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현장/casamio'에 해당되는 글 67건

  1. 2008.02.15 [미수다]가 온다고??? 14
  2. 2008.01.27 사람을 쫀쫀하게 만드는 입장의 차이 2 16
  3. 2008.01.26 사람을 쫀쫀하게 만드는 입장의 차이 1 21
  4. 2008.01.16 까사미오... 왠일이니...??? 19
  5. 2008.01.12 까사미오 식구들이 보여준 情 4
  6. 2008.01.08 따로 또 같이... 헷갈려... 5
  7. 2008.01.01 까사미오를 떠나는 동규氏에게 축복을... 4
  8. 2007.12.26 까사미오의 달라진 Christmas Eve 8
  9. 2007.12.22 황당한 일... 황망한 말... 20
  10. 2007.12.07 즐거운 블로그, 고마운 사람들. 23
  11. 2007.11.25 별의 별 소리를 다 듣는다. 17
  12. 2007.11.13 징크스라고 하기엔... 뭔가... 19
  13. 2007.11.10 까사미오도 술집 맞구나... 15
  14. 2007.10.09 추석연휴의 회식 15
  15. 2007.09.14 와인부페 가격을 2,000원 올린 사연 22
  16. 2007.04.09 까사미오... 알게모르게 알려지고 있는건가 ??? 15
  17. 2007.04.04 까사미오 와인교실 1기 종료 26
  18. 2007.03.24 FRIDAY에 게재된 [까사미오] 7
  19. 2007.03.16 MBC에서 취재나온 까사미오 24
  20. 2007.03.08 casamio의 와인교실 22
  21. 2007.02.21 내 입맛에 딱 맞는 wine 22
  22. 2007.02.07 감당하기 어려운 고객의 욕구... 14
  23. 2007.01.04 casamio 지킴이 42
  24. 2006.12.30 casamio 17
  25. 2006.12.26 영화처럼 보낸 크리스마스 이브 23
  26. 2006.09.29 Close.... naked tree. 20
  27. 2006.06.15 대한민국 월드컵 원정 첫승 환희의 현장 21
  28. 2006.06.15 단적으로 보여준 한국인의 대일(對日)감정 17
  29. 2006.03.31 도미노 폭탄주 34
  30. 2006.03.28 주방에 켜진 생일케익 14
어제 까사미오 식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예약리스트를 보니 오늘 20여명 예약이 잡혀있다.
매니져에게 예약내용에 대해 물어보니 [미수다]팀이란다.

미수다??  [미녀들의 수다]란 말이야??
그때부터 직원들끼리 갑론을박이다.
[미수다]팀이란게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스탭이 온다는거냐...?  아님, 출연진이 온다는거냐...??

재원이가 그런다.  '내일은 나 혼자 일 할테니, 재형이형하고 준하는 쉬지...'
'야... 너 그러다 스탭진만 오면 어쩌려고???'
그랬더니, 아마 출연진이 올거란다.
'예약하면서 NB가 가깝냐고 물어봤다며...'

NB는 근처에 있는 클럽이란다.   나름대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라는데,
스탭들끼리 온다면 2차로 그곳에 갈리가 없다나...


- 사장님은 누가 왔으면 좋겠어요?
> 나는 따루나 루반장이 왔으면 좋겠는데..

- 왜요?
> 따루 같은 사람이 와야 구전효과가 클걸...
   재형씨... 브로닌이 올지 모르니까 내일은 남아공 와인 준비를 하지...


정말 미수다가 오는거야???   혹시 짝퉁이 오는건 아닐까...
궁금하다.  오늘 저녁이면 알게 되겠지.
:
* 지난 12월 중순 손님이 한참 많은 목요일 8시, 9명 예약이 잡혔다.
   사실 8시 이후에는 예약을 받질 않는다.  그 시간까지 자리를 비워두면 회전율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단체라서 예약을 받았는데, 자리를 잡은 9명 예약손님의 주문내역은 15000원 와인 두병.
   안주를 묻자, '저녁을 먹고와 배가 부른데...  여기 기본안주 제공되죠?'
   그 손님들은 12시반이 넘어 나갔다.   가장 성수기 황금같은 시간에 두 테이블의 하루 매출은 3만원.

* 역시 12월의 어느 토요일.
   7명이 자리잡은 테이블에서 나온 주문은 17000원 와인 한병.
   안주를 묻자 질문이 돌아온다. '안주를 꼭 시켜야 돼요?'
   1시가 가까이 되어 나가던 손님들이 나가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나쵸를 달라는데 직원들의 서비스가 늦다는거다.
   마침 카운터에 있던 동생이 속에 있던 말을 억제하지 못한다.
   '앞으로 손님들은 우리 가게 안오셔도 될거 같습니다.  우리 가게가 커피숖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하시는거 같군요.'
   그 얘길 전해듣고 말 잘했다고 했다면, 내가 서비스업을 할 자질이 부족한건가...

* 까사미오는 매월 고객들이 주신 명함을 추첨하여 여섯분에게 와인 한병을 제공하고 있다.
   마일리지카드를 만들어 방문횟수에 따라 샐러드, 피자, 치킨바베큐를 서비스한다.
   금요일 찾아오신 세분이 와인당첨자임을 알린다. 그리고 마일리지로 피자를 요구한다.
   내가 만든 고객 감사이벤트이니 제공을 하는게 당연하고, 손님도 당연한 권리행사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들을 바라보는 나와 직원들의 마음은 허전하다. 
   왜 하필 가장 손님이 많은 금요일이냐...  


까사미오를 찾는 일부 손님들은 까사미오에서는 안주를 시키지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기본안주인 나쵸가 무한제공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손님들이 안주를 주문하지 않는다고 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나쵸를 더 달라는데 안줄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런데, 네티즌들이 까사미오를 좋게 평하면서 
[까사미오에서는 나쵸를 무한제공하므로 안주를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고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을 나도 본 적이 있다.
올려주신 분들이야 까사미오를 좋게 올려주신건데, 이게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안주 안시켜도 되잖아요?'  '나쵸 주는거죠?'  -  뭐라고 할 것인가?? 

손님 중엔 가끔 본인들이 안주꺼리를 사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안주 주문은 하지 않는다.

나쵸 서비스가 늦다고 불만을 제기하신 분들.
손님이 없어 한가함에도 우리 직원들이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손이 딸릴 정도로 손님들의 요구가 이어질 경우, 직원들은 아무래도 정상주문을 하는 테이블에 우선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고 탓 할 수 있을까??

나는 수시로 인터넷으로 까사미오를 검색한다.
까사미오에 대한 부정적인 글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며칠전 까사미오에 아주 부정적인 글이 하나 올랐다.  글의 내용은 대략 이런 것이다.
- 안주를 안시켰더니, 주말에는 안주를 시켜야된다며 종업원이 강매를 한다.
- 할 수 없이 8천원짜리 샐러드를 시켰더니 내용이 형편없이 부실하다.
- 안쪽 자리를 요구하니, 그 자리는 6인석이라며 문쪽에 앉히더라.  
- 결국 편하게 마시러 갔다가 장삿속 보이는 서비스 때문에 기분 망쳤다.

까사미오에서 한달에 소요되는 기본안주 원가를 분석해 보니, 나쵸와 소스비용을 합해 150만원 정도가 된다.
장사꾼 입장에서 적은 비용이 아니다.   직원들과 영업활성화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방안의 하나로
주말에는 손님들에게 안주를 적극적으로 권해보자고 한 것이 이런 불만을 유발한거 같다.


한번은 와인스쿨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판매하는 와인리스트에 이어 안주 메뉴를 살피더니 내게 묻는다.
'경영컨셉상 와인을 저렴하게 판매할거면 안주에서 마진을 남기셔야 할텐데, 안주까지 이렇게 싸게 하시면 어떻합니까?'


장사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한다.
단지, 추구하는 이윤의 목표치가 다를 뿐이다.

간혹 돈벌이가 목표가 아니라,
자기가 좋아서, 혹은 여러사람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업소를 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경우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게 용역을 제공하지만, 그렇다고 적자까지 인내할 수는 없다. 
최소한의 마진이 없이는 운영이 안되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비해 비용부담이 덜한 곳, 그럼으로써 자주 찾고싶은 곳.
그런 곳이 있다면, 그곳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같이 마음을 보태줘야 한다.
나의 편의만을 생각한다면, 어느 순간 그곳이 존재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까사미오를 오픈한지 1년이 조금 넘었다.
1년이 지나면서 많은 성장을 했고, 그런 성장이 있게끔 관심을 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크다.
반면에 어쩌지 못하는 고민거리도 생긴다.  까사미오가 안고있는 고민의 대표적인 두가지가 있다.
 

까사미오에서 하루에 파손되는 와인잔은 평균 10개 정도다.  
많은 날은 20개 이상이 파손되는 경우도 있다.
와인잔이 유리로 되어있으니 파손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때문에 처음엔 파손에 대해 그리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시일이 흐르며 빈도가 점점 늘어나더니, 이제는 심각하게 생각할 정도가 되었다. 

와인잔이 파손되는 몇가지 유형이 있다.
말 그대로 아차~~ 하는 순간 실수로 그런 경우가 있다.  손님의 그런 작은 실수를 어쩌겠는가.

그런데, 사실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다.
한 테이블에서 파손이 반복되는 경우다.  손님이 술에 취했을 때.
술에 취한 상태로 잔을 부딪히다 보니 힘조절이 안돼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경우 잔을 바꿔줘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손님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단체손님일 경우에도 그런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단체의 경우 비용절감을 위하여 주로 와인부페를 이용하는데, 
와인 추가로 인한 비용부담이 없기 때문에 분위기가 오르면 주량 이상으로 와인들을 마신다.
그리고 그 결과는 (조금 부풀리면) 잔의 대량 파손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와인잔 파손에 대한 변상을 생각하지 않았다.
찾아주신 분들에게 너무 유치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손님들의 행동을 보면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와인잔을 파손됐을 때 미안해하며 어쩔 줄 모르는 손님들이 있는 반면,
본인들의 행동에 대한 미안함은 보이지않고 당당하게 잔의 교체를 요구하는 손님도 있는데,
우리를 정말 황당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손님이 나간 다음 테이블 정리를 하는데 와인잔이 보이지 않는다.
찾아보니, 깨진 잔을 소파 밑으로 밀어넣고 나간 것이다.

