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에 해당되는 글 652건

  1. 2007.06.29 실용적 창의(創意)란... 15
  2. 2007.06.27 나는 변화를 어떻게 대하는가? 8
  3. 2007.06.19 [연개소문]과 [대조영]이 남겨주는 과제 7
  4. 2007.06.05 사람들은 내가 살아가는 모습으로 나를 평가한다. 15
  5. 2007.05.30 그러니.. 어쩌라고...??? 18
  6. 2007.05.15 아파트 장터에서 배운 경쟁력 13
  7. 2007.05.03 믿음이 만들어내는 세상의 멋 8
  8. 2007.05.02 구두방이 찾아주는 추억 20
  9. 2007.04.30 만화도 배달이 되네... 7
  10. 2007.04.20 한국인임이 우울했던 화요일 13
  11. 2007.04.19 극락도 살인사건 6
  12. 2007.04.18 당당함이란... 16
  13. 2007.04.17 Who is winner ??? 당신의 선택은...??? 16
  14. 2007.04.07 호기심 + 부러움 13
  15. 2007.04.04 때론 우유부단한 유연함보다 흔들림없는 독선이 낫다. 7
  16. 2007.03.22 누구든 혼자 위로 올라갈 수는 없다. 7
  17. 2007.03.21 겸손이 맞은 편에 있는 시소타기 3
  18. 2007.03.21 次善의 美學 - 순리에 맞는 次善이 억지 最善보다 낫다. 6
  19. 2007.03.14 이쯤되면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23
  20. 2007.03.08 듣기와 말하기 12
  21. 2007.03.06 16
  22. 2007.02.28 아이디어란... 8
  23. 2007.02.14 사는 사람만이 산다. 9
  24. 2007.02.12 피하는건 자격을 포기하는 것이다. 7
  25. 2007.01.28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16
  26. 2007.01.10 나의 올바른 가치는...
  27. 2007.01.07 깊은 뜻? or 무감각?? 11
  28. 2007.01.02 2007년 첫날 밤의 [명.암] 14
  29. 2006.12.28 음식값에서 느끼는 양극화 10
  30. 2006.12.20 나에게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세가지 10
창의란 대중적이지 않은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창의도 대중에게 외면당하면 기행(奇行)에 지나지 않는다.

대중적이지 않았던 것을 대중화시키는 것 - 그것이 실용적 창의가 아닐까.
 
:

변화를 창조하며 만들어 가는 사람은 늘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고,

변화를 알고 적응하며 따라가는 사람은 늘 재밌는 삶을 사는 것이며, 

변화가 온 것을 모르는 사람은 늘 똑같은 삶을 속 편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변화를 알고도 거부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힘들고 피곤한 삶을 살게 된다.

 

:

지난 주 SBS 역사드라마 [연개소문]이 종영됐다.
MBC의 [주몽]이 종전의 히트를 치면서 [연개소문]에 이어 등장한 것이 KBS의 [대조영]이다.
[연개소문]과 [대조영]은 고구려 말기라는 비슷한 시대적 배경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그 [연개소문]이 100회로 막을 내린 것이다.
혹자는 [연개소문]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혹자는 [대조영]이 더 재밌다고도 했다.
그거야 사람마다 취향이나 기호가 다르니 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두 드라마를 매회 꼬박꼬박 챙겨 보지는 못했지만, 그때그때 극중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채널을 돌려 가면서 보았다.
연개소문의 집권과정과 말년도 궁금했고,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해 나가는 과정도 내 머리 속에서는 무척 희미했기 때문이다.
고구려의 멸망에 이은, 고구려 유민에 의한 발해의 건국은 고등학교시절 내가 암기한 것만으로는
내 머리 속에서 복원이 안 되는 단절된 국사였다.
 
이렇게 참 궁금한게 많았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본 드라마였지만,
[연개소문]의 마지막 회를 본 후, 나는 궁금증이 풀리긴 커녕 혼란만 커졌다.
두 드라마 속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차이점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몇가지만 예로 들어보자.


고구려의 항복과 연개소문의 죽음은 어느 것이 먼저 인가?

드라마 [대조영]에서는 연개소문 死後 아들들이 연개소문의 직위인 대막리지에 대한 권력다툼을 벌이고
그후 고구려가 당나라에 항복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막을 내린 [연개소문]의 마지막 회에서는 연개소문이 죽기 전 당나라에 항복하는 것으로 설정이 됐다.


연개소문과 양만춘은 어떤 관계인가?

[연개소문]에서 양만춘은 연개소문이 집권할 당시에는 대항세력의 맞은 편 위치에 있었으나,
연개소문 집권 후에는 그와 뜻을 함께 하는 동지의 관계로 끝까지 선린관계를 유지한다.
그렇지만, [대조영]에서의 양만춘은 연개소문에게 대립각을 세우는 정적의 위치다. 
 

고구려 말기 군부의 계보는 어떠했는가?

