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의 일기

부부가 같이 골프를 하면 금슬이 좋아진다는 진사장 말이 맞는거 같다.
아내에게 골프를 시키고난 후, 우리 부부가 그렇다.
공동의 화제가 생기니 틈만나면 골프다.
밥먹을 때도, 잠잘 때도...

연습장의 김프로가 가르치긴 잘 가르치나 보다.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더니 생긴건 곰 같은게 레슨스킬에 대한 노하우는 있는 모양이다.
특히 기본기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암~~ 기본기가 중요하지.  나중에 교정하려면 얼마나 힘든데...

아내는 특히 그립을 잘 잡는다.  그립이 정말 중요한건데...
슬라이스, 훅, 그리고 임팩트 등이  그립의 파지법, 잡는 강도에서 시작되는거 아닌가.
아내의 그립감은 참 편하게 느껴진다.
내가 만났던, 골프를 친다는 왠만한 캐디보다 낫다.

그래서인지 우리 부부는 요즘 해피하다.


-------------------------------------------------------------

* 아내의 일기

나이를 먹어도 칭찬을 받으면 기분좋다.
김프로가 나보고 소질이 있단다.
특히 그립의 파지법은 자기한테 배운 여자들 중 제일 낫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립엔 그다지 신경을 안쓴다나...

정여사가 부러워한다.
- 자기는 어쩜 그립을 그렇게 부드럽게 잡어?
- 응... 남편한테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야...

- 어머... 그집 신랑은 자상하기도 하다. 신랑이 집에서 레슨도 해줘?
- 남편이 직접 가르쳐주진 않아도... 남편 눈치를 잘 살피면 어느순간 느낌이 오던데...

정말 골프는 예민한 운동인 것 같다.
그러기에 항상 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요즘엔 세탁기에 양말을 던져 넣을 때도
칩샷의 백스윙 감을 잡으려 하고,  빗자루로 마루를 쓸 때도 퍼팅 스트로크감을 느끼려 한다.

운동도 실생활에 적용하니 참 재밌다.
남편도 만족해하고...


-------------------------------------------------------------

* 김프로의 레슨일지

유여사의 그립감이 아주 좋아졌다.
이제는 눈치를 안줘도 기가막히게 파지를 한다.

유여사에 비하면 정여사는 아직 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아직도 눈치를 줘야 그때야 느낀다.

하긴 최여사에 비하면 정여사는 그래도 양반이지...
최여사는 눈치를 줘도 전혀 모른다.
무조건 자기 맘대로다.
최여사만 생각하면 머리아프다. 통증이 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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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에, 대우전자 회장을 역임하신 김용원님이 쓰신
[골프는 인격이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책에 실린 골프에 얽힌 여러가지 체험과 에피소드중 몇가지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글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 프로골퍼의
대부격이며 당대 1인자였던 한장상프로와의 라운드 경험을 적은 글 입니다.

하루는 한장상프로와 라운드를 하기로 하고 필드에 나갔더니,
한장상프로가 6번아이언과 퍼터만 딸랑 들고 나오더랍니다.
`이 양반이 내가 원포인트 레슨을 받겠다는걸로 착각을 했나...` 하고
어쨌던 라운드를 했는데...

당시 싱글을 구가하시던 김용원회장 말씀이,
태어나서 그날처럼 참담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는군요.
자신은 클럽 14개를 돌려쓰며 기를 썼는데...
한장상프로는 2개의 클럽만으로 이븐파를 기록했으니.


그 글을 읽은 후 나도 언젠가는 아이언 하나만으로 18홀을 돌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내 실력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도전의 의미였죠.
그리고 몇년이 지난 후, 뜻을 같이 한 동호회멤버들 덕분에 소원을 풀 수 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이언 1개와 퍼터 1개만 딸랑 들고 나간 라운드는 스코어에 무관하게
아주 이색적이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4명이 들고나온 아이언 1개도 묘하게 번호가 제각각.
5번, 6번, 7번, 8번.
다~ 나름대로 자기 거리와 숏홀의 거리等을 감안해 머리굴려 들고나온 비장의 카드들이죠.

캐디들이 자지러집니다.
상상해보세요. 앞이 텅~빈 전동카트의 모습을...
그런데, 정작 우리 담당캐디는 표정이 여~엉 애매하더군요.
`저것들이 시간을 얼마나 잡아먹을까...??? 나... 내일 제초작업 맡아놨구나...`
일단 캐디를 안심시키는게 급선무죠.
절대!!! 시간늦지 않겠다는 구두각서로 충성결의를 하고 나서야,
우린 티박스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한장상프로가 아닌 평범한 에버리지골퍼가 아이언 1개만 들고 라운드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4가지 - 결론은 이렇습니다.

첫째, 결코 진행이 느리지 않다. 오히려 빨라진다.
둘째, OB가 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않다. 경우에 따라 OB가 득이 될 수도 있다.
셋째, 생각보다는 스코어차이가 적다.
넷째, 아이언 갖고도 공은 충분히 잃어버릴 수 있다.

사실은 진행때문에 우리부터가 걱정이 많았는데 전~혀 문제가 안되더군요.
왜냐하면... 일반적인 라운드때는 앞팀이 2nd shot을 완전히 끝내기 전에는
티샷을 할 수 없지만, 아이언만으로 할 경우 어차피 드라이버 거리를 못따라가기 때문에
앞팀이 2nd샷 위치에 있을 때 바로 티샷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린에 올라갈 때 까지는 클럽 교환할 일이 없으니,
클럽 바꾼답시고 갈지자 걸음으로 시간 끌 일이 없고...
그러다보니 결국 꺼꾸로 앞팀을 압박하는 결과가 되고,
바짝바짝 따라붙으니...
그날, 앞팀... 우리땜에 엄청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동반자의 티샷이 우측으로 흐르자 나타난 재미난 현상 하나.
어찌된게 친사람들은 OB라고 우기고, 나머진 OB가 아니라고 우기는 웃지못할 기현상이...
그것도 작지만 어찌됐던 내기판인데...

이유인즉슨 OB티가 멀리 빠져 있을 땐 OB가 차라리 유리하다는거죠.
일반적으로 OB티까지 가는대 기본이 2타~2타반이지만,  OB성으로 빠지면
결국 트러블샷을 해야하니 잘못하다간 OB티까지 가는데만 3타이상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됩니다.   게다가 아이언 어프로치가 서로 정확치 않으니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죠.

또하나 재밌는건 소위 쪼루가 나면 오히려 맘이 편해지더군요.
언뜻 생각하면 안그래도 아이언 티샷이 거리가 짧은데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어차피 쓰리온인데, 늘 3rd 샷이 문제거든요.
100 미터 안에서 어프로치 거리감 잡기가 만만치 않던 차에 중간에 쪼루라도 한번 나버리면
3rd 샷을 풀스윙하면 되니 오히려 편합니다.

거짓말도 하면 는다고...
처음엔 어프로치 거리감을 못잡아 죄다들 길게 때리더니...
어쭈구리~~~~ 후반들어가니 그래도 제법들 비슷하게 붙이대요.
핀이 앞핀이라 어프로치 run이 많아 고전했는데, 핀만 뒷핀이었다면 정말 해볼만 할거 같아요.

그날, 우리 캐디... 엄청~~ 해피했습니다.
티샷하는거 보고는 자기는 그린에서 기다리면 되니까요.
좀 신경쓰면 중간에 거리만 불러주면 각자가 알아서들 하는거고...


라운드 후일담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은 정확히 둘로 갈라집니다.

- 야~~ 부럽다... 대단하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네...

- 정규홀에서 그랬단 말이야???    할일 되게 없구만... 미쳤냐?
  같은 돈 주고 2개만 들고 치게...

후자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렇게 허구헌날 14개 들고쳐서 얼마나 좋아졌길래...???'


오늘의 Tip :

많은 사람들이 늘 사는게 낙이 없고 따분하다 그런다.
새로움 속에 있는 즐거움을 찾을 생각을 안하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
일상(日常)은 늘상 그렇다.
즐거움은 늘 새로움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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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번호1]

그린이 완전히 빙판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어제 저녁에 그린에 물을 잔뜩 뿌렸단다.
정신나간 사람들이지... 아니.. 오늘 아침에 기온이 영하10도로 뚝 떨어진다는 일기예보도
못 들었단 말인가...
퍼팅을 하면 그린위에 형성된 얼음결에 따라 볼이 지멋대로 움직인다.
4자 합의결과 왠만하면 OK를 주기로...

전반 끝날무렵 그린도 어느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모든게 정상시스템으로 진행.

경기후 성적표를 보니 한사람이 79타. 그로서는 처음 받아보는 <7>자가 그려진 성적표.


[사건번호2]

새벽 첫팀.
겨우 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도착해 유일한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연습스윙도 못해보고,
오너 티샷!
어~어~~~ 공은 왼쪽이란 것만 알려준 채 어두운 허공속에 자취를 감춘다.
`운전자 몰간!!!` 이후 빠듯하게 진행된 성적표의 결과는 역시 79타.
역시 처음 받아보는 성적표다.


[사건번호3]

스킨스가 벌어졌다.
평소 80대 중반을 안정적으로 치는 친구가 거의 독식을 한다.
스킨스니만큼 두사람이 터버리면(선두동타가 되면) 나머지 사람의 퍼팅은 의미가 없다.
어지간하면 OK.
그런대 거의 독식을 한 친구가 78타를 쳤다.
그 역시 눈뜨고 처음인 스코어.



[재판장]

오늘의 재판은 상기 각 사건에 대해 싱글패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럼 검사의 논고와 변호인의 변론, 그리고 배심원의 합의결과를 차례로 듣도록 하겠습니다.


[검사 논고]

존경하는 재판장님.
골프는 매너의 경기 아닙니까???
그리고 골프는 자기자신에 대한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잖아요.
또 모든 스포츠중 유일하게 경기결과를 선수 스스로가 제출하는 종목이 골프입니다.

그리고요... 골프에서의 싱글은 아마츄어 골프에 있어 최고의 명예스러운 호칭이라 이겁니다.
이러한 명예스러운 호칭의 명예와 품격은 철저한 룰의 준수가 지켜질 때,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거 아니겠어요?
저런거 모두 싱글로 인정하면요... 싱글... 개나 소나 다 합니다.

