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fun한!!/골프느낌표'에 해당되는 글 66건

  1. 2009.09.15 쓸 수 있는 걸 아깝게 왜 버려.. 2
  2. 2009.07.05 크리스탈밸리에서의 라운딩 4
  3. 2009.04.26 놀던대로 놀아야하는데...
  4. 2009.03.09 마음에 드는 사진이 모두를 미친 놈으로 만들었다.
  5. 2009.02.10 대단히 만족스러웠던 2009년 첫 라운딩
  6. 2008.10.01 멀다는 것을 잊게한 파인리즈CC 10
  7. 2008.09.28 35년 친구와의 라운딩 7
  8. 2008.09.24 신설 골프장의 초대 5
  9. 2008.07.02 칼럼리스트 초청으로 다녀온 스카이72 CC 22
  10. 2008.06.28 뉴서울CC 에서의 급번개 10
  11. 2008.06.13 너무 예뻐 갈등을 느끼게 하는 골프공 25
  12. 2008.06.09 오랜만에 김형수와 함께 한 히든밸리 라운딩 7
  13. 2008.05.22 아마추어골퍼의 꿈을 낚은 공하나 5
  14. 2007.09.18 덤앤더머 프리스틴밸리에 가다 9
  15. 2007.09.12 하이원 골프장 15
  16. 2007.06.14 윈체스트 골프클럽 23
  17. 2007.04.04 난지골프장 17
  18. 2007.02.20 멋진 칩샷을 치고도 엎드려 통곡하며 새가 된 사연 2부 8
  19. 2007.02.20 멋진 칩샷을 치고도 엎드려 통곡하며 새가 된 사연 1부 2
  20. 2006.12.21 2006 Cygnus Award 8
  21. 2006.12.01 시상식만으로도 즐겁다 6
  22. 2006.09.07 골프공에 맞은 이야기 16
  23. 2006.08.10 재벌의 골프 데뷔전 21
  24. 2006.04.04 잠자고 있던 지름신이 기지개를... 14
  25. 2006.03.08 장타자가 힘이 들어가면 안되는 이유 10
  26. 2006.02.04 배려할 줄 아는 골퍼가 되자 10
  27. 2006.01.29 새해엔 이런 골프장 어디 없나...??? 1
  28. 2006.01.26 2006년 첫 라운딩 11
  29. 2005.11.29 진정한 멋을 아는 골퍼. 프레드 펑크 12
  30. 2005.11.12 골프동호회 정모 스케치 15

골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경험하는 일이지만,
골프장갑을 사용하다 보면 사용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손바닥 부분이 닳아 구멍이 뚫린다.

재미난 것은, 싼 맛에 사용하는 연습용 장갑은 오히려 재질이 질겨 오래 가는 반면, 
양피가죽이라 하여 나름 가격이 좀 나가는 것이 내구성이 약해 더 빨리 손상된다.

그런데, 이게 전체적으로 손상이 되면 그나마 미련없이 버리겠는데,
손바닥 아래 부분만 그렇지 다른 부분은 멀쩡하니 그냥 버리기도 아쉽다.

그래서 나는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




상대적으로 더 훼손된 장갑의 멀쩡한 부분을 오려내어 덜 훼손된 장갑에 덧붙이는 것이다.

이왕 붙이는거 내구성을 배가시키기 위해 먼저 장갑 안쪽을 본드로 덧붙여 놓고,
다시 장갑 바깥쪽에도 덧붙여 이중의 효과를 노린다.
저러면 오랫동안 사용 가능한 아주 튼실한 장갑 하나가 생긴다.
두 켤레를 모두 버릴 것을 하나는 오히려 더 튼튼한 모습으로 부활한 것이다.

오른쪽 장갑의 손바닥 아래 부분 굴곡진 부분이 구멍이 뚫린 부분인데,
조만큼만 뚫려도 사실 그립을 잡고 스윙시 손바닥이 쓸려 아프다.
몇 번 반복하면 급기야 손바닥에 물집까지 생기니 구멍난 상태로는 사용할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저 조그만 구멍 때문에 멀쩡한 장갑을 버린다는게 너무 아깝지 않은가.


저렇게 장갑을 보수하여 사용하는 것도 하다보니 요령이 생긴다.

하나를 계속 사용하다 구멍이 나면, 다음 장갑 구멍날 때 까지 구멍난 장갑을 계속 보관해야 하는데,
구멍난 장갑을 애지중지 가지고 다니는 모습은 또 좀 그렇다.

그러니, 두 켤레를 번갈아 사용하여 비슷한 시기에 구멍이 나도록 하는게 좋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하나 폐기, 하나 재활용.  


본드로 덧붙이는걸 보고있던 동생이 곁에서 한마디 한다.
"뭐하세요..??   하나 새로 사시지...  그거 얼마나 한다고..."

근데, 얼마가 문제가 아니다. 
조금만 손보면 훌륭하게 쓸 수 있는걸 왜 버리냐고...

그리고 골프를 안 치는 동생이 모르는게 있다.
재벌총수도 공짜로 얻은 나무 티 하나 잃어버리는게 아까워 눈에 불을 켜고 티박스를 훑는다는 사실을. ^^
:
- 전화해봐야 하는거 아냐?
> 전화해봤는데, 거기는 해가 쨍쨍하대요.
- 해가 쨍쨍하다고??  알았어. 이따 봐.

해가 쨍쨍하다는데 어쩔건가..
주섬주섬 일어나 대충 준비를 하고 나온다.

엘리배이터에서 마주친 남자의 시선은 나를 외면하고 있지만, 왠지 눈치가 보인다.
주차장 입구에서 마주친 경비아저씨가 인사를 한다. 역시 괜히 멋적다.
비가 쏟아지는데 골프백을 들고 나가는 사람의 자격지심이다.

가평으로 향하는 도로는 정말 해가 쨍쨍하다.
어~~ 정말 날 좋네...  아파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날보고 미친 놈이라 생각했겠지??

크리스탈밸리CC에 도착하니, 어랍쇼...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데 제법 굵게 느껴진다.
락카에서 옷을 갈아입으려 백을 열어 티셔츠를 꺼낸다.

근데...  @ㅁ@...
이런...  바지를 안가져왔네...

어제 밤 바지를 고르며 비가 올 경우와 안올 경우를 생각하다가,
아침에 날씨를 보고 선택하자고 생각하고는 그냥 온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입고간 바지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청바지 입고 라운딩하긴 또 처음이다. 

옆에서 후배가 "비 와라~` 비 와라~~~"  기도를 한다.




2층 식당에서 바라본 코스가 아주 예쁘다.
저런 코스에서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를 하는건 코스에 대한 예의가 아닐거 같은데...


크리스탈밸리CC.


 

산세를 이용해 만든 코스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경치가 일품이다.
빙 둘러싸인 산과 내려다보이는 계곡이 아름답다.




그리고, 조경에 신경을 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크리스탈밸리의 코스는 무척 특이하다.
페어웨이와 그린이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티샷을 하는 코스도 있고,
티샷해서 공을 보내야하는 페어웨이가 안보이고, 또 그린만 보이는 코스도 있다.



티박스가 길어 페어웨이까지 가는 길이 무척이나 좁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체적인 코스에 익숙해지면 참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아닌가 싶다.


몇년간 연습에 게을리한 내게 전적인 책임이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이언 치는 법을 다 잊어먹었다.
도대체 전에는 내가 아이언을 어떻게 쳤는지...
모든 회로가 송두리채 빠져나간거 같다.

자신감을 잃어 아이언을 피하고 우드로 요령을 부리다보니 스코어는 어찌어찌 체면치레가 되지만
아이언은 점점 더 엉망이 된다. 치는 족족 생크... 
도대체 타점을 못 맞추고 손목만 돌아가니 타구의 방향이 중구난방이다.
골프를 막 배우기 시작한 사람도 이보단 날텐데...

이래선 안되겠다...
골프를 안칠거면 몰라도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급기야 8번홀부터 모든 샷을 아이언으로만 하기로 했다.
드라이버도 치우고 티샷부터 오로지 아이언으로만.

파파가 한마디 한다.
"너.. 손목을 너무 써.  팔을 쭉 뻗어서 저스트 미팅..."

그런가...  팔 전체에 기브스를 한냥 백스윙부터 왼팔을 뻗뻗한 느낌으로 올렸다가
다운스윙때도 뻗뻗하게 내려 뻗으니, 어~ㄹ~~  볼이 제대로 뜨기 시작하네...
몇홀을 그렇게 도니 아이언이 그런대로 맞기 시작한다.

파파에게 한마디.
" 너 기쁘지않냐??  하나를 가르치니 제자가 이렇게 습득속도가 빠르니...
  천하의 영재를 모아 가르치는게 인생 3樂중에 하나라고 공자님도 그러셨는데...^^"
"기쁘지..  근데..  너 예전엔 원래 그렇게 쳤어.."


오락가락하는 비에 눅눅해진 바지를 계속 입고 까사미오까지 돌아온게 좀 불편했지만,
그래도 성과가 있는 라운딩이었다.
:

1주일전 새 아이언세트가 생겼다.
구입한 그대로 차 트렁크에 넣어뒀던터라 비닐도 뜯지않고 있었던 것.

그런데 갑자기 지난 토요일 골프라운딩이 잡힌 것이다.
비닐도 뜯지않은 골프채를 들고 나간다는건 캐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예의도 예의지만, 새로운 골프채에 대한 특성도 모른 채 골프장에 가는 것도 좀 찜찜하다.

해서, 전날 골프연습장에 들렀다.
나로서는 얼추 3년반만에 연습장을 찾은거 같다.

이것저것 80분간 새 골프채로 연습을 하는데,
어라~~~  엄지와 검지손가락에 물집이 잡힌다.
이럴수가... 아무리 연습을 안했기로서니 손가락에 잡힌 물집을 보니 어이가 없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 날.

온 몸의 근육에 무리가 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찌뿌드하고 뻐근한게 몸을 조금만 틀어도 이쪽저쪽이 쑤신다.
삭신이 쑤신다는게 이럴 때 유용한 표현.

이거 큰일났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서서울CC로 향했다.




서서울CC는 15년전 내가 머리를 올린 곳이다.
골프를 배우고 처음 실전 라운딩을 한 곳이 이곳인 것이다.
그러니까 서서울CC는 골프에 있어 내 마음의 고향이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찾은게 약 4~5년전인거 같은데, 코스와 조경이 많이 바뀌었다.





요때만 해도 앞으로 4시간반동안 내게 그토록 가혹한 일이 벌어질 줄 미처 몰랐지.


골프공은 원래 뜨지않는건가?
내 골프공 브랜드는 두더지표?
어째 공이 한결같이 지면과 붙어다니는지...

새로 생긴 아이언클럽도 불량품인 모양이다.
어째 5번 아이언이나 6번 아이언이나 7번 아이언의 거리가 죄다 똑같냐??
50%이상 D/C에 사용하던 아이언을 가져오면 보상까지 해줘 엄청 싸다 싶었더니 다 이유가 있었던건지...

손가락에 생겼던 물집이 네홀만에 터지더니 피부가 벗겨져 그립을 제대로 잡을 수 없을만큼 쓰리다.
결국 밴드로 손가락을 감는 볼상사나운 모습까지 연출하고.
양 어깨에는 천근 돌덩이를 얹어놓은듯 뻑뻑하다.
그러니 스윙할 때마다 온 몸에 힘만 잔뜩 들어가고...

최근 이렇게 골프치는게 고통스러운 적이 없었다.
3년 이상 연습을 안하고도 그럭저럭 버티고 다녔는데,
간만에 연습장을 찾았다가 물집에 근육통에 완전히 몸만 버리고 말았다.

그러길래 평소 하던대로 해야하는건데, 괜히 안하던 짓을 하다가 이런 변을 당한다. 


게다가 후반들어 잔뜩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기온도 떨어지면서 엄청 추워진다.
모두들 겨울보다 더 춥다고 이구동성이다.  그럴수 밖에. 
겨울엔 아예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서는데, 4월 후반 날씨가 이럴줄 알았나...
간단히 입고 나갔다가 엄청 고생했다.  어~~ㄹ 정말 추웠다.


라운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해탈과의 전화 통화.

- 형~~  잘 쳤어??
> 말마라...  집 나가니 개고생이더라...


 

: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말 그대로 번개라운딩을 나가게됐다.
직장을 그만두고 당분간 쉬게됐으니 이제 맘놓고 주중라운딩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큰소리(?)치던 후배가
갑자기 다음 주 부터 출근을 하게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하루만에 급조된 라운딩.

부랴부랴 부탁을 하여 겨우 부킹한 곳이 가평에 있는 프리스틴밸리.
집에서 교통이 편하고 골프장시설도 괜찮은데다 서비스 수준도 좋아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일행과 카풀을 하여 중도에 식사를 하고 겨우 티업시간에 맞춰 도착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 몸도 풀지 못한 상태에서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섰는데 누군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뭐냐고 물으니 라운딩이 끝난 후 마음에 들면 찾아가면 된다나...  2만원이라고.

요즘 스윙동작을 연속으로 촬영한 사진을 판매하는 골프장이 제법 있다.
남여주GC에서 처음 내 스윙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고는 기겁을 했었다.
몇년간 연습장 안다닌 티가 너무 나 내가 봐도 스윙모습이 많이 망가져 차마 보기가 민망했기 때문이다.
너무 한심스러워 '저런 나쁜 폼을 뭐하러 사나...' 하는 마음에 그냥 왔는데,
집에 와서야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폼이라면 굳이 내가 사야할 이유가 없잖아...
연습장은 안가더라도 나쁜 폼을 보고 혼자 집이나 사무실에서라도 폼을 가다듬어야 하는데...
그후 다른 골프장에서 내 스윙모습 연속촬영한 사진을 만원에 구입하여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혼자 반성을 했는데,
그게 연습장을 다니지않더라도 많은 효과가 있었다.


그랬는데, 프리스턴밸리에서 또 스윙모습 촬영을 한다. 그것도 여기서는 2만원이란다.
일행의 이구동성.. 
"너무 비싸...  어떤 미친 놈이 그걸 사나..."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티샷을 하려고 어드레스를 취하는데, 카메라 셔터소리가 연속으로 들린다.
"몸도 안풀린 상태를 찍어봐야 스윙폼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을텐데 그렇게 찍으면 뭐하나..."

