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fun한!!/산다는건...'에 해당되는 글 164건

  1. 2020.06.02 규정 준수가 사회구성원의 책무
  2. 2019.02.11 내게 교훈을 준 친구의 선물 2
  3. 2017.08.31 지인이 건넨 선물의 의미
  4. 2017.05.06 반가운 해후가 고마운 코점이
  5. 2016.02.25 카페랄로를 잊고 지낼 수 없는 이유 4
  6. 2016.01.23 삼목회 김용조 신년 번개
  7. 2015.12.28 즐거웠던 연그린 동기들의 송년 밤샘
  8. 2015.11.03 두산베어스 한국시리즈 우승 !!!
  9. 2015.09.30 한가위 보름달 보다 크고 넉넉했던 추석 선물
  10. 2015.09.01 친구들에게 건네고픈 마음 1
  11. 2015.05.18 새롭게 인연을 맺은 길냥이 4남매
  12. 2015.01.10 2015년 시종회 신년모임
  13. 2014.10.10 2004년 고구마캐기
  14. 2014.06.08 YRC 입회 40주년 연그린 체육대회
  15. 2012.08.26 2년 만의 연그린 9기 M.T
  16. 2012.06.26 쫌팽이들의 반창회
  17. 2012.03.30 창피하고 가슴졸였던 매연배출 수치
  18. 2012.03.05 뜻하지 않았던 대군 Family의 방문 6
  19. 2012.02.20 2012 연그린총회
  20. 2012.02.06 2012년 고교동창 신년모임
  21. 2012.01.19 익수와 규학이의 환영회를 빙자한 9기 신년모임 2
  22. 2012.01.19 익수와 규학이의 환영회를 빙자한 9기 신년모임 1
  23. 2012.01.16 남편들의 부족한 부분을 알게된 시종회 2012년 신년모임
  24. 2012.01.05 건희와 通하다.
  25. 2011.12.18 삼목회 번개의 나가수식 물주 뽑기
  26. 2011.12.17 미니콘서트로 마무리된 반창회 송년모임
  27. 2011.12.03 행복의 요소를 알려준 충주성심학교 이야기
  28. 2011.12.01 아이들과 나누고픈 이야기
  29. 2011.11.12 친구
  30. 2011.09.28 부부임을 입증하는 부부싸움


"귀가하실 때 창문 모두 열고 운행하시고요,
입국자는 가급적 운전자와 멀리 떨어져 앉으시고요,
마스크 반드시 착용하시고 대화는 하지 말아주세요.

집에 들어가실 때도 엘리베이터에 주민과 따로 타시고,
입국자는 엘리베이터 보턴 등 공공시설에 손 대시면 안 됩니다.
집에서 방은 물론 화장실 따로 쓰시고, 세탁도 따로 하셔야 해요.
집 안에서도 항상 마스크 착용하시고 대화하지 마시고,
식사도 따로 하시고 서로 마주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지난 금요일,
딸 입국시 공항에서 안내 받은 입국자 격리지침이다.
버스도 아닌 승용차에서 떨어져 봤자 뒷자리고,
엘리베이터에 탑승자가 있으면 당연히 안 타겠지만,
우리가 타고 있는데 중도에 누가 타면.. 우린 내려야 하나..

모든 지침을 다 준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어쨌든, 인천공항 숱하게 다니면서 창문 네 개 다 열고 운행해보긴 또 처음이다.

딸에 의하면, 아이까지 포함해 10개의 서류를 작성하고 여덟 단계를 거치며 앱 깔고 위치추적 동의까지 했는데, 앱 확인을 여섯 번인가 하더라고.

집에 도착한 후에도 계속되는 관계부처 담당자의 전화와 문자.
토요일 선별진료소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하루에 두 번씩 체온 등록을 하며 14일의 격리기간 중 3일째인 어제, 담당자가 집까지 찾아와 격리 지원품을 전달해줬다.

아파트 앞에서 미리 전화하여 "집 앞에 두고 전화할테니 그때까지 절대 현관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신신당부와 함께 두고 간 격리 지원품.

체온계, 손 소독제, 마스크, 고무장갑, 입국자용 쓰레기봉투에 스트레스 관리 안내서까지.

겪어보니 대한민국 지자체 열심히 일 한다.
정말 나름 최선을 다해 관리하는 듯한데,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자발적 관리 아니겠는가.
그러니, 이렇게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생각해서라도 개개인의 무뇌아적 뻘짓 자제가 절실함을 새삼 느낀다.
규정을 준수하는 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무다.

아울러, 이렇게 지자체가 열심히 관리하는데도 돌출행동자에 의해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언론도 결과만 놓고 전체를 매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국의 허술한 입국자 관리" 운운하는 질타보다 사회구성원 의식제고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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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에 친구가 보내온 것.

예전 학창시절 생일에 주고받던 LP판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어느 순간 추억이 됐는데,

전혀 생각치 못 했던 거라 마음이 새롭다.

특히,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친구의 호의라 더욱 행복하다.


아닌가.. 

'너 앞으로 나한테 더 잘 해~'라는 압력인가..

그렇더라도 이런 압력은 즐겁지..^^



이 친구에게는 잊지 못하는 교훈이 하나 있다.


학창시절 만날 약속을 하고는 늦장을 부리다 한참을 늦었다.

휴대폰이 없어 한 사람이 늦으면 기다리다 그냥 가거나 고스란히 꼬박 기다릴 수 빆에 없던 시절이다.

얼추 한 시간 가까이 늦어 들어서자 마자 기다리던 친구에게 

"어.. 늦어서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버스를 잘못 타가지고.."

무심한 변명을 늘어놓는 나에게 친구가 한마디 한다.

"여차여차 해서 늦었다고 하면 될 걸, 뭘 그리 쓸데없는 말을 하냐.."


순간 얼마나 무안하던지... 

그 이후 이 친구에게는 정말 쓸데없는 말을 안 하게 된다.

벌써 40년도 더 된, 본인은 기억도 못 할 옛 이야기지만,

나에게는 친구를 대하는 마음을 일깨워준 잊지 못하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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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동호회에서 알고 지내는 지인께서 선물을 주셨다.



"아들이 신발을 사는데 평소 young하게 코디를 하는 강하님은 소화가 될 거 같아서 똑같은 걸 샀네요."

안그래도 늘 잔 정을 많이 베푸시는 분이지만, 육십이 넘어 패션 운동화를 선물 받으니 기분이 새롭다.


아울러 나를 대하는 사람들이 가능한 한 올드한 느낌을 받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각성의 계기도 된다.

변해가는 얼굴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옷차림, 걸음걸이, 말투, 어휘, 체형 등은 그래도 노력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나이에 걸맞는 대우를 의식하기 앞서 상대에 맞춰 나이를 낮추려는 사고가 아닐까 싶다.

나이가 갑(甲)인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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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얘를 처음 만난 건 2012년이 2013년으로 옮겨가는 어느 겨울밤이었다.

느즈막히 접어든 아파트 후문 앞의 한 치킨센터 앞에서 안을 기웃거리던 녀석이 얼마나 안쓰럽던지..


그후 이따금씩 마주치는 녀석을 생각해 가끔은 작은 소세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건네주곤 했는데,

단지내에서 이사를 하여 주로 정문으로 다니다보니 이후로는 거의 마주치질 못 했다.
녀석은 주로 후문 주변을 생활 거점으로 삼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다 며칠 전 밤에 운동삼아 단지 외곽을 걷다 정말 오랜만에 마주쳤다.


얼마나 반갑던지..

코에 점이 있어 코점이라 불렀던 녀석.

처음 만났을 때는 작은 꼬마였는데, 어엿한 성묘가 됐다.


처음 본 이후로 4년이란, 얘네들로선 결코 녹록치 않았을 계절의 변화를 겪으면서도

저렇게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음이 대견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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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초 카페랄로에 들렸을 때 평소 익숙한 실장이 안 보인다.
"인상좋으신 실장님이 안 보이시네요.."
다른 직원에게 물으니, 한 달 예정으로 인도여행을 떠났다고.

어제 카페랄로에 들렀다.

 


셀프 오더 시스템이라 아내가 주문을 하는 사이
다른 실장이 테이블로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잠시 후 인도여행을 갔다는 실장이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며 뭔가를 건네준다.



인도 여행을 하며 준비했단다.