따라서 본 검사는 위 사건 모두의 경우 싱글로 인정할 수 없으며,
그에따라 싱글패를 제작하는 것도 언어도단 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암요~~ 말도 안되죠.


[변호인 변론]

저역시 존경하는 재판장님.
수많은 골퍼들이 더 수많은 비용을 지출해가며 골프공에 매달리며 오늘도 그린을 밟고 있습니다.
골퍼들이 누릴수 있는 영예는 싱글과 이글과 홀인원입니다.  알바트로스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지요.

그 세가지 중 일반적인 골퍼가 가장 하기힘든게 싱글입니다.
왜냐??? 홀인원은 한방에 행운을 잡을수 있고,  이글은 두번만 운이 맞으면 가능하지만,
싱글이 되려면 18홀내내 대충 칠십댓번이 줄기차게 잘 맞아야 되는데,
아마츄어에겐 결코 쉽지않은 일이라 이겁니다.

하지만 박사학위에도 명예박사가 있고, 명예회장, 그리고 탤런트중엔 명예경찰관도 있잖아요??
그 탤런트가 어디 사건하나 실제로 처리한게 있나요???   오래동안 수사반장 출연하면 시켜주잖아요.
그만큼 연습장에서 땀흘리고, 필드에 돈 뿌렸으면 인정할수도 있지,  뭘 그리 쫀쫀하게 구는지...
검사... 당신이 싱글 맛을 알아???

위 사건의 경우, 일단 고의성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누구를 만들기 위하여 작당을 한 것도 아니고,
당시의 상황에 맞게 팀룰을 정하다보니 우연히 된거 아닙니까???
사회의 모든 질서가 헌법보다 한참 하위에 있는 조례나 규정에 의해 움직이듯,
아마츄어골프는 PGA룰보다는 골프장 로컬룰이,  또 로컬룰보다 팀룰이 우선하는 겁니다.

따라서 본 변호인은 싱글패 제작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변론하는 바입니다.


[배심원 판정]

본 배심원들은 각 사건에 동참했던 동반자로서, 우선 사전 담합이나 고의성 짙은
밀어주기식의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없었슴을 밝힙니다.

[사건1]과 [사건3]의 경우 일부 홀에서 비록 OK를 주기는 했으나
순조로운 경기 진행을 위해 취할수 있는 행동이었으며, 아주 황당한 거리도 아니었고,
[사건2]의 경우도 라운딩도중 스코어 조작을 위하여 몰간을 준 것도 아니고,
단지 첫홀에서 준비안된 상태에서 먼저 십자가를 진데 대한 미안함으로 준건데 이게 뭐가 문제가 됩니까???
따라서 본 배심원들은 세건 모두를 무죄로 인정합니다.


[재판장 선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에서
마라도나는 길게 날아오는 크로스를 손으로 영국 골문에 쳐넣었습니다.
하지만 심판은 이를 헤딩슛으로 착각하여 골로 선언을 한,  웃지못할 일을 왠만한 스포츠매니아는 다들 아시죠???
참~~  이 말도 안되는, 손으로 넣은 골이 득점으로 인정됨으로써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우승을 했잖아요.
그래서 한동안 마라도나의 손을 신의손 이라고 했지요.
그후 마라도나도 그 골이 자기 손맞고 들어갔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미 끝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2002 월드컵에서 한국 vs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 vs 스페인 전에서 심판의 판정에 대한 말이 많았지만,
월드컵 역사에 한국은 누가 뭐래도 2002 월드컵의 영원한 4강입니다.

이땅의 모든 싱글패 보유자가 하나같이 18홀내내 홀컵에 공을 끝까지 넣었을까요???
누가 싱글을 했다고 해서 남에게 피해주는거 있습니까?  없잖아요.
반면에 싱글기념 세레머니로 한판 때려 먹어야하니 술집 돈벌어 좋고...
트로피 만드는 집도 돈버니 경기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싱글라운딩 해야하니 우의도 깊어지고...
또 한동안 스스로 기분좋아 다닐테니 주위사람에게 밝은 모습 보이고,
하는 일 잘되는 等 순기능이 많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다는데...
누구 이의있습니까???

또한 싱글패는 인증패가 아닌 기념패이며, 개중 어쩌다 한번 한걸가지고
주제파악 못하고 되도않게 동네방네 뻥튀기는 사람은 스크라치해서 제 발등찍고 스스로 죄값을 치루게 될겁니다.
오히려 그걸 계기로 그 수준을 유지하기위해 노력함으로써 진정한 싱글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그래해도 검사님 말씀대로 개나 소나 다 싱글 못합니다.

고로, 본 법정은 위 세건의  싱글패는 무죄임을 선고 합니다.


오늘의 Tip :

누가 싱글했다 하면 이것저것 캐묻지말고, 기분좋게 축하해주자.
그리고 모든 패는 주눅들지 말고 줄때 당당하게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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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이 안 맞는 날은 정말... 정말... 이다
나는 和氣愛愛하게 돌고싶은데, 왜 자꾸 火氣哀哀해지는지...

정말 울고싶거나, 모든거 다 때려치우고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쯤되면 캐디도 내 눈치를 보고, 동반자들도 분위기가 다운된다.
지들끼리 하는 굿샷소리도 톤이 한 옥타브는 낮아진다.
서너음절 이상의 구~~우~웃~ 샷 !!! 이 간단명료한 이음절이 되고 만다.
(작은 소리로 내 눈치보며) 굿샷.
짜식들... 멤버 잘못 만나 권리행사도 못하는 불쌍한 놈들...

이럴때 힘들어 지는게 표정관리.

난 여태껏...,
졸려 죽겠는데 떨어지는 윗눈꺼플을 초인적인 힘으로 들어올려 쏟아지는 졸음을 받쳐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고 웃기는 줄 알았다.
조는 가운데서도 비몽사몽간에 눈을 치켜올릴 때의,  도저히 표현이 안되는
그 처절한 눈동자를 본 적이 있는가?
보여준 적은 많겠지만...

그래도 그건, 말 그대로 비몽사몽간의 performance.
내 의지와 상관없는 무의식의 연출이기에 정신적인 고민이 필요없었다.
저절로 나타나니 표현방법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공 안맞는 날의 표정관리는... 이게 또 쉽지가 않다.
공이 안맞아 속 터진다고 인상쓰자니 영락없이 매너없는 놈이 되고,
그렇다고 공도 안맞는데 실실 웃자니 이건 또 천하에 속도 없는 놈이 된다.
그렇다고 어정쩡하게 있자니, 완전히 유재석과 박명수의 합본이다.
우짜쓰까나...???

그래서 캐디에게 한마디 한다.

`희경氏, 공 안맞아 열받는다고 인상쓰면 매너없다 그럴테고,
그렇다고 공도 안맞는데 실실 웃으면 이건 또 속도 없다 그럴테니...  이럴땐 어떻해야 하나...??? 그러니 이거 누구 탓도 못하고...  환장한다.
그래도 속 좁은거 보단, 속 없는게 좀 순박해보이겠지...??? `

- 그럼요...

`그럼 할 수없이 웃어야겠네... (^*^ 빙긋)`

그리곤 주먹으로 내가슴을 치며, `으이그... 누구 탓을 하겠나...
이게 다 내 탓인걸...` 하고 만다.

그말에 다소 안도가 된 듯, 환하게 웃는 캐디의 미소속에서  나역시 여유를 되찾곤 한다.


* 오늘의 Tip :

어떤 상황이던 내 탓이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나에겐 분위기를 깰 권리가 없다.

그것을 깨닫기 전엔 필드에 나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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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치나?
- ...
- 심심하잖아...???

골프장에서 빠지지 않는게 내기다.
이유역시 다양하다.
심심해서... 어차피 캐디피 모아야 하니까... 신중하게 치기위해서...
그냥 갖다 붙이면 이유가 된다.
개인별 취향이 제각각이고, 좋아서 하고싶다는데 제안 못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분위기가 반강제적으로 압박해 들어가는데 있다.
내기좋아하는걸 뭐라 그럴 수 없듯, 내기 안하는 것 역시 뭐라 그럴 수 없다.
그런데 누군가 제안을 하고, 옆에서 맞장구라도 치면, 별로 생각없는 사람은
졸지에 쪼잔한 사람이 되고만다.
이렇게 찝찝하게 끌려들어가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자기 돈 내고 치면서 짜증이 난다.

나는 성격적으로 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소심하고 쪼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기를 하다보면 은연중에
상대방의 불행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에이... 아무려면 그렇게까지 생각하겠느냐?` 고 그럴지 모르겠지만,
불행을 기대까지는 안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실수는 왠지 즐겁다.
안그런 사람 있으면 손들어봐라. 그대는 상대의 실수를 실로 안타깝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내기중에 상대방이 OB가 났을 때 맘 편하게 몰간을 줄 수 있는가?
대개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좋아 죽는다.
정작 내기하면서 느는 것은 표정연기다.

골프를 같이 나올 정도면 대부분은 그래도 가까운 관계인데,
좋은 사람과 같이 나와 그 사람이 안되면 즐거운건 뭔가 이상하다.
그리고, 돈 앞에 초연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않다.
때문에 돈잃고 속좋은 사람도 흔치않다. 나도 돈 잃으면 기분 나쁘다.
스코어 더러운 것도 열 받는데, 게다가 돈까지 잃었으니 왕짜증이다.
더 나를 미치게 만드는건, 그런 와중에서도 안그런 것 처럼 억지로 대범한 척 해야
매너좋은 놈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거 엄청난 스트레스다.

돈 잃고 18홀 끝나면 나의 속물근성이 또한번 나를 괴롭힌다.
개평안주나... 개평안주면 괜히 돈 딴놈 얄밉다. 아주 치사한 놈 같다.
내돈 가지고 캐디피 주거나 밥 사주면서 생색은 지가 다 낸다.
개평을 줘도 문제다 . 아~~ 인간 이상범이 내돈 말로주고 되로 받으면서
이걸 좋다고 받아야하나... 안받자니 눈앞의 현찰인데 아깝다.
배포 큰 척하고 안받으면 뒤돌아 서자마자 가슴앓이 한다.

