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기'에 해당되는 글 678건

  1. 2007.05.29 NICE 역에서의 좌충우돌... ROME 가기 힘드네... 21
  2. 2007.05.28 있을 건 다 있고, 할 건 다 하는... 왠지 모를 낭만을 주는 Monaco 15
  3. 2007.05.25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14
  4. 2007.05.22 니스역 앞에서 느낀 식당의 경쟁력 5
  5. 2007.05.19 끝내주는 통밥 2
  6. 2007.05.16 독재자도 스케일이 다르다. 11
  7. 2007.05.14 프랑스 자존심의 앞과 뒤 8
  8. 2007.05.13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내가 일본여행에 부담이 없는 이유] 2
  9. 2007.05.10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흥미로움을 주는 것들] 10
  10. 2007.05.09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행정과 시민의식의 合一이 필요하다] 14
  11. 2007.05.06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인천과 비교되는 요코하마] 13
  12. 2007.05.05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요코하마] 2
  13. 2007.05.02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도쿄 돔과 아카사카] 10
  14. 2007.04.30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사람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 9
  15. 2007.04.27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Premium outlet mall 고템바] 5
  16. 2007.04.26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하꼬네 天成園 이모저모] 1
  17. 2007.04.25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이제 溫泉을 하자] 11
  18. 2007.04.21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철저하게 보여지는 깔끔함] 7
  19. 2007.04.16 세잔느의 生家를 찾아서... 12
  20. 2007.04.14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하꼬네에서 주고받은 선물들] 28
  21. 2007.04.12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氣가 살아있는 오와꾸다니] 14
  22. 2007.04.11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하꼬네로 가자] 25
  23. 2007.04.10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벚꽃천국 일본] 15
  24. 2007.04.08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신쥬쿠 현지에서 접한 정통 게요리] 21
  25. 2007.04.05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오랜만에 비교되는 신쥬쿠의 밤] 13
  26. 2007.04.02 배낭메고 본대로... 생각나는대로... [신쥬쿠의 첫걸음] 11
  27. 2007.04.02 Avignon城의 안과 밖 10
  28. 2007.03.26 모처럼의 일본 나들이 26
  29. 2007.03.24 Avignon은 내가 그리던 그 모습으로 나를 반길까?? 14
  30. 2007.03.23 여행국 잔돈 처리방법 32

니스에서 로마로 출발하기 위해 1시간 전쯤 역으로 나왔다.
그런데, 전광판 안내를 보니 아무리봐도 우리가 타야할 20:35분 Rome행이 없다.  오히려 그 뒷시간은 있는데...
나오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쩐지 뭔가가 불안하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게시판이 세개가 붙어있는데,  *** situation 어쩌구... 라고 씌여있다. 

이게 대체 뭔말이야???
저게 대충 뭔가가 예정과 달라졌다는 공지사항 같아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니,
[ 20:35  Nice  → Rome ] 라고 써놓고 그 옆에 뭐라고 써놓았는데, 이게 cancel 됐다는 얘기 같기도 하고,
또 다른 게시판엔 [s]로 시작되는 단어 하나만 씌여있고, 그 밑에 [ de Nice Ville a Ventimiglia ] 라고 적혀있다.

지나가는 놈을 붙잡고 물어보니, 뭔말인지 횡설수설.
다른 놈을 붙잡고 저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Ventimiglia 에서 출발한다는 얘기란다.
거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자기도 모른다네.  우라질~~~

역 Information에 가서 물으니 Ventimiglia 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거기 가는 기차는 19:59분에 있다나...
뭐야??? 그럼... 1시간 일찍 나왔으니 다행이지, 만약 시간 맞춰 제시간에 나왔으면 어쩌란 말이야...
하지만, 그걸 따질 여유도 없고, 말도 안되니 둘이 인상쓰며 궁시렁거릴 수 밖에 없다.
쓰바....  ㅡ.ㅡ

하여간, 갈아타는 곳은 프랑스와 국경지대인 이태리 도시란다.


니스역에서 왠 조그만... 진짜 쪼그만 (150cm 나 될까...) 아가씨가 우리 배낭보다 작지않은 배낭을 메고
슬리핑백에 보조가방까지 들고있어 물어보니 일본 아가씨다.

갈아타는 곳까지 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고야에서 오고, 두달 예정으로 여행 중이란다.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했다는데, 왜 초이가 하는 말을 잘 못알아 들을까?  누구한테 문제가 있는건지...
오히려 내가 짧은 영어에 짧은 일어를 섞으니 그런대로 잘 통한다.
웃긴다 정말...   언어에도 비빔밥이 있으니.


Ventimiglia 에 도착하니 여기도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게 만만치 앟다.
갈아타야 할 Rome行이 전광판에는 3번 승강구로 되어있는데, 역무원은 5번 승강구로 가란다.
5번 승강구에 가보니 열차가 정차되어 있는데, 열차 옆 행선지 표시가 [베네치아]로 되어있다.

아니잖아... 
기차를 따라 이미 깜깜한 플래폼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니,
중간쯤부터는 열차 색깔이 밤색에서 초록색으로 달라지면서 옆 표지판이 [Rome]라고 되어있다.

이건 또 뭐냐...  어떤게 진짜야?  베네치아야...??  로마야...???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Genova에서 객차가 분리된단다.
어~~ 분리가 된다고???    
그 말을 들으니 배가 출출한게 뭔가 좀 먹었으면 좋겠는데, 식당칸에 가기가 겁나네...
식당칸이, 분리되는 베네치아行과 로마行의 중간에 있는데,
이게 나중에 분리될 때 식당칸은 어디로 붙어가는건지 알 수가 있나...   물어보기도 귀찮다.
괜히 시간 잘못 맞춰 식당칸에 갔다가  배낭은 로마로, 몸은 베네치아로 가는 불상사가 생기는건 아닌지...

아직 출발시간도 좀 남았으니, 위험을 감수할게 아니라 매점에서 사다 먹는게 낫겠다.
어차피 남은 프랑스 돈도 처분을 해야하는데, 국경지대니 통용이 될테고...
해서, 초이가 캔맥주와 안주, 그리고 간단한 먹을 것을 사왔는데, 초이가 계속 돈을 헤아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한참을 따져보니, 점원이 50프랑을 받고는 주문한 것을 내주며 거스름돈을 준다는 것이
초이가 낸 50프랑을 포함해서 다시 내준 것이다.  이태리 점원이 화폐를 헷갈린 모양이다.
그러니, 맥주와 안주와 기타 먹을 것, 그리고 동전 잔돈에 50프랑을 다시 받아왔다.

고마운 멍청한 녀석... *^^*


Ventimiglia 에서 열차가 출발한 후, 갈아탄 이태리 승무원이 어찌나 목소리가 우렁차고 시끄럽던지
맞장구를 좀 쳐주었더니, 이 친구..  다른 승객들에게 우릴 가르키며 ' Korean...' 이라네...

오~잉~~~   @<@...  귀신이네...  어떻게 우리가 Korean 인걸 알았지...???
동양인 중에서 목소리 제일 큰게 한국인인가???

아닌데...  중국애들 시끄러운거 결코 만만치 않은데...
얘들이 아직 중국애들을 제대로 못만나 봤구만... 



:

도시의 아기자기한 멋을 못 잊어 1995년에 이어 두번 째 방문한 Monaco.

지구상에서 바티칸제국 다음으로 작은 국가라고 하는데,
바티칸은 교황이라는 절대적 지도자에 의해 유명하지만, 모나코는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다.  

모나코.. 하면 떠오르는 몇가지 핵심 key word 가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당연 카지노다.  세금이 없으니, 당첨금이 모두 자기 몫이 된다는 것은 매력적인 유혹이다.
또 전 유럽이 열광하는 포뮬라 자동차경주를 보기 위해 매년 5월이면 많은 자동차경주 매니아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모나코 왕과 결혼하여 왕비가 된 미국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도 한 시대의 이슈였었다. 


Monaco에는 징병제도도 없고 세금도 없다.
그리고 짧은 기간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거지도 못 봤다.

세금이 없다???
세금이 없는데 그럼 국가재정은 뭘로 조달하나??
모나코는 몬테카를로 카지노 수입으로 국가재정이 충당된다고 한다.

  

몬테카를로 카지노.


국민소득이 5만불을 넘는 세계적 부국이지만, 문제는 있는 거 같다.



국토 면적이 작으니 산꼭대기까지 집이 들어선다.
면적이 작기도 하지만, 해안 산악도시라서 그나마 평지가 없다.
도시 전체가 산을 깎아 만들다보니 도로도 직선이 없고 거의 꼬불꼬불한데다 차선도 보통 1~2차선인데,
그것도 평지에 여러갈래 차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계단식이다.

또 도심에 아파트가 많은데, 주차난이 심각하다.
도심 주택지는 도로의 한 차선을 주차 공간으로 쓰고 있어 도로 한 줄은 차로 늘어서 있다.
그래서인지 모나코의 자동차는 대부분 소형차다.
어쨌든 그럼에도 차는 잘도 다닌다.


아무리 작은 도시형 국가라 해도 있을 건 다 있다.



성당과 성당 내부.  도시는 작지만, 성당의 내부는 화려하다.




있을 것만 다 있는 게 아니라, 할 것도 다 한다.
성문을 지키는 경비대의 교대식도 볼거리 중의 하나. 


 


게다가, 명색이 유럽인지라 예술적 폼도 다 잡았다.
건축물의 외양도 화려할 뿐 아니라, 외관 벽면에 삽입된 벽화까지...
음... 쪼맨한 게 할 건 다 하는구만...


여긴 경찰이 곳곳에 깔렸는데, 궁금한 게...  여기도 국가라고 정부 각료가 다 있을까??
내 생각엔 프랑스가 알아서 뒤를 다 봐줄테니, 외교와 국방은 필요없을 거 같다.
치안, 경제와 건설 문화 교육을 포함한 사회복지 정도만 있으면 될 것도 같은데...
(* 나중에 알아보니 정말 외교 국방은 프랑스가 알아서 한다고 한다.)  


모나코에는 이 외에도 재미난 것이 많다.
해양박물관도 있고, 인형박물관도 있는데, 특히 1995년에 들렀던 인형박물관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때 폐관시간 1시간 전에 들어가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모나코를 찾는 사람들에게 인형박물관은 꼭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인상이 깊었다.
규모도 크지만, 인형의 내용이 너무 다양하고 동화적인 요소도 많아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는 곳이다. 


모나코엔 일본식 정원이 있다.
일본 정부가 자국 홍보를위하여 만들어 모나코에 기증한 정원인데,
해안가에 위치한  아담하지만 일본의 정취를 잘 살려낸 정원이다.
일본 외교의 치밀함을 느끼게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일본을 다 알게 될테니까.



재미난 거 하나.

니스에서 모나코行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의 기어가 특이하다.



차량의 기어는 레바를 위 아래로 움직이는 방식을 취하는 게 보통인데,
이건 손가락으로 누르는 버튼식이다.
재밌네...

