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fun한!!/산다는건...'에 해당되는 글 164건

  1. 2011.06.01 고교동창 체육대회 겸 야유회
  2. 2011.05.26 5시간 노래 대장정
  3. 2011.05.07 2011 연그린 체육대회
  4. 2011.04.23 이색적인 삼목회모임
  5. 2011.04.18 의미가 더 했던 시종회
  6. 2011.03.13 정권교체와 함께 무림고수가 등장한 반창회
  7. 2011.03.07 비빔밥에 정을 담아 비비다
  8. 2011.02.06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 야식배달부
  9. 2011.02.01 2011년 고교동기 신년회
  10. 2011.01.18 세월애 신년하례식
  11. 2011.01.10 퀴즈쇼 사총사
  12. 2011.01.03 2011년 벽두의 즐거웠던 경험
  13. 2010.12.28 상주에서 온 성탄 선물
  14. 2010.12.21 홍초주와 함께한 12월 [세월애]
  15. 2010.12.06 모든게 포근했던 주말
  16. 2010.11.24 고교동기회장 선출을 위한 운영위원 모임
  17. 2010.11.21 신형진.. 드디어 모습을 보이다
  18. 2010.10.12 지도층에게 들려주고픈 유쾌한 이야기
  19. 2010.10.05 고구마와 함께 캔 간매의 마음
  20. 2010.09.26 아내가 깔아준 수상한 삼형제를 위한 멍석
  21. 2010.09.16 싫은 것을 극복하려면...
  22. 2010.09.14 아련한 추억의 노래집 [동방인의 합창]
  23. 2010.09.12 금연이 불효??
  24. 2010.08.13 반장을 찾은 반창회
  25. 2010.07.29 가슴이 훈훈한 명판결
  26. 2010.07.28 떠나는 사람이 주는 마지막 선물
  27. 2010.07.27 친구의 思母屋
  28. 2010.05.13 폭로가 난무하는 고교동기모임
  29. 2010.03.24 오랜만에 만난 동호회 사람들
  30. 2010.03.17 호준이와 함께 찾은 야구장

앞서 포스팅한대로 지난 금요일 반가운 모임은 토요일 새벽 4시가 되어 마무리됐다.

그리고, 토요일은 고교동창생 체육대회겸 야유회. 장소는 장흥.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채 세 시간도 못자고 아침 7시 기상.
전세버스가 8시 반에 양재역에서 출발키로 되어 있었으나, 나는 형수의 배려로 개별 출발키로..

10시에 장흥에 도착하니 동창들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11시쯤 되어 오프닝.

 



일단 반 별로 집합~  5반 기수가 젤로 멋지다~~

그리고 개회식이 이어진다.  유인호 동기회장의 인사에 이어
동문으로서는 두번째로 금년 3월 모교 교장으로 취임한 동기 정상윤의 인사말에 모두 빵 터졌다.
사회를 본 김병일이 "정상윤 교장을 모시겠습니다." 라고 호명을 하자, 첫 마디가,
"야~ 내가 애들 교장이지, 니들 교장이 아니잖아~~"

이어진 족구. 말이 체육대회지, 이 족구가 유일한 종목이다. 


모두들 옛 생각하며 호기있게 나섰지만, 운동을 안하던 친구들 다음 날 오금저린 사람 많을거다.



날 더운데 힘든건 머슴들 시키고 우린 구경만 하면 되는거야. 뭐하러 땀 흘리냐..

  


반상이 유별한데, 어디 양반이 서서 응원을 하나..  응원은 아랫 것들 시키고 우리 편하게 맥주나 한 잔.. ㅋ~



어느덧 점심시간.


내 뒤 흰 모자를 쓴 친구가 모교 교장인 정상윤.
맥주, 소주, 막걸리가 범벅이 된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먹고나서 인증 샷.


오후에는 명랑운동회와 여흥이 이어진다.


요건 자세만 봐도 우열이 가늠되고...



이 나이에 림보는 다소 무리지...  불안한 진행요원들이 뒤를 받치는 모습이 재밌다.^^
 


이건 뭐.. 여학생이나 아주머니들 종목아닌가..  이제 슬슬 나이에 맞는 종목들이 나오는거 같다.



점심을 그렇게 먹어놓고 또 먹냐? 
웃고 떠들며 즐기다보니 점심 때 먹은 술은 벌써들 깬 모양이다. 다들 쌩쌩하다.
생맥주 50,000cc도 순식간에 동나고...



근데.. 얘들은 이건 뭔 시츄에이션이야~??  상당히 노골적인 포즈~


 
이제 마무리할 시간. 
이런 자리에서는 변함없이 애창되는 [사랑으로], 특히 나이들며 부르게 되는 [친구여],
그리고 마무리는 신기할 정도로 아직도 가사를 잊지않는 교가다.

이 날 95명이 참석했다.
졸업생 720여명에 비하면 그리 많지않은 인원일지 몰라도, 이미 사망한 친구들, 또 해외나 지방에 있는 친구들,
또 신년회를 제외하고는 졸업 후 37년 만에 처음 갖는 행사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도 아니다.

많은 동기들이 협심하여 준비를 했지만, 특히, 유인호 동기회장, 행사를 총괄 기획한 김병일 부회장,
그리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않은 안민성 부회장의 노고가 너무 컸다. 이렇게 시간을 쪼개 희생해준 친구들 덕분에
많은 동창들이 정을 나누고 우애를 다지는 좋은 모임이 되지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건, 잠을 세 시간도 못자는 바람에 눈도 아프고 하루종일 비몽사몽으로 헤매느라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하고, 조용히 주변 친구들과 담소만 나누는데 그쳤다는거.
  
그래도 사랑한다.. 경동고등학교 30회 동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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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서로가 노래 부르는걸 좋아한다.
한 사람이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다섯 시간동안 노래를 불러본 적이 있다고 하자,
또 한 사람이 자기는 뉴욕에서 그래본 적이 있단다.
그럼 언제 날 잡아 한번 해보자고 그랬다.


- 선배님~ 지난 번 얘기했던 다섯 시간 노래 대장정 하셔야죠?
> 어.. 해야지..
- 그럼 다음 주 어떠세요? 다음 주에 날 잡죠..
> 그럽시다~


그렇게 블로그 친구인 멘토님과 지난 금요일 분당에 또아리를 틀었다.
고맙게도 멘토님이 집까지 pick-up을 오셔서 야탑으로 이동.

삼겹살에 소맥(소주와 맥주 합성주)으로 다섯 시간 버틸 에너지를 보충한 후, 인근 노래방으로 이동.


   
긴 시간을 위해 미리 준비한 와인 두 병.
노래부르는데 부담이 덜 가는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다.
멘토님이 직원들과 회식을 자주 하는 단골이라 양해가 된단다.

와인 한잔과 가벼운 토크로 워밍업을 하고 슬슬 달려본다.



다섯 시간을 달릴 오프닝 곡은 70년대 [둘다섯]이라는 남성듀엣이 부른 포크송 [긴머리 소녀].
이 노래를 첫 곡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요란하게 시작할 필요가 없으면서도,
음역 폭이 적당히 넓어 목 상태를 점검하기 좋은, 한 마디로 성대 튜닝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처음이니 차분하게 앉아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모든 폭이 커진다.
동작이 커지고, 머리 흔들림이 커지고, 목소리도 커지고, 그리고, 선곡의 폭도 커진다.


 
어두운 곳에서 몸까지 흔들거리니 갤럭시S 카메라로 초점 잡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이럴 때 갤럭시S2의 플래쉬 기능이 정말 부럽다.

포크, 트로트, R&B, 발라드, 팝.. 그리고, 일명 캬바레 song이라 불리는 약간은 끈적끈적한 노래까지,
45분 정도 노래하고 15분 정도 대화를 나누며 break를 가지고..

말이 다섯 시간이지 정말 다섯 시간을 밀폐된 공간에서 버틸 수 있나 했는데,
8시 반에 시계를 봤는데 어느덧 새벽 1시 40분을 지나고 있다.
막상 그러다보니 아직 못다한 노래가 많은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노래와 대화와 와인이 어우러지며, 흐르는 시간만큼 쌓이는 情을 오랫만에 만끽한 충만감. 
다섯 시간 노래 대장정 후 바뀐건 멘토님의 나에 대한 호칭이었다. 
나에겐 가장 커다란 노획물(?). ^&^~


다 좋았는데 딱 하나, 그 날 비용을 모두 멘토님이 부담한게 여~엉 찜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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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열리는 연그린 체육대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대부고에서 열렸다.
금년엔 그냥 불참하고 싶었는데, 나의 그런 부정적인 속마음을 읽었는지
윤용승 회장이 사전 준비모임을 까사미오에서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코가 뀄다.
와인 1박스 협찬까지...


재학생들이 미리 나와 명찰 등 손님맞이 준비를 마쳐놓았다.

체육대회는 모두 다섯 종목.  축구, 발야구, 족구, 농구, 그리고, 줄다리기.
먼저, 축구부터 시작.

연그린 체육대회는 가족체육대회이고, 해마다 어린이 날 개최하므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저 헤딩 슛의 결과는~?? 


꼬마의 능숙한 볼 트래핑.  에구~ 귀여워라~~^^


이어진 발야구는 여성과 어린이에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폼은 나무랄데가 없는데, 공의 방향이 어째...


오전 경기를 마치고 다 함께 즐거운 점심..  야~ 꼬맹이들이 생각보다 많네..


미국에서 사업을 하시는 전병관 선배(사진 왼쪽)께서 일시 귀국중 일부러 시간을 내 함께 해주셨다.
동문들과 후배들에게 보이는 끈끈한 정, 이게 우리 연그린을 이끄는 힘이다.


