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같이 동반 라운딩을 했던  우리 조 캐디 곽순옥氏.

참 차분하면서도 성실한 캐디였다고 생각된다.


스코어카드엔 별로 신경을 안쓰는 나 인지라
전반전 몇 홀을 지나다 언뜻 성적표를 보니 2번 홀에 [3] 이라고 적혀 있다.

나 : 순옥씨... 나...  2번홀 양판데...
곽 : 네??? 트리플 아니시고요??
나 : 6온 2퍼트...
곽 : ... ... ...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럼 넷으로 고쳐요?

이런... 참으로 난감한 질문이다.
그냥 가만 있던지... 그렇게 물어보면 우짜라고...
자진신고 해놓고 '냅둬!!!' 라고 하면 더 이상하잖아.   할 수 없이...
'그래요.'

우리의 성실한 순옥씨,
수정액을 이용하여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3 자를 4 자로 고쳐 놓았다.

5번 숏홀.

어프로치에서 헛발질을 하느라 3온.
퍼팅을 했는데, 다소 못 미친 거리.
두번째 퍼팅은 홀컵을 살짝 돌아 나오고.

맘씨 좋은 백로님과 흑기사님.
'강하형..  그건 오케이 준겁니다.'

동반자의 상호 선린관계를 위한 우애에 넘친 멘트에도 불구하고
이미 나의 위선적인 결벽증을 잘못 이해한 성실한 순옥氏.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성적표에 반듯하게 갈매기(3)를 한마리 그려 넣었다.

이래서 전반전의 전반인 5번홀까지 벌써 양파가 둘.
오~매~~~ 환장하는거...


후반 실크코스 5번 롱홀.

드라이버 오비.
오비티에서 솔솔~~~ 열리는 뚜껑을 어거지로 눌러놓고 잔뜩 힘이 들어간 채로 발사..
얼래~~~ @>@...    또 오비.
결국 7온 2퍼트. 4개 오버.

홀아웃을 하니, 순옥씨... 애처로운 눈빛으로
'회원님... 오비...' 하더니 머뭇거리다가, 손가락 두개를 펴보이며
'어떻게 해요? 이렇게 해요??' 하며 묻는다.
나야 저질러 놓은 짓이니 고개만 끄덕일 수 밖에.

또 몇 홀을 지나다 언뜻 성적표를 보니 5번홀에 오리가 그려져 있다.

나 : 순옥씨.. 아까 오비 두개잖아...??
곽 : 그래서 여쭤봤잖아요. 그냥 둘로 적느냐고...
나 : 아~~ 손가락 두개가 그뜻이었어??? 난 오비 두개라고 확인하는줄 알았지.
곽 : 그러셨어요... 하나는 몰간으로 하죠 뭐...

하더니, 이번엔 수정을 안하고 그냥 가만 있는다.
아무래도 이미 4 자가 한번 있는 상황에서, 또 4 자를 적기에는
자기가 생각해도 좀 부담스러웠나보다.

그래서 이번엔 나도 심한 결벽증은 별로 안좋은거 같아 증세를 좀 고치기로 했다.


* 오늘의 Tip :

정직함이 내심 못마땅하고 싫게 느껴지는 것이  소인배의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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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리되면 요식업자들은 어찌돼나...

거의 테러수준...

내년 추석되기 전에 전업여부를 심각히 고려해야 하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을 캡쳐한 것임)

:
공식행사를 마치고, 숙부님들과 함께 대호방조제를 들렀다.
한마디로 좋다.

배를 바다에 띄워놓고 앉아 이것저것 먹는데, 기가 막히다.
손바닥보다 큰 자연산 광어가 시중에선 10만원이상은 할거 같은데 3만원을 받는다.
물론 숙부님의 단골집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7명이 정말 배가 터질듯 회를 먹고 매운탕까지 먹었는데,
17만원이라는걸 그럴수가 없다며 5만원을 더 얹어 계산을 했다.
그랬더니 박하게 까지 한그물 덤으로 준다. 인심도 그런 인심이 없다. 










아나고를 번개탄에 구워먹는데... 햐~~~ 정말 이것도 맛이 쥐긴다.  육질도 끝내주고...
나는 살아있는 물고기는 회로 먹어야지 제 맛이 나는줄 알았는데,
우럭과 돔을 그 자리에서 구워먹으니 그것도 별미다.

전어도 원없이 구워먹었고,
특히... 대하...
안면도에서 가져온 대하를 날로 몇마리, 구워서 댓마리를 먹었더니...
더 이상은...
바지락까지 한 봉다리 싸오는데 마음이 흐뭇하다.

한가지 매우 아쉬웠던건 운전 때문에 그 좋은 안주에 쏘주 한잔 못한게...

방조제를 따라 수많은 낚시꾼들이 낚시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노을이 물든 방조제의 경사면을 따라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아뿔싸....   배터리가...

바다...   고깃배...   섬...   낚시꾼...
그리고, 석양...
좋은 작품이 나올거 같다.


비록 올라오는 길에 차가 밀리고 졸음이 와 고생은 좀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즐거웠던 성묘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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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조까지 모시다보니
어제 모인 친척이 많이 빠졌는데도 줄잡아 40여명은 되는거 같다.
나보다 윗분들은 대부분 다 아는데,
나와 항렬이 같은 세대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하기가 힘이 든다.

우리가 종가고 내가 장손이다 보니,
나와 같은 항렬인 형제들은 일단 모두 내게 인사를 한다.
더구나 내 바로 아래 서열이 나와 일곱살 차이가 나니
자기들 입장에선 큰형님 대우를 하는거다.  더구나 시골이니까.
물론 이제는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생활기반이 있지만,
그래도 근본이 시골인지라 아직은 그런 예법이 의식 속에 남아있는거 같다.

문제는...,  6촌형제들의 경우 1년에 한번 만날까말까 하니
얼굴은 익어도 이름이 헷갈리는거다.

특히, 젊은 여자의 경우, 이 여자가 어느 6촌동생의 새댁인지,
혹은 6촌 여동생인지가 혼란스러울 경우가 많다.
자기들은 내게 인사를 하는데, 그냥 인사만 하니 제수인지 여동생인지가 헷갈리는거다.
그러니... 남자들에겐  '넌 이름이 뭐지???' 라고 물어보기라도 하는데,  여자들에겐 묻기도 그렇다.
제수인지 동생인지 모르니 당장의 호칭이 애매하다.
나중에 다른 동생들을 통해 신상파악을 하긴 했지만...


벌초를 하고 조상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40여명이 같이 식사를 하니 마음이 참 편하고 좋다.
아무리 추석을 지내는 법이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1년에 한번이나마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는게 큰 의미가 있는거 같다.




열심히 벌초를 하고...




조상님 이발하시기 전 후.




자주 뵙지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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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성묘를 다녀왔다.

이른 아침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화성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먹는데, 깜짝 놀랐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민영화되면서 가장 변한게 깨끗한 화장실이라는 이야기는 전에도 했지만,
어제는 또 다른 감동을 내게 먹인다.