 

:

니스 시내의 백화점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랬다.
송아지만한 개들도 같이 3층까지 따라 들어오는데, 이놈들은 에스컬레이터를 어떻게 타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그렇다고 내가 아무리 호기심이 많더라도, 그 녀석이 에스컬레이터 탈 때까지 뒤만 따라 다닐 수도 없고...
이놈이 얼마나 교육을 잘 받았는지, coffee shop 에서도 탁자 밑에 꼼짝않고 앉거나 누워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애완견이 한두마리가 아니다. 
완전 개판이구만...  혹시 내가 애완견 백화점에 잘못 들어온거 아냐???
애완견도 가지가지.   큰놈, 작은 놈은 물론이고, 생김새도 천차만별이다.
오랑우탄 같은 놈도 있고, 온몸이 털로 덮힌 마치 설인(雪人.. 설견인가...)같은 놈도 있고,  입이 두루미 같은 애도 있다.

문득 바로셀로나 고딕지구 골목의 동냥하는 거지 옆에 앉아 찌그러진 접시를 핥던 덩치 크고 잘 생긴 세퍼드가 생각난다.
그리고, 잘 차려입은 귀부인을 따라가며 그 잘 생긴 녀석을 실실 꼬듯 쳐다보던 쥐방울만한 녀석도.

개팔자가 상팔자라고들 하는데, 그런걸 보면 개팔자가 반드시 상팔자만은 아닌 모양이다.


고딕지구를 떠올리다 보니, 생각나는게 있다.

람블라거리를 지나면서 어떤 여자가 앉아 손금을 보던 모습이 떠오르는데, 갑자기 궁금해진다.
이 사람들도 관상이라는걸 볼까??  그런 개념이 있긴 있을거 같은데,  그렇다면 좋고 나쁨의 기준이 뭘까???

우리 관상학 용어(?)에 [복코]라는게 있다.
코, 특히 코끝이 둥글면 복이 많고... 어쩌고... 하는데, 그런 개념으로 본다면,
서양인의 뾰족코는 모두 복이라곤 붙을데가 없는 박복한 코가 아닌가...

그럼 벌써 망해야 되는디... ^&^~~ 
  




참전용사 충혼탑.

조국을 지켜준 사람들에 의하여 이 시대가 존재한다는 추모의 마음은 세계 어느 곳이던 다 같은 모양이다.
중앙의 원주형 돌탑에 전사자들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다.

:
[ 2001. 11. 29.  Thu ]


어제 아비뇽에서도 베트남 식당을 봤는데, 니스에 오니 더 하다.
니스역을 벗어나자 역앞 대로변, 소위 역세권에는 인도챠이나식 fast food 점이 늘어서 있고,
골목골목 곳곳에 중국식 부페와 베트남 식당이 많다.

5~6년 전 깐느에서도 느낀거지만, 특히 프랑스에 베트남 식당이 많은 이유가
베트남이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과거 월남이 패망하면서,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프랑스로 들어와 정착을 한거 같다.

fast food 점이나 부페식당에 들어가면, 중국식, 베트남식, 타일랜드식이라고 적혀있다. 
아마 같은 인도챠이나 계통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문제는,
이렇게 인도챠이나 식당들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고,
일본 식당도 어디서나 나름대로의 좋은 목을 찾아 손님을 끌고 있는데,
한국 식당의 모습은 그래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니스에도 한국 식당이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식당도 눈에 잘 뜨이는 곳에 있으면 안될까...

또 하나,
인도챠이나 식당의 손님 중에는 프랑스인들도 제법 많다.
그러고보니, 마드리드의 한국식당 [한강]에는 한국인 밖에 없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음식의 문제일 수도 있고, 마케팅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곳이던 한국식당은 대부분 현지인 보다는 현지 한국인들을 주 고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음식의 맛이나 스타일도 고향의 향수에 젖어있는 한국인의 입맛과 습성에 맞게 나온다.
그러다보니, 현지인 혹은 외국인의 입맛이나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짜고 매운 맛도 그렇고, 한 그릇으로 전체가 함께 먹는 찌개류가 그렇다.

어지간한 규모의 식당의 경우 종업원도 대부분 한국인이다. 

이런 것들이 국제화까지는 안되더라도 현지화가 안되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다.
여하튼 왕따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니스의 해변은 여름 바캉스 시즌엔 토플리스로 유명하다.  뭐.. 니스 뿐만이 아니겠지만.
근데, 겨울이라고 없는건 아니다.  단지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겨울엔 아가씨들은 없고, 주로 중년 부인들이다.
여름엔 아가씨들에 밀려 경쟁력이 떨어져서 그런건지...
:
Marceille에서 Nice行 TGV를 예매하려고 줄을 서있다보니, 줄이 두 줄이다.
처음엔 그저 2개 창구에서 티켓을 판매하는가 보다.. 하고 서있었는데,
창구가 가까와 지면서 왠지 이상하다.

창구 표지판이 불어로 되어있어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두개의 줄이 그 기능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 우리.. 이 줄이 아닌거 같아.  저 줄에 서야 되는거 같은데...
> 왜요?  같은 줄 아닌가...

- 뭔말인지 모르겠지만, 저 줄은 창구에 DU JOUR 이라고 써있고, 
   이 줄 창구엔  DU JOUR 앞에 뭔가 단어 하나가 더 붙었잖아.
> 그래서...???

- 저건 Today, 이건 After Today...  뭐 이런거 아닐까?
> 글쎄요...

뒤에 서있는 청년에게 'Today ticket, this lane or that lane?' 하고 물으니,
'For today?' 하면서, 저쪽이란다.

나의 득의만만한 표정.
단어의 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결과는 맞은 것이다. 
순간, 초이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탄성...  ' 와~~~  통밥 정말 죽인다...!!! '

아는게 없으면 눈치라도 있어야 한다.
어찌보면 적당히 아는 것 보다 빠른 눈치가 실생활에 더 유용하다.


지식과  지혜 - 둘은 비슷하면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미지의 상황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지식은 경험이 없어도 쌓을 수 있지만, 지혜는 경륜이 없이 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로도 정취가 느껴지는 니스의 시가지와 해변.
:

시간이 있으니 건축에 대해 한마디.

유럽의 유적지 건축물을 우리 것과 비교하며 부러운 것은  건축물의 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다.

얘네들은 모든 건축이 석조(石造)이기 때문에, 2층, 3층으로 웅장하게 만들고 수명도 오래 가는데,
우리 건축물은  목조(木造)이다 보니 하중等의 한계로 대부분 단층이라 폼이 안나고,
그나마 재질의 특성상 오래 버티기도 힘들다.




게다가, 우리는 건축물만 있을 뿐, 건축가가 없다.
무량수전, 석굴암, 남대문 等 분명 누군가는 설계를 했을텐데,
역사 어디에도 남아있는 이름이 없다.

천민중에 그저 솜씨좋은 목수, 목공으로 스쳐갔으려니 생각하니
무명의 위대한 예술가의 生이 안타깝기만 하다.


또하나... 전에도 느낀거지만, 백성을 피곤하게 만든 폭군들도 스케일이 다른거 같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로마의 수많은 황제, 심지어 중국의 진시황 들은 폭군, 독재자였지만,
독재를 하며 백성들을 몰아쳐 거대한 문화유산이라도 남겼다. 
가혹한 노역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等 당시 백성들이야 정말 죽을 맛이었겠지만,
어쨌든 지금 후손들은 그 댓가로 엄청난 관광자원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방법이 정당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의자왕, 광해군, 연산군과 비교된다는 얘기다.
그 양반들도 주지육림만 할게 아니라, 이왕 백성들 피곤하게 할바에야 작품이나 하나 남겨 놓으시지...
남북통일에 되면 김일성 덕에 북쪽엔 뭐좀 볼만한게 있을라나...

초이도 그 부분을 계속 분개한다.
'문화관광부는 뭐하나...  이런데 연수좀 보내지.   하긴, 국회의원들, 정치하는 놈들이 엄한데다 돈쓰고 있으니...'
하며, 개탄을 금치 못한다.

퐁피두 대통령이 루부르박물관 개증축을 재임시 최대 업적으로 자랑한다는데,
우리 대통령들은...  말해 뭐하나...  있는거 부수기 바쁜데...
민족의 자존심... 운운... 하면서. 


초이는 건물의 역사와 토지사용, 樹木들에 관심이 많다.

넓은 토지, 과수원, 밭 等을 보면, '우리나라 농업은 망하겠다.  아니.. 망했다.' 고 걱정이고,
하도 웅장한 유적이 많으니까, 그중 약간 어중간한걸 보면,
'저거라도 남산에 갖다놓으면 좋을텐데...  남산에 땅 안주면 서산 우리 땅에라도...' 한다. 
여행을 다니며 새삼 느껴지는게 많은 모양이다.


여행 13일째인데, 아직 초이와 특별한 트러블이 없다.  '특별한' 이 아니라 전혀 없다.

한국을 떠나 첫 유스호스텔에 들었을 때,
샤워를 하고 나와 초이가 내 침대에 시트와 담요를 깔고 있는걸 보고 깜짝놀라 나무란 적이 있었다.
'얼마 전까지는 직장에서의 상하관계였지만, 지금은 동등한 동반자로 여행을 온거 아니냐...
 네가 그렇게 해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행동을 기대하게 되고,
 너도 처음엔 선의로 하지만 하다보면 짜증이 날거다.  그럼 서로 불편해져.
 각자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게 편해.' 

나도 초이 의견을 수용하고 가급적 양보하려 노력하지만,
나보다도 초이가 더 나의 의견을 수용해주고 많이 양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고마운 친구다.

이런 동반자를 만나 것도 장기간 여행을 하는 나에겐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러고보니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이해해준 집사람이 제일 고맙다.
집사람이 이해를 못해주면 36일간의 여행은 절대 불가능한게 아닌가. 


Marceille 에서 내려 Nice 로 가는 TGV 에서  한국청년을 만났는데,
니스에 내려 물어보니 50일 예정이란다.
그런데도 배낭 크기가 우리 반 밖에 안된다.  우린 완전 쪽 이다.  열받네...

처음 경험하는 장기간여행이고,  또 계절도 겨울이라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부피가 엄청 커졌는데,
한번 더 하게되면 나도 반으로 줄일 수 있을거 같다.  

근데...  그 친구는 뭐하는 사람일까??  취업재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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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 이야기를 한번 더 하면, TGV의 1등칸에는 PC 사용자를 위해 220V 전원이 좌석마다 구비되어 있다.
Eurail Pass를 가지고 있더라도 TGV, IC, THA 와 같은 특급열차는 별도 예약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때마다 예약요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TGV의 경우 1인당 10프랑 (약 2,000원) 이다.

쿠셋요금도 additional fee를 지불하는데, 이게 또 나라별로 다르다.
니스 - 로마 구간의 쿠셋을 예약하는데, 바로셀로나에서는 2인에 5,455페세타 (약 38,500원) 인데 반해,
Marseille 에서는 176프랑 (약 35,200원) 이다.   환율에 따른 차이가 아닌가 싶다.
(* 지금은 euro로 통일됐으니, 비교가 정확할거 같다.)

침대칸을 타보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다.  쿠셋요금의 3배가 넘는다.  포기.


기차를 타고 프랑스를 여행하다 보면 가끔 카지노가 보이는데, 예외없이 그 앞엔 주차 차량이많다.
여기도 도박은 좋은 모양이다.

