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에 해당되는 글 678건

  1. 2013.05.20 아직은 허전한 느낌의 Meatpacking Distric
  2. 2013.05.19 우리만의 여행스타일과 뉴욕이 주는 호기심
  3. 2013.05.19 Manhattan의 허파 Central Park
  4. 2013.05.19 모든 게 union된 Union Square
  5. 2013.05.19 지연이에게 미안했던 점심식사
  6. 2013.05.19 지나며 겉핥기로 들른 SOHO
  7. 2013.05.19 뉴욕 도착 첫 식사는 PIZZA, 첫 행선지는 Washington Square Park
  8. 2013.05.19 충분한 만족감을 준 AIR BUS 380 Prestige Class
  9. 2013.05.19 미국에서 만날 재원이와 지연이를 기대하며
  10. 2013.04.21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Thanks HAETAL
  11. 2013.04.21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이곳 저곳 2
  12. 2013.04.21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우연히 인연을 맺은 [이순신 꿀빵]
  13. 2013.04.21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작은 배]가 생각난 다도해
  14. 2013.04.21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소매물도
  15. 2013.04.20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달아공원 노을 2
  16. 2013.04.20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언덕배기 그림마을 동피랑마을
  17. 2013.04.18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줄을 서는 휴일 2
  18. 2013.04.18 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어긋난 미륵산
  19. 2013.04.13 장새우초밥으로 소개된 [은행골]
  20. 2013.04.10 2013 서울 모터쇼
  21. 2013.03.31 자유로움을 주는 창고형 커피숍 [앤트러사이트]
  22. 2013.03.14 경성팥집 옥루몽
  23. 2013.03.01 사찰음식점 여주 강천면 [걸구쟁이네]
  24. 2012.07.08 재단장한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25. 2012.06.14 1박2일 운악산자연휴양림 - 허브아일랜드 3
  26. 2012.06.10 1박2일 운악산자연휴양림 - 허브아일랜드 2
  27. 2012.06.10 1박2일 운악산자연휴양림 - 허브아일랜드 1
  28. 2012.06.10 1박2일 운악산자연휴양림 - 평강식물원 2
  29. 2012.06.10 1박2일 운악산자연휴양림 - 평강식물원 1
  30. 2012.06.08 1박2일 운악산자연휴양림 - 운악산휴양림

 

뉴욕 삼일 째. 확실히 우린 여행 체질인 듯하다.

하루종일 걷고 들어와 사진 정리를 하고 밤 1시가 넘어 잠이 드는데도 일어나는 시간은 집에서 보다 훨씬 이르다.

아내도 같은 소릴 한다. 집에서 보다 컨디션이 좋은 걸 보면 우린 계속 여행을 다녀야 하나 보다고.

 

지연이는 공연 준비로 오후 1시쯤 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해 오전엔 아내와 둘이 Meatpacking을 둘러보기로 했다.

9th Ave와 10th Ave 사이의 12st에서 14st까지의 블럭인 Meatpacking Distric은 예전에 도축장이 몰려 있던 곳인데,

맨해튼의 개발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한다. 도축장이 있어서 이름도 Meatpacking인 모양이다.

도심 재개발이 되면서 기존의 토박이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것은 어디든 똑같은 숙명이다.

 

뭔가 아직은 Manhattan 같지 않은 어색함..

 

 

간판을 보면 여기 갤러리가 있다는 얘긴데, 입구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갤러리 입장을 위해 대기중인지..

건물 외벽의 색이 바래고, 부착된 철구조물에 녹이 슬어도 개의치 않는 사람들.. 다시 언급하겠지만, 

여기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이 사람들은 뭐든 본연의 기능을 중시해, 기능과 관계없는 부수적인 것에는 무감각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Meatpacking Distric의 모습은 좋게 말해 상당히 고전적이다.

 

 

로마의 골목을 연상케 하는 벽돌포장도 Meatpacking Distric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

 

 

맨 위 사진 갤러리 건물 오른쪽에도 임대 간판이 보였는데, 이런 걸 보면 이 지역이 아직은 인지도가 떨어지는건지..

 

 

뭔가 대단해 보이는 것에서 커다란 의미를 찾으려하지 말고, 거리의 소소한 것들을 요모조모 살피며 걷다보면

어디서든 의외로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들은 많다.

 

 

어느 카페의 바깥에 걸려있는 것.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에 사람들이 적어놓은 것 중에는 재미난 것들도 많다.

누구와 결혼을 하고 싶기도 하고, 키스나 섹스를 원하기도 하고, 세계여행을 원하는가 하면, 아빠에게 할 말도 있단다.

같은 칸에 누구는 뉴욕에서 살고 싶다고, 또 누구는 뉴욕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얼추 자기 덩치만한 개는 밥을 먹였을까..??

 

 

 

미국뿐 아니라 서구 사람들이 참 재밌는게 이 노천식당 선호 선향이다.

우리 개념으로는 자동차 도로가 바로 인접해있어 시끄럽기도 하고,

또 위생상 먼지 날리는 곳에서 식사할 생각이 별로 안들거 같은데도 이들은 밖을 좋아한다.

햇살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이렇게 공개된 곳을 좋아하는 성향이 개방과도 무관하지는 않을 듯 하다.

 

 

:

 

 

지연이 학교가 있는 뉴욕 시청 앞에서 시작하여 SOHO를 거쳐 Union Square로.

그리고 Central Park를 보고 한인타운이 있는 32번가까지. 정말 거의 쉬지않고 걸었다.

 

우리 부부가 참 다행인게, 여행 궁합이 기가 막히게 맞는다는거.

- 교통수단을 이용해 타는 거 보다 걷는 걸 좋아하고,

- 한군데 진치고 있기보다 계속 옮겨다니는 걸 좋아하고,

- 가는 곳마다 우리 증명사진이나 인증샷을 찍기보다는 보이는 사물을 사진으로 담는 걸 즐기며,

- 쇼핑보다 주변을 돌아보는 걸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우리 부부에게 있다.

 

그래서 명소에서 바쁘게 증명사진찍고 쇼핑이 필수코스인 여행사를 통한 여행은 우리와는 별로 맞질 않는다.

우리끼리 알아서 다니는 배낭여행이 우리에겐 딱이다. 그래서 우리 여행은 남들이 따라다니기에는 좀 힘든 면이 있고,

이런 취향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은 여행다워야지 왜 힘들게 다니냐는 건데, 우리에겐 이게 여행이다.

 

이번 맨해튼 방문도 마찬가지다.

내가 느낀 Manhattan은 발길닿고 눈길가는 곳을 따라 움직이는 곳이지, 지도를 살피며 명소를 찾아다니는 곳이 아니다.

진정 Manhattan을 느끼고 즐기고 싶다면 그냥 마냥 걸으며 보이는대로 보고, 궁금해하고, 느끼며,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땅이 비좁은 Manhattan의 유치원.

어떻게 이런 고층에 아이들의 놀이공간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이 사람들의 특이한 발상은 종종 나의 뒤통수를 친다.

 

 

 

완전히 붙어있는 두 개의 건물. 뉴욕의 오래 된 건물은 모두 이런 식이다. 궁금한 건,

건물들을 동시에 짓진 않았을텐데, 나중 건물을 이렇게 붙여 건축하면 우리 같으면 민원이 득달같이 들어갔을텐데

여긴 아무 일도 없었던 건가?  또 증축을 하거나, 기존 건물을 없애고 새 건물을 지을 경우 옆 건물과는 어찌 되는건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왜 1층을 바로 들어가게 설계하지 않고 계단을 만들었을까?

 

 

 

영화에서 많이 본 맨해튼 건물의 out stair.  오래 전 지어진 건물의 소방 대피시설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자,

건물의 외부에 비상시 대피시설을 설치한 것이 이제는 뉴욕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는 이지연 유학생의 설명.

 

 

 

층별 유리창을 참 절묘하게 배열하여 공간을 오픈했다.

 

 

 

SOHO 거리에서 본,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SOHO가 들려주는 교훈.

 

무엇이든 네가 믿는 것이 너를 가두게 됨을 명심하라.

 

 

뉴욕에 도착하여 대학 동창인 최호규에게 연락하니 반갑게 맞아주며 식구들과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Central Park에서 약속 장소인 한인타운으로 가는 도중 만난 Radio City.

 

 

여기가 지연이 졸업식 장소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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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on Square를 돌아보고 Manhattan의 허파로 대변되는 Central Park를 찾았다.

Central Park은 워낙 넓어 구석구석 제대로 돌아보려면 하루 해가 부족하겠지만, 사실 그럴 이유도 없다.

Central Park의 약도를 보면 무슨 무슨 분수라든지 하는 공원내의 이름이 알려진 명소(?)가 있는데,

그런 건 무시한다. 공원이면 공원 본연의 본질에 맞게 자연과 호흡하며 편안하게 산책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심신을 릴랙스하고 충전하는 곳이지, 바삐 의미를 찾아다니는 유적지가 아니기 때문에

우린 발길 닿는대로 공원 이곳 저곳을 거닐면서 분위기를 즐긴다.

이곳에 온 것까지가 목적이지, 이 안에서 무엇을 찾아다니는 것은 여길 찾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도도 없이 들어갔기 때문에 여기가 Central Park의 어느 지점인지도 모른다.

빡빡한 도심 속에서 만난 굉장히 넓은 호수가 반가워, 호수를 따라 조깅하는 사람들을 따라 걷다 도로를 건넜다. 

 

 

드넓게 깔린 녹지.

 

 

아이보다 큰 개를 끌어앉고 있는 젊은 아빠의 모습도 재밌고..