[연개소문]에서 대조영의 아버지 대중상 장군은 연개소문이 집권을 위한 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연개소문 진영의 핵심인물로 자리잡으며, 안시성의 양만춘 장군과는 대등한 반열로 자리매김 한다.
하지만, [대조영]의 대중상은 양만춘 장군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핵심 수하로서,
오히려 연개소문에 의해 멸문지화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


당나라 장군 설인귀의 주 활동연대는 언제인가?

[대조영]에서 설인귀는 고구려가 멸망하고 발해가 건국 되어가는 과도기를 보여주는 지금도 극중에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연개소문]에서의 설인귀는 이미 노장군이다. 


당나라의 두 장군 설인귀와 이적의 관계는?

[대조영]에서 두 사람은 상극의 관계지만,  [연개소문]에서의 두 사람은 전혀 갈등의 여지가 없는 충직한 장수들이다.



연개소문과 양만춘의 출생과 사망년도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없다.
그러기에 정확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 진실에 대해 자신있게 답할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역사적 근거가 정확하지 않은 드라마는 어차피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작가와 연출자는 드라마로서의 재미와 시청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강조하고자 하는 콘텐츠에 따라 시대상황과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다소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다..
어찌보면 史記에 나와있는 단 몇 줄의 기록만으로 한 시대의 생활을 실감나는 역사로 만들어 나가는
그들의 능력에 경의를 표해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 주말 거의 비슷한 시간에, 역사적 사실과 인물에 대한 각기 다른 설정을 접하며
역사에 대한 백지상태의 시청자들이 겪는 혼란은 어쩧게 해소해야 하는가.

특히, 이제 국사에 대해 눈을 뜨는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이해를 시켜야 할런지 걱정이다.

:
과정이 좋고 결과가 좋을 때 사람들은 나를 인정한다.

과정이 좋고 결과가 좋지 못하면 사람들은 나를 동정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좋더라도 과정이 안좋으면 사람들은 나를 비난하게 된다.

:




언젠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
절벽아래에서 이 표지판을 보고
무척 암담했다.

그러니까...

일단정지하라는건지...
서행하라는건지...
빨리 가라는건지...
아님, 가지 말라는건지...

결국,
알아서들 가라 ???

그래도 여기는 철조망이라도 있다만,
아무 대책없이 [낙석주의] 표지판만 있는 곳이 아직도 많다.

:


대형 수퍼마켓과 아울렛매장에 밀려 이제는 시골에서도 보기 힘들다는 장.
그 장터가 거꾸로 서울 한복판을 파고 들었다.

매주 토요일이면 아파트를 찾아오는 토요장.
얼마나 잘되는지 오후에 가면 남는게 없다.

젊은 청년들의 장사 수완이 보통이 아니다.
그들이 어머니뻘 되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각종 채소와 과일들을 팔아제끼는 언변을 들으면 깜짝깜짝 놀란다.
주부들이 자지러지며, 마치 사지 않으면 안되는 것 처럼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 젊은 친구들이 언제부터 이걸 했기에 저 정도로 능란한가...'  경이로움을 느낄 정도다.   
각 품목별 좋은 것을 고르는 법, 수입품과의 차이점 等 정말 아는 것도 많다.


시장개방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기존의 영역에서는 죽는다는 소리가 나온다.
FTA가 체결 될 때도 모든 농촌을 죽이는 행위라고 했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틈새는 있고, 기회는 존재하는 법이다.

장터의 야채상 젊은이들에게서 경쟁심이라든지 생존이라는 어휘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이 보인 것은 열정이었고, 그들의 표정에서 읽은 것은 자기 일에 대한 즐거움이었다. 


자기 일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
어쩌면 그것은 가장 강한 경쟁력인지도 모른다.
  
:
서커스의 공중그네에서 몸을 날리는 사람은, 잡아주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동작이 움추러들 수 밖에 없다.

상대방에 대한 믿음에서 힘찬 도약의 자신감이 생기고, 그 자신감이 아름다운 곡예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그렇게 믿음에서 창조되는 것이 아닐까... 

 
:




중고등학교시절,

교복을 입던 그 시절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치 중의 하나는
구두를 신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폼이었다.

학생이 광택을 내고 다닐 수가 없었기에
당시 유행하던 소재는 자연피라고 하는 
부드러운 소재의 가죽이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고급브랜드 칠성제화를 신기 어려운 학생들이 애용하던 곳은
동네의 수제화 구두방. 

동네에서 맞춘 구두를 신고는 그렇게 좋아라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길을 지나다 영세 맞춤 구두점을 보니
갑자기 그 시절이 생각나며, 왠지모를 정겨움이 솟는다.

명품 브랜드와 대형 브랜드, 그리고 수많은 중소형 브랜드에 밀려
자기 가게 외의 대중적인 장소에는 선보이기가 힘들겠지만,
그래도 저 가게의 주인은 구두와 평생을 함께 했을 것이다.

다음에 저 곳을 지날 땐 내 구두도 한번 맞춰볼까...

:



신호대기를 하고있는데, 오토바이가 앞에 선다.

