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밤샘.

연그린 동기들의 송년모임 후 아내의 해외여행으로 집이 빈 중환의 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카드 게임의 일종인 [마이티]는 우리의 캠퍼스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고전적인 카드 게임이다.


같이 끼라는 친구들의 권유를 마다 하고 옆에서 구경만 하다가

가끔 화장실이나 흡연으로 자리를 비우는 멤버대신 끼어들곤 하니, 한 친구가 지갑을 두고 왔냐고 묻는다.

정말 지갑을 두고 와 참여할 수가 없었다면 밤새 구경만 한다는 게 무척 지루하고 따분했을 거다.

정말 그랬다면 친구들에게 돈을 빌렸거나, 차라리 잠을 잤겠지.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함께 참여하는 것 보다 오랜 친구들의 궁시렁거리는 옛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며

라면을 끓여주고 커피 시중을 드는 게 왠지 더 정감있게 느껴져 마냥 즐겁고 좋았다.

기억력을 기반으로 집중력과 관찰력 그리고 심리전까지 필요한 게임을 오랜만에 아사무사한 기억으로 되살리려니

실수가 속출할 수 밖에 없는데, 서로의 그런 모습을 질책하며 박장대소하는 가운데 기억 저 너머 켜켜이 묵혀있던 옛 정이 묻어나온다.

 

아침 7시가 넘어 중환의 집을 나와

성남 종합터미널에서 양평과 대전으로 이동하는 지설이와 인철이를 배웅하며 함께 한 떡만두국과 커피 한 잔, 그리고 그 막간의 대화.

친구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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