 

 

구속받지 않는 순간을 즐기는 모습들도 아름답다.

 

 

내가 그러질 못해서인지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을 보면 늘 내 아이들에 대한 빚을 지고있는 느낌이다.

 

 

아이들과 야구를 즐기는 아빠들.  저 모습들이 내 로망이었는데...

 

 

이 자체로 평화롭지 않은가..

 

서울에서 가장 큰 공원을 꼽으라면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  언뜻 떠오르는 곳이 올림픽공원이다.

그런데, 올림픽공원은 휴식을 찾는 공원이라기 보다 유원지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번잡하다는 얘기다.

 

 

 

나의 가장 가까운 여인들은 꽃을 배경으로 셀카를 즐기고 있다.

내 여인들이 꽃보다 이쁘거늘, 꽃이 이 여자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지 않겠는가. 주객이 전도됐다.^^

 

 

 

어디론가 공원을 빠져나오자 입구에 늘어선 거리상점들.

우리와 가장 다른 점은, 여긴 입구에는 이렇게 상인들이 많지만, 공원 안에는 일체 노점상이 없다는 점이다.

공원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오로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가장 자유롭고 간섭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가장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미국의 모습이 보인다.

 

 

 

Central Park 주변에는 이런 마차들이 많다. 안그래도 좁아 교통체증이 많은 곳에 마차까지..

이 사람들의 때론 이해가 가지 않는 사고는 참 특이하다.

근데, 이 녀석은 뭐가 불만인지 아까부터 계속 앞 발로 바닥을 치고 있다. 

 

   

:

 

Union Square는 말 그대로 모든 게 union된 광장이다.

 

 

곳곳에 Union Square를 지나는 여러 노선의 지하철 역 입구가 있고, 중앙부에는 많은 사람들이 편한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동쪽에는 시민들이 편하게 간식 등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동식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또 한켠에서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노면에 선보이기도 한다.

이 도안작품은 뒤에 모자 쓴 사람의 작품인데, 이런 작품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낮에 다소 한가로워 보이던 Union Square는 오후가 지나 저녁으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북적대기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여러 종류의 집단이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미국인들이 체스를 이리 즐기는 것을 처음 알았다. 공원마다 이런 모습들을 보게 되는데,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자세나 간간히 지폐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단순히 즐기는 게임같지가 않다.

우리도 파고다공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바둑의 묘수플이나 박보장기 같다.

 

 

 

이건 또 뭔지...

 

 

 

거리 상점도 많이 보이는데, 여기 무허가 상인들은 없단다.

우리나라 처럼 아무나 불법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허가를 받고 정부에 세금을 내는 정식 업소라는 것.

 

 

 

낮에 이동식 테이블과 의자가 있던 동편도 저녁이 되면서 텐트가 쳐지기 시작한다.  Farmer's Market이 열리는 것이다.  

표현대로라면 농부가 여는 시장인 Farmer's Market은 생산자가 자신이 가꾼 수확물을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하는 산지 직송시장이다.

  

 

Farmer's Market은 품목이 무척 다양하다. 꽃과 화초부터

 

 

야채, 과일, 치즈, 와인에 심지어 빵까지 있는데, 와인 가격을 보니 한국의 대형마트와 비교할 때 결코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잠깐 대화를 나눠보니 제품의 퀄리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듯하다. 나도 와인 두 병과 치즈를 구입했는데, 와인 맛은 생각보다 좋았다.

 

 

 

Union Square 주변 대로변에 있는 DSW.

구두와 BAG, 벨트 등 주로 가죽제품을 판매하는 할인매장인데,

지금 보이는 부분인 전체 매장의 절반이 안 된다면 얼마나 넓은지 감이 잡힐까.. 

 

 

요건 남성용 중에 주로 내 취향을 담은 것이고, 이 외의 품목과 종류가 엄청나다.

남성용 코너의 면적이 여성용 코너의 절반도 안되니, 디자인이 더 다양한 여성용은 어느 정도겠는가.

너무 많아서 못 고를 정도인데, 그나마 내 마음에 드는 건 사이즈가 없다. 내 발이 국제 표준 사이즈임이 공인.

 

 

맨해튼의 중심이 어디냐고 하면 미국 사람들은 어디라고 대답할지 모르겠지만, Union Square 역시 그중의 하나임은 분명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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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맞은 첫 아침.

눈을 뜨니 아침 6시 반이 채 안됐다. 하루만에 시차 완벽 적응.

9시쯤 지연이가 우리 숙소로 와 오늘 시작은 지연이가 졸업하는 대학 방문으로 시작.

 

 

 

지연이가 자신이 지향하는 미래를 향해 3년간 열정을 바치며 대학원과정을 마친 Pace University 본관.

 

 

잠시 대학 내부를 둘러봤다. 지연이가 수학한 Actor Studio Drama School의 게시물.

지연이가 받치고 있는 저 포스터의 사진 속에 지연이의 모습도 보인다. 

 

 

 

Pace University 바로 맞은 편에 있는 New York City Hall.

 

 

 

뉴욕에도 벚꽃이 만발했다.

 

 

City Hall Park에서 재미난 광경을 목격했다.

 

 

공원의 거리밴드가 공연준비를 하고 있는데, 수 명의 흑인 소년 소녀들이 앞에 엎드려 "Do it~ Do it~" 을 연호하며 연주를 재촉한다. 

 

 

아이들의 재촉어린 연호에 색소폰 연주자가 튜닝하 듯 가벼운 선율을 연주하자,

엎드려 있던 아이들이 일어나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고, 색소폰과 드럼 연주자도 어쩔 수 없이 연주에 동참한다.

 

 

본격적인 연주에 신이 난 아이들이 일제히 일어나 리듬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하게 웃으며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이것이 뉴욕의 모습인가 보다.

Pace University 에서 시청공원을 가로 질러 어제와는 반대로 SOHO를 지나 Union Square로 간다. 

 

  

지연이가 New York에서 꼭 가보고 싶은 식당이 몇 개 있단다.

한번 들러 맛보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때문에 못 들렸다는 말에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누가 들어도 절대적으로 적은 생활비로 물가 비싼 뉴욕에서 생활하려니 얼마나 힘이 들었겠나..  

이번에 평소 먹고 싶었던 거 실컷 먹자~ 

 

 

지연이가 가보고 싶었던 식당 중의 하나인 이곳은 멕시코요리 전문식당 [Dos Caminos].

인기가 있는 곳인지 사람들이 많아 우리도 줄을 선다.

 

 

아빠 있을 때 제대로 먹어야 하는데, 뭘 먹나...

 

 

지연이의 대학원 졸업과 새로 시작될 또 다른 여정을 위하여 건배~

  

 

이제 Union Square로 가자.

 

 

 

아~  멈춤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를 건널 수 있다면, 이미 뉴욕에 적응이 시작된거다.

 

 

:

 

뉴욕을 찾는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거의 필수코스로 찾는 곳이 SOHO라고 한다.

특히 여성들이 쇼핑 호기심으로 많이들 찾는 모양인데, 쇼핑에 관심이 없는 내 눈엔 그저 주변 모습만 들어올 뿐이다.

 

 

 

흰색이라 해야 할지, 옅은 회색이라 해야 할지..

여튼 뉴욕 건축물의 color tone은 붉은 벽돌과 빛 바랜 흰색 대리석으로 양분되는데,

이게 은근히 classic하고 antique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SOHO의 캐릭터를 서울로 비유하자면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정도 되려나..

하지만 쇼핑의 여건만으로는 SOHO가 조금 더 편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도로의 폭이 좁아 길 양쪽의 상점들을 왔다갔다 하며 이동이 편하기 때문이다. 쇼핑 동선이 짧다는 얘기.

 

 

 

우리와는 다른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끈다.

국내 상점들의 아기자기하고 화려해 보이려는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상당히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게 또 럭셔리하게 보이기도 하는..

 

 

소호의 하늘에 헬리콥터가 떴다. 그것도 네 대씩이나.

예전의 경험상 도심 상공에 헬리콥터가 떴다는 건 뭔가 치안상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는 신호.

어디선가 요란한 구호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소호를 벗어날 쯤에 그 실체가 보였다. 

 

 

이건 그리스인들의 시위인 거 같고,

 

 

이건 동성애자들의 시위,

 

 

요건 뭔지 모르겠고,

 

 

이건 콜럼비아 사람들.

 

주말도 아닌 평일에 도심 한복판에서 시위를 한다는 게 의아스러운데,

사전에 집회 신고가 됐는지 경찰들도 진로만 지켜볼 뿐 별도의 제재는 하지 않는다.

 

 

 

길을 걷다 지연이가 가리킨 곳.  자기가 친구들과 자주 들리는 곳이란다.

 

 

저녁은 아파트 1층의 마트에서 샐러드와 빵 등 간단한 요기거리를 사와 집에서..

 

 

창 밖 너머 Brooklyne의 야경을 바라보며 이렇게 뉴욕에서의 첫 날을 보냈다. 

 

 

:

 

기류가 좋아 예정시간보다 30분쯤 일찍 John F Kennedy 공항에 도착하여 만난 지연이의 첫 마디.

"아빠 머리 이쁘게 하고 오셨네~"

 

택시로 Brooklyne으로 향했다.

Brooklyne에 사는 처조카가 비즈니스로 한국에 들어와 6월말까지 머물 예정이라 Brooklyne의 자기 아파트가 비어있으니

사용하라는 배려에 의해 6일분 숙박비 몇 백불이 세이브된 셈이다.