"우리한테는 안 주셔도 된다"니, "두 분 생각하고 준비한 거"라고 웃으며

안그래도 우리가 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단다.

 

아내가 그런다.
내게 먼저 인사했던 실장이 사무실로 들어가는걸 봤는데,
아마 사무실에 있던 실장에게 우리가 온 걸 알려준 거 같다고.
그러고보니 정말 우리를 기다렸던 거 같다.

 

굉장히 고마운 일..
카페랄로를 잊고 지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게 사는 재미, 사람을 대하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행복한 외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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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년말 며느리를 먼저 맞은 후배들 덕에 한 달 사이로 송년모임과 신년모임이 무상으로 이뤄졌다.

1차는 용조翁의 며느리 턱, 2차는 회비.

 

 

그간 삼목회 모임을 뒷바라지 해왔던 호철 총장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되어

앞으로 모임 주관을 쫄따구부터 역순으로 1년씩 돌아가며 하기로.
흠~~ 난 70 넘어 순서가 오겠군..

 

 

 

1차 음주후, 2차로 빵을 먹는 최저 50대 중반의 순수 아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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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밤샘.

연그린 동기들의 송년모임 후 아내의 해외여행으로 집이 빈 중환의 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카드 게임의 일종인 [마이티]는 우리의 캠퍼스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고전적인 카드 게임이다.


같이 끼라는 친구들의 권유를 마다 하고 옆에서 구경만 하다가

가끔 화장실이나 흡연으로 자리를 비우는 멤버대신 끼어들곤 하니, 한 친구가 지갑을 두고 왔냐고 묻는다.

정말 지갑을 두고 와 참여할 수가 없었다면 밤새 구경만 한다는 게 무척 지루하고 따분했을 거다.

정말 그랬다면 친구들에게 돈을 빌렸거나, 차라리 잠을 잤겠지.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함께 참여하는 것 보다 오랜 친구들의 궁시렁거리는 옛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며

라면을 끓여주고 커피 시중을 드는 게 왠지 더 정감있게 느껴져 마냥 즐겁고 좋았다.

기억력을 기반으로 집중력과 관찰력 그리고 심리전까지 필요한 게임을 오랜만에 아사무사한 기억으로 되살리려니

실수가 속출할 수 밖에 없는데, 서로의 그런 모습을 질책하며 박장대소하는 가운데 기억 저 너머 켜켜이 묵혀있던 옛 정이 묻어나온다.

 

아침 7시가 넘어 중환의 집을 나와

성남 종합터미널에서 양평과 대전으로 이동하는 지설이와 인철이를 배웅하며 함께 한 떡만두국과 커피 한 잔, 그리고 그 막간의 대화.

친구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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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2001년 이후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우승이래 네 번 째 우승.

 

현장을 함께 한 기쁨은 무척 컸다.

 

 

 


하긴 하는구나..
내가 우승 현장을 보게 되다니..

 

가을야구를 시작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걸면서도,
말 그대로 희망사항이자 기대였을 뿐 실제 이루어질 거라 생각은 못 했다.
정규시즌 3위로 올라 준플레이오프 - 플레이오프 - 한국시리즈의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우승 현장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팬으로서 엄청난 행복이고 행운이다.
일단 좋아하는 팀의 실력이 최우선 조건이고,
경기가 열리는 장소와 시간도 맞아야 하지만,
빅매치 티켓 확보가 결코 만만치 않기에..

 

그런 면에서 14경기의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해준 선수들이 고맙고,

준PO 한 경기를 볼 수 있게 해준 여리 아우,

한국시리즈 서울 세 경기를 모두 볼 기회를 만들어 준 상훈 아우에게 정말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우승의 기쁨을 나눴던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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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개업하는 날 들른 게 인연이 되어 자주 들르는 카페가 있다.

 

추석 전 날,

부모님도 이 집 빵을 좋아하셔 추석에 드릴 빵을 사기 위해 들르면서,

갈 때마다 늘 뭐 하나라도 더 보태주려는 카페 직원들의 마음이 고맙고

명절이기도 해 직원들 간식용으로 떡과 식혜를 준비해 건네줬다.

 

이곳에 빵을 사러 자주 가면서도 늘 붐벼 빵만 사오곤 했다.

그런데, 그날은 명절 전날이라서인지 모처럼 좌석이 여유롭기에 가져갈 빵과 함께 점심 식사를 주문후

계산을 하려는데 나중에 하란다. (이 집은 선불이다)

바빠서 그러려니 했다. 더구나 우린 단골이니 믿거니 하면서.

 

 

식사를 맛있게 하고 계산을 하는데, 금액이 이상하다.


@<@~ ???   왜 3만원이지..?

빵 값만 받고 식사 값이 빠졌다.


이러면 안 된다니, 그래도 될만 하니까 하는 거란다. 그러면서, 추석에 직원들 집에도 못 가는데, 떡이랑 챙겨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 이러면 미안해서 다시 못 와요. 이럴려고 식사한 거 아닌데..

> 아니신 거 아니까 해드리는 거죠.^^  오늘 식사하고 가셔서 너무 다행이예요~

 

어쩜 말도 그리 정감있고 예쁘게 하는지..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집에 와서 보니

 

 

우리가 주문한 식빵 외에 빵이 한 바구니는 더 들어 있다.

식사와 빵을 모두 추석 선물로 받은 셈.

 

여기 빵을 사러 가면 늘 커피를 제공해 주면서 새로 나온 빵까지 더 넣어준다.

이 카페에 마일리지 적립제도가 있다. 당연히 나도 적립 등록이 되어 있지만,

커피와 추가 빵까지 서비스를 받으면서 어찌 마일리지 적립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그거까지 원하면 내가 쪼잔한 사람이지..

 

그런데, 내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내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마일리지 적립까지 추가로 해준다.

처음엔 그게 무척이나 미안했는데, 이젠 그 미안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리 마일리지가 많이 쌓인들 그 마일리지를 어찌 시용할 수 있겠는가.

이제 그 마일리지는 내게 현금 포인트의 축적이 아닌, 서로간에 쌓여가는 풍요로운 情의 척도다.

   
직원들과 정이 들어 1년에 한두 번 특별한 시기에 직원들에게 간식거리로 과일을 건네주곤 했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렇게 情을 나눌 수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늘 고마운 직원들에게 또 한번 큰 고마움을 느낀다.
한가위 보름달 이상의 풍요로운 행복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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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연그린 9기 모임.
지방 거주자가 많아 인원이 거의 고정적이다.

 

 

 

 

로꼬로꼬조개찜 좋다고 호평.

규학이는 아내와 같이 오고 싶다고.....


매월 모임 때마다 "상범이가 이번엔 뭘 먹여줄까.." 기대가 된다는데, 매번 모임장소 선정도 큰 고민이다.

 

 

2차 계산한 기홍이에게 규학이가 "왜 네가 계산하냐"고 짜증을 냈단다.

그런 규학이의 충정을 받아들여 9월 모임 2차는 규학이가 내는 걸로..
아울러 9월 모임에는 1차없이 바로 2차를 하는 걸로 귀결~^^

 

 

오늘 함께 한 친구들에게 Folk, Pop, 가요 中 선곡한 229곡을 16G OTG 메모리카드에 담아 건넸다.

예전에 테마별 쟝르별로 선곡한 노래를 테이프에 담아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했었는데,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노래를 선물하고 싶어 선택한 매체 OTG(On The Go) 메모리카드.

 


한쪽은 USB로 PC나 노트북에 연결이 가능하고,

한쪽은 5pin으로 스마트폰과 연결이 가능해 자료의 이동과 복사에 아주 편리하고 유용한 메모리카드다.

 

곡에 따라 선호가 다를수 있고, 각기 다른 음원에서 노래를 내려받다보니 음량이 일정치 않는 등 고음질은 아니지만,

친구들에게 잠시라도 옛 시간이 다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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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늦가을 사무실 건물 주변을 맴돌던 길냥이가 건물 구석에서 다섯 새끼를 순산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새끼들을 어디론가 옮겨놓고는 가끔 혼자 나다니는 것을 보고 사무실 직원이 사료를 놓아주곤 했다.
한편으론 그 긴 겨울에 새끼들은 무사한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어미가 새끼들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그리고 또 일정 기간이 흐르면서 어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제 새끼들끼리만 다니는데,

다섯 마리 중 네 마리만 함께 다닌다. 나머지 한 마리는 어미와함께 있는지, 혹은 문제가 생겼는지..

