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앱에서 밸롭 운동화 [티바트 프로텍트 1+1] 광고를 보고 사이즈 등 보다 구체적인 정보 검색을 위해 밸롭(BALLOP)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보게 된 신상품 [구름 브리즈 퀵온 워킹화] 체험단 모집 공고.


30인에 해당되는 행운이 오겠나 싶으면서도 호기심에 응모했는데,
2/11일 체험단에 선정됐다는 문자와 함께 2/14일 제품이 도착했다.

여행보다 여행계획 수립 단계가 더 즐겁듯, 제품은 사용하는 재미 못지 않게 언박싱하며 갖는 실체에 대한 기대감이 쫄깃하다.

이쯤에서 궁금했던 것.
체험단 모집 공고에서 컬러는 랜덤이라 했다.
어떤 칼라가 왔을까..

WOW~  내가 당초부터 구매하려 했던 블랙이라니..

내 발볼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보통 수준이지만, 폭이 다소 좁아 보여 발볼이 좀 끼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신어 보니 생각보다 안이 넓은 느낌으로 발이 아주 편하다.
나는 구두는 260mm를 신지만, 등산화 트래킹화 운동화 등 야외활동용 신발은 대부분 265mm가 많아 이번에도 265mm를 신청했는데 볼과 길이 모두 편안하게 잘 맞는다. 사이즈 선택은 평소 각자가 선호하는 운동화 치수를 선택하면 무난할 듯싶다.

발볼이 작은 편인 옆지기의 HOKA 240mm와의 비교해 보니, 25mm가 더 길지만 폭이 훨씬 좁아 보인다.
제품마다 디자인 컨셉이 다르고, 유저 취향에 따라 디자인 선호도가 다르니, 어느 것이 낫다는 게 아닌 제품의 특성을 비교한 것 뿐이다.

표면이 메쉬 소재인 운동화 형태 보존을 위해 안에 보형물까지...

신고 걸어 보니, 눈이 많이 녹기는 했지만 아직 쌓여있는 눈길에 대한 접지력도 괜찮게 느껴진다.
바닥이 너무 푹신하면 오래 걷기에는 오히려 불편하고 피로감이 느껴지는데, 1시간 이상 걸어보니 적당한 쿠션감도 좋다.
경사가 제법 있는 언덕을 뛰어 오를 때는 발바닥에 탄성이 느껴지며 지면으로 부터의 반동감으로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날렵해 보이는 shape의 바깥에 가미된 흰색 라인의 디자인이 산뜻하게 느껴진다. 두툼한 아웃솔로 인한 키높이 효과는 덤.

뒷모습도 깔끔해 보여 앞으로 많이 애용하게 될 듯.

다른 메쉬 소재 운동화에 비해 통풍이 잘 되는 느낌이라 더운 날 착용감은 만족스럽겠지만, 상대적으로 추운 날에는 착용이 어렵다. 요즘 운동화 소재 트렌드가 메쉬니 밸롭만의 문제는 아니다.

브랜드 명칭인 [구름 브리즈 퀵온].
구름 위를 걷듯 편하면서 신고 벗기도 빠르고 편하다는 의미같은데, 구름 브리즈는 공감이 되면서도 퀵온은 처음에는 체감이 안 됐다.
뒤꿈치 꼭지 부분을 높여 구둣주걱 없이도 손으로 잡고 신을 수 있다는 의미로 알았는데, 발목 고정을 위해 끈을 타이트하게 묶을 경우 그것만으로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 번 신으면서 발에 익숙해지니 곡선으로 되어 있는 뒤꿈치 꼭지 부분을 따라 발이 미끌어지듯 들어가는 게 점차 자연스러워 진다.

사족을 달자면, 왼쪽 발목 복숭아뼈가 운동화 옆 라인에 살짝 쓸리는 느낌이 있는데, 일종의 새 신발 증후군(?)으로 좀 지나면 익숙해 질라나..

이렇게 만족스러운 품질의 신상품을 체험할 기회를 준 밸롭 브랜드에 감사드린다. 밸롭 사이트를 보니 다양한 기능의 특장점이 있는 운동화 외에 의류 제품도 있는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른 품목도 이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해 생각지도 않은 복을 받았다.

:


수 년 전 명절을 앞둔 어느 날, 윗 집의 젊은 가장이 찾아 왔다.
"아이가 실내에서 뛰어 주의는 시키고 있는데, 그래도 많이 시끄러우실텐데 죄송합니다." 라며 무언가를 건네 준다.
"전혀 불편함이 없으니 신경쓰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너무 부담주지 마세요." 라는 아내의 말에도 불구하고, 한 두 번 인사 치례에 그치지 않고 수 년간 매년 설과 추석에 한 번도 빠짐이 없다.

아파트에 살며 아이를 키워 본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안 임에도, 요즘 젊은 부부들 답지 않은 훈훈한 정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반복되는 예의에 미안하기도 하여, 몇 년 전부터는 때가 되면 아내도 아이들 간식 등을 준비하여 찾아오면 같이 건네주곤 했다.

그때마다 굉장히 민망해 하곤 했는데, 오늘 외출하려 집을 나서려니, 문 앞에.. 어~~ @ㅁ@~

완전히 기습을 당했다.

옆지기에게 "아.. 이제 치열한 신경전으로 바뀌었네..^^" 하며 건네주니, 옆지기가 그런다. "안 그래도 찾아오면 건네주려고 나도 준비해놓고 있었는데, 나도 문 앞에 놓고 와야 하나..^^"

각박한 사회, 특히, 사회적으로 즐거울 일이 없는 요즘,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마음이 있어 우리가 사는 사회에 여전히 희망을 갖게 된다.

:


언젠가부터 이따금씩 TV화면이 순간순간 어두워지는 느낌이 들곤했다. 촬영현장의 조명 탓인가 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유투브 번인테스트 콘텐츠로 TV 액정 번인현상을 측정해보니 상태가 의외로 심각하다.


안그래도 좀더 큰 화면으로 바꿀까 생각하던 차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가끔 손주들이 오더라도 너무 큰 화면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좋을 게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이즈 업을 포기했다.

그.렇.다.면.

후면 레이블을 보니 제조년월이 2018년 11월.
제조사의 구매일 5년 이내 (구매일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제조일에서 3개월까지) 액정교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액정을 교환후 번인테스트를 하니 너무 깨끗하다.


적은 비용으로 완전 새 TV로 바꾼 느낌.
앞으로 또 5년은 사용하겠네..

