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狂)과 중독의 차이는 무엇일까?
언뜻 특정한 부분에 몰입되어 있다는,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국어사전에서는, 광(狂)을 열광적인 성벽으로,
중독은 생체가 음식이나 내용·외용약물의 독성에 치여서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핵심단어로 줄여서 표현한다면, 광(狂)은 열광적인 것이고, 중독은 기능장애다.

내 식으로 정의를 내린다면, 둘 다 깊히 빠져 있지만, 광(狂)은 때와 장소를 구분해서 빠지는 것이고,
중독은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며 빠지는 것이라 하고 싶다.
하고 싶은 욕구를 이성적 판단에 의해 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마약중독이나 알콜중독이 이성적으로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삼일절에 총리가 골프를 친 것이 문제가 됐다.
총리는 전에도 몇 번 비슷한 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나라에 큰 산불이 났을 때도, 집중호우로 난리가 났을 때도 총리는 골프를 즐겼다.

골프는 쳤지만 현장에서 총리로서 취할 조치는 다 했다며, 한번은 그냥 넘어갔다.
두번째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국회에서 사과를 했다.   향후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때도 피해 대책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말은 잊지 않았다.

자주독립을 위한 항일투쟁의 혼을 받드는 삼일절에 총리가 골프를 친 것이 바람직한 처사냐는 여론에,
총리실은 '삼일절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기 때문에 총리로서는 역할이 없고,
부산지역 경제인들과 미리 잡혀 있던 약속'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이 참석하기 때문에 역할이 없다면, 행사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도 역할이 없기는 매일반이다.
아버지가 제주(祭主)로서 제사를 지내니까 자식들이 놀러 간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리고,  미리 약속한 날이 하고많은 날 중에 왜 하필 삼일절인가.

게다가 그 날은 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됐었다.
미리 잡혀있던 약속이라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 (一人之下 萬人之上)인 총리가 시급한 공무로 부득불 취소하겠다는데,
그 누가 시비를 걸겠는가.

언론보도에 의하면 총리는 골프광이라고 한다.
언론보도를 한번 더 인용하면, 총리는 누구보다도 두뇌회전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강하다고 한다.
그런 명석한 두뇌를 가진 총리가 사리판단을 분별 못하고, 자기 억제를 못했다면,
내 생각엔 광이 아닌 중독의 수준이 아닌가 싶다.

누구보다 자기 소신이 뚜렷하고, 논리에 있어서는 물러설 줄 모르는 강한 개성의 총리.

원래 골프에서 강타자나 장타자의 치명적인 약점은 OB가 많을 수 있다는 거다.
더구나 장타자가 힘까지 들어가  OB가 나면 그 공은 찾기도 어렵다.
그리고 완전히 나간 공은 동반자와 캐디도 포기한다.

여당과 국민이 총리를 포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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