프랑스는 정말 물가가 비싸다.
콜라 1캔이 10프랑, 맥도날드 빅맥이 34프랑(6,800원), 포테이토와 콜라를 포함하면 37프랑이다.
스페인에서는 빅맥을 650페세타(4,600원) 받는거 같던데.
유럽의 물가 비교는 맥도날도와 coca cola로 하면 된다.  유럽 어딜가나 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맥도날도는 유럽 촌구석엘 가도 다 있는데, 이는 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스인은 문화적 자존심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특히, 그들은 초강대국 미국에 대한 문화적 우월감이 매우 강해 영어도 배우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 
더구나 복장과 요리 등, 모든 에티켓에서 매너와 정통을 추구하는 그들에게
청바지와 햄버거로 대변되는 미국의 인스탄트식 문화는 심하게 표현하면 야만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햄버거가 무슨 음식 축에나 드느냐고 경멸하던 그 나라에도 맥도날드는 이미 깊숙히 파고들고 있었다.
간편함과 즉흥적인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세계적인 의식의 트렌드는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 조류는 젊은이들에게서 부터 나오는 거겠지.


초이가 Aix en Provence의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으로 Tea-Spoon을 사고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case를 버리고 'Paper please..' 하자, 판매하는 여자가 뭔말인지 못알아 듣는다.

엥~~~ @>@...    paper를 몰라???
황당한 초이의 입에서 갖가지 단어가 나열된다.
tissue...  for wrapping...  급기야는 한국어로 종이 까지...  paper도 모르는 사람이 wrap을 알겠냐고...
결국 손으로 돌돌마는 시늉을 하고는 종이 한장을 얻은 초이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프랑스가면 영어 안쓴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이 정도인줄은 몰랐네...
 표지판에 영어 한줄 안보이고, 아니... 어떻게 paper를 모르냐...
 우리 상점 가서 paper.. 하면, 그 정도는 알아듣지 않을까...???'

평생 Paris 한번 못 가보고, 개선문 구경도 못 해본 사람이 태반인 촌사람들 이해해야지...

그나저나 초이도 바디랭귀지가 많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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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쥬쿠의 게요리.




기차역에서 산 도시락.




신쥬쿠 뒷골목의 카레소바.




요코하마 수퍼에서 장만한 초밥.
가운데 나물의 프라스틱 뚜껑에는 한글로 [한국식 가정 나물]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신쥬쿠 워싱톤 호텔의 조정식.



내가 일본여행에 부담이 없는 이유는 먹을 것이 나의 식성과 많기 때문이다.

나라별 음식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많겠지만,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일반적으로 기름기가 많은 중국음식은 좀 부담스럽지만, 일본음식은 참 편하다. 
:


골목을 지나다 언뜻 눈에 띈 차.
무심코 지나다 다시한번 돌아보았다.

햐~~~  고놈 참 희한하게 생겼네... 
어쩜 저렇게 못나게 생겼냐...   못난이 삼형제 인형이 생각난다.

처음엔, 누가 저렇게 맹한 디자인을 했을까...  이해가 안된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게 있다.

이유야 어찌됐던 지금 내가 저 차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시선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디자이너의 목적이 절반은 달성된게 아닌가.

그렇게 시선을 잡아끌더니, 처음엔 뭔가 불균형처럼 보이던게 볼수록 나름대로 매력이 느껴진다.

디자인은 개성이다.




한지붕 4형제.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처마 밑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도토리 키재기.
어~쭈~~~ 그래도 나름대로 덩치 순으로 줄섰네...^^




Blues Dog Cafe

현관 앞에 보초서는 놈들도 dog 이다.


아이디어는 개성이다.
:
 

도심 교통대란 해결방안에 대한 TV 기획프로에 등장하는 대안 중의 하나는 오토바이나 자건거 이용이다.
그리고, 그 모범사례로 아시아권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나라 중의 하나가 일본이다.
아시아에서 일본보다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나라도 많다.  중국도 그렇고, 베트남도 그렇고...
하지만, 경우가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있으면서도 하는 것과, 없어서 할 수 없이 하는 것의 차이라는 것을. 

아침에 도쿄 도청사를 비롯해 도심 한복판인 신쥬쿠의 초대형 건물 앞에는 자전거가 즐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63빌딩이나 삼성본관, 그리고 스타타워와 포스코빌딩, 혹은 교보타워 등
대형 건물 앞에서 자전거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 이유가 뭘까?

출퇴근거리가 멀어서?    일본은 더 멀거 같은데...
도심이 복잡해서 타고다니기가 겁난다??    도쿄도 만만치 않은걸...
양복입고 타면 더워서 땀이 날까봐??    일본이 우리보다 위도가 더 낮다.
대중교통 수단이 잘 발달되어 굳이 자건거 통근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거야 걔네들도 마찬가지지...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거나, 누가 집어갈까봐????    뭐.. 그건 좀 그럴거 같기도 하다.

결국은 습관과 인식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거리가 좀 멀거나 도심이 복잡해도 타고 다니는 습관,
길에 세워놓더라도 특별히 분실이나 도난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는 인식.
이런 것들은  개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랜기간을 통해 축적되고 형성된 사회적 습관이고 인식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형성되기 까지에는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건물의 오토바이 공용주차장이나, 도로변에 설치된 자전거 주차시설 등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일본은 정말 그런 방면의 인프라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우리도 지자체 이후 주민을 중심으로한 여러가지 행정이 많이 선보여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의욕적인 행정의 성공에는 동참하고자 하는 개개인이 의식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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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따 공원에 들어서기 전, 뒤돌아보니 지난 번 내가 설명한 것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야마시따 공원에 접어드니 길게 늘어선 깔끔한 단층건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게 뭐하는 곳인고???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자판기 두대가 있고, 그 옆 안보이는 곳에는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대여섯개 있다.
그리고, 실내는 사진과 같이 테이블과 의자.

관리인이 없음에도 실내는 쾌적하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도 없고, 담배꽁초도 없다. 
저런 곳이면 당연히 매점도 있음직한데....  

공원에 나온 사람들이 그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비가 오면 비를 피하는 곳이기도 하겠지. 


차이나타운 초입에 다다랐다.



불빛이 번쩍번쩍 휘황찬란하다.

재밌는건 [북경반점].
역시 북경반점은 중국식당의 대명사인 모양이다.




차이나타운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저녁 먹을 것을 샀다.
이 정도면 훌륭한 저녁식사가 아닌가...

여기도 시간이 늦으니, 초밥은 40% 까지 할인이 되는데,
저 나물의 포장지 라벨에는 [한국 가정식 나물]이라고 한글로 찍혀 있더군.
맛있어...



그 유명한 요코하마의 야경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 먹는 저녁은
고급 호텔의 스카이라운지나 일류 레스토랑보다 더 분위기 있고 운치가 있다.




요코하마의 야경을 많이 담고 싶었는데, 나의 똑딱이 다루는 솜씨로는 역부족이다.
겨우 하나 건진게 이거 - 메모리얼파크에 정박하고 있는, 태평양의 백조라 불리는 백색의 범선 닛뽄마루호.

1930년에 건조되어 2차 세계대전 뒤 피난민 송환용 여객선으로 이용되었다는데,
이 배의 엔진이 범선 엔진 가운데 최장가동시간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단다.




요코하마는 일본의 인천이다.
우리나라의 인천과 여러가지 면에서 비슷하기 때문이다.
수도에 인접한 항구도시라는 점, 그리고 나라의 개항을 이끈 도시라는 점도 같다.

그런데, 구석구석을 다 둘러보지 못한 겉핥기에 불과했지만, 요코하마와 인천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인천에서 연상되는 항구의 모습.
비릿한 생선 냄새, 정리되지 못한 채 난립된 식당들과 요란한 호객행위,
유원지의 무질서... 

이러한 모습들을 요코하마에서는 보질 못했다.
물론 내가 가보지 못한 어떤 곳에 그런 모습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쉬운 곳의 모습은 너무나 청결하고 깨끗했다.

누구나 쾌적하게 쉴 수 있는 해양공원.
짧게 내 눈에 비춰진 요코하마는 그런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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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갈 때 마다 요코하마라는 도시를 가보고 싶었다.
내가 맨 처음 배우고 유일하게 가사를 외우는 일본노래 제목이 [Blue Light Yokohama]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전에는 회사의 주어진 일정 속에서 움직이다 보니, 달리 움추고 뛸 여가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내맘대로 여행이니 가봐야지...

  


시내관광을 목적으로 요코하마에 간다면, 이곳 사쿠라기쵸 역에서 내리는게 좋다.
저녁무렵 이곳에서 항만을 따라 챠이나타운까지 걸으면 대충 그 좋다는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사쿠라기쵸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랜드마크 타워.
이름 그대로 요코하마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는데, 그만한 자부심으로 이름을 그리 지었나 보다.



각각의 건물이름이 없이 통채로 불리는 [퀸즈 스퀘어 요코하마].
각각은 그냥 A, B, C 동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그리고 긑에 곁가지로 걸친 애는 퍼시픽호텔 요코하마.

키 순으로 늘어선 모습에서 파도의 형상을 느끼게 하는데, 정면에서 보니 각 건물이 통로로 연결되어 있다.
사무실, 콘서트홀, 백화점, 스포츠 플라자 등 쇼핑몰이 있다고 한다.


이 부근에는 여러가지 볼거리가 많다.

유원지인 요코하마 코스모월드를 비롯하여 메모리얼 파크가 있고,
그 옆으로 가면 복합쇼핑센터인 요코하마 월드 포터스와 호텔 등이 있는 신꼬지구가 있다.

일일히 사진 올리면 너무 많으니 사진은 생략키로 하는데, 하나만...



요게 뭘까???

몇년 전에 해체되었지만, 예전에 서울 삼각지에 원형 고가 로터리가 있었다.
이것도 비슷한데, 차이점은 차량용 도로가 아니라 보행자용 육교다.
월드포터스 2층과 연결되어, 빙 돌면서 신꼬지구의 잔디공원과 항만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건너려면 일부러 올라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나름대로 아이디어...




신꼬지구를 벗어나면 이어서 나타나는 아카렝까 창고.

이름 그대로 붉은 벽돌 창고 두 동이 있는데, 갤러리와 음악 및 연극용 극장도 있고
레스토랑과 쇼핑몰도 있는 창고형 쇼핑타운이다.

일일히 보려면 다리 아프다.  사실 특출나게 볼 것도 없는거 같다.  내 기준에는...




아까렝까 창고에서 야마시따 공원까지는 걸으며 요코하마 항구를 감상하기에 적합한 
700 미터 정도의 보행자 전용도로가 있는데, 얘네들은 이 도로에 이런걸 줄지어 박아놓았다.

promenade... 
road, street..  쉬운 단어 놔두고 어려운 단어 썼네.
해변 산책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얘기지...
:

일본에 간다니까 재원이가 혹시 기회가 되면 이승엽 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한다고 했다.
누구의 부탁인데...  나중에 우릴 묻어줄 상주아닌가.

유니폼을사려면, 천상 홈구장의 마케팅 코너를 가는 수 밖에 없다.

한국 야구인과 야구팬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도쿄 돔.
일본 최고의 인기 구단,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승엽 선수가 소속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다.

신쥬쿠에서 전철로 약 25분 거리.
가는 도중 개천가에 활짝 만개한 벚꽃이 참 예쁘게도 피었다.

찾아간 날이 시즌오픈 하루 전이라 안에 들어가볼 기회가 없었지만, 겉으로나마 봤으니 됐다.  
뭐... TV 중계를 통해 실내는 다 보았으니, 겉과 속을 모두 봤으면 다 본거 아닌가???