이 녀석들을 위해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는 직원이 사무실 앞에 보금자리를 만들어놓고 사료를 준비해 주었더니,

녀석들은 어딘가 돌아다니다 꼭 들러 배를 채운다.

 

그러다보니 우리끼리 얘네들 이야기를 하면서 이름이 필요해 내가 이름을 지어줬다.

 

사진의 좌측에 있는 애는 검정과 흰색이 반씩 섞여 [반반이].
가운데 애는 제일 영리해보여 [영리].
우측 애는 스킨은 반반이와 같지만 코가 까만게 점이 있는 거같아 [코점이].

 

는 전체가 까매서 [까망이].  제일 포스가 느껴지는 녀석이다.

 

코점이와 영리는 머스마다.


재밌는 건,

처음엔 사료를 먹다가도 우리를 보면 기겁을 하며 피하던 녀석들이 제법 낯이 익고,

또 자기들에 해꼬지할 사람이 아니라고 인정했는지 이젠 피하지 않는다.

 

 

피하는건 고사하고, 요즘은 사무실 앞에서 밥 달라고 줄을 서서 단체 시위도 하고,

 

 

사무실에 들어와 책상 위에서 놀기도 하며,

 

아예 위자에서 느긋하게 잠까지 자고 나간다.

 


제일 용감한 건 까망이다. 늘 까망이가 앞장서서 어떤 행동을 하면 코점이는 무조건 따라 하고,

영리는 조심스럽게 행동에 옮긴다. 반면에 반반이는 제일 소심하다.
까망이가 사무실에 맨 처음 발길을 트자 영리와 코점이도 덩덜아 사무실을 들락거리는데,

유독 반반이만 아직 사무실에 들어온 적이 없다.

사무실 출입은 고사하고, 위 사진에서 처럼 반반이는 늘 사무실에서 제일 멀리 위치한다.

 

이렇게 인연을 맺으니 이제 정이 들어 이 사남매가 안 보이면 기다려진다.

 

 

그래도...
나에겐 꼬맹이가 역시 최고다.
꼬맹이도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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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교육부서에서 함께 일했던 시종회 신년모임.

동 시대에 임원 - 부장 - 과장 - 대리 - 사원으로 이어지는 수직구조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회사를 떠난 후 만나는 시종회는

내게 나이듦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모임이다.


말은 고사하고 행동 하나 표정 하나 조차 감히 제대로 표하지 못 했던 어렵게만 느껴지던 상사를 상대로

그 시절 내심 서운했던 속마음이나 에피소드를 웃으며 편하게 나눌 수 있음이 다 세월의 덕분이랄까.

보험업계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의 빈틈없는 치밀함으로 그리도 까탈스럽게 느껴졌던,

모임의 좌장이신 이시용 사장께서도 얼마나 편하게 대해주시는지..

 

분기 모임의 새해 첫 모임은 부부동반으로 문화행사와 만찬으로 행해진다.
금년엔 다소 뻘쭘했던 영화 [워킹걸] 관람후 [노랑저고리]에서 저녁 식사.

매년 다이어리와 함께 작은 선물을 주시는 이시용 사장님 사모님께서 금년에도 다이어리와 계란찜기를 준비하셨다.

 

우리끼리 하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시종회는 당시 본부장이셨던 이시용 사장에게 가장 많이 깨지고 쪼였던 사람중에 살아남은

가장 맵집좋은 생존자들의 모임이고, 사모님께서 위로와 보상을 해주시는 거라는.

 

어제 남자들 대화의 교훈은,
아버지의 악행은 아들에게 업보가 되어 대물림되니 남들에게 갑질이나 진상짓 하지말고 선하게 살자는 거.

 

금년을 기점으로 이제 모두 육십이 넘어서고, 이시용 사장께서는 여든을 바라보시지만, 앞으로도 계속 건강한 모임이 지속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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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 맘 때 쯤 여주 강천면 이호리의 간매네 밭에서 4년 째 이어오는 동호회 고구마행사.

금년엔 14명이 참석했다.  
 
공동작업 공동분배의 원칙에 의거 약 세 시간여 작업에 모두 49박스를 수확하여  
세대(12세대)별 4박스씩 배분.


아직 수확 시기가 다소 일러 고구마가 덜 여물었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모두 즐거웠던 시간.

 

흥미로웠던 건,  
시간이 지날수록 웃음기가 사라지고 말수가 줄어들더니 급기야는 모두 묵언수행 모드로...^^

 

휴일에도 쉬지 않고 모두를 위해 애써준 간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고구마 캐는 전 과정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카메라 들고 다니면

일은 안 하고 요령핀다고 눈총 받을까봐 열심히 일하고 수확단계만 담았다.

 

 

이게 사진으론 면적이 얼마 안되어 보이지만, 여기서 50박스가 나왔으니 굉장히 넓은 면적이다.

 

 

 

일꾼들을 감시하는 악덕 주인과 감독관의 포스를 풍기는 판다와 간매.

 

 

 

태양을 등진 채 사진을 찍는 내 그림자가 마치 감시자 모습같다.

 

 

 

덜 영근 것 같지만, 나름 튼실하다.

 

 

:

 

매년 봄 열리는 연그린 체육대회.

금년부터 입학 40주년 기념식을 함께 한다는데, 공교롭게도 첫 대상이 1974년에 입학한 우리 9기다.

참석을 안 할 수가 없게 엮인 셈.^^

 

YRC 입회 40주년을 맞은 우리 9기들 소개.

수도권에 거주하는 동기들 중 여섯 명이 참석. 이 중 행정구역상 서울 거주자는 한 명뿐. 

 

 

후배들이 입학 40주년을 축하해 준다는데, 명색이 선배로서 맨 손으로 참석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지난 5월 동기 모임에서 있었다.

다섯 명이 술자리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 동기들에게 취지와 함께 각자 성의 껏 참여해주면 좋겠다는 내용을 동기 밴드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공지하여 조성된 [연그린 발전기금]을 연그린 회장 옥창원 후배에게 전달.  

 

 

사실 이 금액은 기대 이상의 성과다. 수도권에 있는 동기들이 몇 명되지 않아 매달 모이는 모임의 참석 인원도 다섯 명 내외이기에

호응도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전달하기 민망할 정도의 미미한 금액이 조성될 경우 어찌해야 하나 고민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며 지방은 물론 미국에 거주하는 동기들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19명의 동기들이 동참해 주었다.

졸업후 거의 얼굴을 보지 못 했던 동기까지, 금액을 떠나 그동안 한번도 함께 자리 해본 적이 없는 19명이라는 숫자가 너무 뿌듯하다.

더구나 SNS를 통한 공지 외에는 전화 등 단 한 번의 개별적인 접촉없이 모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성과라는 점에서

친구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아마도 각자의 마음 속에 40년 전 대학에 입학해 처음 참여한 YRC에 대한 잊고 지냈던 애정의 표출이 아닌가 싶다.   

 

 

휴일 임에도 선배들의 모임에 나와 안내와 함께 행사를 위한 자질구레한 일을 맡아 처리해준, 고마운 재학생들.

 

 

나보다도 무려 다섯 기수 위인 이장렬 선배와 네 기수 위 강건우 선배는 매번 재학생 후배들까지 열심히 챙겨주신다.

 

뭐니뭐니해도 행사의 백미는 점심식사.

이동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시킨 도시락이 오히려 운치있고 정감있다.  마치 소풍나온 기분.

 

연그린 행사의 특징은 모든 행사가 가족에게 오픈되어 있다는 점.

가족 동반을 적극 권유하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오거나 젊은 후배들의 경우 가족이 함께 참여한다.

때문에 반드시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축구를 포함해 농구와 족구에도 아이들의 참여는 필수.

재원이도 중학 때까지 우리와 같이 참석해 축구와 농구를 함께 하기도 했다.

 

 

어른들 틈에서 자칫 지루할 수도 있기에 아이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지루함을 느끼게 되면 아이들이 오기 싫어할테고, 그 여파는 젊은 층의 참여율 저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에게 비춰지는 긍정적인 모습들이 엄마 아빠와 동문이 되고자 하는 동기 부여의 계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꼬마들을 위한 시간.  간단한 게임을 하며 고루고루 선물을 나눠주는 아이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

 

천진스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나마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 아빠를 따라 나서주는 아이들이 고맙다.  

