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 앙상해질 정도로 걷어갈 시기가 지났음에도
발갛게 익은 감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들을 위한 작지만 소중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東西, 新舊 혹은 古와 今이 어우러진 이 모습이 좋았다.

한참을 이 자리에 머무르며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 모습에서 공간과 시간의 조화, 그리고,

黑과 白, 赤까지 색의 조화까지 음미하면서.

:



여길 보는 순간

뭐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깊은 상념에 잠기게 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들에게 주는 선물  (0) 2011.11.28
東西, 新舊 혹은 古와 今  (0) 2011.11.08
이런 모습 정말 너무 싫은데..  (1) 2011.10.19
가을 전령사 - 밤  (0) 2011.10.07
살아있음은..  (0) 2011.10.04
:

양평 5일장을 들렀다.
TV프로 [1박 2일]에서 시골 장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
그걸 보다보니 정말 오랜만에 장 구경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들른 양평 5일장.
하지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들어선 장 입구에서 제일 처음 접한 모습은 나를 너무 슬프게 한다.





갑자기 어디서 새끼 고양이의  작은 울음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니..
쟤네들 중 노란 녀석이 나를 보고는 두 발을 들고 망에 매달려 어찌나 보채는지..
마치 자기 좀 데려가 달라는 몸짓인 양 느껴져 마음이 쨘~하다.   

한 마리에 만원이라는 소릴 들으니, 집 앞 동물병원에 있는 분양가 70만원이라는 고양이 생각이 난다.




얘네들은 위에 애들보다 좀더 큰 애들이다.
덩치가 큰 애들이 운신이 불편할 정도로 작은 우리에 있는걸 보니 안쓰럽다.



맞은 편에 있는 아이들.
우리 안쪽 왼쪽에는 비슷한 아이들 셋이 자기들끼리 엉켜붙어 있다.
아내는 같은 가족이 아닐까 싶단다. 헤어지기 싫어서..?



고양이와 개만 있는게 아니다.
닭, 토끼, 그리고 이름도 잘 모를 동물들도 있다.




그런데..  얘는 뭐야?   개도 아닌거 같고, 곰도 아닌거 같은데...
이런 애도 데려가는 사람이 있을까..??



꼬맹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고양이들에게 더 관심이 가는데, 아내가 그런다.
"쟤네들 누가 데려가지 않고 더 크면 사료 부담 때문에 결국 버리거나 방치할거 아냐..  
 그럼 유기묘가 될테고..  불쌍해서 어떻해.."

나도 그 말에 공감을 표했는데, 오후에 모임에 나가 이 이야기를 했다가 황망한 이야기를 들었다.

"버리긴 왜 버려~ 신경통에 좋다고 잡아먹지~"



저 모습도 싫었는데, 아.. 정말 끔찍하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東西, 新舊 혹은 古와 今  (0) 2011.11.08
深想  (0) 2011.10.30
가을 전령사 - 밤  (0) 2011.10.07
살아있음은..  (0) 2011.10.04
가을 마중  (0) 2011.09.15
:

가을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것을 꼽으라면 대부분 코스모스가 연상된다.
여유로움이 많이 사라진 도시인이 그나마 코스모스라도 떠올릴 수 있는게 다행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도 우리 주변에 가을을 알려주는 전령사는 다양하다.

고개를 숙여가는 황금빛 벼도 있고, 대추도 그렇고, 홍시와 은행 역시 가을을 만끽케 하지만,
밤이 주는 가을의 짙은 정취는 또 남다르다.






아무리 반응이 없다고 하나, 품고 키웠던 결실을 앗긴 모습은 쓸쓸해 보인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深想  (0) 2011.10.30
이런 모습 정말 너무 싫은데..  (1) 2011.10.19
살아있음은..  (0) 2011.10.04
가을 마중  (0) 2011.09.15
여러 의미를 안겨주는 선풍기  (0) 2011.07.04
:



온전치 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끝날 때 까진 끝난게 아니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모습 정말 너무 싫은데..  (1) 2011.10.19
가을 전령사 - 밤  (0) 2011.10.07
가을 마중  (0) 2011.09.15
여러 의미를 안겨주는 선풍기  (0) 2011.07.04
변화하는 막걸리  (0) 2011.06.17
:

낮 기온은 아직 높고, 그만큼 낮은 아직 뜨겁다.
하지만, 일교차가 심해 밤엔 이제 서늘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기온이 아무리 버티려 해도 계절을 거부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이다.

