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배우기 전, 야심한 밤에 이리저리 TV 리모콘을 열심히 찍어대다 우연히 골프중계를 보게됐다. 
처음으로 골프중계를 보던 난,  무지하게 놀랐다.  그것은 작은 충격이기도 했다.
세상에... 뭐 저런걸 중계하고 있나?    중계할게 그리도 없나?
혼자서 공치고 걸어나가서,  또 공치고 또 걸어가고...
그러다 작은 구멍에 집어넣고.
도대체가 아무 긴장감도 없고, 아무튼 정말 더럽게도 재미없는 것을 중계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빈둥거리는게 보기싫다고 와이프가 밀어낸 곳이 골프연습장.

96년 골프를 시작하면서 난 처음으로 나 자신의 능력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태어나 살아오면서 남들에 비해 특출나다고는 할 수 없어도 특별히 뒤진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특히 운동을 하면서 운동신경이 둔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더더욱 한번도 없었다.
그런 내가 골프채를 잡으면서 처음으로 나 자신에 대해 회의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입문한지 1년이 지나 처음 100을 깨는데 걸린 2년6개월까지의 그 1년반동안
스스로에게 느낀 수모는 엄청났다.

이걸 왜 시작했을까?
내가 저능아나 지진아 혹은 골프장애인이 아닌가?
왜 난, 드라이버나 우드나 5번 아이언이나 7번 아이언의 거리가 똑 같은걸까?
1년도 안돼 싱글쳤다는 사람도 있던데, 난 100을 깨볼 수나 있을까? 


그러면서 처음 100을 깨보고, `8`자를 그려보고, 운좋게 싱글도 몇번 해보며,
이렇게 골프와 정이 들었다.   물론 지금도 80대에서 100을 넘나들며 폭넓은 영역에서
즐거움과 안타까움을 수시로 느끼고 있다. 

아직도 가끔은 `이걸 왜 했나?` 싶을 때가 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골프.
이제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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