 

여자들을 위한 이벤트.  물론, 선물 증정을 위한 행사다.

 

그리고,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행운권 추첨 시간.

저 꿀을 받아야 하는데...

 

가족이 아닌, 같은 동문 회원 자격으로 참석한 아내가 큰 행운을 잡았다.

프로축구 FC서울의 홈경기 연간 법인 지정석 티켓을 받아 든 후 첫 마디는,  "야구 티켓이면 더 좋았을텐데.." 

아내의 행운 상품 수상이 더 드라마틱한 이유는, 본인 행운권 번호를 자기가 추첨했다는 거.

스스로에게는 환상의, 타인에게는 환장하는 추첨 케이스다.  

 

 

지방선거와 연결된 긴 연휴의 여파인지 예년에 비해 참석 인원이 좀 줄긴 했지만, 그래도 선배들과 재학생, 그리고 가족들까지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흔치 않을 거라 생각되기에, 우리 연그린이 더 정겨운 모임이 아닌가 여겨진다.

오랜만에 맘껏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건네준 기금 중 일부는 바로 재학생들의 하계 농촌봉사활동 지원금으로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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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7월 대학동창들인 연그린 9기들의 대산 나들이 때 매년 이렇게 모이자고 했었는데,
경익수가 중국에 연수를 가는 바람에 작년에 모이질 못 했다. 그리고 2년 만에 다시 뭉쳤다.
8월 24일 ~ 25일, 장소는 그때와 같은 대산.

모이는 시간은 오후 세 시. 늦게 되는 사람은 저녁식사 전까지.
이틀간 즐길 먹거리들을 장만하기 위해 중환이와 11시에 만났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평소 경험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성인남자 열 명의 1박2일 먹거리 양을 가늠한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남자 열 명이 한 끼 먹으려면 쌀 몇 kg면 돼요?" 물어보고 쌀 3kg를 사고,
"남자 열 명이 두 끼 먹으려면 김치 얼마만큼 사면 될까요?" 물어보고 1.9kg짜리 김치를 샀다.

그렇게 그렇게 구입한 우리가 일용할 양식.
재작년에 준비해간 것들이 많이 남아 이번엔 알뜰구매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어째 좀 과한 거 아닌가 싶기도..


서해대교를 거쳐 당진 I.C를 지나 서산으로 접어드니 빗줄기가 강해진다.
야외 바베큐는 어렵겠구나...  숯은 잔뜩 샀는데, 그럼 어찌해야 하나..  생각하며 별장에 도착하니 정확히 세 시.

물품을 옮기고 기본 정리를 하는 사이 대전팀인 경익수, 김재진, 이인철이 도착했다.
부산에서 올라와 대전으로 올라와 대전팀과 합류한  옥원호와 함께.


 
재작년 우리의 모든 식사를 책임져준 살림꾼 재진이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짐을 풀자마자 바로 주방을 꿰찬다. 


마늘을 다듬고 있는 중환이.  인철이는 주방 밖 처마 밑에서 숯불을 지피고 있다.
의자에 놓인 옥수수와 고구마는 익수의 요청에 의해 구입했지만, 아무도 입에 대보지도 못 했다.

잠시 후, 근무지가 대산인 지섭이가 도착하고, 익수가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은 
서산에 근무 중인 익수의 제자가 아나고를 사들고 직접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왔다. 
훌륭한 제자일쎄..^^


 


아나고와 삼겹살을 굽고, 마늘도 까고, 식탁을 마련한 후 쌈장도 준비하고..   다들 척척 알아서 잘한다~


먹을 준비가 됐는데, 늦는 사람들을 마냥 기다릴 수도 없잖아..


먼저 도착한 사람들끼리 아나고부터 시식키로.


 


제일 늦게 올거라고 했던 유지설이 의외로 빨리 왔다. 아나고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좌우간 먹을 복 있는 사람은 다르다.  교무처장님과 학장님의 서빙까지 받아가며 희희낙낙이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이규학과 배기홍.  아나고는 이미 다 먹었고, 지금부터 안주는 삼겹살.
일찍 온 사람과 늦은 사람은 뭔가 차별이 있어야 하는 게 공정한 사회다.
더구나 아나고는 회비로 구입한 것도 아니니, 회비의 균등 징수에도 이의 제기가 있을 수 없는 터..


"지섭이가 가져왔는데, 조니워커 블루를 맥주와 말기는 좀 아깝잖아.."
학창시절 동기들 중 정상권 주당이었던 원호가 왠 일로 뒤로 빠지지?

 


총주방장과 보조주방장까지 모두 모여 원 컷 and 원 샷~


마시고 먹었으니...

 


학창시절 굉장히 즐겨했던 당대 최고의 오락 [마이티]가 벌어졌다. 
오랜만에 하니만큼 어리벙벙한 게 옛 경험을 되살리느라 머리 속은 복잡하고, 그만큼 표정들도 진지하다. 

카드게임의 하나로, 다섯 명이 2:3으로 편을 나눠 진행하는  [마이티]는 집중력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게임이다.
누가 어느 시점에서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54장 카드의 흐름을 기억하면서 상대팀의 심리까지 예측해야 하므로
룰을 알더라도 이 게임에 익숙해지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또한 판단을 잘 못 할 경우, 자기뿐 아니라 같은 편까지
낭패를 보기 때문에, 그릇된 판단이나 실수를 할 경우 같은 편에게 호된 질타(?)를 받고 졸지에 역적이 된다.

학창시절 머리가 팽팽 돌아갈 때 일주일에 두세 번 씩 하면서도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몇 년 만에 어쩌다 한 번 모여 하는 플레이가 생각만큼 원활하게 돌아갈리가 없다.  잘못된 플레이가 나올 경우,
네 잘못 내 잘못을 따져가며 서로 답답해 하는 모습이 우리를 더욱 유쾌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마이티의 단점은 6명까지만 가능하다는 것.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10.5]로 종목을 변경. 
[10.5]는 게임 룰이 단순해 누구라도 처음 배워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  이 날 처음 이 게임을 배운 정지섭이 가장
수익이 좋았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마이티에서 가장 뛰어난 전과를 올렸던 나는, 종목을 바꾸면서 완패하고 말았다.

다분히 운도 많이 작용하는 특성으로 의외의 반전이 많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마이티의 심각함에 비해
표정들이 재밌다.  나의 행운은 나의 행복, 남의 불행 역시 나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새벽 네 시쯤 일과(?)가 모두 종료되고, 여덟 시쯤 눈을 뜨니 벌써 재진이가 알탕으로 아침상을 완벽하게 차려놨다.

모닝커피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오후 한 시 반쯤 종료.

분리 수거를 하며 계량해보니, 소주 열 병, 막걸리 두 병, 맥주 스물 네 캔, 양주 한 병 전사.
와인 세 병은 따지도 못 했다.  

아~참~~  라면은 뜯지도 않았고, 많은 양의 고기와 야채, 옥수수에 고구마는 물론, 음료와 과자 등
남은 물품이 많았는데, 그건 다 누가 가져 간거야..  
지설이가 큰 비닐 봉투를 차에 싣는 걸 봤다는 목격자가 많은데, 많은 재화를 취득한 녀석이 
물품까지 싹쓸이 한 게 괘씸하긴 하지만, 전원주택에서 자취성 생활을 하는 현실을 감안해 인정!!


 


   배기홍, 경익수, 박중환, 옥원호, 유지설, 이규학, 김재진, 이인철, 이상범.
   (정지섭은 토요일 예정된 일정이 있어 새벽에 귀가)


 


정겨운 벗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사랑한다~ 친구들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이렇게 정을 나누며 살자꾸나. 


   
그리고, 하루종일 내린 빗줄기를 고스란히 받아준 기은지는, 서로에 대한 우리의 마음 같았다.

 

 

:

 

 

 

고교 3학년 시절 같은 반 모임인 반창회.

엉뚱한 발상을 잘 하는 어떤 친구는 왜 3학년 때 같은 반만 반창회를 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한데,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때 몇 반이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같은 반이 누군지를 몰라 모임 연락을 할 수가 없다.
고3 때 같은 반 급우들은 그나마 졸업앨범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1, 2학년은 오로지
서로의 기억에만 의존해서 급우들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우리 반은 매 분기 마지막 달 세번 째 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우리 때는 고교시절 12반이 있었고, 모든 반이 반창회를 하지만, 우리 반 처럼 매 분기 모임을 갖지는 않는다.
1년에 두세번 정도 하는 반이 대부분이다.