:


4년만의 스마트워치 교체.
갤럭시워치 → 캘럭시워치 5 pro.

삼성이 자체 개발한 타이젠 OS를 사용하던 갤럭시워치 시리즈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와 호환성에 한계가 있고, 앱 개발자들의 타이젠 OS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어쩔 수없이 갤럭시워치 4부터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했는데,

첫 안드로이드 OS 탑재후 발생할 수 있는 버그 수정기간을 고려하여 1년 경과후인 금년에 득템 결정.

평소 시계를 액세서리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시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던 내게 스마트워치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진화되는 스마트워치의 기능이 워낙 많아 여기서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지만, 내가 스마트워치를 필수품으로 여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 폰이 무음으로 설정되어 있거나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전화나 메세지를 놓치지 않고 워치를 통해 바로 확인 가능하고,
- 운동이 일상 루틴인 내게 수시로 운동량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
- 그 외, 굳이 휴대폰을 열지 않더라도 문자 송수신, 내비게이션 기능, 날씨 확인도 할 수 있고, 등산이나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나침반이나 고도계 및 위치 트레킹도 가능하다.
- 모델 및 사양에 따라 워치를 통해 전화 통화도 가능.

갤럭시워치 5는 완전치는 않지만 체지방 분석과 체온 측정도 가능한데, 애플워치와의 건강 관련 기능 개발 경쟁에서 누가 먼저 혈당측정 기능을 탑재하느냐가 앞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을 뒤흔들 최대 이슈가 될 거 같다.

내가 타블로이드 탭을 신청했나 착각할 정도로 택배 박스가 커서 놀랐다.

언박싱을 하니 내용물이 허전하다.

시계와 충전기.

스마트워치의 또 다른 재미는 시계 화면을 언제든 쉽게 변경할 수 있다는 거.

지루하면, 또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인포메이션을 포함한 화면을 바꾸는 재미가 쏠쏠하다.

:

변산 격포항에 위치한 [마식당].
4인용 테이블 일곱 개의 단촐한 식당이지만 평일 임에도 손님이 줄을 선다.

오후 8시까지 영업하고 라스트 오더가 7시 임에도 6시 반에 도착한 우리까지 대기번호를 주고 바로 영업종료 팻말을 내건다.

15,000원인 단일 메뉴 '생선구이정식'은 정말 가성비 갑.
다양하면서도 정갈한 밑반찬에 화덕에 구운 세 종류 생선과 백합탕이 제공되는데, 칼칼한 맛의 백합탕에 엄지 척.

쌀쌀하면서 강한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문 밖에서 기다린 20여 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생선구이 좋아하시는 분들 후회하지 않으실 듯.

:


"우리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한글의 오묘함에 대한 반증 표현이다.
해석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는 문서를 작성할 때 토씨 하나라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실제 한글의 조사는 의미 전체의 반전을 가져올만큼 실로 변화무쌍하다.

대표적인 조사가 [도.을(를).은.만.]

일도 잘 한다.
일을 잘 한다.
일은 잘 한다.
일만 잘 한다.

공통적인 건 [일 잘한다]지만, [일] 다음에 붙는 조사에 따라 개인의 품성에 대한 늬앙스는 확연히 달라진다.

[일도 잘 한다]는 절대적 긍정이다.
모든 게 좋은데, 일까지 잘 하는 나무랄데 없는 품성이다.
꼭 써라~ 강추.

[일을 잘 한다]는 중립적 긍정이다.
특별히 알지 못하지만, 일에 대해서는 믿고 맡길만 하다.
써볼만 하다.

[일은 잘 한다]는 다소 보수적 긍정이다.
믿을만 한지는 모르지만, 능력은 있다.
필요하면 한번 써보던가..

[일만 잘 한다]는 회의적 긍정이다.
능력은 있지만, 그리 추천하고 싶진 않다.
잘 생각하고 써~

나에 대한 평가에는 어떤 조사가 붙을지를 늘 생각하며 살자.

:


설, 추석, 그리고, 연미사를 드릴 때만 성당을 찾는 냉담자. (무늬만 신도라는 표현도 스스로 민망하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첫 설.
설 미사를 드리러 성당을 찾았다.
해마다 참석했던 설 미사지만 느낌이 달랐다.

수십 년을 아버지와 함께 올렸던 의식이 이제 그 분을 추모하는 의식이라는 생각에 문득문득 감정이 출렁이며 순간순간 눈가가 찡해진다.
미사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응.

아버지 돌아가신 후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다.
亡者에 대한 잔영이나 감정에 빠져있기보다, 전보다 뵙기 어려울 뿐 여전히 함께 하신다는 생각이 생활리듬을 유지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혼자 한 미사에서 비어있던 공간이 느껴졌다.

평소엔 무심하다가도 여행 때면 꼭 그 지역의 성당을 찾게 되는 어설픈 신도 흉내.
쿨한 척 했지만 은연중에 드러난 아버지에 대한 연민.

믿음과 아버지에 대한 잠재의식을 생각케 한 설 미사였다.

:

한 고등학교 정문 옆에 무리지어 있는 작은 눈오리 15마리.
어쩜 저리 작은 오리를 만들었을까.
눈사람이 아닌 눈동물(?)은 처음 본다.
왜 오리였을까도 궁금.

교직원의 작품인지, 학생의 작품인지,
아님, 지나는 행인의 작품인지 알 수 없으나,
저런 동심의 여유로움과 푸근함을 나눌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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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출국 전일 아들이 우리(아빠 엄마 동생)를 집으로 초대했다.
코로나 방역지침에 의해 인원 수와 영업시간 등의 제약으로 외부에서 만나기엔 여러 제약도 있었지만, 자기가 직접 만든 음식으로 또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동생 저녁 한번 해주고 싶단다.

오랜 유학생활로 인해 아들이 음식 만드는 걸 즐긴다는 건 진즉 알고 있었지만, 과정을 지켜보니 손놀림이 제법 매끄럽다.
그렇게 직접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만들어 올려놓은 메뉴들.
오늘의 Food Code는 프랑스.
생각 이상으로 가짓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내가 아들 너무 잘 키운 거 같아.." 아내의 조크에, 내가
"김 여사님 너무 생색내시는 거 아닙니까?" 라고 받자,
며느리가 나선다. "어머니 생색 내셔도 돼요~ 게다가 맛있잖아요."

딸의 클로징 "아~ 오빠~ 너무 감동이야.. 눈물 나올 거 같아~"
평소 애정 표현에 인색한 츤데레 오빠의 마음이 와닿았던 모양이다.

