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을 함께 한 정겨운 친구 둘
나의 폴더/사람 사람들 2009. 1. 26. 06:32 |어~~ @>@.. 얘가 왠일이야??
나 : 어... 광호야~~
그 :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이럴 때 그냥 "고맙다.. 너도 복 많이 받아..." 하고 전화를 끝낸다는건
왠지 전화를 건 사람의 배려에 보답하는거 같지가 않다.
나 : 너 지금 어디야?
그 : 응.. 집에 왔지...
나 : 소주나 한잔 할까?
그 : 언제?
나 : 있다 저녁에...
그 : 좋지...
이렇게 좋아하는걸... 그냥 끊었으면 섭할뻔 했지...
이번엔 내가 다이얼링을 해 액정화면에 띄운 얼굴.
나 : 집이야?
그 : 응.. 왠일이야??
나 : 나올 수 있어?
그 : 뭔일 있어??
나 : 광호가 왔네... 소주 한잔 할까 해서...
그 : 어이그~ 어이그~~ 어이그... 좋지~~
이렇게 6시반에 수서역에서 만나 도미 한마리를 잡았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특이한 선생님들에 대한 이야기,
똘 짓을 하다 얻어맞은 이야기, 요즘 아이들과 학창시절 비교를 하다가,
광호로 부터 보톡스와는 다르게 주름을 없애주는 필러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소주 네병이 비워진다.
"세밑에 12시 넘어 들어가는건 그렇잖아... 맥주 한잔하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지..."
생맥주 500cc 두잔씩을 비우며 나눈 얘기는 쌩뚱맞게도 역사이야기.
고려말 대표적 문장가인 삼은(三隱)이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 그리고 나머지 한사람 이색은 무슨 은이었나...
조선조 풍속화가 三圓은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인데,
기실 3대 풍속화가는 장승업이 아니라 김득신이라는 이야기.
하 은 주 ... 진 수 당 송 원 명 청 으로 이어지는 중국 역대 왕조의 순서.
고려에서 Korea 가 나왔고, China 는 진(秦)이 어원인데, 그럼 Japan 은 왜 Japan 인가... 하는 이야기...
주위사람들이 우리 대화에 귀 기울였다면 아마 우리가 역사학자쯤 되는줄 오해했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친구들의 술자리에서 나올 화제는 아닌데... 참.. 우리도 연구대상이다.
10시가 조금 못미쳐 헤어져 집에 들어오자마자 문자메세지 수신음이 울린다.
형수겠지...
아니나다를까... 이 친구는 꼭 헤어지면 이런 멘트를 날려 민남을 깔끔하게 갈무리한다.
문자를 보고있는데, 울려든 전화는 광호.
"야~~ 오늘 즐거웠다... 다음엔 까사미오로 갈께... 그리고 내일 지연이 세배오라 그래.."
무자년 세밑 마지막 날을 정이 듬뿍 가는 가까운 친구 두명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너무도 행복했다.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한 친구야 ~~~
우리 건강하게 살면서 변함없이 이렇게 유쾌한 시간을 나누자구나...
그나저나 봄이 되면 필러 맞으러 오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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