중앙 벽면에 붙은 선수들의 사진.
25번 이승엽 선수의 사진도 보이는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왼손타자가 많은 줄은 알았지만, 
구단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타자들은 모두 왼손타자네...

2번 오가사와라도 한국계 선수다.



 
이승엽은 GIANTS PRIDE 일 뿐만이 아니라, 이미 KOREA PRIDE 다.

나는 FAMILY PRIDE 라도 되야할텐데...   우리 식구들이 날 그렇게 생각할까???



한국사람들이 즐겨찾는다는 아카사카를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한때는 술 마시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들었다.
한국여성들이 한복을 입고 시중을 드는 곳도 많다는 소리를 듣고 젊은 객기에 비분강개한 적도 있던 아카사카.



여기가 아카사카의 한복판이라는데, 뭐 이래...
이글님의 말로는 낮에는 볼게 없단다. 
그러니, 다음에는 형수님 빼놓고 혼자 오라는데, 혼자 오면 어떤 곳이 되는지 거.. 무지 궁금하네...
지금부터 적금 들자.




아카사카 대로 맞은 편에 있는 산노히에 신사.

색이 아주 깔끔한데, 재밌는건, 이 신사가 대로에서 다소 높은곳에 위치하는데,
대로에서 여기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운행된다는 점이다.
그 정도 공을 들인 것으로 보아 나름대로 꽤나 지명도가 높은 곳인가 보다. 




위 사진 좌측 신사의 좌우측에 있는 원숭이 상.
조각에 망또를 입힌 것도 재밌는데, 일본인들은 원숭이를 영물로 숭배한다고 한다.

이 여인은 우리가 신사를 한바퀴 돌고나올 때 까지도 계속해서 원숭이 상 앞에서 뭔가를 기원하고 있었다.
뭔가 마음속에 품은 것이 많은 모양이다.
:

고템바에서 없는 처지에 돈을 좀 썼으니, 그걸 메꾸는 방법은 굶는 것 뿐이다.
하지만, 이게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아주 굶을 수는 없고...

끼니만 때울 수 있는 곳을 찾자.

이런 곳이 그래도 우리 살림에 맞는거 같다.




메뉴식권을 뽑을 수 있는 자판기 두대.  홀에는 직원이 한명도 없다.
주방에 할머니 한분과 중년남자 한명만 있을 뿐이다.
저 자판기에 돈을 투입하고 식권을 뽑아 주방에 갖다주고 음식을 받으면 된다.
모든게 셀프서비스니 인건비 부담이 전혀 없다.

샤브미 관두고 저거나 할까...



카레소바가 뭔가... 궁금하여 시켜봤다.
카레는 밥에나 얹어 비비거나, 혹은 스파케티처럼 면과 비비는걸로만 알았는데, 국물과 섞어서도 먹네...   
근데 맛이 괜찮다.




저녁을 때우고, 산책삼아 신쥬쿠 밤거리를 거니는데,
사람사는 곳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이곳에도 도심 한복판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
일본 역술가가 보는 나의 미래가 궁금했지만, 참기로 했다.
아니..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뭘 얘기하는지 자세히 알아들을 수가 없을거 같아서.




편의점에서 들렀더니, 이런게 있다.

그러고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고등학교 시절, 잠 안오는 약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시험보다 잠이 오면 어떻하나... 두려워서 한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때 정말 그 효능이 궁금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이런게 있는지 모르겠는데, 
일본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오죽하면 병에 [수험공부에 !] 라고 적혀 있을까...


이래저래 사람사는 모습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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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와 도쿄 근교엔 아울렛몰이 많단다.  어디 있는지 알지도 못하지만,
안내책자에 보니 그중에 가장 큰 것이 하꼬네에 있는 [고템바]라고 한다.
그러니...  하꼬네까지 와서 거길 안 거치고 그냥 갈 수는 없지않은가.

지도와 교통안내 책자를 열심히 뒤져봐도 하꼬네유모또에서 고템바까지 한번에 가는 방법이 없다.
하꼬네유모또가 하꼬네 관광과 온천의 시발점이자 중심지이고, 고템바가 가장 큰 규모의 아울렛 매장이라면,
거.. 직통노선 하나쯤 있을만도 한데 없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아쉬운 사람은 갈아 타고서라도 갈거라는 자신감인지...

그 자신감을 인정하면서 꼬리내리고 찾아갔다.

일단 하꼬네유모또에서 센고꾸까지 가서, 거기서 고템바로 가는 고속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그래서, 도상연구한걸 토대로 센고꾸까지 가서 내리긴 했는데, 이게 고속버스가 있을 곳이 아닌거 같다.
딸랑 왕복 2차선도로 외에 터미나르 같은건 있을 법 하지도않은데...

복덕방이 있어 들어가 물어보니 고속버스 타는 곳을 알려준다.


이런 된장...

여기가 고속버스 타는 곳이고, 이게 정류장 안내판이다.
위에 빨간 바탕에 고속버스라고 써있다.

사진을 본 김에 얘기하면, 일본에 처음가서 무지 헷갈린게 저놈의 차량 좌측통행이다.
건널목을 건널 때, 차가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좌측을 바라보는데,
이런... 차는 우측에서 오네그랴... 

좌우간 여기서 고속버스를 타고 고템바 역에서 내리니, 그곳에는 아울렛몰 까지 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장난이 아닌걸 보아, 고템바의 대중적 인기도가 짐작이 된다.
한 20여분 걸렸나...  셔틀버스가 우리를 내려놓는다.



여기가 고템바 아울렛몰의 입구다.



고템바 아울렛몰은 West Zone과 East Zone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런 식으로 매장이 늘어서있다.

West Zone에 53개, East Zone에 102개, 총 155개의 매장이 있는데,
의류는 물론이고, 잡화, 스포츠용품, 시계 및 악세사리 등, 모든 품목에 대해 유명 브랜드가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
내가 알고있는 유명 브랜드 중, 루이비통 빼고 다 있는거 같다.
가격 할인율은 40~70% 정도.  몇 개를 들여다보니 정말 싸긴 싼거 같다.
프라다도 60% 세일이고, 더반 양복도 한벌이 25만원 정도다.

가장 북적대는 곳은 나이키 매장.
이쪽 저쪽에서 유창한 한국말이 들리는데, 난리 정도가 아니다.
' **엄마~~ 이리 와봐... 이거 너무 싸고 좋다..'
' ##엄마.. 이것도 그래...'




고템바에는 명품 브랜드만 있는게 아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길거리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의 저가 매장도 있다.

고템바를 제대로 다 들여다 보려면 거의 한나절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이것저것 비교해 보면서 나름대로 계획성있는 쇼핑을 할 수 있지, 시간에 쫒기면 충동구매를 하기가 쉽다.

짧은 시간에 나름대로 터득한 쇼핑법이 있다면,
입구에 비치된 매장 배치도를 들고 다니며, 맘에 드는 품목이 있으면 바로 구매를 하지말고
일단 배치도의 매장에 체크를 하고 어떤 물건인지 메모를 하면서 East Zone 끝까지 간다.
비슷한 품목을 파는 곳이 여러군데 있기 때문에, 비교를 하기 위함이다.
그렇게 비교를 한 후, 체크한 곳 중 가장 맘에 드는 곳을 찾아가면 비교적 효율적인 쇼핑을 할 수 있을거 같다.
내 경우에도, 처음엔 모든게 맘에 들었는데, 여러군데를 돌면서 보니까, 처음보다 구매필요성이 감소되는게 많았다.   


고템바는 모든게 다른 곳에 비해 할인이 되는데,
유일하게 할인은 커녕, 오히려 할증이 되는게 있다.

초밥이 왜 이렇게 비싸냐???




  
주인님...  거.. 대충하고 이제 그만 갑시다...   졸려 죽겠구만...


참...
하꼬네 유모또에서 고템바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간 비용이 1430엔이다.
고템바에서 신쥬쿠까지 가는 고속버스 요금이 1600엔.

하꼬네를 올때 미리 로망스카 왕복권을 예매했는데,
편도요금이 일반기차요금 1150엔에 로망스카 추가요금 850엔을 합하여 2000엔이다.
그러니까...  예매한 로망스카를 타고 신쥬쿠로 가려면 다시 1430엔을 들여 하꼬네유모또로 가야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고속버스를 타고 바로 가면 1600엔이니, 하꼬네유모또로 가는게 바보나 하는 짓이네...

로망스카 추가요금은 날짜와 좌석이 지정되어 있으니 환불이 안되겠지만,
유효기간 30일의 일반기차요금을 환불받고 고속버스로 바로 가는게 오히려 1000엔 정도 이득이다.

더구나 4시30분 로망스카를 타려면 3시엔 고템바를 떠나야 하지만,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6시 넘어까지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머리 굴려서 1000엔 남은거 갖고 뭘 살까...
근데, 1000엔 남은게 맞긴 맞는거야???
:

아침 일찍 일어나 온천욕을 하고 조식을 먹은 후, 天成園 내부 산책을 했다.
겉에서 보면 신관과 별관, 그냥 건물 두채가 있는거 같은데, 뒤를 둘러보니 이게 장난이 아니다.
오래됨을 느낄만한 목조건물에서는 일본 가옥의 정취가 배어있고,
일본의 특징을 나타낼만한 상징들이 오밀조밀 잘 꾸며져 있다.   

이끼 낀 石燈도 보이고,



나름대로 작은 폭포도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숭배문화인 神社도 예외없이 있는데,



그 神社까지 오르는 계단에 이런 깃발들이 양 옆으로 줄을 이룬다.
九頭龍大神 - 머리가 아홉개인 용이라는 얘긴데,
실제하던 상상속의 동물이던간에 용 자체만으로도 무서운데, 게다가 머리가 아홉이라니...
아마 얘는 과식에 의한 소화불량으로 멸종됐을거야. 
머리가 저마다 먹어될라니, 한개뿐인 위가 어디 남아나겠어...
예쁜 처녀 용이 단체로 지나가면 정말 눈돌아가기 바빴겠다. ㅋㅋㅋ...



근데, 얘는 머리가 하나네...  요일별로 달리 달고 나오나...
두개는 스페어.




이게 뭔가..? 했다.

햇빛에 반사되어 글자가 잘 안보이는데, 피라밋 모양의 나무 사다리 상단에 씌여있는 글자.
[原泉] - 저 곳이 온천의 발원지라는 뜻인가 보다.
그러니까, 사람으로 따지자면 자기네가 이 동네 온천의 최고 適子이자 종가집이라는 얘긴가...  




창문을 열면 보이는 연못.



역시 창문을 통해 보이는 대나무.


일본 정원의 아이콘은 연못과 대나무, 그리고 소나무가 아닌가 싶다.
잘 꾸며진 일본 정원에는 대체로 이 세가지가 꼭 등장하는데,
연못은 필수항목으로 기본이고, 여기에 기후조건과 토양에 따라 대나무나 소나무가 선택사항으로 조화를 이룬다.

그래서그런지, 일본의 지명이름이나 건물 등 특징적인 상징물의 이름에는
池(이케), 竹(다케), 松(마쯔)가 들어가는 것이 많다.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아보니, 일본 정통숙박시설인 료칸(旅館)의 숙박요금은 1인당으로 계산한다.
즉, 1室에 얼마가 아닌, 1人에 얼마다.
참고로 내가 묵은 방은, 아침식사 포함 1人에 8천엔인데, 이 요금이 하위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방의 시설이 하위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비싼 방은 일인당 3만엔을 넘기도 하는데, 안에 전용 온천욕탕까지 있다. 그것도 노천탕까지...

