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뻔한? fun한!!/골프느낌표 2005. 5. 25. 10:35 |- 그냥 치나?
- ...
- 심심하잖아...???
골프장에서 빠지지 않는게 내기다.
이유역시 다양하다.
심심해서... 어차피 캐디피 모아야 하니까... 신중하게 치기위해서...
그냥 갖다 붙이면 이유가 된다.
개인별 취향이 제각각이고, 좋아서 하고싶다는데 제안 못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분위기가 반강제적으로 압박해 들어가는데 있다.
내기좋아하는걸 뭐라 그럴 수 없듯, 내기 안하는 것 역시 뭐라 그럴 수 없다.
그런데 누군가 제안을 하고, 옆에서 맞장구라도 치면, 별로 생각없는 사람은
졸지에 쪼잔한 사람이 되고만다.
이렇게 찝찝하게 끌려들어가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자기 돈 내고 치면서 짜증이 난다.
나는 성격적으로 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소심하고 쪼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기를 하다보면 은연중에
상대방의 불행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에이... 아무려면 그렇게까지 생각하겠느냐?` 고 그럴지 모르겠지만,
불행을 기대까지는 안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실수는 왠지 즐겁다.
안그런 사람 있으면 손들어봐라. 그대는 상대의 실수를 실로 안타깝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내기중에 상대방이 OB가 났을 때 맘 편하게 몰간을 줄 수 있는가?
대개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좋아 죽는다.
정작 내기하면서 느는 것은 표정연기다.
골프를 같이 나올 정도면 대부분은 그래도 가까운 관계인데,
좋은 사람과 같이 나와 그 사람이 안되면 즐거운건 뭔가 이상하다.
그리고, 돈 앞에 초연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않다.
때문에 돈잃고 속좋은 사람도 흔치않다. 나도 돈 잃으면 기분 나쁘다.
스코어 더러운 것도 열 받는데, 게다가 돈까지 잃었으니 왕짜증이다.
더 나를 미치게 만드는건, 그런 와중에서도 안그런 것 처럼 억지로 대범한 척 해야
매너좋은 놈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거 엄청난 스트레스다.
돈 잃고 18홀 끝나면 나의 속물근성이 또한번 나를 괴롭힌다.
개평안주나... 개평안주면 괜히 돈 딴놈 얄밉다. 아주 치사한 놈 같다.
내돈 가지고 캐디피 주거나 밥 사주면서 생색은 지가 다 낸다.
개평을 줘도 문제다 . 아~~ 인간 이상범이 내돈 말로주고 되로 받으면서
이걸 좋다고 받아야하나... 안받자니 눈앞의 현찰인데 아깝다.
배포 큰 척하고 안받으면 뒤돌아 서자마자 가슴앓이 한다.
또 돈을 따도 찝찝한건 마찬가지다.
그냥 입 씻고 있자니, 이것도 쫀쫀한 놈이다. 그럼 얼마를 주나...??
쪼금만 주면 주고도 욕 먹고, 좀 후하게 주면 남는게 없다.
잔뜩 긴장해가며 기쓰고 쳐봐야 인건비도 안 남는다.
그렇게 이래저래 신경쓰이고 골치아픈걸 왜하나.
그냥 맘 편하고 기분좋게 히히닥거리며 치는게 정신건강에도 좋지.
하지만 결코 안하지는 않는다.
내기가 잔재미를 유발하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
난 내기를 하게되면 라스베가스 스킨스, 일명 OECD, 오불출 게임을 즐긴다.
단가도 한정시킨다.
잃어도 큰 부담이 없이 웃을 수 있는 범위로 한다.
친구중에 한의원 원장이 있다. 핸디캡 6 정도의 수준급 골퍼이다.
그 친구가 그렇게 내기를 좋아한다. 스킨스를 하면서도
누군가와는 스크로크를 별도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타당 단가는 2천원을 넘지 않는다.
그것도 자기 수중에 2만원 정도가 들어오면 더 이상은 먹을 생각을 안한다.
그렇다고 자기가 일부러 져주는건 아니다. 자기 스코어관리는 철저히 한다.
대신에 상대방이 자신과 비기도록 한다. 왠만한 퍼팅은 OK다.
그 친구는 돈을 따는게 목적이 아니다. 즐기는게 목적일 뿐이다.
골프내기의 허와 실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내기는 정상적으로 하면 고수가 다 딸 수밖에 없다.
구조적으로 하수가 돈을 먹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하수가 땄다면 그건 고수가 던져준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을 위한 미끼로...
맨처음 기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골프내기는 그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소위 맞짱뜬다는 스크라치 부터 가장 보편화된 것이 스트로크와 스킨스.
스트로크는 핸디캡 차이만큼 미리 돈을 접어주고 한다.
이론적으론 핸디캡 조정만 정확히하면 본전이다. 그래야 맞다.
그런데... 서로의 최종스코어를 보면 사전 조정받은만큼 딱 맞는데,
하수는 돈을 잃는다. 그놈의 <땅> 때문이다.
스트로크게임에선 (언제 어느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홀에서 진 사람에겐,
단가를 두배로 키우는 소위 <땅>을 부를 권한이 주어진다.
