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3개월간 많은 음악 애호가들로 하여금 금요일 밤을 기다리게 했던 팬텀싱어가 막을 내렸다.

음향 문제로 대미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우승팀뿐 아니라 다른 팀도 그대로 활동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한 팬텀싱어의 성공 요인은 뭘까.


우선, 다년간 지속돼 온 수많은 오디션 프로에 식상함을 느끼는 팬들에게 중창 선발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제공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고음이 가창력의 절대 기준으로 인식되는 기존의 오디션과 달리,

각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음역대에서 최적화한 조화로움을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청중은 보다 다양한 음역대의 음색을 즐길 수 있었다.

실제 이번 팬텀싱어는 박상돈 손태진 권서경 등 중독성 강한 중저음 신드롬을 일으킨 무대라 해도 과하지 않다.


대부분 순수 아마추어들이 참가하는 기존 오디션 프로와 달리, 본선 참자자 대부분이 대중적이지 않았을 뿐,

성악을 전공했거나 뮤지컬 무대에서 축적된 탄탄한 실력을 갖췄던 것도 팬텀싱어의 성공 요인이다.

원석을 가공하는 과정이 아닌, 부품이 합체 되어가는 조립과정을 보는 느낌이랄까.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장르의 다양함도 흥미를 돋구었다.

가곡에 뮤지컬, 팝, 가요는 물론 동요까지 망라된 다양한 선곡은 팬들에게 신선함과 함께 새로운 음악을 접한 행복감을 줬다.

단지, 스케일 있는 선곡에 집중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곡들이 다소 무거워진 아쉬움이 남는다.


편곡도 참 좋았다.

이번 경연곡 중 유독 일디보의 곡이 많았는데, 원곡과 비교해 보더라도 반주의 스케일이 더 돋보인 느낌이다.

인트로와 브릿지에 적용된 현악기와 관악기 등 악기의 적재적소 배치가 곡의 분위기를 한층 살리면서 싱어들의 음색과도 잘 어우러졌다.


마지막으로, 좋은 연주로 훌륭한 곡들을 탄생시켜준 세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함께 호흡을 맞추지 않던 프로젝트 밴드였음에도, 수많은 경연곡들을 맛깔스럽게 표현해 준 실력자들~


그간 많은 설렘으로 기다려오던 금요일이었는데, 한 동안은 많이 허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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