아들~ 덕분에 좋은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 가졌어. 고마워~

:


남한산성 불당리 초입에 위치한,
명리학을 오랜 기간 연구하셨다는 분과 그 분의 다섯 제자분들이 운영하는 명리학 카페 화통.

계곡가의 아담하게 잘 꾸며진 조경이 한번쯤 쉬어 가고픈 푸근함을 주는데,
거문고 연주의 팝송과 가요 음악에 취해 창밖을 내다보다 보면 하염없이 늘어지는 듯한 안락감에 시간의 흐름을 잊게 된다.

2층은 상담을 겸한 몇 개의 룸으로 구성되어 있어 몇몇이 편하게 환담을 나누기에도 좋고, 상담없이도 이용 가능하다.

:


오전 9시 40분 여객선으로 금오도를 떠났다.
10시 40분쯤 돌산공원에 도착하여 자산공원까지 운행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 왕복후,

올 때 패스한 참장어거리를 찾아 하모샤브샤브를 맛보는 게 오전 일정.

그.런.데.
가끔 겪지만, 세상 일이 늘 내 뜻대로만 움직여지지 않는다.

케이블카 매표소에 도착하니 창구가 닫혀있다.
'너무 이른가..'

화장실에 들르니 물이 안 나온다.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분기 한번 하는 케이블카 정기점검일이란다.
정기점검일에 맞춰 화장실 저수조 청소도 하고.

작년 홍천 자작나무숲을 찾았을 때 휴일이었다.
발왕산을 찾았을 때도 케이블카 휴일이었다.
인제 곰배령을 찾았을 때는 폭우로 입산 금지.
이런 징크스가 계속되면 어디든 동행 찾기가 힘들어지겠지.

여하튼, 갑자기 스케쥴을 강탈 당한 기분.
돌산공원에서 한 시간 여를 보내기도 지루하고,
다른 곳을 들리기엔 시간이 애매하고,
그렇다고 바로 참장어거리로 가기엔 너무 이르고..

'이번 여정은 하모샤브샤브와 인연이 아닌가보다' 생각하며
완주로 향한다.


Bye 금오도, Wait 완주~

:


비렁길 코스 중간에는 화장실이 없다.
각 코스의 기점과 종점에만 있다.
이 화장실이 내가 꼽는 금오도의 베스트 원탑.
국내외 겪어본 여행지 공중화장실 중 주저없이 엄지 척.
(아.. 포르투갈 산악마을 몬산투의 화장실도 있었다)

규모가 크거나 내외부가 소위 럭셔리하진 않다.
내가 주목한 건 청결도.
외관은 허름한데, 화장지와 세면대의 물비누는 물론, 화장실마다 에어타올이 아닌 페이퍼타올이 비치되어 있다.
바닥에는 휴지 한 장, 물 한 방울 떨어진 것이 없다.
모든 화장실의 청결도가 한결같은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여수시에서 실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월 급여 50만 원의 화장실 관리요원 공모를 하는데, 신청자가 줄을 선다고 한다. 작은 시골 섬에서 50만 원 소득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경쟁이 심하고, 그만큼 소임에 충실할 수 밖에.

관광객 유치가 중요한 지자체, 소득이 필요한 실버계층, 쾌적한 환경을 원하는 여행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상생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다.


비렁길 4~5코스를 마치지 못해 금오도 비렁길의 완벽한 리뷰라 할 순 없지만, 앞서 너저분하게 두서없이 늘어놓은 이야기들을 요약하면 이렇다.

- 줄기차게 해안을 끼고 도는 비렁길을 연상했다면 아니다.
- 하지만, 다양한 특성을 즐길 수 있는 충분히 걸어볼만한 길이다.

- 비렁길 안내문의 거리와 소요시간엔 +알파가 필요하다.
- 전 코스 당일 완주는 풍광을 음미하기엔 시간에 쫒긴다.
- 비렁길 선택코스로는 3코스가 핵심.
- 교행이 힘든 좁은 길이 많아 1코스→5코스 정주행을 권장한다.
- 5코스→1코스 역주행시 교행이 불편하여 주행시간이 더디다.

-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버스는 일찍 끊기고 택시는 두 대뿐.
- 무연휘발유 차량을 가지고 갈 경우, 入島前 연료 확인 필수.
- 마음에 드는 식당과 마트 찾기가 쉽지 않다.
- 현금을 소지하는 게 좋다. 카드 사용이 불편할 수 있다.

 


미완에 그친 비렁길 4~5코스가 궁금하긴 한데,
400km를 다시 달려가기는 망설여진다.
금오도에 대한 나의 속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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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이 금오도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비렁길 코스가 있는 서쪽 해안은 차량 운행이 안 된다.
동쪽 주 도로에서 비렁길 코스별 경유지인 두포, 직포, 학동, 심포로 차량 이동이 가능하지만,
특정코스에 주차후 코스를 돌고 주차지점으로 걸어서 되돌아오지 않는 한,
어차피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주차한 곳으로 이동할 거라면
굳이 차를 가지고 비렁길 코스로 이동하는 건 의미가 없다.

때문에, 금오도 섬 일주와 안도까지 돌아보고 싶다면 차를 가지고 들어가도 좋지만,
오로지 비렁길만 돌아보는 게 목적이라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이유는 없다.
이 경우, 간단히 필요한 식재료는 여수에서 미리 구입하는 게 좋다.


차를 가지고 들어갈 경우,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금오도에 차는 많은데 주유소가 안 보인다.
가장 궁금했던 거다.
택시 기사님에게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니, 외지인들이 같은 질문을 한다며 알려준 이야기.

주 도로가 아닌 이면도로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금오도에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주유소가 딱 하나 있다.
특이점은, 경유만 취급한다. 무연휘발유는 없다.
때문에, 금오도 주민들이 이용하는 차는 모두 경유차고, 그 중 대부분은 중고차라 한다.
금오도에 정착하고자 처음 들어온 사람 중 무연휘발유 차량을 소유한 사람도 결국 경유차로 바꾼다고 한다.
안그러면 연료를 채우기 위해 매번 배를 타고 여수로 나가야 하기 때문.

그러니 무연휘발유 차량을 가지고 금오도로 들어가는 경우, 금오도로 들어가기 전 연료 확인이 필수다.
안그러면 난감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친환경이 요구되는 섬에서 왜 하필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경유차 시스템이 정착된 것일까.
확인한 건 아니지만, 아마도 소득지수에 따른 경제성이 현실적 요인이 아닌가 유추해 본다.
언젠가는 이곳도 전기차 시스템으로 차츰 변해가지 않겠는가.