한달에 와인잔 구입비용만 몇백만원이 든다면 믿을까...
어쩔 수 없이 어제부터 와인잔이 파손되는 경우 비용의 일부를 부담시키기로 했다.

손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반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치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손님들은 본인들의 실수로 인한 한개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다.
그렇게 파손되는 수량을 모르고, 그 비용에 관심이 없으니 당연하다.

입장의 차이가 이렇게 사람을 쫀쫀하게 만든다.
:
와인에 관한 책 중 이런 책이 있다.



와인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있지만,
주 내용은 세계각국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
유명하거나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와인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룬다.

예를들면 이런 내용이다.



게재된 와인 중, 재미로 소비자가격이 가장 비싼 와인을 소개한 페이지를 스캐닝했지만,
3만원 미만의 저렴한 와인 등, 가격대별로 소개가 되어있다.

소비자가격 500만원...   저거 마시는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그런데 이 책을 뒤적이다보니, 부록 부분의 여러 내용 중 서울소재 추천 와인바가 있다.



도대체 서울에서 유명한 와인바가 어디야?  어떻게하면 이런데 나오는거야??
무심결에 눈으로 훑어내려가는데...  @>@...  얼래~~  맨 아래...



이게 왠일이니... 
까사미오도 턱 하니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Oh~~~   이 감동하고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해야지...
:
까사미오 주방식구인 재영氏의 부친께서 수요일 밤 11시30분에 타계하셨다.
사고를 당하시고 수술을 받으셨는데, 경과가 좋지않았던 모양이다.

금년 여름쯤 호주로 취업이민을 가려했던 재영氏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듯 하다.
남동생과 어머니를 남겨둔 채 혼자 떠나기가 쉽지는 않을테니...   

소식을 접하고, 아무래도 낮시간이 편한거 같아 어제 낮에 빈소를 찾으려 했는데,
까사미오 직원들이 모두 문상을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계획을 바꿨다.

직원들이 다같이 영업을 마치고 가겠다는데, 그렇다면 결국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거 아닌가.
뻔한 처지에 할증료까지 내가며 택시탈 이유가 없다 싶어, 영업을 종료한 후 내 차로 다같이 문상을 다녀왔다.
내가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4시쯤 됐으니, 모두들 그 전후해서 들어갔겠지.

빈소에 도착해 얘길들으니, 년말에 그만둔 동규가 다녀갔다 한다.
그만둔 상태에서 몰랐던듯 있었어도 됐을텐데, 단지 몇달 함께 일한 정을 잊지않고 찾아준 동규가 고맙다.
  
또 모두들 피곤할텐데도 추렴을 하고 늦은 시간에 함께 빈소를 지켜준 직원들에게, 내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이 더 정을 나누며 산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그 말을 더 확실하게 인식시켜준 까사미오 식구들에게 새삼 따뜻한 정을 느끼게 된다.
:
까사미오는 사실 나와 동생의 동업체제다.
일상적인 모든건 내가 처리하지만, 각자의 일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나 혼자 매일 야근(?)하기가 힘들어 주말에는 동생이 자리를 지킨다.
그러니까,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내가 자리를 지키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동생이 자리를 지키는데...
그러다보니 가끔 웃음짓는 에피소드가 있다.

주로 주말에 까사미오를 찾는 분들이 어쩌다 주중에 오시면 나를 보고 묻는다.
'여기 주인이 바뀌셨나요??'

주로 주중에 오시는 분들이 주말에 오시게되면 같은 질문을 이번엔 동생이 받게된다.

   
지난 주, 까사미오 매니저가 일본에 다녀올 일이 있어, 주말 모두 까사미오에 들렀다.
금요일, 동생은 일이 있어 좀 늦게 나왔는데, 여자분이 같은 질문을 한다.

손님 : 사장님이 바뀌셨나요?
나    : ...  주로 주말에만 오시나봐요...
손님 : 어떻게 아세요???
나    : *^^*


동생과 내가 나란히 카운터에 서 있었다.
계산을 하러 나온 젊은 청년이 약간 취한 상태에서 동생에게 허리를 깊히 숙여 인사를 하며
취기어린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청년 : 사장님 안녕하세요...  근데, 전에 블로그에 문의를 드렸었는데, 와인강좌는 왜 안해요?
동생 : ... ... (우물쭈물) 그게... 인원이...
나    : 네..  손님 중에 수강인원이 예상외로 적어서 그만두게 됐습니다.  강사님께도 죄송하고요...

청년 : (대답은 내가 하는데, 여전히 동생만 바라보며 혀가 약간 꼬인다) 사장님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블로그까지 하시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동생 : (역시 어정쩡하게) 아..네... 고맙습니다.
나    : (ㅋㅋㅋ...  전에 블로그에 리플로 와인강좌에 대해 물어본 사람이 이 친구구만...)  ^-------^

청년 : (계속 허리를 숙이며, 술은 좀 취했지만 아주 공손한 자세로)  사실 저도 이런 와인집을 하나 하려 하거든요.
          꼭 다시 찾아뵙고 사장님께 상담을 드리겠습니다.
동생 : (이제 제법 여유를 찾으며) 그러세요...  그러세요... 
나    : (난 웃는거 외에 할 일이 없다) 푸~하~하~~~ ^&^


그 청년이 나간 후 동생이 그런다.
'형한테 할 얘기구만...  와인을 많이 마셨나...  혼자 있는 것도 아니고, 나란히 있는데도 모르네...' 

마침 외박을 나와 바 안에서 와인잔을 닦고있던 재원이도 낄낄대며 웃는다.
'삼촌 블로그 맞어...??   그래도 대답 잘 하시데...' ^^


토요일에는 계산을 하던 젊은이가 묻는다.

- 형제분이 같이 하세요?
> 네. 이상해보이세요? ^^;
- 야뇨.. 형제분이 함께 계시는게 보기가 좋아서요.

젊은 사람도 아니고, 나이가 듬직해 보이는 중년의 형제가 같이 있는 모습이 괜찮아보였던 모양이다.

사실 나도 40대 중반이 넘은 동생과 한 공간에서 일을 하니 왠지 뿌듯하다.
나이가 들면서 형제간이라도 몇시간씩 함께 하기가 쉬운 일은 아닌데,
함께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니 가족끼리 같이 식사를 할 때와는 또 다른 형제애를 새삼 느끼게 된다.
:



토요일 영업종료 후 까사미오 회식이 있었다.
송년모임이자 이날로 까사미오를 떠나는 동규의 환송회를 겸한 자리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파트타이머로 까사미오에서 일을 한 이동규.

동규는 장점이 참 많은 친구다.
우선 성격이 참 밝고 긍정적이다.
그리고 성실하면서 주위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붙임성이 있다.
궂은 일에도 빠짐이 없이 일이 있으면 늘 앞장선다.

처음 전화를 받고 '충~성~~  사장님.. 병장 이동귭니다.' 라는 우렁찬 소리에 사람을 놀라게 하더니,
한번은 친구와 같이 가게로 들어가는데, 거수경레를 하며 '충~성~!!'  하는 소리를 들은 친구가 이런다.
'야~~ 여기 분위기가 왜 이래...??  얼마나 애들을 잡길래 이러냐...'

집이 인천이라 10시에 퇴근을 하는데, 옷을 갈아입고 나가다가도 손님이 찾으면 테이블로 쫒아갈 정도로
자기 일에 적극적이다.   손님이 많으면 미안해서 차마 퇴근을 못하고 자진해서 연장근무를 하기도 한다.

언젠가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사장님... 까사미오가 가맹점을 내고 프랜차이즈사업을 하신다면 제가 여기를 직장으로 생각하고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사장님도 확답을 못하시잖아요.'

사실, 가능하다면 같이 데리고있고 싶은 욕심이 나는 친구다.


동규는 취업을 하여 지난 24일부터 회사에 출근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년말 까사미오가 바쁘다는 것을 알고는 회사 퇴근 후에는 까사미오에 나와 툐요일까지 일을 도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천에서 서울 교대 근처의 회사에 출근을 하려면 꽤 일찍 나와야 할텐데,
퇴근 후 까사미오로 달려와 회사에 출근하느라 입고나온 양복을 갈아입고 12시까지 일을 하고는 집에 간다.

원래 책임감이 강한 친구임은 알았지만, 취업 후에도 이렇게까지 해줄 줄은 몰랐다.  너무 고마운 친구다. 
그런 면이 있기에 이날 새벽 4시반에 헤어지면서 젊은 남자들이 서로 끌어안고 아쉬워했을 것이다.


정규직원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되는 동규에게
2008년은 무한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동규~~  가끔씩은 커나가는 모습을 좀 보여주라~~  아자~아자~~!!! 
:

200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카사미오의 자리를 채운건 나와 집사람과 지연이였다. 
셋이서 전세를 낸 듯 와인을 마셨다. 


1년이 지난  엊그제 2007년 12월 24일.

난 6시부터 11시반까지 정말 아무 것도 못하고 전화만 받았다.
지금 예약이 가능하느냐는 문의,
지금 가면 자리가 있느냐는 문의,
오늘은 몇시까지 영업하느냐는 문의.

쉼없이 이어지는 전화를 받으며 정말 신기했다.
까사미오가 이렇게 알려졌나...???
어떻게 이리도 전화가 많이 올까???

전화로 묻는 내용 중에 재밌는거 하나.
'거기는 오늘도 가격이 평소와 똑같나요?'

대목이라고 평소에 없던 세트메뉴를 급조해놓고 가격을 올려받는 행위.
아니면 아예 대놓고 일일가격을 따로 정하는 행위. 
나도 소비자로서 겪어본 짜증나는 일이다.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졸렬한 행위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름대로 의미있는 진기록도 세웠다.

까사미오에는 모두 24개의 테이블이 있다.
24일 까사미오가 받은 손님은 모두 49 테이블. 
평균 2회전이 완벽하게 됐다는 얘긴데, 식당이 아닌 술집에서는 참 고무적인 현상이다.
물론, 간단하게 마시고 더 분위기가 좋은곳으로 갔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장사를 하는 업소 입장에서는 회전율이 좋은걸 싫어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보다 내가 더 놀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좌석이 꽉 차 waiting을 걸어놓은 팀이 무려 48개팀이었다는 것.

