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매일 다니던 길이었음에도, 저렇게 많은 단풍이 떨어져 있음을 몰랐다.
아니.. ,  이 주변에 단풍나무가 있었던가 조차가 생소하다.

밝은 낮에도 안보이던 단풍이,  어둠이 짙게 깔린 한밤중에 보이다니...

술은 알고 있던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하지만,
때론, 몰랐던 감성을 일깨우기도 하는 모양이다.



 

저 많은 감성을 모두 담아 누군가에게 우편으로 보낼 수 있다면...
아님, 전화에 담아 보낼 수 있다면...

이메일과 휴대전화에 세뇌당한 채,  우리의 마음에서 잊혀진 우체통과 공중전화.

우체통에 마음을 실어보내고 며칠을 설레임에 기다리던 나날들.
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시간들. 
그 나날들과 시간들은 이미 우리의 기억 저편 먼 곳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갔다.

저 달 보다도 더 멀리...

그리고,
편리함이라는 댓가와 맞바꾼 그 조급함으로
매일 드나드는 훤한 길위의 단풍조차 모른 채 살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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