차량과 관련된 또 한 가지는, 금오도에는 차량 정비센터가 없다.
타이어나 오일 교환 등 간단한 것은 차주가 직접 하고, 수리를 요하는 정비는 여수로 나가야 하니 이 부분도 참조.


금오도 택시는 부부가 운행하는 카니발 두 대뿐인데,
성수기가 아닌 경우, 한 분이 가사일을 담당하느라 한 대만 운행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학동에서 택시 콜을 위해 전화하니 수신자가 다른 번호를 알려준다.
예약이 밀렸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여성기사님 말씀이 남편이 집에 일이 있어 본인만 운행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부부에게 일이 생기면 금오도에선 택시 이용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택시비는 탑승시 미터기를 꺾고 정산한다.
시간거리 병산제 단가는 좀 높은 듯하지만 호출장소로 오는 콜택시 개념임을 감안하면 납득이 되는 수준이다.
8km 정도 거리에 17,000원 남짓 지불.

버스는 끊겼는데, 택시영업을 하는 부부에게도 일이 생겼다.
거리가 됐든 몸상태가 됐든 걸을 상황도 아니다.
그땐 대안이 뭔가?
숙박을 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숙소에 도움을 청해봐야겠지만,
숙박을 하지 않는 경우엔 정말 어쩔 수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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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점심을 먹었던 직포 삼코스식당을 다시 찾았다.
(달리 찾을 식당도 마땅치 않다)
주문한 갈치조림을 먹고 있는데, 앞 테이블에 자리잡아 메뉴를 고르던 커플이 돌아보며 묻는다.
"갈치조림 괜찮아요?"
"어제 뽈락구이를 먹었는데 괜찮던데요.." 라고 답하니,
일행에게 읊조린다. "갈치조림은 아니라는 거네.."
눈치하고는... 말폼새도 마찬가지...

2코스 중간쯤에서 무릎에 이상을 느껴 등산스틱에 의존하던 옆지기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엄살에 익숙한 성격이 아니라 힘들다는 표현은 안 하지만, 다리 움직임이 3코스를 돌기 힘들어 보인다.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게 어떻겠냐 물으니,
돌아온 답변은 "3코스가 제일 좋다며?"
글쎄.. 그게 좀 아쉽긴 한데, 비렁길 코스의 특징 중 하나가 중간에 빠지는 경로가 없다는 점이다.
일단 접어들면 되돌아 오거나 끝까지 직진이다.

3코스 완주가 가능할까 우려되면서도 옆지기의 강행 의지가 강해 일단 Go~

3코스는 탑 오브 비렁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코스가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길의 구성도 다채롭다.

밟으면 푹신할 거 같은 숲길을 따라가다

몽환적 느낌의 나무 동굴을 지나기도 하고

때로는 다이나믹한 분위기의 업다운이 이어지는 산길과,

탁트인 시원함이 온몸에 와닿는 해안길이 적절히 교차된다.

이날 바람이 엄청 거셌다.
바다와 맞닿은 암반에서는 카메라 셔터 누르지가 쉽지 않을 정도로 몸이 흔들려, 자칫 강한 바람에 떠밀려 바다로 입수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할 정도.
스틱에 의존해 겨우 몸을 지탱하는 옆지기는 아예 바다와 접한 지점에는 다가올 엄두를 못냈다.

코스의 곳곳에서 보여주는 자연은 멋스럽다.


그런데, 사실 저 멋진 풍광들을 일단 카메라에 담아놓기만 할 뿐 그 순간엔 제대로 즐기질 못했다.

점점 고통이 심해 등산스틱에 끌리다시피 걸음을 옮기는 옆지기의 상태가 안쓰러우면서도
딱히 취할 조치가 마땅치 않다.
가파른 업다운이 자주 이어져 업는 것은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길 폭이 워낙 좁아 옆에서 부축하기도 쉽지 않다.
그저 스틱에 의존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을 바라볼 뿐이다.

그렇게 이동시간이 지체되다 보니, 그리 늦은 시각이 아님에도 마음이 급해진다.
산에서는 어둠이 언제 찾아올 지 예측이 안 되기 때문이다.

3코스에는 길바람통전망대와 매봉전망대가 있는데,
조급한 마음에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분명히 지나왔을테고, 사진들을 담은 어느 지점에 있었겠지.

그나마 제대로 기억에 남은 출렁다리.
출렁다리를 지나 10분여를 걸으니 3코스의 종점이자 4코스의 기점인 학동이 멀리 모습을 드러낸다.


무사히(?) 학동에 도착하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울러, 극심한 고통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3코스를 완주해준 옆지기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오후 4시 40분. 5시도 안 됐는데 버스는 끊긴 듯하다.
바로 택시를 불렀다.
예약된 손님이 있어 30분쯤 기다려야 한단다
예약이 많이 밀려있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그나마 30분이라니 다행이다.

우리보다 10여분쯤 후에 도착한 남자 둘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쑥떡공론끝에 걸어서 마을을 떠난다.
그들도 택시를 불렀는데, 한발 앞선 우리로 인해 대기시간이 길어져 그냥 떠난 게 아닌가 싶다.
금오도 대중교통이 이렇다.

:


1코스와 2코스의 연결지점인 두포.
금오도에 사람 발길이 처음 닿은 곳이 두포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를 마중나온 이 고양이가 금오도 고양이의 적통 후손인가..

 

두포마을을 가로질러 2코스에 진입하기 직전 잘 다듬어진 꽃들이 우리를 배웅한다.

 

다소 경사가 있는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니 순해보이는 훈견이 2코스 수문장인 듯 바위 틈 낮은 곳에 몸을 낮춘 채 지나는 사람들을 탐색하고 있다.

2코스 초입은 차량이 다니는 시멘트 포장도로라 비렁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걷는 재미가 없다.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도로가 끝나는 산중턱 지점에 작은 마을이 있다. 굴등마을이다.
굴등마을에는 민박을 겸한 식당(식당을 겸한 민박인가?)도 있다.

처음 보이는 집 앞 그늘막 아래 차량 두 대가 서있다.
'오~ 렉서스까지..?' 그곳 사시는 분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이 섬에서 수입차 정비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이 창고같은 헛간 우측에 있는 작은 길 계단으로 내려가면 굴등전망대가 있다.

 

굴등전망대는 2코스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있어 잠시 코스에서 벗어나 일부러 들리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다.
코스에서 그리 멀게 벗어나진 않는다.