 

 

 

우리 반 친구들은 너무 순박하다.
송년모임격인 년말모임을 제외하고는 늘 2차 없이 1차로 마무리를 한다.
이날도 10시 전에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산뜻하게 각자 Go Home.

가정에 충실한 선량남들의 집합체.
이런 집단을 누구는 쫌팽이라 하고, 누구는 가정적이라 한다.

 

:

 

매 2년마다 반드시 받아야 하는 자동차 정기점검.

매번 받을 때 마다 은근히 마음 졸이게 되는 건, 불합격시 후속 조치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번 별 이상없이 넘어갔는데, 금년에 드디어 은근한 걱정이 현실이 됐다.

 

다른 건 이상이 없는데, 매연 배출이...

이게 뭔가?  가끔 앞의 차량이 시꺼먼 매연을 풍풍 뿜어대며 다니는 걸 볼 때 마다 짜증을 내곤 했는데,

내 차가 이렇다니...  그것도 허용기준치를 엄청나게 넘어선 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다른 것도 아닌, 그동안 환경공해를 끼치고 다녔다는게 창피스럽기도 하고..

한 달 이내에 정비 후 재검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검사소를 나오다보니 바로 옆에 카센터가 있다.

정황을 얘기하니 머플러를 털어주면 통과되기도 한다며, 공회전을 하며 머플러 털기를 수 차례 하더니 다시 가보란다.

바로 돌아가 재검한 결과는 68%. 좀 들어들긴 했지만, 역시 불합격이다.

그러니까.. 카센터에서 해준 조치는 수치가 약간 오버된 경우에 통용되는, 말 그대로 임시조치였다. 

 

그런데, 검사소 기사의 말이, 두 번 불합격이면 검사소가 지정한 곳에서 정비를 받아야 한다며, 아는 곳이 있으면 다시

정비를 하고 오라면서 두번 째 검사기록을 삭제해 준다. 특별히 아는 곳도 없지만, 고객을 생각해주는 배려가 고맙다.

 

어쨌든, 정비하는 곳을 찾아 이야기를 하니, EGR밸브에 문제가 있어 그럴거라며 부품교체를 해준다.

그러면서 일러주는 조언이, 머플러에 쌓여있는 것을 제거해야 하니 1주일 정도는 좀 터프하게 운행을 하라고.

즉, 가끔씩 RPM이 3000을 넘도록 순간적으로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 머플러 내의 매연이 배출되도록 하라는 얘기.

또한, 바로 검사를 받으면 머플러 내의 함축된 매연으로 인해 불합격을 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1주일 정도 하루 30km 

이상을 평소보다 터프하게 운행 후 검사를 받으라고 거듭 당부를 한다.

 

무지하면 시키는대로라도 해야 하는 법.

초과 수치가 워낙 높아 1주일만으로는 부족할 거 같다는 생각에 2주일동안 엄청나게 자동차 방구를 뀌고 다녔다.

지난 주 안면도를 다녀올 때는 아예 맘먹고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운전을 그리 하느냐'고

욕 깨나 했을 정도로.  그리고 재검 기한을 하루 앞두고 다시 찾은 검사소.

이번에도 안되면 어쩌나 싶어 조심스레 검사를 마친 기사의 표정을 살피는데, "정비가 잘 된거 같습니다." 라는 말에 안도.

그리고 기사가 건네준 검사결과를 보고는 스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헉~ @ㅁ@...  3%라니...  이럴 수가..

2주간 마음 졸이며 열심히 머플러 방구뀌고 다닌 보람이 있구나..  그래도 3%라는 수치는 놀랍다.

어떻게 78%에서 이렇게 줄어들 수가 있지?  확실하게 팁을 준 정비기사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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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오후, 생각지도 못했던 귀한 손님들의 방문이 있었다.
서울에 올라왔던 대군이 "아이들이 꼬맹이를 보고싶어 한다" 며 집에 들른 것이다.

마침 외출을 한 아내의, 블로그를 통해 너무 이쁘다고 감탄만 하던 승덕이와 태영이의
생각치도 못한 방문에 대한 반응이 궁금해 잠깐 들렀다 가겠다는 대군가족을 붙들어두고 있었는데..

외출에서 돌아온 아내가 현관에 놓인 꼬마들의 신발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언뜻 남의 집에 잘못 들어왔나 당황했었단다), 사진으로만 보던 태영이의 얼굴을 보고는 반색을 한다.


최근 방문객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던 꼬맹이는, 건희네 요미의 방문 이후 방문객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높아졌다. 꼬맹이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자 태영이의 표정에 아쉬움이 역력하다.


꼬맹이와 스킨쉽을 하고싶어 하는 태영이와, 스킨쉽인 부담스러운 꼬맹이. 아직 둘 모두 표정이 어색하다.


"어떡해요?"  어찌하면 좋겠냐는 듯 아내를 바라보는 꼬맹이. 


아내의 도움으로 태영이가 꼬맹이의 사료를 손바닥에 올려놓아 꼬맹이에게 먹이는 단계까지 성공을 했다.
표정은 아직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그래도 태영이의 스킨쉽에 대해 꼬맹이가 편안한 반응을 보인다.
그만큼 경계심이 풀어지고 친숙단계에 접어든 것. 


저녁 식사를 하며 내 사진을 찍어 닮은 꼴 스타를 찾아주는 승덕이와 태영이.



나의 현실을 일깨워준 승덕이의 질문.

승덕 : 저.. 근데요.. 할아버지예요?  아저씨예요?

호칭 문제를 확실하게 하고싶다는 뜻인가 보다.

나 : (태영이에게) 태영이는 할아버지로 보여?  아저씨로 보여?

태영 : (한참 생각하더니) 아저씨요.


그래도 다행이긴 한데, 내 모습이 아이들 눈에 할아버지급으로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나 자신의 참모습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아이들 눈이 가장 가식이 없지 않은가.
뭐.. 그리고 재원이가 내 나이에, 혹은, 지연이가 아내 나이에 결혼을 했으면 지금쯤 할아버지 맞다.    




연초에 내방한 건희와 요미. 

건희나, 승덕이와 태영이의 방문이 꼬맹이의 인기 때문이긴 하지만 (에효~ 그놈의 인기라니..^^), 
갑자기 잦아진 꼬마손님들의 모습을 보는 우리 부부의 마음이 왜 이렇게 즐겁기만 한지.
알게 모르게 때가 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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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연그린총회가 2월 18일(금) 신촌 형제갈비에서 있었다.

'갈까.. 말까..'
날이 너무 추워 운동을 하면서도 망설이기 수십 번. 더구나 신촌은 정말 가기 싫다.
학교로 들어가는 길이 너무 번잡하고, 또 학교 앞 상권도 너무 바뀌어 내 젊은 시절의
추억이 담긴 곳이라기에는 너무 낯 설고 정이 안 가기 때문이다.

가?  말아??
근데, 날이 추워 내가 가기 싫을 정도면 남들도 같은 생각일테고, 그러니 참석율이 예년에 비해 저조할 거
라는 생각에 미치자 나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휘트니스 센터에서 나온 발걸음을 신촌으로 옮기게 한다.


약간 늦게 도착하니 생각한대로 참석인원이 적다.

우측에는 원로(?)급들이, 좌측에는 중간층이 무리를 지었다.
원로라고 해야 나보다 3~5년 선배들이고, 중간급이 오히려 8~10년 후배들이니
알게모르게 나도 원로계열로 진입되고 있다.


난 바로 아래인 1년 후배들과 한자리에.  
이 자리는 1,2학년 때 경북 의성에서 있었던 농촌봉사에서의 에피소드와 해프닝이 이어진 추억여행이었다.

현지 주민이 무엇을 주면 반드시 세 번은 사양후 받으라는 봉사활동지침을 따르느라,
아주머니가 건네주시는 고구마를 거절하면서 너무 먹고싶은 마음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속으로 '한 번.. 두 번..' 셌었다는 이야기..
기강이 나태해졌다는 이유로 회장에게 단체로 체벌을 당한 이야기 등등..   