그렇게 스멀스멀 다가오는 가을을 마중나가 보았다.



가을의 코스모스는 여러 색을 입고 있다.

이제 막 수줍게 자신을 알리는 듯한 풋풋한 느낌의 분홍색도 좋고,
성숙함과 요염함을 맘껏 발산하는 듯한 진홍빛도 좋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를 가꾸는 듯 청초함을 주는 흰색 코스모스가
내겐 더 가을처럼 와닿는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대추.

특히 파란 대추는 도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익숙치가 않다.
오랜만에 접하는 탱탱한 파란 대추는 주름잡힌 빨간 대추에 익숙한 나에게 활력의 아이콘처럼 다가왔다.



저렇게 나무에 매달려있는 사과를 본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에 없다.

마트나 과일가게에서 수없이 보아온 사과는 늘 유광의 표면이었다.
발갛게 홍조를 띄워가는 무광의 질감이 [햇]과 [풋]의 의미를 생각케 한다.
사과를 먹고 싶기 보다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구나..



가을은 삼원색이다.

파란 하늘도 있고. 노랗게 익어가는 들녘도 있지만, 빨간 고추도 가을을 전해준다.
바닥에 누워 햇살을 쬐는 빨간 고추는 매달림에서 해방된 노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다소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생의 부분이 아니겠는가.


내가 마중나갔던 가을은 이렇게 내게
풋풋함과 발랄함과 꿋꿋함, 그리고, 약간의 소외감 등 변해가는 우리 삶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전령사 - 밤  (0) 2011.10.07
살아있음은..  (0) 2011.10.04
여러 의미를 안겨주는 선풍기  (0) 2011.07.04
변화하는 막걸리  (0) 2011.06.17
재치가 넘치는 푸념  (0) 2011.06.07
:

해마다 여름만 되면 자꾸 뭔가 생각케 하는 물건이 있다.  
아버님을 찾아뵐 때마다 눈에 보이는 이 것.

 
 



우리 집에 들어온 시점이 내 막내동생이 태어난 1963년이니 만으로 48년이 됐다.
구입일 기준으로 48년이고, 제조일은 더 이른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여름이면 두 분은 에어컨 대신 이 선풍기에 의존하시는데,
이 녀석을 볼 때 마다 두 가지를 생각케 된다.

하나는, 일본이 정말 제품 하나는 튼튼하게 만들었다는거.
48년 동안 고장 한번 난 적 없이 지금껏 튼실히 돌아가고 있으니, 정말 대단하다.
그동안 국산 선풍기 몇 대가 거쳐간 것과 비교해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놀라운건,
저 것을 아직껏 중히 사용하시는 두 분, 특히, 아버님의 알뜰함이다.
기기 자체의 튼튼함이 장수의 기본이었겠지만, 여지껏 관리를 잘 해오신 꼼꼼함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또한, 수없이 개량되고 진화된 냉방기기의 홍수 속에서도 그토록 오랜 기간 물리지않고 고집스레
사용하시는 그 알뜰함은 내게 늘 경이의 대상이다.

두 분의 집에도 에어컨은 있다.
언제 구입하셨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15년도 훨씬 오래 전 구입하신거지만,
아마 가동도 안 해본 해가 더 많을 것이다.
손님이 오셨을 때만 잠시 가동할 뿐, 두 분만 계실 때는 에어컨을 트는 적이 없으시다.
항상 저 선풍기가 역할을 대신한다. 
때문에 여름에 우리가 찾아뵐 때도 에어컨 혜택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내가 초등학교 때 부터 내 눈에 익숙한 저 선풍기.
언젠가 두 분이 돌아가시게 되면 저 선풍기는 어떻게 될까?
동생은, 제조사 제품 박물관에 양도하면 좋지않느냐는 아이디어(?)도 냈지만,
언젠가는 내게 깊은 생각을 안겨줄 숙제가 될거 같다.