까사미오는 월 화 수요일은 좌석의 2/3, 목 금 토요일은 좌석의 1/2 이상은 예약을 받지않는다.
이유는,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에게 예약이 다 됐다는 이유로 빈좌석을 보여주며 돌아가게 한다는 것이
영 개운치가 않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멀리서 오셨을 분들도 계실텐데, 그럴경우 얼마나 아쉽겠는가...
때문에 설사 예상보다 오시는 분들이 적어 빈자리가 남더라도 예약만으로 좌석을 채우지는 않는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도 물론 그랬다.
그런데, 찾아오신 분들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 죄송합니다. 지금은 자리가 없는데요...
> 그럼 언제쯤 나요??
- 글쎄요... 식사를 하시는 경우라면 예측이 가능하겠지만, 술 드시는 분들은 언제 마칠지 알 수가 없어서요...
> 그럼 연락처 적어놓고 근처에 있을테니 자리나면 연락주세요.

이렇게 전화번호를 남겨놓고 기다리겠다는 팀이 모두 49개팀.
30분 이상 걸릴거 같다... 혹은, 기다리는 분이 10분 이상이라고 해도, '그래도...' 하면서 연락을 달란다.

기다리다 다른 곳에 자리를 잡은 분들도 있지만, 35개팀 이상이 연락을 받고 까사미오로 돌아왔다.
개중에는 한시간 이상을 기다린 분들도 많다.
그렇게까지 기다리면서 굳이 이곳으로 올 이유가 있는가???  내가 이해가 잘 안간다.

그렇다고 평소보다 매출이 급증한건 아니다.  미리부터 예상했던 현상이다. 
손님의 대부분이 젊은 쌍쌍이니, 4인용 테이블의 반만 채우게 된다.
전 테이블이 다 찬다고 해도 실질인원은 반이 조금 더 되는 수준.
게다가 젊은 아베크족은 대개가 케익을 사들고 온다.  안주 소모량이 적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매출에 비해 직원들의 일손만 바빠지게 되는 것이다.
케익 사들고 오신 분들 요구대로 일일히 접시 갖다주랴..
그 접시에 묻은 케익크림 닦아내랴...  두고 나간 케익박스 치우랴...
손님들 나가면 테이블 청소 하랴... 
대기하시는 분들에게 전화연락하랴...

직원들이 그런다.  '하~~~ 정말 다른 날 보다 정신없는데, 매출은 거북이걸음 하고있으니...' 

하지만,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면서까지 까사미오를 마음에 두고있다는 것은 정말 뿌듯한 일이다.


그 와중 속에 일어난 일.
새로 오신 손님들의 주문내역을 전산반영하려는데, 그 테이블에 10만원이 계산종료가 안된 채 살아있다.
예약과 대기손님이 북적되는 상황에서 계산을 놓친 것이다.
... ...  ㅡ.ㅡ 
어쩌겠나...   불우이웃 도왔다고 생각해야지.


계산을 하던 손님 한분이, 많은 분들이 전화로 묻던 내용을 되짚는다.
'오늘 같은 날은 영업시간을 좀더 연장하셔도 되지않나요...??'

그 생각을 안해본게 아니다.
1월1일을 휴무로 하고 대신 이브날 2시나 3시까지 영업을 하는걸로 할까...

숙고를 했지만 평소대로 하기로 한 것은,
조건을 걸면서 영업시간을 연장한다는게 어딘지 직원들과 흥정을 하는 듯 해 찜찜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까사미오의 직원들도 손님으로 오는 고객들과 다 같은 젊은이들 아닌가...

또래의 다른 젊은 사람들처럼 어울리고 싶은 사람들이 다들 있을 것임에도 이렇게 일들을 하고 있는데. 
그리고, 일이 끝나면 늦은 시간이나마 약속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 작은 욕심때문에 그런 희망을 갈취하고 싶지 않았다.
한두시간 더 연장해서 얼마나 더 벌겠다고... 
   
손님들도 잘 협조를 해주셔서 1시에 영업을 끝낼 수 있었다.
직원들에게 친구나 여자친구와 즐기라고 와인 한병씩을 들려보내니, 오히려 내 맘이 편하다.


이렇게 즐거운걸 돈 몇십만원과 바꿀 뻔 하다니...

욕심아...  미안하지만 이번엔 내가 이긴거 같으네... *^^* 

:
세상 살다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고 하지만, 어제 까사미오에서 정말 황당한 별일이 있었다.

남자손님이 여자화장실 내부를 엿보다가 화장실 안에 있는 여자분의 남자친구에게 현장에서 덜미를 잡힌 것이다.
남자친구의 신고에 따라 경찰이 출동하고, 남녀커플과 엿본 남자까지 세사람은 출동한 경찰과 함께 갔다.

그것 참...   엿본 남자의 심리가 이해가 안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공공화장실에서 그러고 싶을까..?   아니, 그럴 생각이 날까??
단순히 술에 의한 우발적인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여기까지는 황당한 일이다.


얼결에 경찰과 동행하느라 겨를이 없었는지, 남녀커플은 계산을 마치지않은 상태에서 쇼핑백을 두고 나갔는데,
두어시간이 지난 후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혹시 쇼핑백이 있느냐는...
그리고 한시간쯤 지나 쇼핑백을 찾으러 왔는데, 물건만 들고 그냥 나가는 남자에게 매니져가 말했다.
'아까 계산을 못하고 나가셨는데요...'
 
순간 당황해하는 남자의 표정.  깜빡 잊은 것에 대한 민망함 때문이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남자의 표정이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이더니 떨떠름한 음성으로 묻는다.
'이렇게 불쾌한 일을 당했는데도 계산을 다 해야합니까??'

... ... @<@~~??  이번엔 내가 황망하다.
'저희 직원이 관련된 일도 아니라서...'   제3자가 벌린 일을 우리보고 어쩌란 말인지...

이어서 들려온 27세 전후로 보이는 그 남자의 짜증섞인 볼멘 목소리.
'하긴.. 사장도 아닌 아저씨같은 사람이 어쩌겠어요...'

... 여기서 내가 의미없고 쓸데없는 객기를 부릴 필요는 없는거지...???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며,
웃으며 대답했다.


'젊으신 분이 처지를 참 잘 이해해주시네요.  고맙습니다. 그렇게 이해해 주셔서..' 
:
'제 친구가 사장님 블로그 보고 일부러 여기 찾아온거에요.'

어제 까사미오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하던 30대 초중반의 여성이 옆의 친구를 바라보며 한 말이다.

'아~ 예...  그러세요..?  고맙습니다.'
옆의 친구라는 여성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건네자, 그 분이 웃으며 화답한다.

> 강하님이시죠??
- 네..   근데, 어떻게 제 블로그를 오시게 됐어요?   

> 여행에 대한 사이트를 찾다가 강하님 배낭여행기를 보게 됐습니다.
   저는 재작년에 유럽을 다녀왔는데, 패키지로 가다보니 보고싶은 데도 못보고 별로 재미가 없었거든요.
   배낭여행기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까사미오도 궁금하기도 해서 한번 들렀습니다.


참 기분이 좋았다.  즐거웠다.
누군가 나의 글을 본다는 것, 그리고 그 글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은 참 고맙고 기쁜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큰 기쁨인데, 그로인해 나의 일터까지 찾아와준 그분들이 고맙다.

블로그를 하면서 미지의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친분을 나누면서 
일에도 도움을 받고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다.  
:
*

손님이 계산을 위해 건네준 신용카드를 카드리더기가 읽는데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유난히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가끔씩 일어나는데, 이런 경우 나로선 좀 당황스럽다.
다른 손님이 기다릴 수도 있고, 우선 당사자가 짜증스러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미안한 마음에 '가끔 동시에 트래픽이 걸리면 조금 지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라고 웃으며 말을 건네니
신기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돌아온 대답.

'트래픽이요?  그런 전문용어도 아세요...??'

@>@~~~    



**

술이 많이 취한 손님이 신용카드를 내밀며 '얼마냐?' 고 묻는다.
45,000원 이라고 하고 카드결제를 한후 서명을 부탁하자 카드금액을 확인하며 중얼거린다.

'4만5천원 아니면 죽~었~~어~~~'

ㅡ.ㅡ



***

까사미오에는 마일리지카드가 있다.
한번 방문시마다 확인을 해주는데, 세번째는 샐러드, 여섯번째는 피자, 열번째는 훈제치킨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세명이 같이 계산을 하며 하는 말, '같이 계산하는데, 각자 따로 확인도장 찍어주면 안돼요?'

그래도 이런 경우는 귀엽기라도 하다.



****

- 담배 있어요?
> 죄송합니다..  저흰 담배는 판매하지 않는데요.

- 그럼 어떻해 하라고??   지금 손님보고 직접 가서 사오라는 얘기예요???



*****

여자손님이 다가와 짜증을 낸다.  '화장실에 over-eat 을 했는데, 안치우세요??'
'아.. 그래요...  죄송합니다. (사실 왜 내가 죄송해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바로 치워드릴테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 다음 돌아온 신경질적인 한마디가 나를 싸~~하게 한다.

'저렇게 될 때까지 술을 팔면 어떻해...' 



******

흐뭇한 소리도 있다.

직원이 조모상을 당했다.
주말이라 손님이 많을 것이 신경이 쓰였는지 친구를 대신 내보냈다.

영업이 끝나고 대신 나온 친구에게 일당을 지급하자, 수령을 거부한다.

'안주셔도 돼요.  ㅇㅇ 대신 나온건대요...'
그래도 일을 했으니 급료를 받아야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어도
'나중에 ㅇㅇ한테 술 한번 사라 그러죠 뭐...' 하며 끝까지 거절을 한다.

그렇다고 그냥 보내기도 뭐해서 교통비 하라고 2만원을 건네주었다.




사람의 DNA는 정말 너무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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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 까사미오의 번영과 발전을 위하여 특단의 조치를 취하실 시간이 된거 같습니다.'

오후 8시가 가까워지자 한산한 홀을 들러보며 초록이와 동규가 내 얼굴을 바라본다.
'시간이... 됐단 말이지...  알았어...  나 좀 나갔다 올께.'