이제는 함께 오십 중후반에 이르는 큰 의미가 없는 1년 차이지만, 그 때는 그 1년이 왜 그리 크게 여겨졌는지..
그래서 그 1년 차가 아직도 여전히 "형"이라는 호칭으로 서로에게 정감있게 존재한다.   


어느 정도 정담의 시간이 주어진 뒤 이어진 회계보고.
전년대비 적자가 발생해 적자를 만회할 때 까지 회장단 연임키로 결정.


연그린의 모태인 YRC 신학기 신임회장단의 신고(?) 인사. 그러니까 재학생이다.


총회 후 기념사진.  아~ 예년에 비해 참석인원이 너무 적다.  20대 기수가 거의 전멸.  ㅡ.ㅡ
 

2차 뒤풀이는 인근 이화주막에서. 소장파의 참석이 저조한 바람에 졸업한지 25년 여가 지난 계층이
금년 모임의 거의 쫄따구가 되어버렸다. 


체력 강한 후배들이 여전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즈음, 체력 약한 고참들은 파장 인증 샷.


예년에 비해 많은 인원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동문들의 반가운 모습들을 마주하며
묵혔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은 분명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


고등학교 동기동창들의 신년모임이 지난 금요일 선릉역 인근 메모리스홀에서 있었다.
금년 신년모임에는 역대 신년모임 최다인원인 135명이 참석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해 일단 먹고..



모교 교장으로 재직중인 정상윤 동기가 동기들에게 모교의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많은 친구들에게 이 모임에서 가장 유익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정상윤 교장은 요즘 고등학교의 구분 방식 및 그에 따라 차등화되는 신입생 선발기준, 그리고, 그런
시스템에 의해 입학한 모교 재학생들의 학력수준에 대해 여러가지 통계를 거론하며 설명했는데, 고교
평준화 이전에 학교를 다니던 우리에게 정 교장이 들려준 타 학교와의 학력 비교 데이터는 충격이었다.

모교가 처한 현실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뜻있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는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공식행사가 끝나면 행사장 근처의 호프집에서 소그룹단위의 뒤풀이가 이어진다.
같은 반 출신끼리 모이기도 하고,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삼삼오오 뭉쳐 나누지 못했던 정담을 나누기도 한다.

나 역시 한 그룹에 이끌려 뒤풀이를 즐겼는데, 흥미로운 일 하나.

11시 반쯤 자리를 마치고 나선 길가에서 각기 다른 장소에서 뒤풀이를 한 세 그룹과 조우한 것.
어쩜 이리 기막히게 같은 시간에 다시 만날 수 있냐며 우리끼리 파안대소했는데, 나이들면서 
귀소에 대한 본능은 비슷하게 작동되는 모양이다.
:




 야~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이라면서 설마 우리보고 돈 내라 하겠냐..  우린 오늘 맘껏 마시기만 하면 돼~




 이 사람..  중국가서 노래만 불렀나..  성악과 교환교수로 갔다온거야??




 이규학이는 지금 내게 뭔 짓을 하려는데, 표정이 저리 얄굿나..




 그리고...  이러이러하게 신나고 즐겁게 놀다가..




 마무리를 하고 헤어지나보다 했는데...


 잠깐.. 필름을 조금 되돌려보니,



 모두들 폭탄주에 집중하는 사이 기홍이가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


 기홍이 안사람의 사전 승인하에 기홍이네 집으로 고고씽~



 내가 여럿이 할 수 있는 아주 쉽고 재밌는 카드게임 알려줄테니 설명 잘 들어~



 이게 일명 10.5 게임이라 하는데...




 상범아~ 너 감 잡았냐??


일부는 중간 중간 먼저 일어나고, 결국 6시가 넘어 헤어졌다는데,
익수와 규학이의 환영회라 했지만, 결국 오랜만에 만난 우리 모두를 서로 환영하는 자리였다.

모두들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만끽했는지,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자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매 홀수월 두번째 금요일 - 이름하여 [홀리(2)건(금)].

다들 건강한 모습이 반갑고 고마운 기간이었다.

:

1년간 중국 심천에 교환교수로 나가있던 경익수가 지난 12일 돌아왔다.
10년간 미국에 나가있다 잠시 들어온 이규학과 나는 두 번 만났지만, 경익수의 귀국과 묶어
두 사람의 환영회를 겸한 연그린 동기인 9기 신년모임을 가졌다.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산에서 올라온 옥원호, (이규학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 나왔다는)
몇 년 만에 얼굴을 내민 이광남, 나, 교환교수를 마치고 돌아온 경익수, 강영희, 유지설, 이규학.
끝에 앉아 안잡힌 배기홍, 그리고, 찍사 김재진까지 모두 아홉 명이 참석.
평일 저녁이라 여동기들에겐 연락을 하지 않았음에도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남자들만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인 것도 오랜만인거 같다.
피지에 나가있는 박중환, 대산의 정지섭, 대전의 이인철을 빼곤 대충 다 모인 듯하다.



안쪽 테이블에선 익수가 중국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고,



문쪽 테이블에선 규학이가 미국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 사진에서 안 잡힌 배기홍이 끝에 있다)
그러고보니 동서양 강대국 순방 대표가 하나씩 있구만..


소주와 막걸리가 뒤범벅된 후..  모처럼 만났는데, 그냥 갈 순 없잖아~
그래서 2차로...


우리가 이렇게 같이 놀아본게 얼마만이냐..  이렇게 많이 모인건 아마 졸업하고 처음인거 같은데..
그럼.. 이제 멍석은 깔렸으니 오랜만에 제대로 한번 놀아볼까나..



오랜만에 폭탄주 한 순배는 해야지.  제조는 내가 할테니..



마무리는 오랜만에 고국 땅을 밟은 규학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마주하게 되어 고맙고, 다들 다복한 새해가 되시길... 
 



                                                                                                                                To be continued...
:

매년 1월 시종회 모임은 부부동반이다.
시종회는 2년씩 돌아가며 회장을 맡아 모임을 주관한다.
뭐.. 회장으로 모임을 주관한다기보다 예약을 하고 연락을 담당하는 사실상 모임 머슴이다.
내년 첫 모임까지는 내가 머슴 역할을 해야 하는데, 원래 부부대항 다트게임을 계획했었으나
장소가 폐쇄되는 바람에 계획이 어그러지고 영화를 본 후 식사를 하는 걸로 변경.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관람 후 인근에 있는 여기서 만찬.


시종회가 언급된 받침 종이를 보고 모두들 일단 반색.



남자는 막걸리, 사모님들은 산사춘으로 서로의 무탈과 번성을 기원하며 건배.


저녁 식사 후에는 나의 제안으로 부인들이 2012년 남편들에게 바라는 기대사항 제안과
그에 대한 남편들의 다짐의 시간을 가졌다.

발표 순서대로..

    

부인들의 바람을 경청하는 남편들의 다양한 리액션 표정들.


 (우측 하단의 책 [성공멘토]는 강종태 고문께서 저술하여 회원들에게 증정한 도서)

혹시 속 마음이 이런건 아닌가..??



이 코너에 대해 일부 남편들의 원성(?)이 빗발쳤지만,
폭소가 만발한 가운데 부인들이 남편들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던 아주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부인들의 바램을 들으며 느낀 점은, 한분 한분이 본인의 남편에 대한 바램을 표현했지만,
그 내용 하나하나가 함께 한 모든 남편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제안에 대한 실천여부는 내년 신년모임에서 평가회를 가질 예정.^^#


금년에도 예년과 같이 이시용 고문님께서 신년 다이어리세트를 준비해 주셨다.



년간 다이어리와 무지 노트, 그리고, 미니카렌다, 3종 세트.

이와 함께 이시용 고문님 사모님께서도 부인들께 지갑을 선물해주셨다.



모임의 어른은 권위만으로 되는게 아님을 이시용 고문님 부부를 뵈며 느끼게 된다.
年회비도 두배 이상을 내시며 늘 회원들에게 정을 주시는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모두 열 쌍 중 7.5쌍이 참석한 시종회 신년모임.
내년 모임에서는 부인들께서 금년에 제안한 바램이 만족스럽게 이행됐다고 평가받을 수 있기를 바래 본다.

:

지난 늦은 연말 멘토 가족과 함께 한 송년모임.



식사를 하는 중에도 건희의 관심은 온통 엄마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이다.
뭐.. 건희 뿐이겠는가.. 요즘 아이들이 다 비슷한데, 건희의 심각한 표정을 보며
빙긋 웃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 그리고, 직관만으로
이치를 터득하며 처음 접하는 게임에 익숙해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게 있다.