저 선풍기는 단순한 선풍기가 아닌,
아버님 삶의 한 단면이자, 87년간 그 분이 살아오신 가치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음은..  (0) 2011.10.04
가을 마중  (0) 2011.09.15
변화하는 막걸리  (0) 2011.06.17
재치가 넘치는 푸념  (0) 2011.06.07
재치있는 [쏘맥잔]  (0) 2011.06.01
: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가다보니 잘 때를 놓쳐 애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턴가 잠을 청하기 위해 맥주를 한 캔씩 마시는 습관이 들었는데,
아쉬움을 주는 맥주 한 캔의 양 탓에 어떤 때는 라지 사이즈를 택하기도 한다.

그런데, 맥주에 땅콩을 곁들이다보니 어느 순간 복부 전선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해
심야 맥주를 끊은지가 오래 됐다. 그 대신 대체재가 된게 와인. (사실 안 하는게 제일 좋은데..)
하지만, 와인도 문제는 있다. 술이 약한 나에게 양이 너무 많다는거다.
술이 약하지않더라도 하루 와인 한 병은 부담스럽다. 그냥 한 두 잔이 편한데,
문제는, 와인을 삼사일 혹은 사오일에 나눠 마시면 그 사이 맛이 변한다는 것.
그런 보관기간을 생각하다보면 하루 마시는 양이 많아지는게 마음에 걸린다.

그러던 차, 우연히 마트에서 막걸리를 보게 됐다.
그렇지않아도 막걸리가 좋아지던 참에 눈에 뜨인 막걸리..
막걸리 한 통의 가격이 캔맥주 미디움 사이즈와 비슷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워낙 종류가 다양하여 가격 편차가 있지만, 캔맥주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비슷하거나, 약간 고등급의 막걸리라도 캔맥주에 비해 크게 비싸지가 않다.
양이 캔맥주 두 배 이상이지만, 요즘 나오는 퓨전 스타일의 막걸리는
도수도 높지 않을 뿐 더러, 맛도 부드럽고 연해 한 통을 마셔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서 아예 종류별로 대량으로 구입하기도 한다.



우리 집에 술이 10통씩 채워지다니...  나도 술꾼이 돼가나..


막걸리의 종류도 엄청 다양해졌다.
맛 뿐만 아니라, 젊은 층과, 특히, 여성들을 의식해서인지
브랜드명과 용기, 그리고, 디자인에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내가 즐기는 쥬시락 계열도 술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든다.
향과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취기도 느낄 수 있어 좋다.
그 옛날 걸쭉한 맛의 막걸리는 이제 상상할 수도 없다.

옛 막걸리를 즐기던 애주가들에겐 지금의 막걸리는 너무 싱겁고 밋밋해 
칼칼하면서도 텁텁하고 걸쭉한 맛의 토속적인 막걸리에 향수를 느끼기도 하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의 입 맛을 잡기 위한 변신은 어쩔 수가 없다.


오늘은 어느 걸로 할까..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꼬맹이가 슬그머니 올라와 탐색을 한다.
꼬맹이는 자연담은 막걸리에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그럼 그 걸로 할까..

그런데, 저리 있으니까 막걸리가 작아 보이는게 아니라, 꼬맹이 덩치가 왜 이리 커 보이는거야~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마중  (0) 2011.09.15
여러 의미를 안겨주는 선풍기  (0) 2011.07.04
재치가 넘치는 푸념  (0) 2011.06.07
재치있는 [쏘맥잔]  (0) 2011.06.01
종교도 감성마케팅?  (0) 2011.05.11
:



대단한 재치.

내가 사용해봐도 한 장으론 결코 충분치 못했다.

그렇다고 넉 장까지는 아니고 내 경험으로 두 장이면 충분할거 같은데,

아마 한 장으로 충분하다는 것에 대한 터무니없다는 반발 표현이 아닌가 싶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러 의미를 안겨주는 선풍기  (0) 2011.07.04
변화하는 막걸리  (0) 2011.06.17
재치있는 [쏘맥잔]  (0) 2011.06.01
종교도 감성마케팅?  (0) 2011.05.11
미안해~ 민들레..  (0) 2011.04.30
:



세상엔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치있는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웃음을 찾는다. 