 

 

바쁜 일정으로 우린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작은 수영장과 Gym까지 갖춘 뉴욕에서의 우리 숙소.

주변에 있는 두 개의 지하철역에서는 여섯 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어 뉴욕의 어지간한 데는 다 갈 수가 있다.

1층에는 마트까지 있어 여러모로 입지가 좋은데, 이 정도면 얼마나 하려나...

 

 

여장을 풀고 점심도 먹을 겸 지연이의 안내로 맨해튼으로 나갔다.

 

 

 

뉴욕에서의 첫 식사는 피자.

Washington Square Park 인근에 있는 이 Pizza집은 지연이가 다닌 대학원에서 강의를 맡았던 교수의 집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란다.

상호가 뭐더라..?  암튼 줄을 서는 제법 알아주는 피자집이라는데, 내부의 포스가 범상치 않다.  

 

 

칼로 조각하 듯 낙서된 사방의 벽에서 이 집의 경륜이 묻어난다. 벽에 걸린 그림 중에는 그 교수가 직접 그린 작품도 많다고. 

 

 

화덕까지 자랑스레 보여주는 걸 보니, 화덕에서 직접 굽는 피자는 뉴욕에서도 흔치 않은 모양이다.

 

지연이의 부모 방문이라 식사는 무료 제공이라는 말에 안된다고 하니, 10불만 청구한다.

지연이가 뉴욕에서 인심은 잃지 않았구나...^^

  

 

 

점심도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어디로 가나..

 

 

 

일단 식당 바로 근처에 있는 Washington Square Park을 거쳐 SOHO로 빠져나가기로.

 

 

 

공원에서 체스를 두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일부 사람들은 카메라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물론 양해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내게도 문제가 있는건 사실이지만, 어떤 이는 노골적으로 항의를 한다.

카메라를 내리고 훑어보니 많은 사람들의 손에 지폐가 쥐어있는 걸로 보아 아마 내기들을 하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보도에 주저앉아 크레파스 같은 도구로 지면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젊은이들.

이것도 행위예술의 일종인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이나 서로가 아무 간섭이나 불쾌감이 없다.

 

 

 

아무렇게나 편하게 주저앉고..

 

 

웃통을 벗어 일광욕도 즐기고

 

 

자전거를 타다 자전거와 함께 쉬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에게서 여유로움을 느낀다.

 

 

너무 보기좋아 담은 가족의 모습.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다는 뉴욕 맨해튼의 한 복판에서 본 여유 넘치는 모습에 괜히 내가 즐거웠다.

 

 

:

 

일반 사람들이 자기 비용으로 항공기 Prestige Class 좌석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Economy Class 자체도 비용이 만만치 않아 재원이와 지연이가 한국을 들어올 때는

늘 한두번 갈아타는 저가 항공편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가격이 2배 이상 차이나기 때문에 늘 갈아타는 외국 항공기를 찾는다.

국내 항공사 직항의 경우 당장 내일 뉴욕을 간다면 왕복 항공료는 Economy가 최저 230만원, Prestige Class는 최저 720만원이 넘는다.

넉넉하게 7월 1일 예약을 한다해도 190만원과 550만원 정도다. 그만큼 비용 차이가 난다.

 

그러니, 기업체나 공무원 등 특정 조직에 몸 담고 있으면서 공적 그리고 합법적 비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 비용으로 Prestige Class 이상을 이용한다는 건 개인적인 경제력이 대단하거나,

큰 맘먹고 한번 지른다는 대단한 배포가 아니면 여간해선 쉽지 않다.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할 때 해외출장시 회사 비용으로 Prestige Class를 이용해봤지만,

개인비용으로는 엄두를 못 내는게 사실이다.  

 

이번에 항공권 예약을 하며 그간 모았던 마일리지를 활용하여 좌석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내 돈 안들이고 미국을 한번 더 무료로 갈 수 있는 마일리지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건 생각하기에 따라 그 자체도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결혼 30주년을 맞아 아내와 함께 하는 이번 여행엔 별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왕복 upgrade를 했다.

 

마침 출발하기 얼마 전 모 대기업 임원의 라면 진상 해프닝으로 더욱 유명세를 탄 AIR BUS 380  Prestige Class.

이제 탑승한다.

 

 

 

일단 좌석 공간이 대단히 넉넉하다.

슬리퍼를 제공해 신발은 벗어 앞 좌석 아래 놓고, 좌석에 앉자마자 이륙하기 전 음료서비스 부터.

 

 

 

이륙 후 다리가 편하게 좌석을 세팅하고 나니 운항 중 제공될 기내식 메뉴를 나눠 준다. 

 

 

승무원이 승객별로 점심 식사와 가벼운 식사를 함께 주문받아 좌석 도면에 기록하는데,

우리 부부는 주요리 중 세번 째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스테이크의 경우, 고기 익히는 정도까지 미리 오더를 받는게 차별화된 서비스.

 

 

일단 네프킨부터 단정하게 깔아준 다음 코스에 따라 나오는 점심. 

 

 

 

 

 

 

 

 

여기까지가 점심.

 

 

와인이나 맥주는 좌석에서 주문하여 제공받을 수도 있으나, 좌석에만 있는 것이 답답하거나 무료하면 Lounge Bar를 이용하면 된다.

 

 

Lounge Bar에서는 위스키나 각종 칵테일을 제공해준다.

 

 

 

 

별거 아닌거 같은 좌석의 Side Pocket도 필기도구나 여권 등을 넣어두기 편하다.

안에 있는 건 승객에게 지급한 세면도구 세트. 치솔, 치약, 로션과 안면 수분 스프레이 등이 포함.

 

 

 

간식으로 제공된 피자마가리타와 가벼운 식사인 농어 파스타.

 

아쉽게도 대기업 임원의 진상으로 문제가 됐던 라면은 먹어보질 못했다.

근데, Prestige Class에서 불만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거 같다. 

이건 뭐.. 음식에다 음료에다 주류에 간식까지 숨 돌릴 틈도 없이 먹을 걸 들이대니.. 

뉴욕까지 가는 동안 거의 사육당하는 기분이랄까...^^   

승무원으로부터 평소 받아보지 못하는 극진한 대접을 받으니 사람에 따라 마냥 허세부리고픈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만,

대부분의 승객들은 조용히 간다.

 

이보다 몇 백만원이 더 하는 First Class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Prestige Class는 경험하게끔 해주고픈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경제적으로 풍족하면 어디서든 대우받으며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시켜주고 싶었기 때문. 

 

Prestige Class가 편한 건 뭐니뭐니해도 두 발을 쭉 뻗고 침대처럼 길게 누워서 수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

이런 편안함으로 14시간 30분을 불편함없이 날아가 뉴욕에 도착했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돈 값을 한다.

 

      

:

 

유학생활을 위해 재원이가 미국으로 들어간 게 2001년 1월 13일, 지연이가 미국으로 들어간 건 2010년 5월 15일이다.

재원이의 경우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들어가기 전 여권과 비자 연장을 위해 잠깐, 그리고,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적이 있었지만, 아들을 보내놓고 12년이 지나는 동안 아내는 미국 땅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다.

어지간 하면 아이들이 어찌 생활하는지 궁금해서라도 한번쯤은 다녀올만도 했건만, 아내는 굳건했다.

어찌보면 아이들의 독립심은 엄마의 이런 비장한 외면(?) 속에 더 강해졌는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묘하게도 이번 5월 동시에 졸업을 맞았다. 이 정도면 아이들을 찾아볼 충분한 명분이 생긴거다. 

아이들과 각자의 일정을 협의하여 잡은 미국 방문 일정은 이렇다.

 

5월 1일 지연이가 있는 뉴욕 도착.

5월 7일 재원이가 있는 애리조나 피닉스로 이동.

5월 10일 재원이와 함께 LA로 이동.

5월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지연이와 합류.

5월 14일 지연이 뉴욕으로 귀가.

5월 16일 LA로 돌아와 우리는 귀국하고 재원이는 잔류.

 

남들은 모처럼 가는 미국 일정이 16일은 너무 짧지 않느냐며 우리보다 아쉬워했고,

우리 역시 다소 짧지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모든 건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게 좋은거..

어쨌든 모든 일정을 확정하고 해야할 일은 왕복 항공편 예약.

 

오래 전부터 나이들어 아내와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조금이나마 편안한 여행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좀더 명확히 표현하자면, 내가 편안한 여행을 하고 싶은 것 보다, 아내에게 편안한 여행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으로 평소 여행시마다 항공 마일리지를 열심히 모았다. 모은 마일리지를 국내선이나 가까운 동남아 항공권

무료 발권도 가능했지만, 자잘한 욕구를 억제하며 열심히 모은 항공 마일리지.

 

그 마일리지를 활용할 기회가 드디어 왔다. 마일리지를 이용한 좌석 업그레이드.

마일리지만으로도 아내와 함께 일반석 무료 미국 왕복이 가능하지만, 그러려면 마일리지를 벌써 사용했을거다.

더구나 금년은 우리 결혼 30주년. 30주년도 자축할겸 편안하게 아이들의 졸업을 축하하러 가자.

 

 

 

출국수속을 마치고 대한항공 Sky Lounge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우리를 편안하게 미국까지 데려다 줄 AIR BUS 380이

우리의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뉴욕으로 떠난다.

                

지난 1월 뉴욕 방문시 AIR BUS 380을 이용하며 다른 항공기보다 편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AIR BUS 380의 Prestige Class는 어떤 만족감을 줄지 궁금해진다.

 

 

:

 

 

여행을 함께 하면 그 사람이 더 보인다고 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해탈이에게서도 그랬다.