그러고는 공교롭게도 셋의 티샷이 모두 OB.

"우리 언니 속으로 그러겠다... '오늘 내 일진이 안좋구나... 이런 사람들하고 18홀을 어떻게 도나...'"
캐디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자, 캐디 김윤하氏가 같이 웃으며 재치있게 말을 받는다.
"세분만 나오신 이유를 알 수 있을거 같아요."  그래서 모두 한바탕 웃음...^^


18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첫홀에서 찍은 우리 사진이 기다리고 있다.
볼 것도 없을거 같아 그냥 무심히 지나가려는데 들리는 소리.
 "兄 너무 멋있게 나왔다..."

으잉~~~  뭔소리...  그래서 들여다본 사진. 




액자에 살포시 넣어둔 이 사진...
여지껏 다른 골프장에서 본 것은 연속동작의 사진뿐이었는데, 끝부분에 반해버렸다.




어~~  이건 또 언제 찍었나...

(원본에 비해 선명도가 좀 떨어지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내 모습에 눈이 꽂힌다.

결국 1인당 2만원이라는 사진을 셋이 5만원에 구입하면서
우리 모두는 우리가 내뱉은 [어떤 미친 놈]이 되고말았다. 
 

내친 김에 이 날의 해프닝 하나.

재미삼아 1인당 6만원씩 걷어 시작한 조폭스킨스.
조폭스킨스의 룰은 이렇다.

- 매 홀의 위너가 상금으로 만원씩을 가져가는데, 더블보기 이상자는 위너의 자격이 상실된다. 
- 위너가 없을 경우 상금은 계속 이월되며, 위너가 나오면 누적된 상금을 한번에 모두 가져간다.
- 누구든 3만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했을 경우 그 순간부터 일명 OECD에 가입하게 된다.
- OECD에 가입하게 되면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골프를 해야하는데, 그렇지못할 경우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
- OB, 해져드, 벙커, 3퍼트를 범하게 되면 그때마다 획득한 상금에서 만원씩 토해낸다.
- 아울러 이후 더블보기를 할 경우 획득한 상금의 1/2을 환수하며, 트리플보기를 할 경우에는 전액 환수다.
- 환수된 상금은 모두 그 홀 위너의 몫이다.
- 누군가 버디를 하게되면 그동안 다른 멤버들이 획득한 상금을 모두 건네받는다. 

그러니까 조폭스킨스의 경우 굳이 먼저 앞서나갈 이유가 없다.
먼저 상금을 먹고도 토해내야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실속있는 것은 2만원만 획득한 후 계속 그냥 가는 것. 하지만, 이것도 뜻대로 안되는게, 
2만원을 토하게 하기위하여 일부러 위너를 만들어줘 OECD에 강제 가입을 시키기도 한다.
한번도 상금을 못먹어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버디 한방에 모든걸 손에 쥘 수 있으니까.
그러니 상금을 아무리 많이 획득해도 끝까지 안심할 수가 없다.

이날도 14번홀에서 먼저 상금을 획득한 사람들의 몫을 모두 내가 물려받아 17번홀까지 혼자 17만원을 독식.
그때까지의 컨디션으로봐서 18만원 독식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마지막 18번홀에서 세컨샷이 화단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결국 트리플보기로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


우리의 내기는 별 의미가 없다.
누가 먹든 그 돈으로 캐디피를 지불하고 남은 돈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다.  단지 승부를 즐길 뿐이다.

이 날도 18만원으로 캐디피를 지불하고, 셋이서 사진도 사고 저녁을 먹는 즐거움으로 마무리했다.
격의없는 사람들과의 게임은 이래서 즐겁다.

:
과테말라에서 귀국한 KS 귀국환영회시 약속했던 골프라운딩이 어제 있었다.



함께 한 멤버는 해탈, 재벌, 그리고 KS.

어제 라운딩에서 나는 완전히 미쳤다.
골프연습장에 가본지가 언젠지 이제 햇수로도 기억이 나지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연습을 안하는 나.
1년에 몇번 가는 라운딩이 내가 골프채를 잡는 날이다.
그러니까 골프채를 잡는게 10/365 이나 될까...??
어제도 작년 12월 이후 근 두달여 만에 클럽을 처음 만져봤다.

첫홀 드라이버샷 괜찮았고 세컨샷도 좋았지만, 연습을 게을리하는 사람의 고질인 어프로치가 짧아 겨우 온그린.
홀컵까지의 거리는 줄잡아도 10여미터는 훨씬 넘는듯 하다. 
그런데...
그런데, 이 롱퍼팅이 그냥 홀컵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2009년 첫 라운딩 첫홀의 첫 퍼팅이 한번에 들어가, 첫 라운딩 첫홀에서 버디를 잡은 것.
이후로는 동반자들은 물론 나도 이해가 가지않을 정도로 왜 그렇게 볼이 잘 맞는건지...
드라이브샷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믿기지않는 거리로 쭉쭉 뻗어나가고
퍼터는 완전히 神氣가 내린 듯 거리불문, 직선 곡선 라이불문 척척 붙거나 쭉쭉 빨려들어가는데,
내가 실감이 나지않을 정도니 동반자들은 그저 입만 벌리고 있다.

동반자 1 : 형...  왜 그래....
동반자 2 : 강하兄 미쳤구나...
동반자 3 : 잘 치네~~~   강하兄 맞아??
나 : 하도 연습을 안했더니 나쁜 스윙습관을 완전히 잊어먹었어..  연습 안한 보람이 있네...

어찌됐던 전반 40타의 스코어는 몇년째 연습 한번 하지않은 나에게 기적과도 같은 스코어다.
비록 후반 시작하자마자 두홀에서 연속 트리플을 했지만, 화단에 들어가고, 모래 깊숙히 박혀있는
트러블샷이었기에 어제의 플레이는 100% 이상 만족스럽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모임은 그 모임의 성격이 무엇이건, 만나서 무얼하건 즐거운 법이다.
어제의 라운딩이 그랬다.  공이 잘 맞아서 즐거운게 아니라 즐거우니 공도 잘 맞은거 같다. 
기세싸움을 위한 적당한 타박도 짜증은 커녕 정겹기만하고, 승부를 가리면서도 연연하지않는...

2009년 첫 라운딩은 그렇게 모든게 만족스럽고 즐거운 축제가 되었다.





늘 젠틀한 KS가 어제 보여준, 높히 띄워 홀컵 주변에 안착시키는 어프로치샷은 정말 대단했다.
과테말라에서 일은 안하고 골프만 쳤는지...

하지만, 그의 어프로치샷보다 더 대단했던건 그의 세련된 유머감각.
쉬지않고 끊임없이 쏟아내는 그의 유머는, 그에 결코 뒤지지않는 해탈과 재벌의 유머와
환상의 앙상블을 이루며 4시간 반의 시간을 웃음의 덫에 빠뜨리게 했다.
그리고 얻은건 엔돌핀.

[환상]의 라운딩과 [환장]하는 라운딩의 차이는 결코 획 하나의 차이가 아니지만
동반자가 그 한 획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걸 새삼 확인한 라운딩이었다.


:
갈까?  말까??

파인리즈CC 초청라운딩 연락을 받고는 며칠을 고민했었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골프치게 해준다는데 그걸 마다할 이유가 뭐있느냐 하겠지만
왔다갔다 기름값도 그렇고 혼자 운전하기도 좀 지루할거 같았다.
한마디로 꽁짜라고 냉큼 따라나서기에는 강원도 고성은 너무 멀었다.
이리 얘기하면 누구는 배부른 소리한다며 자랑하는거냐고 심드렁하게 되물을 수도 있지만
사실 내 기분은 그랬다.

초청해준 사람의 배려에 대한 예의와 함께 길은 나선 이유 중 하나는
파인리즈CC의 실소유주가 통일교재단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일단 손을 대면 막대한 자금력으로 최고를 지향한다는 소문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일요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하자마자 뇌비게이션 Bio는 하남T/G로 빠지라고 지시한다.
얘가 왜 이래?  국도로 가라고??  미안하지만 싫다. 지금은 시간을 확실하게 지켜야하니 고속도로로...

뇌비 Bio의 조언을 무시하고 하남T/G를 비껴가자 화면의 남은거리가 172km에서 243km로 바뀐다.
엥~~??  고속도로가 70km나 더 돌아간다고??  예정소요시간은 비슷한데..
후회가 막급이지만 이미 어쩔 수가 없다.  올때는 국도로 와야지...


오후 2시50분 도착한 파인리즈의 클럽하우스.



지대가 높아서인지 하늘만 배경인 클럽하우스가 그림처럼 느껴진다.

클럽하우스에서 휴식을 취하라며 알려준 숙소인 리조텔은 이미 단지가 많이 건설되어 있음에도 아직도 공사현장이 많다.
대체 얼마나 규모가 큰 대단지를 구상하는건지... 



리조텔은 깔끔하다.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양옆의 2인용 침실에는 각각 샤워시설이 있으며, 2대의 TV로 동상이몽이 가능하게 배려했다. 

흥미로운 것은 거실의 벽난로.
인테리어용으로 전기장치로 불꽃형상을 보여주는 무늬만 벽난로가 아닌
실제 나무를 태울 수 있도록 조절장치가 되어 있으며 옆에 나무도 있다.

거실의 커튼을 열어보았다.



베란다 바로 앞에 펼쳐진 골프코스.

얼마나 가까운지, 골퍼들이 그린에서 퍼팅하는 것을 바라보며
퍼팅하는 사람의 백스윙 폭과 공이 굴러가는 거리를 비교하면서 그린이 제법 빠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벙커도 장난이 아니네...

오른쪽 멀리 보이는 건물이 클럽하우스.


파인리즈CC는 27홀이다.
9홀씩 Pine Course, Ridge Course, Lake Course로 나뉘어지는데, 먼저 오후 5시부터 Lake Course를 돈다.

레이크코스 2번홀 그린을 향해 걷는데 그린주변의 모습이 처음임에도 조금은 낯익다.



바로 숙소에서 내려보던 코스다.
내가 묵은 속소는 맨 오른쪽 리조텔의 3층 왼쪽인 Lake 12동 302호.


파인리즈CC는 마치 사랑하는 연인에게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하듯,
이곳을 처음 찾는 골퍼들에게 곳곳에서 깜짝쇼를 연출한다.



6번홀 그린.  이게 뭔가?
오른쪽은 분명 그린인데, 왼쪽은...  프린지도 아니고...  오히려 프린지가 이것의 주변에 있다.

놀랍지만, 이것도 그린이다. 대리석그린.

그린 조성시 노출된 암반을 그대로 살리려했으나 표면이 너무 거칠어 암반 위를 대리석으로 덮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것도 그린의 일부이니 여기 볼이 멈추면 퍼터를 사용해야 한다.

내 경우 볼이 대리석그린 옆의 경사진 러프에 떨어져 퍼터로 퍼팅을 하는데,
대리석 표면을 지나는 볼의 속도가 어떨지를 예측하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요행히도 내가 예측한 속도와 퍼팅강도가 맞아 핀 근처에 볼이 멈추는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레이크코스 9번홀.



속초 아바이마을의 명물이라는 [갯배]를 골프장에서 보게될줄이야...

9번홀의 티박스에 가려면 갯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골퍼들이 직접 양쪽 나루를 연결한 굵은 철심을 잡아당겨 갯배를 이동시키는데,
이게 귀찮거나 노동(?)에 짜증이 나는 사람들은 앞에 놓여있는 다리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보기도 힘든 갯배를 직접 한번 움직여본다는게 얼마나 운치있는 경험인가... 
야간이라 light의 조명을 받으며 갯배를 타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이렇게 긴 벙커가 있을까??
   
610m에 달하는 9번 Par5홀의 특징은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페어웨이와 벙커, 또 호수라고 표현하는게 좋을 긴 해져드와 리조텔이 일체를 이룬다는 것이다.

페어웨이를 따라 길게 형성된 호수와 고운 맥반석모래의 비치벙커가 마치 해변가 백사장처럼 느껴지는데,
산자락에 보이는 고깔형태 건물과 함께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유럽의 산간마을를 보는듯 하다.


이틀째인 월요일 아침.
서울보다 위도와 고도가 높아 아침 7시경이면 기온이 낮지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쌀쌀하지 않다.

아침을 먹기위해 그릴에 들어서니, 여기가 골프장 식당이 맞는지...



입구에 있는 대형 와인쿨러 외에도 곳곳에 즐비한 와인이
종류도 무척 다양하고 고급와인으로 알려진 브랜드도 꽤나 많이 보인다.


파인코스의 잔디상태가 좋지않아 월요일 close 했음에도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받아들여져 파인코스와 리즈코스를 라운딩할 수 있었다.


파인코스 2번홀. 



페어웨이 중간의 벙커는 그냥 단순한 벙커가 아니다.
티샷한 볼이 행여라도 벙커 중앙의 저 바위에 맞으면 아무도 볼의 향방을 알 수가 없다.
또한 이 지점에서 보이는 그린의 공략도 만만치가 않다.
그린에 이르는 좁게 느껴지는 길목에 넓게 분포된 벙커가 심리적으로 주눅들기에 충분하다.

파인리즈CC에는 이렇게 엄청난 수의 벙커가 있다.
캐디의 말에 의하면 모두 85개의 벙커가 있다는데, 홀당 평균 세개인 셈이다.
특히, 리즈코스 9번홀의 경우 355m의 Par4 임에도 11개의 벙커가 있다.
게다가 해져드와 연결된 실개천이 그린 앞을 가로질러 있어 바라만 보아도 기가 질린다.
거리 짧은 사람은 벙커만 전전하다가 끝날지도 모른다.




멀리 나무 뒤 구름아래 보이는 동해바다.
 
마음이 뒤숭숭한 경우 리즈코스 1번홀이 보여주는 바다를 바라보며 산뜻한 기분을 가져보자.
저 넓다란 페어웨이를 놔두고 우측 벙커를 넘기는게 그린 공략에 좋다는 유혹에 빠지는게 문제지만 말이다. 




컨디션이 좋지않거나, 아이언샷의 방향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가장 겁나는 일명 Island Hole인 리즈 3번 Par3홀. 
절대적인 연습량 부족으로 아이언이 방향을 상실한지 오래인 나에게는 오히려 길이가 긴게 위안이 된다.
그나마 우드샷은 아직 조금의 방향이 남아있으니까.
그런데, 저 안에 얼마나 많은 골프공이 있을까...