또 돈을 따도 찝찝한건 마찬가지다.
그냥 입 씻고 있자니, 이것도 쫀쫀한 놈이다. 그럼 얼마를 주나...??
쪼금만 주면 주고도 욕 먹고, 좀 후하게 주면 남는게 없다.
잔뜩 긴장해가며 기쓰고 쳐봐야 인건비도 안 남는다.
그렇게 이래저래 신경쓰이고 골치아픈걸 왜하나.
그냥 맘 편하고 기분좋게 히히닥거리며 치는게 정신건강에도 좋지.

하지만 결코 안하지는 않는다.
내기가 잔재미를 유발하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
난 내기를 하게되면 라스베가스 스킨스, 일명 OECD, 오불출 게임을 즐긴다.
단가도 한정시킨다.
잃어도 큰 부담이 없이 웃을 수 있는 범위로 한다.

친구중에 한의원 원장이 있다. 핸디캡 6 정도의 수준급 골퍼이다.
그 친구가 그렇게 내기를 좋아한다. 스킨스를 하면서도
누군가와는 스크로크를 별도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타당 단가는 2천원을 넘지 않는다.
그것도 자기 수중에 2만원 정도가 들어오면 더 이상은 먹을 생각을 안한다.
그렇다고 자기가 일부러 져주는건 아니다. 자기 스코어관리는 철저히 한다.
대신에 상대방이 자신과 비기도록 한다. 왠만한 퍼팅은 OK다.
그 친구는 돈을 따는게 목적이 아니다.  즐기는게 목적일 뿐이다.


골프내기의 허와 실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내기는 정상적으로 하면 고수가 다 딸 수밖에 없다.
구조적으로 하수가 돈을 먹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하수가 땄다면 그건 고수가 던져준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을 위한 미끼로...

맨처음 기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골프내기는 그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소위 맞짱뜬다는 스크라치 부터 가장 보편화된 것이 스트로크와 스킨스.

스트로크는 핸디캡 차이만큼 미리 돈을 접어주고 한다.
이론적으론 핸디캡 조정만 정확히하면 본전이다. 그래야 맞다.
그런데... 서로의 최종스코어를 보면 사전 조정받은만큼 딱 맞는데,
하수는 돈을 잃는다. 그놈의 <땅> 때문이다.
스트로크게임에선 (언제 어느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홀에서 진 사람에겐,
단가를 두배로 키우는 소위 <땅>을 부를 권한이 주어진다.
고수들의 목표는 이 배판이다. 하수들은 액면으로 조정금을 받고는 두배로 갚아야하니
적자일 수 밖에 없다.   고리채나 같다.

스킨스는 하수가 너무 많이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수가 배려하는 척 하는 게임이다.
일정금액을 사전에 판돈으로 모아서 매홀 승자가 일정금액을 빼먹는,
터지는 금액이 한정되어 있는 - 맘 약한 사람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는 -  내기다.
일정금액 묻어놓고, 내돈 아니려니... 생각하면 뱃속 편하다.
약오르는건 어쩔 수 없지만...
하수를 배려하는 척 하기위해 하수에게는 고수에 비해 판돈을 적게 걷는다.
언뜻 상당히 합리적인거 같다.
하수로서는 18홀중 두세홀만 이기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건 말 그대로 <될 것 같을> 뿐,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 되지는 않는다.
90대 골퍼는 잘해야 파 3~5개다. 버디는 정상적으로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하수가 어쩌다 가뭄에 콩 한번 나면, 콩을 자루채 들러메고 다니는 고수중 누군가가
반드시 콩가루 뿌린다는 것이다.
내가 파를 하면 누군가가 파를 해서 비기는 판이 되니,  난 결코 먹을 수 없다.

스킨스게임에서 보장은 할 수 없지만, 그나마 하수가 먹을 확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판돈은 똑같이 내고 홀별로 0.5~1타씩 핸디캡을 받는게 차라리 공평한 방법이고,
오히려 먹을 확율이 높다.

고수가 꼬드기는 정형화법중의 하나가 `내기를 해야 신중하게 치게되고, 그래야 실력이 는다. 내기를 안하면 항상 건성건성 치게된다.` 는 논리다.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에게는 일견 일리가 있는 얘기다.
그런데 대다수의 초짜는 그런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오히려 얼어붙는다. 그리고, 몇번 터지다보면 소극적인 샷을 하게 된다.
요령이 생기니 큰 실수를 안한다. 당장은 스코어가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내가 볼땐 어느 선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순 없다.


간혹 시작하기도 전부터 내기 바람을 잡아놓고는,
정작 자기가 돈을 좀 잃으면 얼굴 벌개지면서 열받는 사람 있다.
참으로 답답한 사람이다.
얘기를 꺼내지 말던지... 대범하던지...

神이여.... 이들을 회개케 하소서...


* 오늘의 Tip :

내기는 즐거운 골프의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되서는 안된다.
표정관리가 안되는 자. 내기를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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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축구나 동네농구를 보면 기량은 한참 부족하다.
그들은 프로가 아닌 아마츄어이지만,
아마츄어중에서도 전문 아마츄어가 아닌 순수 아마츄어다.
그래서 그냥 동네축구 동네농구라 부른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플레이는 엉성하다.
그래도 지나며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런대로 보는 재미가 있다.

왜??
무엇이???
함량미달의 그들의 플레이를 재밌게 만드는걸까?

그들의 플레이에는 격식을 벗어난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반칙을 하더라도 오히려 그 반칙때문에 키득키득 거리고 즐거워한다.
오히려 가벼운 반칙을 즐긴다.
그것이 그들을 더 유쾌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자기들의 행위가 반칙임을 이미 알고 있고,
또 서로가 서로의 그런부분을 악의가 없다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모든 행위는 목적에 따라 판단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동네축구에서 오프사이드를 따지고 진로방해를 가리자면 엄청 복잡해진다.
동네농구에서 오펜스파울과 디펜스파울을 불고, 3초룰을 적용시키면 게임이 진행이 안된다.
그런걸 서로 알기 때문에 서로가 왠만하면 대충 넘어간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공식경기에서의 반칙에 대해서는 예리하다.
그것을 자신과 남에 대해 적용하는 잣대가 틀린 이중성이라고 생각하고 싶지않다.
오히려 경기와 놀이문화를 구분할줄 아는 유연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동네축구와 동네농구는 있는데, 아쉽게도 동네골프는 없다.
동네에서 하기가 곤란하니까 그런가보다.
대신 쪼~끔 격조높게 표현했다. - 주말골프라고.

그래.. 주말골프나 동네축구나 즐기는 것은 다 똑같다.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하자.
몰라서.. 혹은 악의없이 하는 행동엔 눈높이를 같이 맞추자.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나 몰간이나 오케이가 왜 생겼을까...
누군지는 모르지만 놀이문화를 이해할줄 아는 풍류와 낭만과 멋을 겸비한 사람이라고
극찬을 한다면 무식한 놈의 자기변명일까???

자신의 본 실력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
나역시 내 실력은 스코어카드상의 점수에 5타 정도는 보태야 됨을 알고 있다.
그것도 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맑은 물에선 고기가 못 산다고 하지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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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한 삼일 연짱 술을 먹었더니, 몸이 여~ㅇ 안좋네...   오늘 엉망되겠네...
- 그러냐? 나도 어제 상가집 갔다가 새벽에 와서 잠을 못잤더니 죽겠다, 야...
- 그래도 세월들 좋구만... 술마실 시간도 있고... 난 요즘 뭐하고 지내는지...
  최근 2주동안 채를 만져보지도 못하고 나오네...
- 어제밤 명화극장 보다가 잠 타이밍을 놓쳤더니 왜그렇게 잠이 안오던지...
  거의 밤을 꼬박샜다,  야...

골프치기 전날은 뭔일들이 그리도 갑작스레 많이 생기는지...
골프치러 나오면서 `어제밤 편안하게 숙면을 취해서 지금 컨디션이 최고` 라는
골퍼 본 적이 있는가?
일단 한자락 깔아놓으면 밑져야 본전이다.
볼이 안 맞으면 안맞는게 당연한 훌륭한 구실이다.
볼이 잘 맞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된다.
악조건을 정신력으로 극복한 대단한 선수의 표상이다.

그러면서도 속마음은 다들 똑같다.
`그래~~~ 오늘 물 좋겠네... ^0^ `


우리는 우리가 뜻했던 일들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을 때
`왜일까...??? 왜 그랬을까...???` 하고, 그 까닭을 궁금해하고 찾으려 한다.
그러나 많은 수의 우리는 원인을 찾기보다는 핑계를 찾기에 급급하다.
핑계는 뚜렷한 근거없이 입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고,
그 가지 수 또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골프처럼 예민한 운동이 더구나 예외일 수 없다.
출발전부터 읊어대는 출사표는 그런의미에서 구실의 첨병 역할을 한다.

처녀가 임신을 해도 할 말이 있다던데...
과연 처녀가 임신을 하면 할 말이 몇가지나 될까?

공이 안맞는 골퍼의 핑계는 그 테마도 다양하고, 쟝르도 다양하고...
좌우간 입에서 나오면 그게 다 이유가 된다.

<핑계의 정석> 기초편 제1장 [어제]에 나오는 아주 기본적인 사항.
- 어제 잠을 ...
- 어제 술을 좀...
- 어제 지방엘...
- 어제 집사람하고... 부터

<정통 핑계> 유형별 분석 [음식]에 나오는
- 뭘 잘못 먹었나... 몸이 좀...
- 아침을 안 먹었더니...
- 밥을 너무 많이 먹었나...
- 홍어가 좀 이상하더니만...

<테마 핑계 베스트> 이럴땐 이 핑계가 좋다 [도구]에 명기된
- 채를 바꾸고 연습을 못했더니 ...
- 샤프트 강도가 너무 약해서 슬라이스가...
- 로프트가 안 맞나... 탄도가...

그리고,
<핵심핑계> 응용편에 나오는
- 내기가 안 걸리니까 집중이...
- 요즘 스윙폼을 교정중인데...
- 오늘따라 거리가 멀어보이네... 등등...

