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동호회를 통해 알게된 [흑기사].

한때 사업실패로, 컴퓨터를 조립해 용달차로 전국을 돌며 판매를 했다 해서
처음 동호회의 필명을 [박기사]로 했으나, 너무 기사 티가 난다는 나의 권유를 받아즐여 [흑기사]가 되었다.

그 뒤 또 한번의 실패로 식당 종업원과 빌딩 청소 등, 와신상담 끝에 재기에 성공해
지금은 300여개가 넘는 별정통신사 중, 년간 매출 100억이 넘는 국내 5대 별정통신사의 대표다.

며칠 전, 새해를 맞아 얼굴 한번 보자고 만났는데, 그 날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
'형님.. 저는 설사 지금하는 일이 잘못된다 하더라도, 또 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늘 듭니다.'
그러면서, 다시 하게 된다면 무엇을 할지 콘텐츠에 대한 청사진을 살짝 들려준다. 

그런 자신감은, 어쩌면 두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성공을 기반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도 이 친구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질과 능력과 뚝심이 있다고 인정한다.

4년여를 알고 지내면서 내가 흑기사에게 배우는건,
성실함과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 그리고 남에 대한 배려다.
하지만, 사업에 관한 한, 배포 큰 승부사적 기질이 있다.

이 친구에 대해 놀란 것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위에 언급했던, 시업 실패 후 식당 종업원과 빌딩 청소를 했었다는 점.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의 신분에 있던 사람이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말 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정말 자신을 내던지는 집념과 현실인식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또 하나는, 주식으로 큰 돈을 한번 벌고는, 그 이후 일체 주식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
행운은 한번으로 족하지, 결코 두세번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좋게 찾아온 것을 반복해서 바라는 욕심이 결국 얻은 행운을 다시 잃게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위의 두가지가 가능케 하는 요인을,  나는 마음을 비울 줄 아는 대범함이라고 생각한다.
 
흑기사와 함께 한 자리에서는, 일행이 늘 신경쓰이는 일이 하나 있다. 
마치 서부영화에서 게리쿠퍼가 속사권총을 뽑듯, 어느 자리에서든 항상 지갑을 먼저 뽑기 때문이다.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애인으로는 더 할 수 없는 만점이지만, 남편으로서는 빵점인 셈이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했지만,  어디 그것도 한두번이지, 무지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보니 계산 실강이 하느라, 자리가 끝날 무렵이면 서로 먼저 나가기 바쁘다.  


직장에서 나온 뒤, 이런 멋진 사람을 만나 친교를 맺고 지낸다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큰 행운이자 축복인지 모른다.

그 와의 만남이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인연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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