 

 

마라톤 서브쓰리 인증자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생각 이상으로 몸이 단단하다.
미륵산을 오르내리는 소요시간도 내 예측을 훨씬 밑돌았으며,

가파른 경사를 오름에도 호흡에 변화가 없다.

나와 현격한 차이를 느낀 부분이다. 나의 거친 숨소리에 하는 말.
"형~ 뭐 잡아먹고 왔어? 왜 그렇게 씩씩대?"

(그래~ 너 잘났다~~)

 

원래 박학다식 - 폭넓게 아는 게 많은 친구지만,
야생화에도 그리 관심이 많은지는 몰랐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사진으로 담고,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묻고..
참 지적 호기심이 많은 친구인데,

그런 것들이 각계 각층 누구와 어울리면서도 상대로부터
호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의 근간이 아닌가 싶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누구에게나 정말 참 편하게 다가간다.

처음 마주하는 사람에게도 적절한 호칭과 거부감없는 화법으로

어색함없이 다가가 대화를 이끌어낸다.
뭐.. 하긴 나도 거기에 말려들었으니...^^
나도 처음 대하는 사람과 친화력이 좋은 편이지만,
나와는 차원과 개념이 다르다.

 

그런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전국구 인맥.
여행 경로를 따라 들렀다 가라는 러브콜이 쉼 없이 이어진다.

원님 덕에 나팔분다고 덕분에 진주에서 초대형 약초장어까지 맛 봤다.

 

니 것 내 것의 경계가 없는 해탈이. 이런 능력자 해탈이에게,

보고싶지 않지만 문득 문득 내게 보이는 내면이 있다.
천안으로 내려간 후 오랜만에 둘이 함께 한 시간의 그늘 속에

좀더 길게 드러난 듯한 외로운 그림자가 내 마음 한 켠을 찌른다.
그리고, 내게 그 그림자를 거둬줄 빛이 준비가 안 돼 미안하다.

 

 

해탈~
바다를 등지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네 건각과 같은 의지와,

흐트러짐없는 표정과 같은 이성으로 너를 아는 사람들에게

'해탈이가 내 친구' 라는 자부심을 주며 일어서리라 믿는다.
너를 알기에 네 뒤의 배처럼 너를 기다릴께~

 

 

 

 

골프를 목적으로 한 동행은 많았지만, 순수한 여행 동행은 처음이었다.

달리 신경쓸 게 없을 정도로 워낙 서로를 잘 알아 난 참 마음이 편했는데,

해탈이 고생만 시킨 거 같아 미안하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해탈이에게 다시금 고마움을 전한다.

좋은 시간 함께 해준 해탈이. Thank you~!!!

 

 

:

 

1박 2일 짧은 일정에 소매물도까지 다녀 오느라 통영을 자세히 돌아보지는 못 했지만,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잠깐 잠깐 겉핧기식으로 다닌 곳을 모아 본다.

 

 

통영항 여객터미널.

 

 

해산물이 푸짐한 중앙활어시장

 

 

 

횟감과 해산물 뿐 아니라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요게 모두 3만원. 물론 회만 떠주는 것이니 초장집에 가면 또 그만큼의 비용이 필요할지 모른다.

 

 

 

저 큰 갈치가 두 마리에 오천원이라는데, 국산 맞나?

 

 

 

활어시장 골목 안에 있는 은성횟집의 한상. 쯔끼다시가 간결하다.

소주는 해탈이, 막걸리는 내 몫.

 

 

 

좋은데이는 경상도 사투리와 영어 번역의 합작품?

저 소주는 차게 마시는 것보다 조금 미지근한 게 제 맛이라는데,

진짜 그런지 냉장 재고가 없어 하는 말인지 알 길이 없다.

그렇다니까 그런 줄 알고 마신다.

 

 

담백한 삶이 느껴지는 靑馬 生家

 

 

[깃발]의 詩人 청마(靑馬) 유치환의 生家.

 

 

가운데 석가래에 柳藥房이라 씌여 있는 걸 보니 의원 집안이었던 모양이다.

 

문헌에 의하면,

靑馬는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후 퇴폐적인 분위기에 불만을 품고 1년 만에 중퇴했다고 하는데,

당시 대학에서 퇴폐적인 분위기를 느꼈다면 요즘엔 무슨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

 

 

청마문학관은 월요일 휴관이란다.

소매물도에서도 그러더니 월요일은 여행다닐게 아니다.

 

 

무작정 걷고 싶었던 이순신공원

 

 

이순신공원의 이순신 장군 동상.

개인적으로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보다 훨씬 기개가 있어 보인다.

그런거보면 사람(?)은 있을 자리에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시간이 부족해 직접 걸어서 둘러보진 못 했지만,

안내도를 보면 이순신공원은 면적이 꽤 넓고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듯하다.

조경도 잘 되어 있고, 게다가 바다와 연해 있어 탁 트인 조망과 함께 산책이나 조깅코스로 최고일 듯.

 

 

이순신공원에서 만난 낭만고양이.

꼬맹이를 만난 후 어디서나 고양이를 보면 친근감이 가며, 꼬맹이 생각이 난다.

 

 

:

 

통영을 간다하니 경익수가 문자를 보내왔다.

[통영가면 오미사에서 꿀빵좀 사와라].  꿀빵은 뭐고, 오미사는 뭐냐 물으니,

꿀빵은 경주 행남빵, 안흥 짠빵과 같이 통영에서 파는 빵이라 하고, 오미사는 그 꿀빵의 원조란다.

 

소매물도에서 돌아와 들른 [이순신 꿀빵].

 

 

통영에서는 곳곳에 꿀빵집이 있는데, 이순신 꿀빵은 독특하게 카페스타일이다.

다른 곳이 대부분 TAKE-OUT 방식인데 비해 여기는 내부에 작으나마 음료와 함께 꿀빵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커피와 국산차 등 다양한 음료 메뉴 중 내 준에 띄는 것 하나. 앗~ 빙수가 있다~~ [꿀빵 컵빙수].

하지만 아쉽게도 빙수는 5월부터 판매를 한다고 한다.  사진은 우리를 위해 보이차를 준비중인 실장님.

 

 

다섯 개 단위로 판매하는 꿀빵은 한 개에 천원. 

비록 친구가 지정한 오미사 꿀빵은 아니지만, 친구에게 스무 개 택배로 송부.

 

이순신 꿀빵은 나름대로 개발한 방법으로 꿀빵을 송달해 경화되지 않는 강점이 있다고.

냉동 보관하여 20초 정도 전자레인지로 돌리면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테이블 벽에 뻬곡하게 붙어있는 방문객의 칭찬 포스트잇에서 이 집의 인기를 실감한다.

 

통영의 많은 꿀빵집 중에서 이순신 꿀빵과 인연을 맺은 건 참 우연이었다.   

 

Episode 3.

 

달아공원의 노을을 보고 내려와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겸 회를 하러 통영 활어시장내 골목의 횟집을 찾아들었다.

해탈이와 둘이 잔을 기울이는 중 옆 자리에 손님이 들었다.

 

 

이 두 분은 부자지간이다. 넉살좋은 해탈이가 청년에게 물었다.

- 삼촌은 뭐하시는 분이신가?

> 저는 꿀빵집 하고 있습니다.

 

꿀빵이라고?  

"안 그래도 내가 통영에 간다니까 내 친구가 꿀빵을 사오라 하던데.."

이렇게 시작된 대화가 기묘한 인연으로 이어질 줄이야..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던 중,

청년 : 제가 대전대학교 일어과를 나왔는데..

강하 : 어~ 그래요? 아까 얘기한 꿀빵 사오라던 친구가 대전대 부총장으로 있는 친군데..

청년 :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강하 : *** 교수라고.. 법학과 교수니까 법학과 아니면 잘 모르겠지.

청년 : 일어과 *** 교수님이 제 은사십니다.

 

그 자리에서 친구에게 전화해 일어과 *** 교수를 아냐고 물으니, 잘 안단다.

그러니까 서로 잘 아는 교수의 친구와 제자가 우연찮게 인연을 맺은 것이다. 

 

세상 참 좁다는 걸 다시금 확인한 순간.  정말 몹쓸 짓 하지 말고, 남의 말 함부로 하지 말자.

 

 

:

 

多.島.海.

 

정말 섬이 많다. 배를 타고 가며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섬이다.

각기 다른 형태의 수 많은 섬들. 물 위에 둥둥 떠있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그 섬 사이를 가르는 배들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입술사이로 대학시절 부르던 노랫말이 흘러나온다.

YRC 정이근 선배가 곡과 노랫말을 만들어 오로지 우리 YRC만이 알고 부르던 노래.

그리고 지금도 연그린 모임에서 고참들이 잊지않고 즐겨 부르는 노래 [작은 배]

 

 

 

 

남쪽 바다 수 많은 작은 섬 사이로

고요하게 헤쳐 나가는 작은 배 있네

 

외딴 섬 절벽 위에 하늘같은 절에서

들려나오는 목탁소리 오히려 적막이어라

 

뱃전에 선 사공의 그을린 얼굴보라

뱃길이 끝나는 곳 사공 아내 있겠지

 

저 바다와 섬에 얽힌 많은 전설 감추고

갈매기와 희롱하며 배도 가고 섬도 간다 ♪♬

 

 

정이근 兄은 어떻게 이런 아름답고 예쁜 멜로디와 노랫말을 만들어냈을까..

이근 兄은 여기 한려수도를 보고 이 노래를 만들었을까?

유난히도 감성이 풍부했던 이근 兄의 재주에 다시금 탄복한다.

