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한 가방
뻔한? fun한!!/뻔한? fun한!!! 2010. 3. 18. 20:47 |지갑, 수첩, 휴대폰, 볼펜, 손수건... 이건 기본사항이다.
자동차 키를 포함한 사무실이나 아파트 키.
담배를 피우는 경우, 담배와 라이터.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에 필요한 OTP, 혹은 통장.
USB 등 메모리카드.
몸이라도 아플 경우, 약봉투 까지..
일반적인 남성들이 평소 휴대하고 다니는 품목들이다.
화장품이나 예비 스타킹 등 여자들에 비해 휴대 품목이 적다고 하더라도 한짐이다.
옷을 갈아 입으려면 주머니 속에 있는걸 옮기기도 벅차다.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는 출근 전 아침시간이 바빠 전날 미리 옮겨놓기도 했다.
안그러면 바삐 서둘다 빼먹고 다니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나마 봄 가을이나 겨울은 좀 낫다.
재킷을 걸치면 주머니라도 많은 편이라 이쪽 저쪽 주머니에 분산 수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셔츠 하나가 딸랑인 여름엔 정말 답이 없다. 때문에 오로지 휴대품 수납(?)을 목적으로
무더운 여름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재킷을 걸치는 경우도 적지않다.
여성들 핸드백이 그런 면에서 참 편해보이는데,
관습이라는게 뭔지 남성들은 그런걸 들고다니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품위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든 사람일수록.
그나마 영 세대들이 배낭 등을 이용하고,
외국의 경우 정장을 한 직장인들도 노트북 수납용 백팩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직장인들의 경우 서류가방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다.
아직도 정장에 백팩은 뭔가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거 같다.
양복을 벗어버리니 나 역시 휴대품 수납이 아쉬웠다.
캐주얼한 옷차림에 서류가방은 오히려 어색해보여 캐주얼 숄더백을 사용하다
집사람의 권유로 작년에 가방을 바꿨는데 너무 편하다.
집사람의 권유로 구입은 했으면서도 처음엔 어색해 며칠을 집에 두고만 있었는데,
한번 바꾸어 사용해보니 종전에 사용하던건 어디 있는지 관심 밖이 되어 버렸다.
다이어리, 책에 왠만한 소품까지... 심지어 와인병도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공간이면서도
그리 투박하거나 커보이지도 않는다.
사시사철 저거 하나만 들고나오면 내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게 항상 구비되어 있다.
옷을 바꿔 입더라도 옮기고 자시고 할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편할 수 없다.
물론 저것도 폐단이 전혀 없지는 않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 게다가 술을 마시면 정신줄 놓고 다니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좀 곤란하지 않겠나.
사람들의 인식이라는게 참 묘하다.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그렇다.
저걸 들고다니는 나를 보며 "참 젊게 산다" 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남자들에게 사용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이 고개를 흔든다.
자기는 못한다는 얘긴데, 왜 나에겐 젊게 산다고 하면서 자기는 못한다는걸까?
어색하게 느껴져서이기도 하겠지만, 젊게 산다는 표현도 '언제 철 들래?' 라는 우회적 표현일지도 모른다.
집사람이 동네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그러더란다.
"지연이 아빠가 키플링백을 걸치고 있는게 너무 좋아보이더라" 며 "젊게 사시는거 같다" 고.
이 말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거 같다.
얼마 전, 열려있는 가방 안을 들여다보던 집사람이 그런다.
"정리도 참 깔끔하게 잘 하네.. 나보다 낫다."
내 나이 또래의 남성들이여~~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만큼 내게 큰 관심이 없다는걸 알자.
어색함은 내가 느끼는 것이고, 남들은 나의 어색함을 눈여겨보지 않는다.
또, 그런 스스로의 어색함은 잠시일 뿐, 바로 편안함에 익숙해 질 것이다.
그리고, 그럴때쯤 오히려 남들은 그런 내가 더 인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편리하면서 남들에게 좋게 보인다는데,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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