가진만큼 대우받는 세상이다.
그게 머리 속에 가진만큼이 아닌, 주머니 속에 가진만큼인 것이 때론 속상하기도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쩌겠는가.  억울하면 출세를 하는게 아니라, 돈을 벌어야지.

하지만, 행복이나 즐거움이란, 마음 속에 가진만큼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8천엔의 숙박도 즐겁기만하다.
:
하꼬네를 한바퀴 돌았으니, 이제 빨랑 가서 온천을 해야지.
집사람의 가장 큰 관심사 및 기대 코스인데...

하꼬네 온천관광단지는 크고 작은 온천장이 밀집되어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덕산온천단지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여기가 온천단지 입구다.
저 끝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온천장들이 줄을 지어 이어진다.

우리가 묵은 곳은 天成園.
天成園의 이모저모는 별도로 소개하기로 하고,
이곳은 일본의 숙박정보 사이트인 [
http://www.jalan.net/onsen/
] 에서 찾았다.
이 사이트는  희망 지역 및 일자, 그리고 숙박업소의 유형, 숙박비용별로 원하는대로 검색을 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사이트다. 

天成園은 본관과 별관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우리는 일본 정통 여관식인 별관 [비인각]을 이용키로 했다.




프론트에서 키를 받아 방을 찾으니 이렇게 되어 있다.



오른쪽이 우리 방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렇다.



왼쪽이 밖에서 본 내부의 모습.
실내 왼쪽이 거실, 정면은 화장실, 욕실, 세면대이며, 오른쪽은 침구가 있는 벽장이다.
 
오른쪽 방안에서 본 현관입구가 무척 작게 느껴진다.



거실은 이렇게 세팅되어있다.  테이블엔 일본차가 준비되어 있는데 맛과 향이 괜찮다.



거실의 창호문을 열면 간이소파가 있고, 잘 조경된 밖을 볼 수 있다.




집사람과 같이 현지화를 기해봤는데, 괜찮나...???


비인각에는 온천을 할 수 있는 곳이 4곳이 있다.
대중욕탕, 여성전용탕, 그리고 두개의 노천온천탕이 있는데,
노천온천탕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 남자와 여자가 교대로 두군데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오후에 남자와 여자가 이용하던 각 노천탕이 다음 날 오전에는 뒤바뀌어 운영된다.  



남성용 노천탕으로 한번 가보자.



저 안에서 탈의를 하고 나오면 된다.
옷을 벗고 있는데, 갑자기 왠 예쁘장한 여자가 들어온다.
에그머니나... 이게 왠 변고람...
깜짝 놀라 몸을 웅크리며 옷을 벗는 것을 지켜보니, 얼래~~ 지나 나나 똑같네...
아니.. 근데 무슨 사내놈이 머리 길게 기른 것 까진 그렇다치고, 어째 저리도 이쁘게 생겼냐...
 
하늘엔 별이 총총...  바람도 시원하고 물은 딱 알맞게 따뜻하고...
몸을 담그고 있으니 정말 안락감이 느껴진다.



어젯밤 집사람이 들렀던 곳이 다음 날 아침엔 남성탕이 된다.


이곳을 이용하며 하나 비교되는게 있다.

우리나라의 온천 관광지는 사람이 메어터지는데, 이곳은 참 조용한 편이다.
또 탈의실도 북작대고, 종업원들도 왔다갔다 할텐데,
여기는 탈의실에 종업원도 없다.  사람들도 한적하다.

왜 그럴까??? 
단지 아직 본격적인 철이 아니라는 것 만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여기도 숙박객은 많았기 때문이다.
:
일본인은 유난히 깔끔스럽다.
그들의 동작이나 말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보면 그 말을 이해하는게 어렵지 않다.

일본인들의 가장 일상적인 표현인 '하이.' 혹은, '하이 도죠.' 라는 말도 발음이나 억양이 간결하게 끊어지고,
백화점 안내들의 멘트도 간드러진다. 

일본인의 움직임도 동작의 폭이 크지 않다.  손놀림이나 행동이 간결하다.
그들의 전통 복장인 기모노만 봐도 그렇다.  기모노는 몸을 조이는 옷이다.
기모노를 입으면 보폭도 무척 좁아진다.

요즘 일본인들의 주거문화에 따른 생활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본 고유의 가옥문화인 다다미 방에서도 이런걸 알 수 있다.
틈만나면 다다미방을 닦는 것도 그렇고,
온천이 발달한 영향도 있겠지만, 수시로 몸을 닦는 목욕문화도 일본인들의 깔끔함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물론, 이런 행동양식에도 기인하는 원인을 찾을 수는 있다.

섬나라인 일본은 해양성기후로 인해 습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실내 습도를 낮추기 위해 습기를 흡수하는 기능을 가진 짚으로 방을 꾸미는 지혜를 낸다.  이것이 다다미 방.
그런데, 짚 자체는 습기가 많으면 썩게 마련이다.
그러니 다다미가 썩는걸 방지하기 위해 틈만 나면 마른걸레로 다다미를 닦을 수 밖에 없을거 같다.

또한, 습도가 높다보니 피부질환의 발생확률도 높고, 몸을 청결히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목욕이 생활화되는 것으로 본다.
일제시대 때 조선의 관점에서 볼 때 야만과 날라리(?)의 상징처럼 생각했던 헐렁한 옷차림과 게다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습도가 높은 기후환경에서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생존전략이었던 셈이다.

어쨌든, 생존전략이든 천성적인 근면이든, 그들이 부지런한하고 깔끔한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렇더라도, 일본도 역시 사람사는 곳이다. 거긴들 왜 지저분한 곳이 없겠는가.
하지만, 우리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은 보여줘야 할 곳, 또는, 맘먹고 꾸민 곳은 엄청나게 공을 들여 조경을 하고 깨끗하게 관리를 하는거 같다. 

하꼬네호텔에서 조금 걷다가 만난 온시하꼬네 공원도 그랬다.     



야외에 조성된 산책길이 마치 빌딩 실내 바닥 같다.



호반전망대에 있는 소나무에서 느껴지는 조화와 균형미에서, 가지치기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2백계단.
보통 계단 턱부분에 말뚝을 박거나, 일반 흙으로 다지는게 보통인데, 계단 하나하나에 바닥이 고르게 돌을 깔았다.
비가 오더라도 신발을 더럽힐 염려가 없다.
계단 양쪽에 돌이끼로 코디(?)를 하는 센스까지. 




모또하꼬네 입구에 세워진...  이걸 뭐라 그러나???
하여간 얘네들은 아름드리 통나무 세우는걸 되게 좋아한다.
도쿄의 메이지진구(明治神宮) 입구에도 이거보다 더 큰게 있던데.

이게 아마 우리네 장승과 같이 일종의 수호신 개념이 아닌가 싶은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장승을 한자로 長丞, 張丞,長承으로 표기를 한다.
장승의 장에 [길 長]을 쓰는데도, 이~따만한거 본 기억이 없는거 같은데...
얘네들 것과 비교해도 스케일이 좀...  그러네..
대신 우린 남녀 한쌍으로.


여기까지가 하꼬네를 한바퀴 도는 일반 관광코스다.
이제 좌측에 보이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하꼬네유모또로 돌아간다.

빨리 가서 온천 해야쥐~~~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해적선이 하나 들어왔다.
비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끼고 제법 스산한 분위기가 나니 갑자기 노아의 방주 생각이 났다.
장난삼아 카메라 각도를 약간 기울여 봤는데, 바다가 뒤집어질 것 같은 분위기가 좀 나나...
:

지금은 11시 49분 기차를 타고 Marseille로 가는 중.

여기서 세잔느의 고향 Provence를 들렀다 갈까...  TGV로 13분, 일반기차로는 40분 거리인데.
배낭여행의 즐거움이 이런 것이구나 느껴진다.
가고싶은 곳으로 맘대로 가보고, 졸다 지나가면 다시 되돌아가도 되고, 아님, 거기서 그냥 놀아도 되고..
단체여행에서는 꿈도 못 꾸는 일을 즐기고 있다.
요렇게 이동간에도 글을 쓰기가 지겹기도 하지만, 이왕 시작한거 이제와서 멈출 수도 없고,
그렇다고 처음부터 안하자니, 얼마 지나면 기억 속에 묻혀 기억하고자 할 때 아쉬울거 같고...
결국 내 성격 탓인걸 어쩌랴...
(사실 그때 기록을 하지 않았더라면, 5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그 추억을 복기하는건 불가능하다.)

프랑스 기차는 어쨌든 끝내준다.
고속으로 달리는 기차는 코너링時 마치 경륜경기장인 벨로드롬 경기장처럼 철도가 안쪽으로 기운다.
나, 기차 타본 이후 뒤로 가는건 경험해봤지만, 커브길에서 기차가 비스듬히 기우는건 처음 느껴본다.

기채 내부는 무척 쾌적한게 끝내주는데, Provence로 가는 기차도 죽인다.
완전 완행열차 같은데, 의자 팔걸이도 없다.  우리나라 통일호도 팔걸이는 있을텐데...

의자도 서로 마주보게 고정된 의자인데, 앞에 앉은 한쌍이 서로 부둥켜안고 슬슬 분위기를 잡더니만,
급기야 진한 키스씬을 벌인다.   우~쒸~~~  우린 안중에도 없구만...
거참... 바로 코 앞에 앉아서 그러니, 문화적으로 익숙치않은 입장에서 시선 두기가 여~엉~~ 엉거주춤하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다 슬그머니 돌아보면 아직도 그러고있고...

시간이나 재다가, 그것도 지루해 엉뚱한 생각을 한다.
정말... 얘네들 기차는 화장실의 밀어내기를 어떻게 하나..??
집 떠난지 한참되는 사람들 앞에 두고 염장지르는 꼴을 보기싫어, 화장실로 가서 확인해 보니
얘네들도 기차에서의 밀어내기는 철로 한 가운데로 보낸다.
아~하~~  문화인임을 내세우는 나라도 그건 우리랑 같구나...

그럼.. 대체 철로주변은 냄새 정화를 어떻게 할까???   연일 왔가갔다하며 쏱아낼텐데...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Provence에 도착해 시내를 돌아다니다 골목길을 접어드니 인도에 사각 신주마크가 눈에 띈다.



[CEZANNE]라고 각인되어 있는 이게 적당한 간격으로 계속 박혀있다.

아~!!  이게 세잔느와 관계가 있는거구나..  싶어, 이 마크를 계속 따라갔다.
큰 길에서 골목으로, 또 좁은 골목으로 계속 이어지다 끊어지면, 맞은 편 길을 보면 또 있다.
길을 건너라는 뜻. 




이게 재밌어서 계속 따라가 봤더니, 아주 좁은 골목 어느 집 대문 앞에서 사진 윗 부분처럼 방향을 바꿔 딱 끝났다.
바로 이 집이라는 듯...

대문 위에 뭐라 씌여있는건, 불어를 몰라 뜻은 모르겠고,
우측에 적힌 내용이, 폴 세잔느가 1839년 1월 (JANVIER가 1월이란 단어 같다.) 19일에 뭘 어쨌다는거 같은데,
우린 그냥 세잔느가 태어난 生家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뭐.. 아니라도 우리랑 상관은 없으니까...


