤스틴 城은 城과 城을 둘러싼 성곽으로 구분된다.

우측 계단을 통해 城 내부로 들어가 정해진 동선에 따라 돌면 왼쪽 출구로 나오게 된다.

단체견학 온 학생들이 내부 투어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입구 기념품 코너를 통해 안으로 들어간다.

그라벤스틴을 잘 보려면 철저하게 정해진 동선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부에서 우왕좌왕 같은 곳을 계속 돌 수도 있다.

몽생미셀 만큼은 아니지만, 처음 이곳에 부임해온 사람 중 식당 못 찾아 몇 끼 굶은 사람도 많을 듯.




이게 중세의 무기들이라는데..



이건 좀 믿기지가 않는다.

실제 전투에서 무기로 활용 여부를 떠나 사람 키보다 긴 이 검을 누군가 휴대했었다고?

더구나 중세인들은 현대인보다 체구가 작았을텐데..



12세기 말 방어요새로 축조된 그라벤스틴 城은 시대의 변모와 함께 백작家의 별장, 죄수들의 수용소,

공업단지 등으로 역할을 달리 하다 1907년에 박물관 형태로 대중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그런 변천과정 때문인지 그라벤스틴 城에서는 일반적인 유럽의 城에서 보이는 화려한 장식의 실내는 전혀 볼 수 없다.

벽과 천정 등 실내 모든 공간이 전혀 가공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노출하고 있으며,

무기고, 고문실, 처형장소 등 어두운 면이 주를 이룬다.



우리가 단두대라 칭하는 [기요틴]과 고문 모습 및 고문 기구들.

기요틴의 구멍 뒤에는 손목이나 발목 등 신체를 받는 자루가 달려있다.

전시된 고문 기구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다.


기요틴에 대한 사족을 달면,

기요틴이 프랑스에 처음 등장했을 때, 사형수가 고통을 느끼지 않는 무통(無痛) 처형이 가능한 혁신제품으로 평가받았단다.

하지만, 순간적인 실행으로 신체적 무통효과는 있을 지 모르지만, 당사자나 사형집행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정신적 공포는 어땠을지..


또 하나 재밌는 건, 기요틴이 나오기 전에는 귀족과 평민의 처형방법이 달랐는데,

기요틴이 나오면서 귀족과 평민이 같은 방법으로 처형됐다고.

처형시 무통효과와 신분에 따른 차별까지 없앤 인도주의적 발명품이 되었다고 하니,

이걸 뭐라 평가해야 할지..



한때 이 성을 지배했던 백작 가문의 문양인 듯하다.




목재 바닥이 많은 것도 그라벤스틴의 특징.

그리고, 그라벤스틴 곳곳을 보려면 끝이 없는 듯한 좁은 나선형 계단을 쉼 없이 오르내려야 한다.

오르내리며 쉬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다.


그라벤스틴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만큼의 보상이 따른다.



그라벤스틴 城 꼭대기의 모습.



성탑에서 바라본 겐트.

먼 모습을 조금 더 당겨보자.



압도적 위용을 뽐내는 저 4인방이 나에게 오라고 손짓한다.




우측 사진은 城 지하의 시설들.

정말 무지하다 할 정도로 단단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밖에...


그라벤스틴은 그간 봤던 유럽의 다른 城들과는 분위가 다르다.

표현하기가 힘든데, 뭐랄까.. 뭔지 권력의 음습함이랄까.

관람후 뒷 맛이 개운치 않지만,



그나마 성탑에서 이런 예쁜 겐트를 볼 수 있어 상쇄가 된다.



城 밖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그런 복잡한 감정을 복기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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