갑자기 정이근 선배가 보고싶다.

 

 

 

 

 

 

:

 

소매물도는 배편으로 통영에서 1시간 반, 거제에서는 3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소매물도가 목적이라면 거제에서 들어가는 것이 시간과 요금이 절감된다.

통영에서 하루 밤을 보낸 우리는 아침 7시에 여객선을 탔다.

 

 

 

한 시간 반쯤 걸려 보이는 소매물도 전경.

전면에 보이는 마을이 소매물도의 2/3를 차지한다.

규모가 대충 나오지 않는가. 나머지 소매물도의 다운타운(?)은 저 밑에 소개한다.

사진 한 가운데 보이는 그럴 듯한 집은 팬션이다.

 

 

 

소매물도의 물가지표.

재밌는 건 팬션과 민박의 존재다. 그건 결론부분에서 다시 얘기하자.

 

 

 

선명하지가 않지만, 맨 위에 보이는 글자는 [여기는(6구간)]이다.

그렇다면 1구간부터 5구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 표지판을 보질 못했다.

선착장에 도착해 특별한 안내표지판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다 이 길로 접어든다.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 뿌리는 매물도産임을 입증함?

저거 왜 적어놓은 이유가 진짜 궁금.

 

 

 

얘가 소매물도 공인 가이드인 모양이다.

사람들에 앞서 다니는데, 다니며 곳곳에서 몇 번을 마주쳤다.

얼굴도 잘 생겼고, 약초를 캐먹는지 몸도 아주 튼실해보이는데다

관광객에 익숙한지 누구에게도 낯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리드해 나간다.  

 

 

 

기원하는 것에 대한 믿음의 증표를 남기고픈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 보다.

 

 

 

소매물도의 선착장에서 본 절벽의 형태가 마치 공룡의 머리와 몸통 같다.

앞쪽으로 짧게 돌출된 부분은 공룡의 앞 발.

공룡절벽이라 이름을 붙여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섬을 일주하다보니 유사한 게 또 있다.

 

 

 

이 모습은 비룡 혹은 시조새의 머리와 목덜미같지 않은가... 양 쪽으로 길게 날개를 펼치고.

소매물도는 쥬라기공원이다.

  

 

 

소매물도에서 바라본 대매물도.

 

 

통영에서 아침 식사용으로 준비해온 충무김밥.

절벽과 같은 바위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충무김밥을 먹는 이 기분이라니...

 

 

 

소매물도에 전해오는 전설을 품은 남매바위.

어렸을 때 헤어져 오누이임을 모른 남매가 사랑을 맺자

하늘에서 벼락을 쳐 오빠는 산 중턱에, 누이는 바닷가의 바위로 변했단다.

 

 

 

소매물도의 남쪽에 있는 등대섬.

등대섬은 바닷물이 차면 소매물도와 분리된 작은 섬이지만,

물이 빠지면 소매물도와 연결되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소매물도 최고의 절경으로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운데,

저 아래까지의 거리 800미터가 거의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 있다.

 

 

 

여기가 계단을 내려와 등대섬까지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물이 빠지면 길이 열린다.

물 빠지는 시간은 매일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우리가 간 날은 2시 넘어서 물이 빠진단다.

물 빠질 때를 기다리려면 4시 반 돌아가는 여객선을 타야 하는데,

섬이 워낙 좁아 그때까지 할 일이 없어 아쉽지만 등대섬 진입은 포기.

 

 

 

매물도 관세역사관.

예전에는 이곳에서 밀수선을 감시하고 배의 항로 이탈 여부를 파악했다고 한다.

섬의 사방을 관제하는 곳이니 만큼 소매물도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곳이라

이곳을 보려면 일주코스에서 계단을 제법 올라가야 하는데,

기껏 올라가보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입구에 월, 목요일은 휴관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젠장~ 그런 안내판은 계단 입구에 붙여놔야 하는거 아냐?

     

 

 

아무리 작은 섬이라도 여기도 관광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산나물을 파는 토산품점(?).

이곳 사람들의 생계를 생각하면 뭔가 구매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슬쩍 사진만 찍는 것이 참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가운데 보이는 정말 토속적인 민박집. 그 위에 위치한 팬션과 대비된다.

저 민박집은 어떤 경쟁력으로 팬션에 대응하는지 궁금하다.

 

 

 

소매물도의 모든 주거시설. 가운데 사진에 보이는 곳이 전부다.

 

 

 

선착장에는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싱싱한 해산물이 있다.

멍게, 굴, 해삼, 소라..

 

8시 25분에 도착해 쉬엄쉬엄 돌았음에도 시계를 보니 11시가 좀 넘었다.

돌아갈 여객선이 들어오는 12시 20분까지 한 시간여가 남는다.

 

 

 

남는 시간에 해야 할 일이란게...  싱싱한 해산물이 20000원.

 

 

소매물도는 차량은 고사하고 자전거 탈 일도 없다. 자전거로 다닐 거리도 안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천천히 돌아도 세 시간이면 섬 일주가 가능한 작은 섬에서 숙박을 할 일이 흔할까..

아무 생각없이 휴식을 취하거나, 외부의 유혹없이 몰입할 일이 있다면 모를까

관광을 목적으로 숙박하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서두에 언급한 팬션이나 민박의 존재가 재밌다는 이유다.

 

소매물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이 섬을 지키는지 궁금하다.

 

 

 

 

:

 

통영에서 석양을 볼 수 있는 달아공원.

서해안에서도 많이 본 노을을 꼭 봐야 할 이유는 없지만, 딱히 저녁에 할 일도 없다.

해질 무렵 볼거리가 마땅찮은데다 초저녁부터 술자리를 벌리기엔 너무 벅차다.

그래서 달아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낮까지 비가 이어져 석양을 보기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오후부터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 해가 떨어지긴 이른 시간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삼면의 바다.

위에서 보지 않더라도 보이는 모든 곳이 섬이다.  

 

 

서서히 해를 넘기기 시작하는 多島海.

 

 

 

 

 

 

많이 봐온 노을이려니 생각했었는데, 다도해의 노을은 다른 곳과는 또 다른 감흥이 있다.

둥둥 떠있는 섬 사이로 숨어드는 석양은 긴 수평선 너머 사라지는 석양과는 다르다는 걸 알았다.

바다와 하늘만의 조화가 아니라, 그 사이 멀고 가까운 섬까지 어우러져 각기 다른 콘트라스트의 노을을 남긴다.

 

 

사진에서 느끼는 기묘함 중의 하나가 가로 세로 길이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

같은 피사체임에도 느낌이 다르게 와닿는 이유는 스케일과 임팩트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내 사진이야 누구나 하는 졸작이라 표현이 제대로 안되지만,

제대로 된 노을 작품을 보면 붉은 화면 전체가 장엄하다.

그 경우 가로로 담은 사진은 더욱 그렇다.

 

반대로 세로로 담은 사진은 가로 폭이 좁은만큼 강조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보는 사람의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거 같다. 

 

 

 

 

 

 

 

위 두 가로 세로 사진에 대한 짧은 느낌을 적자면,

가로 사진이 사진 하단의 지나가는 배의 궤적으로 해가 떨어지는 시간의 여운을 남긴다면,

세로 사진은 섬너머 사라지는 석양의 형태가 여운으로 남는다고 해야 하나..

 

 

:

 

동피랑마을은 최근 언론에 자주 소개가 되어 이미 유명해진 곳인데, 동피랑의 어원이나 의미가 무엇인지는

인터넷 이곳저곳을 뒤져도 제대로 나오지를 않으니 호기심많은 나도 어쩔 수 없이 패스. 후에 다시 알아보기로 한다.

 

 

동피랑마을 진입로.  언니는 동피랑 스타일이라는데, 동피랑 스타일의 정의가 뭐야?

 

 

벽화마을로 변모한 달동네

 

직접 가보니 동피랑은 통영의 달동네였던거 같다.

대책없는 환경에 떠나는사람들이 늘어나자, 떠날 곳 조차 없는, 또 잔류를 희망하는 마을사람들과 뜻 있는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환경이 열악한 달동네를 벽화마을로 renewal 하여 관광명소로 새롭게 태어난 곳이 동피랑마을이다.

    

 

 

일단 마을 입구 축대부터 마을 안내도로 활용된다.

 

 

 

안내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동피랑마을은 항(港)에서 걸어가기에도 멀지가 않다.

 

 

 

축대도 좋고, 담이건, 골목길이건, 집의 벽까지 마을 곳곳 그릴 수 있는 곳엔 거의 그림이 들어가 있고,

심지어는 개인 집 처마 공간에 적힌 관광객의 낙서마저 관광의 대상이 된다.

 

 

 

동피랑마을 그림은 단순히 보는 벽화가 아닌, 함께 참여하는 벽화가 많다.

그림 일체가 될 수 있게 그려진 벽화. 사진과 같이 의자에 함께 앉는 듯이 하거나, 공중전화 수화기를 받는다거나,

천사 날개 사이에 서서 본인이 마치 천사의 날개를 단 것과 같은 재미난 연출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림에 人과 木을 집어넣은 것도 참신하게 와닿는다.

 

 

 

달동네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진. 지붕을 원색으로 재단장하여 깔끔한 느낌을 준다.

관광명소가 되기 전에는 저 위치에 매점이 있었을라나..?

 

 

 

마을에서 내려본 통영항.

 

 

 

동피랑의 몽마르뜨.

 

 

 

개발에는 늘 명(明)과 암(暗)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동피랑마을이 모두 벽화로 채워진 건 아니다. 일부는 여전히 달동네인 곳이 동피랑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따르는 건 당연지사. 동피랑에는 이런 쉼터와 매점, 스낵코너가 여럿 있다.