만화배달???


라이파이, 수색대, 레슬러, 검은도복. 영광의 마운드, 폭풍의 그라운드, 외인구단, 투견...
아주 오랜 전의 생각나는 만화 제목들...
그래도 기억나는게 있네...   신기하다.

박기정, 박부성, 장훈, 장미나, 이상무, 향원...
내가 즐겨찾던, 그 당시의 그야말로 베스트 만화가 들이다.

두통이, 오징어, 정의한, 간사한, 독고탁, 백두산...
내 어린시절 정서를 함께 했던 주인공들...  
그 외 많은 정겨운 주인공들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는 것이 마치 죽마고우들의 이름을 까먹은 것처럼 안타깝다. 
 
초등학교 때는 만화가게에 가서 만화를 보면 딱지를 줬다. 
생각해보니 지금의 쿠폰 개념이다.
딱지 다섯장을 모으면, 프로레슬링 중계를 하는 날 TV를 볼 수 있었다.
TV 수상기가 흔치않았던 시절이기에 그 딱지의 효용가치는 무척이나 컸다.
다음 날 학교에 가서 대화에 낄 수 있느냐가 가름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는 만화가게에서 보기보다 빌려다 보는 편이 많았다.
중학생이 만화가게 앉아있는 모습이 스스로도 좀 그랬던가 보다.
하지만, 이것도 리스크는 있다.
부모님께 꾸지람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많이 바뀌긴 바뀐 모양이다.
만화까지 배달이 된다니... 
그만큼 경쟁이 심하단 얘긴가...

한번 해보고 싶기도 한데...
무슨 만화가 있는지, 제목을 알아야 시키지...
:
지난 화요일은 참으로 우울했다.
오전부터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던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사건의 범인이
오후 늦게부터 한국계 학생으로 밝혀지면서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더니,
그날 밤 늦게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필리핀 현지보고, 성매매에 빠진 어학연수]를 보고 다시 충격을 받았다.


총기난사사건의 범인에 대한 뉴스를 접하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공통된 걱정을 하였을 것이다.
크게는 비자면제 프로그램 등 앞으로 한미 양국간의 관계에 미칠 영향서 부터,
현실적으로 미국에서 영주권 취득을 목표로 하거나, 불법체류 중인 교민에 미치는 불이익 등 한인사회에 대한 우려,
그리고, 유학을 보냈거나 또 보내고자 하는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걱정...

일단, 오늘 아침 신문을 통해 본 미국 정부의 입장이나 사회적 분위기는 우려했던 것 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한거 같다.
우리 정부의 조문사절단 파견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는 정중히 만류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미국내 개인의 범죄행위로 규정할 일이지, 국가가 나서면 오히려 민족감정으로 악화될 수가 있다는 논리다.
그리고 다민족 다인종이 용해되며 사회를 꾸려나가는 미국의 입장에서도 특정 민족을 대표하는 듯한 입장은
앞으로의 미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더구나 이 사건은 국가간의 테러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참으로 미국다운 발상이다.
어떤 때 전 세계를 자기들 뜻대로 좌지우지하려는 미국의 행동이 불만스럽다가도,
이런 모습을 보면 그들의 냉철한 합리성이 참 얄미울 정도로 부럽다.  


총기난사사건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 간거라면,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필리핀 여성들, 그것도 대부분이 미성년자인 여성을 상대로 성관계를 갖는다는
PD수첩의 내용은 수많은 여성의 인생을 앗아간 것이었다.

유학생들은 이메일주소와 핸드폰번호만을 남겨놓고 귀국을 하고,
혼자 남겨진 필리핀 여성들은 낙태수술 비용이 비싸 아이를 낳고 만다는데,
이렇게 한국남성과 필리핀여성 사이에 태어난 [코피노]가 엄청나다는 내용이다.
물론, 귀국한 학생들은 이메일주소와 핸드폰번호를 바꾼 채, 그후 인체 연락도 없다.

한때 우리 나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일본 관광단의 기생파티가 크게 사회문제화 됐던 적이 있었다.
또 한때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일본인들의 섹스행각으로 인해
일본인들을 섹스애니멀이라고 까지 비난하지 않았던가.

성매매 자체가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일이긴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래도 돈에 의한 거래를 했다.
매매나 거래라는게 상대가 있고, 수요와 공급의 합일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꼭 돈을 주고 산 사람만을 탓할 일만도 아니다.     

그런데, 프로를 통해 나타난 필리핀의 한국유학생들은 사랑이나 어학실습을 미끼로 필리핀 여성들을 농락했다고 한다.
유학생의 인터뷰에도 그런 멘트가 나온다.
'돈이 없으니...   생활영어를 배우는데는 그게 제일 좋다...'