홀에서 식사를 하는데,
유니폼을 입은 한 여직원이 밀차를 밀며 테이블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처음에 빈 그릇을 수거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테이블의 손님들에게 물을 따른 컵을 나눠 주고,
간단한 밑반찬, 예를들면, 고추나 된장등을 손님이 원하는대로 추가 배분을 해주고 다닌다.
마치 항공기의 기내서비스를 받는듯한 느낌이다.

야~~~ 아주 느낌이 색다르다.
이런 신선한 아이디어를 누가 생각했을까... 궁금했다.

이런게 모여 경쟁력이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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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달쯤 전 인가...

샤브미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자동차 이야기가 나오니, 갑자기 점장이 그런다.
'사장님... 제가 로또 당참되면 자동차 하나 사드릴께요...'

> ...  자동차...???   뭘로???
- 사장님 정도되면 BMW 정도는 타셔야죠.  BMW 면 되시겠어요?

> 너.. 그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다.  나중에 뒷 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  무슨 말씀이세요..  되기만 하면 그거 못해드려요??

그 다음부터 나는 가끔 남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BMW 를 타고 다니면, 우리 점장이 사준줄 알어...'

그런데, 문제는...   우리 점장이 로또 살 생각을 도통 안 하고 있다는거다.



어제 외부에 나가는데, 점장이 수퍼에 소모품을 사러 간다길래 같이 수퍼엘 들렸다.
물건을 사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데, 문득 카운터 옆에 비치해 놓은 로또복권이 눈에 들어온다.

> 백점장~~  로또 언제 살거야??  나도 BMW 좀 타보자...
- 로또요??  아..  그거 사긴 사야하는데... 사러가기가 귀찮아서...

> 여기 있잖아...  잘됐네.. 지금 사라..
- 제 지갑을 안 가지고 나왔거든요...  사장님이 사세요..'


에~그~~~ 이런....

로또 한장을 사서 점장에게 건네주며 번호 체크해서 내라고 했더니,
번호를 체크하며 점장이 그런다.

- 이거 되면 BMW 사드리면 되죠?
> 이 사람이... 무슨 소리야... 내 돈 주고 산건데...  이거 되면 내가 자동차 하나 사줄께..

- 돈은 사장님이 내셨지만, 번호는 제가 찍잖아요.  번호 고르는게 얼마나 머릴 써야 하는데요.
   그럼 반땅하죠...

> 반땅...???   그럼 좋다.  반땅을 하더라도 본전 5천원은 빼고 반으로 나누는걸로 하자.
   ... ... 근데, 아주머니... 돈 낸 사람하고 번호적은 사람하고 다를 땐 어떻게 나누는게 정답이에요?


주인 아주머니는 잘 모르겠다며 그저 웃기만 한다.


이번 주말까지는 5천원 이상의 기대와 꿈이 있어 행복할거 같다.

이루어질 확률이 거의 없는, 사실상 없는 이야기란걸 알면서도
그래도 가끔은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사는 재미를 주는게 아닐까...



어~~~  혹시...    월요일부터 우리 점장 갑자기 출근을 안하는건 아닐까...
난 로또번호 적어놓지도 않았는데...

아니지...  우리 점장이 그럴 사람은 아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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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임대계약을 마쳤다.
계약내용이 당초 책정했던 것과는 너무 거리가 있어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냥...  아무 생각 않기로 했다.

모든 상거래에서 일방의 만족을 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
win-win 이란 서로의 아쉬움을 접을 때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계약이 이루어 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서로의 아쉬움을 접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요즘 경기의 어려움을 인정하여 임대료를 양보하고,
상대방은 몇 년 뒤의 여건 변화를 인정하여 계약기간을 양보함으로써 절충점을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상대에 대해 호감이 갔다.
성실해 보이는 인상이 신뢰가 갔다.

그래...  그깢 임대보증금이나 임대료 얼마 더 받는게 뭐 그리 중요한가...
서로 편안하게 얼굴대하고 웃으며 지낼 수 있으면 되지...

태국식당을 한다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
:
에이스골프 이경화氏에게서 연락이 왔다.
에이스골프가 대주주가 되어 콘소시엄을 구성하여 건설한 [SKY 72 퍼블릭 골프장] 의
정식 오픈에 앞선 시범라운딩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이었다.

에이스골프의 칼럼리스트가 초청대상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잠시 머뭇거려진다.
요즘 그 쪽에 글을 못 쓴지가 꽤 오랜데, 내가 자격이 있냐고 물으니
그동안의 역할이 있었으니 전혀 문제될게 없단다.

사실은, 그동안 골프와 거리를 두고 있었던 나 자신의 자신감 부족에서 했던 말인데,
이걸 어쩌나... 

같은 공간에서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이름들은 대개 알고 있었으나, 사이버 공간에서나 알뿐
실제 얼굴을 마주 했다거나 하여  그리 친분이 있는 편은 아니었고,
더구나 아무리 골프 일상에 대한 말장난이라 하더라도  명색이 골프칼럼을 쓰고 있는사람으로서
그동안 골프채를 접하지 못해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는게 두려웠던게 사실이다.  


어제.
초청라운딩을 했다.

연습도 없었던데다 다소 긴장을 했던 탓인지 첫홀부터 버벅대더니 세홀을 스스로도 낯 뜨겁게
흘려 보냈다.   세상에 이럴수가... 이럴줄 알았더라면 한번이라도 연습장을 다녀올 것을...

후회는 언제 해도 후회일 뿐이다. 
조급해지는 마음을 최대한 느긋한 마음으로 억제해가며, 중반 이후 만족은 아니더라도 그런대로
따라갈 수 있었던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라운딩 후,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윤은기부총장의 제안으로 앞으로 칼럼쓰는 사람들의 모임을
정례화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야기는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그 자리에서 회장과 간사가 정해지고 10월에 창립모임을 갖자는데 까지 합의가 되었다.


순간...,  어지러워진다.  

나 자신 하도 이쪽저쪽 관여하는데가 많아, 바쁘기만 하면서 늘 뭔가를 흘리며 다니는거 같아
이제는 모든 대외 모임을 줄여가며 스스로의 내적 활동에 비중을 두려하는 시점에,
느닷없이 뭔가가 또 생기는 순간이니...  분위기상 그 자리에서 나는 못 한다고 뺄 수도 없고...  

성격상, 뚜렷한 목적이나 의무감없이 어설프게 어떤 모임이나 단체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고민거리가 생긴 것이다.

대개가 이런 모임은 몇 번의 만남 후에는 용두사미 격으로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많던데,
나도 그냥 지켜봐~~~

너무 무책임한가...

한가지 분명한 것은,
골프에는 확실히 처음보는 사람들을 짧은 시간에 친숙하게 만드는 그 어떤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골프를 확실히 떨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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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유성을 다녀오다  연극연습에 한창인 딸아이를 보러 안성에 들렀다.

집사람이 먼저 내려와 있었는데, 같이 연습하는 팀들 저녁을 사주기로 했다나...

- 그래...???  몇명이나 되는데?
> 자기까지 스물네명이라는데..  우리까지 하면 스물일곱인가...

... &&$#$&()*...  @>@~~~

- 전체 다 사준다고???
> 그럼 어떻게 몇 명만 오라그래... 애들 방학 때 집에들도 못가고 고생하는데 한번 사주기 뭐.. 
   고기먹고 싶다는데...