파인리즈에 벙커만큼이나 많은게 또 있다.



골프장의 조경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가는 해져드를 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다.
나름대로 멋을 부린 곳도 많지만, 골프장의 난이도를 위한 장매물 개념인 곳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파인리즈는 해져드라 호칭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연못을 너무 격조있게 만들었다.
파인리즈의 호수는 골프코스의 난이도를 위한, 골퍼가 극복해야할 인공장애물로서의 해져드가 아니라,
아름다운 호수의 모습으로 골퍼에게 마음의 여유를 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하는 동반자의 역할을 한다.
호수마다 거의 볼 수 있는 분수도 이런 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를 하는거 같다.

누군가로부터 파인리즈는 비데골프장이라는 표현을 듣고 무슨 말인지 궁금했는데,
그 짓궂은 표현의 의미를 알겠다.


파인리즈CC에서 내가 가장 놀란 리즈코스 2번홀 그린.



뭐 이런 그린이...   일명 도너츠 그린.

핀이 오른쪽에 있다면,
온그린시킨 볼이 벙커를 중심으로 왼쪽에 있는 것과 아예 벙커 가운데 있는 것중 어느게 나을까???

그린 이야기를 하나 더 한다면, 파인리즈의 일부 그린은 착시현상을 보인다.
제주도 골프장과 같이 눈으로 판단되는 그린의 라이가 실제와 반대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무조건 캐디의 조언에 따르는게 낫다.


파인리즈는 캐디등급제에 의해 캐디피를 차등적용하고 있다.
경력이 미흡한 캐디는 8만원, 경력이 쌓인 캐디는 10만원이며,
티칭프로 자격증이 있는 캐디를 지명할 경우 캐디피가 15만원이다.
단, 티칭프로 자격증이 있는 캐디일지라도 지명이 아닌 순번에 의해 캐디로 배정되었을 경우는 10만원을 지급한다.

이틀간 만나 캐디 김연희氏와 박지숙氏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캐디였다.
그린의 라이를 읽는 능력은 물론 시종일관 보여준 친절한 자세와 미소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동반라운딩을 청하고싶은 완벽한 조력자였다.
   

모든게 좋았지만, 파인리즈CC의 특징은 아름다운 호수와 고운 모래다.
청정수 35만톤을 끌어왔다는데, 35만톤의 부피가 어느정도인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거의 모든 홀에서 라운딩 내내 내 주위를 감돌았다는건 기억한다.
벙커역시 맥반석 고운 입자를 사용함으로써 거친 느낌보다는 보드라운 느낌이 든다. 

그 많은 호수와 모래를 보며 여기가 과연 설악의 줄기가 맞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요즘 신설 골프장 중에 좋은 골프장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냥 좋은 골프장이 아닌
아주 훌륭한 골프장이 있다면 파인리즈도 분명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샤워를 하는데 비누거품이 제대로 없어지질 않고 계속 피부에 미끄럽다.
온천수다.

라운딩을 하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고성 사람들은 좋겠다.  이렇게 좋은 골프장이 가까이 있어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국도를 택했다.



전면에 보이는 설악의 돌산이 무척 기품있게 다가온다.

미시령터널의 개통으로 예전처럼 꼬불꼬불 미시령고개를 넘지않아도 된 때문인지
국도로 올라오는데 서울까지 3시간이 걸렸다.  엄청 단축된 것이다.

이 정도라면 라운딩과 함께 동해바다와 온천까지 즐긴다는 다목적레져를 생각하며
한번쯤 게획을 세워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인리즈CC는 멀다고만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바꾸기에 충분한 감흥을 주었다.
:




74학번 동기들.

나를 제외한 셋은 문과출신이다.
지금은 명칭이 바뀌었지만
입학당시 명칭으로는 법정대 문과대 상경대 출신이다.

옥원호 유지설 배기홍.
지금은 대학교수로 사중은행과 중앙은행의 간부로 있는 친구들과
기홍이의 주선으로 남여주CC에서 모였다.

옥원호와는 처음 라운딩.
유지설과 배기홍과는 두번째던가...

우리 35년 친구 맞냐???

:
에이스골프회원권거래소에서 연락이 왔다.

강원도 고성에 작년에 개장하여 금년 10월에 그랜드오픈을 준비하고있는
[파인리즈]라는 골프장이 있는데, 라운딩을 하고 후기를 써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1박2일 일정으로 라운딩 2회에 숙박과 식사를 모두 제공한다는 조건이다.

예전에 신설 골프장에 대한 소개글을 골프관련 매체에 게재한 적이 있다.
그 때는 라운딩에 대한 모든 비용은 물론, 정식으로 원고료까지 받으며 일(?)을 했는데,
당시 관련자의 전언에 의하면 해당 골프장에서 글의 내용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그게 계기가 되어 그 후 두어번 더 같은 일을 하다 스스로 그만 두었다.

신설 골프장이 대개 지방이라 지방을 왔다갔다 하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이건 골프를 즐기는게 아니라 원고를 쓰기 위한 자료수집을 염두에 두고 
구석구석 특징 하나하나를 살펴가며 라운딩을 한다는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가 느낀 내용에 대해 누군가의 만족도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피곤했다.

이번 제안은 당시와는 다르다.
원고료도 없으니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라운딩을 하고 라운딩 소감을 글로 적어달라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제안을 받고 월요일까지 회신을 주기로 했는데 회신이 늦었다.
아무리 간단하게 소감을 적어달라고 하지만, 그렇게 형식적으로 제출하는건 예의가 아니지않는가.
그건 스스로도 인정이 안되는 부분이다.  늘 이 까칠한 성격이 문제다.

아무리 그래도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자니 또 라운딩을 하면서 신경을 써야한다.
골프를 즐기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공짜가 좋다지만 신경 써가며 골프치러
고성까지 왔다갔다할 필요가 있을까??

이틀을 나름대로 생각하며 두가지 이유를 달아 다녀오기로 했다.

하나는, 나를 선택하여 불러준 사람의 배려에 대한 예의이며,
또 하나는, 그냥 혼자만의 여행길에 오르는 기회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이번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인데, 일요일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출발하려 한다.
혼자 운전을 하며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쉬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가면서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그게 잘 될까?

일단 핸들을 잡으면 워낙에 목적지까지 서두르는 성격이라..
잘 될지는 나도 자신이 없다. 
:
골프칼럼리스트 초청모임이 월요일 스카이72 CC 하늘코스에서 있었다.
 
스카이72 CC는 72홀 퍼블릭코스다.
하늘코스와 바다코스로 나뉘어지는데, 바다코스는 다시 각각 18홀의 Ocean, Lake, Links 코스로 구분된다.
Lake는 호수가 많은 플로리다 스타일이고, Links는 페어웨이 기복이 심한 스코틀랜드 스타일이란다.
 
하늘코스는 자연암반을 그대로 살려 Rockhill 코스라고 하는데, 그린과 페어웨이가 모두 밴트글라스다.
밴트글라스는 내게 아주 쥐약이던데, 퍼블릭임에도 관리가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 페어웨이가 마치 이발을 한 것처럼
길이가 가지런하고 걸을 때 마다 정말 푹신푹신한 느낌이 전달되는게 기분이 아주 좋다.
 
Rockhill 은 아리조나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4개코스 중에 인기가 제일 좋아 가장 부킹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린피도 다른 코스보다 1만원이 비싸다던데...  왜 그럴까??



요게 야자수였다면 아리조나 냄새가 더 났을텐데...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본 전면.  뒤가 거의 암반이다.
이 코스는 로컬룰로 오비가 없고 무조건 해져드 처리.
 


 
갈라진 산의 중간이 티박스.  저 곳에서 아래를 내려보며 날리는 드라이버샷의 감흥이란...
사진 오른쪽 벙커의 카트길..  카트도로가 벙커 가운데 있다.
골프치면서 벙커 가운데로 카트가 다니는건 처음 봤다.
 
멀리 보이는건 바다와 섬이 색다른 운치를 준다.
 
 
윗사진 산 가운데 티박스에서 내려다본 홀의 모습.   겁없이 우측 바위를 넘기려다 그만...  
 
좀더 살펴보면...


 


영종도 공항 바로 옆이라 수시로 비행기의 이착륙모습도 볼 수 있고,  바다와 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지만,
골프를 치는 입장에서는 바람이란 변수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어제 만난 신명숙氏는 내가 만나본 캐디 중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훌륭한 캐디다.
상냥하고 매너좋고...  이런 캐디와 동반한다는건 골퍼에게도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카트에 부착된 [캐디 10계명]. 
1번부터 사람을 미소짓게 만들더니, 내용 하나하나가 정말 재치있으면서도 완벽한 캐디의 조건을 다 담았다.
 
 
 
라운딩이 끝나니 캐디가 사진의 왼손에 있는 캐디의 고유번호가 있는 캐디카드를 각각에게 나눠준다.
고객은 저 함 속에 넣으면 되는데, 우리 팀은 당연히 All  Excellent.
 
 
라운드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는 시상식을 한다.
그린피, 캐디피 모두 무료에 밥까지 먹여주고, 게다가 상품까지 푸짐하게 준다.
라운딩 시상식에 칼럼 시상식까지 포함해서 드라이버에 우드, 웨지, 퍼팅매트 등 골프용품에
양주, 한과 등등 까지...
 
참가자 전원에게는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2박스와 PRGR에서 협찬하는 이것저것 골프용품세트,
그리고 기능성 골프웨어도 주던데, 이게 가장 맘에 들었다.  게다가 나갈 때 작은 케이스를 하나 더 준다. 
이건 또 뭔가 했더니...
 
   
저거...  순금이라는데, 캐디백에 달았다가 없어지는거 아닌가...


요즘 골프를 별로 안치니 소재거리도 없어 골프칼럼 쓴지도 오래됐는데,
이렇게 풀코스 서비스를 받으니 영 미안하다.

쥐약을 잘도 먹었으니 이제 우짜란 말이냐... 
:
지난 월요일 방글님의 바베큐파티에서 즉석 발의된 번개라운딩을 오늘 뉴서울CC 에서 가졌다.

천둥번개에 비 와라... 바람 장난아니게 불어라...   짜증날거 같은 무더위가 올거다...  등등,
면금님, 벙글님, 재벌님이 함께 한다는 번개소식을 접한 다른 회원들의 온갖 사주와 주술이 있었지만,
하늘은 늘 정의로운 사람들 편이라는걸 새삼 깨달았다.   얼마나 날씨 좋았는데...^^
 
 
오전 6시반에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만나 칼라볼 한줄씩을 나눠갖고 南 in 코스로 이동. 
아래로 내려깔리는 탁트인시계와 짙은 초록의 페어웨이는 동호회 정모장소인 시그너스CC 와는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마치 매번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옆에 떡볶기집이라도 찾은 느낌이랄까...
 
어찌됐던 남들 다 잡는 도라이바를 안잡고 우드로 남들 도라이바의 거리를 능멸하는 벙글님은
첫홀부터 기세좋게 버디를 낚으시더니만, 급기야 전반을 37타로 마감.
처음 찾는 골프장에서는 누구라도 조금은 어색해하기 마련이건만, 벙글님의 우드는 참으로 뻔뻔하다.^^
 
전반을 마치고 후반 첫홀에서 기념촬영 한방.
   
요렇게 포즈를 잡았다가 뉴서울CC에서만 경력10년인 신미경氏에게 무지 혼났다.
지금 모범생들 장학금수령 기념사진 찍느냐고...
 
그래서 된통 혼나고 다시 한방.
 
신미경氏...  조금 마음에 드는지 액정화면을 들여다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끄덕...
에~휴~~  요즘은 캐디언니 취향 맞추기도 힘들어...
공도 안맞는 某氏는 그래도 의연한 포즈로 미소띄는걸 잊지않는다.
그 속이 그 속이 아닐터인데...    
 
 
스윙 폼은 스코어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왼쪽 분의 오늘 스코어는 80타.
가운데 분의 오늘 스코어는 87타.
오른쪽 분의 오늘 스코어는 국가 안위와 관련된 보안사항이라 비취(비밀취급) 인가자 외에는 공개가 되지않는다.
114에 물어봐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위 사진을 찍은 사람의 오늘 스코어는 꼭 알아야 할만큼 가치있는 사항이 아니다.
 
근데, 벙글님의 우드샷은 정말 쥐긴다.
여지껏 김미현보다 우드샷 잘치는 사람은 해탈이 밖에 없는줄 알았는데, 한명 추가다.
엄청난 거리와 방향성으로 드라이버를 잡는 동반자들을 돌아버리게 만들더니,
후반에 들어 조금 미안했던지 우드가 조금 돌아버린다. 
 
면금님은 오늘 라베를 했다.  보통 라베가 아니라 생애 처음으로 80대에 입문을 한 것이다.
전략의 승리.  小失大取 -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
퍼터가 홀컵을 직접 노리기보다 반드시 홀컵 주변의 기브 거리에 붙이는 전략이 주효.
 
재벌님은 전반전 중반에 이미 지치버렸다.
강하는 전반 마지막홀에서 갈매기를 보더니만, 후반에는 간간이 해변가와 호숫가를 거닐었다.
그래도 롱홀에서 티샷 誤飛내고 보기한걸로 만족. 하마터면 롱홀에서 誤飛파를 하는 대형사고를 칠뻔...
 
19홀은 생애 첫 8자를 그리신 면금님의 은총으로 식사를 하면서 [남자답게 사는 법]에 대해 Case Study.
서로의 쫒기는 시간으로 더 많은 대화가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각자 삶의 터전으로... 

다음에는 또 어디서 해볼까...
:



후배에게서 골프공을 선물받았다.

그런데, 이 골프공이 좀 색다르다.

칼라볼인데, 주로 겨울에 사용하는 빨간볼이나, 야간에 사용하는 야광볼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브랜드(Crystal) 처럼 볼 표면을 얇은 유리로 감싼거 같은 느낌.  샷을 하면 꼭 깨질 것만 같다.

후배는 좋은 공이라고 필드에서 써보라는데,  아이언으로 치면 표면이 심하게 긁힐거 같아...

그러니...  이렇게 예쁜 공을 아까워서 어떻게 쓰나... 

