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미 아래의 지하 호프집을 2월 1일자로 인수했다.
당초부터 생각했던 것은 아닌데, 원래 운영을 하던 동업자들이 만장일치로 인수를 제안해 왔다.
작년 말 처음 제의를 받고는 손사래를 쳤는데, 동업자들이 간곡히 청해 며칠 생각을 해보니,
어찌보면 샤브미보다 운영의 묘를 더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지난 1월 한달동안 나름대로 인수 준비를 해왔다.
광화문과 광교를 중심으로한 호프집과, 강남의 제법 알려졌다는 호프집을 찾아다니며
분위기와 메뉴, 그리고 메뉴별 가격 등을 알아보았다.
그러면서, 현재 운영중인 가게의 문제점을 나름대로 분석도 해 보았다.
문제점은 바로 답이 나왔다.
음식점은 기본적으로 맛있고, 가격이 적정하고, 친절해야 한다.
거기다 위치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기본적인 세가지만 갖추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소문은 난다.
그중에 특히 문제점으로 생각되는 것이 있었다.
하나는, 점장의 근무시간.
점장의 퇴근시간이 정형화 되어있지 않으니 직원들의 기강이 안선다.
그것은 바로 서비스의 부재로 이어진다.
또 하나는, 메뉴의 종류가 너무 많다는 것.
안주만 해도 80여가지가 넘는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많다.
우선, 고객이 혼란스럽다. 뭘 시켜야할지 고민을 안겨 준다.
이걸 시키면 저게 맛있어 보이고, 저걸 시키면 왠지 이건 뭔지 궁금해지고...
그리고, 종류가 많다보니 주방직원이나, 홀 서빙 직원이 바뀌더라도 메뉴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무엇보다 문제는, 그 많은 메뉴의 구색을 갖추고 있으려니 식자재 재고가 쌓인다는 점이다.
무엇을 시킬지 모르니 재료는 준비해 놓아야 하고, 주문이 없으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결국은 맛이 없어지고,
아니면 버려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되는 것이다.
처음엔 단순히 영업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영업중단 없이 바로 지속하려 했는데,
1월 한달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점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상태로는 아무리 주인이 의욕을 가져도 고객에게 변한다는 느낌을 주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일단, 고용승계는 없다는 것을 양수도 계약에 못 박았다.
가장 변하기 힘든게 사람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호도 바꾸기로 했다.
기존의 상호가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을 했다면 당연히 그대로 사용을 해야 하겠지만,
그렇지가 않았다면 상호가 바뀌어야 일단 사람들에게도 변화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맥주체인점의 가맹점으로 되어 있었던 것을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고,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인테리어도 손을 좀 봐야 한다.
전체를 뜯어 고치기에는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기존의 틀 속에서 변화의 느낌을 줘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샤브미 인테리어를 같이 한 [이건축사무소]의 능력을 믿어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에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다. 여유가 많이 없어졌다.
법인을 새로 하나 만들고, 상호도 새로 만들고, 로고와 디자인 작업도 해야 하고,
직원도 새로 뽑아야 하고, 인테리어도...
그리고, 각종 인허가에 납품업체 선정까지...
오픈 예정일을 2월 15일로 잡고 있는데,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어떻게 되겠지...]
이 표현은 상당히 무책임하고 무계획적인 사고방식이다.
하지만, 나는 머리가 복잡할 때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해도 해도 복잡할 때는 차라리 그냥 놔두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쫒기는 느낌이 싫어 잠시 프리하게 있고 싶은 것이다.
나름대로의 여유를 갖는 방법이랄까...
이러다 어떻게 안되면 어떻하지...???
아~~ 몰라~~~ 정말.. 어떻게 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