게다가 고기씩이나...   한창 때의 먹성좋은 젊은애들 스물네명... 
어휴~~~  머리 아프다...


이미 공표된 일.   자기네들의 단골집이라는 돼지 목살집으로 갔다.
식사 후 다시 연습들을 해야 한다며 술은 안 먹고 소금구이와 음료수만 시키는데,
이쪽저쪽에서,  아줌마 여기요... 추가... 추가...


그래서 결국 얼마나 나왔을까...

아침에 주위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어느정도 나왔겠느냐... 물으니,
작게는 40만원에서 크게는 60만원선...


내가 계산한 카드용지에 적힌 숫자는...
.
.
.
.
.

정확히 132,900.

정말 싸다.  소금구이 3인분에 8,900원.
삼인분에 만원을 잡아도 30인분이 10만원.


실컷 먹고난 아들녀석 왈, ' 정말 싸다... 이래도 남나???'


그보다도 어제 기분이 뿌듯했던건,
대학생 아이들이 어찌 그리 순수하던지...
일반적인 선입견이, 연기를 하는 애들이 좀 겉멋이 들어 있을 것도 같은데,
그렇게 해맑고 예의 바를 수가 없다.

전체가 식당이 큰 소리로 떠나가라 '아버님 어머님 잘 먹겠습니다.' 외치더니,
먹고나서는 역시 또 큰 소리로 잘 먹었다고 합창을 하고, 나가면서는 또 각기 솔로로 윤창을 한다. 

하나같이 내 자식같으니...  이게 나도 나이먹는 현상인지...



어제 고속도로에서 범칙금 4만원 뗀거 식비에 합했다고 생각해도 싸다.
애들이 범칙금 벌어줬네...

에구~~~ 귀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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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과 유성을 다녀오던 중에 있었던 황당한 해프닝. 

유성을 갈 때 부터 운전을 하던 아들이 살살 졸음이 온다고 하여  청원휴게소에 들러 교대를 했다.
내가 핸들을 잡고 청원휴게소를 벗어난지 5분쯤 됐을까...
갓길에 있던 고속도로 순찰차가 갑자기 내쪽으로 접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아들의 입이 열렸다.

아들 : 아빠~~ 우리 차 걸린거 같은데...
나    : 우리가 걸릴게 뭐가 있는데..??

아들 : 아냐... 내가 봤는데, 우리 차 세우라고 손짓하던데...
나    : 에이~~ 다른 차겠지.

아들 : 아니야 우리 차 맞어.. 저봐~~ 우리 따라오잖아..
나    : 아니... 우리가 뭘 잘못했게???  과속을 한 것도 아니고... 이유가 없잖아.
 .
 .
 .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머뭇거리던 아들이 갑자기 생각이 난 듯  외친다.

'아빠~~~ 우리 지금 전용차선 이잖아~~~'

@>@... %!&^*#%^*!???
아~차~~~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갓길에 차를 세우자 교통경찰이 다가온다.
미리 꺼내놓은 면허증을 내밀며, 정말 정중히... 그리고 진지하게(?) 이실직고를 했다.

나    : 정말 미안합니다.  휴게소에서 운전 교대를 하고 그만 순간적으로 착각을 했습니다.
경찰 : 전용차선 위반.. 범칙금 6만원에 벌점 30점 입니다.
         선생님이 다른 벌점이 있으시면 면허정집니다.

나    : 차가 밀리는 것도 아니고, 전용차선으로 가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정말 깜빡했네요.
경찰 : 제 생각에도 그러신거 같네요.  벌점없는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끊어 드리겠습니다.


발부된 스티커를 건네받아 보니, 범칙금 40,000원.
2만원 절감에 벌점을 면제 받았는데, 억울함을 탓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휴~~~ 그나마 차가 밀리지 않았기에 정상 참작을 받았지... 
      
민중의 당혹스러움을 배려하는 민중의 지팡이의 하해와 같은 성은에 감읍하고 있는데,
아들이 한마디 한다.


' 아빠는 아침에 나 한테 일요일이니까 전용차선 타면 안된다고 그러시구선...'

 ....................



   
:

문득 집사람의 방학이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만 있기도 지겨울텐데, 내 눈치 보느라 어디 가자는 말도 못 꺼내고 있다는걸 안다.
그러기에 더 미안하다.
오죽이나 답답했으면 오늘 안성의 딸아이에게 갔을까...

안되겠다 싶어 달력을 보니 광복절이 월요일.
토 일 월 3일 연휴다.

그때 움직이려면 차가 많이 막힐텐데...
생각이 거기에 미치다보니 목요일에 떠나 일요일에 먼저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숙박이 제일 문제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펜션을 뒤지는데, 불과 이틀 후에 며칠 묵을 곳을 찾겠다는게 애초부터 무리다.
하루씩은 그래도 겨우 방이 있는데, 이틀 이상은 불가능하다.

그래...  핑계낌에 이리저리 돌지 뭐...

그나마 깔끔한 곳을 고르고 고르니,
양양의 [불바라기펜션]은 11일, 평창의 [어울림펜션]이 12일이 비어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일정이 자연히 잡혔다.
11일 출발하여 양양 - 평창 - 태백을 거쳐 14일 귀환.

슬슬 다니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것도 괜찮을거 같기도 하다. 
이제 챙길걸 챙겨야지...

:
어제 축구 한중전...  정말 한심한 승부였다.

이겼어도 자랑스러울 것이 전혀 없는...
하지만, 11명이 8명의 적과 싸워 승전보를 올리지 못한 것은 짜증나는 일이다.

항상 말이 많아 짜증스러운 아나운서의 입방정.
한국이 페날티킥을 얻어내자, 그는 큰소리로 흥분해서 떠들었다.

'주위에 중계를 안 보시는 분들 다 불러 모으세요...'

다 불러 모았으면... ...   정말이지 욕 패대기로 먹을 뻔 했다.



반면, 어제 한일전은 통쾌한 승부였다.  

이순신의 명량해전.
불과 13척의 배로, 적선이 몇 척인진 자세히 모르겠으나 좌우간 몇 배 이상의 적선을 이겼으니...


본프레레감독 에게 이순신 좀 보라 그러면 안될까???
에구~~에구~~~  
:
요즘 참 어렵다고 한다.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에 이어 이태백이란 은어까지 생겼다.
취업이 안되니 학생이라는 신분이나마 유지하기 위하여 군입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단다.
안 그러면 정말 백수가 된다.
그래도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은 직장 맛이나마 봤지만,
이태백은 맛조차 못보고 당하니 더 억울하다.

가끔 산다는 것을 골프와 대비시켜보곤 한다.
골프를 치면서 오비가 나면 참 당혹스럽다.
쪼루가 나거나 뒷땅을 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골프의 매력은 실수를 만회할 몇번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있다.
드라이버가 오비나면 오비티에서 온 그린을 노리면 된다.
온 그린 후 원 퍼트로 막으면 보기다.
물론 원 퍼트가 쉬운건 아니다.
그러니까 노력을 해야한다.
세상에 모든 것이 저절로 만회되는 것은 없다.