차라리 돈을 주고 산 성거래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하겠다.  젊은 나이니까...
하지만, 사람의 감정을 이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용서할 수 없는 비열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이번 총기난동사건으로 일반 국민사이에서는 한국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비난을 하는 계층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편견이나 불이익은 없다는 것이 미국정부나 사회단체의 공식 반응이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도둑이 제발 저리듯, 매우 찜찜하고 미안해하고 있다. 
현지 교민사회에선 희생자 가족을 위한 모금행사도 한다고 한다. 

인터뷰에 응한 필리핀 여성들은 대부분 한국 유학생들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믿을 수 없는 나쁜 사람들이며, 주위 친구나 지인들에게도 한국학생들을 조심하라고 충고한단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미국 사회단체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한 반응이 없는데,  
필리핀은 사회단체에서도 한국인들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 필리핀 피해여성들에 대해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거나, 
한국유학생들이 무책임하게 뿌려놓은 코피노를 위한 모금운동을 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리고, 산 사람은 죽은 가족을 마음 속에 담고, 살아가며 서서이 기억 속에서 분해시킨다.

하지만, 태어난 아이들은 크면서 말을 한다.
자기 아버지를 찾을 것이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돈과 갈등 속에 방황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경제적으로도 많은 고통을 겪을 것이다.

죽음은 과거지만, 삶은 현실이다.
또한, 과거의 고통은 잊혀지지만, 현실의 고통은 계속 이어진다.


지난 화요일은 한국인으로서 참으로 우울한 날이었다.
:





오늘 현재 예매율 1위.

안그래도 오랜만에 국내 제작 미스터리극이라는데 호감이 가던 차에 예매율까지 1위라니 한번 보자.
추리극에 대한 국내 제작수준이 어떤지도 궁금하고, 제목도 왠지 끌린다.
[혈의누]를 보고 다소 실망했던 터라 그 기대가 더 컸는지도 모른다.


공포영화의 특징적 구성은 일단 무대를 제한된 공간으로 좁혀놓아야 한다.
등장인물이 그 무대에서 빠져 나갈 구멍이 없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인물들이 다가오는 위험으로부터 조여드는 듯한 느낌을 받게되고,
그런 밀폐된 공간에서 발버둥치는 모습이 관객에게 더욱 공포감과 긴장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포영화, 특히 제한된 공간에서의 연쇄살인에 있어 등장인물은 보통 10여명 안팍이다.
영화를 끌고나가는 긴장을 조성하고 증폭시키려면 주인공 격인 핵심인물 두세명이 필수고,
그 두세명의 초점을 흐리게 해야하는 인물 한두명, 또 아무 의미없이 둘러리로 따라다니는 인물 역시 두세명 정도,
여기에 극의 초반에 순차적으로 희생당해야 하는 사건전개형 소모성 등장인물이 역시 두세명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스테리극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끝까지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도록 만드는 치밀한 구성과,
등장인물 상호간의 숨막히는 갈등구조로 인한 팽팽한 긴장감 유지,
그리고, 아무도 미처 예상치 못한 마지막 반전이 아닌가 싶다.
공포물인 경우에는, 장면과 동작 하나하나에서 섬뜩함이 느껴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극의 긴장감을 더 고조시키는 배경음악은 감초.
      

이 영화 역시 [혈의누]와 같이 무대를 섬으로 설정함으로써, 기본이론에 충실했다.
등장인물은 섬 속의 인물만 17명.

영화 끝부분에 밝혀지는 살인사건의 전말을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것은
현재 상영 중인  미스테리 추리극에 대한 예의가 아닌거 같아 닫기로 하자.

단지, 이 영화가 왜 에매율 1위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미스테리극은 시간이 흐를수록 긴장감이 더 고조되고, 피해자가 생길 때 마다 섬뜩한 느낌이 계속되어야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긴장이 풀리고, 피해자가 생기는 순간에도 졸립기까지 하더니, 나중에는 짜증이 난다.

배우들의 대사, 특히 광기어린 절규와 비명이 소음처럼 귀찮게 느껴지고,
배경음악도 화면의 긴장감을 전혀 살리지 못하며 따로 노는 느낌을 받았다.
한마디로 음향작업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아역배우들이 그나마 열연을 하는 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표정에
너무 괴기스러운 분위기와 광기를 담으려고 억지를 부린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지가 않다.
종반 이장 집에서의 집단대치상황 - 사실상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만한 장면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살인범으로 지목한 사람에게 자백할 것을 압박하고, 당사자는 극구 부인하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이 장면에서 관객은 숨이 넘어가야 한다.
관객이 쥐죽은 듯이 숨을 죽이고 호흡이 멈출만큼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져야 하는 것이다.
배우들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포스가 느껴져야 하고,
그럼으로써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 곳곳으로 끌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모든게 엉성했다.
배우들의 표정과 대사는 물론, 각자가 서있는 위치와 움직임의 동선이 너무 산만했다.
총구를 들이대고 언제 방아쇠를 당길지 모를 긴박한 상황에서 각 배우들이 취하는 모션은 너무나 어설펐다.
각자가 따로 노는 듯한 액션이, 조성해야할 긴장감을 오히려 와해시키고 있었다.
더구나 이해가 안가는 것은, 그 순간의 카메라앵글이다.
어정쩡한 거리의 앵글이 전체 화면을 가설무대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 모든 부조화에서 순간 개그콘서트가 생각났다.