이 [쏘맥잔]도 그렇다.
많은 애주가들이 즐기는, 쏘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쏘맥].
그 [쏘맥]을 정량화시킨 잔.

주점에 비치하면 엄청나게 인기를 끌거 같네..  대박~~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화하는 막걸리  (0) 2011.06.17
재치가 넘치는 푸념  (0) 2011.06.07
종교도 감성마케팅?  (0) 2011.05.11
미안해~ 민들레..  (0) 2011.04.30
봄을 부럽게 하다  (0) 2011.04.19
:




사람의 감정을 움직여 구매심리를 자극하는걸 [감성 마케팅]이라고 한다.
신뢰감과 친근감을 주는 이름을 사람들에게 인지시키는게 [브랜드 마케팅]이다.


과거에는 속세인이 예수님이나 부처님의 마음을 얻기 급급했다면, 
이제는 부처님이나 예수님께서 속인의 선택을 받아야 할 정도로 각 종파는 신도 확보에 공을 들인다.
그만큼 이제 종교도 지나친 신성감이나 엄숙함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이 시대의 종교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순수하게 세상의 구원을 위해서든, 다른 목적이 있어서든..
 

좋은절.

조계사, 봉은사, 수덕사.. 등등.. 수 많은 사찰들과 비교할 때 참 낯설면서도 신선한 이름이다.
우선, 순 우리말이다. [사(寺)]가 아니라 [절]이다.

이름 그대로 왠지 좋은 일이 있을거 같고, 모든게 좋을거 같다.
단지, 좋고 나쁨의 이분법적 늬앙스가 느껴지는 것만 제외한다면.

부처님께서 오신 날.
그 분께서 [좋은절]에도 들르셨겠지만, 좋은 절만 찾으시지는 않으셨으리라.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치가 넘치는 푸념  (0) 2011.06.07
재치있는 [쏘맥잔]  (0) 2011.06.01
미안해~ 민들레..  (0) 2011.04.30
봄을 부럽게 하다  (0) 2011.04.19
늦었다고 안피는건 아니다  (2) 2011.04.10
:

봄을 생명이라 한다.
모든 것들이 깊은 동면에서 깨어나기 때문이다.

요즘 한창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곳곳에 여러 색으로 단장한 나무와 꽃들이 나름의 모습을 보인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의 자태도 좋지만,
신록이라는 단어 외에 뭐라 표현할 길 없는 파리하고 연한
새순들을 보면 가슴이 벅찰 정도다.

엊그제 만난, 감성미 넘치는 영상을 잘 담는 물가아우도
그런 색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그 색을 四月綠이라 칭했다.

그 사월록을 렌즈를 통해 담고싶어도,
내 재주로는 도저히 그 느낌을 살릴 엄두가 안나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키로 했다.

나는 그렇게 먼 발치로 보이는 곳만 응시하며 봄을 느끼고 있었는데,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주차한 차에 오르려는 순간,
아내의 놀라움 어린 목소리가 들린다.
"어머~ 이 돌 틈을 비집고 얘네들이 나오네~" 

차량과 차량 사이 돌 틈 속에 생명의 모습을 드러낸 민들레.

경이로웠다. 

아무 생각없이 무심하게 주차한 내 차의 바퀴 밑에도
짓눌린 민들레가 있을 것이다.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곳에서도 생명은 잉태된다.
그렇게 모질면서도 역동적으로 잉태되는 생명들을
아무 생각없이 짓밟는게 우리들이다.

누군가에겐 낭만을 주는 봄이
또 다른 생명체에게는 생존을 위한 시련기이기도 하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치있는 [쏘맥잔]  (0) 2011.06.01
종교도 감성마케팅?  (0) 2011.05.11
봄을 부럽게 하다  (0) 2011.04.19
늦었다고 안피는건 아니다  (2) 2011.04.10
이제 봄이 왔나보다  (0) 2011.04.06
:



커피숖 오픈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기타를 치며 작곡을 하는 모습에서 계절과 청춘의 봄을 느낀다.