재밌는건, 도로 중간중간 그 마크가 군데군데 빠진 흔적이 있는데,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닌, 후미진 골목에서에서만 빠진 것으로 보아, 누가 기념으로 파간 모양이라고 하자,
초이가 한마디 한다. ' 한국 사람이 파간거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 기념되는거 챙기는데 강하잖아...'

여기도 그런데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하긴 사람사는 곳이니...
근데, 요렇게 하나 둘 파가면 나중에 사람들이 어떻게 실을 따라가지???
하긴.. 그 정도되면 알아서 다시 박아 놓겠지만...
:
오와꾸다니는 하꼬네의 정점이다.  올라갈 수 있는 곳 까지 왔다는 얘기다.
물론 오와꾸다니가 산꼭대기는 아니지만. 굳이 꼭대기 가봐야 등산의 의미 외에 볼 것도 없다. 
이곳에서, 올라왔던 고라의 반대 편인 로겐다이까지 가는 최고의 방법은 올 때와 마찬가지로 로프웨이를 타는 것이다.
올라올 때 보다 길이도 길고, 내리막이기 때문에 경관 구경에 들떠 있었는데,
이런... 올라 올 때도 장난이 아닌 바람때문에 로프웨이가 흔들흔들 하더니만, 결국 그 바람 때문에 운행이 중단됐단다.
결국 로겐다이까지 셔틀버스로 이동. 

아시호수의 한쪽 끝인 로겐다이에 다다르니 해적선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이 해적선이, 길쭉하게 형성된 아시호수의 맞은 편 하꼬네마찌까지 30분 정도 우리를 실어다 줄 녀석인데,



명색이 해적선이라고 해적도 한명 있는데,  언뜻보면 정말 사람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실감나게 만들었다. 




해적선에서 바라보는 호숫가의 풍광도 멋지다.  
골프장도 있네그랴...  골프치는 맛 나겠다.


하꼬네마찌에서 내려 모또하꼬네까지 걷기로 했다.
조금 걸어나오니 하꼬네호텔이 있는데, 호수를 끼고 있는 모습이 좋아 잠시 둘러본다. 



神社의 나라 답게 호텔 한구석에도 이런게 있다. 




이 날은 마침 내 생일.  
등 뒤로 보이는 하얀 배를 가르키며 집사람이 불쑥 한마디 던진다.  '저거 당신 생일선물...'
오~잉~~ @>@...  이런 감동이...  남편 생일을 잊지않고 이런 대형 깜짝 쇼를 준비하다니... 
왼쪽의 작은 보트는 저 배를 사니까 사은품으로 주더라나... 
3개월 무이자 할부에 사은품까지...   사은행사 기간인지, 인심도 좋아...

이왕이면 한강에 있는거 사주면 이용하기가 좀더 수월했을텐데, 일제 사줄려고 그런 모양이니 말도 못하겠고..
그러고보니 관리인이 저거 관리 잘하고 있는지 전화 한번 해봐야겠네... ^&^~~




나라 밖까지 나와서도 생일선물을 챙겨주는 집사람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 나도 이걸 하나 선물했다. 

여보~~  종부세 낼 돈 있수???   아~참~~~  해외 부동산은 해당 안되남... ^-------^
:
오와꾸다니.

나는 이곳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포스를 느꼈다.

 


옛날 고리짝 시절의 사기꾼 버젼으로 한다면,
地神 (뭐.. 산신령이라고 해도 좋고...) 께서 노하셨으니 속히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온 산이 터질거라며,
애꿎은 마을 처녀 몇명 제단 위에 올려놓고 난장굿을 치러도, 단순한 백성들 머리 조아리고 밤새 손바닥을 비빌 정도로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는 겁나는 위용을 자랑한다. 

근데, 정말 제단에는 왜 하필 처녀만 올릴까???
그런거보면, 사람이나 神이나 처녀선호사상은 똑같나보다.
아님... 어쩌면 그것도 인간들이 자기 취향에 맞췄는지도 모른다.   사실 神은 처녀를 안좋아하는대도...

아니.. 근데 지금 이 얘기가 왜 나오냐...  그게 주제가 아니잖아... 

여하튼, 저게 어제 오늘만 저러진 않을진대,
도대체 지하에 얼마나 많은 양이 매장되어 있길래 수많은 세월을 저러고 있는건지...




마치 금방이라도 뭔가가 터질 듯, 석회질과 유황의 성분이 혼합되어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 긴장감을 더 해 준다. 




근데... 저긴 또 뭐하는 곳인데, 꿀 묻은 박에 개미 꼬이듯 사람들이 몰리나...



검은 달걀을 파는 곳.

한개를 먹으면 7년, 두개를 먹으면 14년 수명이 늘어난다는 문구를
일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순으로 친절하게도 설명해 놓았다.

6개 500엔 이라는데, 6개면 42년.
세상에...  우리 돈으로 단돈 4천원에 수명을 42년이나 연장사킬 수 있다는데, 이거 완전 떨이다.
그렇게 수명을 초특가 염가로 바겐세일 하고 있음에도, 아쉽게도 나는 기본인 7년 수명연장도 하지 못했다.

로프웨이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도시락을 까먹는 바람에 배가 땡땡해져
달걀을 하나라도 먹었다간 7년은 고사하고, 그 자리에서 수명이 떨이가 될거 같은 위기감 때문이다.


그럼, 간판에 써있는대로 연명장수하는 초특가 불로장생 검은 달걀을 어떻게 만드느냐...???



유황성분 가득한 온천에 달걀을 담가 익히는 통을 만들고,



달걀을 철망에 담아 통 속에 담갔다가 그냥 꺼낸다.
얼마나 오랫동안 담그는지는 나도 모르고..



정말 달걀의 껍질까지 쌔까맣다.

근데, 정말 맛이 궁금하긴하네...   껍질이 저 정도가 될 정도로 익히면, 속이 너무 딱딱하지 않을까??
아님, 살짝만 담가도 유황성분과 달걀 껍질의 석회질성분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색이 저리 변하는건지도... 
:
하꼬네는 이번 일정의 핵심코스로 생각한 곳이다.
집사람이 워낙 온천을 좋아해, 사실 하꼬네 온천을 경험하기 위해 일본을 갔다고 하는 편이 옳다.

하꼬네를 가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신깐센도 있고, 급행열차도 있고, 특급 로망스카도 있는데,
이글님이 미리 왕복편 예약을 해둔 로망스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요금은 특급요금 1150엔에 로망스카 요금 850엔 추가. 합이 1인당 2000엔.

로망스카...  이름도 낭만적이고, 이게 또 분위기도 괜찮다고 한다.
맨 앞칸에 앉으면 사방이 다 보인다는데, 그 자리를 예약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이글님의 안스러워하는 말에 내가 오히려 더 미안하다.


일본은 정말 도시락 천국이다.  어딜가나 도시락을 판매하지 않는 곳이 없다.
지하도에서도, 수퍼에서도, 편의점에서도, 각종 교통수단의 정거장에서도...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게 아니겠는가.  도시락의 종류와 구성도 매우 다양해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아무래도 관광지는 물가가 좀 비싸지 않을까 싶어, 우리도 신쥬쿠 오다큐센 플랫폼에서 도시락을 샀다. 
봄이니까 [春]으로.


로망스카를 타보니...  @>@... 
전혀 로망스가 아니다.  실망...   그냥 일반 열차와 다를바가 없는데,
안내책자를 펼쳐보니 로망스카도 열차의 종류가 4가지 정도 되는거 같다.
열차의 종류가  [E**] [L**] 等 세글자로 표시되는데, (이거... 머리가 이리 나빠졌나.. 기억이 안나네...)
대충 설명서를 읽어보니, 그 중에 가장 럭셔리한 로망스카는 [V**]로 명기되는 열차다.

열차의 외관도 폼나고, 서비스도 다른거 같은데, 그렇다고 요금이 다른 것도 아니다.
운행횟수가 증편되면서 새로 도입되는 기종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다.
운행시간에 따라 종류가 다르니, 시간 제약을 받지않는다면, 티켓팅을 할 때 참고로 해도 좋을듯 하다.
배차시간표를 보니 그나마 돌아오는 시각에 편성된 열차는 [V**]다.  올 때 기분을 만끽해야지...


종점인 하꼬네유모또 역에서 내려 일단 예약해둔 숙소를 찾아 배낭을 맡긴 후
다시 역으로 돌아왔는데, 여기서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여행책자를 보니, 하꼬네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버스를 비롯해 등산열차, 로프웨이, 해적선 등등을 이용하는데,
이런 것을 한꺼번에 이용하는 [하꼬네 프리패스]가 있다.   
이 [하꼬네 프리패스]는 두 종류가 있는데, 3일간 유효한 일반패스와 2일간 유효한 위크데이패스가 있다.
일반패스 4130엔, 위크데이패스는 3410엔.  
문제는, 얘들도 잔머리 굴리느라 성수기에는 일반패스만 판매하는데,
우리가 찾은 기간도 위크데이패스 판매중지 기간이다.

어찌해야하나...  삼일짜리 일반패스를 끊어?? 그건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그럼, 그냥 돌아???
따로 놀면 얼마나 드는지 궁금증도 해소할겸 그냥 돌기로 했다.
그래야 남들에게 비교 설명이라도 해줄 수 있을거 아닌가.

대부분의 초행길 관광객이 하는 방법대로, 하꼬네유모또에서 등산열차를 타고 고라공원으로 향했다.
등산열차의 운행구간 중간중간에 정류장이 있고, 그곳마다 조각공원과 미술관 등 이런저런 볼거리 등이 있지만,
큰 구경꺼리는 아닌거 같아 시간도 절약할 겸 그냥 통과.
우리의 주 목적은 온천이기 때문에 온천욕에 좀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고라공원에서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소운잔(早雲山)까지 간다.



케이블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형식이 다르다.
우리에게 익숙한 남산 케이블카와는 구동방식부터 다르다.
지붕 위의 케이블 있는건 같지만, 이건 지상의 레일을 타고 움직인다. 

이곳 소운잔에서 로프웨이를 이용해 오와꾸다니로 오르게 되는데, 여기부터가 정말 관광을 하는 것 같다. 



소운잔과 오와꾸다니를 쉼없이 왕복하는 로프웨이의 소운잔 승강장.
우리는 이걸 케이블카라고 하는데... 어떤 표현이 맞는거야...???



멀리 오와꾸다니 승강장이 보인다.



로프웨이에서 내려다 본 아래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몇년 뒤에 이곳을 다시 찾으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매우 궁금...
아마 유황온천을 이용한 대규모 리조트가 형성되지 않을까.
 



산 곳곳에서는 아직도 유황가스가 분출되고 있다.
:
해마다 봄이 오면 일본기상청은 비상이 걸린단다.
황사 때문도 아니고, 지진 때문도 아니다.

벚꽃이 언제 피기 시작해, 언제 만개를 하느냐?
이것을 정확히 예보하는 것이 기상청의 최대 과제라고 한다.
여행사는 물론이고, 도시락업계, 음료업계 등의 마케팅에도 지대한 영향이 있으니
벚꽃에 대한 예보가 빗나가면, 말 그대로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는다고 한다.

