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늦은 연말 멘토 가족과 함께 한 송년모임.



식사를 하는 중에도 건희의 관심은 온통 엄마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이다.
뭐.. 건희 뿐이겠는가.. 요즘 아이들이 다 비슷한데, 건희의 심각한 표정을 보며
빙긋 웃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 그리고, 직관만으로
이치를 터득하며 처음 접하는 게임에 익숙해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게 있다.

선입관없는 사고의 유연성과 두려움없는 실행이 얼마나 사람의 능력을 무한하게 하는지를 배운다.


저녁을 마치고, 멘토의 초대로 가정방문.
근데.. 이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터졌다.

그간 멘토 가족과 몇 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그때 마다 건희와 대화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누나들이 외국에 있어 혼자 자란 환경 때문일 수도 있고, 성격일 수도 있지만, 건희는
외부인에게 좀 도도한(^&^) 편이다. 이 날 식사를 할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홈그라운드라는 편안함 때문이었을까.. 건희가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아이들의 대표적인 우호적 행동의 하나인, 방으로 데리고 가 자기 물건을 자랑하기도 하고.
둘 만의 낄낄거리며 자지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참 후 나타난 아내의 모습.



몇 번을 만나는 동안 눈길 한번 주지않던 건희였는데, 드디어 제대로 간택을 받은 모양이다.
아내가 들고 있는 건 저렇게 볼을 내준 댓가로 받은, 건희가 가장 아끼는 간식.
건희가 누구에게 자기 간식을 주는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란다.

처음 저걸 건네받은 아내가 
"이거 건희가 좋아하는거 아니야? 근데, 이렇게 아줌마 줘도 돼?" 하며 돌려주는 모습을 취하자, 순간
건희의 표정이 묘해진다. Up된 기분에 얼결에 주긴 줬는데, 생각해보니 좀 아까운 생각이 든 모양이다.
다시 받고싶기도 하지만 자존심상 혹은 함께 놀아준 아줌마에 대한 情도 표하고 싶고..
잠시 애매한 표정을 짓던 건희가 결심한 듯 손을 내저으며 단호하게 던진 한마디에 모두들 빵 터져 버렸다.

"내 마음을 전해!"

다섯 살 순수소년의 마음을 받은 아내가 신났다~^^#

그나저나 할
머니 예행연습이 만만치않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