오후 경기가 진행중.


경기는 선수가 하는거고..  회장 주변에 있어야 떡고물이 떨어진다.  권력 해바라기들~^^


젊음은 젊음끼리 함께 해야 더 싱싱해지는 법.
 

어린이 날 나들이를 함께 한 아이들에게 고마우면서도 한편 왠지 미안한 느낌이 든다.
왜 내가 그런 생각이 드는건지..


여긴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만의 게임이 한창이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지금부터 시상식.


행사준비를 함께 해준 재학생들에게 활동지원금 100만원 전달.


저녁을 겸한 뒤풀이에서 재학생인 33년 후배와 함께.


그리고 호프로 이어진 2차.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후에도 이어지는 당구마니아들의 취중 당구.
체육대회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난 요거 하나 건졌다.
:

지난 목요일 삼목회는 색다른 장소에서 이색적인 모임을 가졌다.


도산대로 시네시티 옆 골목에 위치한
[STARS BAR 501].
삼목회 사무총장 손호철 상무가 몸담고 있는,
국내 최고의 DART 업체인 PHOENIX DART가 직영하는 DART BAR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않은 그저그런 장소일지 몰라도, DART 동호인들에겐 꽤나 유명한 곳이다.
손호철 상무의 끗발로 우리 삼목회는 이곳에서 이색경험을 하게 된다.



모임 예정시간 안에 도착하면 회비 3000원을 깎아준다는 사무총장의 회유에 15분 일찍 도착하니
이미 조계현 대표가 도착하여 손호철 총장과 몸을 풀고 있다. (회비 할인 회유책은 결국 공수표로 끝났지만..)


                
슬슬 회원들이 도착하여 3개월여 공백기에 대한 근황 등 밀린 숙제하듯 잡담들을 떨고 있다.
넥타이파는 우측, 노타이파는 좌측으로.. 끼리끼리~^^

다트 플레이를 위한 좌석 세팅에서 손호철 총장의 감성이 돋보인다.
[STARS BAR 501]는 건물의 2,3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손 총장의 파워로 이 날 3층은 우리만의 공간이다.
확실히 모임에는 파워맨이 있는게 여러모로 유용하다.



PHOENIX DART 소속의 고준 선수는 국내 DART 선수회장으로,
향후 DART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경우 국가대표 에이스가 될 대한민국 DART의 1인자.

두번째 사진에 있는 다트기기는 전국에 설치된 다트기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멀리 있는 사람과
원격 게임도 가능하다. 원격 게임을 할 경우 다트기 상단의 모니터를 통해 서로 인사를 나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시범보이기 위해 고준 선수가 제주도에 있는 다트 동호인과 연결하여 게임을 하는 모습.

다트 동호인들은 고준 선수와 게임하는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온라인 상으로나마
고준 선수와 만나기 위해 줄을 선단다. 실제 모니터를 통해 고준 선수와 연결된 제주도의 동호인이 모니터를
통해 고준 선수에게 허리를 숙여 깍듯하게 예의를 표하는걸로 보아, 그의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고준 선수가 DART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과 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쩌다 던져만 보았지, 제대로 설명을 듣기는 처음이다. 
이것들아~ 영광인줄 알아~~ 
이종성 대표 노타이라고 좌측으로 갔네..^^



다트 보드의 점수 계산에 대한 설명까지..

다트는 기본적으로 라운드 당 세번씩 던져 승부를 가리는데, 경기에는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다. 
8라운드 합산 성적으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 하나고, 이 방식은 주로 일반인들의 게임시 사용된다.
선수들의 경우는, 501점을 놓고 세번씩 던질 때마다 점수를 차감하여 먼저 0을 만들면 승자가 된다.
이 경우 마지막에 0 (zero)을 만들 때는 반드시 트리플 포인트를 이용해야 한다는 등, 
결코 쉽지 않은 복잡한 방식이 룰로 정해져 있는데, 그건 설명하기 복잡해서 생략. 

여하튼, 선수들의 경기방식은 다르다는게 포인트인데, 설명을 듣고서야 상호에 501이 들어간 이유를 알았다.
  



모든 설명을 마친 후, 언젠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지 모르니 미리 기념사진 한방 꾹~~

좌로부터, 이날 옵서버로 참석한 호텔신라의 조정옥 마케팅 팀장, 그리고, 손호철, 조계현, 나,
고경환, 고준 선수, 한상국, 김용조, 이종성, 강진태, 나평수.  



원래 BAR에서는 손님들과 술을 하지 않는다지만, 막걸리 한잔 권하는 영광까지.



이제 우리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즉석에서 만든 우리만의 경기 룰.
전원이 세번씩 8라운드를 마친 후, 상위 네 명은 준결승 토너먼트에 자동 진출하고,
하위 여섯 명이 패자부활전을 치룬 후, 상위 두 명이 준결승 토너먼트에 합류.
세 명씩 실시되는 준결승 토너먼트의 각조 1위가 최종 결승에 진출하여 자웅을 겨루는 방식.



예선부터의 스코어.
예선전을 6위로 마친 나는 패자부활전에서 4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날의 백미는 예선에서 8, 9위를 한 한상국 상무와 나평수 단장이 패자부활전을 거쳐 결승까지 진출했다는거.
나머지 중도 탈락자들은 두 사람에게 각각 토토 배팅을 함으로써 응원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결국, 예선에서 9위를 했던 나평수 단장이 불굴의 의지로 이 날의 Champion에 등극.
흥미로운건, 결승에서의 우승 스코어가 예선 9위 스코어에도 못 미쳤다는거.
우리끼리의 즐기는 게임에서도 결승은 긴장되고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우승 상품은 손 총장 마나님 가게의 고급 분재 화분.



막걸리 스무 통에, 파전, 도토리묵, 두부김치, 무우채절임, 골뱅이무침, 오징어숙회 등, 
다양하고 푸짐한 안주로 풍성한 모임의 멍석을 깔아준 손호철 상무가 말미에 선물해준 것.
요걸 써먹기 위해서라도 천상 다트 보드 하나 장만해야겠다.  


장소와 음식, 그리고, 흥겨운 게임에 선물까지 모든걸 스폰해준 손호철 총장에게 고마울 뿐.
덕분에 회비 3만원씩은 고스란히 적립. 지난 번 모임도 1, 2차가 모두 스폰으로 이루어졌으니,
이러다 적립된 회비로 곧 팬션 하나 살 수 있겠네~^^ 

암튼, 오랜만의 이색적인 모임이었다. 
벌써 7월 모임이 기다려진다. 그 전에 누군가 번개치겠지..


이 날 모임을 위해 카메라를 휴대한다고 생각하고는, 막상 집을 나서며 깜빡..
결국, 또 갤럭시S에 의존.
:




지난 금요일 시종회 모임이 있었다.
시종회는 삼성생명 교육부서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의 친목모임이다.
물론, 동시대에 삼성생명 교육부서에서 근무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지만,
당시 교육본부장으로서 교육부서 수장이셨던 이시용 사장님을 가까이서 함께 모셨던 사람들이
어찌어찌 모임을 만들어 매분기 정기적으로 자리를 함께 한지 벌써 10년 이상이 되었다.

현 시종회 멤버는 열 명인데, 이번 모임에는 반가운 얼굴 두 사람이 함께 했다.
당초 시종회 멤버였으나 미국으로 이민간 임광균 회원이 일시 귀국하여 모처럼 자리를 함께 했고,
교육부 초기인 1978년 입사하여 일편단심 교육부에만 근무하다 퇴직한 삼성생명 교육부서의 산증인
노춘실氏가 참석하여 모임을 더 뜻깊게 만들었다. 저 화려한(?)멤버 중 교육부서 근무로 노춘실氏보다
빠른 사람이 없으니 그 존재의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미 지천명의 나이이고,
얼굴본지 십수년이 넘었음에도 스스럼없이 "~씨"를 뺀 이름만의 호칭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당시 얼마나 격의없이 지냈는지를 알 수 있다.   


보통 상하관계로 이뤄진 모임, 특히, 소수의 정해진 멤버들의 친목모임은 모임의 좌장을 회장으로 모시고
다른 멤버들이 돌아가며 총무를 맡는게 대개의 경우인데, 시종회는 모든 회원들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는다.
그런 윤번제로 인해 금년부터 내가 회장으로 모임을 주선한다.

년초 모임에서 회장을 맡으며 이런 우스개말을 했었다.
"80년대 말 대리로, 그리고, 과장으로 이시용 사장님을 모실 때만 해도,
 제가 이시용 사장님이 회원으로 계신 조직의 수장이 될거라는걸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시종회가 내게 준 의미가 하나 있다.
대개 나이를 먹는다는게 왠지 억울하기도 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시종회를 하면서 나이를 먹는다는게 좋을 수도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종회 멤버 열 명 중 회사 입사 서열로 따지면 내가 끝에서 두번째다. 함께 근무할 당시
이시용 사장님은 전무셨고, 강종태 상무님은 부장,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은 대리 혹은 과장이었다.
나보다 선배들은 같이 대리로  혹은 과장으로 근무했었기에 선배라도 별 거리감은 없었지만,
부장과 특히, 임원은 체감적인 신분상의 격차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특히 그 시절엔 그랬다.
앞에 가면 자세는 거의 복지부동 상태이고, 아랫사람이 할 수 있는 대화는 거의가 "예" 뿐이다.

그런 시절을 겪었던 관계인데...
요즘 시종회에서는 이시용 사장님의 말씀에 회원들이 "예" 로 끝나는 경우가 없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꼭 한마디씩 뭔가 토를 단다. 전엔 언감생심 꿈도 못꾸던 대꾸도 하고 반론도 편다.
그럴 때면 이 사장님은 늘 빙그시 웃으시거나, 혹은 "그만 하지~" 하시며 소극적(?) 방어를 하신다.
그럴 때마다 나이를 먹는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편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친 김에 이시용 사장님에 대해 하나 더.