언제부턴가 까사미오에 생기기 시작한 기묘한 현상.

7시 25분. 매출은 25만원 남짓.
손님도 없어 맞은 편 교보문고 지하에 들러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들어오니,
불과 한시간도 안됐는데 매출이 백만원이 훌쩍 넘고 있다.

7시 35분. 매출은 18만원.
이거 오늘 왜 이래...   사무실에 내려가 한시간쯤  인터넷 서핑을 하고 올라오니 홀이 꽉 찼다.
'사장님... 잠깐만 더 있다 오시죠...  그럼, 룸까지 다 찰거 같은데...'  


내가 어쩌다 약속이 있거나, 영등포 사무실에서 늦게 오는 날,
손님들이 꽉 차면 주방에서도 그런단다.  '오늘 사장님 안 오시는 날 맞지?  손님들이 귀신같이 알아...'

정말 희한한건 나만 나가면 손님들이 바로 몰려 온단다.
누가 밖에서 망을 보나...???


지난 금요일 동규가 내게 다가온다.

- 사장님... 저희들끼리 분석을 해봤는데요...  결론은 둘로 나눠집니다.
> 뭐가??

- 왜, 사장님만 나가시면 손님이 몰려올까???
> 결론이 뭔대?

- 하나는, 그냥 단순한 징크스다... 하는 의견과...
> 또 하나는???

난, 그 다음 말을 듣고 뒤집어졌다.


- 사장님이 체면상 차마 말씀을 못하시고 점잖게 나가시지만, 나가서 우리 몰래 전단지 돌리시는게 아닐까...???

에구~~~  귀여운 내 새끼들...


지난 토요일에는 급기야 과거 전력까지 들먹인다.
'사장님... 샤브미 때도 그랬다면서요??   사장님이 안계셔야 손님이 많았다고 그러던데...'

이 비밀은 샤브미에서 일하다 지금은 까사미오에서 일하는 이모와 재영이를 통해서 나왔을거다.
비겁하게 천기를 누설하다니...


이제는 사람을 몰아부친다.

- (다분히 애교섞인 비음으로)  사장님~~ 좀 보여주세요~~~
> 뭘 ??
- 도대체 전단지에 뭐라고 쓰셨어요??   전단지 어떻게 만드셨길래 이렇게 몰려 오는지...  좀 보여주세요~~ 


나도 어제 폭탄선언을 해버렸다.

'야 !!!   아예 내가 까사미오를 넘겨버리면 대박이 터지려나???'
:
와인잔을 닦고있는데, 직원이 내게 다가온다. 

- 사장님... 여자분들이 싫어하시는데, 아무래도 남자분들이 자리로 돌아가시게 해야 할거 같습니다.'
> 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사장님... 큰일났습니다.  경찰 부르래요...  ...  ...  ... 싸움이 났습니다.'

밤 11시가 넘으면 이제 출출하다. 
주방에서 피자를 한쪽 우물거리고 있는데, 첫 출근한 직원이 뛰어들어오며 다급하게 외친다. 

@>@...  무슨 소리야...???
손님들끼리 싸움이 벌어졌나??  아님, 우리 손님과 다른 층 손님간에???

놀라서 뛰쳐나가보니 손님과 우리 직원이 서로 뒤엉켜 주먹이 교환되고 있다.
일단 뜯어말리고 양측의 감정을 갈아앉히기 위해 직원을 따로 격리시켰더니 손님의 반응이 격하다. 
손님을 폭행한 종업원을 도피시켰다고 내게도 거친 말이 쏟아진다. 

급기야 경찰이 출동하고, 어찌어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일단 수습은 됐다. 

어제 까사미오에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사건의 본말은 이렇다.


10시쯤 30대 중반의 남자 넷이 까사미오를 찾았다.
까사미오에 한번 온 적이 있는 사람이라 직원이 가서 아는 척을 하며 반갑게 맞았다.
이미 어디선가 한잔씩 걸치고 온 이 손님들은 와인 한병을 비우고 두병째 주문을 하면서,
직원에게 조금 떨어져 있던 여자손님 3명과 부킹을 시켜달라고 부탁을 하더란다.

'저희 가게가 그런 곳이 아닌 것 아시잖습니까...' 하고 정중히 답변을 하자,
잠시 후 두명이 직접 여성 테이블로 가 직원이 주선을 한 양 앉더라는 것. 

여자 손님이 불쾌한 모습을 보이자, 결국 직원이 가서 남자 손님들을 자리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언쟁이 생기면서 결국 주먹다짐까지 간 것이다.  


마침 가게에 손님들이 많았었고, 그 덕에 처음부터 목격을 한 주변 테이블 손님들의 증언으로
남자 손님들이 직원에게 멸시감을 주는 언행이 있었다고 판단을 한 경찰의 노련한 중재로,
직원의 사과를 마지못해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는 됐다.


다행히 신속하게 손님들을 밖으로 격리시킨 바람에 손님들에게 크게 피해는 안갔지만,
흥분한 손님이 의자를 집어던지고, 소화기를 뿜어대 가게 입구는 화산재를 뒤집어쓴 것처럼 난장판이 됐다.
출입구 앞 계단과 문 뿐만이 아니라, 진열된 와인들도 먼지투성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일단락된 후 남있던 손님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직원에게
손님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다는 점.
아마도 까사미오를 자주 찾는 동안 그 직원이 보여줬던 행동이 그런 우호적 감정을 만든게 아닌가 싶다.


새벽 2시가 넘어 대충 정리를 하고 남아있던 직원들과 기분전환 삼아 마련한 술자리에서,
몇번을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직원에게 한가지만 분명히 하자고 했다.

'원인여부를 떠나 어찌됐던 손님에게 주먹을 휘두른건 잘못된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분한 마음은 있겠지만, 용서받을 수 없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안생긴다고 보장할 수 없는데, 교훈으로 삼아야 할거다.'

어느정도 마음의 정리가 된 다음 슬쩍 한마디 건넸다.
'야~~ 두산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거두고도 우승을 못한 이유가 뭔지 아냐?
 3차전에서 빈볼 시비로 김동주가 흥분한 다음부터 내리 4패를 당했잖아. 까사미오 매출 떨어지면 네가 책임져..'

본인은 멋적은 듯 웃고 있는데, 옆에서 다른 직원이 거든다.

'사장님.. 우리는 절대 그런 일 없을겁니다. 더 올라갈 겁니다.'
'왜?'
'손님들이, 여기 직원들은 손님을 보호하기 위해 저렇게 몸을 불사르는구나... 생각할 겁니다.  오늘 직접 봤으니까요.'
'놀고있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래도 기들이 살아있는게 반갑다.


한가지 생각을 요하는게 있다.
과연 손님은 왕 인가?  손님은 왕으로서의 무한 권리를 주장해도 되는 것인가?? 



그건 그렇고, 
이미 손님에게 시비의 원인이 있었다고 판단한 노련하고 경험많은 경찰관의 역할이 빛났다.
적절히 회유도 하다가, 적당히 겁도 주고...

'내일 아침이면 두사람 다 후회할 겁니다...'
'사건처리를 원합니까? 쌍방폭력엔 정당방위가 없습니다.  두사람 모두 전과기록이 남게 됩니다.'
'빨리 화해하고 가던가, 아님 빨리 경찰서로 가서 끝냅시다.  날씨도 추운데,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어느정도 분위기가 잡혔다고 판단한 마지막 일갈.

'(직원에게) 손님에게 대든건 당신이 무조건 잘못한거야. 손님들이 하는 말이 더럽고 치사하면 일을 하지 말아야지.
 나도 어떨 때 새파랗게 어린 놈들이 대들고 침 뱉고 그러 때가 있는데, 그걸 못참겠으면 내가 옷 벗어야지. 
 그만둘거 아니라면 더러워도 참아야 하고...

 (이번엔 손님에게) 그리고, 손님이라고 함부로 하면 안되잖아요. 이쪽도 보아하니 서른은 족히 되어 보이는데,
 종업원이라고 멸시하거나 그러면 되겠어요?  서로 예의를 갖추며 인간적으로 대해야지...'

옳으신 말씀...  나는 옆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서이지구대라고 했던가...  한번 찾아가 인사라도 해야겠다.
:
- 사장님... 우리 회식 안해요?
> 어.. 그래 하자.. 언제 할까?
- 이번 주 토요일에 해요.
> 추석연휴 시작인데 괜찮아?  어디들 안가?
- 괜찮아요...


그래서 토요일 영업을 마치고 회식.
그날따라 왜그리 손님들은 늦게까지 있는지...
정리를 하고 나니 얼추 2시가 가까워진다.

신사동 리버사이드호텔 옆에 있는 회센터를 찾았다.
이것저것 먹고 나오니 시계바늘은 새벽 3시40분을 지나고 있다.



회식에 참여한 정규직원은 주방직원 포함 세명 밖에 안되지만, 주중 알바와 주말 알바에
재원이까지 외출을 나오니 식구가 제법 된다.

이대로들 그냥 헤어질 분위기는 아닌거 같고...
막 문을 닫으려는 노래방을 찾았다. 




- 스타트를 잘 끊어야돼...  재원아...  눈 크게 뜨고 박자 놓치지말자구...
- 난 술 안먹었으니까, 형이나 정신 똑바로 차리셔..
 
그리고 질러~ 질러~~  마구 질러버리는거야...
 



이렇게들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니 시간가는 줄 모른다.




내가 뭔 노래를 불렀기에 다들 이렇게 변죽을 맞추고 있나???
아마도... 버즈의 [가시]가 아니었나 싶은데...




자~ 자~~  우리 사장 또 마이크 잡기 전에 빨랑 박수치고 끝냅시다.
안그러면 아침 먹고 헤어지게 될거야.


둥근 해가 떴습니다~~~
아직도 내게 날밤을 셀 체력이 있다니...

집에 들어오니 아침 6시반이 넘었다.
30년 가까이 시간차가 나는 사람과 끝까지 같이 놀아준 직원들이 고맙다.

이재원...  너는 오후 다섯시에 일어났던가???


나는 잘 노는 직원들이 좋다.
꼭 그런건 아니지만, 경험상 대체로 신명나게 놀 줄 아는 사람들이 일도 열정적으로 하더라...
:



오랜만에 까사미오 얘기를 해보자.

