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를 시작으로 독일 파견 광부와 간호사 생활, 이어지는 월남전.

그리고, 6•25전쟁의 업보인 이산가족 상봉까지. 
 
영화 [국제시장]은 해방후 대한민국의 역사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평생을 살아온

1940년 전후 태어난 세대의 일대기다. 
 
[신세계]에서 보여준 암흑가 보스의 면모와는 달리,

흥남에서 부산으로 피난내려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꿈을 접은 채 묵묵히 자신을 희생하며

동생들을 위한 절절한 가장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장남의 모습을 황정민만큼 표현할 배우가 누가 있을까. 
 
황정민의 70대 중반 분장이 놀라울 정도로 리얼한 이 영화에는,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산업 패션 씨름 분야 거성(巨星)들의 흔적이 카메오같이 등장하는 깨알 재미가 있다. 
 
戰後 대한민국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과정과,

그 질곡의 과정을 헤쳐 지금의 안정된 시대를 넘겨준 우리 앞 세대 선배들의 삶.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앞선 세대들의 어떤 노력으로 인해 가능했는지를

젊은 세대들이 인지하고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싶은 마음으로 관람을 권하고 싶다.

그러기에 생각보다 많은 젊은 층 관객이 고맙다. 
 
피난시 아버지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
때문에 그 가게를 인수하여 재개발 유혹에도 평생 작은 가게 [꽃분이네]를 지킨 노인.
70대 노인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열 살 때 헤어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 먹먹하다. 
 
 
사족 : 황정민의 성장한 자녀들이 함께 한 가족들 속에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얼마 전 인기리에 끝난 드라마 [미생]의 밉상 성 대리.

        [미생]이 아니었다면 누군지 얼굴도 모르고 지나갔을텐데 [미생]이 대단한 드라마였던 게 맞는 모양.

 

'보고 듣고 느끼고 > 영화겉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부자들  (0) 2015.11.22
사도  (0) 2015.09.30
명량  (0) 2014.08.14
수상한 그녀  (0) 2014.01.26
변호인  (4) 2014.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