이 사장님은 무척이나 치밀하고 빈틈이 없으신 분이시다.
특히, 아래 사람에겐 엄청나게 엄한 상사셨다. 이 사장님을 5년간 모셨다고 하면,
"당신 맷집이 엄청 좋은 모양" 이라는 말과, "일은 제대로 배웠겠다" 는 말을 들을 정도다.

내 주변의 앞선 분들을 보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변하는 두가지 유형이 있는거 같다.
아집이 강해지거나, 유해지거나..  이분법적 논리로만 보면, 이시용 사장님은 후자시다.
그렇게 꼼꼼하시던 분이 상당히 유해지셨다. 시종회 분위기가 갈수록 편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모임의 좌장이신지라, 모였을 때 첫잔을 들면서, 혹은 마지막 잔을 들면서
"덕담 한말씀 해주시죠.." 하고 권언을 드리면, 그때마다 "회장이 해야지, 왜 내가 해~" 하시며 낮추신다.                

이시용 사장님~  사장님은 영원한 저희 보스십니다.  ^L^.. 
: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금년 첫 고교 반창회.



오랜만에 참석한 김광호가 그간 반창회에 참석치 못했던 사연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다.




이번 반창회는 금년에 관동대학교 공과대학장으로 부임한 이재민(가운데)의 축하모임.

아울러, 이번 모임에서 반 대표 교체도 이루어졌다.
그간 내가 4년 하다보니 이제 바꿀 때가 됐는데, 고맙게도 재민이가 수고해주기로 혼쾌히 수락.
사실 1973년 고3 재학시 재민이가 반장을 했었기에, 38년 만에 정통성(?)을 되찾은 것.

향후 반장의 임기에 대한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10번 소집 후 넘기되, 5명 이하 참석은 횟수에서 제한다는 아이디어까지 등장.

좌우간 평화로운 정권교체 후, 2차로 이동.




좌로부터, 김광호, 박경훈, 이재민, 김승욱, 이상범, 유인호, 양보, 장수철, 이종선, 윤영철.

2차에서 좌중을 압도한 사람은 광호.

인원이 많으면 이야기가 그룹으로 나눠 진행되는 법.
내가 앉았던 쪽에서 재학시절 유행하던 무협지와 무협영화로 소재가 옮겨가면서 나온 재민이의 아쉬움.
"내가 우리 때 유행하던 [외팔이]시리즈를 모두 모았는데, 그때 재밌게 봤던게 또 하나 있었거든..
 원수를 죽일 때 마다 호패를 하나씩 던지는건데, 그 영화를 아무리 찾아봐도 제목을 모르니까
 찾기가 힘들더라.." 

그때, 좌석의 끝에 앉아있던 광호가 고개를 돌리며, "무협영화?" 하며 관심을 보이더니,
재민이가 혹시나 하고 내용을 다시 이야기하자,
"그거 [일대검왕]. 맨 마지막에 주인공이 마지막 호패를 강가에서 휙~ 날리잖냐~ 그 다음에 나온게 [검왕지왕]."
그러면서 무협영화에 읊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은 물론 무협영화 감독의 계보까지 끝이 없다.
급기야는 재민이가 감격어린 표정으로 "나~ 오늘 여기 나온 보람이 있네. 일대검왕에 검왕지왕까지.."
하며, 수첩을 꺼내 열심히 메모까지 한다.  


동창들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며, 세월을 역류시키는 마력이 있다.




(2차 사진은 뒤늦게 참석해준 우리 동창회 카페지기 안민성이 제공해준 것)
:



흰 쌀밥에 나물 팍팍 넣은 비빔밥을 먹고싶다는,
혼자인 후배를 위해 아내가 마련한 밥상.

또 다른 후배를 합류시켜  6시가 못돼 시작한
셋의 자리가 훌쩍 자정이 넘어가버렸다.

그 사이 막걸리 다섯 병, 와인 한 병이
우리 몸 속에 스며들었고,
서로의 입에서 나온 수많은 이야기들은 서로의 마음에 정으로 녹아들었다.

새벽 세시에 돌아간 후배의 외로움이 조금이나마 채워졌을까..?
情까지 함께 비빈 비빔밥이었기를 바란다.
:

이번 설 연휴는 매일 한번씩 눈물샘이 찡한 자극을 받았다.

MBC의 설 특집 [쎄시봉]에서 이장희가 낭독한 우정의 편지가 뭉클하게 와닿더니,
SBS [스타킹 스페셜]에서 김승일이라는 야식배달부가 나를 눈물나게 만들었고,
[스타킹 200회 특집]에서는 시각장애 소년소녀합창단이 내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세 프로 모두 사람이 주는 아름다움과 감동에 행복했던 순간이었지만,
제 삼자인 내게도 크게 회한이 남는 사람은 김승일이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그에 대해 이야기 하면,

고등학교 시절, 라디오 프로에서 주최하는 노래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노래에 대한
재능과 열정이 있었던 그는, 성악 지도를 제대로 받지 못한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 임에도  
한양대 성악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을 다니다, 어머니가 뇌졸증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1학년을 마치고 대학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해군에 입대 후, 건군 50주년 호국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그로 인해
해군 해외순방 공연팀에 선발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지만, 늦둥이인 자신 때문에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다시는 노래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 후, 수원의 야식집에서 7년째 야식 배달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그의 핸드폰에 저장된,
그의 노래를 들은 야식집 사장의 제보로 스타킹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그의 노래에 대해 "말도 안되는 목소리~" 라며, "최고의 악기가 먼지에 묻혀 있었다" 고 경탄을 한,
서울대 음대 성악과 김인혜 교수(뉴욕타임즈가 격찬한 동양인 최초 줄리어드 성악과 교수란다)는
그의 인생역경을 듣고는 그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김인혜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김인혜 교수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그를 오페라나 콘서트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한다.


 

자신의 꿈이 묻혔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눈물이 그렁그렁한 애잔한 눈빛으로 노래를 부르는 TV 속 그를 바라보며 아내와 내가
동시에 안타깝게 원망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었다.
한양대 96학번 당시 성악과 교수들이다.

장학생으로 입학했을 정도라면, 그만한 재능이 있다는걸 많은 교수들이 인정했을텐데,
그런 재능있는 제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음에도 그의 행적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면,
스스로 참 스승이기를 거부한, 월급받고 하루하루 지식만 전달한 직장인에 지나지 않았다는게 아닌가.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게 군자 3락이라는 맹자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야식업소 사장이 놀라고, 같은 성악과 교수가 경탄한 재능을 무심히 흘려버린 그 교수들은
대체 어떤 재능을 중시하며, 또 어떤 제자에게 애정을 보이는지, 참 궁금한 답답함을 느꼈다.


꿈을 포기한 서른 셋이라고 보기에는,
그는 아직 너무 해맑은 얼굴과 함께 맑고 순수한 눈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100일 후 더욱 놀라운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 장담하며, 그에 대한 레슨을 담당한 김인혜 교수.
정말 100일 후 그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스타킹 무대에 나서게 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아울러, 그의 미뤄졌던 꿈이 펼쳐질 제 2의 삶에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란다.
:

매년 년초 행사인 고교동기 신년회가 지난 주 금요일 있었다.




- 우리 금년에 처음 보는거야?
> 그렇지..
- 그래..?  그럼..  민성아~ 사진 한장..

먼저 와있던 절친 형수가 반갑게 맞는다.




자리는 항상 3학년 때 반별로 앉는다.  4반은 뭐 이리 많아...


 

야~ 우리 반은 좀 나중에 찍으면 안돼?

이날 우리 반은 참석 예정인원 여덟명 중 다섯명이 참석했다.
양보의 익살.. "우리는 5반이라 다섯명이야?  1반이었으면 큰 일 날뻔 했다.. ㅋㅋ~"




늘 하던 방식대로 국민의례부터...




먼저 작고한 친구들을 위한 묵념. 
아직 이렇게 친구들을 볼 수 있음이 행복이라 생각되는 순간이다.




1년 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뭘 잘 했다고 칭찬상을 준단다. 대체 내가 뭘 했다는건지..


 

금년에도 소리 한자락으로 흥을 돋우고...




몇 명이 함께 한 2차. 위의 모든 사진을 담아준 민성이가 자기를 버리고 테이블을 옮긴 내게 삐졌는지
나는 사진 왼쪽 아래 머리 윗부분만 살짝 담았다. 오른쪽 아래 머리는 형수. ^&^~


우리 동기들의 공식행사에는 늘 안민성의 카메라가 따라 다닌다.
민성이의 그 부지런한 봉사정신으로 우리는 항상 편안하게 우리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다.
민성아~  고마워~~~^^  
:

12월에 한가했던 내가 신년들어 갑자기 바빠졌다.
지난 주 목요일부터 하루도 빠지지않고 이어지는 모임.

목 : 고교동창 임원회
금 : 시종회 모임
토 : 대학 동창 모임
일 : 못난이 삼형제 모임 

이번 주 들어

월 : 세월애 모임
화 : 연그린 임원회
그나마 하루 쉬고,
목 : 옛 직장 후배들과의 만남.


Anyway...

세월애 신년모임이 월요일 있었다.




별일들 없었어??

한달에 한번 만나는 모임인데 왜 그리 시간은 바쁜지..
엊그제 만난거 같은데 벌써 한달이 지났다.   한달만에 만났음에도 안부들 묻기가 바쁘다.




"강하형은 그래도 3라운드 문제라도 맛 봤지..  형~ 나 한테는 차례도 안왔어..."