하지만, 한편으론 샷을 했을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직은 책장 위에 장식용으로 놓여있는데,  어쩌나...    하나씩만 들고 나가볼까???
:
지난 6월5일 해탈이가 깔아놓은 멍석에 재벌과 친구 형수와 함께 했다.
형수와는 한동안 매월 정기적으로 라운딩을 함께 했었지만, 비슷한 시기에 서로 골프를 멀리하게 되어
근 4년만에 함께 라운딩을 하는거 같다.



히든밸리G.C.의 모습.

오른쪽은 아웃코스의 9번홀 그린, 왼쪽은 인코스의 9번홀 그린.
계곡 속에 조성된 인공호수를 따라 절묘하게 양쪽으로 레이아웃된 코스가 퍽이나 인상적인데,
이 숨겨진 계곡에서 즐거운 웃음퍼레이드가 시작된다.

옷을 갈아입는데, 해탈이 느닷없이 손을 내민다.
- 두목... 5만원 내.
> 뭔데?
- 스킨스라도 해야지...  세사람 5만원씩, 나는 7만원.
 
자기는 이 집단에서 경쟁자가 없다는 오만함이 누구랑 비슷하기도 하고,
나를 재벌과 동급으로 배열하는 의전절차가 매우 거시기하기는 하지만,
뭐... 요즘 키워드가 실용주의니 시류를 굳이 거역할 의사는 없다.
 
간단한 룰미팅.
1. 트면 상금은 무조건 다음 홀로 이월된다.
2. 이월금액의 누적한도는 없다.  얼마가 쌓이던 무조건 다음 홀에서 전액 지급.
3. 숏홀의 니어는 무조건 오너꺼.  파가 아니라도 좋다.
4. 본전 확보후 자동으로 OECD 가입.
5. OECD 가입 후 5불출에 걸릴 경우 5불출 한개당 1만원씩 환수하며, 환수한도는 없다. 본전 다 털려도 끝까지 환수.
 
본전 털려도 끝까지 환수라...  이게 독약이구나.  어설프게 빨리 먹었다간 자칫 거덜나겠다... 

그런데, 세상사가 항상 뜻대로 되는게 아니다. 
특히, 피해가려는건 꼭 먼저 만나게되는게 세상사다.  이번에도 그랬다.




해져드 한복판에 금붕어모양의 그린이 있는 일명 금붕어홀인 15번 Par3홀.
금붕어의 눈 위치인 그린 너머와 꼬리지느러미 부분에 벙커가 있는 아일랜드홀이다. 

오늘의 게임에서 이 홀은 꽤 의미가 있는 홀이 되어버렸다.
14번홀의 누적상금 4만원이 또 넘어왔으니 5만원, 숏홀의 니어상금이 포함되면 6만원,
게다가 일찌감치 생각지도않게 의도하지도 않았던 OECD에 가입을 하고서는 
14번홀에서 벙커에 트리퍼트를 겸해 트리플로 버벅거리며 내가 토한 벌금 3만원을 합하니
이 숏홀이 졸지에 9만원이 걸린 대박 홀이 된 것이다.
 
하지만, 대박홀이 결코 즐겁지가 않다.  
OECD에 가입 후 연방 5불출에 걸려 먹은거 다 토하고 이제 만원 밖에 안남았는데,
이런 제길...  게다가 앞핀이니 여기서 물퐁당이면 이제 2차 민족자본이 동원되야한다.
그렇다고 길게 치면 쓰리퍼트 십상이니 이래저래 골치아프게 됐다.
 
여기서 재벌의 티샷은 그린 왼쪽으로 퐁당..
재벌과 인하대학 동문인 김형수의 티샷도 역시 비슷한 위치로 퐁당...
 
해탈 : 누가 동문 아니랄까봐...  두분 동문회 하세요??
나 : 그 학교 물 근처에 있다며?? 
해탈 : 짠물근처??   근데 여긴 민물인데... *^^*

그리고, 어~~어~~~  이게 왠일...???  
내가 티샷한 볼이 핀에 거의 일직선으로 날아가더니만 핀 우측 60cm 부근에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 앉았다. 


라운딩 종료 후 캐디피를 지불하고 나니 6만원이 남는다.  그러니까 내 순익이 만냥.
갑자기 몇년전 도고CC의 악몽(?)이 떠오른다.  그때도 지금과 상황이 비슷했다.
일찌감치 OECD에 가입을 하고도 후반에 버디를 세개 잡으며 거의 싹쓸이를 했지만,
캐디피와 그늘집 비용을 계산하고 남은 순이익은 2만원.
 
그럼에도 20만원을 따먹고 도망갔다는 해탈과 준이의 온갖 음해와 모함으로
결국 대치동 모 맥주집에서 맥주값 26만원을 뒤집어 쓴 악몽...
 
그래도 그런 악몽이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는게 늘 즐겁다.


이날 최고의 어록.
 
재벌의 타샷은 가출을 하려다 나무 바리케이트에 의해 페어웨이로 돌아오고,
세컨샷은 바위 맞고 까진 채 들어오고, 써드샷은 해져드로 들어가다가 돌 모서리에 까진 부분 또 까진 채 튕겨 나오고...
몇번을 죽으려고 기를 쓰던 그 공은 계속되는 불운(?)으로 인해 재벌의 아이언에 계속 학대를 당해야만 했는데,
공과의 싸움에서 지친 재벌 왈,  '너를 다이하드로 지칭하노라...'  




좋은 자리를 마련해준 해탈, 거듭되는 불운을 불굴의 즐거움으로 극복해준 재벌,
그리고 빈자리를 정겹게 메꾸며 덤앤더머의 정기를 이어준 친구 김형수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너무 재밌었다는 캐디 김민경氏. 그날 웃느라고 혹시 탈장이나 되지않았는지 모르겠다.
: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아마추어골퍼가 받을 수 있는 트로피나 기념패가 몇가지 있다.
단체모임에서 시상하는 우승트로피도 있지만, 개인의 골프스코어를 기념하여 동반자들이 증정하는 것이 있다.

먼저 이야기했듯 다 아는 것이지만 기념패를 만들어주는 경우를 정리하자면,

싱글. 골프 입문 후 처음으로 18홀의 스코어가 기준타수보다 +9 이하를 기록했을 경우.
이글. 특정 홀의 기준타수 보다 2타를 줄였을 경우.
알바트로스. 특정 홀의 기준타수 보다 3타를 줄였을 경우.
홀인원. PAR3 홀(숏홀) 에서 티샷 한 공이 한번에 그린의 홀컵에 들어갔을 경우.
이븐 파. 18홀 스코어를 기준타수(보통 72타)와 동일하게 기록했을 경우.
언더 파. 18홀 스코어가 기준타수 미만일 경우.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자주 필드에 나가다보면 그나마 싱글은 할 수 있지않겠나 생각들을 하지만,  
선수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골퍼, 더구나 주말골퍼 입장에서는 그게 말처럼 만만한게 아니다.
규정대로 하면 골퍼의 70%가 100타를 깨지 못한다는 말에서 그 어려움을 알 수 있다.

흔히들 달성하기 어려운 순으로 홀인원 > 이글 > 싱글을 꼽는다. 
보편적 생각으로 골프선수일 경우에는 이 공식이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순수 아마추어골퍼의 경우라면 내 생각은 다르다.
아마추어의 경우 골프선수에 비해 정교함이나 기교가 부족하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홀인원이나 이글은 사실 운(運)이다.
물론 선수들에게도 운이 따라야 하겠지만, 일단 의도한대로 얼마나 정확하게 목표지점으로 공을 보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실력의 차이가 선수와 아마추어의 사이에는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소 역설적일지 몰라도,
홀인원은 한번만 잘 맞으면 이룰 수가 있지만, 이글은 두번(롱홀에서는 세번)을 잘 맞춰야 한다.
그리고 싱글스코어는 18홀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야 가능하다.  드라이버와 우드, 각종 아이언에 퍼터를 이용한
얼추 80번정도의 샷을 꾸준히 실수없이 한다는게 아마추어로서는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순수 아마추어골퍼에게는 보편적개념으로 볼 때 싱글하기가 홀인원보다 어렵지않나 싶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싱글과 이글은 해봤지만, 아직 홀인원은 하지 못했다.
(말을 만들자니 쉬운거지 그게 어디 동네 어린애 이름인가 말이다...)  

그러니 [이븐 파]나 [언더 파]는 말 할 필요도 없다.  골프선수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그저 [꿈]이다. 

그 꿈같은 스코어를 지난 동호회 정모 때 공하나가 일궈냈다.
공하나로 18홀을 도는게 소망이라서 필명을 [공하나]로 했다는 그가 그 소망을 넘어 아마추어로서 꿈을 이룬 것이다.

오늘 동호회 정모 때 회원들의 축하하는 마음을 모은 [이븐 파 기념패]를 전달했다.




이븐 파 기념 세레머니.

기념패에 맥주를 가득 담아 원샷.

:
웬수같은 4인방이 또 모였다.
이번엔 경기도 가평 설악면에 있는 프리스틴밸리C.C

우리에게 골프는 만남의 매개체일뿐 목적이 아니다.
그러니 함께 오가며 나누는 대화가 더 재밌다.

티거가 일 때문에 함께 이동하지 못한게 좀 아쉬웠지만,
어제도 재벌이와 해탈과 함께 이동을 하며 이런저런 대화가 이어진다.
요즘 말 많은 이슈는 한번씩 다 거론이 된다.
신정아 이야기, 누가 되는게 대선정국이 재밌을거라는 통합신당의 경선이야기 등등...

서종면에 접어들어 갈치조림과 순두부로 점심을 먹고
티업시간에 아슬아슬하게 프리스틴에 도착.
카터로 이동하면서부터 슬슬 입들이 풀리기 시작한다.


덤앤더머의 입담 - 단적인 예를들면 이런거다.

해탈이 티샷을 위해 티박스에 올라 티를 꼽고 개다리춤을 추고나서 어드레스를 취한다.
그동안에도 나머지 셋은 정신집중을 방해하기 위해 계속 떠들고있다.
물론 우리끼리의 경우에만 이런다는거다.  다른 사람들과는 절대 이러지 못하지.
기본도 모르는 무매너의 표본이니까.

자기의 티샷모습에는 관심도 없이 딴소리만 하는 우리 셋에게 해탈이 슬그머니 한마디 한다.
'저... 죄송하지만 말씀 중에 제가 티샷을 해도 되겠습니까??'   시끄러우니 조용히 하라는 얘기임을 다 안다.
그렇다고 미안하다며 조용히 하면 우리가 덤앤더머가 아니지.
저마다 한마디씩 응수를 한다.
- 그럼 그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뭘 그런걸 물어보고 그래...
- 공 치면 되지, 이렇게 대화를 중단시키는건 또 무슨 매너야...
- 앞으론 우리 신경쓰지말고 치라고...

샷을 준비하는데 해탈이 가만있을수 없다.
'형~~  오른쪽에 OB말뚝 보이지?'
티거가 거든다. ' 에이...  골프 몇년 쳤는데 그걸 모르겠어...??'
다시 해탈.  ' 아냐.. 두목이 요새 노안이 와서 안보일까봐 걱정되서...  언니~~ 왼쪽은 해져드 맞나?
두목~~ 왼쪽엔 또 해져드라니까 조심해서 빠뜨려...'

par3 숏홀에서 재벌의 티샷이 벙커로 간다. 벙커샷이 그린에 못미쳐 써드샷을 준비중이다.
케디에게 슬쩍 한마디.  '언니 이 홀이 롱홀이던가...??'

뭐 이런 식이다.



이 사진을 찍어주던 캐디가 갑자기 막 웃는다.

...???  @>@~~~ 
- 언니... 왜 웃는건데...?? 
- 누구 바지 지퍼가 내려간거야???

캐디 왈,  사진 포즈가 너무 촌티 난다나...
요즘 그렇게 드라이버 잡고 사진찍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냔다.

- 그럼 어떻게 찍는데???
> 그냥 자연스럽게...  스윙하는 모습이나, 해져드에서 공 찾는 모습들을 찍죠... 

그런가...
그 홀에서 해탈이의 세컨샷이 해져드로 들어갔다.
일제히 떠든다.  '역시...  해탈인 언니 말을 너무 잘 들어...  자연스런 사진 찍으려고 바로 집어넣는구만...'




사진 찍힐까봐 공들을 안찾고 그냥 가는 바람에 이거 하나 건졌다.

재벌의 벙커샷.  하체가 단단히 고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여기서 몇번 만에 올라왔는지는 우리만의 기밀이다.


 

내가 요즘 골프에 흥미를 많이 잃어 연습장 한번 안가면서도
가끔 골프장을 찾는 이유는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런 모습 때문이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관, 거기에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주고받는 대화.
그것은 그 어떤 골프 스코어와도 비견될 수 없는 마음의 풍요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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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gh 1 골프장은 강원도 정선에 카지노를 건설하면서 종합 리조트단지 조성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골프장이다.
개장 당시에는 단지 전체의 이름이 강원랜드 였는데, 브랜드시대의 감각에 맞게 [하이원리조트]로 이름이 바뀐 모양이다.
그러면서 골프장의 이름도 하이원골프장이 되어버렸다.

후배가 1박2일 패키지프로그램이 있다하여 다녀왔다.
그린피와 카트비 포함된 라운딩 2회 비용과, 하이원호텔 1박 숙박비, 그리고 식사 한끼 포함하여 23만원.
요즘은 골프를 거의 치지 않지만, 아주 맘에드는 착한 가격이니 아니갈 수 없다. 


하이원골프장의 특징을 알려주는 사진 몇장.

[ 폐석더미로 자연복구가 어려운 폐광산 지역에 개발되었고,
   6번 홀은 이를 기념하여 친환경의 초석이 되고자 폐석을 활용하여 조성된 홀입니다.  High1 ]

표지판은 하이원골프장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몇번 홀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티박스에 오르니 아래가 이렇게 보인다.
엄청 높이 올라왔네 ~~~

여기가 얼마나 되나 궁금했는데, 곧 궁금증이 풀린다.



티박스 옆에 있는 해발 1085 미터의 암석.

이 높은 지대에 만들어진 하이원골프장은 정말 재밌게 만들어 놓았다.
인코스에는 수많은 벙커와 해져드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 어떤 홀은 페어웨이의 절반은 벙커다.

이런 홀에서 벙커에 빠지지않는 나만의 비법이 있다.
간단하다. 바로 벙커를 노리고 치면 된다.  내가 목표한 지점에 정확히 보낼만큼 나의 샷이 정교하지가 않으므로.