그리고, 저런 인생의 봄이 부럽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교도 감성마케팅?  (0) 2011.05.11
미안해~ 민들레..  (0) 2011.04.30
늦었다고 안피는건 아니다  (2) 2011.04.10
이제 봄이 왔나보다  (0) 2011.04.06
술집에서 얻은 술자리 교훈  (0) 2011.04.05
:




같은 환경이라고 모든게 똑같이 반응하는건 아니다.
같은 수종이라고 같은 환경에서의 반응이 같은 것도 아니다.

부지런해 보이는 것이 먼저 눈에 띄이지만, 
조금 늦었다고 계속 푸르름을 상실한 채 있지는 않을 것이다.

뿌리만 살아있다면,
자신만의 능력에 맞춰 호흡을 조절하며 역할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도 같지 않을까.
자라는 속도가 다르고, 자신을 드러내는 시기도 같을 수는 없다.
개나리나 라일락일 수도 있고, 맨드라미일 수도 있고, 코스모스일 수도 있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필요한건, 
무엇을 드러내는 시기를 기다리는게 아니라,
열정이라는 뿌리가 죽지않았는지 살펴주는게 아닐런지.



- 일요일 오후 두 시간의 봄맞이 산책길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안해~ 민들레..  (0) 2011.04.30
봄을 부럽게 하다  (0) 2011.04.19
이제 봄이 왔나보다  (0) 2011.04.06
술집에서 얻은 술자리 교훈  (0) 2011.04.05
내가 품지 못하는 것은..  (0) 2011.03.27
:


이제 정말 봄이 왔나보다.

길을 걷다 한 점포의 오픈테라스가 정겹게 느껴져
무작정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기온도 적당하니 상큼하고 바람도 가볍다.

참 여유로울 수 있는 봄인데,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그렇진 않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게 안타깝다.



집근처에서 운동을 하던 아내도,
숨어있는 봄을 찾았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봄은 이렇게 곳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막걸리 한 잔 하자는 생각에 들른 전 집 벽에 붙어있는 술자리 예절에 대한 문구.

첫째  기뻐서 마실 때는 절제가 있어야 한다.
둘째  피로해서 마실 때는 조용하여야 한다.
셋째  점잖은 자리에서 마실 때에는 소세한 풍조가 있어야 한다.
넷째  난잡한 자리에서 마실 때에는 금약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새로 만난 사람과 마실 때에는 진솔하여야 한다.

문구 하나하나가 참 묘하게 와닿는다.

먼저, 기뻐서 마실 때 절제하기가 쉽지 않다.
피로해서 마실 때는 기력이 없을테니 조용할 수 있겠다.

그런데, 세번째 네번째에 참 어려운 단어가 있다.
이 단어만 보더라도 이 글은 보통의 일반적인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 아니다.

소세(梳洗)란 단어를 찾아보니 머리를 빗고 낯을 씻는다는 의미다.
풍조(風操)높은 지조를 뜻한다.
그러니 소세한 풍조란 자세를 반듯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면 될까..

금약을 찾아보니, 하지 못하게 단속한다는 의미의 禁約과, 먹지 못하게 하는 약이라는 禁藥이 있는데,
저 금약이 어떤 의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가장 마음에 드는 문구는 새로 만난 사람과 마실 때에는 진솔하여야 한다는 마지막 다섯째다.


목요일, 모임이 있다.
블로그에서 만나 친분을 맺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다시 만나
까사미오에서 소규모 번개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새로운 사람들도 만날거 같다.  
진솔하도록 하자.
:



품어야 할 것을 품지 못하면
왠지 외로워 보이고 소외된 느낌을 준다.

다행인건,
사람은 하기에 따라 많은 걸 품을 수 있다는거다.

외롭다거나 소외된 느낌을 받는다면,
내가 품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

가끔은 할 수 있는 걸 하지 않은 채 무엇을 탓하기도 한다.
품지 못한다는건 스스로를 방치하는거다. 
:



"어~ 오사까가 동경보다 비싸요?"
.
.