심지어 기념품 매장까지.  이곳에 스타벅스까지 침투한 줄 알고 순간적으로 흠칫 했었다는..^^

 

 

 

언동스.. 우린 언니가 아니니 오동스.  오빤 동피랑 스타일.. 

 

 

 

동피랑마을에서 담아온 모습중 가장 정이 가는 모습이다. 

 

 

동피랑마을은 사실 평범한 언덕 위 골목마을이다.

돌아보면 그냥 골목마다 벽에 그림을 그린 그저 그런 마을이다. 그림도 평범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건, 황폐해가는 마을을 버려두지 않고 마을을 되살리려는 의지와 열정을 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이제 길을 닦았으니, 길을 얼마나 넓히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앞으로 동피랑마을 사람들의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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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시오

 

그렇게 미륵산에서 나는 돈을 벌고, 해탈인 체력을 기르다보니 점심 때가 훌쩍 지났다.

금강산도 식후경. 스마트폰으로 [통영 맛집]을 검색하니 대체로 두 군데가 나온다.

[대풍관]과 [원조 밀물식당]. 위치는 비슷해 보이지만, 이름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다르다.

왠지 주차는 대풍관이 편할 거 같은데, 우린 좀더 서민적인 느낌의 원조 밀물식당을 찾았다.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여기는 역시 주차장이 없다. 주차는 각자 알아서 능력껏...

 

 

 

메뉴판 좌우로 KBS, SBS, MBC 공중파 3사의 음식관련 프로에 소개된 화면 사진이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부착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점심 시간으론 늦은 오후 세 시가 됐음에도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만 했다. 오늘은 줄 서는 날인가 보다.

 

 

 

우리의 주문은 통영 브랜드인 멍게비빔밥과 계절메뉴인 봄도다리쑥국. 사장님 표현을 빌자면,

통영에서 가장 먼저 멍게비빔밥을 론칭한 곳이 바로 이 가게란다. 그러니 사장님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통영의 수많은 멍게비빔밥은 모두 그 이후에 생긴 고상한 표현으론 이미테이션, 순 우리말로는 짝퉁이라는 얘기.

뒤이어 개발한 멍게전골은 아직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메뉴란다. 통영에서 밀물식당이 유일하다고.

주차를 하고 온 해탈이가 오다가 근처에서 밀물식당을 봤다고 하니, 사장님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사실 확인이 안된 내용자칫 음해와 비방이 될 수 있으니 더 이상 언급은 생략하자.

개인적으로, 도다리쑥국은 서울 강남의 진동횟집에서 맛본게 더 인상적이다.

    

 

 

통영을 간다고 하자, 친구 경익수가 오미사에 들러 꿀빵을 사오라고 카톡을 날렸다. 거기가 꿀빵의 본산이라고.

내겐 익숙치 않은 꿀빵이 뭔가 했는데, 통영 시내의 곳곳이 꿀빵이다. 안흥 찐빵, 경주 행남빵과 같이 통영은 꿀빵이다.

요 꿀빵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로 하는데, 이 집도 줄을 서네..

 

 

 

충무공 이순신 수군의 본산답게 통영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의 상징이 곳곳에서 보인다.

차를 타고 지나다 찍은 거라 거북선 머리가 안보이는 게 아쉽지만, 통영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충분하다.

 

 

Episode 2.

 

활어시장 주변을 걸으려면 어딘가 주차를 해야 하는데, 특히 주말이어서인지 마땅치가 않다.

골목으로 들어가니 모텔 주차장에 여유 공간이 있어 주차를 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동피랑 마을로 가기 위해

다시 주차장으로 가니 건장한 남자가 다가온다. 그를 본 해탈이 갑자기 먼저 다가가며 나선다.

"오늘 여기 묵을라 하는데..."  오늘 밤 우리 숙소는 나폴리모텔로 결정됐다. 체크 인을 하고나서 해탈이가 하는 말.

"형.. 주차료 받으러 오는건데, 어차피 어디선가 묵을거 괜히 주차료 낼 필요가 없잖아."

이래서 너랑 다니면 편해..^^

 

 

거리의 차량도 줄, 주차도 줄. 통영의 휴일은 줄의 연속이다. 우린 주차가 당당하게 해결됐으니 이제 어디든 다녀도 된다.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우린 언덕배기 그림이 있는 마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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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같이 소매물도 한번 갑시다~"

2주 전 밤 11시가 넘어 휴대폰을 타고 들려온 조금은 취기에 젖은 목소리.

그저 취중에 있을 수 있는 감상적인 제안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실행이 됐다.

 

4월 14일 일요일 아침 8시 20분, 야탑에서 시외버스로 천안 터미널에 도착해 해탈이의 차에 올랐다.

그간 골프를 목적으로 한 동행은 여러 번 있었지만, 순수 여행을 위한 동행은 처음이다.

특히, 해탈이가 천안으로 거처를 옮긴 후에는 자주 만나지도 못 했기에 이번 여행이 의미가 있다. 

제안을 먼저 해준 해탈이가 고마운 이유다.

 

 

처음부터 꼬이

 

천안에서 세 시간을 달려 통영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한려수도 케이블 승강장.

주말이어서인지 주차장은 물론, 도로 양 쪽으로 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이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아름다운 다도해 한려수도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단다.

 

"형은 복장도 그러니 케이블카 타고 가~ 난 등산로로 올라갈테니까 위에서 봐요.

 대신 부탁 하나 할께. 위에 올라가면 추울거 같은데, 형이 내 자켓만 들고 와줘?"

겨우 빈 곳을 찾아 차를 주차한 해탈이가 겉 옷을 내밀고는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해탈이를 보낸 후 케이블카 탑승권을 샀다.

그런데.. 이게 뭐야~ 사람이 많아 케이블카를 타려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그럼 해탈이가 먼저 도착하겠는데...'  해탈에게 전화를 하니 알았다며 기다리겠단다.

 

그리고 30여분이 지났나.. 해탈에게서 자기는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마라톤 풀 코스를 세 시간 안에 주파하는 서브쓰리 인정자라는 건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빨리 올랐다.

그런데, 위에는 비가 온다고. 아래도 빗줄기가 보인다. 

난 아직도 대기시간이 한참이나 남은데다 바람도 거세다. '쟤 겉 옷도 없이 얼어죽는거 아냐.' 

탑승권 번호대로 승차하는데, 내 번호는 6458번. 이제 5000번쯤 탑승장 입장이다.

환불하는 게 어떨지 물으니 여전히 기다리겠다던 해탈에게서 다시 연락이 온건 그로부터 30분쯤 후.

"형~ 환불해라~ 여기 비가 많이 와서 올라와도 아무 것도 안 보여."

 

30분쯤 지나 다시 만난 해탈이는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의 모습이다.

 

 

Episode 1.

 

환불을 위해 매표구 앞에 서있는데, 한 중년 남자가 다가오더니 역시 환불을 위해 내 앞에 있던 청년에게 묻는다.

중년 : 몇 사람분 환불하실건가요?  

청년 : 두 명인데요.

다시 내게 묻는다.

중년 : 몇 사람입니까?

나 : 혼잡니다.

중년 : (잘 됐다는 듯) 제가 세 명분이 필요한데, 그럼 두 분께 만원씩 계산해드리면 안될까요?

 

팔천원에 산 걸 만원에 달라는데 안 될 이유가 뭐가 있을까?

 

 

이렇게 통영에서의 첫번 째 일정은 각기 다른 성취감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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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 생활의 달인에 장새우초밥으로 소개된 [은행골].

동네 시장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별함이 없어보이는 외관이지만, 안에는 붐빈다.

 

이름만으로는 초밥이 아닌 보양식에 어울리는 상호인데, 왜 하필 은행골이라 상호를 정했을까.. 

  

 

 

생활의 달인에서는 장새우초밥을 특화상품으로 소개했지만, 와보니 참치초밥 전문점이다.

[은행골]은 초밥의 형태도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맛은 일품이다.

 

참치를 완전히 해동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입 안에서 스르르 녹는 느낌인데,

참치도 참치지만 밥알의 감칠 맛이 기가 막히다.

단촛물에 살짝 버무린 윤기있는 밥알을, 젓가락에 조금만 힘을 주면 흐트러질 정도의 적당한 악력으로 뭉쳐

입 안에서 전혀 딱딱한 느낌이 없을 뿐더러 단촛물에 버무려진 맛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상당히 인상적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참치는 사장이 직접 일본으로 가서 직수입한다고 한다.

    

 

 

새우초밥의 색이 뭔가 좀 다르다. 간장게장의 맛을 내는 간장에 새우를 담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새우.

사장이 실수로 간장게장에 새우를 빠트렸는데, 오히려 그 맛이 괜찮아 상품화했다는 우연의 산물.

 

히트상품은 각고의 노력을 동반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이렇듯 우연한 시행착오와 이를 놓치지 않는 반짝이는 감각이 계기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지도에서 은행골을 검색하면 서울에만 열 곳 이상이 검색된다. 거의 區별로 하나 씩 있는 듯.

은행골에서 초밥을 만들던 직원들이 하나 둘 독립하여 같은 상호를 사용하기 때문. 

우리가 찾은 곳은 관악구 조원동의 본점 (네비에서는 신림동으로 검색). 강남에도 신사역 부근 영동호텔 옆에 신사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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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딜러 유승한 君이 서울 모토쇼 입장권을 건네 줘 아내와 함께 일산 킨텍스를 다녀왔다.

