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감독의 데뷔작으로는 파격적인 컨셉과 플롯이 인상적인 영화.
런닝타임 100분을 거의 한 공간에서만 담아냈음에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던 영화.

그만큼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연기 모두 섬세한 디테일이 빛난 영화. (이 영화 제작비가 궁금하다)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하정우의 영화.

출세욕과 공명심, 언론인으로서의 현실인식, 간간히 꿈틀대는 정의에 대한 작은 미련,

한 여자의 남자로서 느끼는 연민, 삶에 대한 동물적인 발버둥,
이렇게 타인에게 보여지는 엘리트의 모습과 내재된 본능의 미묘하면서 복합적인 갈등을,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말투 그리고 억양만으로 스크린에 긴박감있게 견인하는 하정우는,

그가 왜 이 시대의 스타인지 확인케 한다.

 

약자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약자일 수 밖에 없으며,

때문에 작은 명분의 보상을 바라는 약자의 기본적인 요구는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무시되는 반면,

힘있는 자의 논리는 부조리한 논리마저 정의로 둔갑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모순을 씁쓰름하게 인식하게 되는 영화다.

약자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으며, 정의는 강자에 의해 재단된다는 것이 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

마지막 하정우가 누르는 보턴은 관객에게 그 메시지를 송신하는 Enter Ke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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