정말 끝도 없다.
운전을 하면. 운전을 해서...
옆에서 실컷 잠자면서 오면, 잠이 덜 깨서...
날씨 탓은 기본이고,
남들이 다 잘치면, 다들 잘 치니까 괜히 주눅이 들고...
남들이 못치면, 어쩐지 긴장감이 떨어진단다.

앞팀이 밀리면, 리듬감이 깨지고...
뒷팀에게 쫒기면, 마음이 급하니까... 다.
급기야는 캐디에게 화살이 돌아가기도 한다.
거리를 잘 못봐서... 클럽선택이 잘 못돼서... 라이를 못봐서...

가끔 서로간에 덕담으로 하는 소리가 있다.
`날씨 좋고... 멤버 좋고... 도우미언니 이쁘고... 골프장도 좋고...
야~~~ 오늘 같은 날은 볼 안맞아도 핑계거리가 없네...`
그렇다고 스코어가 다 좋으란 법 있나.
그럼, 그렇다고 핑계거리가 없을까...??? 천만에다.
그런 날 공 안맞은 이유는...
기분좋게 웃고 즐기다보니 안 맞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이 안맞는 이유가 108가지라고 한다.
누가 불교의 백팔번뇌에 비유해 얘기했는지 모르겠지만,
108을 옆으로 눕혀서 보면 1(ㅡ)과 무한대(∞) 가 된다.
핑계는 끝도 없고, 그만큼 머리속이 복잡하다는 얘기가 아닌지...

그러면,
108가지의 핑계중 마지막 핑계는 뭘까 ???
.
.
.
.
아~~~ 오늘... 정말 이상하게 안맞네...


* 오늘의 Tip : 핑계는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처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핑계가 늘수록 대안은 줄어든다.
회복이 늦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지난 주에 끝난 마스터즈 골프대회는 최초의 왼손잡이 챔피언 마이크 위어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모든 언론의 초점은 캐나다 출신의 왼손잡이 골퍼에 쏠렸지만,
그못지않은 비하인드 히어로는 제프 매거트가 아닐까...

3라운드까지 위어에 2타차 선두를 달리던 매거트는 마지막 라운드 파4  3번홀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만다.
2nd 샷인 벙커샷이 벙커 턱을 맞고 자기 가슴을 맞고 다시 벙커에 떨어지는 바람에
2벌타를 먹고 결국 트리플을 하고야 말았다.
그래도 거기까진 그런대로 재수없는 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

대형사고는 파3인 12번홀에서 터지고야 만다.
142 미터면 어느정도하는 아마츄어 골퍼도 파를 노리는 홀.
어지간하면 보기.. 더블만 해도 기분이 언짢아지는 홀 아닌가.
이런 홀에서 매거트는 5오버를 기록한다.
마지막라운드 매거트의 성적은 75타,  3오버다.
그리고 4라운드 합산은 2언더다.
18홀을 3오버로 치고, 288홀을 2언더로 친 사람이 한홀에서 5오버라니...
롱홀에서 8타를 쳐도 속이 쓰릴텐데, 하물며 숏홀에서 8타 라면 죽을 맛이었을게다.
듣는 사람도 `어떻게 숏홀에서 8개를...` 하고, 이해가 안되는 상황아닌가???
더구나 날고긴다는 톱클래스의 골퍼가.
5위에 그친 매거트와 우승자 위어의 타수 차이는 불과 5타차.
두홀에서 8타를 날려버린 매거트로선 평생 잊지못할 악몽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몸담고있는 동호회 정모때 아웃코스 3번 파3홀에서 티샷한 볼이 쪼루가 나고 말았다.
반 정도나 갔을까...
다소 쪽팔리는 기분으로 주제파악 못하고 앞핀인 홀컵에 붙이겠다는 심산으로
가볍게 걷어올린게 그린앞 10미터 지점에 낙하... 

으~음... 에이~~ C 그냥 그린중앙에 확실하게 올릴껄...

이런 후회는 숱하게 하면서도 못고치는 중증이다.
나뿐만이 아닌 옛날 사람들도 그랬나보다.
그러니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나오지.
어찌됐건 이쯤되면 살살 뚜껑이 들썩거린다.

`우~쒸~~ 롱홀도 아닌 숏홀에서 3온을 하고 앉았네...` 하고 푸념을 하는데,
동호회 후배가 옆에서 한마디 염장을 지른다.

'江河형... 그것도 올라가야 3온이유... 올린다음에 얘기해요. ㅋㄷㅋㄷ...'

쓰~파~~ 그래... 이제 니가 나를 완전 졸로 보는구나...
핀에 더 멋지게 붙이겠다는 신념과 집념으로...

능력이 안되는 무능력자의 집념처럼 비참한 것은 없다.

신념과 집념을 실은 샷의 결과는 뒷땅.
이어지는 맘씨좋은 아까 그후배님의 덕담(?) 한마디.
'언니야...  그 사장님 4온 2퍼트 양파 오우케이다~~~'

그래... 설혹 골프가 나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자.
밥만 먹으면 골프채 휘두르는 사람도 숏홀에서 벙커에서 개골창으로 온탕 냉탕을 오가고,
그것도 모자라 개골창에 두번씩이나 빠뜨려가며 8개를 치는게 골프다.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게 골프다.
그러나 그런 이해할 수 없는 상황때문에 골프는 더욱 재미있다.

- 200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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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골프에서 상대방의 플레이에 대해 보내는 점잖은 야유에 대해 얘기해 보자.
전문용어(?)로 구찌겐세이라 칭하는 은어.

우선 왠만한 골퍼는 다 아시는 기본적인 은어로 택시와 버스가 있다.

택시 : 롱퍼팅시 자기깐에는 쎄게 친다고 친 것이 터무니없이 짧을 때 사용하는 속죽이는 용어.        

<택도 없다. 시발놈아...>


버스 : 誤飛난 볼이나 깊은 러프에 들어간 공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을 때, 진행에 쫒기는 캐디가 맘 속으로 수도 없이 되뇌이고 싶은 말.

<버리고 가 !! 스발놈아...>


아가씨 : 습관이란 무섭다. 티박스에서 보통은 연습스윙을 한번씩 한다.
고수들은 연습스윙없이 바로 사격을 하기도 하지만...
게중에는 연습스윙을 2번 혹은 3번이상씩 하는 골퍼도 있다.
습관이 그렇게 든 분들은 안그러면 어색하다.
이번엔 진짜 치겠거니... 하고 다음 타자가 티박스로 올라가려 하는데, 또 빈스윙...
한두홀도 아니고 18홀 내내 그러면 은근히 짜증난다.
멀리건을 받고 또 그러면 정말 돌아버릴 것만 같다.
그럴때 친한 친구라면 넌지시 `아가씨~~` 하고 한마디 안할 수 없다.

<아직도 가라스윙하냐? 씨발놈아!!>


이번엔 응용편입니다.

아저씨 : 요건 아가씨보다 좀더 폭넓게 범용적으로 쓰인다.

아가씨가 단순히 연습스윙에 국한된 용어라면 이건 전방위로 쓰임새가 좋다.
클럽을 고른다고 밍그적 거릴때,
퍼팅 어드레스를 취하고 한참을 머리 굴리고 있을 때,
혹은 라이와 거리를 본다고 왔다갔다 할때,
또 벙커에서 계속 발디딤을 하고 있을 때,
로스트볼을 찾고 있을 때 等 쓰임새가 다양하니 알아두면 좋다.
그러고 시간을 끌고 있을 때, 점잖게 한마디 해라. `아저씨~~`

<아직도 저러고있네... 씨발놈은..>


빙수 : 요란하게 골프치는 사람이 있다. 롱홀에서 드라이버 치고 거리가 한참 남았는대도 안치고 있다.   
캐디가 치셔도 된다는대도 3번우드 빼어들고 투온 시킨단다.

'저 앞에 해져드(혹은 벙커) 넘길려면 얼마를 보면 되나?'
이런 사람들중 제대로 2온 시키거나, 해져드 넘기는 사람 별로 못봤다.
대개는 쪼루, 슬라이스, 혹은 악성 훅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럴때는 다같이 크게 `빙수!!` 하고 껄껄대고 웃자.

<빙신.. 수다만 떨더니만... >


저꼭지 : 요건 우선 발음을 좀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사사껀껀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라이가 잘 먹느냐? 안먹느냐?
오르막이냐? 내리막이냐?
오른쪽이 높으냐? 왼쪽이 높으냐?
그린이 빠르냐? 느리냐?
그린이 튀느냐? 안 튀느냐?
심지어는 100 미터 거리 표지목 바로 옆에서 '거리가 얼마냐?' 고  묻기도 한다.
말 많은 사람치고 결과 좋은 사람도 별로 없다.
질문이 많다는건 이미 자기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저꼭지는 궁금한게 많은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은어다.

<저새낀 꼭 물어보고 지랄이야...>
.
.
.
.
.
.

특정 습관을 갖고계신 분을 비하하기 위함은 아니며, 웃자고 하는 얘긴줄 다들 아시죠???
그렇게 넓게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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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거래처 골프 접대가 있다.
접대골프는 피곤하다.
내가 즐기기보다는 남의 눈치를 살펴야 하고,  분위기에 신경을 써야하니 볼도 잘 안맞는다.

그나마 내돈 안내고 치는게 낙이라면 낙이지만, 내기라도 걸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접대한다면서 기피할 수도 없고,
일단 판 벌어지면 눈치없이 돈 따고 희희낙낙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잃어주자니 내기해서 잃은 돈은 경비처리도 안된다.

쎄게 걸리면 공짜골프가 문제가 아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게 다반사다.
적당히 본전 근처에서 놀아야 되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지난 주 정사장은 볼이 왜그리 구석으로만 가는지...
이건 내가 골프를 치러 온건지... 공 찾으러 온건지 정신이 하나 없다.
정말 사냥개가 따로 없다.

제발 내일 김전무 컨디션이 좋아야 할텐데..
안그러면 내일도 사냥개가 된다.
하긴 공 찾는거 한두번 해보나...   접대매너 하면 난데...


*** *** *** *** ***

내가 요새 왜이러지...
도대체가 볼이 똑바로 가는게 없다.
그넓은 페어웨이 놔두고 왼쪽... 오른쪽...
아니 실수라도 한번쯤은 가운데로 갈 법도 한데...
게다가 러프에만 들어가면 도대체 공을 찾을 수가 없다.