선입관없는 사고의 유연성과 두려움없는 실행이 얼마나 사람의 능력을 무한하게 하는지를 배운다.


저녁을 마치고, 멘토의 초대로 가정방문.
근데.. 이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터졌다.

그간 멘토 가족과 몇 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그때 마다 건희와 대화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누나들이 외국에 있어 혼자 자란 환경 때문일 수도 있고, 성격일 수도 있지만, 건희는
외부인에게 좀 도도한(^&^) 편이다. 이 날 식사를 할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홈그라운드라는 편안함 때문이었을까.. 건희가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아이들의 대표적인 우호적 행동의 하나인, 방으로 데리고 가 자기 물건을 자랑하기도 하고.
둘 만의 낄낄거리며 자지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참 후 나타난 아내의 모습.



몇 번을 만나는 동안 눈길 한번 주지않던 건희였는데, 드디어 제대로 간택을 받은 모양이다.
아내가 들고 있는 건 저렇게 볼을 내준 댓가로 받은, 건희가 가장 아끼는 간식.
건희가 누구에게 자기 간식을 주는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란다.

처음 저걸 건네받은 아내가 
"이거 건희가 좋아하는거 아니야? 근데, 이렇게 아줌마 줘도 돼?" 하며 돌려주는 모습을 취하자, 순간
건희의 표정이 묘해진다. Up된 기분에 얼결에 주긴 줬는데, 생각해보니 좀 아까운 생각이 든 모양이다.
다시 받고싶기도 하지만 자존심상 혹은 함께 놀아준 아줌마에 대한 情도 표하고 싶고..
잠시 애매한 표정을 짓던 건희가 결심한 듯 손을 내저으며 단호하게 던진 한마디에 모두들 빵 터져 버렸다.

"내 마음을 전해!"

다섯 살 순수소년의 마음을 받은 아내가 신났다~^^#

그나저나 할
머니 예행연습이 만만치않네..
:

이번 번개는 최근에 퇴직한 나평수의 백수 환영(?) 번개다.
삼목회 멤버 중 이번에 두 명이 퇴직을 했는데, 그 중 한 명인 김용조가 급한 일로 참석을 하지 못해
나평수가 2인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번개라고 하지만, 열 명중 여덟 명이 참석했으니 거의 정모 수준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가던 중 갑자기 대두가 된 손금.


손호철의 설명에 따르면 손바닥 한가운데를 끊김없이 횡단하는 이런 손금을 [막금]이라고 하는데,
막금이 있는 사람은 말 그대로 떼돈을 번단다. 그래서인지 이 손의 주인공인 고경환도 떼돈까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잘 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손호철의 조언은 이어진다. 
"그만두고 딴거 하면 더 끝내주게 벌거야~"

이날의 주인공 나평수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이랬다.
"선인들의 말 '살게 되더라' 라는 말, 웃기게 단순하지만 진리더라.
 아쉬워 말고 조급해할 이유도 없다. 삶의 길은 하나가 아니더라."         

그간 몇 번 참석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자책성 반성의 의미로 이병수가 기꺼이 1차 비용을 부담했다.

삼목회는 2차를 간 적이 없다.
연말이니 2차를 가자는데 만장일치로 합의가 이루어진 후, 2차 비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
여덟 명 중 노래 점수 하위 네 명이 비용을 부담키로 하자는 나의 제안을 막금의 주인공 고경환이 수정 발의.
"네 명은 너무 긴장감이 떨어지니까, [나가수] 방식으로 단판승부로 하위 두 명이 부담하는 걸로 하시죠."
그래서 노래방 들어가는대로 연습없이 바로 한 곡씩 불러 승부를 정하기로 하고, 가위 바위 보로 순서까지 확정.

이때 이종성의 급제안. "[찬찬찬]하고 [남행열차]는 절대 안돼!"  질러대는 곡은 무조건 100점이 나온다나..^^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 기교부릴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가급적 반주의 음정과 박자에 충실해야 점수가 잘 나온다.

이렇게 시작된 2차 물주를 뽑기 위한 노래 대항전.
1번 주자 강진태 96점. 2번 주자인 나는 97점. 이제 한 명만 깔면 된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고경환.. 96점.  와우~~ 불과 세 명 만에 난 물주에서 자유로워졌다.  
이제 시간 구애받지않고 마냥 즐기는 일만 남았다. 결국 조계현과 이종성이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게 된다.

놀라운건, 만만하게(?) 생각했던 이병수가 100점을 받은 것.
근데, 꼭 점수가 아니더라도 구성진 가락에 구수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정작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할 때도 들어보지 못했던 노래들을 이제서야 이렇게 듣게 되다니. 
다들 표정에서 즐거움이 넘쳤던 시간. 왜 진즉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는지 아쉬울 정도였다.

물주가 됐던 이종성의 볼멘소리.
"아무래도 노래방 기기가 국제규격이 아닌거 같아~"

손호철이 팝송을 불러서 100점이 나오던데, 영어 알아들으면 국제규격 아닌가..?? *^^*
:


고교 3학년 때 같은 반 급우들의 모임인 반창회 송년모임이 10일 있었다.




그날 참석자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보, 이재민, 반영진,  동기회 총무부회장 자격으로 옵서버로 참석한 2반 안민성,
김승욱, 구정섭,  김종국, 안정식,
  그리고, 늦게 참석해 사진에는 없지만, 김광호와 장수철, 나까지 총 11명.

종국이와 정식이가 해 바뀌기 전에 얼굴을 보여준게 정말 고마웠다.
특히,
정식이는 1년에 10달 정도를 중국 단동에서 지낸다니, 그나마 일정을 맞춰준게 참 다행이고..

승욱이와 정섭이는 함께 오는 도중 전철에서 묘령의 아줌씨와 눈이 맞아 하마터면 옆 길을 샐 뻔한 걸
맘 굳게 먹고 왔다고.  그 아줌씨 양보나 영진이에게 걸렸으면 5반 반창회에 올 수 있었는데, 아쉽네..^^

영진이가 간 이식수술 후 한동안 보이질 않다가 얼추 3년만에 함께 했는데,
술도 가볍게 몇 잔 할 정도로
건강이 좋아진거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지난 달 아들이 결혼 한 종선이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20만원을 쾌척하여 오랜만에 2차모임을 가졌다.

노래들 잘 하데...
특히, 재민이는 김현식 노래를 선호하던데, 거의 모든 노래를 성악버젼으로 소화하는 놀라운 기량을 발휘.

그 날 노래방의 가장 재기 발랄한 멘트는 정섭이가 날렸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승욱이가 기기에 노래 번호를 입력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자,
"쟤는 맨날 학부형이 눌러줘 버릇해서 지 손으론 노래도 못 틀어~"
오늘날 이 시대의 한 단면을 예리하고 날카롭게 풍자한 촌철살인같은 멘트였다.^^

늘 함께 했던 경훈이, 형열이, 종선이 등 몇 명이 참석치 못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고교동창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격의없고 즐겁다.
12시가 넘어 끝났는데, 재민이와 광호는 일산 파주까지 가느라 고생이 많았을듯.

어쨌든 참 즐거운 시간이었고, 새해에 건강하게 또 만나길 바래.
글구, 종선아~ 네 덕에 2차에서 흥겨운 시간 보내며 행복했다. 고마워~ ^L^..



생각지도 못했던 미니콘서트.


근데, 정작 그 이후 생각지도 못했던 이색 이벤트가 이어졌다.
양보와 종국이 그리고 나는 신분당선 막차로 분당 정자동으로 가서 동창 두 명과 엮여
간단히 생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를 하기 위해 정자동 카페골목 뒤 조그만 카페를 찾았다.



영업이 끝났다는 말에  15분만 양해를 구하고 들어갔는데, 
카페에 소품으로 비치한 기타가 화근. 

왕년에 통기타 듀엣 활동을 하던 명회가 무심결에 기타를 들고 실버벨 등 캐롤 두 곡을 흥얼거리자,
먼저 있던 외국인 네 명이 관심을 보이고, 한밤의 조용한 실내공간을 울리는 50대 후반 중년 남자들의
흘러간 팝과 포크의 나즈막한 화음이 괜찮게 들렸던지 어느 순간 주인장과 외국인 커플 두 쌍도 합류.

