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까사미오의 번영과 발전을 위하여 특단의 조치를 취하실 시간이 된거 같습니다.'

오후 8시가 가까워지자 한산한 홀을 들러보며 초록이와 동규가 내 얼굴을 바라본다.
'시간이... 됐단 말이지...  알았어...  나 좀 나갔다 올께.'


언제부턴가 까사미오에 생기기 시작한 기묘한 현상.

7시 25분. 매출은 25만원 남짓.
손님도 없어 맞은 편 교보문고 지하에 들러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들어오니,
불과 한시간도 안됐는데 매출이 백만원이 훌쩍 넘고 있다.

7시 35분. 매출은 18만원.
이거 오늘 왜 이래...   사무실에 내려가 한시간쯤  인터넷 서핑을 하고 올라오니 홀이 꽉 찼다.
'사장님... 잠깐만 더 있다 오시죠...  그럼, 룸까지 다 찰거 같은데...'  


내가 어쩌다 약속이 있거나, 영등포 사무실에서 늦게 오는 날,
손님들이 꽉 차면 주방에서도 그런단다.  '오늘 사장님 안 오시는 날 맞지?  손님들이 귀신같이 알아...'

정말 희한한건 나만 나가면 손님들이 바로 몰려 온단다.
누가 밖에서 망을 보나...???


지난 금요일 동규가 내게 다가온다.

- 사장님... 저희들끼리 분석을 해봤는데요...  결론은 둘로 나눠집니다.
> 뭐가??

- 왜, 사장님만 나가시면 손님이 몰려올까???
> 결론이 뭔대?

- 하나는, 그냥 단순한 징크스다... 하는 의견과...
> 또 하나는???

난, 그 다음 말을 듣고 뒤집어졌다.


- 사장님이 체면상 차마 말씀을 못하시고 점잖게 나가시지만, 나가서 우리 몰래 전단지 돌리시는게 아닐까...???

에구~~~  귀여운 내 새끼들...


지난 토요일에는 급기야 과거 전력까지 들먹인다.
'사장님... 샤브미 때도 그랬다면서요??   사장님이 안계셔야 손님이 많았다고 그러던데...'

이 비밀은 샤브미에서 일하다 지금은 까사미오에서 일하는 이모와 재영이를 통해서 나왔을거다.
비겁하게 천기를 누설하다니...


이제는 사람을 몰아부친다.

- (다분히 애교섞인 비음으로)  사장님~~ 좀 보여주세요~~~
> 뭘 ??
- 도대체 전단지에 뭐라고 쓰셨어요??   전단지 어떻게 만드셨길래 이렇게 몰려 오는지...  좀 보여주세요~~ 


나도 어제 폭탄선언을 해버렸다.

'야 !!!   아예 내가 까사미오를 넘겨버리면 대박이 터지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