이사장... 멍청한녀석 같으니라구...
왜 공만 빠지면 찾아준답시고 따라다니고 난리야...
내가 어련히 알아서 찾을까... 그냥 따라와서는
- 전무님. 깊이 들어간 모양인데요... (어쩌구...)
- 전무님. 저기 OB말뚝 바로 뒤에 있네요... (저쩌구...)

짜식이 누구 약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가,
- 전무님. 그냥 빼놓고 치세요.

생색은 드럽게 낸다.
그럼... 빼놓고 쳐야지. OB라인 뒤에 있거나 보이지도 않는걸 어떻게 치냐...

이사장 그놈은 저도 골프친지 7년됐다는 놈이 그렇게도 골퍼마음을 모르나?
너도 임마, 접대매너 배울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이 한심한 친구야...


*** *** *** *** ***

어지간하면 적당히 치고 싶은게 골퍼의 심리.
나도 그렇다. 예수와 석가모니가 골프를 치셨어도 마찬가질거다.
어떻게 아냐고...???
왠만한 애국자... 골프채는 거지반 외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골프는 아니다.

골프의 풀리지않는 영원한 미스테리.
- 여럿이 가면 못 찾는 공. 혼자 가면 찾는다. 반드시 !!!


* 초급 골프접대(하수)
- 상대방 플레이는 안중에도 없다.
  그저 자기 플레이하기 바쁘다.

* 중급 골프접대 (중수)
- 상대방 공이 이상한 곳으로만 가면 재빨리 쫓아다닌다.
  공을 찾으면 자랑스럽게 '여기 있네요.'혹은 '저기 있네요.'  하고 외친다.

* 고급 골프접대 (고수)
- 상대방 공이 이상한 곳으로 가도 절대 쫓아가지 않는다.
  그저,   '거기 나무옆에 떨어지는걸 봤습니다.`'   혹은, 
  '그렇게 깊이 안들어갔는데요.   OB말뚝 앞쪽에 보세요.' 하고,
   그 근처 있을거라는  강한 확신만 심어주면 된다.

- 그러면 십중팔구 
  '아!! 여기 있네요.    야~~~ 눈도 밝으시네.' 하고,   찾아 나온다.


* 오늘의 Tip : 접대는 돈만 낼 뿐, 따라다니지 말자.
접대는 소리만 지를 뿐, 따라다니지 마라.



- 2003. 3. 31 
:
오늘은 치매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하자.

치매를 소재로 한 유머도 참 많다.


* 이야기 하나.

- 치매 1기 : 소변을 본 후 거시기를 바지 안으로 추스린 다음,
                      지퍼를 올리지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냥 나온다.

- 치매 2기 : 소변을 보러 들어가서 지퍼를 내린다음,
                      왜 들어왔는지 한참 생각하다 멋적게 그냥 돌아 나온다.

- 치매 3기 : 소변을 본 후 거시기를 바지 안으로 추스리지도 않고,
                      그냥 지퍼를 화끈하게 올린다. (아~우~~~ 쓰라려~~ 쓰파...)

- 치매 4기 : 소변을 본 후 거시기를 그대로 바지 밖에 놔둔 채
                      두손을 깨끗이 씻고, 자상한 미소를 띠며 그냥 걸어 나온다.


* 이야기 둘.

어떤 분이 화장실에 걸터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시력이 많이 쇠약해져 돋보기를 이용하여 신문의 하단부까지 꼼꼼이 읽어가던
이 양반.
어느순간 숨이 멎는듯한 쾌감에 온몸이 부르르~~ 떨리는듯 했다.
`아니... 내 거시기가... 내 거시기가... 언제 이렇게 젊음을 되찾았지...
청담한의원 그놈의 영감탱이.. 쭈그렁 할배가 됐어도 보약솜씨는 여전히 죽이는구만...
옆방 할미는 지금 뭐하나...`

그 분은 지금 돋보기를 든채...
.
.
.
.
.
돋보기 속의 자기 거시기를 보며 활홀경에 빠져 있다.
(감이 안잡히는 분들을 위하여... 돋보기로 보면 사물이 원래보다 커 보인다)


그리고, 치매 말기증세는 자기 와이프를 보고 흥분하는거래나...   뭐래나...


좌우간 이런 비슷한 웃지 못할 - 본인 입장에선 다소 황망한 일이 골프를 치다보면
가끔씩 일어난다.

언젠가 한번은 티박스에 올라가 장갑을 찾는데, 장갑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빠트렸나...??? 돈 꺼내다 흘렸나...???` 이리저리 생각하며,
좌우 주머니, 뒷주머니를 뒤적이는데,  내 행동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캐디가 묻는다.

- 회원님 볼이 없으세요?
'아니.. 공은 있는데... '

- 그럼 티 찾으세요? 드릴까요?
'아니... 티도 있는데... 장갑이 안보이네.   내가 장갑을 어디다 뒀지...'

- 장갑이요..??   손에 들고 계시잖아요.
`...??? #$$&^*#%$`   

정말.. 황당하다.
왼손에 장갑을 들고서 열심히 찾고 있었으니... 멋적은 생각에,
'야~~ 이거 내가 벌써 치매증세가 오나...???'  그랬더니,
이 캐디 아가씨의 재치가 하늘을 찌른다.

'회원님.. 그건 치매가 아니라 단순한 건망증이고요. 치매는..  장갑을 쳐다보며,
`이게 뭔대 내가 이걸 왜 들고 있지...???`  하는게 치매증세래요.'

얼마나 이뻐보이는지...


얼마전 동호회 정모 때 있었던 일.

그날 공이 어찌나 안맞는지 이리저리 고심하고 머리 굴리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인코스 2번홀에서 티샷을 한게 좌측 150미터 거리목 근처로 가길래 공의 궤적을 쫒으며
낙구지점을 확인한 후, 캐디에게 손에 쥔 것을 건네주었다.

그랬더니 이 아가씨가 내게 되묻는데...
.
.
.
.

'티 닦아 드려요?'

이게 뭔소린가 싶어 바라보니.. 세상에...
내가 티를 들고 캐디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게 아닌가.

더욱 황당한 것은 드라이버는 이미 캐디 손에 있고...
그러니까... 얼마나 경황이 없었으면 드라이버 건네준 것도 잊고
깐에는 드라이버를 건네준다고 건네준 것이 티를 내밀고 있으니...

그 캐디 아가씨 아마 속으로 그랬을거다.
아니.. 다른 캐디들에게 웃으며 얘기했는지도 모른다.

'얘~~ 내 캐디생활 ㅇ년에 티까지 닦아달라는 사람 첨 봤다...'
이건 점잖은 버젼이고, 실용버젼으론 이랬겠지.

'나참.. 캐디 오래하다 보니 티 닦아 달라는 놈이 없나... 별놈 다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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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

경쾌한 소리못지않게 허리와 팔 그리고 몸통까지 기분좋게 돌아간다.
왼발의 근육에서 헤드무게의 원심력에 이끌리는 나를 지탱해주는 뿌듯한 뻐근함이 느껴진다.
롱홀에서의 잘맞은 세컨 샷은 아주 기분이 좋다.

... 굿~샷~~~!!!   

동반자의 경탄하는 외침이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처럼 청아하게 들려온다.
이럴땐 짐짓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만 가볍게 끄덕이며 걸어가야 한다.
그래야 이게 내 평소 실력으로 인정받는다.
괜히 히죽히죽대면 개발에 땀나고,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은 격이 된다.

가만있자... 이제 남은 거리가 한 50미터쯤 되나...
- 혜정氏... 어프로치좀 부탁해요.

자그마한 체구의 캐디가 양옆구리에 클럽을 한 열개는 낀 채, 이리저리 바쁘다.
- 혜정氏~~ 여기 어프로치... ...

못들었는지, 다른사람이 급한지 좀처럼 시선이 마주치지를 못한다.
문득 이 무더운 한여름에 클럽을 끼고 뛰어다니는 캐디가 측은하게 느껴진다.

... 그래... 애 고생시키느니 그냥 짧게잡고 가볍게 치지...
몇번의 짧은 연습스윙 후, 3번우드를 아래로 내려잡고  가벼운 마음으로 스윙...

하지만... ... ...   공은 생각보다 길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명색이 우드아닌가...  
그린너머 똑똑 튀더니 OB.  
황당...    모든사람 시선 집중되고, 난 망연자실.

- 너 지금 뭐하는거야? 거기서 우드치는 녀석이 어딨냐?
홀인원 3회, 이글은 50번까지 세다 말았다는 핸디캡 3을 자랑하는 전국구선배의 호된 질타가 떨어진다.

- 더운 날에 캐디 너무 고생하는거 같아서...
> 네가 공짜로 치냐?   캐디피 왜 주는데...?

유구무언.    내속만 터지지.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와 삶의 공통점을 찾아  `이걸 하다보면 살아가는 교훈을 느끼게 된다.` 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골프는 우리 삶의 상식과 다른 점이 꽤나 많은 운동이다.

소 잡는 칼로 닭 잡을 수 있나 !!!???
왜 못잡나?   그놈의 쓸데없는 체면때문에 못잡지, 못잡을 이유가 전혀 없다.
살상효과 크지...  리스크 거의 없지...
대충 빗맞아도 목표달성 가능한데...  뭐가 어때서...???
힘도 안들고 좋기만 하구만.

하지만 골프는 아니다.
소 잡는 칼은 소 잡을 때만 써야한다.
닭 잡을 때는 절대 닭 잡는 칼을 써야만 한다.
must... have to... absolutely...

골프에서 칼 잘못 잡으면,
살상효과...???    크긴 크다.   그런데 적이 아니라 내가 죽는게 문제다.
리스크... 엄청 많다.


* 오늘의 Tip : 소 잡는 칼로 닭 잡으면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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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제법 온다...
어제로 그칠줄 알았는데...
내일까지 비오면 모레 라운딩을 할 수 있을까...???
공치는 날 비가오면 空치는 날이 되는데...
페어웨이가 많이 젖어 잘못하면 또 어프로치할때 푹푹 처박는거 아닌가...
지난번에도 그래서 엄청 손해를 봤는데...