"저희 사장님이 오사까에서 공부하실 때 학비가 더 들었답니다."



일반적으로는 언뜻 납득이 안가는 것에도
행위 주체에게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인정은 못하더라도, 한번쯤 이유는 생각해 보자.
:


자동차 side mirror 하단에는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고 적혀 있다.

내 차 바로 옆 가까이에서 따라오는 자동차는
거울을 통한 시야에 안들어 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사람도, 행복도 그렇지않을까..

때로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둘러봐도 아무도 없이 혼자인거 같은 허전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다시 한번 내 뒤를 돌아보자. 누군가 가까운 곳, 바로 내 등 뒤에서
묵묵히 나를 따르며 지켜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단지, 너무 가까워 미처 보이지 않았을 뿐..

사이드 미러를 통해 멀리 따라오는 차들만을 바라보고 대응하듯,
우리도 멀리 있는 사람만을 바라보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정작 내 바로 가까이에 누군가가 있음에도 말이다.

늘 곁에 있었기에 그 자리에 있는걸 의식도 못했던 사람,
늘 곁에 있었기에 그 자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사람.
그리고, 그게 행복이라고 조차 느끼지 못했던,
그 보이지않는 가까움의 존재를 소중히 하자.

:



상가입구 옆 작은 비닐포장집에 아이들이 모여 들었다.

오뎅과 떡볶이.. 그리고, 떡꼬치.

아이들의 표정이 모두 밝다.
아이들에겐 산해진미 이상의 맛이리라.


방학동안 못 보던 사이에 아이들이 부쩍 큰거 같다는 가게 아주머니의 말.
그만큼 아이들도 저 가게가 그립지 않았을까.

 
아주머니의 말 속에서
적어도 아주머니 손에서의 불량식품은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유없는 행동은 없다  (0) 2011.03.22
보이지않는 가까움의 존재  (0) 2011.03.08
깜찍한 미니 청첩장  (0) 2011.02.10
불타는 히레사케  (0) 2011.02.08
유쾌한 화장실 에티켓  (0) 2011.01.19
:

회사 동기들과의 모임이 있던 날,
한 친구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나눠준다.

그 내용물을 보며 우리 모두는 경탄했다.



청첩장인데, 그 크기를 실감하기 위해 키보드와 비교해 본다. 



아주 작은 청첩장.

정식으로 돌리는 일반 크기의 청첩장 외에 따로 만든거라는데,
요거 아주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주머니에 간편히 넣고 다니며 소식을 전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딱이다.

야~ 이런 것도 있네..  모두가 재밌게 받아보던 중, 한 친구가 묻는다.

"근데, 왜 부모 이름이 없어?"  그 말을 들은 혼주, "어~ 없어?  왜 없지??"  
으이그~  확인도 안했구만..

아마, 신랑 신부가 어른들에게 보내는 것과 별도로 자기들 친구용으로 만든 걸
이 친구가 들고 나오기 편해 가져온게 아닌가 싶다.

여튼, 요즘 젊은이들의 깜찍하고 신선한 발상을 보는거 같아 즐겁다.^^
:

서초동 강남대로 뒤
사랑의 교회 정문 맞은 편 부근에 있는 [간사이 오뎅].
한번 들러보고 싶었던 이 집에서 흥미로운 걸 보았다.

히레사케를 주문했더니 잔에 채워 갖다 주는게 아니라,
빈 잔을 놓고 라이터에 불을 켠 상태에서 술을 따른다.





그러자,
병 입구에서 술잔까지 불타는 술줄기.

요거~ 아주 괜찮은 퍼포먼스다.

그 날,
선술집 분위기의 낡은 듯 한 느낌을 주는 유리창 너머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눈이 내리고 있었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큼만 한다면...  (0) 2011.02.24
깜찍한 미니 청첩장  (0) 2011.02.10
유쾌한 화장실 에티켓  (0) 2011.01.19
빵 터진 2011년 소망  (0) 2010.12.30
Merry Christmas ~~  (0) 2010.12.24
:

신갈에 있는 대형 고기집 화장실 소변기 위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한줄 한줄 읽다보니 웃음이 나온다.