[퀴즈쇼 사총사]에 함께 나갔던 해탈의 아쉬운 항변.  




재벌, 판다, 점톤.

태백에서 강추위를 뚫고 달려온 점톤의 열정에 우리는 늘 감동한다.

"하이루~~ "  판다의 이쁜 짓.  ㅋ~~ 




하나로, 케스, 간매.

밸리댄스에 심취한 케스의 이행시에 우리 모두 뒤집어졌다.

케스 : 밸리 운좀 떼봐..
모두 :
밸~
케스 : 밸볼일 없는 놈이지만..
모두 :
리~
케스 : 이뻐해주세요~~




망고님, 백로, 하나로님.

한달 전 며느리를 맞으신 망고님.
마지막으로 뒤늦게 참석한 백로에게 던진 질문은...
"너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은 맞고 왔냐??"


[歲月愛].
세월을 사랑하며 삶을 즐기자는 의미답게 늘 즐겁고 유쾌한 모임이다. 


올해 첫 만남에서 내가 던진 건배 구호는 [올해] 였다. 

All  For  You.
Happy  New  Year~~




망고님이 쏘신다고 했는데, 새치기를 하신 하나로형님의 한 말씀.
"우리 모임이 확실히 인간미가 넘치네..."

어쨌든 잘 먹었습니다. ^&^~

2월 모임은 판다가 진동회집에서 쏘겠다 하고,
3월 모임은 망고님이 운중지에서 쏘겠다고 하시니,

앞으로도 잘 먹겠습니다.  *^^*

:

지난 2일(일) 녹화한 [퀴즈쇼 사총사]가 9일(일) 오전 방영되었는데,
고맙게도 그 내용을 고교동창 안민성이 캡쳐를 해서 동창 카페에 올려놓았다.

민성이가 올려준 캡쳐를 빌려와 그 날의 즐거웠던 시간을 재구성해본다.




MC는 요즘 예능인 이상가는 절정의 예능감으로 인기가 있는 전현무 아나운서.
 

   
천안에서 [비타민 스파]라는 대형 찜질방을 운영하는 해탈과, 비타민 스파에서 이용사로
재직하며 [퀴즈 대한민국]에서 영웅, [우리말 겨루기]에서 달인의 위치에 오른 퀴즈 전문가 
장래형氏가 주축인 우리 팀의 이름.






고 한번 제대로 쳐보자.



등분하면 750만원인데, 몰아주기 어때??





그리고 시작된, 네 사람 나이의 합인 196초 안에 단답형 20문제를 맞춰야 하는 1단계.
문제를 읽어주는 시간을 포함해 거의 10초에 한 문제 꼴로 맞춰야 하는 스피드 퀴즈이기 때문에
답을 오래 생각할 겨를이 없다. 문제를 듣는 동시에 답이 떠오르지 않으면 시간 절약을 위해
바로 통과가 최선책. 시작과 함께 한참을 버벅댔다. 다행히 장래형氏의 선전에 힘입어 2단계 진출.
  

이어진 2단계는 이지선다형.
각각에게 주어지는 문제를 네 사람이 모두 맞춰야 3라운드 진출. 



내게 주어지는 문제에서 [스머프]라는 용어가 들리는 순간,
답답함과 함께 당황스러웠다. '스머프는 또 뭐야...???' 
어이없는 웃음.

어차피 찍어야 할 답.. 망설일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옵티머스 CF에서 스머프가 발발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이 생각났다.
발발거린다는건.. 숏다리.. 그렇다면 3개가 맞는거 아냐?? 
 



우리는 첫번째 시도에서 가뿐하게 2라운드를 통과했는데, 돌이켜보니
이 바람에 다음 도전팀에 비해 우리의 방송 분량이 적어진거 같다.
몇번 틀리고 두세번 재시도를 했으면 방송 분량이 더 많았을 것을.. ^&^~




막간을 이용해 37년 전 대학 1학년 시절 아르바이트 삼아 잠시 경험한 DJ를 재현해달라는 요구.
내가 했던 스타일로 하자 "컷!".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약간 오버 액션으로 부탁한단다.
오버한 톤과 모습과 했음에도 다시 "컷!".  뭐야 또~~
이번엔 반짝이 재킷을 입고 다시 한번 해달라고. 에이~ 
 

마지막 3단계. 
네 사람에게 주어지는 각기 다른 유형의 문제를 196초 안에 모두 맞춰야
적립된 상금을 획득할 수 있다.

첫번째 유형은, 다섯가지 예제 중 해당되는 것을 있는대로 고르는 것.
두번째 유형은, 주어진 다섯가지 예제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
세번째 유형은, 주어진 예제의 공통적인 키워드를 답하는 반 주관식.
네번째는, 말 그대로 순수 주관식 단답형.  

각 유형에 나설 사람은 팀에서 정하는데, 이게 문제다.
머리 속에서 답을 끄집어내야 하는 세번째 네번째 문제에 비해,
첫번째와 두번째는 그나마 보기라도 있으니 때려 맞출 수라도 있다.
때문에, 준비가 잘된 사람을 후반에 배치해야 하지만, 
문제는 첫번째 두번째 주자가 시간을 다 소비하면 의미가 없다는게 문제다.
   

이런 저런 의논 끝에 내가 첫번째 주자로 나가기로. 



경우에 따라 196초 동안 화면에 나만 잡힐 수도 있다는 압박이 대단했다.
망신을 사서 자초하는게 아닌가 하는 부담감 팽배.

다행히도...



30초가 채 안되는 시간에 잘 때려 맞췄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어차피 상금을 목적으로 나간게 아니었기에 상금 획득에 실패했어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중반 이후에 내 몫은 한게 만족스럽다.

녹화를 마친 후, "함께 나가자는 제안에 선뜻 응해준게 고맙다"는 해탈이의 말.
고맙긴..  나 같은 사람을 믿고 참여시켜줄 생각을 했으니, 오히려 내가 고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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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2011년은 예년과는 색다르게 시작됐다.
KBS에서 금년부터 신설된 퀴즈프로 [퀴즈쇼 사총사]에 출연하게 된 것.

그 녹화가 지난 2일 일요일 저녁에 있었다.



오후 5시에 KBS에 도착해 일단 메이크업부터.  정초부터 이게 왠 호강이냐~




화면발을 위한 메이크업으로 끝나는줄 알았더니, 머리 손질까지..??




그렇게 드러난 신년 벽두의 내 모습.




[퀴즈 대한민국] 출연 경험으로 느긋한 자세로 여유를 부리는 해탈에 비해,


 

[퀴즈 대한민국]에서 영웅, [우리말 겨루기]에서 달인의 타이틀을 섭렵한 바 있는
장래형氏는 끝까지 열공 중이다. 역시 정상을 차지하는데는 남다른 열정이 필요.




도대체 문제 유형이 어떤 식이야??
분위기 파악도 할겸 앞 팀의 녹화모습을 잠시 참관.




총 상금이 얼마?  최대 3000만원??
그럼 우리도 전략을 세워볼까..


이 후 7시 반쯤 시작된 녹화는 1시간이 넘게 진행되었는데,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TV프로에 출연한건 세번째인데,

95년 5월쯤인가..
당시 SBS에서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탤런트 김창숙氏와 최선규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행복찾기]란 2시간짜리 생방송 프로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남자 게스트 4명이 삶에 대한 애환과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토크프로였다.

그 때 방송이 나간 후, 함께 군 생활을 했던 사병에게서 연락이 오고,
음식점이나 가구점,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를 알아보는걸 보고
방송의 위력을 절감했던 기억이 난다.

재미난 것은, 출연 섭외차 내게 연락이 온 작가를 만나 어떻게 나를 알게 되었는지를 묻자,
섭외차 누구를 만나 프로 성격에 대해 말했더니, 삼성생명에 이상범 부장이라고 있는데,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거라고 추천을 하더라는 것. 유감스럽게도 그 추천인이 누군지 아직도 모르지만,
어찌됐든, 그 후 연말 특집에 다시 한번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니, 추천인 체면은 세워줬던 셈.

그리고, 보험을 소개하는 프로에 나가 우리나라 보험의 역사에 대해 30분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처음 퀴즈프로라는 말에 괜히 망신만 당하는게 아닌가.. 잠시 걱정도 했었지만,
앞으로 이런 기회가 내게 또 있겠나 싶어 도전하는 마음으로 응했다.

은근한 설레임?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조바심과 함께 푸근함이 함께 했던
상당히 유쾌하고 즐거웠던 시간이 어떻게 편집되어 어떤 모습으로
화면에 표출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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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직전 한권의 책이 책상 위에 올려졌다. 
상주에서 목회활동을 하시는 이목자님이 보내주신 것.

같이 목회활동을 하시는 분들과 함께 2011년에 전하고픈
말씀들을 담아놓은 지침이라고 생각된다. 


 

속지에 좋은 경구까지 넣어주신 이목자님의 배려.
내 삶의 두가지 키워드 중 하나인 [여유로움]이라는 표현이 반갑게 눈에 뜨인다.
 



이 책은 열두분의 목회자께서 월별로 분담하여 공동집필을 하셨는데,
이목자님은 2월의 말씀을 담당하신 듯.

혹시.. 2월이 가장 짧아 집필량이 적어 택하신건 아닌지.. *^^* 


뜻하지 않은 선물을 보내주신 이목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책 속에 좋은 내용도 많지만, 직접 적어주신 말씀을 금언으로 새기며 2011년을 맞겠습니다.
:

온라인에서 골프동호회를 만들어 5년간 방장 노릇을 했다.
내가 만들었지만 내 것이 아니기에 다른 회원에게 방장을 넘겼는데,
2년 후 다시 내게로 그 자리가 넘어왔다.