 

이곳에 거주하는 분들의 생활방식이 궁금하다.

 

섬 기후의 특성인 태풍이 왔을 때 지붕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지붕 아래 쪽 기와 위에 돌을 줄로 연결하여 올려놓은 모습이 이채롭다.

 

들꽃은 이리 평화로운데,

 

비렁길 2코스는 굴등마을을 지나면 고르지 않은 돌길이 대부분이라 걷기가 불편하다.

 

마을 주민의 안녕을 기원했다는 촛대바위를 지나면 2코스와 3코스를 이어주는 직포가 보인다.

 

 

2코스에서 우리는 예기치 못한 난관을 겪는다.
내 친구들이 인정할 정도로 평소 웬만한 산행에는 어지간한 남성 이상의 지구력과 스피드를 갖춘 옆지기가

갑자기 양 무릎에 심한 통증이 왔다.
어찌해야 하나..
일단 직포에서 점심을 먹으며 무릎 상태를 보고 지속여부를 결정하기로 한다.

:


비렁길 1코스는 함구미에서 시작된다.
숙소에서 함구미까지는 5km 남짓.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체력을 아끼기 위해 숙소 인근의 여천여객선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여천항 인근도 돌아볼겸 9시 20분 첫차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각에 숙소를 나서

여천터미널에 거의 다달았을 즈음 터미널을 떠나는 버스가 보인다.
이런.. 9시 20분이 첫차가 아니었나..
충분치 못한 정보로 40분의 시간을 잃은 게 아쉽지만,
이제 비렁길 경험을 시작하자.

 

함구미항의 비렁길 초입.

 

길 양 옆의 나무가 맞물려 터널같은 느낌을 주는 도로가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운반하여 널었다는 미역널방.
그만큼 바람과 햇볕이 좋은 곳인가 보다.

 

미역널방에서 바라본, 해안을 따라 데크로 조성된 비렁길 1코스.
'이래서 비렁길~ 비렁길~ 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내 가슴을 뛰게 만들며 멋스럽게 다가온 길.

 

이때만 해도 거의 모든 비렁길이 이렇게 조성되어 있는 줄 알았다.

이곳에서 바라본 미역널방.

절벽을 보니 문득 노르웨이의 Prekestolen이 떠오른다.

 

오붓한 분위기의 수달피비렁전망대.

 

고려 명종 25년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금오도에 절을 세운 기록에 의거 송광사 절터로 추정되는 곳.
지금은 아무 흔적없이 낡고 색바랜 안내표지판만 존재한다.

 

비렁길은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걷다보면 동백나무 군락도 지나고, 대나무 숲도 지나며, 길 옆의 작고 예쁜 들꽃들을 무수히 만나게 된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도 주는 비렁길의 특징 중 하나는, 길 대부분이 한 사람이 걸을 정도의 폭이라는 것.
교행이 힘들 정도로 폭이 좁기 때문에 비렁길은 1코스부터 시작하는 정주행이 바람직하다.

5코스에서 시작하여 1코스로 역주행할 경우, 마주오는 사람들과 통행에 불편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모습이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해 흑백 톤으로 담아봤다.

 

멋진 풍광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덧 비렁길 1코스의 끝이자 2코스가 시작되는 두포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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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도 비렁길의 구간별 거리와 평균 소요시간은 이렇다.
1코스 : 함구미 ~ 두포 (5.0km, 2h)
2코스 : 두포 ~ 직포 (3.5km, 1h30m)
3코스 : 직포 ~ 학동 (3.5km, 2h)
4코스 : 학동 ~ 심포 (3.2km, 1h30m)
5코스 : 심포 ~ 장지 (3.3km, 1h30m)

비렁길 구간별 거리 합계는 18.5km이고, 소요시간 합계는 8시간 30분이지만, 이 수치엔 함정(?)이 있다.
위 코스별 거리와 시간은 각 코스의 시작지점 표지에서 종료지점 표지까지의 수치다.

문제는, 실제 돌아보니 앞 코스의 종료지점이 다음 코스의 시작지점이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 2코스의 끝 표지는 위 사진 직포마을의 왼쪽 끝 지점에 있지만,

3코스의 시작 표지는 마을을 벗어나는 오른쪽 끝 지점에 있다.

그러니까 비렁길 전 구간을 완주할 경우,

1코스 시작지점에서 5코스 종료지점까지의 실제 거리는 18.5km가 아니라,

각 코스 사이의 마을을 가로지르는 거리만큼 더 늘어나고, 소요시간도 그만큼 증가하는데,

자료의 수치는 이 부분이 누락된 수치다.

실례로 자료상 1코스~ 3코스 거리의 합은 12km지만,

스마트워치 운동 앱에 기록된 1코스 시작점에서 학동마을 중심까지의 거리는 14.1km였다.

 


비렁길을 어떤 방식으로 도느냐는 선택의 문제다.

▣ 하루에 비렁길 전 구간 완주를 원할 경우

평균 소요시간에 중간 마을을 가로지르는 시간과 점심식사 시간을 포함하면 10시간은 잡아야 하는데,

평소 걷기에 익숙하고 체력이 받쳐준다면, 그리고, 유유자적하지 않는다면 9시간 이내로 충분하지만,

오전 일찍 서둘러야 하고, 그렇더라도 해가 짧은 계절에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 좀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경우
이틀에 나눠 도는 게 좋은데, 이 경우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숙소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동선이 가장 편리한 방법은

1일차 오후에 1~2코스를 돌고, 직포에서 1박후 2일차에 3~5코스를 마치는 것.

다른 지역의 보다 안락하고 운치있는 숙소를 택한 경우는

1~2코스를 마치고 직포에서 숙소로 돌아와 다음 날 다시 직포로 들어가 3~5코스를 마치는 것인데,

문제는, 금오도의 대중교통망이 제한적이라는 것.

버스노선이 세 개지만 운행 대수가 적고 마을별 연계가 원활하지 않은데다,

평일에는 오후가 되면 버스운행이 조기 종료된다.
때문에 버스 이용이 어려울 경우 섬의 두 대뿐인 택시를 이용해야 하지만,

운행예약이 밀려 있으면 기다려야 하거나, 어쩔 수 없이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 일정에 여유가 없거나 걷기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특정 구간만 선택할 수 있다.

금오도에 오전에 들어와 오후에 나가는 당일 코스다.
이 경우 가장 선호하는 코스가 3코스. 다소 아쉬우면 4코스까지. 개인적으로는 1코스도 좋았다.
단체가 임대버스로 들어와 특정 지역에 일행을 내려놓고 약속된 지역에서 합류하여 돌아가는 당일 여행도 많은 듯하다.