작년 호프집 네이키드 트리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이어받아 품목만 와인으로 바꿔 12월20일에 오픈한 까사미오.
1인당 13,000원으로 7종류의 와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는, 와인부페의 개념이 젊은 층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인터넷과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미처 예상치 못했던 과분한 인기몰이를 했다.

덕분에 3대 지상파방송에 소개된 것을 비롯하여 여러 방송과 인쇄매체에 소개되고,
그 연유로 다시 인터넷에서 까사미오로 검색을 하면 도배(?)를 할 정도로 선순환이 이어졌지만
그로인해 중간중간 엉뚱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몇번의 위기감(?)도 느껴야만 했다.


6월말부터 7월을 거치는 동안, 손님들의 유형에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연령층이 너무 젊어진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처음부터 젊은 층을 주 타겟으로 삼았기 때문에 연령층이 젊어지는 것이 당연한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점이 보이는 것이다.

가격이 너무 저렴하니 스무살 근처의 아주 젊은 층이 단체로 오는 빈도수가 점차 늘기 시작하는데,
이 연령층이 아직 절제력이나 자기 통제력이 다소 약하다보니 주변에 대한 의식을 못하는 경향이 있다.
와인을 무제한 제공하므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어 거침없이 음주를 하게되고, 술이 좀 과한 상태에서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가 종종 나타나곤 한다.


몇번 그런 모습을 보다 문득 머리를 때리는게 있다.

이러다 다른 고객들이 '까사미오는 가격이 저렴한건 좋은데, 애들이나 가는 곳이지, 우리가 갈 곳은 못돼...'
이런 생각이 들수도 있겠다.  한번 그렇게 싸구려 라는 부정적인 관념이 생기면 고객 층이 다 떨어져 나갈텐데...

이런 생각이 들자, 큰일나겠다 싶었다.
그걸 방지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그렇다고 연령 제한을 둘 수도 없고,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손님은 손님인데 그때마다 주의를 줄 수도 없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와인부페 가격을 13,000원에서 15,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스무살 안밖의 나이어린 젊은이들에겐 13,000원과 15,000원에 대한 느낌이
2,000원 이상의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 생각도 엄청난 망설임을 가져왔다.
이미 각종 방송과 언론매체에 13,000원 무제한 와인부페에 대한 기사가 나갔고,
인터넷에서도 13,000원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에,
자칫, ' 응~~  까사미오가 조금 인기가 오르니까, 벌써 가격인상부터 하네... 슬슬 속 들여다보인다...' 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이 염려된 것이다. 

인터넷에 의해 폭발적인 인기몰이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역으로 인터넷에 의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지는 것도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네티즌의 파워가 엄청나지 않은가...

그래서, 며칠동안 까사미오에 오신 손님들에게 모니터를 했다.
인상 취지에 대한 반응과 함께 객관적으로 와인부페 15,000원에 대한 부담에 대해 물었다. 

반응들은 생각보다 긍정적이었다.  일단 7종류 무제한에 15,000원도 싼 편이라는 반응이다.
자주 오시는 분들은, 본인들도 분위기가 좀 산만해지는걸 느꼈다며 인상 취지도 필요성을 인정해 주셨고,
심지어 어떤 분들은 2,000원 가지고 효과가 있겠나며, 아예 18,000원으로 5,000원 정도는 올려야하지 않겠냔다.
말씀은 고맙지만 그럼 진짜 욕 먹지...^^ 


그런 과정을 거쳐 지난 8월1일부터 와인부페 가격을 13,000원에서 15,000원으로 인상하였다.
아울러, 부페와인의 종류를 더 다양화하여 교체주기를 짧게 함으로써 가급적 다양한 와인을 접할 수 있도록하여, 
고객들에게 가격인상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손님들이 긍정적으로 수용을 해주셨고, 인터넷에서도 별다른 거부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부페 메뉴를 찾는 분들의 수요도 줄어듬이 없다.

간혹 나이어린 젊은 고객이, '13,000원이라고 알고 왔는데...'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배경을 일일히 설명할 수가 없어, 유가인상으로 인해 운송비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다 소중한 고객인데, ' 니들 때문에...'  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
지난 수요일에는 한국영상아카데미 학생들이 촬영차 까사미오를 찾았다.

팀별로 작품과제를 제출하는데, 그 팀은 와인을 테마로 하여 작품을 만드는데,
와인에 대한 다양한 소재를 찾다가 까사미오를 알았단다.


토요일에는 부산에서 어떤 분이 찾아오셨다. 

부산에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개념의 와인가게를 하고 싶은데, 인터넷에서 까사미오를 보고 찾아왔단다.
위치를 자세히 몰라, 금요일 밤에는 막연히 홍대앞을 몇 시간동안 뒤졌다고 한다.


참 고맙고, 또 어떻게든 알려지고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다.
더구나 토요일은 예약도 없는 상태에서 스물 세팀이나 찾아와 집사람까지 급히 호출해 법석을 떨었다.

최근들어 평일보다 토요일에 손님들이 늘고 있는데,
토요 휴무인 오피스타운에 있다는 점과, 유동인구가 드문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인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촬영을 나온 학생들이나, 부산에서 오신 분이나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묻는게 있다.
와인부페에 제공되는 와인의 질이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것과, 마진이 남느냐는 것.

첫번째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변을 대신했다.

분명 고급와인과 차이는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허접함을 느낄만한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그 차이를 느끼고 고급와인을 추구하는 사람은 이미 까사미오의 고객이 아니다.
다른 와인은 아니더라도, 부페용 와인은 내가 직접 테스팅을 하고 선정한다. 
손님 중에 70%는 와인부페 손님인데, 만약 품질이 기대이하였다면 이렇게 손님이 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질의 차이, 브랜드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맛의 차이는 아니며,
더구나 가격 차이만큼의 차이는 결코 아니라고 자부한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모든 분야에서 남을 따라가기 위한 [조금만 더] 라는 마음은 필요하다.
하지만, 차별화전략에서의 [조금만 더]는 핵심을 흐리게 한다. 
[조금만 더]라는 욕심을 자제하지 못하면 결국 남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보다 고급스러운 환경, 보다 신속한 서비스를 원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그런 곳을 찾으면 된다.
그런 곳은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조금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분위기 좋고 서비스 만점인 곳을 찾을 것이냐,
분위기는 어느 정도면 되고 서비스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비용이 저렴한 곳을 책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의 몫이다.  각자의 가치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모든 것은 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까사미오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샤브미를 처음 열였을 때도 부산에서 한분이 올라오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까사미오에도 부산에서 일부러 올라오셨으니, 참... 우연치고는 묘하다.

정말... 그러고보니 부산의 김사장님은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네.
부산의 [수 샤브샤브]라고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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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미오에서 처음 실시한 와인교실 1기가 끝났다.

처음이라 홍보와 준비도 많이 부족하여 참석인원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한 과정을 한번 마쳤다는데서 의미를 찾는다.



마치 수능시험 쪽집게과외를 하는 듯한 진지한 분위기.
강사님의 말씀에 열심히들 귀를 기울이고 계시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간단히 와인 한잔.

내 옆의 시계방향으로,

강의를 맡아주신 방석남 사장님, 방사장님께서는 앞으로도 매주 월요일은 까사미오에서 변함없이 강의를 해주실 예정이다.
블로그 친구이신 레몬님, 동호회 후배인 해탈 아우,

맞은 편 두 여성분은 수강에 참석해 주신 분들이고,

그 다음 분은 정말 깜짝 손님이 오셨다. 
로사님 블로그에서 자주 필명을 접했던 리빙센트님.
전날 집안 행사로 잠시 귀국을 하셨는데, 와인교실에 참석을 하신 것이다.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
로사님 블로그에서 본 리빙센트님 댁의 번개가 생각났다.
고급 레스토랑 같은 격조높은 분위기와 럭셔리한 세팅, 호텔의 부페를 연상케하는 깔끔한 음식 등...

마지막은 블로그의 마당발 주바리님.
유일하게 첫주 부터 빠짐없이 개근을 하셨는데, 다음 과정을 한번 더 들으실 예정이라고. 
근데..  표정이 왜 저러시나... 뭐가 불만이신지...^^


와인교실은 다음 주 부터 2기가 시작된다.
시간나시는 분들은 언제라도 오시면  Welcome ~~~
:
젊어서 좋다! 자유로워서 좋다! CASUAL WINEBAR

editor 이정하 writer김성주 photographer김종윤, 고

와인은 신이 빚었다고들 한다. 신이 아니고선 인간에게 철학이 되는 그 위대한 맛의 세계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기죽지 말자. 인간은 그 와인을 음미할 수 있는 와인바를 창조했으니 말이다. 인간이 만든 와인바에 가서 신이 창조한 와인 한 잔, 어떠실는지?

CASUAL WINEBAR

누구라도, 아무라도 즐길 수 있다
까사미오 casa mio


1인당 1만 3000원씩만 내면 7가지 와인을 마실 수 있다? 거기다 무한정이란다. 이런 파격적인 저가 정책으로 강남역 일대의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마음을 한번에 빼앗은 와인바 까사미오는 그야말로 와인뷔페 가깝다. 저렴하면서도 맛좋은 와인들이 계속 업그레이드되는데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그 맛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아직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비기너들이 여러 종류의 와인을 편하게 접하면서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브라운 톤의 차분한 실내인테리어에 150석 규모의 대형 와인바인 까사미오는 50석 규모의 연회가 가능한 룸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와인동호회의 모임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앞으로는 다양한 와인연구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와인뷔페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bottle로도 판매가 되는 까사미오의 와인종류는 약 40여 가지. 홍합과 와인, 토마토소스 3박자가 어우러진 ‘토마토 와인 홍합찜과 스파게티’와 새송이,양송이,느타리 버섯에 수제 소시지를 한 꼬치로 꿰어 만든 ‘바비큐 소시지’는 까사미오만의 특제 안주로 어느 고급 와인 안주 부럽지 않은 맛을 자랑한다.

추천 와인 : 알코올에 약한, 그리고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상그리아 스비올레 (레드와인, 스페인) 1만 5000원, 버니니(스파클링, 남아공) 6,000원. 와인의 맛과 향취는 즐기되 타닌성분은 적고 단맛이 있고 부드러운 맛으로 쉽게 와인 맛을 즐길 수 있다.