쪼루가 나더라도 롱아이언이나 페어웨이우드로 투 온이 가능하다.
투 온이 안되면 어프로치를 잘해 파를 노리면 된다.
칩샷을 홀 안에 떨구는 경우도 왕왕 있다.
신중하고 정확한 퍼팅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도 한다.
꼭 파가 아니더라도 보기플레이만 해도 결코 부끄러운 골프는 아니다.
또 한 홀을 망치더라도 남은 홀에서도 기회는 있다.

중요한 것은 두가지는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꾸준히 기복없는 주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아이언이건, 페어웨이우드건, 어프로치건, 칩샷이건, 혹은 퍼팅이건
자신있는 카드는 있어야 한다.
또 하나는, 어디선가는 반드시 만회할 수 있다는 흔들림 없는 자신감이다.
위축되지 않아야 만회할 수 있는 실력이 나온다.
드라이버가 미스나면 우드, 우드가 아니면 어프로치, 그것도 아니면 퍼팅.
다소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기회는 계속 주어진다.
그게 골프의 매력이다.

직장에서의 평균 수명을 골프의 드라이버와 대비하면,
일반 직장의 정년퇴직 연령이 55세이니 오륙도는 평균 비거리는 되는 셈이다.
사오정은 거리가 다소 짧은 편이고, 삼팔선은 쪼루가 났다고 보자.
그렇다면 이태백은 사회속의 페어웨이인 직장에 안착하지도 못했으니 처음부터 誤飛가 난 셈이다.
하지만 골프에서 드라이버가 미스났다고 그 홀이 끝나는건 아니다.
오히려 드라이버 잘 쳐놓고 홀을 망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린주변이나 벙커에서 헤매는 경우도 많다.
쓰리퍼팅도 예외는 아니다.

잘 나가던 사람이 한순간 추락하는 경우가 있다.
지나치게 보신을 하다가 뒷땅을 치기도 하고,
자기 과신이나 주위의 시기로 해저드에 빠지기도 한다.
파 온을 해놓고도 그린의 빠르기와 라이를 잘 못 읽어 퍼팅을 난사하듯,
남들보다 빠른 승진을 하고도 결정적인 순간 상황판단을 잘못 하거나
윗사람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날개없는 추락을 하는 경우도 많다.


삶은 골프와 같다.

드라이버가 러프로 들어갔다해서 골프를 못 치는건 아니다.
취업을 못했다고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 건 아니다.

러프로 공이 들어가면 트러블 샷을 구사하면 된다.  레이업을 할 수도 있다.
취업을 못하면 다른 기능을 익히면 된다.

트러블샷을 자주 구사해 본 골퍼는 나름대로 위기탈출을 하지만,
페어웨이에서만 공을 쳐 본 사람은 벙커나 디봇 자국에도 위축이 된다.
처음부터 사업을 한 사람과 직장에 안주했던 사람은 장애를 보는 벽의 느낌이 다르다.

골프를 치면서 우리는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춰 14개의 클럽을 사용한다.
14개를 다 사용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절반은 사용한다.
살면서 우리는 과연 몇가지 삶의 방법을 시도해 보았는가?

골퍼들이 사용하는 골프용품을 보자.
클럽의 가격 차는 엄청나며, 만원짜리 공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비난 공을 주워 표면이 까지도록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골프실력이 반드시 용품의 질에 따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에도 다양한 직업과 수많은 직장이 있지만
기업의 브랜드와 구성원의 능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골프에 있어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동반자다.
동반자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성적에도 영향을 받듯,
삶에 있어서도 내 주변사람에 따라 삶이 즐거울 수도, 고달플 수도 있다.

이렇듯 골프는 우리 삶의 축소판이다.

항상 정성을 다해 샷을 구사하지만 언제 미스샷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늘 성실하게 살더라도 언제 어려움이 닥칠지 알 수가 없다.

삶을 라운딩하듯 살자.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미스샷 후 다음 샷에 적합한 클럽을 고르듯
차선의 방법을 생각하면 된다. 조급해 하거나 덤비지 말자.

아쉬움과 만족감이 늘 공존하는 것이 골프다.

삶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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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 근처에 있는 동호회 사람을 만나 점심을 같이 하고 오다보니, 
골목에 사주카페가 즐비하다.

흥미로와 들어가 보았다.
둘이서 와서 차를 마시면 역술가가 한사람을 무료로 봐준다는데,  혼자 갔더니 5천원이란다.

재미삼아 봤는데,

첫마디가...
.
.
.
.
.
.
.

' 작년에 새로 일 벌려놓고 스트레스 많이 받고 계시네요. 골치 아프시겠어요.'

@-@... 흐미~~~ 놀래라...



놀래서, 작년에 미국에서 작은 사고가 있었던 아들놈을 봤더니만,

> 작년에 군대 갔어야 했는데, 부모 속을 좀 썩였네...



금년에 중앙대 연극과에 입학한 딸래미에 대한 첫 마디...

> 얘는 예체능이네...



wow~~~ 흥미진진... 내일은 그 옆에 집을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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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는 일단 즐거움이다.
스코어가 안나오는 경우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즐거운 것임에 틀림없다.
그 자체가 즐거움인 골프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또다른 감칠 맛이 있다.

이른바 골프10樂.
그 10樂중 9樂은 다시 前3樂, 中3樂, 後3樂으로 나누어진다.


라운딩을 시작하기 전부터 느껴지는 세가지 즐거움 - 이른바 前3樂.

맘에 맞는 사람들과의 조인은 우선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
적당한 농담도 가능하고, 격식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도 되며.
그런 일행과는 왠만한 농담이 재미로 이해되어 부담이 없다.
쪼루난 티샷을 보고 “나이스 어프로치~~” 하고 낄낄대며 외칠 수 있어 좋고,
그럴때 거침없이 '아~~ xx.. '하고 눈치안보고 궁시렁대도 아무도 매너를 탓하지 않아 좋다.
일행중에 입담이 걸쭉한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골프장에 부킹이 되어있으면 이또한 즐거움이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미지의 그린에 대한 기대감에 미리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前3樂중 으뜸은 골프장으로 향하는 카풀속에서의 대화다.
각자가 그동안 겪었던 골프무용담부터 신변잡사, 돌아가는 세상사까지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못나눴던 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시간이다. 그러니 골프치러 갈땐 왠만하면 카풀을 하자.


라운딩의 가장 큰 즐거움은 역시 스코어가 좋은거다. 하지만 스코어와 무관한 쏠쏠한 즐거움이 있다.
라운딩도중 느낄수 있는 세가지 즐거움 - 中3樂.