등장인물 17명.
가끔 롱샷으로 보이는 섬의 가옥 수에 비하면 주민 수 17명은 너무 적다.
하지만, 미스테리 연쇄살인의 전개 측면에서 보면 17명은 너무 많다.
그러다보니, 한명 한명이 공포 속에서 관객의 피를 말리는 소임을 다하며 죽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세명의 희생자가 나오고, 종반에도 긴장감없이 몇 명이 죽고, 나중에는 누가 왜 죽는지 이유도 모르게 죽는다.
요즘 한 개그프로에서 유행하는 말, '아무 이유없어~~~'   
17명을 죽이려니 바쁘기도 했겠다.  


'이장이 섬에 들여놓아서는 안될 것을 들여놓았다.' 는 쪽지.

영화는 이 메모를 줄거리의 상황반전을 꾀하는 중요한 모티브로 활용하려 하는데,
제발 이 쪽지를 인식해 달라는 듯, 앞뒤 연결없이 너무 억지로 중요성을 부각시키려고 밀어부치는거 같아 부담스럽다.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솔직히 이 쪽지가 영화의 중요한 반전에 어떤 연결고리로 작용한건지 나는 모르겠다.

막바지에 박솔미가 박해일에게, '당신이 내가 당신을 따라 이 섬에 들어오게 만든거 아니냐? 왜 그랬느냐?' 라고
항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섬에 들어오기 전, 그 두사람의 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다.
박솔미가 형사와 나누는 마지막 대화까지, 모든게 실망스러운 영화다.

가끔 나오는 절단된 팔다리도 너무 고무같다는 티가 나고,
하여간 되게 무서운 영화를 만들려고 무지하게 애를 쓴 흔적은 보이는데, 그게 오히려 안스럽다.
한국 미스테리극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기까지 하다.

예매율 1위인 것을 보면 뭔가가 있긴 있는 모양인데, 나의 영화보는 시각으로는 그 의미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하긴 뭐...  나도 예매를 했으니까...   

그런데, 무서워서 혼났다는 사람도 있으니, 
역시 어디까지나 나만의 겉핥기일 뿐 이 영화의 정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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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함이란, 할 말을 하고 자신있게 행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당함에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예의가 수반되지 않으면, 그 당당함은 당당함이 아니라, 오만함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


큰 판이 벌어졌다.

블러핑을 하자니 한명도 아닌 모두의 패가 영 찜찜하고,
그렇다고 모두를 인정하기에는 내 패도 너무 아깝다.
모두가 서로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선택은... ???
:


강남역에서 교보타워 쪽으로 걷는데,  이게 왠 줄서기 ???



대체 저 안에 뭐가.. 아니, 누가 있길래...???
아마도 어떤 연예인이 저 안쪽에 있는거 같은데,
스타에 대해 열광한다는 것은 그만큼 스타가 되고싶기 때문이 아닐까.

저 중엔 꼭 보고싶다는 것보다 누군지가 궁금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걸보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질시보다는 부러움이, 부러움보다는 호기심이 앞서는 모양이다.
:
한미 FTA 인 KUFTA가 체결됐다.
아직 양국 국회의 비준 동의절차가 남아있지만, 일단 국가간 협상은 끝난 것이다.

협상이 막바지를 향해 갈수록, 비례해서 반대 목소리도 극에 달했는데,
재미있는건 그간 노대통령에 대해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온 3대 일간지가
이번엔 모두 FTA를 지지하고, 심지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는 점이다.

노무현 대통령.
아마 정상적인 임기를 역임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 그렇게 철저히 대통령 대우를 받지못한 경우도 없는거 같다.
노대통령 특유의 언행에 따른 잘못도 있을테고, 선동적인 반대논리의 영향도 있겠지만,
국민들, 특히 중산층과 서민들이 먹고살기가 힘들었다는게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오죽하면, 아무 연관이 없는 사사로운 일까지도 대통령 때문에... 라는 말이 나왔겠나.
물론, 백성들이 먹고 사는 것을 챙기는 것이 나랏님의 중차대란 직분이니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건 사실이다.  

나 자신 노사모도 아니고, 나 또한 최근에 비춰지는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얼굴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번 FTA 진행과정을 바라보면서, 지도자의 새로운 덕목을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반대논리가 심한 가운데, 특히나 자신의 지지기반 마저도 모두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누구라도 이렇게 밀어부칠 수가 있었을까???


FTA 반대론자들의 반대논리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시기상조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하더라도 좀더 역량을 키운 뒤에 하자는 얘기다.
둘째는, 모든 면에서 버거운 상대인 미국과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논리다.
세번째 반대 이유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세가지 모두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 진정한 이유는 못 된다고 생각한다.
위의 이유들은, 늘 소극적인 사람들의 논리다.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도 늘 지금은 아니다.
크게 불편한게 없는데, 굳이 불확실한 미래를 맞기 싫은 까닭이다.