Info▶ 02-592-7943, 17:00~ 01:00, 일요일 휴무, 주차가능, 꾸베 스페셜 루지, 상그리아 스비올레, 버니니, 플레져, 카스틸로 델 사비나 레드 등 와인뷔페 1만 3000원, 그 외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이 6000원부터 최고 5만 원 대까지. 강남역 6번 출구 교보타워 후문

tip!
와인주막, 와인뷔페를 지향하는 까사미오의 Bar Waiter 직함은 소믈리에나 매니저가 아니라 정감 넘치는 ‘주모’다. 발랄하고 다정다감한 젊은 주모에게 자신이 원하는 맛을 얘기하면 그에 맞는 적당한 비기너용 와인을 추천해 준다. 기본 안주인 나초는 무한정 리필 가능하다는 점도 잊지 말자.

:
그제 MBC 방송작가라고 자기소개를 하신 분의 전화를 받았다.  casamio를 취재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와인주막이라는 명칭이 재미있고, 와인부페의 개념도 궁금하며, 와인집에서 실시하는 무료와인강좌의 내용도 알고 싶단다.

오늘 MBC [생방송 화제집중]팀에서 촬영팀이 왔는데, 이 프로와는 이상하게 인연이 깊다.
작년 5월에는 샤브미가 이 프로에 방영된 적이 있는데,  마치 내가 방송국에 연이 닿는 줄 오해하는 사람도 있겠다.
전혀 그렇지 않은데... 

까사미오를 알게된 내막을 들어보니, 까사미오에 들렀던 분이 어느 자리에서 와인부페 이야기를 하는걸
마침 동석하고 있던 이 프로그램의 PD가 우연히 들었다고 한다.

7시부터 진행된 촬영이 생각보다 길어져 9시에야 끝이 났다.



와인부페에 대한 촬영.




와인과 와인부페에 대한 고객 인터뷰.


촬영하는걸 보면서 느낀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각보다 방송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
짧은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는 사람이 없다.  남자고 여자고...
방송에 나오는걸 보면 다들 말도 잘 하던데, PD의 말을 빌어보면 80%는 거부를 한단다.
모두가 죄지은 사람은 아닐테고, 많이 의식이 개방된거 같은데도, 아직 어색한 모양이다.   

심지어는 까사미오 내부도 보일 겸 전체 객석의 손님들을 카메라로 한번 훑겠다니까
자기들 안나오게 하라는 분들도 있다.



이 분도 처음엔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셨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아주 차분한 톤으로 여유롭게 마치셨다.


오늘 촬영한 casamio에 대한 내용은 3월 16일 (금요일) 오후 5시 35분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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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미오를 오픈할 생각을 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기본개념은 [쉬운 와인]이었다.

한병에 5만원 이상의 고가가 아닌, 괜히 분위기에 눌리는 것이 아닌,
부담없는 장소에서 부담없는 가격으로 와인을 접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는 것은
와인에 관심이 생겼을 때부터 갖게된 나의 바램이었다.

까사미오 오픈 후,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께서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셨다.

테이블보를 씌우면 좋을거 같다...
테이블에 초를 켜놓으면 분위기가 더 아늑해보이지 않겠느냐...  
액자를 걸어놓으면 어떻겠느냐...
간판을 크게 하는게 좋겠다...
직원을 더 둬야하지 않느냐...

이런 말씀들이 다 일단 까사미오가 마음에 드니까 해주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만큼의 관심이 고맙기도 하다. 사실 나라고 왜 그런 욕심이 없겠는가.
하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그게 다 비용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원가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그럼 당초 나의 생각에서 조금씩 멀어진다.

여유가 좀더 많고, 그래서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고급스러운걸 원하시는 분들은 그런 곳을 찾으시면 된다.
강남에 와인 바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와인을 접해보고는 싶은데 가격이 부담되는 분들, 분위기보다도 와인 자체를 즐기고 싶은 분들...
그것도 이왕이면 강남에서...
까사미오는 그런 소시민을 위한 와인공간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싶다.


그런 일환으로, 방석남사장님의 제안으로 까사미오에서 매주 월요일 무료 와인교실을 열기로 했다.

매월 4주 코스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부터 90분간 초보자를 위한 알기쉬운 강좌를 할 예정이다.
원래 지난 월요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준비가 늦어 첫 강좌를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을 한다.

강좌는 와인 수입업을 하시는 소뮬리에 방석남사장께서 맡아주실 예정이며,
강의내용은 주차별로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1주차 : 와인의 탄생과 종류 및 포도품종에 따른 와인의 맛.
2주차 : 와인라벨을 통한 와인 판별법 (여러나라 라벨 보는 법)
3주차 : 와인 에티켓과 와인 제대로 즐기기, 와인과 건강, 음식 등.
4주차 : 좋은 와인 나쁜 와인, 한국 와인시장의 미래 및 창업.  

그리고, 수강생에게는 무료시음회에 초청도 할 계획이다.

한 강좌에 30명을 대상으로 회원신청을 받고 있는데, 조금 걱정도 된다.
홍보부족으로 신청인원이 적어, 괜히 강사께 민망함만 드리게 되는건 아닌지...


이거.. 괜한 일을 만든거 아닌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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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amio 에는 30여종 이상의 와인이 있다. 

그런데...  당연한건지, 비정상인지 모르겠지만, 그 와인들을 모두 맛보진 못 했다.
물건 파는 사람이 판매에 당당하려면 자기가 파는 물건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야 하는게 정상이고,
특히, 와인의 경우 고객에게 향이나 맛 등 각각의 특징을 알려주려면 직접 맛을 봐야 함에도  
나는 아직 casamio 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모두 마셔보지 못 했다.

일일히 마실만한 주량도 안되거니와, 게중에는 고가의 와인도 있는데, 
테스트를 하기위하여 모든걸 다 개봉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가의 와인은 납품처에서 샘플용으로 제공도 하지 않는다.
또 한번 맛보고 많은 것의 특징을 다 담아둘 만큼 내가 전문적이지도 못하다. 

그러니, 가끔 특별한 경우에 경험해보지 못한 와인을 한번씩 따게 되는데,
얼마 전 후배들이 찾아와 새로운 와인을 찾기에, 내가 평소 맛보고 싶었던 몇 종류를 열었다.


그중에 딱 걸린 것.



왼쪽은 칠레와인, 오른쪽은 호주와인.  이름은 그대로 읽으면 된다.

둘다 향도 좋고, 뒤끝없이 맛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Full Body를 좋아하시는 Mania들에겐 2% 부족한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묵직하면서도 편한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딱이다. 

개인적으로
깔끔한 느낌의 [Gato Negro]보다, 그윽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LINDEMANS]이 더 맘에 든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니까, [LINDEMANS]이 더 낫다는건 아니다.

저걸 몇 병 가졌으면 좋겠는데...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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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미오에 조금씩 찾는 분들이 생긴다.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남이 느껴진다.
우연히 한번 들렀던 분들의 재방문이 늘고 있다.

지지난 금요일에는 45명 단체손님 예약이 들어와, 
홀과 주방의 두사람만으로는 벅찰거 같아 집사람과 딸아이까지 동원하였다.
회사의 신년모임이었는데, 상당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그 회사가 서울대 관악캠퍼스안에 소재한단다.
어떻게 거기서 여기까지 오게됐느냐 물었더니, 회사 부사장이 까사미오에 들렀다가 마음에 들어 추천했단다.

지난 주에는 꾸준히 6~8 테이블이 차더니 (작은 숫자지만, 초기 하루종일 텅 비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숫자다)
급기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토요일에는 단체손님을 비롯해 테이블을 얼추 채웠다.

이번 주에도 금요일과 토요일에 단체가 예약되어 있는걸 보면, 모임 장소로 괜찮다고 생각되는 모양이다.


까사미오에 친근감을 갖는 단체 중에 와인동호회가 하나 있다.  
처음 단체모임을 하겠다며 까사미오에 와인부페 10% D/C를 요청하길래 정중히 거절했다.
인당 13,000원에 7종류의 와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데, 거기에 10% 할인은 참 받아들이기가 아렵다.

10% 할인에 부가세를 제하고, 게다가 카드수수료까지 제하면 만원 정도인데,
강남에서 만원에 와인을 무제한 제공하는데가 있는지는 와인동호회에서 더 잘 알지 않겠느냐...
하고 되물으니, 그럼 서비스로 마른안주를 제공해달라 하여 그렇게 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그 동호회원들이 개별적으로 올 때도 마른안주를 서비스로 달라는 것이다.
당연히 거절할 수 밖에 없다.

주말에 또 단체모임을 예약하며 같은 요구를 한다기에, 까사미오 주모에게 확실하게 언질을 줬다.

앞으로 할인이나 부가서비스를 요구하는 조건부 예약은 인원이 얼마가 되든 받지 마라.
강남권에서 우리 가격에 단체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없다는건, 모임을 많이 가져본 단체일수록 더 잘 알거다.
더구나, 이 가격에 40명 정도가 별도로 사용할 수 있는 룸이 있는 와인바는 없다.
자꾸 연락이 온다는 것은, 그들도 우리를 인정하고 까사미오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다.

가격이 싸다고 우리가 시장골목집의 선술집이 아니지 않느냐.
손님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분위기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가져라.  
손님들도 우리 가치를 알거다.  손님 더 유치하려고 저자세로 매달릴 필요없다.
그렇게해서 단체 못 받아도 전혀 책임을 묻지 않겠다.


손님을 가볍게 생각하라는게 아니다.
고객은 최선을 다해 정중히 모셔야 하지만, 모든 고객이 왕은 아니다.
왕의 대우를 받을만한 고객이 대우를 받아야 한다.

가끔 우리가 착각하는 것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대우를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보통실을 타고서 왜 특실만큼 자리가 넓지않느냐고 불평을 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는가.
비용을 치룬만큼 대우를 받는 것이다.  안그러면 비싼 비용을 치를 이유가 없다.

샤브미에서 어떤 분이 white wine를 시켰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와인을 갖다주니, 인상을 쓰며 짜증섞인 목소리로 한마디 한다.
'화이트 와인을 얼음에 채워 가져와야지 그냥 가져오면 어떻하느냐...  와인의 기본도 모르면서 와인을 판다고...'