오늘따라 잘 나가는 스코어.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이번 홀은 도그랙.
그래.., 오늘 감이 좋으니 대각선으로 맘껏 질러보자.
원없이 휘두른 타구는 잘 뻗어가는거 같더니 끝에가서 말린다. OB. 망연자실. 정말 아깝다.
이때 누군가 들려주는 복음. “몰간~”

한 친구가 퍼팅한 볼이 홀컵언저리 아주 애매한 거리에 멈췄다.
그날따라 짧은 퍼팅이 계속 아슬아슬 빗나가던 그 친구,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있는 동반자들이 얼마나 얄미웠을까.
아무도 말이 없자 급기야는 캐디에게 SOS를 친다. “언니.. 영어할줄 알지? 영어 한마디 해봐.”
“영어요?” 하면서 잠시 뜸을 들인 후 내뱉은 캐디의 한마디 영어에 모두는 자지러지고 말았다.
“마~아~크”...  예기치 못했던 단어에 허를 찔린 이친구, 잠시후 “그거보다 쉬운 단어 있잖아..”.
주고받는 OK.  간단한 영어단어 한마디가 골퍼에겐 큰 위안이 된다.
특히나 나이드신 분들의 경우, 짧은거리 퍼팅시 고조되는 긴장감으로 신체 일부에
무리가 올 수도 있으니 편하게 해주라는게 의사들의 권유다.

예측불허의 반전도 즐거움이다.
쪼루난 볼이 카터길 맞고 그린 앞까지 굴러간다던지, 오비날 볼이 나무맞고 온그린이 된다던지,
해저드로 빠질 볼이 겨울철 빙판맞고 튀어 올라온다던지. 이처럼 죽을게 살아 돌아온 경우
- 이또한 짜릿한 즐거움이다.


즐거운 라운딩을 끝내고 맛보는 세가지 즐거움 - 後3樂.

여름철 땀을 흘린 후의 냉샤워, 혹은 겨울철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을 때의 그 상큼함과
나른함.
그리고 개운한 기분으로 들이키는 시원한 생맥주 맛은 정말 상쾌하다.
그리고 9樂중의 마지막 즐거움은,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돌아가는 차안에서 쏟아지는 졸음에 비몽사몽간을 넘나들며, 언뜻언뜻 남의 얘기를 듣는 재미.
이맛을 즐기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즐긴다.


그렇다면 이런 9樂에 화룡점정격인 마지막 열번째 樂은 무엇인가?  그 마지막 즐거움은...
스폰서가 나타나 이 모든 것을 공짜로 누리게 되는 것.

몰간, OK... 골프에는 원가도 안들이고 남에게 마음껏 줄 수 있는게 있어 좋다.
또 돈 안들이고 거저 주는데도, 그걸 그렇게 고마워하며 즐겁게 받아주는게 골프다.

이래서 골프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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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나니 모든게 홀가분 했다.
꼭 해보고 싶었던 배낭여행을 다녀 오고, 느긋하게 이쪽 저쪽을 배회하며 여유를 한껏 즐겼다.
평소에는 꿈도 못 꾸던 여러가지를 많이 해 보았다.

그중 가장 매력있는 것이 주중골프였다.
주중에 골프를 친다는 것은 나와는 별 세계의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특권인줄 알았는데,
내가 삶의 방식을 선택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 이었고,  
역설적으로 말하면, 직장에서 선택을 못 받아도 가능한 일 이었다. 

골프장 부킹 잘 되고,
그린피도 싸고,
굳이 새벽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
또 오가는 교통도 한가하고...

다 좋은데...  문제가 있었다.
나만 시간이 많다는거다.
같이 갈 만한 사람은 주중에는 시간이 안 나거나, 회원권이 없어 비용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매번 동반자의 비회원 그린피를 같이 부담하자니, 몫돈 들여 회원권 산 의미가 없고...  

방법이 없을까...???  

방법을 생각한 것이 나와 같은 골프장의 회원권을 소유한 사람들의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2002년 9월 동호회에 가입했으나, 그 동호회 내부에서 작은 문제가 생겼다.

결국, 생각이 같은 분들과  그 동호회에서 나와, 2002년 12월 지금의 [시그너스동호회]를 결성했다. 

 
이제 2년반이 된 이 동호회에서 나는 커다란 즐거움과 행복을 맛보고 있다.
대부분이 40을 넘긴 생면부지의 중년들이, 그것도 사이버상에서 처음 만나
이렇게 짙은 정을 나눌 수가 있는건지 나 자신도 의아하고 믿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명보다는 필명으로 호칭되고 통하는 이 모임은 이해관계가 없다보니,  서로가 편안하다.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좋은 분 들이 모여 들었는지, 정말 면접심사를 해도 이렇게 서로 통하는
분들이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골프를 매개로 만났지만, 우리 모임은 골프는 단지 매개일 뿐, 인간적인 情으로 뭉쳐 있다.
잦은 먹거리번개와 부부동반 모임, 그리고 가족 등반모임 等으로 우리는 형제처럼 지낸다.
사회에서는 보통 상하 5년은 친구라지만, 우리는 1~2년 차이에도 형 동생으로 관계가 설정된다.

그만큼 사람들이 살겹다.
그리고, 서로에게 배려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또 믿어주는 아량들이 있다.
또 구속력이 없는 사이버상의 비공식 모임 임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참여와 열정들도 대단하다.

이런 믿음과 열정으로 신설 동호회로서는 처음으로 2003년과 2004년,  2년 연속
에이스골프 선정 최우수 골프 동호회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작년 5월  에이스골프 주관 골프 동호회 연합모임에서, 최우수동호회 대표로서의 인사말을
요청받은 자리에서, 나는 우리 동호회의 특징을 이렇게 표현했다.

' ... ... 시그너스동호회는 세가지가 없는 3無 동호횝니다. 회장이 없고, 회칙이 없고,
회비가 없습니다.   그 대신 우리에게는 다른 세가지가 있습니다.  
정이 있고, 흥이 있고, 그리고, 만남이 있는 동호회.  그게 바로 우리 시그너스동호횝니다.'

내가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 소리가 있다.
내가 어디가서 교수, 의사, 한의원 원장, 기업체 사장들에게서 집단으로 '형' 소리를 듣겠느냐고...

이 모임을 통해 나는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만나,  그동안 직장생활에서 접해보지 못 했던
다양한 세계를 접하고 넓은 시각을 배우고 있다.
 
우리 동호회에서 만난 동생들, 그리고 형님들께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닌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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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발생한 군부대 총기 사고는 정말 어이가 없다.

그날 뉴스를 보고, 집사람이 아들녀석에게,
' 참... 너도 걱정된다...' 그러니, 아들놈이 그런다.

' 왜..?? 내가 총 맞아 죽을까봐?? '

' 아니... 네가 총 쏠까봐...'

나도 한마디 했다.

' 그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되지만, 차라리 내 아들이 죽는게 낫지,
남의 자식 죽이는 아들 두고싶진 않다.'


참... 슬픈 일이다.
유족들에게 위로를...
:

직원 한명이 금요일과 토요일 아무 연락도 없이 무단결근을 했다.
평소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많은 걱정을 했다.

혹시라도 무슨 사고가 난게 아닌가 하여 강남경찰서에 사건사고 접수 내용을 확인했고,
자취방까지 찾아 갔었다.
핸드폰도 불통이고.

실종신고를 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요즘 특히나 여성관련 범죄가 많아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혹시라도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일시적인 방황이라면,
괜히 시골의 부모님께 괜한 걱정만 끼칠 것 같아 기다렸는데, 오늘 출근을 했다.

죄송하다는 그 직원에게 무사히 돌아왔으면 됐다는 말만 했다.