한때 회원이 100명이 넘었었고, 정기 라운딩에만 30명이 넘을 정도로 커버린 조직을
다시 맡기엔 나의 여건이 너무 힘겨워 사퇴를 하려 했지만, 회원들의 요구가 컸다.
하지만, 대충하는걸 싫어하는 성격이 이미 여건이 안되는 나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동호회 탈퇴.
내가 만들어 키운 동호회에 누구보다 애정이 컸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 작년 년말의 이야기다.


동호회 탈회 후 망고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수고가 많았는데, 가까운 사람들끼리 정이나 나누자고...
그렇게 두어번 만남을 가진 후, 또 한번의 만남에서 간매가 제의를 했다.

이렇게 불규칙하게 만날게 아니라, 날을 정해놓고 만나자는..
날을 정해 놓으면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으나,
강제성없이 그냥 한두명이라도 시간나는 사람끼리 만나
살아가는 정담을 나누자는 말에 모두 오케이.

마침 그 날이 세번째 월요일이라 매월 번째 요일에 만나기로 하고,
모임의 이름은 자연히 [세월에]가 되었는데, 그 후,
세월이 흘러 나이가 먹더라도 가는 세월을 사랑하며 정을 나누자는 의미로
세월을 사랑하는 모임 [세월愛]가 되었다.

그 세월애의 12월 모임이 세번째 월요일인 20일 신사동 [진동횟집]에서 있었다.
판다가 거의 주인이다시피한 이 집에서 우리는 특별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좌로부터, 하나로님, 해탈, 재벌, 백로, 판다, 망고님, 나, KS.

이 날의 술은 홍초주.
홍초와 소주를 합성한 술인데, 소주잔으로 홍초 석 잔과 소주 두 병을 섞었음에도
붉은 색이 예쁘게 나오고, 술 맛도 달착지근하며 부담없이 잘 넘어간다.

이 날의 하일라이트는 망고님 부부.
부군의 회사 송년모임도 이 곳에서 있어 서로 깜짝 놀라셨다고.
몇번의 회동으로 우리 멤버들에게도 친숙한 부군께서도 잠시 자리를 함께 했다.


이 모임에 처음 참석하신 하나로님.
이런 모임이 있는줄 몰랐다가 동호회 정모에 KS와 함께 카풀을 하며
내 안부를 묻다가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

(혹여라도 방장으로 있던 사람이 동호회를 탈퇴 후 밖에서 다른 모임을 만들어
 회원들을 규합한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 동호회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리지도 않았고,
 또, 우리끼리는 골프를 치지 않는다.)  

그 하나로님이 이렇게 재밌는 모임이 있는걸 몰랐다며 아주 즐거워 하시는걸 보면서,
역시 정이 가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 편하다는걸 새삼 느꼈다.


어제의 건배 구호는 늘 변함없자는 의미의 "세월을 사랑하며~" 였다. 
:

두 분께 드릴 말씀도 있고 해서 찾아 뵙겠다고 하니, 
바람도 쏘일 겸 나오시겠다고 하여 동생이 모시고 나왔다.



여기서 식사를 했는데...  참 세상이 좁은건지 삶의 우연이 묘한건지, 이 곳에서 오랜 지인을 만날 줄이야.

식사를 마치고 여담을 나누고 있는데, 옆 좌석의 여자분이 일어나 우리 좌석으로 다가 오면서
내 얼굴과 아내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피는게 아닌가. 
어~ 안면이 있는 사람인데... 아.. 누구더라..
처음엔 나를 아는 사람이 아내가 조심스러워 그러는줄 알았는데, 시선이 점점 아내 쪽으로 쏠린다.

아내의 절친했던 고등학교 동창.
결혼 전에 만나 인사를 나누었고, 결혼 후에도 몇번 만나고 부부동반으로도 만난 적이 있는데,
그게 나로선 얼추 20여년 전의 일이다. 아내도 친구 상가에서 만난 후 연락이 끊겨 수년 만의 만남이다.

재밌는건, 정작 친구인 아내를 보고는 긴머리에서 짧은 머리로 바뀌어 옆 모습만으로 긴가민가 했는데,
내 얼굴을 보며 '상범이 형이 나이를 먹으면 저런 식으로 변했을거 같다' 고 생각하며 나를 먼저 인식하고는
'벌써 (와이프가) 바뀌진 않았을텐데...' 하고 의아해 했단다.
친구의 부군과도 20여년 만에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정말.. 어떻게 이렇게 만나는지...


부모님과 헤어진 후 돌아오는 길에 좁은 도로가 나오길래 드라이브삼아 무작정 따라가 보았다.
꼬불꼬불 한참을 가니, 어이구~ 이것저것 눈길을 끄는 먹거리촌이 길게 이어진다.
대체 여기가 어디냐..? 네비를 보니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이라고. [곤지]라는 단아한 모습의
한정식집에 필이 꽂혔지만, 방금 점심을 먹은고로 다음에 다시 찾기로 하고 회군.


전에 부터 지나다니며 멀리 눈에 뜨이던 곳이 있었다.

  

커피를 파는 곳인지, 커피를 배우는 곳인지.. 상호만으로 구분이 안됐던 곳이라 들렀다.
근데, 워낙 협소한 도로를 접어들어 구석진 곳에 있는 이곳을 찾느라 진입 도로를 착각해
1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는 바람에 엄청 황당했었다는...  마주오는 차를 바라보며 전.전.긍.긍.
나오면서 보니 나만 그런게 아니더라구~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내부가 그럴듯 하다. 오픈된 주방의 규모도 꽤나 크다.
실내 좌석의 창문 넘어 보이는 곳은 건물 외부의 좌석인데, 겨울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꾸며놓았다.

  


실내 한쪽에는 6명 이상이 호젓하게 독립된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세 개의 룸이 있다.

커피값이 비싸다는게 좀...  하긴, 이 정도 꾸며놓았으면 그 정도는 받아야 유지가 되겠지.


 
 

커피디자인에서 나와 들른, 평소 아내가 관심이 많은 다육식물 화원.

난 꽃이나 나무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는데, 다른 것에 비해 유난히 가격이 쎈거 같다.
크지도 않은 모종화분 같은 작은게 4~5만원이다.



요 녀석의 몸 값이 20만원.  요게 사진이 크게 잡혀서 그렇지, 별로 큰 놈이 아니다.

옆에 있던 분의 설명에 의하면, 다육식물의 가격이 비싼 이유는 [세월 값]이란다.
1cm 자라는데 1년이 걸릴 정도로 성장 속도가 더디고 그만큼 키우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때문에 인내심이 없는 사람은 키우기 힘든게 다육식물이라며, 저 화분의 작은 녀석이 저렇게 크려면
10년 이상이 걸린다니.. 어지간한 사람은 키우기도 힘들겠다.  정말 세월 값 맞네.


집에 들어와 잠시 쉬는데, 아내가 뭘 내민다.
바로 앞에 새로 오픈한 화덕구이 피자집의 50% 할인쿠폰.  갑자기 땡기네...

 

일요일에 할인쿠폰을 사용하는건 매너가 아니지 않느냐는 아내의 말이 좀 찔리긴 했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 평일엔 시간을 맞출 수가 없는걸..
우리가 주문하고 잠시 지나니, 피자 재료가 바닥나 더 이상 피자 주문은 받을 수가 없단다.
일요일에 50% 할인받은 미안함에 현금으로 계산하고 다시 한번 찾으리라 마음 속 되새김.


11월 중순,
아파트 입주민 만을 위한 휘트니스센터가 단지에 오픈했음에도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시설도 볼겸, 저녁을 먹고 들어오며 바로 직행. 




다니는 휘트니스센터와 비교하면 수준 차가 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종류별 구색은 맞췄다.
별도의 사용료를 받지 않고 오직 아파트 관리비로 기구 구입하고 관리도 해야 하는데, 저 정도면 괜찮은거지.
유산소운동까지 2시간 운동을 하고 들어오니 밤 10시.  이렇게 휴일 하루를 마무리했다.


포근했던 날씨만큼 모든게 포근했던 일요일이다.

이제 오늘 월요일 큰(?) 일이 있는데, 블로그에 포스팅할 정도의 성과가 있을런지...
:

안민성.
고교동창모임엔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고나와 동창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주는 우리 동기회의 공보관.
엊그제 있었던 모임에서도 민성이는 변함없이 생생한 현장을 담아 동기 카페에 올렸다.

민성이가 올려준 사진을 무단복제해 그 모임을 재구성한다.
(혹시.. 저작권 침해라고 걸고 들어올까..?  내 친구 민성이는 그렇게 쪼잔한 친구가 아니지..)


이날 모임은 차기 동기회장 선출을 위한 운영위원들의 모임이다.
회장단과 각반 간사들, 그리고, 사전 공지를 통해 회장 선출에 관심이 있는 동기들이 모여
회장을 선출하여 신년회에 전체 동기들에게 추인을 받는 형식이다.


이날의 모임 장소.



삼성역 근처에 위치한 [소공동 뚝배기집].

몇 명이나 와있을라나 생각하면서 모임 약속시간 7시에 정확하게 맞춰 들어갔다. 
그런데.. 왠걸...

 

@ㅁ@~~  벌써 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열명 이상이...

"와~ 왜들 이렇게 빨리들 왔어?" 라는 나의 물음에
"이제 벌써 할 일들이 없다는 얘기지." 라고 웃으며 답하는 승배.

내 뒤로 서너명이 도착할 때 마다 똑같은 질문에 똑같은 답변이 반복된다.

벌써 할 일들이 없기야 하겠는가..
이젠 퇴근할 때 누구 눈치 안봐도 될 위치가 됐다고 생각하고 싶다.


