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시오

 

그렇게 미륵산에서 나는 돈을 벌고, 해탈인 체력을 기르다보니 점심 때가 훌쩍 지났다.

금강산도 식후경. 스마트폰으로 [통영 맛집]을 검색하니 대체로 두 군데가 나온다.

[대풍관]과 [원조 밀물식당]. 위치는 비슷해 보이지만, 이름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다르다.

왠지 주차는 대풍관이 편할 거 같은데, 우린 좀더 서민적인 느낌의 원조 밀물식당을 찾았다.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여기는 역시 주차장이 없다. 주차는 각자 알아서 능력껏...

 

 

 

메뉴판 좌우로 KBS, SBS, MBC 공중파 3사의 음식관련 프로에 소개된 화면 사진이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부착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점심 시간으론 늦은 오후 세 시가 됐음에도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만 했다. 오늘은 줄 서는 날인가 보다.

 

 

 

우리의 주문은 통영 브랜드인 멍게비빔밥과 계절메뉴인 봄도다리쑥국. 사장님 표현을 빌자면,

통영에서 가장 먼저 멍게비빔밥을 론칭한 곳이 바로 이 가게란다. 그러니 사장님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통영의 수많은 멍게비빔밥은 모두 그 이후에 생긴 고상한 표현으론 이미테이션, 순 우리말로는 짝퉁이라는 얘기.

뒤이어 개발한 멍게전골은 아직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 메뉴란다. 통영에서 밀물식당이 유일하다고.

주차를 하고 온 해탈이가 오다가 근처에서 밀물식당을 봤다고 하니, 사장님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사실 확인이 안된 내용자칫 음해와 비방이 될 수 있으니 더 이상 언급은 생략하자.

개인적으로, 도다리쑥국은 서울 강남의 진동횟집에서 맛본게 더 인상적이다.

    

 

 

통영을 간다고 하자, 친구 경익수가 오미사에 들러 꿀빵을 사오라고 카톡을 날렸다. 거기가 꿀빵의 본산이라고.

내겐 익숙치 않은 꿀빵이 뭔가 했는데, 통영 시내의 곳곳이 꿀빵이다. 안흥 찐빵, 경주 행남빵과 같이 통영은 꿀빵이다.

요 꿀빵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로 하는데, 이 집도 줄을 서네..

 

 

 

충무공 이순신 수군의 본산답게 통영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의 상징이 곳곳에서 보인다.

차를 타고 지나다 찍은 거라 거북선 머리가 안보이는 게 아쉽지만, 통영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충분하다.

 

 

Episode 2.

 

활어시장 주변을 걸으려면 어딘가 주차를 해야 하는데, 특히 주말이어서인지 마땅치가 않다.

골목으로 들어가니 모텔 주차장에 여유 공간이 있어 주차를 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동피랑 마을로 가기 위해

다시 주차장으로 가니 건장한 남자가 다가온다. 그를 본 해탈이 갑자기 먼저 다가가며 나선다.

"오늘 여기 묵을라 하는데..."  오늘 밤 우리 숙소는 나폴리모텔로 결정됐다. 체크 인을 하고나서 해탈이가 하는 말.

"형.. 주차료 받으러 오는건데, 어차피 어디선가 묵을거 괜히 주차료 낼 필요가 없잖아."

이래서 너랑 다니면 편해..^^

 

 

거리의 차량도 줄, 주차도 줄. 통영의 휴일은 줄의 연속이다. 우린 주차가 당당하게 해결됐으니 이제 어디든 다녀도 된다.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우린 언덕배기 그림이 있는 마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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