:


관광객이 금오도를 찾는 이유는,
모두 다섯코스로 구성된 비렁길 때문이다.
비렁은 벼랑의 사투리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름만으로는 섬의 벼랑을 따라 길이 나있다는 거고,

그만큼 걸으며 즐기는 바다와 섬의 경관이 좋다하여,
섬과 둘레길 마니아들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치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금오도 비렁길은 나에겐 다소 실망스럽다.
비렁길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다.
비렁길에 대한 나의 이해에 오류가 있었던 듯하다.
내 뇌리에 스며든 비렁길의 모습은,

이렇게 해안과 절벽으로 접한 섬 중턱의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바다와 섬의 정취를 만끽하는 둘레길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의 비렁길은 아쉽게도 많지 않다.

비렁길 코스의 많은 부분은 산길 형태다.
이런 길을 걷노라면 기대했던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전혀 안 보이는 건 아니다.

비렁길을 걷노라면 중간중간 해안과 연결되기도 하고,

비렁길 코스에서 잠시 벗어나 전망대를 다녀올 수도 있지만,
비렁길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늬앙스와 다녀온 분들의 소감을 종합하여 설정한 나의 과도한 기대치와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바다를 보며 걷는 코스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태안의 청사포수목원을 권하고 싶다.

그렇지만, 내가 설정했던 이미지와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 비렁길은 굉장히 걷기 좋은 둘레길이다.
다만, 비렁길에 대해 나와 비슷한 기대와 실망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지 몰라 금오도를 찾을 분들의 판단을 돕기 위함인데, 이 또한 개인의 사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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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도는 자동차 도로가 섬의 동쪽에만 있다.
서쪽에는 금오도를 찾는 이유가 되는 비렁길 다섯 코스의 도보만 가능하며,

동쪽 자동차 도로에서 비렁길 코스별 기종착 지역과 횡으로 간선도로가 연결된다.

여수의 명물이라는 하모샤브샤브도 패스하고 오후 2시 반 여객선을 탔던 이유는,

입도(入島) 당일 여유롭게 자동차로 금오도의 동쪽 탐방을 하기 위해서다.

점심을 거르고 왔기에 숙소 체크인 후 식당 탐방에 나섰다.
금오도가 비렁길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섬이라 신선한 해산물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의외로 식당 찾기가 쉽지 않다.
몇몇 식당 간판이 눈에 보이는 곳은 민박집에서 운영하는 듯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구분이 안 되고 내부를 기웃거려봐도 기척이 없다. 게다가 수퍼나 마트도 찾기 어렵다.
금오도에서 뭔가를 구매하려면 동쪽 중간지점쯤 중심가인 남면에 있는 하나로마트를 이용해야 한다.

우리는 비렁길 코스 검색시 찾은 곳과 펜션의 추천이 일치한,
비렁길 2코스와 3코스의 분기점인 직포의 삼코스식당을 찾았다.

봄볼락구이로 점심을 해결하고 동쪽 도로를 따라 내려가 금오도 동남단 끝에서 다리로 연결된 안도로 들어갔다.
안도 중앙의 상산을 기준으로 대각선으로 나뉜 동고지마을과 서고지마을은 차로 한바퀴 도는 걸로 만족.

서고지마을은 좌측의 대부도와 노란 색의 예쁜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폭이 좁아 차량 진입은 불가하지만, 그리 길지 않으니 걸어서 대부도를 건너갔다 오는 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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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리에 차를 싣고나니 불현듯 북유럽여행이 생각난다.

덴마크 히르찰스에서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샌드로 가는 페리에 차를 태우면서 얼마나 설레였는지..
벌써 5년이 지났다.
그러고보니 노르웨이를 여행하며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여객선에 차를 많이 태웠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신기항을 떠나 20여분이 지나니 금오도 여천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여객터미널에서 불과 5분도 안 되는 거리의 숙소 [솔레이유].

옥상과 연결된 좌측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래로 내려간다.

1층과 2층의 가격차는 2만 원.
우리는 2층에 묵었지만, 돌아보니 1층에서의 view도 충분히 훌륭하다.

 

옷장과 가방 등 휴대품 수납공간이 없는 게 옥의 티지만,

어차피 실내에서 오래 묵을 건 아니니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고,
뽀송뽀송한 느낌의 정갈한 침구만으로도 충분히 상쇄가 된다.

 

아침에 눈을 떠 침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Goooood !!!

 

금오도의 식당은 기대에 못미친다.
식당이 많지도 않지만, 주변에 보이는 식당은 메뉴와 내용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오히려 식자재를 준비하거나 식당에서 회를 take away 하여 숙소 테라스를 이용하는 게 한결 깔끔하고 운치있다.

 

상당히 넓은 욕실에는 2인용 월풀도 구비되어 있다.

금오도의 다른 숙박시설에 대해 모르지만, 솔레이유 펜션의 시설과 조망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2박 이상 투숙시 1일당 1만원 할인.

:


몇 년 전 지인으로부터 함께 가보자고 제안 받았던 금오도.
어떤 곳인지 궁금해 금오도 관련자료를 노트북에 keep해 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노트북 여행폴더를 뒤적이다 그때 금오도 자료를 보고는 불현듯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계획 5단계.
장소 - 일정 - 코스 - 숙소 - 교통.

◈ 장소는 정해졌고,
◈ 주말은 직장인들을 위해 공간을 비워주는 게 백수의 도리이니 일정은 주중 3박4일로.
◈ 금오도에서의 코스는 당연히 비렁길이 주가 될테고, 금오도만 들어갔다 바로 올라오긴 그러니, 올라오는 길에 BTS로 인해 유명해진 완주 한옥마을을 들러보기로 한다.
◈ 숙소는 금오도에서는 바다 조망이 좋은 곳, 완주에서는 당연히 한옥에서.
◈ 교통편은 잠시 KTX를 고려했으나, 운전이 좀 피곤하더라도 차를 가지고 가는 게 아무래도 짐 휴대 와 동선 조정 등 움직임이 용이하겠지.

이렇게 갑작스레 계획을 잡은 금오도 - 완주 여행.
여수와 금오도에는 선착장이 여러 곳이 있다.
따라서, 여수에서 금오도로 들어가는 경로도 다양한데,
돌산 신기항 ↔ 금오도 여천여객선터미널 코스가 운행시간, 차량탑재, 소요시간 등에서 가장 적합해 보인다.