   

열심히 돌아다니며 친구들의 모습을 담는 민성이의 렌즈에 걸렸다.
옆에 조영희는 알고보니 사는 곳도 나의 이웃사촌.




정겨운 술잔들이 계속 돌고...  이러다가 회장 선출 하기도 전에 모두 꼭지가 도는건 아니겠지..




갤럭시S를 사용하는 유인호에게 사용 Tip을 알려주는 모습에 재밌게 말풍선을 달아준 민성.




신임회장 선출 후, 12년간 동기들을 위해 너무나도 값진 고생을 해준 박굉복 회장과
앞으로 동기들을 위해 기꺼이 봉사의 책무를 맡아준 유인호 차기 회장을 위한 건배.

1차는 여기까지인줄 알았다.
모임의 목적인 신임회장 선출이 끝났으므로 이제 2차로 옮길 걸로 생각하고
그때 슬그머니 빠져 가게로 돌아올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얼래~ 그때부터 다시 막거리와 소주가 한꺼번에 밀려들어온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화장실에 가는 척 하며 먼저 가게로 들어왔는데,
그 많은 술병을 다 비운 후 2차로 호프집에가 이러고들 있었단다.



22명이 모였던거 같은데, 사진 속 인물과 사진사까지 합하면 16명.
나 말고 다섯명이 빠졌구만. 



근데, 가운데 박굉복과 이홍은은 똑같은 포즈로 뭐가 저리 심각해? 
심각한거야..? 마주보고 조는거야??

저렇게들 2차까지 즐겼으면 됐지..  생각지도 않았던 신임회장 유인호의 전화.
"상범아~ 지금 니네 가게로 간다."

 


삼성역에서 신논현역까지, 더구나 10명이 오는게 번거로울거 같아 오지 말라고 했음에도
12시가 조금 넘어 기어이 까사미오로 들이닥친 10명. 그러고보니 차수 바뀔 때 마다 6명씩 빠지는구나..

그러니까, 차기회장인 유인호를 따라온 이 녀석들이 권력의 향방에 민감한 해바라기성 인물들이네. ^L^..
 

 


유난히도 친구들에 대한 정이 많은 김형수와 유인호.

3차로 까사미오에 오게 된 계기는 이랬다고 한다.
2차 마치고 내게 오겠다고 먼저 전화를 했던 형수의 움직임을 포착한 인호.

인호 : 너 어디 가?
형수 : 응.. 상범이한테 가서 상범이랑 한잔 더 하려고..
인호 : 그래? 그럼 다 같이 가자~   

어찌됐든, 2차 까지 피곤할텐데도 번거로움을 마다하고 자정을 넘긴 시간에
가게까지 찾아와 우정을 나눠준 친구들이 매우 고맙다.
내가 그래도 미운 털이 박히진 않았구나...

12년간 정말 열정적으로 동기들의 단합을 위해 헌신한 박굉복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모두가 꺼려하는 자리 임에도 굉복이가 만들어 놓은 토대를 이어간다는 마음으로
동기들을 위해 힘든 결정을 내려준 유인호 차기회장에게도 동기의 일원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2010년을 마무리하는 반창회가 11월 19일(금) 있었다.
이번 반창회 장소는 [전주전통막걸리]집.

사전 참석가능자가 9명이었는데, 9명이 참석을 하긴 했다.
다만, 한 사람이 바뀌었을 뿐.

참석이 가능하다던 양보가 전날 [분당 30기모임]에서 새벽 4시 반까지 가는
6차례의 치열한 전투 끝에 심한 내상을 입고 불참.  그리고 그 자리를 신형진이 메꿨다.


 

그렇게 모인 아홉명.
좌로부터 윤영철, 이재민, 박형열,김승욱은 가려졌네.. 신형진, 장수철, 지인상, 박경훈, 이상범.


Episode 1

인상이가 도착하자, 바로 전에 도착한 재민이가 반갑게 일어나 
"야~ 인상아~~ 졸업하고 처음 보는거 같다." 며 포옹.
그리곤 인상이에게 하는 말, "그동안 나오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 말을 들은 인상이.. 어정쩡한 표정으로 "그래.. 앞으로 자주 보자."

그리고 이어진 대사들.

상범 : 봐라~ 지인상이 한번 먼저 나오니까 고참대접 받잖아..
재민 : 어..? 그런거야??
인상 : .. .. 그래도 내가 두세번 나왔었지...

듣고있던 경훈이의 결정타. "인상이, 재민이, 영철이.. 니네 셋 다 참석 횟수는 같아." 


 


Episode 2

인상 : 나이 먹으면서 사람이 변하는 모양이드라..
모두 : ..??
인상 : 형진이가 전화 왔더라.. 
           - 형진 : 너 오늘 갈거냐?
           - 나    : 갈건데..
           - 형진 : 나도 갔으면 좋겠는데, 오늘 7시에 결혼식이 있어서...
         나이 먹더니 올 생각을 하데..
상범 : 야~ 형진이는 맨날 7시에 뭐가 있어..  세미나, 회의.. 걔는 늘 7시야..
인상 : 엥~ @ㅁ@~ 그럼 내가 순진한거였어??  그래도 될 수 있으면 온다던데...

그랬다..  그 날 형진이는 늦게나마 기어코 참석을 했다.


Episode 3
 

인상이가 처음 나온 날, 2차 계산을 인상이가 했다.
재민이가 처음 나온 날, 1차로 끝난 그 날 계산을 재민이가 했다.

"인상이가 그동안 나오지 못해 미안하다며 2차 계산을 했는데,
 내가 게시판에 '형진아.. 인상이 행위에 자극받지말고 나온나..'라고 올렸다." 고 하자,
형진이가 "어.. 그랬어..??" 라며 웃는다.  

2차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카드를 꺼내 계산을 하는데,
형진 : 야~ 상범아~ 오늘 내가 할께..
'어 그럼 어째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짧은 그 순간, 경훈이의 한마디.
"오늘 반장이 내는거야??  뒤이은 누군가의 확인사살. "그런거야??"

이미 대세가 기울고 있음을 느낀 나의 마무리 멘트.
"오늘은 내가 형진이한테 쏘는 걸로 한다."

그 날 경훈이 결정타 많이 날렸다.  그것도 얌전한 어투로 느긋하게.. 

근데, 2차에서 내가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 계산이 끝났던데, 그걸 형진이가 했나??? 



Episode 4

일삼회가 최방지 선생님을 모셨던 이야기가 나오면서
담임이셨던 진영철 선생님을 모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거론.
몇년 전 교육청에 조회를 해봤으나 소재 파악이 안됐다는 이야기에
경찰에 재직 중인 동기의 도움을 받아보자는 의견이 제시.
공권력을 그런데 사용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옛 은사를 모시자는 순수한 의도는 봐줄 수 없나..??

그 날 아울러 까메오로 등장하셨던 선생님들.
황판욱, 황규식, 이홍우, 김희선, 이민각, 한상표, 이성학, 함재동, 이해인, 최방지, 이평화, 김성환...


Episode 5

건배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형열이가 들려준 이야기로 모두가 빵 터지고 말았지만,
19禁에 해당되는 단어가 많아 여기서는 생략.





최근 몇년간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거 같아 기분이 참 좋았다.
양보만 나왔어도 대망의 열 명을 채울 수 있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
하지만, 4~5명은 더 불러낼 수 있을거 같다는 재민이의 말에 기대를 걸며
내년 2월 반창회가 희망 반창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함께 해준 친구들..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해주어 정말 고마웠어~~~ ^L^..

:

한 천주교 신자가 하늘나라에 가 식당에 들렀더니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서빙을 하고 계셨다.
'어~ 이게 무슨 일인가..?' 하는 생각에 식당 안을 둘러보니,
다니던 본당 신부님이 행주로 테이블을 닦고 계시지 않은가.

반가운 마음에 그 신부님께 다가가 인사를 하며 물었다.
"아니.. 왠일로 신부님께서 이런 일을 다 하고 계십니까?"

그러자 그 신부님이 웃으며 답변을 하신다. 
"이곳에서는 살았을 때 대우받은 사람이 대우받은 만큼 일을 해야 합니다.
 저 세상에서는 우리가 형제자매님들께 많은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저희가 그만큼 일을 하는겁니다."

그 말을 들은 신자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의아하다는듯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추기경님과 주교님들은 왜 안보이시죠?"

신부님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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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분들은 지금 모두 배달 나가셨습니다."



성당 주보에서 보셨다며 어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웃었는데,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들려주니 아내도 마찬가지다. 
그 외 다름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모두 유쾌하게 웃는다.

"배달 나갔다" 는 말에 모두가 빵 터진다.

이 시대의 지도층 인사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다. 
:

지난 주 여주에서 레미콘사업을 하는 간매에게서 연락이 왔다. 고구마 캐러 오라는.
지인 몇명과 함께 사둔 땅에 고구마를 심었으니 수확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들은게 50여일 전이었다.

주말은 교통이 붐빌거 같아 월요일 해탈과 함께 오랜만에 여주로 가을 나들이에 나섰다.




고구마 캐기에 앞서 점심을 먹기 위해 간매가 안내한 굴암매운탕집.

한강에서 물고기를 어획할 수 있는 조업면허를 갖고있는 사람이 여주에 딱 네명이 있다는데,
이곳 주인이 그중 한 사람이란다.  참게가 함께 들어간 쏘가리 매운탕도 일품이지만,
반찬이 하나같이 입에 착착 감긴다. "김치값이 금값이 되니 이제 김치가 안나오는구나.." 라는
내 말에, "이 집은 원래 김치가 안나오는 집인데, 대신 깎두기가 일품.." 이라는 답변을 듣고
깎두기를 한점 먹어보니, 이건 무우가 아니라 마치 배가 아삭거리는 듯 하다.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찾아간 고구마밭.
총 7000평 중 6500평은 도급을 주어 이미 수확이 끝났다.
 