버거운 상대와의 싸움을 피한다면, 더 큰 발전은 생각할 수 없다.
비유가 좀 그렇지만, 하다못해 조폭들도 세력 확보를 위해 늘 강한 집단에게 도전을 하는게 아닌가.  
강한 세력과의 경쟁을 회피하는 집단은, 오히려 자기 밑에서 올라오는 새로운 세력의 도전에 붕괴되기 마련이다.  

국민적 합의라는 것은 이상형이다.
다양한 이익집단이 존재하는 현실구조에서 모든 집단의 이익을 살린다는건 불가능하다.
단적인 예로, 이번 협상에서 가장 민감하게 말도 많은 소고기 개방만 하더라도 그렇다.
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임에도 판매자의 입장과 소비자의 입장은 다르다.
판매자야 경쟁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문제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기값이 떨어지면 반가운 일이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전체적인 규모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그런다음,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소외계층에 대한 반대급부를 모색하면 된다.


구한말 쇄국정책과 일본 메이지유신은 이후 두 나라의 역사를 종속의 역사로 바꿔놓았다.
두 나라의 역사뿐 아니라,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통해 동남아 전체를 넘보는 열강으로 변해간 것이다.

변화와 개혁은 반대를 밟고 생성된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었다는 정조에게는 암살음모까지 있질 않았는가.

박정희 대통령의 고속도로 건설, YS의 금융실명제,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투자,
그리고, 조선산업과 제철산업의 투자 때 마다 반대의 목소리는 컸다.     
그때도 역시 반대론자들은 시기상조라는 이유와 역량이 안된다는 현실론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런 우려에도 우리는 지금 그것을 우리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역사는 다수의 반대를 극복한 지도자의 소신과 집념에 의해 진화되고 진보되는 법이다.
물론, 지도자의 소신과 집념이 늘 옳았고,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무리수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걸은 역사도 얼마든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없이 창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시도 - 실패 - 끊임없는 도전의 반복에 의해 지금 이 시대의 문명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KUFTA를 이끌어낸 노대통령에게 높은 평가를 하고 싶은 이유도,
그가 자신의 지지세력을 잃으면서까지 전체적인 국익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체결내용의 손익계산을 떠나,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지않고 소신을 지켜나갈 정치지도자가 얼마나 될까.
그런 면에서 그간의 입장을 바꿔 반대농성을 벌이는 일부 정치인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합리적인 것도 좋다.  오랜 시간을 두고 끈질기게 국민을 이해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끝없이 시간만 보내며 아무런 결정을 못 내리는 것 보다,
지도자에겐 때론 욕을 먹더라도 소신있게 밀고 나가는 독선적인 행동이 더 필요할 때도 있다.
그리고, 그 평가는 역사가 내릴 것이다.    


이제 국내 반대집단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아쉬운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는 통합의 리더쉽을 보이는 것이
모두가 생각하는 대통령의 남은 과제일 것이다

모쪼록 제3의 개국이라고 불리는 이번 한미 FTA의 정식 명칭인 [KORUS FTA]가 
양국간은 물론 우리 국민 각 계층에도 멋진 chorus로 마무리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누구든 혼자 위로 올라갈 수는 없다.
좀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혼자 발을 굴러 위로 뛰어오를순 있겠지만,
그건 순간일 뿐,
곧바로 다시 내려오고야 만다.

내 맞은 편에 누군가 있을 때 비로소 올라갈 준비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밑으로 내려가 그를 올려줄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올려줄 사람을 기다리며 사는 것이다.
저 童心처럼...

:
우리는 맞은 편에 나의 겸손이 올려져 있는 시소를 타고 있다.

겸손이 무거우면 내 몸은 올라갈 것이고, 겸손이 가벼우면 내 몸은 내려간다. 

내 겸손의 무게에 따라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높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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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내게 물었다.  이번 대선에선 누굴 찍겠냐고

내가 답했다.  그건 답하기 어렵고, 그보다 더 관심있는게 있다고.

그게 뭐냔다.

다시 답했다.  매번 대선 때 마다 꼭 똥볼을 차는 사람이 있던데, 이번엔 누가 그럴지 그게 관심사라고.

 

정말 그랬다.
선거만 치르면 꼭 엉뚱한 행동으로 발등만 찍는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의 정치생명에 치명적인 자해행위를 하는 사람이 나왔다.

정주영 회장이야 원래 정치인이 아니니 그렇다 치더라도,
박찬종, 이종찬, 이인제, 김민석氏 등이 선거와 함께 사양길을 걸어야 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뛰어난 두뇌를 가진 수재라는 점이다.

정신과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들은 얘긴데, 머리가 너무 좋은 사람이 정신질환에 잘 걸린단다.

머리가 너무 빨리 회전하다 보니, 같이 돌아버리는 모양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라면,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기다림에 익숙치 못하고 늘 차선이 아닌 최선만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늘 조급하고, 몸과 마음이 바쁘다.

