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골프회원권거래소에서 연락이 왔다.

강원도 고성에 작년에 개장하여 금년 10월에 그랜드오픈을 준비하고있는
[파인리즈]라는 골프장이 있는데, 라운딩을 하고 후기를 써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1박2일 일정으로 라운딩 2회에 숙박과 식사를 모두 제공한다는 조건이다.

예전에 신설 골프장에 대한 소개글을 골프관련 매체에 게재한 적이 있다.
그 때는 라운딩에 대한 모든 비용은 물론, 정식으로 원고료까지 받으며 일(?)을 했는데,
당시 관련자의 전언에 의하면 해당 골프장에서 글의 내용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그게 계기가 되어 그 후 두어번 더 같은 일을 하다 스스로 그만 두었다.

신설 골프장이 대개 지방이라 지방을 왔다갔다 하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이건 골프를 즐기는게 아니라 원고를 쓰기 위한 자료수집을 염두에 두고 
구석구석 특징 하나하나를 살펴가며 라운딩을 한다는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가 느낀 내용에 대해 누군가의 만족도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피곤했다.

이번 제안은 당시와는 다르다.
원고료도 없으니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라운딩을 하고 라운딩 소감을 글로 적어달라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제안을 받고 월요일까지 회신을 주기로 했는데 회신이 늦었다.
아무리 간단하게 소감을 적어달라고 하지만, 그렇게 형식적으로 제출하는건 예의가 아니지않는가.
그건 스스로도 인정이 안되는 부분이다.  늘 이 까칠한 성격이 문제다.

아무리 그래도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자니 또 라운딩을 하면서 신경을 써야한다.
골프를 즐기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공짜가 좋다지만 신경 써가며 골프치러
고성까지 왔다갔다할 필요가 있을까??

이틀을 나름대로 생각하며 두가지 이유를 달아 다녀오기로 했다.

하나는, 나를 선택하여 불러준 사람의 배려에 대한 예의이며,
또 하나는, 그냥 혼자만의 여행길에 오르는 기회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이번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인데, 일요일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출발하려 한다.
혼자 운전을 하며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쉬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가면서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그게 잘 될까?

일단 핸들을 잡으면 워낙에 목적지까지 서두르는 성격이라..
잘 될지는 나도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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