간매가 지인들을 위해 남겨둔 500평엔 아직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고구마들이 많다.

고구마를 캐는 시범을 보이는 간매.
"자.. 먼저 이렇게 낫으로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 옆으로 쌓아놓은 다음,
 흙을 덮고 있는 검정 비닐의 양 끝을 잡아 벗겨냅니다."
 



간매의 시범을 본 후 바로 익숙하게 따라하는 해탈.
이 사진 찍고 나서 한마디 들었다. "강하형~ 일 안하고 뭐해?? 놀러왔어??" 
"사진 찍으러 왔다. 왜??"  ㅋㅋ~~

이렇게 대략 두시간 반의 작업 결과.

 

고구마 10박스 수확.

직접 일을 해보니 간매의 말이 실감난다.
"고구마 캐러간다고 할 때, 나도 한 박스만 갖다 달라는 사람은 고구마 한번도 안캐본 사람이야.
 이게 얼마나 중노동인데.. 차라리 한 박스 사다주는게 나아.."


허리가 좀 아프긴 했지만, 아주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오후 내내 사무실을 비운 채 우리와 함께 해준 간매에게 헤어지며 들려준 말.
"오늘 고구마 캐러와서 간매 네 마음을 캐고 간다. *^^*"


그랬다. 내가 캐서 담아온건 고구마가 아닌, 간매의 마음이었다.  
:



내 직장생활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후배들.
당시에는 상하관계로 만났지만, 지금은 "형" 이라는 호칭으로
형제처럼 지내는 최경용 부부, 김재호와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 했다.

오랜 정을 나눈 사람들에 대한 허전함이 느껴졌던지
추석을 보내며 아내가 챙겨 마련한 삼겹살파티다.

뚝배기와 장 맛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경용 부부. 
그리고, 커다란 덩치와 달리 애틋한 정이 물씬한 재호.

우리 부부를 "아주버니" 와 "형님" 이라 부르는 경용의 아내.
두 여인네(?)를 "형수님" 도 아닌 "형수" 라고 격의없이 부르며
가끔은 어울리지않는 어리광(?)까지 부리는 재호.

우리의 공통점은 모두가 장남이라는건데,
그래서 두 친구 모두 형에 대한 미련이 있는 모양이다.

부모에게 직접 전하기 곤란한 일은 내게 찾아와 의논하는
경용의 아들을 두고, 재호는 내게 "아들 하나 더 키운다." 고 한다.
아들이 둘인 경용에게 하나는 자기 달라고 조르는 재호는,
자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찾아가라고 딸들에게 일러뒀다니,
빨리 돈 벌어 단체숙박시설부터 마련해야 할 판이다.^^


점심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저녁까지 함께 했는데,
한나절을 건전한(?) 대화로만 보냈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다. 


저 사진을 찍으며 나눈 대화.

재호 : 이러니까 꼭 삼형제같네..
경용 처 : 삼형제 아니었어요?
나 : 수상한 삼형제 맞지.. 성이 다 다르잖아. .

나이들면서는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이 맞는거 같다.
 
:

운동을 하는 중에 아는 분이 전화를 주셨다.
호흡이 약간 거친 것을 느꼈는지 그 분이 묻는다.

그 : 운동중이세요?
나 : 네.
그 : 운동이 그렇게 좋으세요? 나는 이틀에 한번 하는 것도 하기 싫던데, 어떻게 매일 하세요?
나 : 운동을 뭐 꼭 좋아서 합니까?
그 : 솔직히 말해보세요. 운동이 좋아서 하시는거 아니죠? 싫으시죠? 
나 : 나도 하기 싫을 때가 많죠.
그 :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매일 하세요?
나 :
안하면 더 하기 싫을까봐..


살아가며 접하게 되는 많은 일 중에는
싫으면 안해도 되는 일도 있지만, 싫어도 해야하는 일도 있다.

싫은 것은 조금만 마음을 멀리하면 점점 멀어지게 된다.

싫어서 안해도 되는거야 안하면 그만이지만,
싫어도 해야하는 거라면 습관처럼 더 익숙하게 만드는 수 밖에 없다.
:

아내가 집안 정리를 하다 한 권의 책을 내민다.




히야~~ 이게 대체 언제 적 책이야??

회사명이 동방생명에서 삼성생명으로 변경된게 1990년쯤이건가...
그러니 저 책은 80년대 책이다.


회사에서 사원교육을 진행하다보면 교육생들의 분위기를 잡을 필요가 있다.
아침 식사 후 첫 강의 이전에는 하루 교육을 기분좋게 시작하기 위하여 밝은 노래를,
점심 식사 후나 오후 나른해질 시간에는 경쾌하고 신나는 노래를 등등...

이런 목적으로 예전에는 신입사원 입문교육시는 물론 대부분의 교육과정에서
저 노래책을 하나씩 주었는데, 노래책에 수록된 곡목도 그런 목적에 맞게 아주 다양하다.





다양한 테마별로 편집된 노래들.

잠시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옛 생각이 난다.
교육생 시절 신나게 따라 부르던 기억, 또 나중에 교육진행자가 되어 리드하던 기억..
아직도 기억이 나는 노래가 대부분이지만, 이제 제목만으로는 멜로디가 생각나지 않는 노래도 있다.

스멀스멀 떠오르는 추억들..  그때만해도 청춘이었네... 
하지만, 지금 그 사람들이 다시 모여 교육을 받는다면, 저기 담겨있는 노래들을   
그때처럼 큰 목소리로 부를 수 있을거 같다. 

몇이라도 모일 수 있다면 이삼일 날잡아 저 노래들을 첫 곡부터 끝 곡까지 불러보고 싶다.
.
.
.
어~ 아니다..  노래 목록을 보니 첫 곡부터가 아니라 아홉 곡은 건너뛰는게 낫겟다.
열번째 곡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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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로 예정되었던 성묘가 호우로 하루 늦춰졌다.
일요일이라 교통이 혼잡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생각보다는 고속도로가 원활하다.



인접지역의 당숙과 육촌형제들이 먼저 도착하여 벌초를 서둘렀는데, 제를 올리려 할 때 생긴 작은 해프닝 하나. 



초에 불을 붙이려는데, 불이 없다.
담배를 피우던 그 많은 사람들이 한두사람씩 금연을 하더니, 급기야 라이터를 소지한 사람이 한사람도 없게된 것. 

"형님 담배 끊으셨슈~?"  "너 불 없냐?"  서로 물으며 초 하나를 뽑아 불을 찾으러 다니던 중, 당숙모 한분의 말씀.

"담배 끊는 바람에 이제 효도도 못하게 됐네..."


나이드신 분들은 담배를 끊어가는 반면, 흡연층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는 지금이다.
:


지난 월요일 금년들어 첫 반창회가 있었다.
원래 봄에 한번 모였어야 했는데, 내가 정신이 없다보니 시기를 놓쳤다.

지방의 대학에서 봉직하는 친구들의 모임 참석을 위해, 방학이 지나면 안될거 같아
부랴부랴 연락을 하다보니 참석인원은 적었지만, 의미가 있는 모임이었다.


양보다 질

 

처음 반창회에 참석한 이재민(오른쪽).

양보다 질이라고 한 이유가 재민이의 참석에 있다.
재민이는 현역 때 우리 반 반장을 했던 친구.
그동안 반장없이 반창회를 했었는데, 비로소 제대로 구색이 맞춰진거다.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반의 정통성 확립이랄까...  잃어버렸던 국새를 찾은 느낌? ^^

당초 목요일로 반창회 공지를 했으나, 재민에게서 연락이 왔다.
꼭 참석하고 싶은데, 마침 그날 지방에서 세미나가 있으니, 날짜를 변경할 수는 없겠느냐고..
참석하고픈 의지가 읽혀져 이리저리 날을 맞추다보니 더 앞당기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목요일엔 참석이 가능했던 몇명이 오히려 선약때문에 참석이 어렵게 됐다.
참석인원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처음 참석하는 친구에게 맞춰주는게 좋을거 같아
다른 친구들에게 직접 전화로 양해를 구하자 모두 혼쾌히 양보.


"야~ 우리도 드디어 현역 반장이 참석을 했구나.." 모두의 반색에
"그때 반장이 무슨 리더쉽이 있어서 했어? 그저 '차려~ 경례~' 만 했지." 라고 몸을 낮추는 재민이.
그래도 처음 참석하는 친구가 있으니 또 새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앨범까지 복사하여 가지고 온 재민이 덕분에 모두가 그 시절 모습을 다시 반추할 수 있었다.




처음 나온 재민이를 제외하고는 단골멤버들이다.
왼쪽부터 장수철, 양보, 이재민, 박경훈, 김승욱, 나.
(카메라를 사무실에 두고오는 바람에 휴대폰 카메라를 사용했더니 화질이 영~~)

지난 번 모임 때, 그동안 나오지 못해 미안했다며 처음 참석한 인상이가 비용을 부담했다.
당시 블로그에 그 이야기를 하며, "재민아~ 그렇게 안해도 되니 다음에 꼭 나와라.." 고
글을 올렸었는데, 이 날도 재민이가 같은 이유로 비용을 부담했다.
그때 내가 올린 글을 보지는 못했을텐데...  아름다운 마음들이다.


암튼, 앞으로는 절기별로 한번씩 만나기로 결의했다.
그래서 다음 모임은 11월 말에 만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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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dreamnet21.tistory.com/393 [김명곤의 세상 이야기]에서 발췌해온 글입니다.

