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부페 가격을 2,000원 올린 사연
내 삶의 현장/casamio 2007. 9. 14. 01:48 |오랜만에 까사미오 얘기를 해보자.
작년 호프집 네이키드 트리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이어받아 품목만 와인으로 바꿔 12월20일에 오픈한 까사미오.
1인당 13,000원으로 7종류의 와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는, 와인부페의 개념이 젊은 층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인터넷과 네티즌들의 도움으로 미처 예상치 못했던 과분한 인기몰이를 했다.
덕분에 3대 지상파방송에 소개된 것을 비롯하여 여러 방송과 인쇄매체에 소개되고,
그 연유로 다시 인터넷에서 까사미오로 검색을 하면 도배(?)를 할 정도로 선순환이 이어졌지만
그로인해 중간중간 엉뚱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몇번의 위기감(?)도 느껴야만 했다.
6월말부터 7월을 거치는 동안, 손님들의 유형에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연령층이 너무 젊어진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처음부터 젊은 층을 주 타겟으로 삼았기 때문에 연령층이 젊어지는 것이 당연한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점이 보이는 것이다.
가격이 너무 저렴하니 스무살 근처의 아주 젊은 층이 단체로 오는 빈도수가 점차 늘기 시작하는데,
이 연령층이 아직 절제력이나 자기 통제력이 다소 약하다보니 주변에 대한 의식을 못하는 경향이 있다.
와인을 무제한 제공하므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어 거침없이 음주를 하게되고, 술이 좀 과한 상태에서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가 종종 나타나곤 한다.
몇번 그런 모습을 보다 문득 머리를 때리는게 있다.
이러다 다른 고객들이 '까사미오는 가격이 저렴한건 좋은데, 애들이나 가는 곳이지, 우리가 갈 곳은 못돼...'
이런 생각이 들수도 있겠다. 한번 그렇게 싸구려 라는 부정적인 관념이 생기면 고객 층이 다 떨어져 나갈텐데...
이런 생각이 들자, 큰일나겠다 싶었다.
그걸 방지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그렇다고 연령 제한을 둘 수도 없고,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손님은 손님인데 그때마다 주의를 줄 수도 없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와인부페 가격을 13,000원에서 15,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스무살 안밖의 나이어린 젊은이들에겐 13,000원과 15,000원에 대한 느낌이
2,000원 이상의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 생각도 엄청난 망설임을 가져왔다.
이미 각종 방송과 언론매체에 13,000원 무제한 와인부페에 대한 기사가 나갔고,
인터넷에서도 13,000원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에,
자칫, ' 응~~ 까사미오가 조금 인기가 오르니까, 벌써 가격인상부터 하네... 슬슬 속 들여다보인다...' 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이 염려된 것이다.
인터넷에 의해 폭발적인 인기몰이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역으로 인터넷에 의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지는 것도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네티즌의 파워가 엄청나지 않은가...
그래서, 며칠동안 까사미오에 오신 손님들에게 모니터를 했다.
인상 취지에 대한 반응과 함께 객관적으로 와인부페 15,000원에 대한 부담에 대해 물었다.
반응들은 생각보다 긍정적이었다. 일단 7종류 무제한에 15,000원도 싼 편이라는 반응이다.
자주 오시는 분들은, 본인들도 분위기가 좀 산만해지는걸 느꼈다며 인상 취지도 필요성을 인정해 주셨고,
심지어 어떤 분들은 2,000원 가지고 효과가 있겠나며, 아예 18,000원으로 5,000원 정도는 올려야하지 않겠냔다.
말씀은 고맙지만 그럼 진짜 욕 먹지...^^
그런 과정을 거쳐 지난 8월1일부터 와인부페 가격을 13,000원에서 15,000원으로 인상하였다.
아울러, 부페와인의 종류를 더 다양화하여 교체주기를 짧게 함으로써 가급적 다양한 와인을 접할 수 있도록하여,
고객들에게 가격인상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손님들이 긍정적으로 수용을 해주셨고, 인터넷에서도 별다른 거부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부페 메뉴를 찾는 분들의 수요도 줄어듬이 없다.
간혹 나이어린 젊은 고객이, '13,000원이라고 알고 왔는데...'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 배경을 일일히 설명할 수가 없어, 유가인상으로 인해 운송비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다 소중한 고객인데, ' 니들 때문에...' 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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