 

공통점을 하나만 더 찾는다면, 평범한 모든 사람들이 아는 것을 그렇게 똑똑한 본인만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에 있는지, 자신이 그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또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그러면서, 늘 국민과 역사를 들먹이며, 도리와 책임과 소명의식을 말한다.

 

 

어제 손학규氏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탈당의 배경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진 않다.

문제는, 본인은 진심을 담아 전하려 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그간 그가 한 말이 너무 많았고, 그의 행동이 너무 자신만만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아는 것을 본인만 모른다는, 세번째 공통점의 측면에서 보자.

 

먼저,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에 대해

정말 손학규氏는 자기가 한나라당의 최종 대선후보가 될거라고 생각했을까?

미안한 얘기지만, 그리 생각한 국민들은 거의 없다.

손氏가 차기 대선을 겨냥하며, 이번 대선에서는 경선에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를 위해 헌신하는
클린 이미지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과정으로 생각했다면 모르겠지만,
당장 이번에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면 엄청난 착각이었다.

 

다음은, 그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범여권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낼 때 마다 그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자신은 끼워넣는 벽돌이 아니라며, 한나라당의 기둥, 수문장이라고 당차게 주장했다.

재밌는 것은, 그가 그렇게 단호하게 부정할 때, 그때부터 이미 국민들은 탈당할거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이건 아직 결과가 없으니, 나도 말을 못하겠다.  단지 그간 유사한 행동을 했던 사람들의 경우에 의해 유추만 할뿐.

 

 

살아가면서 모든게 자신이 생각하고 계획하는대로만 이루어질 수는 없다.

누구던지 늘 최선책을 찾고 싶지만, 그게 안될 때는 주어진 여건에서 차선책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정치에서는 그런거 같다. 

대선을 치를 때 마다 일부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버림을 받는 이유는,
주어진 여건에서 차선을 추구하려 하지않고, 최선을 찾고자 무리하게 여건을 바꾸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조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기다림을 외면한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 정치인 중에는 [도쿠가와 이예야스]와 같이 인내할 줄 아는 야심가는 없는 것일까.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금년에는 어쩔 수 없이 다음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덩달아 후보들에 대해 각자의 기준과 선호도에 따라 好 不好가 엇갈리며 판단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모든 사람을 100% 충족시키는 인물은 없다.

맘에 안 드는 점을 짚어가며 인물이 없다고 한탄만 하지말고, 최선의 후보가 없으면 차선의 후보를 잘 고르자.

그리고, 온 국민이 지켜보며 키워나가자.

:


지하철 3호선 논현역의 화장실.

무심코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마치 무슨 호텔 로비인줄 알았네...
왠지모를 뿌듯함.   덩달아 문화시민이 된 듯한 느낌이다.  

가운데는 액자가 아니라,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
:
깊히 있는 것은 드러나기가 어렵고, 얕게 있는 것은 드러나기가 싶다.

속이 깊은 사람은 말을 아껴 남이 파헤치기 어렵지만, 속이 얕은 사람은 말이 많아 남에게 다 드러나게 된다.

귀는 둘 입은 하나.  듣기와 말하기의 기본비율은 2 : 1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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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할 思(사)]는  [밭 田(전)]과 [마음 心(심)]을 조립한 글자입니다.

즉, [생각이라는 것]은 [마음의 밭을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밭을 열심히 갈고 비료를 주어 옥토를 만들어야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듯이
생각을 많이 해야 자신에게서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난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한다는 의미의 한자 思의 밭 田 밑에 머리 頭가 아닌, 마음 心을 두었다는 겁니다.
아마도 옛 분들은 생각은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해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시려 했던가 봅니다. 

머리로 하는 얄팍한 생각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진지하고 깊은 생각으로 깨달으라는 말씀이겠지요.  


그럼, 밭을 가는게 생각이라면, 비료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책이 가장 좋은 양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가까이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끊임없는 남들과의 대화를 통해 필요한 자양분을 얻을 수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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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전문가 집단일지라도 거기서 나오는 공통된 생각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누구나 똑같이 생각할 수 있는건 이미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수의 독특한 생각을 다수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아이디어는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

삶은 그냥 살아지는게 아니다.

자신에게 투자하지 않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

자기 자신을 살(buy) 수 있는 사람만이 살(survive) 수 있는게 삶이다.  

:

때론...  모든 것이 마비되거나, 정지된 상태로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것도 생각하기 싫고, 또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삶이 생소하게 느껴질 때 - 그 순간이 살아갈 자격이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다.

:



주차를 저렇게 하면 어쩌나...

주차를 할 때 닿는 느낌이 왔을 법도 하건만...
아님, 내려서라도 한번쯤 확인을 해 볼 수도 있었을테고.

차에 타고 있노라니,
왼쪽 차량의 주인이 나타났는데, 힐끔 보더니 그냥 차를 빼서 나간다.
자기 차, 혹은 자신의 주차로 인하여 상대방 차가 입었을지도 모를 손상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없다.