부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후세인과 김정일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작 그들은 아무생각도 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 좋은 생각만 하고 있겠지.
그리고 정작 머리털 빠져가며 꼴통 굴리고 있는 놈들은 그 사람들 밑에 있는 놈들일 것이다.
부시나 후세인이나 김정일은 밑에 놈들이 머리에 쥐내가며 만들어 온 짱구중에서
적당한거 골라 굴리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김각영총장과 진대제장관은 (그래도 우리의 공복들인데, 직함을 붙여주고 싶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에이~~ 더러버서... 확 들러업고 관두고 말어...`
`아니지... 이럴때일수록 성질 급한 놈만 손해지. 참자.. 참어...
언놈이 뭐라그러던 버티자. 그만둬봐야 나만 손해지.`
암~~ 버터야지...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두고두고 후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공동묘지 가봐라. 억울한 귀신 쌔고쌨다.

그런 경험이 얼마나 많냐?
나무밑둥 러프에 들어간 공, 그래도 맘씨좋은 동반자가 그냥 꺼내놓고 치라 그럴때
안면몰수 잽싸게 꺼내놓고 쳐야지..
괜히 눈치보며 체면치레 한답시고 어찌어찌 폼잡다가 골프채 바닥에 처박고, 생크나고...
양파 해봐라... 그래서 체면이 살더냐???
동반자가 매너있다 그러더냐???

다들 속으로 그런다.
`병신~~ 내놓고 치랠때 내놓고 치지... 잘 치지도 못하는게 어디서 폼만 배워가지고...
그래~~ 그렇게 잘나게 계속 쳐봐라..`

일단 주는건 몰간이건 오케이건 다 받자.
배려해 주는건 다 시키는대로 하자. 그대신 고맙다는 인사는 꼭 하자.
나로 하여금 그사람이 손해보는거 아니라면 해주는거 다 받아라.
그게 우리네 미덕이지. 안그냐???

오늘처럼 비오는 날 공을 치면 몇개나 칠까?
과연 입에서 몇종류의 욕지거리가 몇번이나 나올까?

날씨가 구질구질하니 쓸데없는 생각들이 많다.



- 200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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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디가 얼마냐는 질문을 받으면,
`겨우겨우 보기플레이 하기에 급급하다.` 고 대답한다.
그런데 답변시의 마음의 자세가 점점 바뀌어간다.
전에는 상당히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소는 거만한 미소를 띠며 대답을 했는데,
요즘은 죽어가는 목소리로 답변을 한다.

언젠가 라운딩을 하면서
`매번 86개 정도만 안정적으로 치면 얼마나 좋을까?` 했더니,
그말을 들은 친구가 바로 되받아친다.
`맨날 스코어가 86개면 무슨 재미로 치냐? 80대 초반쳐서 해피한 기분도 느끼고,
90개 중반도 넘어 열받는 맛도 있어야지,  맨날 똑같으면 재미없쟎아...`
듣고보니 그말이 일리가 있다.
정말 매일 비슷한 스코어만 친다면 지루하고 재미없을거 같다.

작년 한해 스코어를 훑어보니 79개부터 108개까지 폭넓게도 놀았다.
하긴 토요일 81개를 치고, 바로 그 다음날 100개를 친 날도 있고,
전반에 39개를 치고 후반에 52개를 친 날도 있으니...
그럴때마다 난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다.
`난 왜이럴까... 난 골프 지진아인가?... 내 신체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 아마 조금 더 심각해지면 골프치다 자폐증환자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거의 연중무휴로 세계각처에서 열리는 골프대회의 성적을 보며,
한참을 생각해보니 오히려 내가 지극히 표준적 골퍼라는 생각이 든다.
밥먹고 골프만 친다는 세계적인 선수들도 4라운드를하면서 하루사이에 5~6타 차이가 나는게
다반사고, 골프의 황제라는 타이거우즈도 전에 언젠가 전날에 비해 10타를 더 치던데...
순수 아마추어 주말골퍼가 5~6개 정도 왔다갔다 하는건 당연함을 넘어 오히려 대단한거 아닌가.

언젠가 어느 책에서 보니, 첫홀부터 제대로 카운트를 하면 100타를 못깨는 사람이
골프채잡은 사람의 70%가 넘는다고 한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 있다.
자기가 하는 모든 분야에 강한 승부욕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
특정분야에서는 지고 못살지만 다른 분야엔 관심도 없는 사람도 있다.
승부근성이 강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보편적으로 진도가 빠르다.
하지만 승부욕이 강하다고 그 사람이 전 분야에 걸쳐 반드시 우수한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뛰어난 사람은 모든 분야에 승부를 걸지 않는다.
그것은 소모임을 알기 때문이다.
진정한 승부사는 승부를 걸 때와 릴랙스하며 즐길 때를 안다.

자신의 성격에 맞는 골프를 하자.
어차피 옆사람과 성격이 틀리다면, 그 사람이 골프를 칠 때, 나는 골프를 즐기자.

대학 2학년말에 배운 당구실력이 아직도 150밖에 안되지만,
30대후반에 배운 볼링 에버리지가 175를 넘는다면, 
모든 면에서 그렇게 둔한 운동신경은 아니다.
단지 운동적성의 차이라고 생각하자.

만족한다는 것은 불로초를 구하는 것과 같다. 영원한 만족은 없다.
볼링스코어에 미련이 남아 볼링으로 취미를 바꿀게 아니라면,
당구 150을 내 실력으로 인정하듯 지금의 내 핸디캡을 인정할 밖에...


* 오늘의 Tip :

滿足을 추구하는 사람은 즐거움을 모르지만,
自足할 줄 아는 사람은 즐거움도 느낄 줄 안다.

내 핸디를 인정하면 즐거운 골프가 된다.
:
이가 없는데... 잇몸까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오늘 라운딩은 엉망이었다.
첫홀 티샷부터 훅성 誤飛가 나더니만...
그 다음부터는 거의 인사불성 상태.
마치 무슨 환각제를 먹고 스윙을 해도 그런 스윙은 안할거 같은데,
정말 비기너도 그런 비기너가 없다.

최근 완전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스윙이 궤도를 찾아가는듯 했고,
여세를 몰아 어제 연습장에서 350개의 볼을 기분좋게 날려보내고 왔는데...
그래서 스윙궤도 굳히기에 어느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나갔는데,
왠걸... 도대체가 몸이 내몸이 아니고, 스윙이 왜그리 어색한지.
페어웨이를 두더지 잡듯 두들겨 패대는게 다반사요,
쪼루... 쌩크...
엎어치고.. 낚아채고.. 잡아돌리고...

롱홀에서 3번우드를 세번씩이나 잡고도 5온.
145미터 숏홀에서 5번아이언 잡고 3온.
이 정도면 상황에 대한 그림들이 대충 그려들 지실래나...

골프스코아 93타면 주말골퍼들에게 어느정도의 느낌으로 와닿을까?
어느정도 치는 골퍼들에게 93타는 우습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사실 93타면 객관적으로 못친 스코어는 아니다.
라운딩 종료후 동반자들이 경이로운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그러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마디 한다.
`오늘 그런 개판 (근데, 왜 잘 못된건 개를 끌고 들어가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인
상황에서도 93을 치다니... 대단하다.`

그렇다. 난 오늘 정말 대단한 골프를 쳤다.
내가 생각해도 환상적인 골프였다.
그건 오로지 [잇몸] 때문이었다.

미들홀... 겨우 4온. 그것도 핀은 저~~ 뒤에... 내공은 요 앞에.
디리 쪼고 퍼팅..................... `땡그랑`. 4온 1퍼트... 보기.

롱홀... 4th샷. 그린 1미터 못미친 에지 (1미터도 에지로 보는진 모르겠지만)에 안착(?).
이판사판... 퍼트잡고 따~악~~... 공은 빙그르 커브를 그리며 4미터쯤 글러가다 `땡그랑`.
5온 No퍼트... 나이스 파. 다들 뒤집어진다.

환상환장은 `ㅡ` 하나 차이지만 상대적인 느낌은 엄청나다.
환장하는 아이언에 환상적인 퍼팅.
환상적인 퍼팅에 환장하는 동반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운다더니...
잇몸관리의 중요성을 난 오늘 절감했다.


오늘의 Tip :

이가 없어도 잇몸만으로 얼마든지 환상적인 인생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잇몸마저 없다면, 그 인생은 환장하는 인생이 되고만다.


- 2003. 2. 20
:
어느 날 내 몸에 작은 전쟁이 일어났다.
손이 뇌에 반기를 든 것이다.
뇌로서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기에 그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여지껏 지내오며 모든 신체가 자신의 뜻을 거역한 적은 없었다.

물론 오장육부 같은 불수의근의 경우 반드시 자신의 뜻대로 되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신과 비교적 잘 화합하며 지내왔고,
특히 수의근인 경우는 자신의 뜻이 곧 절대 법이었다.
근데 골프를 시작하면서 각 신체가 각각 조금씩 자신의 뜻과는 다른
행동들을 보이는게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요즘 나타나는
손의 행동은 조금씩 그 정도가 좀 지나친 것 같다.

: 야! 너 요새 왜그래?
: 뭐가?

: 뭐가 뭐야... 왜 시키는대로 안하고 니 멋대로야?
: 내가 뭘 어쨌길래?

: 지금 몰라서 묻는거야? 왜 자꾸 볼을 왼쪽으로 보내? 
       그린이 어디고 핀이 어디 꽂혔는지 눈이 다 보여주잖아...
       근데 왜그래?  핀까진 몰라도 그린엔 올려줘야지...
       그리고 그 넓은 페어웨이 놔두고 왜 자꾸 언덕으로 보내?
: 아~~ 나도 몰라...

: 뭘 몰라 모르긴...     손목이 먼저 돌아간다고 그렇게 얘길해주는데도 왜 고칠 생각을 안하는거야?
: ...

: 왼손등을 쭉 뻗으랬잖아.    근데 왜 그렇게 손목을 빨리 돌려접느냐고?
: 그럼 왜 나만 갖고 그래?   머리도 빨리 들잖아...   어깨 쟤도 문제고...

: 그래도 직접 공을 때리는건 너잖아.    그리고 네가 어깨를 리드해 줘야지.
: 언젠 또 어깨가 밀어줄 때 까지 먼저 들어올리지말고 기다리라메...?
       그리고 또 언제 연습장이나 데려가보고 하는 소리야?