우리 골프동호회의 덤앤더머 4인방.

이렇게 넷이서 라운딩을 하면, 그날 담당캐디는 웃느라 정신을 못차린다.
넷의 공통된 특징은 스코어보다 분위기를 즐긴다는 것.  그리고 입담들이 보통이 아니다. 
그 뛰어난(?) 입담으로 동반자의 끝없는 타락을 유도하고 즐기는게 낙이다.

물론 그렇다고 골프의 매너나 에티켓을 모르는 무뇌아가 아니다.
남들과는 예의를 갖추며 치지만, 서로 익숙한 사람들끼리는 즐거운 라운딩을 추구한다.


다음 주, 모처럼 덤앤더머 4인방이 골프 야유회를 가기로 했다.
회원의 자격으로 부킹을 한 티거에게 우리가 일러준 주의사항 - 캐디 배꼽 빼놓고 오라그래.

치열하게 쏟아내는 궁시렁대는 야유와, 연방 투덜투덜 대면서도 웃음을 잃지않는 표정으로
좌충우돌 예측할 수 없는 에피소드를 양산할 다음 주 나들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

며칠 전, 해탈이가 골프를 시작한 천안의 후배 머리를 올려준다며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머리를 올려준다는 그 후배와 몇번 안면이 있기 때문에 나에게 동참을 권유한거 같다. 

장소는 안성에 있는 [윈체스트 G.C].
회원권을 8억에 분양한다는데, 지금은 시범라운딩 기간이란다.

8...억...???
8억...  8억이라...

무슨 회원권이 8억씩이나 하냐...
아니, 도대체 골프장을 어떻게 만들어 놨는데, 8억씩이나 받고 분양을 하는지...
그 자신감의 실체가 궁금해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오늘 그곳을 다녀왔다.




클럽하우스 전경. 

음...  일단 깔끔하네.  
현대적 이미지와 유럽의 고전적인 이미지의 조화를 꾀한 것 같다.

클럽하우스의 내부도 고급스럽게 꾸며 놓았다.
프론트와 로비도 호텔풍으로 꾸몄고, 락카 배정카드도 골드 칼라로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락카 문 표면에 작은 LCD 창이 있는데, 이런 문구가 뜬다.
[이상범 고객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의 티업시간은 11:20 이며, 로맨틱코스 입니다.
  고객님의 담당 캐디는 김은영 캐디입니다. 즐거운 라운딩 되시기 바랍니다.] 
얼~~~  이거 괜찮네...  신경 많이 썼구만...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주문한 메뉴를 갖다 놓으며 하는 직원의 한마디가 신선하다.
'고객님.. 진지 더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말 한마디에서 교육이 잘 되어 있음이 느껴진다.




연습 그린 앞에 세워놓은 동상.

스윙의 단계를 백스윙에서 피니쉬까지 구분동작으로 만들어 놓았다.


 

윈체스트 골프장의 이색적인 특징.

요즘 골프장은 대부분 골프장의 특징을 살려 9홀씩 코스이름을 특색있게 명명한다.
예를들면, [가평 베네스트]의 경우 지형의 특징을 살려 마운틴코스와 밸리코스로,
[시그너스]의 경우 모기업인 섬유회사의 개념을 살려 라미코스, 실크코스, 코튼코스로,
또 [스카이 72]의 경우는 바다코스와 하늘코스...  뭐 이런 식이다.

[윈체스트]도 로맨틱코스와 클래식코스로 구분하였는데,
재미난 것은, 여기에서 나아가 Hole마다 이름을 붙여 놓았다는 점이다.
그것도, Romantic Course는 홀별로 미술가의 이름으로 명명하였고, Classic Course는 작곡가로 명명하였다.

생각나는대로 더듬어보면,
로맨틱코스에는 세잔느, 고갱, 고호, 밀레, 르노와르, 모리츠 등이 있고,
클래식코스에는 비발디, 바하, 헨델, 슈베르트, 모짜르트, 쇼팽, 베토벤, 베르디, 하이든 이 있다.
(미술가 세사람이 생각이 안나네...)




카터 앞 상단에 있는 GPS System.

카터와 홀의 핀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하여, 화면 오른쪽엔 홀의 개요를 나타낸다.
하단의 적색 원이 우리 카터의 위치이며, 앞 팀 카터는 청색 원으로 표시된다.
화면에 표시된 정보는, 카터에서 핀 까지의 거리 201m, 에지 까지는 174m가 남았음을 알려준다.

화면 왼쪽은 그린의 핀의 위치와 경사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하단에는 홀의 공략법을 설명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페어웨이 상태는 괜찮은 상태이나, 아직 홀 군데군데와 그린 후면에는 잔디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나무가 받침대 없이 뿌리를 내리려면 시간이 걸릴거 같은데, 2~3년 뒤에는 조경이 괜찮을거 같다.


라운딩을 마치고 들어와 샤워를 하고 나오니, 락카의 액정화면에 글이 떠있다.



캐디가 어디선가 메세지를 작성하여 전송하는 시스템이 되어있는 모양이다.
옆 락카를 보니, 다른 내용의 멘트가 실려있다. 
모든 캐디가 같이 라운딩한 동반자의 특성에 맞는 내용을 보내는 모양이다.
여기 캐디하려면 센스도 있어야겠네...   야 ~~~  립서비스지만 이건 좀 감동을 줄만하다.
근데...  동반자가 마음에 안들거나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때는 뭐라고 립서비스를 하려나...

우리를 담당했던 김은영 캐디...   정말 상냥하고 차분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타수 계산도 정확하고... 

 
윈체스트 골프 클럽은 한마디로 좋다.

8억의 가치는모르겠지만, 여건이 된다면 자주 가고싶은 골프장이다.
시설도 좋고, 캐디와 직원들 교육도 잘 되어있고, 코스와 그린도 골프의 묘미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홀은 전반적으로 거리가 길게 느껴지고, 각 홀의 코스도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린의 속도가 다소 느린듯 하나, 아직 정비가 안된 때문인지 모르겠다.
분명한건 그린의 경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짜증스러울 수도 있으나, 충분한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윈체스트는, 사업자의 골프장에 대한 관심과 고객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이다.


 
좋은 경험의 기회를 준 해탈에게 감사...  ^-------^
근데...  그 친구 처음머리올린거 맞남??
처음 머리올리는 사람이 무슨 어프로치를그렇게 잘해...   머리올린 타수 100.  ^&^~~ 
:
쓰레기 처리장이었던 난지도에 조성된 난지골프장.

난지골프장은 하늘공원 옆의 노을공원에 있는데,
현재 서울시와 체육진흥공단의 운영 주관처 분쟁으로 정식 개장을 못한 채, 시범라운딩만 하고 있다.
그래서 라운딩 비용도 무료.

예약은 인터넷을 통해 하는데, 무료 라운딩이다 보니, 신청자가 많아 경쟁율이 30 : 1 정도 된단다.
후배가 신청한 것이 운좋게 당첨이 되어 어제 오후 난지골프장을 찾았다.



골프장 입구에 입장권 배부처가 있는데, 이곳에 라운딩할 사람 모두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입장권을 교부받는다.

신청자가 많아 동일인은 한달에 한번만 인정을 하는데,
그래서인지 타인의 신분증을 자져오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한다.  

  
 


락카엔 아직 열쇠도 없고, 샤워실에 수건도 없어 샤워를 하려면 각자 타올을 준비해야 한다.




고객식당에도 아무 것도 없다.
음료자판기 마저 텅 비어있으니, 각자 준비를 해야한다.




홀 조감도.
전체 9 Hole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홀부터 도그랙홀에 바람까지 심해, 익숙치않은 초행길엔 공 날리기 십상이다.



이거... 어디로 쳐야 하는겨???


무슨 칼라풀한 표지판이 보이길래 가보니...



흐미...  겁나부러...
뱀 만으로도 충분히 겁나는데,  들짐승 까정...
예를들면 뭐가 있는지도 좀 적어놓지. 




나름대로 운치는 있다.


그린도 상태가 좋고, 벙커의 모래도 좋고, 코스 레이아웃 등, 전반적으로 생각보다 좋다.
문제는 입장권을 끊는 곳에서 홀 까지 얼추 700 미터는 걸어가야 하는데,
홀 까지 올라가는 길이, 이게 경사가 장난이 아니라는 얘기다.

여름에 올라가려면, 올라가다 진이 다 빠질거 같은데...


그래도 나인홀을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는 부담이없다.

더구나 꽁짜라는데... ^-------^
:
이제 모두의 속마음을 알아볼 시간입니다.

초심님의 티샷...  정말 굿샷이라.  가서 보니 그린까지 대충 80 미터쯤 남았더군요.
사랑님의 티샷... 역시 굿샷.  단지 오른 쪽 벙커에 떨어진게 좀 아쉽지만,
아쉽기는 초심님이 아쉽지, 사랑님이야 아쉬울게 뭐가 있겠소이까...  어차피 2등이 목표인 것을.
강하의 티샷...  저야 원래 드라이버는 끝내주지요. 늘 문지방에 걸리는게 흠이라서 그렇지...
청수님의 티샷... 역시 좋으시더이다. 사랑님과 같이 벙커로 들어갔는데, 차이점이라면,
똑같이 벙커로 들어갔지만, 사랑님의 경우는 보는 사람이 아쉽고, 청수님은 본인이 아쉬운게 차이라면 차이겠지요.
세상이 참 웃기더이다.  똑같은 일을 저질러놓고도 희비가 갈리고 있으니까요.
 
하여간 일단 티샷들은 모두 최선을 다 하는거 같습디다.
하긴...  앞으로 버벅거릴 기회가 얼마든지 있는데 처음부터 속내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들이겠지요. 
 
아시다시피.. 늘 하시다시피 短者先攻의 원칙에 입각하여 사랑님의 세컨샷...
명불허전이라더니 벙커에서 정말 멋드러지게 쳐내더이다...  하지만 또다시 그린 왼쪽의 벙커로..
이거이... 작전같기도 하고, 우연같기도 하고...
역시 친 본인은 태연자약, 보는 초심님은 안절~부절~~
 
이어지는 청수님은 벙커 탈출에는 성공하셨지만 뒤땅으로 쪼르르...  다시 한번 치신 공은 오른쪽 벙커로 가네그랴....  
이 역시 반대로 친 본인은 안절부절, 보는 강하는 태연자약.
 
강하의 세컨샷은 그린 앞 20 미터.  초심님이 다들 속보인다고 한 말씀 하시더이다.
그리고는 그린 앞 80 미터에서 세컨샷을 했는데....
 
얼~래~~~ @<@...  이게 뭔 일이래...  
 
40 미터 쯤 보내고 그만이네....  정말 속보이는 샷이 아닐 수 없지요....
그리고는 괜히 쓴웃음을 짓는 척 하고는 그린 앞 40 미터에서 세번째 샷을 했는데...
 
어~허~~~  이거 양반 체면에 뭐라 육두문자를 쓸 수도 없고...
 
이번에는 아예 그린을 넘기시더이다...  그린을 1 미터쯤  넘어서 섰나...
이리되면 4 온이 되는거지요.  빠따 한번만 개겨주면 가비얍게 따블이 되는거고요.
이건.. 실수도 아니고 우연도 아니야...
 
그러시고는 제 옆으로 바싹 다가오시더니, 제가 세번째 샷 어드레스를 취하는데 일갈을 하시더군요.
일부러 잘 못치나 본다나요...   그런데, 일부러고 뭐고...  원래 최근 저의 큰 고질병이 문전앞 처리 아닙니까...
일부러 버벅거릴순 없지요. 한번 버벅이 두번 버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법도 없고요.
또 제 실력에 잘 쳐봤자 얼마나 잘 치겠습니까...  해서 평소엔 띄워치던 공을 실수를 줄이려 굴려쳤지요.
 
그런데...
어머나...  이게 왠일이니...
핀대 옆 80센티에 붙으면 어떻하니...
 
초심님...  평소 인색하던 서양말이 바로 나옵디다.  뭐.. 오케이라나....
평소 안하던 제안을 하실 땐, 같이 평소 안하던 대응을 하는게 공평하고 예의바른 행동이겠지요.
 
'오케이를 주신다고요??   그걸 내가 왜 받아...  나 그렇게 주는대로 받는 경우없는 사람 아니걸랑요...'
 
그랬더니, 어떻게 하나 두고 보겠답니다. 
이 상황에서 어찌해야 할지 나 자신도 모르겠는데, 뭘 두고 봐... 두고 보기는....  정말 짬뽕납니다.  열그릇...
이건 일부러 안 넣어도 만냥에 눈이 먼 놈이라 욕 먹을테고, 실수로 못 넣어도 일부러 안 넣었다고 욕 먹을테고..
 
그런 와중에 사랑님의 세번째 벙커샷은 다시 그린을 횡단해 맞은 편 벙커로 직행.
어~~~  이게 이러다 사랑님이 꼴찌하는거 아닌가 생각하는 사이에 비교적 핀대 가까이 4온을 시키시고,
청수님은 벙커에서 다시 한번 버벅거리시는 바람에 5온.
 
 
여기까지 정리를 하자면,
 
강하 3온, 사랑님 4온, 청수님 5온, 그리고, 초심님은 그린 1.5 미터 엣지부근에서 네번째 샷이 남은겁니다.
'강하님 옆에 붙여놓고, 강하님 치는거 보고 칠거야...'  하시며 칩샷을 하셨는데...
 
@>@... @>@... @>@... (요건 제 눈동자 입니다)
내리막인데 왜 그리 쎄게 내려오는지....
아이고~~~  이거 잘못하면 그린 밖으로 나가는거 아냐???   그럼 내가 80센티에서 몇 퍼팅을 해야 2등이 되누...???
계산도 복잡해 아예 맘 편히 1등을 하는게 낫겠다...는 복잡한 머리를 굴리는데...
 
이때 들려오는 단발마 소리.
 
안돼.... 들어가면 안돼....
 
안되긴 뭐가 안된다는거야...  대한민국에 안되는게 어딨니...
 
제법 빠른 속도로 강하게 굴러 내려오던 공은 정말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핀대를 정확히 강타하더이다.
약간이라도 빗맞았더라면 튕겨 나갔을 법도 하건만,
공의 방향이 핀의 중심에 수직으로 정확히 만나 접점을 이루면서 홀컵에 낑기더군요.
 