 

(P.S : 여객시간표 등의 자료에는 신기항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정작 지도에는 신기항이 없고 신기선착창으로 표기된다.)

▶ Tip : 차를 가지고 가는 경우 네비 목적지에 신기선착장이 아닌, [금오도비렁길여객터미널]을 설정해야 한다.
이름만으로는 마치 금오도에 있는 비렁길 인근 터미널 같지만, 신기선착장에서 400여 미터 거리의 여객터미널 명칭이다.

오후 2시 30분 여객선을 타기 위해 8시 45분에 집을 나섰는데,
줄기차게 비가 내린다. '그래도 이 정도 비면 배는 뜨겠지..'
소심한 기우마저 불식시키려는 듯 여산을 지나니 비가 그친다.
하지만, 천안까지 차가 붐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당초 계획은 여수 참장어거리에서 하모샤브를 맛보고 신기항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여객선의 차량 적재용량을 몰라 자칫 2시 30분 승선을 못하는 거 아닌가 싶어 바로 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오후 1시 25분 도착한 금오도비렁길여객터미널에는 이미 금오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 초보운전 스티커를 달고 서툴게 움직이는 앞차를 보고 답답하다며 짜증을 낸다
A : 초보운전이라잖아. 너 처음 면허 땄을 때 생각해봐~
B : 무슨 소리야.. 난 면허 따고 바로 고속도로 탔네..
A : 길을 몰라 그럴지도 모르지..
B : 네비 뒀다 뭐하냐고..
A : 사람마다 능력이 다를 수 있어.
B : 그러니까 능력이 안 되면 나오질 말던가.. 이건 민폐라고..

# 성경과 찬송가 책을 들고 다니는 게 번거로워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미사 앱을 열고 기도문도 따라 읽고 찬송가도 부르며 열심히 미사에 참여하는 도중 노신부님의 일갈이 들린다.
"주님을 모시는 시간에 핸드폰을 보는 건 주님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易之思之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라는 의미이지만,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려 해도 결국 생각의 근원은 내 뇌이고, 내 뇌는 내 경험과 논리에 근거하여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처지가 다를수록,
상대 입장에서 이해하려 하면 할수록,
더 답답해진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그래서 알 수가 없는 처지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자식 키우는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육아에 대한 가치관이 다를 경우,
이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넌 도대체 누굴 닮아 이러니?"
자신의 유전자를 가진 내 자식마저 이해하지 못 하는데..

환경과 능력이 비슷해도 통용되지 않는 게 역지사지다.
그러니, 역지사지라는 말을 빌어 경험해보지 못한 상대 입장에서 이해하려 애쓰기 보다, 차라리 자신이 난감했던 비슷한 경험을 되살려 보는 게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더 실효적일 수 있다.

삼자 입장에서도 그렇다.
상대를 이해 못 하는 걸 답답해 하기보다, '아.. 이 사람은 저 사람을 이해하지 못 하는구나..' 하며, 상대 처지를 이해 못 하는 사람을 내가 이해하는 게 낫다.

급격히 변화하고 진화하는 문명의 습득 여건이 다른 환경에서 역지사지는 어쩌면 또 다른 갈등의 요인일지도 모른다.

 

:


2년 가까이 요양병원에 계시는 친구 아버님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연명치료거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설을 지낸 며칠 뒤, 마침 강의를 듣는 어학원 아래 층에 있는 건강보험관리공단 지사에 들러 연명치료거부등록을 했다.

등록신청 의사를 밝히고 신분증을 제시하니 연명치료거부에 해당되는 사항에 대한 안내 팜플릿을 건네주는데, 첫 번째가 심폐소생술.
담당직원에게 "응급상황이나 갑작스런 비상상황에서 아예 손 놓고 있는 건 아니죠?" 웃으며 물어보니, "물론입니다. 연명거부는 의사 판단으로 장기간 소모적 치료가 예견될 때 가족과 협의하에 적용됩니다."

아울러, 연령치료거부등록은 언제든 본인 의사에 의해 취소가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아이들에게 연명치료거부등록 신청사실을 알려줬다.
"그러니 의사가 더 이상 치료가 회복에 의미없다는 판단을 주면, '어찌해야 하나..' 서로 눈치보지 말고 쿨하게 정리를 하면 된다.
의미없는 시간낭비 돈낭비로 마음고생 하지 말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간 찾아올 수도 있는 아빠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주는 선물이야."

아들은 "뭘 그런 얘기를 벌써 하느냐" 하지만, 사람 일은 예견할 수가 없으니, 결정할 수 있는 건 미리미리 해두는 게 좋지 않은가.
주변인들에게 얘기를 하니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며칠 전 연명치료등록거부 증서가 왔다.

등록거부라는 어감 때문인지 공식명칭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증]. 이제 의료전산망을 통해 내 意思가 의료기관과 공유되겠지.

동봉된 설명서를 보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
- [연명의료결정법]이 2018년 2월에 도입됐다는 것
- 세계에 유래가 없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제도라는 것
-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

:

매달 모이는 대학동창들의 모임이 코로나로 인해 열 달 가까이 중지됐다.
최근까지 대학에서 강의를하던 친구의 제안으로 zoom을 이용한 모인 온라인 모임.

금요일 오후 9시부터 두 시간여 함께 한 온라인 모임은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다.

각자 선호하는 술 한잔씩 마시며 함께 한 온라인 모임의 장점은,
- 자기 선호하는 술을 마시며
- 선호하는 안주를 택하는데다
- 그럼으로써 자연스레 더치페이가 되고
- 오버 드링킹을 하더라도 귀가 걱정이 없다는 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온라인 정모가 이어질 듯하다.

: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

팀 내 동료를 저격하는 이 문구를 올린 스타 배구선수는
이 글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과거가 드러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던 자신이 과거 누군가에 대한 가해자로 직격당할 줄 상상도 못 했겠지.

미투와 학교폭력 등 유명인들에 대한 과거 피해자들의 폭로가 나올 때마다 여론이 들썩인다.
소셜미디어의 사회적 기능과 문제점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지만,
사회 속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개인의 행적이 드러날 개연성이 높아지는 게 현실이라면 이제 개인과 부모들이 선택을 해야 한다.

논란이 될만한 행동을 하지 말던가,
그렇지 못했다면 대중 앞에 나서길 포기하던가.

부모들 역시 성장과정의 무분별한 행동이 자신이 꿈꾸는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시켜야 할 명분이 생겼다.

