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개업하는 날 들른 게 인연이 되어 자주 들르는 카페가 있다.

 

추석 전 날,

부모님도 이 집 빵을 좋아하셔 추석에 드릴 빵을 사기 위해 들르면서,

갈 때마다 늘 뭐 하나라도 더 보태주려는 카페 직원들의 마음이 고맙고

명절이기도 해 직원들 간식용으로 떡과 식혜를 준비해 건네줬다.

 

이곳에 빵을 사러 자주 가면서도 늘 붐벼 빵만 사오곤 했다.

그런데, 그날은 명절 전날이라서인지 모처럼 좌석이 여유롭기에 가져갈 빵과 함께 점심 식사를 주문후

계산을 하려는데 나중에 하란다. (이 집은 선불이다)

바빠서 그러려니 했다. 더구나 우린 단골이니 믿거니 하면서.

 

 

식사를 맛있게 하고 계산을 하는데, 금액이 이상하다.


@<@~ ???   왜 3만원이지..?

빵 값만 받고 식사 값이 빠졌다.


이러면 안 된다니, 그래도 될만 하니까 하는 거란다. 그러면서, 추석에 직원들 집에도 못 가는데, 떡이랑 챙겨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 이러면 미안해서 다시 못 와요. 이럴려고 식사한 거 아닌데..

> 아니신 거 아니까 해드리는 거죠.^^  오늘 식사하고 가셔서 너무 다행이예요~

 

어쩜 말도 그리 정감있고 예쁘게 하는지..

 

근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집에 와서 보니

 

 

우리가 주문한 식빵 외에 빵이 한 바구니는 더 들어 있다.

식사와 빵을 모두 추석 선물로 받은 셈.

 

여기 빵을 사러 가면 늘 커피를 제공해 주면서 새로 나온 빵까지 더 넣어준다.

이 카페에 마일리지 적립제도가 있다. 당연히 나도 적립 등록이 되어 있지만,

커피와 추가 빵까지 서비스를 받으면서 어찌 마일리지 적립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그거까지 원하면 내가 쪼잔한 사람이지..

 

그런데, 내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내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마일리지 적립까지 추가로 해준다.

처음엔 그게 무척이나 미안했는데, 이젠 그 미안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리 마일리지가 많이 쌓인들 그 마일리지를 어찌 시용할 수 있겠는가.

이제 그 마일리지는 내게 현금 포인트의 축적이 아닌, 서로간에 쌓여가는 풍요로운 情의 척도다.

   
직원들과 정이 들어 1년에 한두 번 특별한 시기에 직원들에게 간식거리로 과일을 건네주곤 했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렇게 情을 나눌 수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늘 고마운 직원들에게 또 한번 큰 고마움을 느낀다.
한가위 보름달 이상의 풍요로운 행복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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