: 아이.. 씨... 좌우간 너땜에 발이 얼마나 고생하냐?
       오늘도 이 무더운 날에 언덕을 몇번이나 오르내렸어?

: 야... 내 정말 말 안하고 가만있을라 그랬는데,  진짜 나도 힘들어 죽겠다.
       평일엔 입이 술먹는 바람에 밤마다 갈지자...    그래도 그땐 왔다갔다 폭이나 좁지,
       주말에 좀 쉴라카면 이번엔 페어웨이에서 또 갈지자.    이건 이동 폭이 또 좀 넓냐?
       다른 친구들은 똑바로 다니는데, 맨날 나만 혼자 왔다갔다야.
       입은 떠들고 먹기라도 하고, 넌 가끔 버디라도 하면 하이파이브라도 하지... 
       정말 난 낙이 없다.
: 그러길래 누가 너보고 밑에 달리래. 니 팔자인걸 어떻하냐...

: 좌우간 손!!  너 잘해서 이글패나 홀인원패도 한번 받아야 할거 아니야.
       그거하면 결국 받는 것도 니가 받지, 그걸 발이 받냐?  그렇다고 머리가 받겠냐?
       전에 싱글했을 때도 패 니가 받았잖아...
: 어이구~~ 생색은... 야... 그때도 결국 먹는건 입이 다먹고,  난 카드밖에 더 냈어?

: 야~ 씨... 그래 따지면 난 뭐가 득되는게 있는데...???
: 아~ 넌 기분이라도 좋지... 넌 기분만 좋으면 다잖아.

: 야 이친구야... 난 뭐 먹기만 하는줄 알아... 
      네~다섯시간동안 나이스 샷, 나이스 어프로치, 나이스 퍼팅, 나이스 파...
      도대체 나이스를 몇번이나 외치는줄 아냐?  입술이 다 부르튼다.
: 그래그래... 됐다 됐어.  다들 고생하네.
      나야 뭐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서 말할 처지도 못되지만... 
      근데... 손!  나도 굿샷, 나이스 퍼팅, 나이스 버디... 뭐 이런 소리 한번 들어보자. 
      그런소리 들어본지 꽤 오래네... 부탁좀 하자.

: 에이~씨발... 전부 내 책임이래...

심장 : 야~ 이제 니들 그만해라.   니들 그럴 때마다 내가 아주 피가 마른다.
허파 : 어이구~~ 그래도 볼 좀 맞는다고 내가 쓸데없는 바람이라도 나봐라.
          남들이 보면 그것도 꼴불견이다.

: 하~~~ 좌우간 손 쟤땜에 내 세포가 엄청나게 죽는거 같아...


손의 반란은 언제나 끝날까...


* 오늘의 Tip :

살다보면 모든게 다 내뜻대로 될 수만은 없음을 안다.
그걸 조율할 수 있는건 결국 [마음]뿐이다.
:
뜻인즉, 바라곤 있었지만, 감히 청하진 못하는터...

혹은 不敢請이언정 固所願이라.
감히 청하진 못하고 있지만, 사실 바라고 있었던...

알기쉽게,
울고싶은데 뺨 때려준다는 다들 아시는 얘기지만,

이왕 이리된거, 장난풀이 한번 할까요?

敲小圓이나, 不甘聽이라.
- 두드릴 고(敲), 달 감(甘), 들을 청(聽)

[작은 원을 두드렸건만, 단소리를 들을 수 없구나!]

- 기가막힌 퍼팅이 홀컵을 사알짝 돌고 나올 때.

혹은,
- 나를 원치않는 사람에게 어거지로 #%#@^$*@!# 할때.
:
어제 TV로 골프중계를 보다보니 안타깝기도 했지만, 웃음이 나오데요.
한타차까지 쫒아가던 최경주가 14,15홀에서 연속으로 쓰리퍼팅을 하는데,
제가 봐도 답답하더라고요.
더구나 두홀모두 첫 퍼팅이 짧았고,  14번홀 두번째 퍼팅은 우리 집사람도
너무 서두르는거 같다고 한마디 할 정도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마지막 홀에서 단독 2위를 노리는 짧은 퍼팅을 미스하는 모습도...
혹시 자세히 보신 분이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그 짧은 퍼팅이 홀컵을 빗겨가는 순간, 뒤에서 바라보던 어니엘스의
모습이 재밌더군요.
깜짝 놀라는 모습으로 상체를 뒤로 젖기더니 이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흔들더군요.

그렇습니다.
세계 상금랭킹 17위도, 전날 11언더파를 몰아치던 환상적인 플레이의 주인공도
연속 쓰리퍼팅을 합니다.

하물며 우리같은 범부야...
쓰리퍼팅 했다고 인상쓰지 맙시다.
여기 최경주보다 공 잘치는 사람 없쟎아요.
어제 최경주는 마지막 퍼팅하나로 20만불을 날렸습니다.
웃으며 놉시다.



- 200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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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라운딩 도중 분실구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
신문을 보니 앞으로 3~4년뒤면 위치추적 칩이 내장된 골프공이 나온다고 한다.
그것도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이 되고 있다하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골프공 속에 자그마한 칩을 삽입함으로써, 캐디백에 부착된 모니터를 통해
공의 위치 및 비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다.
칩의 생산가를 1000원 이하로 잡을 수 있다면 시장성도 충분히 있을 것 같다.
골프공 한박스에 5만원만 잡더라도 개당 4천원인데,
찾을 수만 있다면 천원 더주고 찾을 수 있는 공을 사지 않겠는가...

벌써 그림이 그려진다.

제일 경사난건 물론 캐디들이다.
이제 그 지긋지긋한 산악계곡훈련을 안해도 된다.
공을 찾기위해 이쪽저쪽 나무에 긁혀가며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며
청솔모 흉내를 내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기쓰고 공의 궤적을 쫒지않아도 된다.
방향 놓쳤다고 욕먹을 일도 줄어든다.

접대골프 치는사람도 경사났다.
일일이 공 찾으러 마당쇠 마냥 뛰는 모습 보이지 않아도 된다.

갑자기 눈이 내린다해도 빨간 공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OB냐 아니냐로 시비붙을 필요도 없다.
비슷한 거리에서 누가 롱게스트냐고 열올릴 필요도 없다.
모니터에 거리가 다 나오니 수치만 확인하면 된다.
또 내기 크게 걸렸을때, 약오른다고 남의 공 슬며시 밟아 묻어버릴 수도 없다.
공정한 경기의 초석이 다져 진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꼭 좋은 것만도 아닐 것 같다.

캐디들도 어찌보면 더 고생일 수 있다.
맘씨좋은 아저씨 만나 `찾기 어려울거 같은데, 그냥 갑시다.` 할 것도,
이제는 `모니터상으로 저~ 나무 밑에 있네...` 하면, 이젠 꼼짝못하고 좋던싫던 줏어와야 한다.

접대받는 사람도 봐주길 기대하는 것도 눈치보인다.
오비가 나거나 로스트 볼인 경우, 적당히 알까기도 못한다.
뿐인가... 해져드에라도 들어가 봐라. 모니터에 볼의 위치가 계속 깜빡이는데
그공을 놓고 갈 생각을 하면 얼마나 약오를까.

결정적인건 이제 내 공이 아닌 남의 공은 함부로 주머니에 넣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어느날 갑자기 집까지 쫒아와 `내공 돌리도...` 한다면,
이 얼마나 황당하고도 끔찍스러운 일인가.
로스트볼 장사하는 사람들도 좋은 시절 간건 아닌지...

수퍼마켓과 대형 할인마트가 생기면서,
그 옛날 동네 구멍가게에 외상긋던 시절이 아련한 추억이 된것처럼,

알까고 나왔다는 이야기나,   
내 공 찾으러 들어가 남의 공만 몇 개씩 줏어왔다는 이야기를,
`그때 그시절엔 이랬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로 반추할 날도 이제 머지않은 것 같다.


* 오늘의 Tip :

   운치있는 골프를 치자.
   골프에 낭만과 이야기꺼리를 담자.



- 200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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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너스 인코스 7번 Par3홀 - 이홀에서 한번에 온그린이 되면 그렇게
기분좋을 수가 없다. 그 얘기인즉슨 지겹게도 온그린을 못 시킨다는 거다.

백암비스타 - 묘하게도 이곳에선 9자를 못 그려본 적이 없다.
어느 코스로 치던 항상 80대를 쳤다.

캐슬파인 - ㅎㅏ ㅎㅏ ㅎㅏ... 이름도 멋진 이 골프장에서, 난 8자는 커녕
90대 지키기도 급급하다. 어~어~ 하다보면 100 이 넘어간다.
아~~ 8자를 한번 그려보긴 했다. 108개 ! 그날 나는 번뇌를 맛 봤다.
물론 몇달을 쉬었고, 주로 찾는 곳이 아니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건 변명에 불과할 뿐 정말 환장할 골프장이다.

징크스.
그게 무언가?
우연이 반복되면서, 반복되는 우연 속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다.
즉, 우연의 일치에 자기 스스로가 세뇌당하는 것이다.

징크스에는 집단징크스와 개인징크스가 있다.
집단징크스는 일종의 공통 징크스다.
운동선수들은 대개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상여나 장의차를 보면
그날 경기가 잘 풀릴 징조라고 좋아한다. 대부분의 선수뿐 아니라
감독들도 그리 생각한다.
이건 공통적으로 느끼는 대표적인 집단징크스이다.
그렇다면 경기장 입구에 장의차를 세워 놓으면 어느 팀이 이길까?

아침에 컵을 깨트리면 그날 뭐가 안풀릴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근데, 솔직히 아침에 뭐 깨트리고 기분좋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
찝찝한 기분이 하루를 소극적으로 만들 뿐이다.

도로주행시 한번 신호등에 걸리면 계속 걸린다고 그것도 징크스란다.
기본적인 현대문명의 몰이해다. 대부분의 신호체계는 연동식이다.
도로의 제한속도를 기준으로 해서 가장 원활한 흐름을 시뮬레이션하여
일정한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신호가 바뀌도록 되어있다.
그것은 징크스가 아니라 단순한 전산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속도의 변화만 주면 팡팡 뚫린다.