솔로몬의 지혜 못지않은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 세상을 가려준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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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상을 다니다보면 평소 자주 볼 기회가 없던 사람들을 만나게되는 경우가 많다. 
기억에서 오래 전에 잊혀졌던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소식이 단절되어 애타게 찾던 사람을 반가이 재회하기도 하고,
친구 문상을 가서 비즈니스로 맺어진 사람을 만나는 등, 
전혀 연관이 없을거 같던 사람을 만나 서로 어리둥절해 하기도 한다. 

그제도 그랬다. 
셋이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사람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둘이 주고받은 이야기. 

- 근데, 넌 쟤 어떻게 알아?
> 내가 묻고싶은 말인데..  내가 너보다 먼저 알았을걸. 우린 고등학교 때 부터 알았으니까. 
   넌 어떻게 아는데?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걸보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 [만남]인거 같다. 



장례식장을 다니며 문득 드는 생각.

'나나 아내가 죽으면 재원이는 어쩌나?'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으로 갔으니, 고등학교나 대학동창이 있을리 없다.
만약 미국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면, 직장 동료도 없다.
그러니 찾아주는 문상객도 없을테고...  
죽은 사람이야 상관없지만, 빈소를 지키는 사람은 허전할텐데..

그제 함께 있던 1년 후배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자, 그 후배가 하는 말,
"걱정마 형.. 우리가 있잖아.."

으이그...  도낀개낀인 처지에..  
"먼저 가지나 않게 건강 잘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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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동호회 사람들  (0) 201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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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장으로 직장생활을 마친 대학동창이 있다.
은행에서 나온 후 잠시 IT분야 회사에 적을 두고있던 이 친구가 어느 날 칩거생활에 들어갔다.
예전에 양평에 땅을 장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버님의 고향이자 아직도 친지가 많은 그곳에
집을 짓느라 양평에 상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6월 2일 아내와 조안면 정약용 유적지에 들렀다가, 나온 김에 한번 들러보자는 아내의 제안으로
현장에 있는 그 친구에게 집 짓고 있는 위치를 물어 찾아갔다.
    



그렇게 찾아간 그곳은 막 주택공사를 마치고 집 앞 마무리 토목공사를 앞두고 있었다.

친구는 부모님을 모실 계획으로 이곳에 집을 지을 생각을 했다고 한다.
친구의 어머니는 3년 전부터 중증치매를 앓아 오셨는데, 다른 가족들과 어머니 본인을 위해
조금이라도 공기좋은 이곳에서 자기가 모시고 살 계획이라고 했다.

때문에, 휠체어를 타시고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위해, 내부 설계시 모든 계단과 문턱을 없애고,
안방 욕실도 휠체어를 탄 채 목욕을 하실 수 있도록 넓은 공간으로 꾸몄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 만해도 준공검사를 앞두고 있다고 했는데, 
얼마 전 준공에 대한 모든 절차가 다 끝나고, 가구를 들여오기 위해 전체 청소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일요일 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지은 집의 모든 절차가 끝나고, 이제 모실 날짜를 잡고 있었는데,
치매라는 정신적인 병 외에 신체기능엔 특별한 문제가 없으셨다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신 것이다. 
그것도 고기를 드시며 기침을 하시다 고기가 목에 걸려, 질식사라는 실로 어이가 없는 사인으로. 

3년간 대소변을 다 받아드리는 힘들었던 병간 때문이었는지, 친구의 형제들을 비롯해 가족들은 
어머니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듯 했다.

하지만, 모든 장례절차를 마치고, 친구가 저 집에 들어섰을 때의 마음을 생각하니 먹먹하다.
모든 기준을 오로지 어머니에 맞춘 집인데, 정작 그 어머니는 미처 모셔보지도 못했으니,
집을 대하는 친구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까울지 짐작이 간다. 
한동안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배려했던 모든 공간에서 어머니가 생각나지 않을까.  

친구의 마음이 많이 애석할거라 생각되면서도,
한편으로, 어머니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삼가 친구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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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모임을 갖는 고교동기 회장단 모임이 지난 월요일 교대역 인근 중식당 후젠무이에서 있었다. 



중학교 시절 여선생님께 맞은 이야기.
황금박쥐 놀이를 한다고 수업종이 울린지도 모르고 보자기를 쓰고 교탁 위에서 뛰어내리던 이야기.
여동생 인형의 속옷을 벗기는 악취미를 가진 어린시절 친구의 이야기.
지금은 교회 장로인 친구의 학창시절 비리(?)에 대한 폭로...

그렇게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만날 때 마다 새로운 무용담과 폭로(?)가 끊이질 않는다.
모두가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는건 그렇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마침 귀국한 미국 LA의 원장희가 참석하여 그 곳 친구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어~  어딜 만져..??


 

내가 지금 뭔소릴 하길래...    




계산 후 박굉복 회장의 한마디.  "다음부턴 다시 삼겹살이다.!  식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안되겠어..."
어째 오늘 메뉴가 평소답지않다 싶었어..  무리했지.. 




자..  반가웠어..  다음에 또 보자구..

그렇게 한참을 웃고도 헤어짐은 늘 아쉬워 발길들이 쉬 떨어지질 않는다.




결국 일부 갈 사람은 가고, 대부분은 2차로 자리를 옮겨 또 한번 왁자지껄...




모임 때 마다 카메라를 들고 현잔스케치에 열심인 동기모임 공보관 안민성이 담아준 사진.
온라인에서 사용하던 江河라는 필명이 어느새 고교동기모임에서도 인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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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초, 더 이상 골프를 자주 칠거 같지가 않아 내가 만들었던 골프동호회에서 탈회를 했다.
탈회는 했지만,내가 개설하여 7년간 몸 담았던 조직이라 아쉬움은 컸다.
조직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더 큰 아쉬움은 함께 생활하며 정들었던 회원들과 의사소통이 끊긴다는 것.

그래도 게중 마음이 가까웠던 분들이 송년모임을 주선하여 연말에 아쉬움을 함께 했었는데,
어제 모처럼 다시 만났다.




이날 모임은 해탈이의 서브3를 축하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골프보다 마라톤에 빠져 이미 8차례 마라톤 완주 경험이 있는 해탈이가
지난 일요일 있었던 동아마라톤에 출전하여 대망의 서브3를 달성한 것이다.
서브3라 함은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주파한 것을 의미하는데, 말이 3시간 이내이지,
아마튜어로서 서브3를 달성한 사람은 전체 1%에 못미칠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해탈이의 기록은 2시간 58분.

좌측부터, 흑기사, 망고님의 아들 이호주군, 이날의 주인공 해탈, 면금, 나, 망고님,
해탈이의 마라톤동호회 친구인 심우인씨, 호세, 그리고, 앞줄은 재벌.

오랜만에 보는 반갑고도 정겨운 얼굴들이다.  이날, 정말 모처럼 즐거웠다.
3시간여를 쉴 새 없이 떠들었는데,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그리웠던 목소리다.
비록 동호회는 떠났지만, 그래도 이렇게 그간의 정을 잊지않고 자리를 함께 해준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





지난 연말에 이어 이 날도 복분자주에 솔잎주, 그리고 양주까지 들고 나오신 망고님. 
그리고, 망고님과 함께 나온 아들 이호주군.

와인을 좋아하여 와인집 주인을 소개시켜 준다고 망고님이 데리고 나오셨는데,
184cm의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이날 완전 인기 짱이었다.


참 즐거운 시간을 함께 만들어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가끔 이렇게 자리를 만들기로 했는데, 늘 이런 정겨움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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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프로야구 두산 vs LG 의 시범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입장료를 받지않아서인지 휴일임을 감안하더라도 생각보다 많은 관중이 모였다.
18,000명 정도가 모였다던가.


야구가 없는 뉴질랜드에서 자란 탓에 국내에 들어와 처음 야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호준이.
중학교에 들어갔으니 또래끼리 야구이야기도 많이 하게 될텐데, 그래도 야구장 분위기를 직접
느껴본 것과 아닌 것은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 큰 차이가 있을거 같아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 라이벌팀간의 경기인데다 관중이 많이 모여 비록 시범경기지만 열기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 9회말 두산이 9 : 8 역전승을 거둔 경기내용도 처음 야구장을 찾은 호준이가
재미를 갖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김선우, 이용찬, 김현수, 김동주와 박명환, 봉중근, 이택근, 박용택 등
양 팀의 스타급 선수들이 모두 선을 보여 흥을 돋우었다. 


아직 어느 팀의 팬이 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호준이.
주위의 절친한 두 분이 롯데와 기아로 끌어당기고 있다는데, 나까지 두산팬을 하라고 하기엔
어린 아이에게 너무 곤혹스러움을 주는거 같아 차마 호객행위(?)를 못하겠다.^^

경기가 무르익으면서 두산의 응원열기에 저도 모르게 빠져들던 호준이가
경기가 끝난 후 두산팬이 될거 같다고 한다.

"두산팬 할거면 기념으로 두산 모자 하나 선물할까?" 했더니,
"다음에 기아 경기를 보고 결정할께요." 라고 대답한다.

어린 나이에도 쉽게 물욕(?)에 흔들리지않는 차분함이 있다.


어느 팀이 됐던, 호준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승패에만 집착하기 보다,
팀이 어려울 때 더 애정을 갖고 응원하는 성숙한 팬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팀 만이 아닌, 타 팀의 선수들도 함께 좋아하고 사랑하며
야구의 흐름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야구팬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이, 앞으로 살아가며 갖춰야 할 배려와 존중, 그리고 참된 애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삶을 관조하며 즐길 줄 아는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207cm 의 국내 최장신 투수 장민익.
금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루키지만, 큰 키의 좌완이라는 점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는 선수다.
이 날 투구내용은 실망스러웠지만, 아직 어린 선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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