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라운딩 도중 분실구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줄어들 것 같다.
신문을 보니 앞으로 3~4년뒤면 위치추적 칩이 내장된 골프공이 나온다고 한다.
그것도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이 되고 있다하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골프공 속에 자그마한 칩을 삽입함으로써, 캐디백에 부착된 모니터를 통해
공의 위치 및 비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다.
칩의 생산가를 1000원 이하로 잡을 수 있다면 시장성도 충분히 있을 것 같다.
골프공 한박스에 5만원만 잡더라도 개당 4천원인데,
찾을 수만 있다면 천원 더주고 찾을 수 있는 공을 사지 않겠는가...

벌써 그림이 그려진다.

제일 경사난건 물론 캐디들이다.
이제 그 지긋지긋한 산악계곡훈련을 안해도 된다.
공을 찾기위해 이쪽저쪽 나무에 긁혀가며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며
청솔모 흉내를 내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기쓰고 공의 궤적을 쫒지않아도 된다.
방향 놓쳤다고 욕먹을 일도 줄어든다.

접대골프 치는사람도 경사났다.
일일이 공 찾으러 마당쇠 마냥 뛰는 모습 보이지 않아도 된다.

갑자기 눈이 내린다해도 빨간 공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OB냐 아니냐로 시비붙을 필요도 없다.
비슷한 거리에서 누가 롱게스트냐고 열올릴 필요도 없다.
모니터에 거리가 다 나오니 수치만 확인하면 된다.
또 내기 크게 걸렸을때, 약오른다고 남의 공 슬며시 밟아 묻어버릴 수도 없다.
공정한 경기의 초석이 다져 진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꼭 좋은 것만도 아닐 것 같다.

캐디들도 어찌보면 더 고생일 수 있다.
맘씨좋은 아저씨 만나 `찾기 어려울거 같은데, 그냥 갑시다.` 할 것도,
이제는 `모니터상으로 저~ 나무 밑에 있네...` 하면, 이젠 꼼짝못하고 좋던싫던 줏어와야 한다.

접대받는 사람도 봐주길 기대하는 것도 눈치보인다.
오비가 나거나 로스트 볼인 경우, 적당히 알까기도 못한다.
뿐인가... 해져드에라도 들어가 봐라. 모니터에 볼의 위치가 계속 깜빡이는데
그공을 놓고 갈 생각을 하면 얼마나 약오를까.

결정적인건 이제 내 공이 아닌 남의 공은 함부로 주머니에 넣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어느날 갑자기 집까지 쫒아와 `내공 돌리도...` 한다면,
이 얼마나 황당하고도 끔찍스러운 일인가.
로스트볼 장사하는 사람들도 좋은 시절 간건 아닌지...

수퍼마켓과 대형 할인마트가 생기면서,
그 옛날 동네 구멍가게에 외상긋던 시절이 아련한 추억이 된것처럼,

알까고 나왔다는 이야기나,   
내 공 찾으러 들어가 남의 공만 몇 개씩 줏어왔다는 이야기를,
`그때 그시절엔 이랬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로 반추할 날도 이제 머지않은 것 같다.


* 오늘의 Tip :

   운치있는 골프를 치자.
   골프에 낭만과 이야기꺼리를 담자.



- 200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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