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딸의 결혼에 이어 지난 토요일 아들이 결혼했다.

딸의 경우 국내에서 한 결혼이 아니었으니 그러기도 했지만, 아들의 결혼에도 청첩장을 만들지 않았다.

주기적인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야 자연스레 알게 됐지만, 그외 누구에게도 개별 연락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왜 청첩을 안 하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거창하게 국내경기 침체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세대가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시점이라 가까운 분들께 부담을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데,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라 덧붙였다. 


내 나름으로는 정을 나누는 분이라 생각하여 청첩을 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참석을 못 하면,

상대는 미안하거나 부담스러울테고, 나도 내심 서운한 마음이 들지 않겠나.

내가 평소 마음에 두고 있는 대상에게 괜한 서운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청첩장을 돌리지 않으면 어차피 내가 알리지 않았으니 누가 오지 않더라도 서운할 이유가 없다. 

아름아름 알게 된 사람이 뜻하지 않게 찾아주면 오히려 너무 고마운 거고. 


주변에서 우려섞인 염려의 말씀을 자주 들었다.

내 외도와 달리 서운해 하는 분들이 계실 거라는.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죄송스런 이해를 부탁드려야겠다. 


"아들이 지난 토요일 결혼했습니다.

가까이 정을 나누던 분들께 사전에 개별 연락 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마음에 소홀함이 있었던 게 아니라,

앞으로도 서로 더 편하게 다가가고자 함이었으니, 

제 속 뜻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거듭 죄송함과 함께 변함없는 정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사족]

페이스북에 올린 위 내용을 보고 지인 한 분께서 스타벅스 쿠폰을 보내주셨다.

이런 문구와 함께.

"이건 절대 축의금 아니고, 평소 좋아 하는 형님 큰 일 치루셨기에 차 한잔 대접하는 겁니다 ㅎㅎ

입 맛에 맞으실지... ㅋㅋ"


얼마나 정겹고 고마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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