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5일 일요일 아침 5시50분에 집을 나섰다.
여늬 때 같으면 7시쯤 출발을 하지만, 이번엔 들를 곳이 두군데인데다
아무래도 차가 많이 밀릴거 같아 서둘렀다.

아버님, 동생과 합류하여 망향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천안공원묘지에 도착한 시각이 8시10분쯤.
숙부님들과 사촌들을 만나 할아버님과 할머님께 성묘를 올리고 당진 순성으로 향했다.

서산에 모셨던 둘째 할아버님의 묘를 이장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신 친할아버님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둘째 할아버님에 대한 기억은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다.

서산에 외아들만 두신 둘째 할아버님께서는 서울에 올라오시면 늘 장조카 집에 머무셨는데,
그때마다 초등학생인 조카손주를 무릎 위에 앉히시고는 어루만지시면서 흐뭇해하셨다.
초등학생때 뵌 콧수염을 기르신 둘째 할아버님의 온화한 미소가 중년이 된 지금도 잔잔하게 전해진다.





천안에 들러 순성에 도착하니 10시반쯤.

하관은 11시 이전에 마쳐야하기 때문에 이미 유골을 모신 후 봉분을 만드는 작업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유골을 모신 곳을 중앙으로 하여 기초바닥석재를 깔고 있다.
오른쪽에 계신 분이 지관.

유골을 모시는 순간을 보고싶어했던 재원이가 많이 아쉬워한다.





1차 바닥석재를 깔고 위에 2차 석재를 어긋나기로 깔고, 틈이 벌어지는걸 방지하기 위해
석제 연결부위를 꺾쇠로 고정시키고, 벌어진 틈에는 다시 접착제를 바른다. 





2차 석재에 앙카를 박고 H형 세로석재를 고정시킨 후,




세로석재의 H홈 사이에 벽을 두르는데, 앞면에 무궁화무늬, 측면에는 연꽃무늬를 배치한다.




H형 세로석재에 다시 앙카를 박고 위에 상판을 올려 고정시킨 후,




상판이 흔들거리거나 이탈하지 않도록 다시 연결쇠로 고정시키는 것으로 봉분준비 끝.
이제 이 안에 흙을 채우면 된다.


점심시간.
묘 아래의 비닐하우스에 식단이 차려졌다.




앞에 보이는 미모의 여성은 둘째 할아버님의 손녀딸.
그러니까 내게는 6촌 여동생인데, 아버지가 독자시라 사촌형제가 없어서인지,
1년에 한두번 볼까말까하는데도 만나면 그때마다 어찌나 정겹게 맞아주는지 모른다. 
집사람에게도 무척이나 살겹게 대해주는 고마운 마음에 항상 정이 느껴진다.





곱창전골에, 정갈하게 준비된 밑반찬.  완전 소풍모드다.
어리굴젓도 맛있는데, 어~~  가장 맛있는 게장사진이 빠졌구나...


식사를 마친 후에도 모두들 한참동안 휴식들을 취하신다.
기초작업을 한 석재들 틈에 바른 접착제가 굳고, 석재들이 자리를 잡을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제 저 사이에 흙을 쌓아 봉분을 만들고 떼를 입히고,
앞에 상석과 비석을 세운 후 성묘를 지내야 모든 절차가 끝이 나는데,
아버님의 몸이 불편하셔서 아쉽게도 마무리를 보지못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는 바람에 몸은 좀 피곤했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를 빌어
평소 뵙지못하는 집안 어른들을 뵈면 반갑고 훈훈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견하고 고마운건(?) 재원이.
재원이는 별도로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하지않아도 이런 때 자기는 당연히 가야하는걸로 생각한다.
"저도 가요?"  혹은 "가야돼요?" 라는 질문을 하는 적이 없다.
자기가 집안의 종손이라는 개념이 뇌리 속에 있고, 때문에 본인이 직접 특별하게 하는 일은 없더라도
참석은 해야된다는 인식이 은연 중에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모양이다.



모처럼 집안어른들도 뵙고, 재원이에게 묘 만드는 과정도 보여주고,
또, 프로야구 개막 2연전에서 두산베어스가 모두 이겼고,
이렇게 즐거운 사월의 첫 주말이 지나갔다.

'뻔한? fun한!! > 산다는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쁜 결혼식  (0) 2009.04.13
황문규선배의 부음  (0) 2009.04.07
회장선출을 위한 고교동기모임  (0) 2009.03.31
KS 귀국환영회  (0) 2009.02.05
고교동기 신년회  (2) 2009.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