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 11. 28.  Wed ]


어제는 모처럼 10시쯤 잠이 들었는데, 새벽녁에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오전 1시 50분이다.
이런...  자야 하는데...  잠은 안오고 이상하게 몸이 근질근질하다.
옆의 초이를 보니 신나게 잘 자고 있다.  하긴, 고단할만도 하다.  그렇게 줄기차게 걷고 있으니.

아침에도 몸이 근질거려 몸을 살피니 벌레에 물린 흔적이 여기저기다.
프랑스에도 빈대가 있나...??


프랑스왕과 교황의 맞짱에서 이긴 프랑스왕 필립4세가 교황을 사실상 연금시킨 [아비뇽유수].
그로인해 교황은 1세기 가까이 로마로 돌아가지 못하고 아비뇽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그래서 이곳에도 교황궁이 생기고,  그로인해 몇 백년 뒤 아비뇽의 후손들은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으니,
필립4세는 프랑스와 그의 후손들을 위해 한건 단단히 한 셈이다.
당시 필립4세에 꼬리를 내린 교황 클레멘스5세도 프랑스인이었으니, 혹시 후세 자국민의 이익 증대를 위해 짜고한... ㅡ.ㅡ



아무리 힘겨루기에서 밀렸기로 그래도 명색이 교황궁인데, 
자존심 상하지않을 정도의 뽀대는 갖추어야하지 않겠나.




교황궁 위에 있는 정원도 예쁘게 가꾸어져 있는데, 성직자들께서 수도하시기에는 조각이 너무 선정적이지 않나???




정원 뒤에 있는 탑 전망대에서 보면 Avignon城 주위가 다 보이는데, 강으로 둘러쌓인 풍광이 일품이다.




11월 하순임에도 단풍이 참 곱게 물들었다.
우리나라의 단풍처럼 선명하고 진한 느낌은 덜하지만, 은은하고 잔잔한 목가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Avignon城은 그 자체도 커다란 城이지만, 강 건너 몇개의 城이 더 보인다.



주변에 이런 城이 더 있는걸 보면, 이근처가 옛날엔 꽤 의미가 있었던 곳인가 보다. 


누가 프랑스 아니랄까봐 이 작은 도시의 중앙로를 따라 늘어선 상점을 기웃거려 보면 물건이 꽤 화려하다.
그리고, 아비뇽 시가지 지도에는 [M]과 십자가 밖에 안보인다.
그만큼 곳곳에 박물관과 교회인데,  그 많은 교회가 다 미사를 보는 곳인지 궁금하다.

아침에 골목길 사이 쪽문으로 아이들이 들어가길래 들여다보니 학교다.
운동장은 보이지 않고 조그만 건물이 학교의 전부인 듯 하다.
놀라운건, 이 작은 도시에도 대학교가 하나 있다는거.  학생이 몇 명이나 될라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 성밖 다리 건너 강변을 따라 주택가로 들어갔다가 혼비백산을 했다.
갑자기 개 한마리가 우리를 보고 짖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성밖 나들이를 하고 와서, 城內 구석구석을 다니는데 3시간이면 충분한 곳이 아비뇽城이다.  



城밖에서 바라본 아비뇽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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