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이와 함께 한 통영 - 달아공원 노을
돌아다니기/국내여행 2013. 4. 20. 18:06 |
통영에서 석양을 볼 수 있는 달아공원.
서해안에서도 많이 본 노을을 꼭 봐야 할 이유는 없지만, 딱히 저녁에 할 일도 없다.
해질 무렵 볼거리가 마땅찮은데다 초저녁부터 술자리를 벌리기엔 너무 벅차다.
그래서 달아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낮까지 비가 이어져 석양을 보기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오후부터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 해가 떨어지긴 이른 시간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삼면의 바다.
위에서 보지 않더라도 보이는 모든 곳이 섬이다.
서서히 해를 넘기기 시작하는 多島海.
많이 봐온 노을이려니 생각했었는데, 다도해의 노을은 다른 곳과는 또 다른 감흥이 있다.
둥둥 떠있는 섬 사이로 숨어드는 석양은 긴 수평선 너머 사라지는 석양과는 다르다는 걸 알았다.
바다와 하늘만의 조화가 아니라, 그 사이 멀고 가까운 섬까지 어우러져 각기 다른 콘트라스트의 노을을 남긴다.
사진에서 느끼는 기묘함 중의 하나가 가로 세로 길이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
같은 피사체임에도 느낌이 다르게 와닿는 이유는 스케일과 임팩트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내 사진이야 누구나 하는 졸작이라 표현이 제대로 안되지만,
제대로 된 노을 작품을 보면 붉은 화면 전체가 장엄하다.
그 경우 가로로 담은 사진은 더욱 그렇다.
반대로 세로로 담은 사진은 가로 폭이 좁은만큼 강조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보는 사람의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거 같다.
위 두 가로 세로 사진에 대한 짧은 느낌을 적자면,
가로 사진이 사진 하단의 지나가는 배의 궤적으로 해가 떨어지는 시간의 여운을 남긴다면,
세로 사진은 섬너머 사라지는 석양의 형태가 여운으로 남는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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