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고 30기 임원단.
나의 폴더/사람 사람들 2008. 4. 29. 09:38 |석달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기 간사모임.
그러니까 이 친구들이 고3시절의 각반 대표들이다.
삼성전자 부사장도, 고등법원 부장판사도, 건축회사 사장도, 그리고 중소기업 대표도
결국은 이순간만은 백수인 나랑 똑같이 반(班) 대표에 불과하다.
저 친구들 중에 새로운 삶을 사는 친구가 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에 있으면서 동창들 모임에 거의 나오지않던 이 친구가
암선고를 받고 투병생활 끝에 극적으로 삶을 건졌다.
이 친구는 투병시절에 간절히 기도를 했단다.
'여태까지는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아왔었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제게 새로운 삶을 주신다면 정말 지금부터는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겠습니다.
저한테 기회를 주실 수 없으십니까...'
암을 이겨낸 이 친구는 지금은 모든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을 한다.
일 밖에 모르던 사람이 가족에게도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동창 중에 누군가가 병원에 입원을 하고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평소 친분과 관계없이 잘 모르는 동창이라도 거의 빠짐없이 병문안을 간다.
자신의 구원을 갈구하던 분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동기회장 왈
- 야~~ 상범이 씨발놈아... 오늘은 니가 내...
> 왜 내가 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장님 命이라면 이유없이 존명(尊命) !!!
간사모임은 보통 동기회비로 계산을 하는데, 가끔가다 한번씩 동기회장이 권력을 남용하는 객기를 부린다.
오늘처럼 '야 오늘은 아무개가 내..' 한다거나, 혹은 '오늘은 누구하고 누구 둘중에 누가 낼래?' 이런 식이다.
그러면 누군가는 나서는데, 오늘은 내가 성은을 입었다.
기껏 내게 그래놓고는 회장이 계산하려는걸 내가 카드를 내미니,
- 어~~~ @>@.. 진짜 니가 계산하는거야???
> 나보고 내라며??? 회장님한테 보일게 충성심 밖에 더 있나...
회장이 쎄긴 쎄다. 씨발놈 소리 들어가면서도 끽소리 못하고 계산하고 있으니...
대신 2차로 까사미오 매출이 올랐다.
그럼 대체 내가 손해를 본거야?? 이익을 본거야???
그런 계산기를 두들겨보고싶지 않은게 친구들의 모임인가 보다.
저 중에 한 친구는 파카 크리스탈 납품을 한다.
그 친구가 얼마 전에 까사미오로 와인잔 3박스를 보내왔다.
고마움의 표시로 헤어지면서 와인을 챙겨주니, '야... 왜 이래??? 뭐하는거야.... 나중에 와이프하고 오면 그때 줘...'
그래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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