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보고 듣고 느끼고/영화겉핥기 2016. 3. 7. 21:53 |
천주교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파헤친 영화 [스포트라이트].
보스톤 글로브紙 탐사팀의 실화에 근거한 이 영화는 영화적 흥미를 위한 최소한의 픽션마저 배제한 채,
철저하게 사실적 전달에만 집중한 느낌이다.
영화는 과거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사실관계를 파헤치는 기자들의 노력만 보여줄 뿐,
치부를 은폐하려는 교회의 저항과 음모, 언론사 내부의 지능적 방해와 같은 대결 구도가 전혀 없다.
단지, 수치심에 진술을 꺼려하는 일부 피해자와, 피해자의 합의를 유도해 교회의 추문을 덮어준
변호사와의 작은 갈등만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영화 전체에 긴장감은 없다.
대개의 영화에서 처럼 의혹을 파헤치는 기자들에게 어떤 위기가 닥칠까 하는 기대감을 내려놓으니,
가슴 졸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안단테로 연주되는 클래식을 듣는 느낌이지만,
이 영화가 2016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엔딩은 생각하기에 따라 굉장히 맥빠질 수 있다.
하지만 엔딩씬에 이어 스크롤 업되는 자막의 내용과 연관시켜 음미하면 마지막 메시지의 무게감은 엄청나다.
바른 언론이 용기있는 소수의 목소리를 통해 거대 집단의 폐해를 적시하더라도,
개개인을 구원한다는 힘있는 종교집단이 얼마나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있는지..
화면으로 보여주지 못 한 그들의 위선적 양면성을 영화는 마지막 자막으로 상기시켜 준다.
눈으로 보는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층에겐 NO,
생각하는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층에겐 GOOD~
팀장 役의 마이클 키튼, 기자 役의 마크 러팔로.
은근 매력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