직원이 당황하는데, 점장이 다가가 웃으면서 대응을 한다.
'손님 말씀이 맞는데요, 저희는 전문 와인바가 아니기 때문에 ice jar 가 없습니다.
 대신 와인바에서 6만원 받는걸 저희는 만오천원에 드리잖아요.'

난 점장이 손님에게 버릇없이 말대꾸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확하게 설명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손님도 알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최상의 대우를 받는냐, 혹은,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며 스스로 만족하느냐...
어느 것을 택할지는 개인의 몫이다.  각자 자기의 가치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그 동호회의 제안을 전해들으며, 문득 조삼모사 생각이 났다.
처음부터 단가를 인당 15,000으로 하고, 단체예약은 10% 할인으로 생색을 낼걸 그랬나...




P.S :

그렇게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단체손님을 받지말라고 한, 장사꾼으로서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문을 듣고 손님들이 많이 온다 치자.
실질적으로 남는 것은 별로 없는데도, 괜히 사람들만 북적거린다.
손님들이 많은데, 직원 한명으로 감당토록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사람을 추가 채용해야 하고, 실질 수입의 증가없이 인건비만 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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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미오는 직원 두명으로 문을 열었다.
찾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인원을 많이 가져가는 것 보다,
일단 최소의 인원으로 시작을 하고, 상황에 맞추는게 나을거 같아서다.

홀과 주방을 담당하고 있는 두사람은 친자매다.

와인바에서 2년반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언니를 채용한 후 주방을 담당할 사람을 찾는데,
며칠동안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하는 내게 동생을 추천한 것이다.

동생은 양식과 중식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패밀리 레스토랑인 VIPS에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면접시 한가지를 물어봤다.

질문 : 요리사로 성장하려면 큰 데서 일하는 것이 배울 것도 많지 않겠느냐?
          여기는 혼자서 해야 하니, 가르쳐 줄 사람도 없고, 배울 것도 없을텐대... 
답변 : 그렇긴 하지만, 큰 곳에서는 부분적인 것 밖에 못하기 때문에, 혼자 책임감을 갖고 많은걸 해보고 싶다.


친자매를, 그것도 단 둘이 근무하게 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같이 호흡을 맞추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실 그 못지않게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자매가 한 곳에서 단둘이 같이 일하게 되면, 나에게도, 그리고 두 사람에게도 어려운 일이 더 많다.
 예를들어, 집에 경조사가 생겼을 경우, 특히 조사일 경우 가게를 비우고 두사람이 다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또 안 갈 수도 없는거 아니냐?
 그리고, 다른 사람이라면, 한명이 몸이 아프면 다른 한 사람이 그 사람을 먼저 보내고 혼자 일할 수도 있지만,
 동생이 그러면, 먼저 내보내기가 또 내 눈치가 보일거 아니냐??   두 사람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이런 말을 들려주면서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두 사람이 참 순수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나에게 질책을 좀 심하게 받은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지금 같이 까사미오를 지키고 있는 요인을, 나는 순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주방을 맡은 진양씨는 틈나는대로 요리책을 들추며 메뉴를 개발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그런 두 사람의 진짜 고생은 마음고생이다.
손님이 워낙 없어 어쩔줄을 모른다.

어떻게든 해보려고 둘이 인터넷에 매달려 글을 올리고, 또 주말에는 DVD로 영화를 방영한다는 등,
나름대로 신경들을 많이 쓰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면서, 일견 대견하기도 하다.


밝은 성격의 두 사람이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와야 할텐데...





오픈을 하기 전, 진경씨가 불쑥 아이디어를 낸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와인부페보다 [와인주점]이라고 하는건 어떨까요?'
- 그것도 좋은 생각인데... 기왕이면 [주막]이 좀더 토속적이지 않을까...
   ... ... [와인주막]으로 하면, 진경씨 명찰도 [주모]라고 하면 어떨까?? 주막에는 주모가 맞는거 아닌가...

왠지 나이든 것 같은 옛날식 주모라는 호칭을 좋아할 아가씨가 몇이나 되겠는가.
괜히 마땅치 않은걸 강요하는거 같아 농담삼아 한마디 던지고 일어섰는데,
다음 날 보니, 떡~하니 저렇게 명찰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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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amio

내 삶의 현장/casamio 2006. 12. 30. 22:19 |


casamio는 종전의 naked tree와 내부는 하나도 변한게 없다.

기존의 분위기가 호프집 보다는 오히려 와인카페와 더 잘 어울리는거 같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새삼 비용을 들인다는게 의미가 없을거 같았다.

casamio의 기본 개념은 와인부페이다.
요즘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부페를 운영하지만, 
대개는 특정 요일, 또는 한정된 시간대에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이벤트 형식이다.

casamio는 1인당 13,000원으로 7가지 와인을 양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와인바의 가격대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혹은, 아직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예비 애호가들이
여러 종류의 와인을 저렴하고 편하게 접하도록 함으로써,
와인의 세계를 알아나가고,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와인 애호가들을 위해 bottle로도 판매한다.
 
casamio는 [와인바]가 아니다.
와인에 대한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젊은 층이 가격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좀더 캐주얼한 느낌을 주기 위해 [와인바]도 아니고, [와인까페]도 아닌, [와인주막]으로 명명했다.


오픈한 후 별도의 홍보도 안 해서인지, 아직 찾은 분이 많지 않다.
하지만, 한 두팀 씩 찾는 분들의 반응은 괜찮은거 같다.
차츰 인터넷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면 눈길을 받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오늘도 인터넷을 보고 예약을 한 팀이 세팀이고, 찾아오신 분도 인터넷을 통해 알았단다.

유동인구가 적은 지리적 취약점이 있지만, 사람의 발길이 다소 뜸하다는 것이 
와인동호회 등의 모임을 갖기에는 오히려 편할 수도 있지 않을까. 


와인주막 [casamio] 의 내일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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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크리스마스 이브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 처럼 보냈다.
넓은 와인집을 통채로 전세내어 집사람과 같이 오붓하게 보냈다.  나중에 딸아이가 합류해 세 식구가...

집사람에게 그랬다.
가끔 드라마에 나오는, 레스토랑이나 까페를 전세내어 프로포즈를 하듯,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 때는 강남의 와인바를 전세내어 보냈다고 자랑하라고.

아무도 없는 넓은 홀을 감싸는 째즈와 와인을 음미하면서 세 식구가 각자의 일에 대해 밤 늦도록 이야기를 나눴다면,
가히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이브 아닌가.





호프집 [naked tree]에서 와인주막으로 변모한 [casamio]


지난 21일, 흔한 전단지 한장 안돌리고 일체의 홍보도 없이 슬그머니 문만 열었다.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인건비를 많이 쓸 필요가 없어 직원을 두명만 두었는데,
괜히 요란을 떨어 일시적으로 손님이 몰리는 상황에서, 아직 모든 면에 익숙치 못한 서비스로 부정적 이미지만 주느니,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을 상대로 직원들의 고객응대 적응력을 길러나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게다가, 또 하나 실험을 해보고 싶은게 있다.
아무 마케팅도 없는 상태에서 가게의 인지도나, 고객들 수의 변화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도 궁금하다. 
어찌보면 철딱서니 없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 원래 호기심 많은 성격이라, 조급하지 말고 조금은 긴 호흡으로 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오픈 당일인 21일엔 손님이 전혀 없었고, 22일과 23일엔 두세팀이 들어온다.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한심하고 우스운 얘기지만,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리고 어제 24일은 전무.

고객들의 확실한 지원(?) 속에, 넓은 공간을 우리끼리 독점하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셋이서 오붓하게 이야기를 나눈 후, 영화를 한편 보고 집에 들어가니 새벽 4시 반이 넘는다.

앞으로 이런 크리스마스 이브가 다시 올까...


다시 온다면...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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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네이키드트리 직원 한명이 지각을 했다.
평소에도 잔 지각이 많더니, 10시가 출근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2시가 넘어 출근을 한 것이다.
그것도 사전 아무 연락도 없었을 뿐 아니라,휴대폰도 꺼놓은 채로.
 
강하게 질타를 하는데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해고를 시켰다.
해고한 직원이 돌아가자 다른 한명이 불멘 소리로 한마디 한다.
'본인이 반성하고 왔을텐데, 그렇게 잔인하게 그만두라 그럴 수가 있느냐...   그대신 내가 대신하면 되는거 아니냐...' 는게
불만의 요지다.

대신해서 될 일이라면, 처음부터 두명을 뽑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을 이 친구는 못하는 모양이다.

그리고는, 일손이 딸려 주문한 식사가 신속히 서빙이 안돼 불만을 토로하는 손님을 보며,
'저 손님 앞으로 여기 안오겠네...' 하며, 태연히 웃고 만다.

다음 날, 이 친구도 40분을 늦게 나왔다.
어제 지각한 사람 내보내는걸 보고도 바로 그 다음 날 또 늦는다는건 정신에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 는 질타에,
손님 들어오기 전에만 일을 해놓으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 이 친구의 답변이다.
그러면서, 몸이 아픈데도, 그래도 나왔는데, 무슨 섭섭한 소리냐고 거꾸로 생색을 내듯 한다.

자기가 무보수 자원봉사 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가 자선단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시키고 역시 해고를 했다.

전반적으로 직원들의 근무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샤브미 점장이 취한 행동이다.

조직문화라는게 참 중요하다는 것을, 조직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
똑같은 건물에 있음에도, 샤브미는 다르다.
샤브미는 처음부터 점장이 조직의 틀을 확실하게 잡아나갔다.
지각을 하면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샤브미에 비해, 네이키드는 지각을 하는 동료들을 당연시 한다.
샤브미에는 새로운 사람이 조직 속에 동화되어 가는 반면, 네이키드는 새로 온 사람이 같이 물들어간다.

곰곰 생각을 해보니, 네이키드의 이런 분위기에서 한두명 교체를 해봤자, 결국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제 영업을 마친 후 일단 네이키드트리는 문을 닫기로 했다.
마침 추석연휴도 이어지고 해서 잠정적 휴업을 하기로 한것이다.

그리고 이제 몇가지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타인에게 양도를 하는 방안, 제삼자에게 운영을 맡기는 Out sourcing 방안, 그리고, 멤버를 다시 셋업해서 시작하는 방안.
모두가 쉽지는 않다.  연휴를 보내며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봐야겠다.