서울의 여의도 윤중로와 같이 도쿄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벚꽃의 명소는 우에노공원이다.
들은 바로는 만개직전에는 이삼일 전부터 돗자리를 깔고 좋은 자리를 미리 선점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직장에서도 벚꽃 회식을 하기위하여 말단 사원들은 몇일전부터 아예 공원으로 출근하여
좋은 자리 잡는게 주요임무가 된다고 하니, 일본인들의 벚꽃에 대한 열정을 알거 같다.    

서울보다 낮은 위도 때문에 일본에 있는 동안 벚꽃을 먼저 감상했다.  
비록 짧은 일정으로 우에노공원까지 가보지는 못했지만,
신쥬쿠의 쮸오공원과 아까사까, 록본기 등 시내 중심가에서도 훌륭한 벚꽃을 감상할 수 있었다.


 
 


신쥬쿠 쭈오공원.

 

아침결에 내린 비를 머금은 벚꽃이 한결 싱그럽게 와닿는다.




아까사까의 산노히에 신사에도 벚꽃은 멋지게 피었다.

  
 


록본기의 대형건물 사이 도로변의 벚꽃.
육교 위에서도 배경을 만들어 줄만큼 무성하다.


水道線을 타고 도쿄돔으로 가는데, 개천을 따라 양쪽으로 흐드러지게 만발한 벚꽃이
전철을 타는 지루함을 즐거움으로 바꿔준다.

이렇게 이 곳은 곳곳이 벚꽃이다.
:

3월 26일 월요일.
저녁 7시가 넘어 신쥬쿠구역소(우리로 하면 신쥬쿠구청 쯤 된다) 에서 만난 이글님이 묻는다.

'형님.. 뭘 드시겠습니까??'
- 아무거나 합시다.

'쓰시 좋아하시잖아요. 쓰시로할까요?  아님, 가네요리는 어떠세요?'
- 가네가 뭐지?


그래서 찾은 곳이 이곳.

게요리 전문점이다.



젓가락을 감싸는 종이, 받침대가 모두 게로 형상화되어 있다.
심지어는 재털이마저 털게의 모습이다.  C.I 가 확실히 되어있는 것이다. 



일단 기본이 이렇게 깔리는데, 사진 맨 밑 중앙의 노란 뭔가가 띄워져있는 액체...
저거 용도를 잘 알아야한다.  그렇지못하면 같이 있는 사람 민망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언뜻보면 영락없는 소스다.
색깔도 적당히 연하고, 뭔가가 띄워져 있는게 마치 튀김류를 찍어먹는 소스같기도 하다. 
그럼 이것의 용도는... ...
.
.
.

게요리집의 상에는 꼭 날카로운 꼬챙이같은게 있다.
요소요소에 잠복해있는 게살을 끝까지 파헤치기 위한 필살의 도구다.
하지만, 게요리의 특성상 이렇게 섬세한 무기가 있더라도 손가락이 도와주지 않으면 게살의 완전공략은 쉽지않다.  

그래서 필요한게 저 액체다.
게의 몸체를 주무른 후 손가락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손가락을 씻는 용도.  일명  핑거볼이다.

멋모르고 게를 저기에 찍었을 때, 말을 해 줄 수도, 안해 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다음 본인의 민망함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리 언질을 해줘야 한다.

'이건 손가락 씻는거 아시죠???'  뭐 이 정도로 표현한다거나,
혹은, 자기가 먼저 손가락을 씻는 모습을 슬쩍 보여주는 정도면 되지않을까...
    


게로 할 수있는 온갖 조리법이 다 선보인다.

튀김 게, 찐 게, 삶은 게, 구운 게, 그리고, 날 게, 그러니까, 게 사시미까지...
그러고보니 간장게장은 없는거 같네...

원래 일본음식의 특징이 적은 양에 단아하게 나오는거 아닌가.
처음에 조금씩 나오는 것을 보고는, 이거 먹고 양이 될라나... 나가서 초밥이라도 좀 먹어야겠구나... 싶었는데,
종류별로 나오는걸 먹다보니 배가 제법 부르다.



방 한가운데서는 이렇게 은은한 음악도 나오고...



이것저것 게요리에 대한 소스와 완제품을 팔기도 한다.

계산을 하는데 보니, 18000엔이 좀 넘는 듯 한데, 우리 돈으로 하면 15만원이 좀 넘나...




좋은 곳에서 넉넉한 저녁을 함께 해준 이글님께 지금 이글을 쓰며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이글아우님.. 고마워요.

이 빚은 천상 서울에서 갚아야하겠군... 
:
정치적인 부분을 배제한다면, 나는 일본에게 비교적 친밀감을 느끼는 편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일본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이쪽저쪽에서 우리와 흡사한 흔적을 볼 수 있기 때문인거 같다.

1989년 처음 가본 일본에 대한 나의 느낌은 아주 복잡한데, 그 복잡함이 갈 때 마다 조금씩 바뀌는거 같다.

친절, 검소, 부지런함, 섹스...
어느나라도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혼재되어 있는건 마찬가지지만,
일본만큼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로 대표되는 나라도 흔치는 않을거 같다.

요즘은 모르겠는데, 80년~90년대만 하더라도 처음 일본을 찾는 남자들이 거의 한번씩 들르게되는 곳이
라이브쇼를 한다는 포르노 공연장이었다.
일본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으례 빼놓지않고 데리고 가는 필수 관광코스인 것이다.

나 역시 일개 한마리 참새였을 뿐인데,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처음 그곳을 찾은 나의 충격은 사실 대단히 컸다.

글쎄... 규모가 어느 정도라고 하면 적당할까...
하여간, 가운데 무대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빼곡히 둘러앉아 있고, 외곽에도 발디딜 틈없이 서 있는 사람들.
환기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그들이 피워대는 담배연기는 시야뿐 아니라 호흡까지 방해할 정도로 지독했고,
그 와중에 요란히 두둘겨되는 박수소리는 그 곳이 마치 환각지대가 아닌가 싶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공연(?).
단순한 라이브 눈요기가 아닌, 관객의 코 앞에서 모든것을 보여주고, 용기있는(?) 관객과 실제 성행위까지 하는 장면은
처음의 호기심을 점점 역겹게 만들었다.

일본의 전형적인 교복풍인 세라복을 입고나와 하나씩 벗는 모습에서 일본 특유의 상술도 보았고,
누구라도 느껴지는 한국여자의 등장에 얄팍한 국민적 자존심도 상해봤고,
공연이 끝난 후, 무대에서 찐한 모습을 보이던 여자가 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딸아이의 손을 잡고 귀가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가치가 뭔가... 하는, 인간적인 애증도 느꼈었다.

늦은 밤 신쥬쿠 중심을 돌다보니 문득 그때의 생각이 나길래,
일본에 상주 중인 이글에게 아직도 그런 곳이 성행하느냐 물어보니 자기도 요즘은 찾을 일이 없어 모르겠단다.
90년 초 일본에 주재원으로 있을 때는, 한국에서 오는 사람마다 그 곳을 데리고 다니느라 아주 넌덜머리가 났었다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도 그 시절처럼 호객행위를 하는 소위 삐끼는 보이지 않고 나름대로 많이 점잖아진거 같은데,
하지만, 아직도 일본의 일부 밤 문화는 우리보다는 훨씬 개방적이고 선정적인거 같다.


일본의 밤거리를 돌아본게 하도 오래되어 언제부터 바뀌었는지는 몰라도, 하여간 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속도.



골목에 이런 간판이 적지않게 눈에 띈다.
우량풍속점이라는데, 슬쩍 안을 들여다보니 그리 우량할거 같지도 않다.
뭐하는 곳인지 궁금한 사람은 인터넷에서 저 간판에 있는 URL 주소로 접속해 보시길. 


 

호스트바라고 한다.  저 사진은 이곳의 간판스타들.
우측에 보면 여성에 한해 5000엔에 모시겠다는 문구가 보인다.



아래 사진에 인기도 순으로 No.1~3 도 있는데,
대체 뭘 하는진 몰라도, 프리타임에 5000엔 이면...  판단은 자유.
:

나리따공항에서 신쥬쿠까지 들어가는 방법은 택시 빼고 몇가지가 있다.
케이세이센 보통이나 특급, 혹은, 케이세이센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닛뽀리에서 전철을 갈아타는 방법,
JR 나리따 익스프레스나 리무진버스를 타고 바로 가는 방법.

돈이 문제다.  
케이세이센 보통이나 특급은 1000엔, 케이세이센 스카이라이너는 1920엔, 갈아타는 전철값 160엔.
JR 나리따 익스프레스는 3110엔, 리무진버스는 3000엔.

갈아타는 시간까지 포함하더라도, 케이세이센 보통을 제외하고는 1시간 20분~30분 정도로 비슷하다.
1000엔 이상짜리는 좌석이 정해져 있다는 이점이 있는데,
싼 것도 어차피 공항이 종점이니 앉아가는데 별 지장은 없다.

그렇더라도 간만의 부부나들이인데, 나중에 굶더라도 초장에 기죽을 필요는 없지.
그래서 스카이라이너를 타기로.

신쥬쿠역에서 내려 사방을 둘러보니, 이건 완전히 시골사람 서울 올라온 격이다.
왠놈의 지하가 이다지도 넓으냐...  지하가 완전 광장이다.
방향감각을 찾기위해 일단 지상으로 올라가자.

어찌어찌 해서 숙소인 신쥬쿠워싱톤호텔에 체크인을 하고나니 4시.
동호회원인 이글님을 만나기로한 6시 30분까지 신쥬쿠를 돌아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요도바시 카메라 전문매장.
몇년전만 해도 아키하바라가 카메라의 메카로 꼽혔지만, 이제는 요도바시가 명실공히 카메라의 메카다.




일본만 오면 꼭 몇번은 들르게 되는 회전초밥집.
유리창 넘어 슬쩍 들여다보니, 돌아가는 초밥이 구미를 당긴다.


5년만에 들른 일본은 별로 변한게 없는듯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변한게 또 많다.



가라오케가 엄청 많아진게 변화 중의 하나다.

결국 우리의 노래방인데, 이게 우리나라와는 규모면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우리의 노래방은 건물의 지하층이나, 3층정도 위치를 하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일본은, 적어도 신쥬쿠는 1층에 위치한 가라오케가 많다.
그것도 접수를 받는 데스크가 대로변에 오픈되어 있으며 규모도 제법 커보인다.

저 사진의 가라오케 광고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노래방 중에 옥탑광고를 하는 곳은 못 본거 같은데...




서울의 강남 한복판과 같은 신쥬쿠의 중심에도 이런 가게가 있구나...
빗자루, 바닥 닦는 브러쉬, 걸레 등이 재밌다.


오늘은 일단 간단하게 여기까지...
:
[ 2001. 11. 28.  Wed ]


어제는 모처럼 10시쯤 잠이 들었는데, 새벽녁에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오전 1시 50분이다.
이런...  자야 하는데...  잠은 안오고 이상하게 몸이 근질근질하다.
옆의 초이를 보니 신나게 잘 자고 있다.  하긴, 고단할만도 하다.  그렇게 줄기차게 걷고 있으니.

아침에도 몸이 근질거려 몸을 살피니 벌레에 물린 흔적이 여기저기다.
프랑스에도 빈대가 있나...??