고수들의 목표는 이 배판이다. 하수들은 액면으로 조정금을 받고는 두배로 갚아야하니
적자일 수 밖에 없다. 고리채나 같다.
스킨스는 하수가 너무 많이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수가 배려하는 척 하는 게임이다.
일정금액을 사전에 판돈으로 모아서 매홀 승자가 일정금액을 빼먹는,
터지는 금액이 한정되어 있는 - 맘 약한 사람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는 - 내기다.
일정금액 묻어놓고, 내돈 아니려니... 생각하면 뱃속 편하다.
약오르는건 어쩔 수 없지만...
하수를 배려하는 척 하기위해 하수에게는 고수에 비해 판돈을 적게 걷는다.
언뜻 상당히 합리적인거 같다.
하수로서는 18홀중 두세홀만 이기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건 말 그대로 <될 것 같을> 뿐,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 되지는 않는다.
90대 골퍼는 잘해야 파 3~5개다. 버디는 정상적으로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하수가 어쩌다 가뭄에 콩 한번 나면, 콩을 자루채 들러메고 다니는 고수중 누군가가
반드시 콩가루 뿌린다는 것이다.
내가 파를 하면 누군가가 파를 해서 비기는 판이 되니, 난 결코 먹을 수 없다.
스킨스게임에서 보장은 할 수 없지만, 그나마 하수가 먹을 확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판돈은 똑같이 내고 홀별로 0.5~1타씩 핸디캡을 받는게 차라리 공평한 방법이고,
오히려 먹을 확율이 높다.
고수가 꼬드기는 정형화법중의 하나가 `내기를 해야 신중하게 치게되고, 그래야 실력이 는다. 내기를 안하면 항상 건성건성 치게된다.` 는 논리다.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에게는 일견 일리가 있는 얘기다.
그런데 대다수의 초짜는 그런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오히려 얼어붙는다. 그리고, 몇번 터지다보면 소극적인 샷을 하게 된다.
요령이 생기니 큰 실수를 안한다. 당장은 스코어가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내가 볼땐 어느 선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순 없다.
간혹 시작하기도 전부터 내기 바람을 잡아놓고는,
정작 자기가 돈을 좀 잃으면 얼굴 벌개지면서 열받는 사람 있다.
참으로 답답한 사람이다.
얘기를 꺼내지 말던지... 대범하던지...
神이여.... 이들을 회개케 하소서...
* 오늘의 Tip :
내기는 즐거운 골프의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되서는 안된다.
표정관리가 안되는 자. 내기를 하지마라.
- ...
- 심심하잖아...???
골프장에서 빠지지 않는게 내기다.
이유역시 다양하다.
심심해서... 어차피 캐디피 모아야 하니까... 신중하게 치기위해서...
그냥 갖다 붙이면 이유가 된다.
개인별 취향이 제각각이고, 좋아서 하고싶다는데 제안 못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분위기가 반강제적으로 압박해 들어가는데 있다.
내기좋아하는걸 뭐라 그럴 수 없듯, 내기 안하는 것 역시 뭐라 그럴 수 없다.
그런데 누군가 제안을 하고, 옆에서 맞장구라도 치면, 별로 생각없는 사람은
졸지에 쪼잔한 사람이 되고만다.
이렇게 찝찝하게 끌려들어가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자기 돈 내고 치면서 짜증이 난다.
나는 성격적으로 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소심하고 쪼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기를 하다보면 은연중에
상대방의 불행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에이... 아무려면 그렇게까지 생각하겠느냐?` 고 그럴지 모르겠지만,
불행을 기대까지는 안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실수는 왠지 즐겁다.
안그런 사람 있으면 손들어봐라. 그대는 상대의 실수를 실로 안타깝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내기중에 상대방이 OB가 났을 때 맘 편하게 몰간을 줄 수 있는가?
대개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좋아 죽는다.
정작 내기하면서 느는 것은 표정연기다.
골프를 같이 나올 정도면 대부분은 그래도 가까운 관계인데,
좋은 사람과 같이 나와 그 사람이 안되면 즐거운건 뭔가 이상하다.
그리고, 돈 앞에 초연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않다.
때문에 돈잃고 속좋은 사람도 흔치않다. 나도 돈 잃으면 기분 나쁘다.
스코어 더러운 것도 열 받는데, 게다가 돈까지 잃었으니 왕짜증이다.
더 나를 미치게 만드는건, 그런 와중에서도 안그런 것 처럼 억지로 대범한 척 해야
매너좋은 놈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거 엄청난 스트레스다.
돈 잃고 18홀 끝나면 나의 속물근성이 또한번 나를 괴롭힌다.
개평안주나... 개평안주면 괜히 돈 딴놈 얄밉다. 아주 치사한 놈 같다.
내돈 가지고 캐디피 주거나 밥 사주면서 생색은 지가 다 낸다.
개평을 줘도 문제다 . 아~~ 인간 이상범이 내돈 말로주고 되로 받으면서
이걸 좋다고 받아야하나... 안받자니 눈앞의 현찰인데 아깝다.