:

부모님의 결혼 71주년.
아버님이 거동을 하실 수 없어 종일 침대에만 누워 계시고 인지능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같이 자리는 못 하시지만,

내년에도 두 분이 함께 이 날을 맞는다는 보장이 없어 더욱 의미있는 날.

 

증손주가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대신해 할머니 곁을 함께 했다.

혼자서도 지탱하기 쉽지 않은 세월을 함께 나누신 두 분께 축하와 경의를 표한다.

:

에스키모人은
우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하염없이 걷는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음이 추스러지면
그 지점에 막대기를 꽂고 돌아온단다.

그리고, 또 우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동일한 방향으로 또 걷는단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뭘까...

걷다가 전에 꽂은 막대기를 보기 전에 마음이 가라앉았으면, '전보다 살만 한데 내가 괜한 투정을 부리는구나." 생각하고,

진정이 안돼 계속 걷다 전에 자신이 꽂아놓았던 막대기를 지나치게 되면, '전에 내가 별 것도 아닌 일에 낙담을 했구나.' 하며 과거 자신의 무기력함을 자책하는..

어떤 경우에든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에스키모人의 스트레스 지수 측정법이 언뜻 단순무식한 듯하지만,
곱씹어 볼수록 굉장히 지혜롭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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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山行다운 山行.
강원도 평창의 해발 1,458M 발왕산을 찾았다.

용평리조트에서 발왕산을 오르는 코스는 두 가지.
[엄홍길]과 [구름길].

좌측 능선을 빙 둘러 오르는 엄홍길이 거의 직선 코스인 우측 구름길에 비해 아무래도 거리가 훨씬 길다.

우리는 저명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즐겼다는 엄홍길로 올라가 구름길로 내려오기로.

이미 많은 낙엽이 쌓여 만추를 느끼며 낙엽 밟는 소리가 힘듦을 잊게 할 정도로 정겹게 귓가에 와닿는다.

정상 근처에 도달하니 모자를 바꿔 써야 할 정도로 바람이 매섭다.

1458M 발왕산 정상.

정상으로 올라갈 땐 하나였는데, 다녀오는 사이 누군가 짝을 만들어줬다. 혼자 있을 때와는 달리 한결 덜 쓸쓸해 보인다.

5월(?)인가 새로 오픈했다는 스카이워크.

거센 바람으로 입장이 통제된 게 못내 아쉽다.

왼쪽 봉우리가 스카이워크에서 바라 본 발왕산 정상.

또 다른 등산로 입구인 구름길로 하산.

지난 달 중순경 "발왕산 한번 갈까..?" 제안한 친구에게
"덕분에 오랜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했네.. 고마워~" 하자,
이 친구 웃으면서 "아니..내가 고맙지.. 난 그냥 별 의도없이 한번 던져 본 건데, 네가 그걸 덥석 받네.."

ㅎㅎ~~ 말이 씨 된다더니, 알찬 열매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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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청평면의 호명호수를 찾았다.

 

호명호수까지는 차량 진입이 불가하고, 호수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버스 운행이 일시 중단된 상태라 도보로 올라간다.

 

주차장 입구에서 호수까지는 3.8km로 포장이 잘 된 왕복 2차선 도로지만 계속 오르막이라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평소 걷는데 익숙하지 않은 경우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거리.

 

호명호수는 양수발전을 위한 물을 저장하기 위해 고도 560m 정도의 산 위에 조성한 인공호수다.

 

호수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만으로도 호수의 높이를 가늠할 수 있다.

 

발전(發電)이라는 목적성이 뚜렷한 인공호수이다 보니, 강수량에 의존하지 않고

안내도에서 보듯 청평호에서 물을 끌어올려 저수한다.

 

호수에 다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거북상.

'호수에 웬 거북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거북의 등이 태양광 집적판이라고.

거북이 뒤 숲 속에 보이는 팔각정은 호명호수 홍보관.

 

호수 둘레를 우측으로 돌면 산 위에 위치한 갤러리 카페로 오르는 진입로가 있다.

 

갤러리카페 위에서는 둘레 1.6km의 호명호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갤러리카페 내부 구경을 하고 싶었으나, 커피 마실 생각이 없었기에 안그래도 손님이 없어 고민중인 주인장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패스.

 

등산겸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방문하려면 경춘선 상천역에서 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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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설악면의 [들풀]과 [오롯이꽃]은 식사와 디저트 패키지 코스다.

수북한 연꽃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기 때문이다.

 

주차를 하고 내리면 이런 모습이 펼쳐진다.

오른쪽이 카페 [오롯이꽃]. 그 맞은 편에 식당 [들풀]이 있다.

 

먼저 [들풀]에서 식사를 하자.

[들풀] 입구.

 

연잎밥을 안 먹어도 되면 오른쪽 청국장정식.

그 중 초롱정식과 민들레정식의 차이는 오직 잡채의 有無.

 

초롱정식을 시키니 먼저 요렇게 내준다. 이를테면 에피타이저?

오른쪽 위는 들깨스프. 가운데 위는 잘게 쪼갠 누룽지에 소스 첨가.

구운 달걀을 먼저 내주는 게 다소 특이하지만, 꼭 먼저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니..

요게 정식. 거창하진 않지만 딱 먹을만큼 나온다. 청국장이 일품.

 

[들풀]에서 바라본 카페 [오롯이꽃].

무협영화에 나오는 객잔과 유사한 형태.

2층에서의 조망이 궁금했는데, 오픈하지 않아 아쉬웠다.

 

맞은 편은 [오롯이꽃] 오른쪽에서 외부로 이어진 복도형 테라스.

봄 가을엔 저 곳에 자리잡는 것도 좋을 듯한데, 나가보니 좀 덥다.

 

연꽃 조망이 좋은 최고의 좌석.

눈 앞에 펼쳐진 연꽃이 마치 오케스트라를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비 오는 날의 정취도 좋을 듯. 연꽃 건너편에 보이는 게 [들풀].

 

[오롯이꽃]에서는 (커피도 있지만) 꽃잎을 재료로 한 국산차가 제격이다. 직접 구운 빵도 입맛을 당긴다.

주인은 다르지만 [들풀] 영수증을 제시하면 10% 할인.

 

흔히 접하기 어려운 풍성한 연꽃에 마음이 풍요로웠던 순간.

 

잘 꾸며진 조경이 전체적으로 친근감과 아늑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이곳에 조금 못미처 보였던 [네자매 평강막국수]에도 차량이 꽤 많던데, 거긴 언제 가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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