프랑스왕과 교황의 맞짱에서 이긴 프랑스왕 필립4세가 교황을 사실상 연금시킨 [아비뇽유수].
그로인해 교황은 1세기 가까이 로마로 돌아가지 못하고 아비뇽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그래서 이곳에도 교황궁이 생기고,  그로인해 몇 백년 뒤 아비뇽의 후손들은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으니,
필립4세는 프랑스와 그의 후손들을 위해 한건 단단히 한 셈이다.
당시 필립4세에 꼬리를 내린 교황 클레멘스5세도 프랑스인이었으니, 혹시 후세 자국민의 이익 증대를 위해 짜고한... ㅡ.ㅡ



아무리 힘겨루기에서 밀렸기로 그래도 명색이 교황궁인데, 
자존심 상하지않을 정도의 뽀대는 갖추어야하지 않겠나.




교황궁 위에 있는 정원도 예쁘게 가꾸어져 있는데, 성직자들께서 수도하시기에는 조각이 너무 선정적이지 않나???




정원 뒤에 있는 탑 전망대에서 보면 Avignon城 주위가 다 보이는데, 강으로 둘러쌓인 풍광이 일품이다.




11월 하순임에도 단풍이 참 곱게 물들었다.
우리나라의 단풍처럼 선명하고 진한 느낌은 덜하지만, 은은하고 잔잔한 목가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Avignon城은 그 자체도 커다란 城이지만, 강 건너 몇개의 城이 더 보인다.



주변에 이런 城이 더 있는걸 보면, 이근처가 옛날엔 꽤 의미가 있었던 곳인가 보다. 


누가 프랑스 아니랄까봐 이 작은 도시의 중앙로를 따라 늘어선 상점을 기웃거려 보면 물건이 꽤 화려하다.
그리고, 아비뇽 시가지 지도에는 [M]과 십자가 밖에 안보인다.
그만큼 곳곳에 박물관과 교회인데,  그 많은 교회가 다 미사를 보는 곳인지 궁금하다.

아침에 골목길 사이 쪽문으로 아이들이 들어가길래 들여다보니 학교다.
운동장은 보이지 않고 조그만 건물이 학교의 전부인 듯 하다.
놀라운건, 이 작은 도시에도 대학교가 하나 있다는거.  학생이 몇 명이나 될라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성밖 다리 건너 강변을 따라 주택가로 들어갔다가 혼비백산을 했다.
갑자기 개 한마리가 우리를 보고 짖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성밖 나들이를 하고 와서, 城內 구석구석을 다니는데 3시간이면 충분한 곳이 아비뇽城이다.  



城밖에서 바라본 아비뇽城.
:

오랜만에 국제선을 한번 타게 됐다.
재원이가 대학을 들어갔을 때 미국을 다녀온 뒤로 몇년 만인가..???

매일 바쁘게 지내다보니 나도 나지만, 집사람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지은 기분이라 일정을 잡았다.
그러고보니, 아이들과 같이 나간 적은 있었지만, 집사람과 단둘이 해외로 나가는건 처음이다.
하긴.. 대한민국 부모들은 아이들 고등학교 졸업 때 까지는 운신에 많이 제한을 받는다.
특히, 엄마들.


당초 홋까이도나 규수 쪽으로 생각을 했는데,
동경에 있는 동호회 후배가 꼭 얼굴을 봐야한다길래 결국 그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몇년 전에 일본 법인장으로 갔는데, 그때부터 줄기차게 자기 있을 때 오라는 말을 하여 아니 갈 수가 없다.
사실 고마운 일 아닌가...


여행사를 통한 여행의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단체 여행객에 묻어서 가는 것.
이건 신경 쓸게 없는건 편하다.  공항에 도착해서 부터 관광버스가 나오니, 그냥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너무 단조롭다. 자유롭지도 못하고.

요즘 여행사 프로그램 중에는, 항공권과 숙소만 잡아주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는게 있다.
일본 공항에 도착하고 부터 먹고 움직이는걸 모두 알아서 하는 자유여행이다.

이동수단을 알아서 해야하는게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자유롭고 편할 수가 있겠다 샆어
4박5일 프로그램을 보니, 1인당 가격이 공항세니 이것저것 포함해서 90만원 정도 한다.

인터넷을 통해 직접 예약을 하니, 똑같은 호텔을 기준으로 62만원이면 충분하다.
일본 왕복 항공료가 35만원 정도니 많이 싸지긴 싸졌다.

은행에 근무하는 지인을 잘 통하니, 환율도 기준율로 하여 800원으로 끝나고...

오늘 3월26일 11시 5분 출발하여 30일 밤 9시 40분에 돌아온다.
배낭여행 형식으로 다닐 예정이다. 

좀 전에 재원이가 짐 다 꾸렸냐며, 잘 다녀 오시라고 전화가 왔다.
집사람 왈, '지금은 우리 돈으로 가지만, 나중엔 아들이 보내줄거지???'

으이그~~~  그때까지 들어갈 돈이 얼마나 될라나...




3월 30일 까지 블로그를 잠시 접습니다.
주말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블로그 친구분들 모두 환절기에 건강하십시요.

:
6년 전 아비뇽을 들렀을 때, 나는 언젠가 또 이 곳을 다시 찾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일정에 이 곳을 잊지않고 챙긴 것이다.  
그만큼 6년 전 이 도시는 내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아비뇽에 도착하니 이미 어둑어둑하다.



아비뇽은 전형적인 城 도시이다.  城 안에 중세도시가 있다. 
그리고 프랑스 라기보다는, 도로의 형태등이 로마風에 더 가깝다.
구 도로를 보면, 도로의 폭이 좁고, 로마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도로 바닥이 말발굽형의 돌로 깔려있다. 

도시의 구조도 아주 간단하다.
역 앞에서 성당 쪽으로 향한 직선 도로가 주 도로이고, 주 도로 우측에 골목도로가 있는데,
이 두 도로가 아비뇽의 최대 번화가(?)이자 중심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골목이다.




아비뇽城을 감고도는 론江의 생베네제橋.
12세기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다리가 끊어진 후 1680년부터 방치를 하여 지금은 저렇게 역사의 흔적만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엔 유스호스텔이 없어 서울에서 예약을 하지 못해 숙소를 먼저 잡는게 급하다.
몇 군데 돌아다녀보니 숙박요금이 140프랑에서 1880프랑까지 천차만별이다.

그 중 맘에 드는 곳에 들어가 체크인을 하는데, 둘이 260프랑이란다.
어차피 비수기이고 해서 ' 저 쪽은 여기보다 더 싸던데...' 하고 슬쩍 튕겨봤더니,  
군소리도 없이 그럼 그리로 가라는구만.  우~씨~~  얄짤없네.

시간도 늦고해서 바로 꼬리를 내리고 방으로 들어가니, 어찌나 좁은지 침대 두개가 ㄱ자로 놓여있다.
식사도 할겸 night view를 나가는데, 주인이 key를 두개를 준다.
보통은 키를 프론트에 맡겨 지들이 보관하는거 아닌가???

하나는 우리 방 key고, 또 하나는 정문 key란다.
자기는 8시반에 정문 잠그고 들어가니까, 그 이후에 들어오게 되면 직접 열고 들어오라나...
야~~~ 이거 영업을 하는건지...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정말 주인장 맘이네..  
그러고보니 8시 30분 이후엔 방도 못 잡겠구나 싶다.
아이구~~   흥정할 생각 안하고 빨리 꼬랑지 내리고 자리잡길 잘했지, 하마터면 노숙할뻔 했네.


골목을 누비다 베트남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동남아 식당에서는 날랑미라 그러나... 풀끼없는 밥을 먹는다는건 알았지만, 이건 좀 심하다.
쌀이 완전히 제멋대로 날라다닌다. 




저녁을 먹고 들러본 교황궁의 야경.
:
[ 2001. 11. 27.  Tue ]


Barcelona역에서 로마행 쿠셋 예약을 하려하니 Card는 안되고 Cash만 된단다.
5455 PTS(페세타)라길래 U.S Money로는 얼마냐고 물으니 35 달러라는데...
도둑놈들..  30달러면 되는데 5달러를 날로 먹으려드네...    약이 올라 예약을 안했다.

참, 여기선 U.S Dollar 하면, ' Euro..?' 그런다.  U.S Money라고 해야 통하는데, 그나마 잘 안받는다.
하긴..  Dollar라는 개념이 국제통화기준이지, U.S Money야 단순히 미국돈 아닌가.
그러니, Dollar 라는 말을 못 알아듣고, 달러의 개념을 모르니 말 다했지..
어떻게 달러를 모르냐???


Avignon으로 가기 위해 Montpelier행 기차를 탔다.  몽필리에 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식당칸에서 식사를 하다 궁금한 것을 알았다.
바텐더에게 물어보니, Palace는 스페인어로 [Palacio]가 맞고 [Palau]는 카탈랑 이란다.
카탈루냐 언어라는 뜻인가 보다.
[Salida]와 [Museo]가 맞고, [Sortida]와 [Museu]는 카탈랑이란다.


몽필리에역에 도착하여 짧은 막간을 이용하여 도심을 둘러보았다.
짧은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고싶은 욕심 때문이다.

역에서 골목을 돌아나오니 트램이 지나간다.



어쭈~~ 요 쬐만한 도시에도 저런게 있단 말이지...   
파란색 Tram이 아주 깔끔하고 앙증맞다.

트램이 지나는 길을 따라 더 걸어나가니 제법 넓은 광장이 나온다.



몽필리에 광장.

이 시골도시의 광장에도 그럴듯하게 제법 폼나는 건물들이 보인다.
그런걸 보면 중세의 유럽이 문화의 꽃을 피우긴 피웠나보다.


여기는 무언가? 



빅토르 유고 기념관.

계획에 없이 짜투리시간을 이용하여 이리저리 걷다가 뜻하지 않은 곳에서 굉장한 이름을 접한 것이다. 
어???  근데, 이게 왜 여기 있지???  이 양반이 이 동네 출신인가???

어쨌든 괜히 무지 반가웠다.


말이 안 통하는 곳에서 의사소통을 하려다보니 요령만 는다.
긴 말이 필요없고 상대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단어, 이른바 key-word만 알면 된다.

예를 들어 기차역을 물을 때의 경험별 변천사.

- 하수 (초기) : Where is the train station ?   (가급적 문법적으로 접근한다)
- 중수 (적응기) : Train station, this way O.K ?   (문법보다 필요한 단어를 중시한다)
- 상수 (완숙기) : (손으로 한 방향을 가르키며)  Train station O.K ?   (단어를 최대한 압축시킨다)
- 고수 (절정기) : (O.K 도 필요없다. 검지로 한쪽을 가르킨 후)  Train ?   (오로지 한 단어로 끝낸다)



* 여행의 Tip 하나.  -  국가간 이동시 잔돈을 없애는 법.


국가간 이동을 할 때 얼마 남지않은 잔돈은 참 처치 곤란이다.
특히 동전은 환전도 안해주니 그냥 쓸모없는 천덕꾸러기가 된다.  그렇다고 명색이 돈인데, 버리자니 그렇고...
울며 겨자먹기로 여행기념 주화로 갖고 있을 수 밖에.

기념주화 용도로 보관할 필요가 없다면, 방법이 있다.

남은 돈 보다 많이 먹고, 잔돈을 내고 남은 차액은 카드로 계산하는 것이다.  
그러면 잔돈이 하나도 안 남고 깔끔하게 처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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