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보고 듣고 느끼고/영화겉핥기 2019. 2. 28. 02:58 |얼굴에 비닐봉지를 쓴 채 80대 노인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창가에 선 채 죽어가는 현장을 본 유일한 목격자는 맞은 편 집에 사는 자폐증이 있는 여학생.
지우(김향기)가 목격한 인물은 비닐봉지를 쓴 노인과 그 뒤에 서있는 가정부.
검사는 가정부에 의한 타살이라고 가정부를 기소했지만,
용의자인 가정부는 노인의 자살을 말리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결백을 주장한다.
살인의 증거로 유일한 목격자인 지우의 진술을 내세우는 검사 김희중(이규형).
자폐아인 지우 진술의 신빙성을 파고드는 변호사 양순호(정우성).
각각의 목적에 의해 살인사건의 증인이 된 자폐아 지우가 본 것은 무엇일까.
동생이 자폐아이기에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특성을 잘 안다는 김희중과,
민변에서 활동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대형 로펌에 들어와 새로운 인생을 도모하는 양순호.
두 사람이 지우에게서 이끌어 내려는 결정적 증언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본 [증인]은 미스테리 법정물이 아니다.
사회의 편견 속에 소외될 수 있는 특수한 환경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조명하는 사회물이다.
법정 영화의 매개체로 자폐아가 등장하는 게 아닌, 자폐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위해 법정을 소재로 사용한 영화.
영화는 우리에게 단순하지만 결코 쉽게 답하기 어려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과연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편견을 받는 사람들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가?'
영화에서 지우의 진술은 일관됐다.
단지 지우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을 뿐.
일반학교에서 특수학교로 전학한 지우에게 물었다. "특수학교에 가니 어때?"
지우의 대답이 이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이상한 애들이 많아요. 그런데 편해요. 정상인 것처럼 하지 않아도 되니까."
누가 정의했는지도 모를 기준을 정상이라 여기며 맞추기 위해 버둥거리는 우리의 모습은 과연 정상일까.
영화와 무관한 사족을 달면,
정우성과 송윤아는 실제 커플이라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고,
대배우 박근형의 배역이 내겐 좀 짠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부분 자폐아 연기를 한 김향기의 눈망울이 가슴을 꽉 채우는, 엔딩이 동화같은 [증인].
1월의 [그린북]에 이어 우리의 정서를 위한 힐링무비로 권하고픈 영화다.
마지막으로 [증인]의 대사 한 줄을 소개한다.
"그들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은 그들을 밖으로 꺼내려 하지 말고 그 세계 속에 들어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