@>@...  @>@...  @>@... @>@... @>@... @>@...   (이건 경악을 금치못하는 초심님의 눈동자입니다)
 
...
 
그 순간 초심님은 엣지에서 무릎을 꺾고 엎드려 두 손으로 땅을 치며 통곡을 하더군요.
그렇게 기가막힌 칩샷을 하고 통곡을 하다니...
아마 남들에게는 감격에 겨운 행동으로 보였을겝니다.
 
이제 저는 부담없는 파 퍼팅...
좌우간... 그래서 결론은, 초심님 캐리오너로 1등, 강하 2등, 사랑님 3등.
 
 
 
자...  이렇게 승부는 가려졌는데, 궁금한게 있더이다.
 
초심님의 마지막 칩샷은,
 
1등을 안하겠다고, 홀에 안들어가도 좋다고 마음을 비우고 쳐서 멋진 샷이 나온 것인지...
아님,  1등을 안하겠다는 욕심이 과하다보니 어처구니 없는 샷이 나온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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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만으로도 즐겁다  (6) 2006.12.01
:
지난 수요일.
초심님의 번개라운딩날.
 
첫홀은 새로운 시대 조류에 따라 일파만파.
그런데...  나중에 보니 두번째 홀도 일파만파로 되있네...
일행 중 누군가의 사주가 있었는지,
혹은, 새로운 조류인지, 아님, 캐디언니가 정말 조류대가리(실례되는 표현이지만, 실감나는 표현을 위해...) 인지 모르겠으나,
일단 그 홀에서 誤飛와 함께 버벅거린 ㅊ某님에게 수상한 눈빛이 가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그렇게 두 홀이 지나더니, 사랑님이 음흉한 눈빛과 서늘한 미소를 머금으며 슬그머니 운을 떼십니다.
'그냥 치기는 좀 그렇고... 어디까지나 오고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억지논리라도 힘이 있으면 먹히는 법.
결국 거금을 강제징수 당한 채로 게임은 시작됐겄다...
 
여차저차 ...  어찌저찌 ...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18번 홀.
 
'이보시게 캐디언니.. 남은게 얼마요. 자네 몫을 제하고 말해보시게...'
'소녀 몫을 제하고 2만냥이올습니다.'
 
초심님이 바로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한말씀 하십디다.
'그럼 이번은 배판 !!'
 
딱 한번밖에 못드신 분으로서야 방까이의 마지막 찬스에서 당연히 하실 수 있는 말씀이지만,
그래도 독식은 참여정부의 분배정책에도 위배되는 아니될 말쌈이지요. 
아직도 임기가 1년이나 남았는데, 그걸 인정하면 조기 레임덕이 와서 안됩니다.
 
'그러지말고 1,2등이 만냥씩...'
'O.K...'
 
'아니... 1등, 4등이 나눠먹으면 어떨까...'
'그럼 저마다 일부러 꼴찌할라그러면 어떻해...'
'에이~~ 그럼 속 들여다보이지...  인간성도 볼겸...
'그것도 좋네... 그럼 그러던가...'
 
'가만...  꼴찌가 먹는건 아무래도 좀 그렇지...???  2,3등이 먹는걸로 합시다.'
'...  그것도 재밌겠네.   좋았어...  2,3등이 만냥씩...'
'트면???'
'당근 캐리오너 순으로 순위를 가려야지.'
 
그러더니, 티박스에서 티를 꼽고 가라스윙을 하던 사랑님이 갑자기, '어~~ 내가 오너가 아닌데... 초심님 오너...'
초심님 : 아까 홀에서 사랑님이 오너 했잖아요.
사랑님 : 그 전홀에서 초심님이 오넌데, 순서가 바뀐거고, 초심님이 캐리오너 맞아요.
 
와...  1등을 피하고자 하는 신경전이 대단하더이다.
결국 옥신각신 실강이끝에 초심님이 오너를 하셨는데,  그 순간 왜 그리 맘이 편안~~해~지던지...
 
설마 초심님이 따블이상이야 하시겠습니까... 전 홀 3등인 저야 보기나 따블을 하더라도 캐리로 따지면 3등은 될테니까요. 
사랑님도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으시더이다.  따블만 해도 되니까요... 
 
 
그런데...
 
세상일이란게 참으로 오묘하더이다.
모든게 순조롭게 될 때 세상 살 맛이 나는 법인데,  순조롭게 안되니 살 맛 나는게, 또 세상살이더이다...

자... 이제 일등이 탈락하는 사상 초유의 이상한 게임이 시작됩니다,

 
                                                                                                            ( To be continued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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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한해가 정리가 되는 시점.
한해동안 즐거움과 웃음을 함께 해 준 동호회원들에게 작으나마 의미있고 재미난 이벤트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게,  금년 한해 동호회를 빛내고 받쳐준 회원님들을 기리는
2006 Cygnus Award.

각 부문별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여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을 택했다. 
투표방법은, 혹시 있을지 모를 회원 상호간의 서운함(?)을 없애기 위해, 나에게 문자메세지나 이메일로 보내는 걸로 한다.
나만 아는 절반의 비밀투표다.

회원들에게 재미와 흥미를 주기 위해 투표마감일 전
중간중간 부문별 득표상황을 동호회 게시판에 올려주는 것도 반응이 좋고 분위기 고조에 한 몫을 한다.

내가 제정한 부문은 다음과 같다.  

[ 2006 Cygnus MOM (Member of Members)  최우수회원 ] 

각종 모임 참여도, 게시판 참여도, 정모 참석율, 골프실력, 인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금년 한해 우리 동호회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회원.


[ BOM (Board of Members)  게시판 지킴이상 ]

동호회 게시판에 글을 많이 올리고, 리플을 많이 달면서 동호회 발전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게시판 활성화에 가장 열성인 회원.


[ LOM (Lady of Members)   여성회원상 ]

동호회에 가장 적극적인 참여를 하며 동호회의 활성화에 기여한 여성회원.
(참고로 우리 동호회는 여성단독 입회는 허용이 안되는 남성동호회다.  여성의 경우, 부부회원만 인정이 된다.) 


[ FOM (Fellowship of Members)   우정상 ]

회원들에 대한 깊은 배려와 이해심으로 모든 회원들을 편안하게 함으로써, 회원들이 늘 함께 하고 싶은 회원. 


[ COM (Couple of Members)   부부회원상 ]

부부간의 깊은 애정과 활발한 활동으로 부부골퍼의 전형을 보여준 부부회원.


[ ROM (Rising man of Members)   신인상 ]

2006년에 새로 입회한 회원 중 가장 인상적인 활동을 한 루키회원.


[ 2006 MVP ]

투표방식이 아닌, 성적 집계방식으로 선정한 2006 정기모임 7회 이상 참석자중 평균 최저타수자.



어제 동호회 창립기념 및 송년모임에서 많은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상자 시상식이 있었다.
부문별 득표과정의 각축 상황과 수상자 발표를 할 때 마다 모두들 즐거워하고 축하해주는 모습에서
회원들의 결속을 느꼈다.

매일 집계를 하고, 수상자 상품을 준비하는게 좀 바쁘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모든 조직의 분위기는 꾸려나가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
정기적인 단체골프모임에는 대개 시상제도가 있다.
우리 동호회에서도 정기모임에서 시상을 한다.
그런데, 내가 몸담고 있는 동호회의 시상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모든 시상은 참가자의 협찬품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별도의 시상품을 사전 준비한다거나 구매를 하지 않는다.
사전 정모 참가신청을 하면서 자발적으로 협찬의사를 밝히거나, 당일 협찬품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늘 시상품이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어떤 날은 협찬품이 넘쳐 다음 모임으로 이뤌시키기도 할 정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실력이 좋은 사람 위주보다는, 누구에게나 골고루 시상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미숙한 회원들을 격려하는 의미의 시상이 많다.

그러다보니 모든 모임에서 있는 우승, 준우승, 메달리스트에 대한 시상은 아예 없다.
핸디캡 조정은 하지도 않는다.  롱게스트도 물론 없다. 대상자의 범위가 대충 정해지기 때문이다.


우리 동호회의 시상내용은 이렇다.

[갈매기상] '3' 자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눕히면, 마치 갈매기가 날개짓을 하는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트리플보기를 제일 많이 한 사람에게 시상.

[오리상] '2' 자가 물위에 떠있는 오리 모습이라 하여, 더블보기를 제일 많이 한 사람에게 시상.

[변태상] '하지는' 못하고, 보기만 하는 변태라 하여, 보기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 대상.

[하트상]  버디를 제일 많이 한 사람.

[천방지축상]  전후반 점수차이가 가장 큰 사람.

[일취월장상]  직전 정모 스코어보다 가장 많이 개선된 사람. 단, 10 타 이상 개선은 작전세력(?)으로 간주하여 제외.

[원앙상]  늘 붙어 다녔다는 의미에서, 점수차가 가장 적은 부부에게 시상.

[잉꼬상]  실력차가 나는데도 귀찮아하지 않고 서로를 챙긴다는 의미에서, 점수차가 가장 큰 부부에게 시상.   

[니어리스트]  이것은 일반적인 니어리스트와 같다.

[월상]  핸디캡 조정없이 타수순으로 해당월에 해당하는 사람이 되며, 동타일 경우에는 해당 홀 우수자에게 시상.
예를들어, 7월에는 타수순으로 7등을 한 사람이 되며, 동타일 경우에는 아웃코스 7번홀 성적이 좋은 사람,
그것도 동타일 경우, 인코스 7번홀 성적이 좋은 사람이 수상자가 된다.

[중구난방팀상]  각 조의 2등과 3등의 점수차가 가장 큰 팀.

[특별상]  그날의 이벤트성으로 운영자가 판단하여 수상자 선정.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버디를 한 사람은 만원을 운영기금으로 내고, 
아무도 버디를 못 한 조는 전원이 만원씩을 벌금으로 내어 식비에 충당한다.


위와 같은 우리 동호회의 시상제도는, 어찌보면 잘 치는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시상은 모임의 목적에 맞게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실력을 견주는 대회나 모임이라면 당연히 실력위주의 시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친목을 다지는 모임에서의 시상은 모두의 놀이마당이 되는 것이 보다 흥겹다고 생각한다.

하수가 고수의 둘러리가 되기보다, 모두의 격려를 받는 주인공이 되고,
예측불허의 수상자 발표에 모두들 귀 기울이며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되는 시상식.
 
또, 공이 안맞는 날은  '오늘은 오리상을 노리자...' 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우리 동호회의 정모가 늘 정겹고, 모든 회원들이 정모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골프를 잘 치는 고수들의 이해와 아량,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그 분들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모든 사회도 기본 원리는 똑같지 않을까...

좀더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조그만 배려로 인해 전체의 분위기가 밝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2000년도 쯤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선배 한명과 후배 두명과 같이 라운딩을 나갔었다.
첫 홀에서 티샷을 하고 세컨샷을 하기 위해 페어웨이로 걸어나갔다.

후배 한명의 공이 페어웨이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내 공은 그 공의 10시방향 앞에 있었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다들 아는 얘기지만,
골프장에서는 거리가 많이 남은 사람부터 다음 샷을 하는게 룰이며,
거리가 많이 남은 사람이 공을 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나가지 않고 뒤에서 기다리는게 에티켓이다.
또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행동수칙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골프장에서 그런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는 곳은 별로 없다.
빡빡한 진행속도를 맞추기 위해 대부분의 경우, 뒷사람이 치기 전에 자기 공 근처에 가서 자신의 차례를 준비한다.

나 역시 후배보다 앞쪽에 떨어진 내 공의 위치를 확인하고,
클럽 중 다음 샷을 위해 5번 아이언을 뽑아들고 무심히 후배쪽을 바라보는  순간...
갑자기 공이 나를 향해 정면으로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이 그렇듯, 나 역시 고개를 숙이며 그 자리에서 엎드리는데,
뭔가가 내 오른쪽 관자놀이를 강타했다.

그런데, 위치적으로 볼 때, 후배가 친 공이 절대 그 쪽으로 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혹시 오른 쪽에 있었다면 쌩크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린방향으로는 10시방향, 그리고 어드레스를 한 입장에서는 7시방향에 있었던 나를 일부러 맞추기도 힘든 위치였다.
당시 그 후배가 비기너였는데, 아마도 몸이 같이 돌면서 악성 훅이 나온게 아닌가 싶다.


Anyway...


 퍽~~~ 

눈에서 불이 번쩍...
관자놀이 부분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마치 커다란 혹이 하나 붙은거 같다.
아프긴 어찌 그리 아픈지...

순간...  당사자인 후배는 사색이 되어 아무 말도 못하고, 남은 두사람이 내게 달려와 괜찮냐고 묻는다.
말로는 '됐어...' 했지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골이 지끈지끈 쑤시는데 무슨 말이 나오겠는가...

그때부터 우리의 라운딩은 완전 벙어리 라운딩이 되고 만다.

나는 인상만 쓴 채 맞은 부위만 손으로 만지며 걷고, 다른 사람들은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걷기만 한다.
가해자인 후배야 물론 가시밭길을 걷는 입장이었을테고.

분위기가 살벌해짐을 느끼는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 분위기를 풀 사람도 나 밖에 없음을 안다.
그런데...  마음 속으로는 '이럼 안되는데... 내가 먼저 말을 꺼내고, 내가 분위기를 풀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듬에도,
관자놀이는 퉁퉁 부풀어오르고, 통증이 강해지면서 머리가 쑤시니, 마음과는 달리 도저히 말이 안 나온다.

그렇게 네사람이 아무 말도 없이 여섯 홀을 돌았다.
물론 캐디 역시 아무 말도 없다.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웃기는 퍼레이드다.
그러다 7번홀 쯤 가니, 붓기도 조금 가라앉는거 같고, 통증도 조금 가시는 듯 하다.

그때서야 비로소 슬쩍 한 마디 했다.

'아... 쬐끄만게 정말 드럽게 아프네...   이게 적군한테 맞았으면 된통 달라붙는건데, 아군한테 맞았으니 말도 못하고...' 

그러며 힘들게(?)  씨~익~~ 웃으니, 그제서야 일행들의 굳어진 표정이 조금씩 누그러진다.
물론 당사자인 후배는 그래도 굳어있지만...