 

말 그대로 엄청나게 많은 차, 무지하게 좋은 차들을 실컷 보고 왔는데,

도로에 굴러다녀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은 제외하고

개중에 이색적인 것들만 몇 개 골라 본다.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

 

  

 

생각같아선 아이들 하나 사주고 싶건만..  어디까지나 생각만 그렇다는 얘기다.

아이들이 실망스러워도 어쩔 수 없다.

 

근데, 이 옆에 있는 보드가 눈길을 끈다.

 

 

돈을 내야 시승이 가능하다는데, 가격이... @ㅁ@~

그것도 최소 1개월 이전에 예약을 하란다.

그러니까, 어줍잖게 쳐다보지도 말라는...

 

이쯤되면 아이들도 실망스러워하진 않겠구만.  ㅡ.ㅡ

 

 

 

잠시 우울했던 마음을 경쾌하게 바꿔준 가장 깜찍한 차.

 

  

  

 

정말 장난감같은 차.

저 차가 도로 위를 굴러다니면 누구나 한번쯤은 바라볼 거 같다.

 

 

 

 

리터당 연비가 61.0km라니... 헐~  15리터면 경부고속도로 왕복.

 

몇 년 타면 차값 빠지고도 남을 듯한데,

이런 차의 대량 수입은 정유사에서 적극 반대 로비를 펼 듯.

 

 

 

가장 스타일리쉬한 차.

 

  

    

  

 

이 차는 그냥 줘도 못 탈 차다.

문을 못 열어 주차를 할 수가 없잖아..

 

하지만, 디자인만큼은 정말...  눈이 호강한다.

 

 

 

놀라웠던 건 국내 브랜드도 비슷한 형태가 있더라는거.

 

  

 

위의 BMW와 비교하면 다소 육중한 느낌이지만,

그건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거고, 자체로서는 훌륭하다.

 

 

 

 또 하나의 국내 브랜드.

 

  

  

  

 

요런 도어 스타일이 실제 실용성은 어떨까?

 

 

 

 

 

이 역시 줘도 못 탈 차지만, 보는 것만으로 즐겁다.

 

 

 

모터쇼 전시장을 돌면서 느낀 점.

 

1. 고급 수입차는 도어를 잠가 놓아 승차는 고사하고 내부를 들여다 보기도 어렵다.

이런 차도 있다는 걸 보여줄 뿐, 구매능력없이 눈팅만 하는 건 거부한다는 자부심이다.

 

2.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짊어지고 왔는데,

포커스는 자동차가 아닌 모델들에게 맞춰지고 있다.

 

3. 르노삼성은 왜 부스를 만들었을까?

 

4. 매일 경품 추첨으로 자동차를 주는데, 볼보 S40된 사람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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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친구인 박성원 교수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앤트러사이트 사진을 본 적 있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었는데, 지난 수요일 홍대 근처에 갔다가 찾아봤다.

 

 

 

외관을 보고는 이 곳이 맞나 싶었다.
커피숍과는 거리가 먼 듯한 폐공장같은 모습.
모르고 지나는 사람은 누가 여길 커피숍이라 생각하겠는가..

대체 입구가 어디야?

허름하고 우중충한 외관에 창문도 없고,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이상한 사람들만 있을 거 같은 이미지.
 
저 철문이 입구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게 페인트통이다.
페이트통의 좌측에는 목재와 공구들이 보인다.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입구에 들어서면 왼 쪽에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는데,
무슨 작업을 하는지 출입금지로 되어 있다.

2층은 공연장인 듯하다.

 

 


여기가 주방 및 카운터.

메뉴를 보니 앤트러사이트는 드립커피 전문이다.
라떼나 모카 등 일반인에게 익숙한 메뉴보다 커피 원산지별 품종이 메뉴를 이룬다.
당연히 일반 커피숍에 비해 가격이 높지만, 다른 드립커피 전문점에 비해서는 착한 편이다.
가격과 분위기 모두 편한 컨셉을 추구하는 듯.

 

 


앤트러사이트는 인테리어가 없어 보이는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노출 콘크리트 벽면과 그대로 드러난 훼손된 기둥, 
별로 돈 들이지 않아 보이는 바닥 에폭시.

그리고..

 

 

 

시멘트로 뺌빵 처리한 벽면에 어울리지 않는 듯한 액자와 
대충 배치한 것 처럼 보여지는 저렴한 테이블과 의자.


하지만,
그렇기에 이 안에서는 
뭔 짓을 해도 무방할 거 같은 편안함을 주는 실내.

이런 자유로움이 합정동 주택가 구석진 곳에 버려진 듯 위치한
[앤트러사이트]를 찾게 만드는 매력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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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팥빙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이름 뿐만 아니라 아니라 외관에서도 1930년대 느낌이 나는 홍대부근 [경성팥집 옥루몽].

 

 

 

옥루몽의 메뉴는 단팥죽과 팥빙수인데, 이 집... 줄을 서시오~~

상호의 뉘앙스와 잘 매치되는 유기에 담겨져 나오는 단팥죽과 팥빙수의 맛도 일품이다.

  

 

 

유기 겉 면에 엉킨 얼음이 먼저 입맛을 다시게 하지만, 氷雪의 질이 너무 좋다.

빙설이 너무 부드러워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아티제 빙수 이후 이런 빙설의 느낌은 처음이다.

 

지난 1월 지연이가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 남아 함께 홍대부근 골목을 거닐다 우연히 마주친 옥루몽은 빙수광인 내게는 행운이었다.

근데... 집에서 너무 멀~~~어~~~

 

 

 

상수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가다 오른쪽 주차장 골목으로 우회전하여 좌측 길을 따라 올라가면 [옥루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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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약속으로 인해 일주일에 나흘 저녁 술을 마시고 들어가니 아내에게 미안하다.

그 미안함을 다소나마 덜어볼 요량으로 토요일 낮에 잠시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올 생각에 

여주 방면으로 안테나를 꽂던 중, 아내가 채널A에 [착한식당]으로 소개한 [걸구쟁이네]를 제안했다.

 

네비게이션에서는 [걸구쟁이네]가 검색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지도앱을 이용하여 검색하니.. 이건 또 뭔가..?

네이버지도와 다음지도의 주소가 상이하다.

 

네이버지도 -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이호리 414-2

다음지도 -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간매리 496-5

 

주소가 상이함에도 두 주소가 표시하는 위치는 동일하다.

경험상 음식점 검색에서 좀더 디테일함을 느꼈던 다음지도의 주소로 네비게이션을 검색하고 핸들을 움켜잡았다.

 

아~ 간매가 있었지..

간매리에 레미콘과 아스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동호회 후배 간매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

 

- 아~ 형..  왠 일로?

> 혹시 [걸구쟁이네]라는 식당 알아?

- 그럼~ 잘 알지.. 회사 바로 옆인데..

> 거기 어때?

- 나도 사람들 데리고 몇 번 가봤는데, 평이 상반돼..  좋다는 사람도 있고, 밋밋하다는 사람도 있고..

  난 먹다 토하는 줄 일았어..  근데, 한번은 가볼만해요.

 

인터넷에도 "맛 없다" 는 평이 심심찮게 있어 내심 불안한 마음으로 도착한 곳.

 

 

사찰음식점이라 하여 사찰은 아니고, 단지 음식의 내용이 사찰 형식으로 육류가 없다.

 

 

1인분 13,000원인 2인분 한상.

 

밥 밑에 곤드레나물이 있는 곤드레비빔밥. 우리는 저 밥상의 모든 접시를 하나의 남김도 없이 완벽하게 비웠다.

평소 양념에 익숙한 미각에게는 맛 없다는 평이 이해될 만큼, 담백한 맛이 우리와는 너무나 궁합이 잘 맞은거다.

 

위치상으로 상당히 외진 곳에 위치했음에도, [걸구쟁이네]의 주차장에는 제법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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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유적지에 있는 [저녁바람이 부드럽게]를 찾은 지가 오래 전이다.

(http://www.kangha.kr/3092)


올 초 들렀을 때, 4월부터 한옥에서 손님을 맞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갑자기 그 말이 떠올라 어찌 변했는지 궁금한 마음에 비 내리는 오후 그 곳을 다시 찾았다.


 

 

비를 맞는 한옥의 콘트라스트는 짙다.

 

 

 

한옥 앞마당.  집의 마당이 이 정도만 돼도 삶이 왠지 럭셔리해 보일거 같지만,
이것도 게으른 자에게는 공상이겠지.. 


 

 

한옥에서 바라본 오리지널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무척 작아 보이는데, 사실 좀 좁긴 했다.


 

 

가격은...  변함이 있는지 없는지 기억이 안 나네.


 

 

한옥으로 옮긴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내부.

사진 오른쪽으로 별실이 이어진다.


 

 

 

 

그리고, 별실 오른쪽 창문을 통해 보여지는 한옥 뒷편의 모습.


 

 

뒤 야외에는 파라솔과 평상이 있어 날 좋을 때는 여기서 커피타임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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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아일랜드를 구성하고 있는 단지를 한번 돌아봤다.

 


시간이 부족해 모든 곳을 일일히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겉모습만 훑어봤다.


  호수도시 베네치아를 모방하여 꾸민 허브박물관.
 
 


  요거는 이태리 로마의 트레비분수와 비슷한가...


 


  아~ 여기서 빵을 구입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야금야금 맛있게 먹었다. 양도 제법 후하게 준 거 같다.


 


  조 위 트레비분수 비슷하다고 한 뒤에 위치한 허브카페.

 


  요건 허브힐링센터인데, 여기서는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허브아일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여러가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요건 왜 이렇게 뭐냐고?