[머피의 법칙]들을 말한다. 바쁜 날은 차가 더 막힌단다.
즉, 이렇게 안됐으면 하는 일이 꼭 일어난다는 얘기.
머피의 법칙은 인내심이 기대치를 못 따라갈 때 일어나는,
자기만의 느낌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다.
`앞에 해져드... 저기 들어가면 안되는데...` 하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몸은 굳어진다.

징크스를 깨는 방법은 간단하다.
징크스는 확률게임 임을 인지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모든 현상의 확률을 반반이라고
생각하자. 징크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그 반반의 확률에서
이미 발생된 빈도수에 억눌리기 때문이다.
반반의 확률에서는 어떤 현상이 이미 많이 발생했으면,
이제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게끔 되어있다.

야구에서 아무리 잘치는 타자라도 연간 타율이 4할을 넘기는 정말 어렵다.
믿기어려울 정도의 맹타를 휘둘러 20연속안타를 치고 있다면, 그 선수는
언젠가는 30타석을 헤매게 되어있다.

홀인원의 확률은 분명히 적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횟수가 많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좋은 징크스는 기분좋은 자신감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 오늘의 Tip :

징크스는 자기와의 氣싸움이다.
幸運이나 不運은 있을 수 있으나, 징크스는 없다.

:
골프의 시작 [티업].

어느날 라운드 도중 영어가 부족한 친구들끼리
논쟁이 붙었습니다.
Tee-up ? or Tee-off ?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나와 있더군요.
~ off 티에서 공을 치다
~ up 티 위에 올려 놓다; ···을 준비하다.

아무거나 대충 비슷한거 같습니다.


골퍼의 영원한 염원 [홀인원].

삼성그룹의 창업자이신 故이병철회장님의 살아생전
3대悲願중 하나였다는 홀인원.

밥먹고 골프만 친다는 프로골퍼들도 거의 대부분
못해보고 은퇴한다는 그 홀인원.

100타를 넘기며 野戰보다는 山戰水戰에 더 익숙한
초짜들도 재수보기로 기념패를 받기도 한다는
바로 그 홀인원.

때와 장소 잘못 골라하면 기둥뿌리 뽑힌다는 홀인원.

거기에 이런 일이...

파3홀에서 티샷이 誤飛가 났습니다.
誤飛티가 없는 관계로 그자리에서 미워도 다시한번.
이게 홀컵에 쏘~옥 들어갔습니다.
자... 이게 과연 홀인원일까요? 아닐까요?
.
.
.
.
.
실제 제 주변에서 일어났던 상황입니다.
마침 그 골퍼가 홀인원보험에 가입을 했기에
가입한 S보험회사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답니다.

S보험회사의 결론...

홀인원으로 인정한다는 겁니다.
근거는,
홀인원은 보기, 파, 버디, 이글 等과 같이
점수를 따지는 용어가 아니라, 단지
티박스에서 티샷한 공이 한번에 홀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PGA에 그런 사례가 있는 줄은 모르겠고,
실제의 정의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보험회사들... 왠만하면 안주려는 경향인데,
그런 보험회사가 인정했으면 이것도 재밌는 일이죠.
S보험사의 마케팅전략일 수도 있으나
그사람 200만원 받았습니다.

중국사람들을 위해서 홀인원도 한자 한번 만들어보죠.

* 惚引圓 = 황홀하게 동그라미속으로 이끌린다.
:
월드컵 중계를 너무 열심히 봤나보다.
모든 중계는 해설가들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해설가가 누군가??? 말 그대로 그분야의 전문가 아닌가.
그들의 말을 잘 들으면 전문가가 되고, 잘 실천하면 훌륭한 경기자가
된다.

차,허,신氏로 대표되는 이시대 명해설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아쉬워한다.

먼저 축구해설가 차氏.
- 아~~~ 저렇게 선수들이 몰려다니면 안돼요. 공간활용을 해야죠.
그라운드를 좀더 폭넓게 쓸 필요가 있어요. 그런 시야가 아쉽습니다.

농구해설가 신氏도 그런다.
- 양사이드로 구석구석 휘젓고 다닐 필요가 있어요.
중앙만 고집해서는 게임이 풀리지가 않습니다.

야구해설가 하氏도 그랬다.
- 아~~ 저건 아니에요. 스트라이크 존을 꽉차게 이용할줄 알아야
합니다. 그게 좋은 투수죠. 볼이 가운데로 몰리면 안되요.

요새는 머리좋아야 운동도 잘한다는데.
바보들같으니... 중계때마다 그렇게 갈켜줘도 이해를 못한다.

그런걸보면 나는 운동신경이 대단히 뛰어난 모양이다.
골프를 배우면서 난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다.
가르쳐주지 않은 것도 TV 귀동냥으로 다 알아서 한다.

난 페어웨이를 폭넓게 활용한다. 구석구석 파고든다.
다른 멤버들과 몰려다니지도 않는다.
그린도 넓게 쓰는 편이다.

뿐인가...
클럽만 봐도 내가 얼마나 페이스를 꽉차게 쓰는지 알 수있다.
페이스가 골고루 까맣다.
옆사람 채를 흘낏보니 한심하다.
가운데만 까맣다. 바보같으니... 한곳만 닳면 수명이 오래 못갈텐데...
잘 안되나보지... 나름대로 열심히치는 사람 자존심 상할 생각하니
말도 못해준다.

근데, 그렇게 남들과 몰리지않고 공간을 넓게 활용하다보니
어째 좀 피곤하고 힘이 부치는 것 같다.
아하~~~ 히딩크가 체력훈련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오늘밤 일기에는 이렇게 쓴다.
공간을 넓게 쓰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 오늘의 Tip : 골프, 양궁, 사격의 공통점

- 공간활용도와 熱은 비례한다.
- 주어진 공간에 못들어가면 망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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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퍼가 가장 싫어하는 [오비],
Out of Bound의 약자라는건 다 아시는 얘기죠.
그럼 중국에서는 요걸 한자로 어떻게 표기할라나?
요렇게하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誤飛 = 말 그대로 잘못 날아간다는 얘기.
말 되죠?


그린에서 제일 듣고싶은 [O.K],
원래는 `Give me one putting`이라더군요.
요게 `Give me`로 줄여진 다음,
그쪽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give라고 한다죠.
우리나라에서는 그정도면 이제 다됐다는 의미에서
OK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럼 이것도 한자로 寄附라고 하면 어떨까요?
말그대로 한타 주는(give) 거니까...


가슴뿌듯한 자부심 [오너].
[관선오너]만 해본 비기너의 꿈은 진정한 [민선오너]를 해보는 것.
첫홀에 [관선오너]라도 못하면, 한홀도 못 누려보는 날도 많다는
바로 그 [오너]의 의미는 ?
흔히들 Owner라고 알고 계신 (저도 그랬고요),
오너의 정확한 뜻은 Honor.
전홀에서 가장 잘친 사람에게 영광을 준다는 얘기랍니다.

이것도 굳이 한자로 표기한다면 즐거울 오(娛), 잡을 나(拏) 해서
娛拏 = 뭐 대충 즐거움을 잡은 사람이라고 하면 안될까 싶은데...

그럼 순우리말로는 뭐라고 하면 되나...???
그래도 발음은 항상 비슷해야하니까... 뭐 똑같이해도 되겠네요.
오 ! (바로) 너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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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를 배우기 전, 야심한 밤에 이리저리 TV 리모콘을 열심히 찍어대다 우연히 골프중계를 보게됐다. 
처음으로 골프중계를 보던 난,  무지하게 놀랐다.  그것은 작은 충격이기도 했다.
세상에... 뭐 저런걸 중계하고 있나?    중계할게 그리도 없나?
혼자서 공치고 걸어나가서,  또 공치고 또 걸어가고...
그러다 작은 구멍에 집어넣고.
도대체가 아무 긴장감도 없고, 아무튼 정말 더럽게도 재미없는 것을 중계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빈둥거리는게 보기싫다고 와이프가 밀어낸 곳이 골프연습장.

96년 골프를 시작하면서 난 처음으로 나 자신의 능력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태어나 살아오면서 남들에 비해 특출나다고는 할 수 없어도 특별히 뒤진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특히 운동을 하면서 운동신경이 둔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더더욱 한번도 없었다.
그런 내가 골프채를 잡으면서 처음으로 나 자신에 대해 회의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입문한지 1년이 지나 처음 100을 깨는데 걸린 2년6개월까지의 그 1년반동안
스스로에게 느낀 수모는 엄청났다.

이걸 왜 시작했을까?
내가 저능아나 지진아 혹은 골프장애인이 아닌가?
왜 난, 드라이버나 우드나 5번 아이언이나 7번 아이언의 거리가 똑 같은걸까?
1년도 안돼 싱글쳤다는 사람도 있던데, 난 100을 깨볼 수나 있을까? 


그러면서 처음 100을 깨보고, `8`자를 그려보고, 운좋게 싱글도 몇번 해보며,
이렇게 골프와 정이 들었다.   물론 지금도 80대에서 100을 넘나들며 폭넓은 영역에서
즐거움과 안타까움을 수시로 느끼고 있다. 

아직도 가끔은 `이걸 왜 했나?` 싶을 때가 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골프.
이제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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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CANVAS 투어에 출전한 안시현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숏홀에서 티샷한 볼이 誤飛 말뚝 옆에 떨어진 것이 엄청난 일의 시발.

어프로치를 하려다보니 말뚝이 걸리적 거리자
잠시 오비 말뚝을 바라보던 신데렐라 안시현,
느닷없이 말뚝을 뽑아버렸다.

결국 2벌타 먹고 7타를 치고 말았는데,
경기 끝난 후 심판진에게 어필한 내용이 더욱 가관.

캐디가 하수배관이라고 그랬다나...
오비말뚝은 아마추어도 감히 건드릴 생각을 못하는데,
하수배관이라도 그렇지...

명색이 프로가... 그것도 LPGA 우승 경험까지 있는 프로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순간적으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도 모르는 착각을 했다. 어이없는 실수였다.`
라고 말하는게 훨씬 인간적이지 않았을까.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이니까.

誤飛 말뚝을 거침없이 뽑아버린 신데렐라는... 神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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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