안그럴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으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기다리는 사람의 답답함이 컸다면, 말없이 잠적했던 본인의 마음은 또 얼마나 시렸겠는가.


그 심정을 이해하기에 더 이상 거론치 않고 불문에 붙였지만,
한가지 느껴지는게 있다.

대우받는 사람은 대우받는 만큼, 대우를 못 받는 사람은 못 받는 만큼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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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삶을 열어준 동호회  (0) 2005.07.05
:

그간 근 반년동안 연습장 한번 안가고,
정모때나 겨우 골프채 한번 잡아보면서도 어영부영 보기플레이 근처에서 맴돌기에,
연습장 가나 안가나 큰 차이가 없네... 하고 여유만만 했는데,
결국 오늘 된통 당하고 말았다.

어쩜 그렇게 철저하게 외면 당하는지...

최악의 플레이를 하면서,
과거의 경력만을 생각하며 노력없이 버티는데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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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호회에서 만난 절친한 후배가 얼마 전 소유하고 있던 골프회원권을 매도했단다.
아마도 지금 운영중인 사업장에 자금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게 그 친구만의 문제가 아닌데...
잘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의 어려운 모습이 보인다.
나도 그렇고...

근데,
나랏님은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씀하시던데...

바쁘신 양반이 직접 돌아다니며 느끼신건 아닌거 같고,

그럼... 
대체 누가 그런 엉뚱한 소리를 들려 주는건지... 
:

실패하는 리더의 공통점 - 실행력의 부족


실패하는 리더의 70%는
단 하나의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실행력의 부족이다.

오늘날 미국 경영자의 95%가 옳은 말을 하고
5% 만이 옳은 일을 실행에 옮긴다.

- 포춘지

:



5월 15일 - 스승의 날.

일요일이라
스승들이 촌지에 대한 부담을 덜고 맘 편히 쉬던 날.

나들이를 나갔다 들어오던 길에
빙수 생각이 났다.

주중에는 주차단속을 하지만,
주말에는 주민의 편의를 봐 주던 곳에
일요일 늦은 저녁이라  늘상 하던대로 주차를 하고는
기분좋게 빙수 한 그릇.


저번~~ 준가요...???
난 돌아버렸다.  

사진 하단에 찍힌 시간은, 일요일 저녁 8시 반이 지난 시각.

이곳에 언제 CCTV가 생겼지 ???
강남구 방범시설.. 죽인다...

오늘까지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데...
내가 미쳐~~~ 
이러면  대체... 빙수 한 그릇이 얼마냐...

왜?
갑자기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이 생각나는걸까..
빅 브러더의 거대한 얼굴이 떠오른다.



:
블로그를 만들어 뭔가 꾸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여행시 마다 메모를 하고 다녔던 노트들을 뒤졌다.

여행을 다니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가급적이면 하나라도 기억하고 싶어
깨알같이 적어 놓은 노트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온다.

그중에서 호주 노트를 집어들고 블로그에 정리를 하다 스스로 기겁을 한다.

1994년 7월 2일 부터 7월 5일.
고작 3박4일간의 메모가 뭐가 이리 많아...
이제 겨우 끝났다.

야~~~ 그러고 보면 내가 미주알 고주알 많이도 적었다.  어찌보면 별 것도 아닌 것을.

그 당시 것을 그대로 워딩작업으로 옮겨 놓으면서 보니 참 우스운 생각이 든다.
11년 전 이야기를 지금 그대로 옮기다 보니, 뭔가 시점도 안 맞고,
지금의 현실과 다른 것도 많을텐대... 생각하니 여~엉~~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다보니,
런던, 파리, 로마, 제네바...  그리고,  마카오와 홍콩, 일본, 미국, 카나다 等의
묵은 일지를 옮길 엄두가 안 난다.

더구나 5주간의 유럽 배낭여행 이야기는... 
배낭여행시 적어 놓은 노트만 봐도 스스로 기가 질린다.

3박4일 여행기를 정리하는게 6일씩이나 걸리는 14부작이 됐으니,
다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해야 하는거야...???


한참의 시간이 지난, 먼 훗날에
아이들에게 아빠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그렇다면 계속 해야하나...

우짜지... 



:
오늘 너무나 큰 실수를 했다.

꼭 가봐야 할 결혼식을
그만... 깜빡하고 말았다.

왜 그렇게 몸이 노곤한지,
아침에 잠깐 눈을 떴다가는 아무 생각없이
바로 다시 잠이 들고 말았다.

오후 늦게 일어나
PDA를 들여다 보는 순간,
스스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럴수가...

며칠 전 부터 잊지 않으려고 모든 약속도 잡지 않았는데...

지금쯤은 신혼여행지에서
새 날을 설계하고 있을 마승호대리...

마음 속 깊이 미안함을 느끼며,
새로 꾸려나갈 그의 미래가  그의 뜻대로 이루어지길 바래 본다.  
:
어제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양말을 신는데,
오~잉~~~ @.@...
오른쪽 양말 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뚫려있다.  그것도 제법 크게.
벗을까... 하다가, 순간적으로 오늘은 아무 약속도 없음이 떠 오른다.
약속이 없으니 신발 벗을 일도 없다.
그럴땐 머리가 왜그리 잘 돌아가는지...

그래...  이왕 빨아 놓은거 오늘까지 신고 저녁에 버리지 뭐...


오전에 문자메세지가 날라온다.
고교동창이 부친상을 당했단다.  가 봐야지...

빈소로 올라가다 갑자기 양말 생각이 났다.  허걱~~   빵꾸났잖아...
상주들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시선의 각도가 딱 양말인데...
이런...  그러니 양말을 벗고 문상을 할 수도 없고.
어쩐다...???   어쩌긴..  방법이 없다.   

동창녀석들이 비슷하게 왔으면 같이 묻어서 하면 좀 날텐데, 
이미 다들 마치고 한쪽에들 몰려있다.

빈소 입구에 서 있는데 앞에서 먼저 문상을 하시는 분은 상주와 뭔말이 저리도 많으신지...
또 하필이면 왜 그때 여자분이 내옆에 서 있는지... 
:
금붕어가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성토를 하고 있더란다.

- 누가 내 기억력이 3초밖에 안된다 그랬어? 누구야? 누가그랬어???
  니들이 재봤어? 누가 내 기억력을 재봤냐구...??? 그리고 또 뭐야...
   음... 음... 음...

그래...
누가 내 기억력이 3초밖에 안된다 그랬어? 누구야? 누가그랬어???
니들이 재봤어? 누가 내 기억력을 재봤냐구...??? 그리고 또 뭐야...
음... 음... 음...