 

 

 안으로 들어가 요런 포즈로 기대봤다.  아직도 뭔지 감이 안 잡힌다면...


 


  생각보다 포즈가 자연스레 잡혔다.


허브아일랜드의 이곳저곳을 관심있게 돌아보려면 하루는 족히 필요할거 같은데,
한군데서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짧은 여행의 제약인 시간이 문제다.

욕쟁이할머니집 - 산사원 - 운악산휴양림 - 평강식물원 - 허브아일랜드로 이어진 1박2일.
시티밸리까지 욕심이 났지만, 시간상 도저히 무리인거 같아 접었다.
여름에 간다면, 첫날 오후에 허브아일랜드를 방문하는 것도 괜찮을거 같다.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내에게 물었다.

"과정평가를 하겠습니다. 이번 여행코스에 대한 당신의 만족도는,
 매우 만족, 만족, 보통, 불만, 매우.. ..."

예문이 다 끝나기도 전에 튀어나온 아내의 응답은,  
"매우 만족~~"


7월엔 유명산휴양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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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름 속 산타마을로 들어가 보자.

 


  마을 입구에는 산타들이 보초를 선다.
  여기서부터 벌써 산타와 연관된 캐롤이 울려 퍼지는데, 여름에 듣는 캐롤도 이채롭다.

  


  마을을 들어서니 한가롭고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온 느낌이다.
  산타마을은 비가 오는 날에는 개장을 하지 않는다고.


 


  산타마을의 이곳 저곳. 
  밤에 곳곳에 있는 조명트리에 불이 들어오면 꽤 인상적인 분위기가 조성될거 같다.
  혹시 다음에 운악산휴양림을 다시 찾게 된다면 야간 개장을 보러 와야겠다.
  

 


  산타마을 맨 오른쪽 집 내부 중 일부.  아이들과 함께 들러도 좋은 이유다.

 

 


  산타들도 굴뚝을 타기 위해 여름부터 꽤나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산타마을을 둘러보고 나와, 허브식물박물관 옆 꽃가게에 들어갔다.


  눈이 매우 호강한다.



  에구~ 귀여워라~~



  갖가지 색으로 예쁘게 치장한 다육식물들.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귀엽던지...

  그리고,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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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아일랜드는 평강식물원에서 남서쪽으로 40여분 거리다.

이곳의 입장료는 3,000원.
허브아일랜드는 주차장을 중심으로 여러 부대 시설이 둘러있어 관람객의 동선이 다소 산만한 편이다.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허브식물박물관을 먼저 찾았다.


 


  안에 들어가기 전 만 해도 이 안이 얼마나 넓은지 예측을 못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화사한 허브식물들.


 

 


  여러가지 꽃들을 그냥 눈으로만 본다.

 

 

  나는 꽃에 대해 문외한이라 그저 예쁘고 멋있는 꽃들이 많다는거 외에 별 감흥이 없는데,
  집에서는 작은 화분에서 자라던 것들이 여기서는 큰 나무처럼 자라고 있다며 아내의 놀라움이 크다.

 
 

 

  근데, 얘는 몸통이 어쩜 이렇게 꼬일 수가 있지..??  정말 신기하네.


 


  다양한 종류의 허브식물을 감상하며 넓은 곳을 왔다갔다 하다보니 입구의 맞은 편에 출구가 있다.


  이 출구는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의 연결 통로가 된다.
  안내표지에 산타마을이라 되어 있는데, 6월 여름의 초입에 산타마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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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많은 드라마 촬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평강식물원의 풍치가 입증된다.
촬영된 드라마에 대한 안내가 곳곳에 있고, 입구쪽에는 세트장도 있지만, 시간에 쫒겨 거기까지
확인하지 못한게 조금 아쉽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
  초록을 배경을 한 노랑과 보라, 그리고, 나무와 수초의 조화가 너무 예쁘다.


 


  연못 속 작은 수초 하나하나의 이름까지 알려주는 세심함.  문제는 이걸 구분하는 안목이 내게 없다는거..

 

 


  평강식물원에는 곳곳에 나무 의자가 있다. 잘 짜맞춘 듯한 의자가 아니라,
  그냥 대충 대충 만든 듯한 투박스러워 보이는 의자가 주변과 잘 어우러지며 친근감을 준다.  
  

 


  언뜻 보면 무슨 공룡의 등뼈 같아 보이는 이것은 나무 화석이다.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을 보고 너무 반가웠다. 올챙이를 본 것이다.
  서명 위아래 보이는 것이 올챙이인데, 아래 모습은 올챙이가 기포 흡입을 위해 수면 위로 치솟는 모습.
 
  이 녀석들 한번 담아보겠다고 줌을 당기긴 했지만, 손각대로 흔들림없이 빠른 움직임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측 큰 나무는 왜 저 혼자 저리도 밝은 연두색으로 치장했는지...

평강식물원은 이끼류, 고산식물, 늪지대 등 테마별로 단지가 구성되어 있는데, 제대로 구분하여 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잘 알려진 식물원 중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아침고요식물원]이 있다.
내 느낌으로는, 아침고요식물원이 인위적인 색채가 강한 반면 (물론 모든 식물원이 다 인위적이지만),
평강식물원은 보다 자연미를 잘 살려낸 조경이 훨씬 편안함을 준다.


계속 운전을 하는게 미안했는지, 아내는 이제 돌아가도 된다고 하지만, 염두에 둔 곳이 하나 더 있다.
시간이 좀 애매하긴 하지만, 모처럼 포천까지 왔으니 그곳을 들렸다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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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휴양림 근처에 찾을 만한 데를 검색해보니 산정호수 못미처  평강식물원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길찾기를 하니 운악산휴양림에서 42분 거리로 나오는데,
스마트폰은 규정속도로 시간이 산출되니 대략 30분이면 될거 같다. 그럼 가 봐야지.

평강식물원 입장료 6000원을 지불하고 들어서니 처음 보이는 공간.


  상품판매 코너다.
  무엇이 있나 이것저것 살펴본 후 저 끝의 문을 통해 나가면 평강식물원이 시작된다.

  근데, 왜 식물원 이름이 평강인가?
  자꾸 바보 온달이 생각나는 건 내가 너무 역사의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인지..  

    


  여기가 식물원 초입.



  초입 좌측에서 입장객의 눈길을 가장 처음 잡아끄는 애들.
  작은 식물에게도 하나하나 각기 이름이 있는데, 얘네들의 이런 이름은 누가 어떻게 부여하는지도 궁금하다. 



  요런 이름 말이다.  산솜방망이라니...


 


  평강식물원은 꽤 넓다.
  입구의 안내도에는 1시간 코스, 1시간 반 코스, 2시간 코스로 구분하여 동선을 보여주고 있는데,
  곳곳에 관심을 갖고 돌아보려면 서너 시간은 족히 걸릴거 같다.


  워낙 보이는게 많아 욕심껏 카메라 셔터를 눌렀지만, 그 중에서도 내게 인상적인 모습만 소개하는데,
  나무나 꽃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설명할 능력이 못된다. 그저 이런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는 걸 알려만 줄 뿐.

     


  민속놀이를 가볍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앞에 보관된 건 윷, 뒤는 모두가 아는 널.


 

 

 


  숲속 벤치. 참 운치있지 않은가..
 

 

 

 
  아내가 담은 이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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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원을 들러 10분 거리에 있는 운악산 휴양림에 도착하니 정확히 check-in 시간이다.

운악산 자연휴양림은 다른 자연휴양림에 비해 단지 및 숙소 규모가 작다.
숲속의 집도 한 채 밖에 없고, 연립동 두 채(3실), 휴양관 한 채(10실), 그리고, 숲속수련장 한 채가 전부다.

 


  우리가 예약한 연립동 산벚나무는 플로피 스타일로, 숙소를 띄우고 아래 식탁과 바베큐 그릴이 있다.
  

 


  주방과 방의 경계에 단차를 두니, 제법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된 느낌이 든다. 

        


  여기는 휴양관.

  


 유일한 숲속의 집인 운현정.
  다른 휴양림의 숲속의 집이 대부분 통나무집 형식인데 비해, 운현정은 한옥 형식이다.

  12인실이지만, 내부에 거실, 주방, 욕실, 심지어 현관까지 따로 구분되어 있어 두 가족이 함께 이용하거나,
  다수가 함께 와서 남녀 공간을 따로 사용해도 괜찮을거 같다.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데크.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서니, 숲속수련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저녁을 먹고 있다.
  고기를 굽고, 술과 함께 화기애애한 모습들이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산길을 찾아들었다.

 


  요거.. 초입부터 경사가 심상치가 않네..

 

 


  이 산길에 운동기구까지..

 

 


  우리는 자연탐방로를 택했다.  근데, 이왕이면 목적지와 거리표시도 해놓으면 좀 좋아~

 


  자연탐방로도 만만치가 않다. 사진에서와 같이 폭이 좁고, 옆 경사가 심해 조심해야 한다.
  특히, 코스 대부분의 경사가 결코 만만치 않은데다, 바닥이 주로 모래로 되어 있어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 주의를 게을리하면 자칫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얘 참 특이하게 꼬고 있다.

  자연탐방로를 크게 돌면 여유롭게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운악산휴양림은 산음이나 청태산에 비해 규모가 작아, 체험학습장 같은 별도의 시설도 없고,
아기자기한 맛이 별로 없고 다소 밋밋하다. 반면에, 굳이 집에서부터 먹을거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휴양림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의 이동에 커다란 마트가 있어 필요한 모든 걸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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