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 중순 손님이 한참 많은 목요일 8시, 9명 예약이 잡혔다.
   사실 8시 이후에는 예약을 받질 않는다.  그 시간까지 자리를 비워두면 회전율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단체라서 예약을 받았는데, 자리를 잡은 9명 예약손님의 주문내역은 15000원 와인 두병.
   안주를 묻자, '저녁을 먹고와 배가 부른데...  여기 기본안주 제공되죠?'
   그 손님들은 12시반이 넘어 나갔다.   가장 성수기 황금같은 시간에 두 테이블의 하루 매출은 3만원.

* 역시 12월의 어느 토요일.
   7명이 자리잡은 테이블에서 나온 주문은 17000원 와인 한병.
   안주를 묻자 질문이 돌아온다. '안주를 꼭 시켜야 돼요?'
   1시가 가까이 되어 나가던 손님들이 나가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나쵸를 달라는데 직원들의 서비스가 늦다는거다.
   마침 카운터에 있던 동생이 속에 있던 말을 억제하지 못한다.
   '앞으로 손님들은 우리 가게 안오셔도 될거 같습니다.  우리 가게가 커피숖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하시는거 같군요.'
   그 얘길 전해듣고 말 잘했다고 했다면, 내가 서비스업을 할 자질이 부족한건가...

* 까사미오는 매월 고객들이 주신 명함을 추첨하여 여섯분에게 와인 한병을 제공하고 있다.
   마일리지카드를 만들어 방문횟수에 따라 샐러드, 피자, 치킨바베큐를 서비스한다.
   금요일 찾아오신 세분이 와인당첨자임을 알린다. 그리고 마일리지로 피자를 요구한다.
   내가 만든 고객 감사이벤트이니 제공을 하는게 당연하고, 손님도 당연한 권리행사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들을 바라보는 나와 직원들의 마음은 허전하다. 
   왜 하필 가장 손님이 많은 금요일이냐...  


까사미오를 찾는 일부 손님들은 까사미오에서는 안주를 시키지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기본안주인 나쵸가 무한제공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손님들이 안주를 주문하지 않는다고 내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나쵸를 더 달라는데 안줄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런데, 네티즌들이 까사미오를 좋게 평하면서 
[까사미오에서는 나쵸를 무한제공하므로 안주를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고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을 나도 본 적이 있다.
올려주신 분들이야 까사미오를 좋게 올려주신건데, 이게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안주 안시켜도 되잖아요?'  '나쵸 주는거죠?'  -  뭐라고 할 것인가?? 

손님 중엔 가끔 본인들이 안주꺼리를 사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안주 주문은 하지 않는다.

나쵸 서비스가 늦다고 불만을 제기하신 분들.
손님이 없어 한가함에도 우리 직원들이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손이 딸릴 정도로 손님들의 요구가 이어질 경우, 직원들은 아무래도 정상주문을 하는 테이블에 우선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고 탓 할 수 있을까??

나는 수시로 인터넷으로 까사미오를 검색한다.
까사미오에 대한 부정적인 글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며칠전 까사미오에 아주 부정적인 글이 하나 올랐다.  글의 내용은 대략 이런 것이다.
- 안주를 안시켰더니, 주말에는 안주를 시켜야된다며 종업원이 강매를 한다.
- 할 수 없이 8천원짜리 샐러드를 시켰더니 내용이 형편없이 부실하다.
- 안쪽 자리를 요구하니, 그 자리는 6인석이라며 문쪽에 앉히더라.  
- 결국 편하게 마시러 갔다가 장삿속 보이는 서비스 때문에 기분 망쳤다.

까사미오에서 한달에 소요되는 기본안주 원가를 분석해 보니, 나쵸와 소스비용을 합해 150만원 정도가 된다.
장사꾼 입장에서 적은 비용이 아니다.   직원들과 영업활성화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방안의 하나로
주말에는 손님들에게 안주를 적극적으로 권해보자고 한 것이 이런 불만을 유발한거 같다.


한번은 와인스쿨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판매하는 와인리스트에 이어 안주 메뉴를 살피더니 내게 묻는다.
'경영컨셉상 와인을 저렴하게 판매할거면 안주에서 마진을 남기셔야 할텐데, 안주까지 이렇게 싸게 하시면 어떻합니까?'


장사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한다.
단지, 추구하는 이윤의 목표치가 다를 뿐이다.

간혹 돈벌이가 목표가 아니라,
자기가 좋아서, 혹은 여러사람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업소를 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경우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게 용역을 제공하지만, 그렇다고 적자까지 인내할 수는 없다. 
최소한의 마진이 없이는 운영이 안되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비해 비용부담이 덜한 곳, 그럼으로써 자주 찾고싶은 곳.
그런 곳이 있다면, 그곳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같이 마음을 보태줘야 한다.
나의 편의만을 생각한다면, 어느 순간 그곳이 존재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