만약 자신의 차에 누군가가 저렇게 주차를 했어도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었을까 묻고 싶다.


딸아이가 운전을 한다고 했을 때, 맨 처음 강조한게 주차매너였다.

내 차를 이렇게 주차했을 때 , 
다른 차가 빠져나갈 수 있는지...    밀 공간이 있는지...    옆에 차가 문을 여는데 지장이 없는지...

공동체에서 필요한게 이해와 배려라고 생각하지만,
각자가 남을 위해 배려할 줄 아는 행동을 한다면,  사실 이해해야 할 원인도 별로 많지 않을거란 생각이다.
:

액체는 담는 용기에 따라 모양이 달라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본질이 변하는건 아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내가 무엇을 품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지금의 내 모습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미래에 보여질 내 모습이 아닐까.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커피라고 하기에는 깔끔하다.
보통 고속도로 휴게소의 커피는 1회용 컵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지도가 있는 레스토랑에서 1회용 프림의 사용은 어딘지 좀 어색하고 격에 어울리지 않아 보인던데...

무슨 이유일까???
:


희망찬 2007년을 기원하듯, 화려한 조명이 새해 첫날의 밤을 밝히고 있다.

사람들은 저 휘황한 조명을 보며, 밝은 마음으로 새해의 첫날을 음미한다.




하지만, 새해 첫날의 자정이 지난 시각.

밤 늦은  발길마저 집으로 향하고, 이제 조명마저 꺼질 시간임에도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채, 온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꼼짝않고 있는 이도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이가 많은 노인임이 새해 벽두부터 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수 없이 주고 받는 그 많은 새해 복도,
어떤 이에게는 아무 의미마저 찾을 수 없는, 그저 떠다니는 공허한 단어일 뿐이다.        


새해는 이렇게 각기 다른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왔다.
:
어제 고교동창의 딸이 결혼을 한다 하여 舊 아미가호텔을 찾았다.



이렇게 피로연을 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예식이 진행됐는데,
호텔에서 하는 경우, 1부 예식이 끝난 후 앉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며, 2부 진행을 한다.
1부는 보통 예식장에서 하듯, 성혼선언문과 주례사, 그리고 축가 등으로 이어지고,
2부는 신랑 신부가 옷을 갈아 입고 촛불 점화식, 케익 커팅, 건배 순으로 구성된다.

뭐... 다들 보시고 아시는 이야기니 그런 이야기를 하자는게 아니고,

1부가 끝나고 식사가 나오는데, 양식 코스요리다.  먼저 와인이 나오고,
뒤를 이어  빵 - 스프 - 에피타이저(연어샐러드) - 메인(스테이크) - 잔치국수 - 디저트(케익) 커피 순으로 이어진다. 

이런 구성이 1인분에 얼마나 하는지, 이런 곳에서 이런 메뉴를 먹어본 경험이 별로 없어 잘 모르겠다.
적어도 5만5천원 정도는 하지 않겠냐는 것이 같이 식사를 한 친구들의 추정이다.


어쩌다 호텔의 부페 가격을 보면 점심이 3~4만원, 저녁 기준으로는 4~5만원은 족히 하는거 같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얼추 두배는 오르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10년 전과 비교하면, 해당 업소와 그런 곳을 자주 찾는 분들은, 그간의 물가가 오르지 않았느냐며
오히려 나를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웃기는 사람이라고 이상하게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10년 전을 언급하는 이유가 있다.

서민들이 생활의 수단으로 운영하는 식당들, 그리고, 서민들이 경기불황을 인내하며 즐겨찾는 식당의 음식 가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4~5천원 이다.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의 이유인) 물가가 그렇게 올랐음에도 여전히 5천원 짜리 음식을 팔고 있다.
그렇다고 양이 줄거나, 질이 떨어진 것도 아니다.
물가가 올랐음에도, 된장찌게는 여전히 똑같은 뚝배기의 그 된장찌게고, 짜장면은 여전히 그 맛 그대로의 짜장면이다.
순두부도, 오징어볶음도, 또 제육볶음도 모두 그렇다.  양도, 맛도, 가격도 제자리를 충실히 지키고 있다.

있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시의적절하게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양이 늘거나, 질이 뛰어나게 좋아진 것도 아니다. 
양도 맛도 변한게 없지만, 가격은 충실히 진화하고 있다.  달라진게 있다면, 인테리어가 더 고급화 됐을까...

과부 심정 홀아비가 안다고 하던가...   한쪽을 찾는 이는 변함없는 그 곳을 변함없이 찾고 있다.
혹은, 끼리끼리 논다고 하던가...  다른 한쪽을 찾는 이는 변함있는 그 곳을 변함없이 찾고 있다.


우리 사회의 빈부의 격차, 그리고 양극화는 이렇게 소리없이 점점 벌어지고 있음을 어제 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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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것.

말한 대로 행동하는 것.

들은 이야기를 끝까지 이야기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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