그래...
누가 내 기억력이 3초밖에 안된다 그랬어? 누구야? 누가그랬어???
니들이 재봤어? 누가 내 기억력을 재봤냐구...??? 그리고 또 뭐야...
음... 음... 음...
.
.
.
그 금붕어는 지금도 3초마다 똑같은 항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흔히들 잘 잊어먹는 사람들에게 새대가리, 닭대가리 라고들 하거나,
까마귀고기를 삶아 먹었냐고 한다.
과학적 근거는 잘 모르겠기에,  전방에서 군복무시절 정말 새대가리가 나쁜가? 하는 호기심에
실험을 해본 적이 있다.
까마귀들이 모여있는 곳에 총을 몇발 쏘았더니 깜짝들 놀랬겠지...
혼비백산 달아난 녀석들이 한30분쯤 지나니 죽을뻔한 그자리에 서서히 다시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놈이 그놈인지(경상도 말로 `가가 간지`)는 확인하기가 어려워 모르겠지만,
검증과정을 생략한다면 까마귀의 기억력은 대충 30분이라는 얘기다.
(물론 제깐엔 나의 기억력이나 인내심을 25분이내로 보고 내가 갔으리라 생각하고
다시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어째꺼나 금붕어의 3초에 비하면 엄청나게 진화된 두뇌를 가진게 까마귀다.
인간은 과연 어떨까???
만물의 영장인 사람의 두뇌가 타 동물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거다.
일반적으론 그렇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는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특정집단은 타 동물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
사람의 뇌에 손상이 가면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럼 그외의 특정집단이 또 있다는 얘긴가...???

어드레스를 하면서 여러가지 점검을 한다.
먼저 그립을 느슨하게 잡고, 공을 끝까지 보고,
스윙은 답답할 정도로 천천히 하라그랬지...
팔로 번쩍 들지말고 어깨로 밀고, 백스윙 너무 크지않게, 그리고 힘은 빼야지.
헤드업 하지말자. 팔로우는 목표방향으로 쭉 뻗어주고...

됐지? 아참.. 절대 손목 먼저 돌리지말고...
그리고 스윙은 말 그대로 swing 이지, hitting 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확인한 후, 빼먹은게 없는거같은 생각이 들면서 골프채의 진자운동
- 스윙이 이루어진다.
소요시간 2초!

15초동안의 초치기 암기공부는 2초 - 아니 엄밀히 말하면 채가 올라가는
그 1초도 안되는 순간에 모든게 초기화되고 만다.
골퍼 기억력 2초.

또 있다. 항상 퍼팅이 짧은 나는, 마음속으로 단단히 다짐을 한다.
다음 홀에서는 무조건 생각보다 길게 칠거라고.
하지만 그 다음 홀도, 또 그다음 홀도 내 퍼팅은 변함없이 늘 짧기만하다.
하긴 2초도 안되는 기억력을 가지고 10분후까지를 기대하는 내가 모자른 놈이지...

그러나 금붕어의 기억력 3초에도 못미치는 골퍼대가리의 기억력도 빛을 발할 때가 있다..
아까 홀의 뒤땅 친 칩샷과 그전의 홀컵을 돌아나온 퍼팅이 계속 머리속에 맴돌고 있음은,
나의 기억력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나 자신에게 입증시키고 있다.

에구~~~ 이 웬수야...


* 오늘의 Tip :

마구 버리는게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버리지 않으면 쓸만한게 들어갈 자리가 없다.

습관은 늘 기억보다 앞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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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절.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국민 모두가 다 아는 날.
언론에서도 광복절과 함께 이날을 前後해선 뉴스에도 일본과 관련된 꼭지가
뭔가 하나씩은 나온다.
해마다 하나씩을 새롭게 찾아내는데도 또 새로운 것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역사라는게 참 질곡이 많은 것인가 보다.
이제는 삼일절 폭주족이 화제로 나온다.

한때 反日이 아닌 克日을 해야한다는 건전경쟁 캠페인(?)을 강조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 일본문화의 개방과 함께 일본과의 FTA 체결을 위한 양국간 사전 접촉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문화의 개방이 시작될때 사회각층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다.
일본문화에 대한 맹목적인 모방과 추종으로 문화적 식민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그러나 여파는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한때 정부 주도로 외제사용안하기와 함께 국산품애용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개발시대의 이야기다.
요즘에 국가 주도로 그런 운동이나 캠페인을 하면 국제사회에서 별종취급을 당하고
왕따가 될거다.
요즘은 미국 대통령이 TV 앞에서 일본제품 구매 시범을 보이는 시대 아닌가.

국제사회에서 경쟁하고 생존하기 위해 수용할건 수용하고,
그래도 지킬건 지켜야 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 [지킬 것]의 본질을 파악하는게 쉽지않다는거다.


[자주국방]보다 더 중요한게 [자주정신]이라고 한다.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대주의자로 몰리는걸 엄청난 치욕으로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보다 강대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중 근현대사에 우리와 관련이 많았던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에 대해 정신적으로 밀리는듯한 느낌에는 강하게 저항하고 반발한다.

미군탱크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나 미국의 이라크 파병요청,
일본수상의 야스쿠니신사참배나 독도에 관한 문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 等에 대한 국민감정이 그렇다.

세나라중에서도 가장 묘한 경쟁의식을 갖고있는 나라는 어쩔 수 없이 일본이다.
양국간의 오랜 역사동안 우월의식을 갖고 사실 좀 우습게 생각했던 나라에게 두번에 걸쳐
역사의 일정기간을 잠식당했었다는 지나간 과거의 콤플렉스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일까.
하여간 우리는 일본에게만큼은 지는걸 무지 싫어한다.
일본에게 필요이상의 적대감을 갖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도
일본과의 경쟁에서 지는 것은 정말 싫다.

그런 나의 골프백에 들어있는 14개 골프채중 페어웨이우드 2개와 퍼터를 제외한
나머지 11개는 유감스럽게도 모두 일제다.
이 현실에 대해 골프를 치지않는 사람에게 나름대로 이유를 말하면,
그들은 어디까지 내말을 수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일치시키는게 참 어렵다.
그리고 [지킬 것]의 본질을 파악하는게 역시 쉽지 않다.


* 오늘의 Tip :

말따로 행동따로 하는 것은 참 쉽다.
그보다 더 쉬운건 남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일께다.


-  2005. 3. 1
:
당신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햇수로 8년인가?
옛날에는 변하는데 10년이 걸린다던 강산이, 요즘은 5년만 지나도 그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는데,
나는 8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당신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 그 모습 그대로 있구만.
내가 질긴건지 그대가 질긴건지….
아니면, 내가 무던한 건지 그대가 무던한 건지….
우린 그런 것 조차 따질 겨를도 없이 아직도 서로를 밀고 당기고 있구만.

처음 당신을 TV에서 보았을 때, 사실 충격을 받았었지.
긴장감도 없이 밋밋하게만 보이던 당신. 치고 걷기를 반복하는 당신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마라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아주 평범한 모습이었거든.
당신을 소개하는 TV가 참으로 이해가 안되더군.
게다가 당신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당신을 만나게 되면서, 당신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았지.
예민하고, 변덕스럽고, 엄격하며, 또 많은 준비물을 필요로 하는 당신.
게다가 시샘은 또 얼마나 많은지, 당신에게 끊임없이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

수영이나 자전거, 스케이트만 하더라도 당신만큼 까탈스럽지는 않았어.
그들은 오랜만에 찾더라도 당신처럼 어색하지가 않거든.
조금만 지나면 예전처럼 친숙하게 맞아주지.
하지만 당신은 짧은 기간만 찾지 않아도 투정이 무척 심하잖아.
그렇게 사람을 민망하게 만들어도 되는거야?
당신을 알고 나서 난 처음으로 내가 바보가 아닌가 하는 열등감도 느껴봤고,
수도 없이 당신을 포기해야겠다는 좌절감도 느껴봤지.
당신을 잘 다루는 사람을 보면 부러움과 함께 짜증이 났던 적도 많았고.