그 날 이후, 왠지, 괜히 눈이 침침해지는 것도 같고, 시력이 떨어진거 같기도 하고...
왜 있잖은가...   하찮은 사고라도 당하면, 그 뒤에 뭔지 평소같지 않은 찜찜한 기분이 남는거...


그럴 때 마다 하는 소리가 있다.

'정말 그때 적군한테 맞았으면 돈 좀 버는건데...  아군한테 맞아 말도 못 꺼내고...' 
:
지난 일요일,
동호회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골프동호회는 골프를 시작한지 어느정도 지나 재미가 붙기 시작했을 때 가입하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동호회에 가입하여 머리를 얹는 희대의 배짱 두둑한 일이 생긴 것이다.

골프에서 머리를 얹는다는게 무슨 의미인가..
골퍼로 입문하는 첫 데뷔무대를 의미하는 [머리얹기]는 대개 잘 아는 지인의 손에 이끌려 나가는게 상례다.
극도로 긴장하기때문에 평소에 절친한 사람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긴장을 풀어주고,
또 골프라운딩의 기본적인 에티켓과 매너를 알려준다.

그래서 머리 얹어준 사람을 골프에 관한 한 평생의 사부로 생각한다.
때문에 가장 절친한 사람과 동행을 하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누구의 머리를 얹어 준다는 것은 그 자체가 영광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골프를 치는 한,  평생 기억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행사를 아무도 아는 이가 없는, 초면의 사람들과 치른다는건 대단한 용기이자,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동호회 조편성을 하면서부터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동호회의 방장인 나는 자동으로 포함이 되고, 나머지 두분을 편안한 편안한 사람으로 편성을 해야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머리 얹는 사람과 같이 라운딩 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처음 머리를 올리러 동호회 정모에 참석하는 재벌님.
처음엔 골프장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모든게 생소하실거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은 아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동행을 하여 이것저것 긴장도 풀어주고 조언도 해 줄텐데...
생각하니, 그냥 있을 수가 없어, 하루 전인 토요일에 미리 만나, 필요한 사항을 메모로 해서 건네드리고,
일요일 중부 만남의 광장에서 조인을 했다.

골프장에 도착해서의 절차도 알려주고,
드디어 우리가 속한 4조...

모두의 호기심과 걱정어린 시선 속에 두번째로 나선, 재벌님 인생의 첫 공식 티샷...
팅~~~ 소리와 함께 헤드의 끝부분에 걸린 공은 2시 방향으로 때굴때굴...

볼을 페어웨이 가운데다 놓고 세컨 샷...
한번... 두번... 세번... 네번... 허공, 허공, 뒷땅과 허공을 번갈아 치는 동안 공은 제자리에서 꿈쩍도 안하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신 재벌님이 혼잣말로 스스로에게 암시를 준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참... 나도 무지 당황되는 순간이었다.
뒷팀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 정도 하고 앞으로 가져가서 치라고 하면 완전히 자신감을 잃을거 같고...
어찌됐던 본인이 공을 굴리기 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시작된 재벌님의 머리올리기는, 하지만, 이후부터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후반들어서자, 완전히 선수가 바뀐 듯, 공이 허공을 날아다니는데,
머리 올리는 사람이 그렇게 공을 잘 띄우는걸 처음 봤다.
게다가, 잘못 맞아 오비가 나는 경우는 있었지만, 드라이버로 티샷한 공이 휘는 법이 없다.
처음엔 슬라이스나 훅이 많이 나는 법인데, 일단 뜬 공은 직선으로 잘 나간다.

그리고, 앞에 해져드가 있으면, 대개가 물 속에 공 하나는 제물로 바치기 마련인데, 후반들어서는 훌쩍 훌쩍 잘도 넘긴다. 
하여간, 데뷔전에서 공을 일곱개 밖에 안 잃어버릴 정도면 대단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동호회에서 머리를 올리니 좋은 점도 있다.
일단, 뒷팀이 우리 회원님들이시니, 우리가 플레이가 좀 더디더라도 차분하게 기다려 주는 바람에 눈치를 안 봐도 됐고,
(사실 머리 올리는 사람을 데리고 나가면 뒷팀 눈치가 엄청 보인다.  뒷팀 캐디도 신경쓰이고...)
우리 팀 캐디인 강정림씨를 참 잘 만났다.
티 꽂는 법 부터, 재벌님에게 이것저것 세심하게 신경을 써준다.  샷이나 퍼팅을 몇번씩 다시 하게도 하고...
이런 캐디 만나는 것도 머리 올리는 사람으로선 복이다.

아무튼, 머리는 재벌님이 올리시는데, 왜 엉뚱하게도 내가 가슴이 두근거리던지...
정말 한.. 다섯홀까지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이 되서 혼났다. *^^*

함께 재벌님께 좋은 라운딩이 되도록 배려를 해 주신 초심님과 티거님에게도 정말 감사드린다.


머리를 올리기 전 까지는 서로 경칭를 썼으나,
어제 머리올린 기념으로 술을 한잔 하면서, 바로 형 아우로 관계설정이 되어버렸다.
이랗게 또 좋은 아우와 친교를 맺게되니 아니 즐거울 수가... 
 

용기를 내어 과감한 도전을 한 재벌아우의 골프 입문을 축하하며,
특히, 그 영광된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앞으로 좋은 발전 있기를 바란다.




머리얹기에 동참해준 티거와 초심님,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골프장 잔디를 밟아 본 재벌.
:
샤브미를 오픈하면서 골프와는 한참 거리를 두게 되었다.
일주일에 세번은 다니던 연습장은, 가 본지가 1년반이 넘었다.
레인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나는 골프클럽을 자주 바꾸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용품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고, 자연히 골프샵을 자주 들리는 편이었다.
물건을 사지는 않지만, 새로 나온 브랜드도 살펴보고 쓸만한 중고용품도 눈여겨 보아 두었다가,
거래처 사람들이나 필요한 사람에게 알려주기 위함이다. 

분당에 내가 자주 들르던 골프샵이 있는데,  하도 자주 들르다보니 나중에는 그곳 사장과 너무 친해져
내가 가면 나에게 가게 좀 봐달라 그러고 자기는 다른 볼 일을 보러 다닐 정도가 되었다.
한번은, 가게에 CCTV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단다.
그러면 나를 어떻게 믿고 그 많은 용품을 맡겨놓고 나가냐고 물으니, 그냥 씩 웃는다.

이 분은 성격이 아주 소탈한데, 대부분의 소탈한 성격이 그렇듯, 손님이 와도 사근사근 하지가 않다.
묻기 전에는 물건을 권유하거나 설명을 해주지도 않는다. 그냥 책상에 앉아 혼자 딴 일을 한다.
그러니 나중에는 오히려 내가 쫒아다니며 손님의 질문에 응답을 할 정도가 돼버렸다. 
어찌좼든 이렇게 가까워지다 보니  이 분이 내게는 용품을 엄청 싸게 제공한다.

얘기가 좀 빗나갔는데,
필드에 자주 안 나가니 연습장 갈 이유가 없어지고,  골프용품에 대한 관심이 없어져 버렸다.
그러니 자연스레 골프샵에 들릴 일도 없어졌다


어제 동호회 정모가 있었다.
연습부족이라 그런지,  내가 생각해도 거리가 엄청 짧아졌다.
동반자에게  ' 공을 안 쳐서 그런지 아이언 거리도 그렇지만, 드라이버 거리가 현저히 짧아진거 같다.' 고 그러니, 
수년전 부터 같이 라운딩을 하던 분이 내게 묻는다.

'강하님... 그 드라이버  옛날 그거죠?   예전엔 드라이버 거리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근데, 그거 꽤 오래 쓰시네...  얼마나 됐죠? '
>  98년에 샀으니... 8년? ...   햇수로는 9년쯤 됐나...'

다른 동반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런다.
'아이구~~  드라이버 8년 쓰는 사람이 어딨어요...  반발력도 떨어지고, 특히 샤프트는 완전히 맛이 갔겠네... 
  드라이버는 2~3년 쓰면 바꿔야 돼요.  바꾸세요. 요즘 드라이버 값 많이 내렸어요.  한 50만원 정도면 돼요.'

가만 생각하니 오래 되긴 정말 오래 된거 같네...
그러고보니 요즘 공이 맞아나가는 느낌이 다르다.
전에는  맞는 순간 '탱~~~' 하고 공이 튕겨 나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은 그냥 밀려 나가는 느낌이랄까.

갑자기 드라이버를 바꿔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에이~~ 내가 자주 필드에 나가는 것도 아닌데, 괜히 쓸데없이...  하는 생각도 든다.
더구나, 드라이버는 한번 바꾸면 레인지에 나가 연습을 통해 채의 특성도 파악해야 한다.
안 그러면 필드에서 슬라이드가 나는 등,  엄청 고생을 하게 된다.  

더구나 아무리 가격이 내렸더라도,  마음에 드는거 만나기가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그래...  차라리  국산채를 살까...
사실 국산골프클럽이 어지간한 외제에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놈의 선입관 때문에 다들 외제를 찾는거지.

오랜만에 인터넷의 골프사이트를 찾았다.
그리고, 국산용픔에 대해 살펴 보았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자주 들렀던 골프샵 사장이 생각나 전화를 했더니, 아주 반가워하며 식당은 잘 되냔다.

어~~ 어떻게 알지?  말 한적이 없는데...
물어보니 내가 소개해준 친구가 그러더라나...
그러면서 사고픈 브랜드가 정해지면 연락하란다.
인터넷에서 봐둔 브랜드를 얘기하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30만원이더라고 하니, 23만원에 주겠단다.
음...  아직 정을 끊지 않았구만. *^^*


그나저나,,,
잠잠하던 지름신이 이렇게 기지개를 켜면 안되는데...

어쩌실려고...   모쪼록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고...


국산골프클럽

미사일

팬텀

랭스필드

데이비드

옵티마

맥켄리 골프

블랙리스트

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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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狂)과 중독의 차이는 무엇일까?
언뜻 특정한 부분에 몰입되어 있다는,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국어사전에서는, 광(狂)을 열광적인 성벽으로,
중독은 생체가 음식이나 내용·외용약물의 독성에 치여서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핵심단어로 줄여서 표현한다면, 광(狂)은 열광적인 것이고, 중독은 기능장애다.

내 식으로 정의를 내린다면, 둘 다 깊히 빠져 있지만, 광(狂)은 때와 장소를 구분해서 빠지는 것이고,
중독은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며 빠지는 것이라 하고 싶다.
하고 싶은 욕구를 이성적 판단에 의해 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마약중독이나 알콜중독이 이성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삼일절에 총리가 골프를 친 것이 문제가 됐다.
총리는 전에도 몇 번 비슷한 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나라에 큰 산불이 났을 때도, 집중호우로 난리가 났을 때도 총리는 골프를 즐겼다.

골프는 쳤지만 현장에서 총리로서 취할 조치는 다 했다며, 한번은 그냥 넘어갔다.
두번째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국회에서 사과를 했다.   향후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때도 피해 대책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말은 잊지 않았다.

자주독립을 위한 항일투쟁의 혼을 받드는 삼일절에 총리가 골프를 친 것이 바람직한 처사냐는 여론에,
총리실은 '삼일절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기 때문에 총리로서는 역할이 없고,
부산지역 경제인들과 미리 잡혀 있던 약속'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이 참석하기 때문에 역할이 없다면, 행사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도 역할이 없기는 매일반이다.
아버지가 제주(祭主)로서 제사를 지내니까 자식들이 놀러 간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리고,  미리 약속한 날이 하고많은 날 중에 왜 하필 삼일절인가.

게다가 그 날은 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됐었다.
미리 잡혀있던 약속이라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 (一人之下 萬人之上)인 총리가 시급한 공무로 부득불 취소하겠다는데,
그 누가 시비를 걸겠는가.

언론보도에 의하면 총리는 골프광이라고 한다.
언론보도를 한번 더 인용하면, 총리는 누구보다도 두뇌회전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강하다고 한다.
그런 명석한 두뇌를 가진 총리가 사리판단을 분별 못하고, 자기 억제를 못했다면,
내 생각엔 광이 아닌 중독의 수준이 아닌가 싶다.

누구보다 자기 소신이 뚜렷하고, 논리에 있어서는 물러설 줄 모르는 강한 개성의 총리.

원래 골프에서 강타자나 장타자의 치명적인 약점은 OB가 많을 수 있다는 거다.
더구나 장타자가 힘까지 들어가  OB가 나면 그 공은 찾기도 어렵다.
그리고 완전히 나간 공은 동반자와 캐디도 포기한다.

여당과 국민이 총리를 포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각종 골프모임의 회원모집 안내문을 보면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동반자를 배려할 줄 아는...]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도 두루 필요한 것이거늘,
왜 유독 골프에서는 [배려]라는 말에 더 깊은 의미를 두는 것일까...

그것은 일상에서와 달리 골프에서는 배려가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의 배려는 다분히 추상적 개념이다.
그리고 그것은 베푸는 사람의 도의적인 마음가짐이며,  받는 자가 실질적인 실효성을 느끼기가 어렵다.
하지만, 골프에서의 동반자에 대한 배려는 눈에 보이는 행동이며,  때문에 동반자에게 그 느낌이 바로 전해진다.

흔히들 스코어가 잘 나오면 '동반자가 좋아서...' 라는 멘트를 하곤 하는데,
나는 그 말이 단순한 립서비스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동반자가 좋으면 확실히 스코어가 좋아진다.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더라도 영향이 크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마음이 편안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편안한 마음은 몸의 근육도 편안하게 이완시켜준다.
자연 스윙이 부드러워지고, 그만큼 템포도 좋아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어떤 것이 골프에서 동반자에 대한 배려일까?
오비를 낼 때 마다 몰간을 주고, 어지간한 거리도 기브를 남발하는게 배려일까?
배려가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건 왠만한 골퍼들은 다 안다.

배려란,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도와주거나,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구분을 한다면,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은 배려가 아닌 예의이며,
꼭 지켜야 할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배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샷을 할 때, 혹은 퍼팅을 할 때 집중력을 돕기 위해 조용히 한다거나,
세컨샷이나 퍼팅을 할 때 순서를 지킨다거나 하는 것들은 당연한 예의지, 배려는 아니다.

처음 만난 동반자와 라운딩을 할 경우,
혼자 걸어가기 보다는 동반자와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어색함을 덜어준다던지,
사소하거나 무의식적인 실수는 모른 척 눈 감아주는 것은 어떨까...

