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보내기
뻔한? fun한!!/산다는건... 2009. 10. 5. 21:47 |부모님이 계신 상도동 본당에서 추석미사를 드리기 위해 8시 20분쯤 집을 나섰다.
평소 상습적으로 정체를 빚던 도로가 한산하다.
여기도 그러네... 좋네~~
여유있게 상도동에 도착해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고 성당으로..
신부님 강론의 마지막 부분은 질문과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 제시로 맺어진다.
"오늘도 남자분들은 리모콘의 제왕이 되실건가요? 오늘은 자매님들을 위해 설거지는 형제님들이 하세요."
금년엔 화곡동 숙부님 댁에서 식사준비를 하셨단다.
미사를 위해 상도동 성당에 모였던 친지들이 모두 화곡동으로 이동하는데,
미사를 마치고 먼저 들어갈 줄 알았던 지연이도 화곡동으로 가야 한단다.
"작은 할아버지가 '지연아. 할아버지 집에 꼭 와라. 할아버지 집에서 얼굴보자' 고 문자를 보내셨더라구.
그리고 끝에 하트까지 날려주셨어. 할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해주셨는데, 어떻게 안 가느냐고..."
사실 집사람도 부모님의 저녁준비를 위해 먼저 집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성당 입구에서 집사람을 기다리시며, "질부도 꼭 와야 돼." 라는 미소에 잡히고(?) 말았다.
두 모녀를 기분좋게 코 꿰신 숙부님... 역시 남 다르셔... 뭐가?? 조카며느리와 조카손녀에 대한 애정이...^^
숙부님 댁 현관 한편에 놓인 모조지에 쓰인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자녀들을 시키지도 않고 직접 적으신 문구.
60대 중반을 넘고 계시는 분의 성품과 감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저런 분이시니 한참 어린 조카손녀에게 가끔 문자를 보내시지.
그래서 지연이가 작은 할아버지 중 가장 좋아하는 할아버지다.
식후에 나온 사촌동생이 빚은 송편.
먹기에 적당한 크기에 예쁘게도 빚었다. 그런데, 하늘색 송편은 첨 보네..
저 색깔은 어떻게 나오냐고 물으니, 반죽할 때 이온음료인 파워에이드를 첨가했단다.
아하~~ 파워에이드.. 역시 아이디어와 실험정신이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저녁엔 동생이 두분을 모시고 우리 집으로 왔다.
"왔다갔다 하시기 불편하실텐데, 준비한거 가지고 제가 가서 저녁 모시겠다" 고 집사람이 말씀드렸음에도,
아들집이 들러보고 싶으셨나 보다.
두분이 돌아가시고 난 후.
하루종일 혼자 집 지켰는데, 이젠 내 차례 아닌가요? 나는 뭐 없어요??
그래.. 우리 꼬맹이도 송편 먹어야지... 여기.. 꼬맹이 송편.. *^^*
이렇게 추석을 보냈다.
추석을 맞는 모습에서 두드러진 변하는 "달" 이 아닌가 싶다.
보름달을 보기 위해 일부러라도 밖으로 나서 설레임과 뿌듯한 마음으로 보름달을 바라보곤 했는데..
추석에 휘엉청 보름달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뉴스 소재이기도 했는데..
이젠 나부터도 보름달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잊는다. 내 개인의 문제인지, 세태의 문제인지...
하물며 요즘 젊은 세대는 더하지 않을까..
풍요로움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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