결국 명회, 양보, 나, 셋의 미니콘서트가 새벽 세시 반까지 이어졌는데, 주인장.. 문 닫을 생각을 잊었다.
외국인과 얘기를 나눠보니 독일인들이라 예전에 독일 배낭여행 갔던 이야기와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며
노래하랴~ 수다떨랴~  은근 바빴다.

뜻밖의 즐거움을 만끽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

영화 [글러브]의 실제 모델인 청주성심학교.
청각장애인 학교인 청주성심학교가 세간의 화제가 된건 야구부 때문이다.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야구를 한다. 당연히 플레이 하나하나에 어려움이 많다.
타구음을 들을 수 없으니 고도의 집중력 없이는 타구의 방향과 거리를 예측하기 어렵다.
말로 의사소통이 안되니 수비수들끼리 협력 플레이에도 지장을 준다. 주루플레이도 그렇다.
등 지고 있는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들을 수 없고, 감독과 코치의 구두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초등학교 때 부터 야구를 한 일반 고등학교 야구부에 비해, 중학교에나 들어와서 야구를 시작하니
기량면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충주성심학교는 아직 공식 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그런만큼 그들의 목표는 전국대회 1승이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다.
1승은 커녕 콜드게임을 당하더라도 5회만 넘기면 그들은 우승만큼 기뻐한다.


금요일 밤에 방영되는 [MBC스페셜]의 어제 소재는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근 6개월여 그들을 취재한 이야기가 다음 주까지 2부로 방영된다.

1부 후반에 나오는 내용이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세계 유일의 청각장애인 대학인 미국의 갈라우댓 대학교를 방문했다.
총장도 청각장애인이라는 갈라우댓 대학의 대학 홍보가이드 역시 청각장애인.

성심학교 야구부원에게 갈라우댓 대학을 안내하는 그들의 의사전달 과정이 내 눈길을 잡았다.
홍보가이드의 학교안내 영어수화 내용을 현지인이 영어로 해설해주면
한국인이 영어를 우리말로 통역하고, 그 내용을 성심학교의 교사가 
다시 한국어 수화로 전달해준다.
그러니까, 영어수화 - 영어해설 - 한국어통역 - 한국어수화의 단계를 밟아 의사 전달이 되는 것이다.


왼쪽부터 성심학교 수화교사, 한국어 통역, 갈라우댓 대학 홍보가이드(청각장애인), 영어수화내용 영어해설자.

이 모습을 보며 새삼 '청각장애인이 유학을 가려면 해당국 언어는 기본으로 배워야할 뿐 아니라,
이렇게 해당국 언어의 수화까지 익혀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간편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 만으로도, 그 어떤 부러움도 사치다.


P.S : 12월 9일 (금요일) 방영되는 [MBC스페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2부 시청을 권한다.
         이 프로를 보면서 영화 [글러브]의 내용이 흥미를 위한 픽션이 아니라, 소소한 부분까지
         거의 사실에 근거한 재구성 임을 알았다.  
:

실업계 최초 골든벨을 울린 김수영.


중학교도 중퇴한 소위 ‘문제아’였던 김수영(9대 골든벨 우승자)은 검정고시로 1년 늦게 실업계인 여수정보과학고에 입학했다.
기자의 꿈을 안고 대학 진학을 준비하자 사람들은 ‘네 분수를 알아라’ 하며 비웃었다. 하지만 그녀는 1999년 골든벨을 울리고

연세대에 당당히 합격하면서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연세대에서 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동아일보 인터넷 기자로 활동하면서 스무 살 최연소 기자로 ‘2000년 최고 인터넷
기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에 입사했지만 기쁨도 잠시, 몸에서 암 세포가
발견된다. 충격을 받은 그녀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을 쭉 써내려갔고, 자신의 꿈 73가지를 담은... 리스트를 완성한 후
2005년 무작정 런던행 비행기 표를 끊고 한국을 떠나며 세계 도전을 시작했다. 런던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2007년부터
세계 매출 1위 기업(2008년 포춘지 선정) 로열더치쉘 영국 본사에 입사해 2011년 4월까지 연 800만 달러의 매출을 책임지는
카테고리매니저로 근무했다.

지난 6년간 50여 개국에서 36가지의 꿈을 이뤄왔고 2010년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웅진지식하우스)를 출간하며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라는 또 하나의 꿈을 이뤘으며, 2011년 6월부터 현재는 런던에서 서울까지 1년간 육로로 여행하며
사람들의 꿈을 인터뷰하는 '꿈의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2012년 7월경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2011. 11. 28  OSEN 윤가이 기자 '골든벨' 600회, 우승자 82명의 현재 생활은? 기사에서 발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꿈을 키우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정작 내가 그걸 몰랐다.
뒤늦게 그게 아쉽다는 각성을 해보지만, 그래도 꿈을 키워 나가는 아이들이 고맙다. 

:

저녁시간을 함께 한 친구.

함께 있는 동안 나도 같이 아는 친구에게서 계속 전화가 온다.
"어~ 내가 지금 지방에 있어.. 못 가서 미안해~"
알고보니 오늘 그 친구가 늘 참석하는 모임도 있고,
내 생각에도 가봐야할 또 다른 일이 있다.

그럼에도 12시 넘어 나와 3차까지 함께 한 친구.

그 친구에게 말했다. "고맙다~"
그 친구가 답했다. "고맙긴.. 내가 너한테 고맙지~ 상범이랑 있는게 편하니까."


:

엊그제 친구 부인상 소식을 듣고 빈소를 다녀왔다.
부모상과는 또 달리 본인상이나 부인상은 상주를 마주하는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

상주 완장을 찬 아들에게 예를 갖추고 일어서니, 그 옆에 친구가 서있고,
뒤 편 장모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데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냥 손만 잡았다.

한 달 전에도 다른 친구의 부인상이 있었는데, 한달 사이 두 친구의 부인이 운명을 달리 한 것이다.
아이들의 결혼 등 함께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그 때마다 마음에 와닿는 외로움이 클 거 같다.
빈소에서 만난, 7년 전에 상처한 다른 친구는, 한동안은 길을 가다가도 울음이 나오더란다.
 
나는 상을 당한 친구의 부인을 본 적이 없지만,
평소 가까이 지내던 친구로 부터 전해들은 바로는 부인이 너무 착했단다.
모든 부부가 마찬가지겠지만, 살다보면 남편에게서 속 썩는 일이 왜 없겠는가.
그렇더라도 친구의 부인은 남편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혼자 삭이는 편이었다고.
돌아가기 전에 식사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하곤 했던 모양이다.
많은 친구들이 스트레스에 기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들을 한다.  
먼저 상을 당한 친구의 부인도 비슷했던 모양이다.


간혹 "선배님도 부부싸움을 하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때 마다 "부부싸움 안하는 부부가 어딨나?  빈도수, 혹은 주기와 강도와 화해방법의 차이는 있겠지만,
평생 부부싸움 한번 없이 사는 부부가 있을라나.." 라고 대꾸한다.

그런데, 내가 봐도 부부싸움이란 단어가 연상되지 않는 부부가 더러 있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왜 부부간에 갈등이 없겠는가. 다만, 남들보다 좀더 지혜롭게 극복할 따름이겠지.


스트레스가 만 병의 근원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다양한 문화가 발달하면서 놀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현대사회지만, 그런 것들이
생활 속에서 마음 깊숙한 곳에 알게 모르게 쌓여가는 감정의 침전물까지 세척하지는 못한다.
결국은 토해내야 하는데, 이 토하는게 바로 [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토악질을 흉허물없이 받아줄 사람은 역시 배우자 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마음 속에 담아두지만 말고 할 말을 하는 적당한 부부싸움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부부생활의 비결인거 같다.
부부간에 참는 것만이 미덕은 아니다. 조금은 역설적이지만, 배우자를 혼자 남겨두지 않으려면 그렇다.

짜증을 낸다는건 아직 관심이 소멸되지 않았다는거다. 그것도 남아있는 情의 한 부분인 것이다. 
그래서 미운 정 고운 정이라 하지 않는가.


부부싸움을 안한다?  그건 진정한 부부관계가 아니니까 그렇지...  



이때 이후 30년 가까이 우리가 남들에게 부럽게 보이는 부부로 함께 할 수 있는 이유는,
부부싸움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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