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善의 美學 - 순리에 맞는 次善이 억지 最善보다 낫다.
보고 듣고 느끼고/이런생각 저런느낌 2007. 3. 21. 02:08 |누군가 내게 물었다. 이번 대선에선 누굴 찍겠냐고…
내가 답했다. 그건 답하기 어렵고, 그보다 더 관심있는게 있다고.
그게 뭐냔다.
다시 답했다. 매번 대선 때 마다 꼭 똥볼을 차는 사람이 있던데, 이번엔 누가 그럴지 그게 관심사라고.
정말 그랬다.
선거만 치르면 꼭 엉뚱한 행동으로 발등만 찍는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의 정치생명에 치명적인 자해행위를 하는 사람이 나왔다.
정주영 회장이야 원래 정치인이 아니니 그렇다 치더라도,
박찬종, 이종찬, 이인제, 김민석氏 등이 선거와 함께 사양길을 걸어야 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뛰어난 두뇌를 가진 수재라는 점이다.
정신과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들은 얘긴데, 머리가 너무 좋은 사람이 정신질환에 잘 걸린단다.
머리가 너무 빨리 회전하다 보니, 같이 돌아버리는 모양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라면,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기다림에 익숙치 못하고 늘 차선이 아닌 최선만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늘 조급하고, 몸과 마음이 바쁘다.
공통점을 하나만 더 찾는다면, 평범한 모든 사람들이 아는 것을 그렇게 똑똑한 본인만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에 있는지, 자신이 그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또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그러면서, 늘 국민과 역사를 들먹이며, 도리와 책임과 소명의식을 말한다.
어제 손학규氏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탈당의 배경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진 않다.
문제는, 본인은 진심을 담아 전하려 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그간 그가 한 말이 너무 많았고, 그의 행동이 너무 자신만만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아는 것을 본인만 모른다는, 세번째 공통점의 측면에서 보자.
먼저, 자신의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에 대해…
정말 손학규氏는 자기가 한나라당의 최종 대선후보가 될거라고 생각했을까?
미안한 얘기지만, 그리 생각한 국민들은 거의 없다.
손氏가 차기 대선을 겨냥하며, 이번 대선에서는 경선에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를 위해 헌신하는
클린 이미지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과정으로 생각했다면 모르겠지만,
당장 이번에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면 엄청난 착각이었다.
다음은, 그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범여권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낼 때 마다 그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자신은 끼워넣는 벽돌이 아니라며, 한나라당의 기둥, 수문장이라고 당차게 주장했다.
재밌는 것은, 그가 그렇게 단호하게 부정할 때, 그때부터 이미 국민들은 탈당할거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이건 아직 결과가 없으니, 나도 말을 못하겠다. 단지 그간 유사한 행동을 했던 사람들의 경우에 의해 유추만 할뿐.
살아가면서 모든게 자신이 생각하고 계획하는대로만 이루어질 수는 없다.
누구던지 늘 최선책을 찾고 싶지만, 그게 안될 때는 주어진 여건에서 차선책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정치에서는 그런거 같다.
대선을 치를 때 마다 일부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버림을 받는 이유는,
주어진 여건에서 차선을 추구하려 하지않고, 최선을 찾고자 무리하게 여건을 바꾸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조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기다림을 외면한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 정치인 중에는 [도쿠가와 이예야스]와 같이 인내할 줄 아는 야심가는 없는 것일까.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금년에는 어쩔 수 없이 다음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덩달아 후보들에 대해 각자의 기준과 선호도에 따라 好 不好가 엇갈리며 판단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모든 사람을 100% 충족시키는 인물은 없다.
맘에 안 드는 점을 짚어가며 인물이 없다고 한탄만 하지말고, 최선의 후보가 없으면 차선의 후보를 잘 고르자.
그리고, 온 국민이 지켜보며 키워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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