배포 큰 척하고 안받으면 뒤돌아 서자마자 가슴앓이 한다.
또 돈을 따도 찝찝한건 마찬가지다.
그냥 입 씻고 있자니, 이것도 쫀쫀한 놈이다. 그럼 얼마를 주나...??
쪼금만 주면 주고도 욕 먹고, 좀 후하게 주면 남는게 없다.
잔뜩 긴장해가며 기쓰고 쳐봐야 인건비도 안 남는다.
그렇게 이래저래 신경쓰이고 골치아픈걸 왜하나.
그냥 맘 편하고 기분좋게 히히닥거리며 치는게 정신건강에도 좋지.
하지만 결코 안하지는 않는다.
내기가 잔재미를 유발하는 순기능도 분명히 있다.
난 내기를 하게되면 라스베가스 스킨스, 일명 OECD, 오불출 게임을 즐긴다.
단가도 한정시킨다.
잃어도 큰 부담이 없이 웃을 수 있는 범위로 한다.
친구중에 한의원 원장이 있다. 핸디캡 6 정도의 수준급 골퍼이다.
그 친구가 그렇게 내기를 좋아한다. 스킨스를 하면서도
누군가와는 스크로크를 별도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타당 단가는 2천원을 넘지 않는다.
그것도 자기 수중에 2만원 정도가 들어오면 더 이상은 먹을 생각을 안한다.
그렇다고 자기가 일부러 져주는건 아니다. 자기 스코어관리는 철저히 한다.
대신에 상대방이 자신과 비기도록 한다. 왠만한 퍼팅은 OK다.
그 친구는 돈을 따는게 목적이 아니다. 즐기는게 목적일 뿐이다.
골프내기의 허와 실을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내기는 정상적으로 하면 고수가 다 딸 수밖에 없다.
구조적으로 하수가 돈을 먹을 수 없도록 되어있다.
하수가 땄다면 그건 고수가 던져준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을 위한 미끼로...
맨처음 기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골프내기는 그 종류도 참으로 다양하다.
소위 맞짱뜬다는 스크라치 부터 가장 보편화된 것이 스트로크와 스킨스.
스트로크는 핸디캡 차이만큼 미리 돈을 접어주고 한다.
이론적으론 핸디캡 조정만 정확히하면 본전이다. 그래야 맞다.
그런데... 서로의 최종스코어를 보면 사전 조정받은만큼 딱 맞는데,
하수는 돈을 잃는다. 그놈의 <땅> 때문이다.
스트로크게임에선 (언제 어느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홀에서 진 사람에겐,
단가를 두배로 키우는 소위 <땅>을 부를 권한이 주어진다.
고수들의 목표는 이 배판이다. 하수들은 액면으로 조정금을 받고는 두배로 갚아야하니
적자일 수 밖에 없다. 고리채나 같다.
스킨스는 하수가 너무 많이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수가 배려하는 척 하는 게임이다.
일정금액을 사전에 판돈으로 모아서 매홀 승자가 일정금액을 빼먹는,
터지는 금액이 한정되어 있는 - 맘 약한 사람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는 - 내기다.
일정금액 묻어놓고, 내돈 아니려니... 생각하면 뱃속 편하다.
약오르는건 어쩔 수 없지만...
하수를 배려하는 척 하기위해 하수에게는 고수에 비해 판돈을 적게 걷는다.
언뜻 상당히 합리적인거 같다.
하수로서는 18홀중 두세홀만 이기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건 말 그대로 <될 것 같을> 뿐,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 되지는 않는다.
90대 골퍼는 잘해야 파 3~5개다. 버디는 정상적으로는 없다고 본다.
문제는 하수가 어쩌다 가뭄에 콩 한번 나면, 콩을 자루채 들러메고 다니는 고수중 누군가가
반드시 콩가루 뿌린다는 것이다.
내가 파를 하면 누군가가 파를 해서 비기는 판이 되니, 난 결코 먹을 수 없다.
스킨스게임에서 보장은 할 수 없지만, 그나마 하수가 먹을 확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판돈은 똑같이 내고 홀별로 0.5~1타씩 핸디캡을 받는게 차라리 공평한 방법이고,
오히려 먹을 확율이 높다.
고수가 꼬드기는 정형화법중의 하나가 `내기를 해야 신중하게 치게되고, 그래야 실력이 는다. 내기를 안하면 항상 건성건성 치게된다.` 는 논리다.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에게는 일견 일리가 있는 얘기다.
그런데 대다수의 초짜는 그런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오히려 얼어붙는다. 그리고, 몇번 터지다보면 소극적인 샷을 하게 된다.
요령이 생기니 큰 실수를 안한다. 당장은 스코어가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내가 볼땐 어느 선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순 없다.
간혹 시작하기도 전부터 내기 바람을 잡아놓고는,
정작 자기가 돈을 좀 잃으면 얼굴 벌개지면서 열받는 사람 있다.
참으로 답답한 사람이다.
얘기를 꺼내지 말던지... 대범하던지...
神이여.... 이들을 회개케 하소서...
* 오늘의 Tip :
내기는 즐거운 골프의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되서는 안된다.
표정관리가 안되는 자. 내기를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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