얼마 전에 동호회원들과 라운딩을 하며 참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샷을 한 후 카터를 타고 이동을 할 때, 먼저 카터에 오르는 사람은 모두 뒷자리로 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는 사람이 머뭇거리며, 뒷자리의 누구에게 앞으로 오시라고 해도,
모두 웃으며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뿐,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18홀 내내 맨 마지막으로 타는 사람이 늘 앞 자리에 앉는다.
어찌보면 사소한 것이지만, 난 이런 것들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앞자리에 앉는다고 대놓고 나무랄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그 사람은 경우가 없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가 있다.
연장자자 앞자리에 앉는 것에 대해 경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연장자가 뒷자리로 가려 할 때 나머지 사람들은 마음 속으로 그 인품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그러면서 결국은 앞자리로 모시게 된다.

지난 여름, 나는 정말 동반자에게 진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그날은 비가 몹시 내렸다. 나를 제외한 세분은 모두 우의를 착용하고,
우의가 없던 나는 그냥 비를 맞으며 라운딩을 했는데,
카터를 탈 때마다 세분이 꼭 뒷좌석의 가운데 자리를 비워놓고 계셨다.
일행 중 한분은 여성이었기에 그분은 편하게 앞에 앉으시도록 하고,
남자 셋 중 내가 가장 어리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뒷자석의 가운데 앉는 것이
자동차 승차예절상으로 보더라도 맞는 것이기에 처음엔 별 생각을 안 했는데,
한참이 지난 후에야 왜 그분들이 가운데 자리를 비워 놓는지를 알았다.

카터에 비가 들이쳐 시트가 비에 젖자, 두분은 우의를 입지 않은 내가 가장자리에 앉을 경우
바지가 젖을 것을 우려하여, 비에 젖은 양쪽에 두분이 앉으시고, 그래도 비가 덜 들이치는 가운데
자리를 나를 위해 비워 놓으셨던 것이다.
그걸 안 순간, 나는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 - 그것은 남에게 뭔가를 의도적으로 보여주는게 아니다.

상대방이 불편할지도 모를 작은 것,
상대방이 곤란할 수 있는 사소한 것,
이런 것에 대해 화제를 꺼내지 않고,
이런 것에 대해 다른 누가 언급을 하더라도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못들은 척 하고, 또, 모른 척 넘어가는 것
- 이것이 배려가 아닐까.

골프칠 여건이 안되는 사람 앞에서는 골프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구 모델을 사용하는 사람 앞에서 최신형 드라이버의 장점을 자랑하지 않고,
거리가 짧은 사람에게 자기의 클럽별 비거리를 내세우지 말고, 
성격적으로 소심한 사람에게 내기를 해야 기량이 는다고 부추기지 않으며,
어쩔 수 없이 오래된 공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새 공을 써야하는 이유를 설파하지 않는 것.

배려란 이렇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오늘의 Tip :

새해엔 모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그리고, 내가 듣기 싫은 이야기는 남에게도 하지 말고, 내가 듣고싶은 이야기만 하자.

:
시계가 오전 9시를 숨가쁘게 쫒아가고 있다.
이제 올 때가 됐는데...
인터넷 게시판을 뒤적이는데 마침 전화벨이 울린다.


'아~ 회원님. 가나컨트리 예약과 김대립니다. 오래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번 달 부킹은 지난번 말씀하신대로 처리가 다 되었습니다.'

- 그래요... 수고하셨어요.  그런데, 이번 주말은 어떤가...???
'토요일 입니까?'

- 토요일 오전.
'아 예... 물론 해드려야지요. 필요하신 시간이...???'

- 10시반쯤이면 좋겠는데...
'그러시지요. 그럼 10시반으로 잡아 놓겠습니다.
  그러시고... 저희가 동계라운딩엔 특별 서비스 기간으로 설정하여   캐디 1명을 추가배치 하고 있습니다. 
  캐디피는 물론 저희가 부담합니다...`

- 안그래도 내 캐디 마일리지가 있을텐데...
'캐디 마일리지는 다음에 활용하시지요.
  회원님의 경우는 앞으로도 3회는 캐디 마일리지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사용기간 제한이 없으니 염려안하셔도 됩니다.'

- 알겠어요. 고맙습니다.  그럼...
'아~ 회원님. 한가지만 더...   회원님 즐겨드시는 설향차는 어디에 준비를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 난 원래 전반엔 차를 안마셔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깜빡... 알겠습니다.   인코스 그늘집에 준비하겠습니다.'

- 그럼 됐나요?
'예. 혹시나해서 마지막으로 확인을 하겠습니다.
  금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 OUT코스 시고요.
  드라이버는 테일러메이드 580   9.5도 레귤러샤프트,
  우드는 15도  19도 야마하,   아이언은 타이틀리스트 그라파이트,
  클리블랜드 웨지 52도,  퍼터는 티어드롭,  볼은 DDH 녹색.
  HJ 양피장갑 23사이즈,  흰색 양말,  잔디로골프화 260미리,
  이상이 저희에게 등록되어 있는 회원님 스펙인데,  혹시 그동안 변경사항이라도 있으신가요???'

- 다른건 다 좋은데... 혹시 혼마 아이언이 준비가 됩니까?
  요즘 팔에 힘이 딸리는거 같아서...
'물론입니다.   혼마 트윈마크 쓰리스타로 준비하겠습니다.   회원님 스펙 데이터도 수정하겠습니다.'

- 고마워요. 그럼 토요일에 가죠.
'감사합니다. 양말과 골프화는 회원님 라카에 준비해 놓겠습니다.
  변함없이 저희 가나컨트리를 애용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
.
.
회원권 하나로 이렇게 대우받을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 오늘의 Tip : 

   이런 골프장의 회원으로 걸맞는 매너와 품격,
   그리고, 실력을 기르자.

:

지난 수요일 골프동호회에서 2006년 첫 라운딩을 했다.
총 4팀이 나갔는데, 우리 조의 면면을 보면 가히 PGA 수준의 조다.
이름하여  Probably Gag Award.

첫홀부터 끝날 때 까지 얼마나 웃었는지 공을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겨울골프야 무리하면 몸만 상하는데다,
골프채 잡아본지도 오래되어 서로 즐겁게 치는게 목적이었는데,
멤버가 죽이 너무 잘 맞았다.  오죽하면 캐디가 하도 웃어 주름살이 늘었다고 하소연을 할까... 




오랜만에들 나오니, 내 공 어떻게 맞을지 보다, 남의 공은 어디로 갈지가 더 궁금하다.

이러다가 캐디언니 한테 단체로 혼났지..
티박스엔 한사람씩 올라가라 몇 번을 그랬거늘,  티박스별로 두명씩 보초를 서고 있구만...

그 와중에도 요~~ 구석에서 열심히 몸푸는 사람은 누구???





이름하여  Probably Gag Award 조.  
시작 전부터 웃는 모습들이 어째 이번 라운딩이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해탈이 준비해온 로얄살루트 21년생에 부드러운 대구포를 안주삼아 매홀마다 한잔씩 쪼개가며
객담을 주고받다 보니 스트레스가 확 달아난듯한 기분이다.



흐흐흐... 흑기사형 먼저 보내고, 다음은 티거형... 두목이야 안 먹여도 자동이니까...



 

에이~~씨~~~ 티거형은 두잔이면 가는데, 어떻게된게 흑기사형은 마실수록 잘 쳐...
수면제라도 타야지 원....



 

이건 또... 누고???
고개 꺾어지는거 보니 엄청 열 받았삣네...



[말.말.말. 1]

티거가 어드레스를 하고 막 퍼팅을 하려는 순간,
바지주머니 안의 휴대폰이 울린다.

조원1 : x 나왔어요~~~ (전화왔어요 의 경상도 버젼)

이어진 티거의 퍼팅... 1센티 짧아서 불발.

조원2 : 에구~~~ 나온만큼 짧았네...

그늘집에서 오뎅 한그릇을 비우고 나오며,
조원2 : 생각해보니 아까 그말은 무지하게 상처주는 말이었던거 같애...
조원1 : 왜???
조원2 : 나온만큼 짧았다고 그랬는데, 그럼 나온게 1센티라는 거잖아... 무지 상처 받았겠네...


[말.말.말. 2]

흑기사가 전반에 너무 볼을 잘 치자, 나머지 세 사람이 심통이 났다.

티거 : 이거... 우리가 이럴 때가 아니라구... 서비스업종 셋이  IT업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잖아...

이 말을 들은 흑기사,  '성님... 지두 서비스업입니더... 통신서비스...'
그 말에 이어서 나온 야그들.

해탈 : 통신서비스??? 그럼 흑기사형이 하는게 전화방이야???
강하 : 그런 모양이네... 전화번호 090-5858-8282..  오빠오빠 빨리빨리... 맞아??


에~휴~~~ 이러니 뽈이 맞나...

그래도 엄청 재밌고 즐거운 하루였다. ^-------^


 

:

 


어제 밤 스포츠뉴스에서 아주 흥미로운 장면을 보았다.
그것은 한 남자골퍼가 경기중 페어웨이에서 분홍색 꽃무늬 치마를 입는 모습이었다.

그 남자골퍼의 이름은 프레드 펑크.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트리올로지 골프장에서 벌어진 메릴린치 스킨스게임에 참가한 프레드 펑크는,
대회를 앞두고 애니카 소렌스탐에게 전화를 걸어
'한 번이라도 드라이브샷 거리가 당신보다 짧으면 치마를 입고 경기하겠다' 고 제의했다고 한다.

펑크는 PGA 투어에서 드라이브샷 정확도는 76%로 2위지만,  평균 비거리는 약 270야드로 최하위권이라고 한다.
그런 그가 소렌스탐의 평균 비거리가 274야드라는 것을 몰랐을 거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소렌스탐에게 먼저 그런 제안을 했다는 것은
이 경기가 승부보다는 흥미 위주의 이벤트성 대회인 스킨스게임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프레드 펑크의 이색 제안은 생각보다 빨리 말이 씨가 됐다. 

1, 2번 홀을 무난히(?) 잘 버틴 펑크는 드디어 3번 홀에서 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271야드를 친 펑크는 278야드를 날린 소렌스탐에게 뒤지고 말았다.
소렌스탐은 준비해 온 치마를 캐디백에서 꺼내줬고 펑크는 약속대로 그 자리에서 치마를 입고 경기를 계속 했다.

나는 이 해프닝을 보면서 프레드 펑크에 대해 두가지를 주목했다.
나는 그의 성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는 아주 익살스러우면서도 매우 영리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일단 무뚝뚝한 사람에게서는 그런 제안이 도저히 나올 수가 없다.
그리고, 그냥 단순히 익살스러움만 가지고도 그런 행동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냥 말장난에 그쳐버릴 그런 해프닝을 그는 현실화 시켰다.


내가 프레드 펑크라고 생각하고,  그의 뇌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지금부터 나는 프레디 펑크다.

이번 스킨스게임 출전선수 명단을 보니, 타이거 우즈와 애니카 소렌스탐이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출전선수의 명단은 살펴 볼 필요가 없다.
모든 언론은 남녀 골프의 절대자인 우즈와 소렌스탐에 집중할 것이다.
나머지 선수, 특히나 나같은 단타자는 아무리 바둥대봤자 낄 자리가 없다.

그렇다면, 내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우즈와는 무엇을 비교해도 내가 돋보일 방법이 없다. 
소렌스탐은 전에도 성대결을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스코어가 기준이었다.
그렇다면... ,  그래...  이번에 그녀와 비거리 내기를 하자.
그리고, 갤러리에게 뭔가 확실한 웃음거리를 주자. 그러면 카메라 앵글을 내게 돌릴 수 있을거야.
그리고 스킨스게임은 9홀이니까 기왕이면 가급적 빨리 망가져야 더 길게 나에게 집중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표가 나도 안되고...  소렌스탐의 거리가 어느 정도 나면 그때...


그리고 소렌스탐이 자신의 평균 비거리보다 멀리 날린 3번홀에서 펑크는 자신의 계획대로 일을 저질렀고,
그 뒤로 모든 것은 그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물론 이것은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다.
3번홀에서 누가 먼저 티샷을 했는지도 나는 모른다.
펑크가 위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는 더더욱 모를 일이다.
단지, 재미로 그런 상상을 해봤을 뿐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그는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그 자신이 게임을 행복하게 즐겼다는 것이다.
그가 어느 언론의 표현대로 스스로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했다면 상금 1위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다 알다시피 골프는 맨탈게임이기 때문이다,  그가 타이거 우즈 보다 세배나 많은 22만5000달러의
상금을 획득한 것은 그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펑크로부터 이색 제안을 받은 소렌스탐의 행동.
그녀는 진짜 치마를 준비해 갖고 나왔던 것이다.

경기 후,
소렌스탐은 '펑크가 치마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해 치마를 준비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입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우즈는 '펑크가 꽃치마 속에 가시를 숨기고 있는지 몰랐다'고 농담했다.
해프닝의 당사자인 펑크는 '치마 입고 퍼트를 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아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순수 아마츄어 골퍼인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골프를 치고 있는가?

아무리 이벤트 성격의 스킨스게임이라 하더라도 상금이 걸려 있는 대회다.
그래도 그들은 대회의 성격을 알고 그 목적에 맞게 즐기려 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아둥바둥 하는지...
우리는 무엇에서 골프의 매력을 찾고 있는지...
진정한 골퍼의 멋은 무엇인지...

펑크의 익살과 여유 속에서 진정한 골프의 멋을 느끼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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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그~~~ 내가 미쳐... 버디퍼팅인데... 정말 돌아버리겠다.
잘 굴러가다가 어디 한번 튀더니 요렇게 섰다.
후~~ 하고 한번 부니 똑 떨어지더만...






오~~ 연프로의 저 완벽한 중심이동과 왼쪽 벽.
장타에는 다 이유가 있다...






봤지~~~??? 헤드업 하지 말고, 끝까지 공을 보라구...
꺼꿀 조교의 모범적인 시범.






음~~~ 속쓰린 사람 많았겠구만...
어휴~~~ 빤히 보면서 지나쳐야 하는 사람 속은 어떨까...???
내것도 많은데... 쩝~~~





복창 터지는 사람 따로 있는데... 은행잎에서 가을의 정치가 느껴진다고???
분명히 요기 어디 떨어졌는데... 우이 씨~~~ 도대체 어딨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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