하필이면 어제 밤에 왜 그리 늦게까지 손님이 안가는지...
오늘 네이키드를 찾고 영문도 모른 채 발길을 돌리게 될 사람들에게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내 책임이 가장 크다.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점장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은 채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한 잘못이 스스로를 아쉽게 한다.
아울러, 샤브미와 비교를 하며, 점장의 역할이 크다는것도 새삼 느낀다.
지난 일이지만, 네이키드를 샤브미 점장에게 맡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물론 건강이 안좋아 어려운 일이었지만, 본인도 내심 아쉬운 모양이다.


마지막 영업을 끝낸 후, 남아있던 직원들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며 그들에게 한편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원인이야 어찌됐건, 그들이 새로운 일터를 얻기 전까지는 직장을 잃은게 아닌가.
마음 한편이 착찹하다.

작은 호프집 하나 문 닫으면서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기업을 하던 사람들이 문을 닫을 때의 심정은 어떨지 조금은 헤아릴 수 있을거 같다.  

나도 여러가지 생각할게 많다.


시원섭섭...   참, 우리 말에는 절묘한 표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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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작 전, 대표팀 동정과 해설자들의 예상평을 주의깊게 바라보는 응원단들.

아직은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았지만,
저 중에 한 분은 사전 과다음주로, 경기 시작과 함께 전반전 내내 고개숙여 우리의 승리를 기도하셨다 .^^ 
그 바람에 골 먹는거 못봐서 속상하지 않았고, 후반엔 정신을 추스려 기분좋은 두 골을 감상할 수 있었다.




2006년 최고의 응원도구 도깨비 뿔.
어둠 속에 더욱 빛을 발하는 이게 정말 히트작인거 같다. 




한국인의 조국에 대한 넘치는 애국심.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의 애국가 연주가 TV 를 통해 흘러나오자,
비록 술은 취하고, 아무리 기분이 up 됐어도, 국기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으며 애국가를 따라 부른다.
 



드디어 경기 시작.

시작과 함께 힘차게 울려퍼지는   대~~~한~민국~~    짜자작~~ 짝 짝~~~




아~~~  이럴수가...

토고의 선제골에 모두들 일시 낙담...




후반전 시작.
박지성이 토고 문전을 돌파하다 토고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앗~~~  저거 경고감 아니야???




주심이 꺼내든 노란딱지와 빨간딱지...

앗~싸~~~  토고 한명 퇴장...   와~이리 좋~~~노~~~    와~이리 좋~~~노~~~

 


이천수의 프리킥...

아~~~  이천수..... 제발~~~~




골~~~~~  동점골~~~~~~

이리 좋을 수가...  한데 어울려 신났다...
어~~~~  근데...  줄무늬 총각... 벅찬 감격을 쓸어 내리느라, 남들 다하는 포옹도 못 해보고...

우이~~쒸~~~  역전골 들어갈 땐 나도 꼭 해야지...  그러기 위해서라도 필히 한골 더 들어가야 하는대...




TV 속 프랑크푸르트의 경기장도 붉은 물결로 뒤덮히고... 

머리에 쓴 두건과 빨간장갑은 naked tree 가 어제 오신 모든 고객들에게 지급해 드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역전골...

그렇게 기다리던 자연스런 포옹의 순간...
아니... 근데... 이건 어째 줄무늬 총각이 당한거 같으네....   그래도 좋기만 하구만...  ^&^~~~




경기 끝.

마침내 온 국민이 그토록 열광하던 승리가 현실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왔다.

TV 중계화면에는 대한민국 월드컵 원정 첫승 이라는 자막이 큼지막하게 떠올랐다. 


정말,  온 국민이 하나된 시간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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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맞이하여 네이키드 트리도 뭔가 분위기를 띄울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국기와 각국 대표팀 유니폼으로 내부 display 를 했다.




일단  의전상 개최국 독일의 국기를 중앙에 두고...





측면 벽의 정중앙엔 우리 태극기를,
그리고 우측에 영원한 우승후보의 기(氣)를 받고자 브라질,
좌측엔 2002년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한 히딩크감독이 이끄는 호주의 국기를 각각 좌청룡 우백호로 배치.





태극기 옆에는 2002년 우리에게 8강과 4강 진출의 감격을 안겨준, 이탈리아와 스페인 대표팀의 유니폼을...





안쪽 룸의 정면에는 역시 주최국 독일의 유니폼과 우리 태극전사의 유니폼을 배열했다.


재밌는건,
일본의 일장기도 한쪽 구석에 배치를 했었는데,
호주와 일본의 경기를 보러 들어온 고객들의 강력한(?) 요구로 다시 떼어 냈다는거.

사실 국기 구입시 나도 잠시 망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같은 본선 진출국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차별을 두지 않으려 했는데,
결국 민심에 밀리고 말았다.

하필, 그 날이 한국과 일본 정부간에 EEZ 협상이 독도의 기점 문제로 결렬된 날.

어찌됐던, 해방 후 61년이 지났고, 지금은 골프채나 카메라 등 일본제품 등을 많이 접하면서 
일본에 대한 감정이 많이 무뎌질만도 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기본 감정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감정에도 DNA 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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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ked tree 식구들의 첫 회식.

영업이 늦게 끝나는 이유로 다른 곳으로 가기도 그렇고,
또, 우리가 만들어 고객에게 내 놓는 음식을 써빙만 할게 아니라, 직접 맛도 봐야하지 않겠나...

그리고, 우리 집에서 먹어야 아무 술이나 먹고 싶은대로 맘껏 마시지... ㅋㅋㅋ....



[Canon] Canon EOS-1D Mark II N (1/100)s iso640 F5.0

맥주, 소주...  각자 취향껏들 드셨나요???

어느정도 들어가니, 누군가 바람을 잡는다.

'폭탄주를...'   그럼 한번 해 볼까...
폭탄주 중에 그래도 최근에 가장 많이들 애용하는 일명 [도미노주].  골퍼들은 [퍼팅주]라고도 한다.

진영氏... 너무 재밌어 하는거 아닌가 몰라..



 

끝에 놈이 줄이 좀 삐딱 하구만...   중간에 쌩크가 나면 안되지...
그래서  얼라인먼트가 중요하다.



 

기대 반...  걱정 반...



 

음...  다 됐나???   맥주잔 높이가 안 맞으니 양주잔들이 똑바로 안서고 쫌 기울었네..
딴데 같았으면 높이 맞는 잔좀 가져오라고 한마디 했을텐대...  우리 집에서 뭐라 그럴수도 없고...

어~~~  오른쪽 끝에 양주잔이 하나 부족하네...





폭탄주 못 먹는 사람이 있으니 하나는 양주 없이...
우린 또 강제로는 안 먹이지...
난.. 강제로 술 먹이는 사람이 제일 싫더라....  웬수같애....



자~~ 모든 준비 끝났으면...  오른쪽 부터 시작~~~


 

음... 찍사가 퍼팅하는 순간을 못 잡았구만...

근데...  Canon  1D MarkⅡ N (카메라 주인의 말에 의하면 N 이 아주 중요하단다) 의 연사능력이 이 정도 밖에 안되나...
카메라주인이 아닌 사람이 만지니 이놈의 특성을 살려주지 못하는구만...


 


도미노주의  Key point.

맥주잔과 맥주잔 사이의 간격이 일정해야 하고, 높이도 맞아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이런 불상사가 생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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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 역시 주민등록 상의 생일과 실제 생일이 다르다.
그런데, 사실 난 생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생일이 뭔대???
내가 태어난 그 날 내가 한 일이 뭐있다고...
난 그저 볼기짝 맞고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그때는 너무 어리고 경황이 없어서 기억이 없지만...ㅋㅋㅋ... ^&^~~~)
큰 소리로 운거 밖에 한 일이 없었을거 같다.
우리 아들 딸을 보니 그랬을거 같다.


결혼을 하고나서 처음 맞은 내 생일에 집사람은 시어머니의 선물을 샀다.

시어머니 : 이게 뭐냐?
며느리    : 오늘 애비 생일이잖아요...

시어머니 : 애비 생일인데, 나한테 이게 뭐냐?
며느리    : 애비가 오늘 한게 뭐 있어요??  어머니가 고생하신 날이죠... 애비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어머니 : @>@~~~ ... ...   ^-----^ 

그후, 아버님이 주례를 서신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다녀와 인사를 드리러 오면,
새댁에게 들려주시는 [시어머니에게 사랑받는 방법]의 강의자료가 하나 늘었다. 

이 일은 집사람의 연례행사가 되었는데,
한번은, 어느 해인가 집사람이 내 생일에 어머니께 선물을 드리는걸 깜빡 잊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집사람에게 걸려온 어머님의 전화.
조금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얘... 너 혹시 나한테 서운한거 있니???'


어쨌든, 생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날을 기억하거나 챙기지도 않고,
실제 생일과 서류상의 생일을 구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2월에 블로그 친구분들이 생일을 축하한다는 덕담들을 주셨을 때도 자연스레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실제 생일을 기억하는 후배가 전화가 왔다.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부모님이 전화를 주셨다.  저녁을 같이 하자고.

고마운 마음으로 약속을 잡았건만...  
안그래도 한명이 그만두어 샤브미 일손이 딸리는데, 또 한명이 결근을 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평소 넷이서 하던 일을 둘이서 치러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맘 편히  점심 저녁이 되겠는가...  나 라도 달라 붙어야지.
모두 cancel.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naked tree 에서 케익을 준비했다.

어~~~ 이 친구들이 어떻게 알았지...???   샤브미에도 말한 적이 없고, 알리가 없는데...

물어보니, 딸아이가 아빠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를 걸어와  통화하는 얘기를 들었던 모양이다.
케익을 준비했다니 그냥 넘어갈 순 없고, 영업 끝나고 하면 괜히 쓸데없이 직원들 퇴근이 늦을거 같고,
그렇다고 손님들이 계신데 우리끼리 그런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그래서 주방에서 초를 켰다.

ㅎㅎㅎ...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네...
그런데, 그만큼 또 즐거움이 있다.

그냥 모르는 척 넘길 수도 있는 일인데, 챙겨준 직원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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