물론 당신도 내게 불만이 많겠지. 8년이나 가까이 했으면서 아직도 그 정도밖에 못 해 주냐고.
그리고 왜 나 못난 탓을 당신 탓으로만 돌리냐고.
맞어 맞어… . 결국은 다 내 탓인 걸… 왜 내가 모르겠나.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게 있어. 당신과 다투지 않고 조화롭게 당신에 맞추도록 마음을 비울꺼야.
당신이 소개 시켜주는 아름답고 공기 맑은 곳에서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당신과 즐기기로 했어. 어때? 잘 생각했지?

결혼을 하면 신혼이 지난 후 권태기를 거치고 그 후엔 묵은 정으로 산다는데,
우리도 8년이면 신혼도 지났고 권태기도 지난 게 아닌가 싶어.
우리도 어느덧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고 보고,
이제는 서로가 상대를 이해하며 살자.
아울러 우리를 이어주는 모든 가족들 -클럽, 공, 장갑? 모두를 아끼며 살자.
그동안 당신과 나의 불협화음 때문에 뛰쳐나간 공들만 모아도 수십 박스는 되겠지.
그 수많은 공들은 지금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금 맘에 안 든다고 방출하는 그런 조변석개는 더 이상 하지말자.

이제 겨울. 당신을 가까이하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는 계절이 아닌가 싶어.
그래도 내년 당신과 좀더 즐거운 봄을 맞기 위해 게으름을 피우면 안되겠지.
당신은 어차피 모든 사람이 늘 당신 주변에 쉼없이 머물러 주기를 바라니까.
17홀 내내 애를 먹이다 마지막 18홀에서야 살짝 마음을 열고, 또 만나자고
유혹하는 당신이 뭐가 좋다고 내가 이러고 있는지 원…   참, 나도 속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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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5 롱홀 - 티샷이 벙커에 안착했다.
갈길이 먼데.. 웬 벙커래???
해결사로 3번우드를 불렀다.
너만 믿는다. 제발...
주인의 이 애타는 심정을 너는 잘 알고있지???

하지만, 믿는 도끼에 찍히는 발등은 마음이 무지 아프다.
우드는 주인의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에 편승해 볼을 좌측 숲으로 날려 보내고 만다.

다시 돌아온 파5 롱홀.
어찌된 셈인지 오늘은 롱홀마다 티샷이 벙커다.
이번엔... 다시 부른 우드3번.
하지만 이번에도 우드는 주인의 힘들어간 어깨를 제어하지 못한다.
쪼루...

그날 밤 나는 어둠 속의 천정을 바라보며 고해를 했다.
나의 교만함을 고백하고,
나의 우둔함을 자책했다.
그리고 거꾸로 쳤어야 함을 깨달았다.

고수가 아니라면 벙커에서는 아이언을 치는게 정석이다.
레이업을 한 후 우드를 잡아도 늦지 않는다.
[드라이버 - 우드 - 아이언] 이나, [드라이버 - 아이언 - 우드]나  동원되는 무기는 똑같다.
단지 순서만 바뀔 뿐이다.
그러나, 과정과 결과는 왕왕 엄청난 차이가 난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이해가 안될 때가 있지만,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조금은 구석기시대 동굴벽화에나 있음직한 이말이 가끔은 맞을 때가 있다.
특히 운전시에 절감하곤 하는 이말이 골프에도 맞는거 같다.

하수일수록 돌아가자.
마음이 급할수록 거꾸로 쳐보자.
그렇게해야 한다고 동굴벽화에 글을 새기듯 내 마음에 각인을 하고야  그날 밤 잠이 들었다.

1주일후.
얄굿게도 똑같은 홀에서 똑같은 벙커에 공이 들어갔다.
그래서...
거꾸로 잘 쳤을까...???

난 또 우드를 잡았고,
끓어오르는 열기를 누르기위해 바둥거려야만 했다.
세컨샷... 벙커 둔턱맞고 제자리..
세번째 샷은 誤飛.

그날 밤, 나는 다시 어둠 속의 천정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골퍼가 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절이건, 성당이건, 교회건 아무데도 안 다녀도 잘 살꺼다...
해탈이 별건가...


* 오늘의 Tip :

모르고 행하는 잘못은 고쳐질 수 있지만,
알면서 행하는 잘못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욕심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
주변 사람중에 지독히도 골프를 좋아하는 A가 있다.
그는 골프에 대해 모르는게 없다.
국내외선수의 신상과 최근 대회성적, 국내골프장의 개요,
세계 유명골프장의 개요, 골프룰에다 골프이론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골프에 관한 한 A가 있는 곳이 골프도서관이요,  골프박물관이 된다.

때문에 본인은 물론 주위사람들로부터 골프매니아라는 칭호를 듣는다.
본인도 그런 호칭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고, 주위에서도 전혀 이의를 제기치 않는다.

그러면 매니아(Mania)는 무엇일까???
영한사전에는 mania 를 「···광(狂); 열광적 성벽, 심취(心醉)」의 뜻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국어사전에서는 좀더 자세하다.
* 마니아(mania)[명사] [‘광기(狂氣)’의 뜻으로] 어떤 한 가지 일에 열중하는 일, 또는 그러한 사람.  
(예)골프 마니아./컴퓨터 마니아.

그러면 영영사전에는 또 어떠한가? 영영사전을 들여다보자.
영영사전에서는 mania를 an irrational but irresistible motive for a belief or action,
즉, 믿음 혹은 행동을 유발하는 억누룰수 없는 동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모든걸 종합하면 매니아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빠져들어 열중하고,
즐기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A가 골프매니아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A는 내기골프를 무지하게 선호한다. 티샷을 하기위해 티박스로 걸어가면서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기의 방법이다.
내기의 종류와 단가가 그의 골프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냥 편하게 치자고 하면 흔히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럼 무슨 재미로 치냔다.
재미가 없지 않느냐는 얘기다.
이 부분이 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있어서 조건이 없는 골프는 재미가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좀더 나아가면 골프는 내기를 위한 하나의 도구다.

앞서 매니아란 자기가 그일에 열중하는 것이라고 사전적 정의를 내렸다.
A가 열중하는 것은 내기다. 그린에 올라 그가 하는 말은 '몇온이냐?  무슨 퍼팅이냐?' 다.
홀아웃을 하면서 즉시 뒷주머니에서 돈부터 꺼내는 것이 그의 골프다.
엄밀히 표현한다면 A는 골프매니아라기보다 내기매니아다.

물론 내기를 한다고 해서 골프매니아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해야하는] 것과 [해도 안해도 그만]인 것은 다르다.
본질이 뭐냐가 중요하다.

평소 만나고싶었던 사람들과 함께 자연을 느끼며 정담을 나누면서 라운딩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여유롭고 푸근하다.

그런 순수한 골프매니아가 많아졌으면 싶다.


* 오늘의 Tip :

진정한 매니아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즐길 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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