결국,

많이 참지도 않았음에도 끝까지 읽고 말았다. ^^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깜찍한 미니 청첩장  (0) 2011.02.10
불타는 히레사케  (0) 2011.02.08
빵 터진 2011년 소망  (0) 2010.12.30
Merry Christmas ~~  (0) 2010.12.24
인상적인 축하 리본  (0) 2010.12.20
:

교보타워 후문에 있는 샌드위치 전문점 퀴즈노스에 들르니 재미난게 있다.
송년 이벤트로 고객이 2011년에 바라는 각자의 소망을 카드로 만들어 트리 장식품으로 사용한 것.

여러가지 재미난 문구가 많은데, 그 중 가장 눈길을 끈 것.



화끈하게 써놓은
[훈남을 다오].

그에 비해 오른 쪽에 있는 분은 표현이 상당히 다소곳하다.
[따뜻한 남자 (이상형) 만나게 해주세요].
그런데, 그 밑의 소망이 엄청나다. [100억] @ㅁ@..  이 정도면 소망이 아닌 대망이지.
이 분은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어떤 것을 택할까..  뭐.. 답은 대충 나오겠지만...^^


윗 사연보다 더 나를 빵 터지게 한...

   

첫 줄만 읽고는 무척이나 마른 사람의 소망인줄 알았는데..
그 아래를 보고 어찌나 웃음이 터지던지...  이게 사실 웃으면 안되는건데..

[하루만]이라는 표현에서 간절함이 느껴진다.



나의 2011년 소망을 하나만 표현하라면 무엇이라 해야 하나...
신년을 맞는 소망 하나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한 스스로가 안쓰럽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타는 히레사케  (0) 2011.02.08
유쾌한 화장실 에티켓  (0) 2011.01.19
Merry Christmas ~~  (0) 2010.12.24
인상적인 축하 리본  (0) 2010.12.20
2010 겨울의 첫 눈  (0) 2010.12.10
:



블로그 친구분들 즐거운 성탄 맞으시기 바랍니다.

제가 나눠 드릴 수 있는건 제 마음 밖에 없군요.

^-----------^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쾌한 화장실 에티켓  (0) 2011.01.19
빵 터진 2011년 소망  (0) 2010.12.30
인상적인 축하 리본  (0) 2010.12.20
2010 겨울의 첫 눈  (0) 2010.12.10
개팔자 주인팔자??  (0) 2010.11.30
:



결혼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환에 달려오는 리본.
화환을 늘어놓는 것이 번잡하여 리본만 분리한줄 알았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화환은 절대 사절하며 굳이 화환을 보내실 분은
리본만 받겠다는 혼주의 강력한(?) 사전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한다.

허례허식을 피하면서도, 지인의 성의를 무시하지 않으며,
소위 격식까지 챙기는 방법은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있는거 같다.
  
결국 체면과 과시욕, 그리고 스스로의 자존심에 대한 작은 집착의 문제가 아닐까.

완전히 비울 수 없다면, 차선을 찾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함을 배웠다.



집사람과 나눈 이야기가 생각난다.

- 여보.. 지연이는 아무래도 우리 뜻대로 하기가 그렇겠지만, 
   재원이 결혼은 청첩장도 돌리지 말고 편한 식당 같은데서 가까운 사람들만 불러 조용히 해요.
   축의금도 일체 받지 말고.. 그런 걸로 괜히 부담줄 필요없잖아..

> .. 당신 생각이 그러면 그러던가..

- (내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고 생각했는지) 왜요? 당신 본전 생각나요?

> 본전 생각..?  음... 그동안 뿌린 돈이 얼만데...  ㅋㅋ~~

- 그럼 앞으로라도 뿌리지 말던가... ^^*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빵 터진 2011년 소망  (0) 2010.12.30
Merry Christmas ~~  (0) 2010.12.24
2010 겨울의 첫 눈  (0) 2010.12.10
개팔자 주인팔자??  (0) 2010.11.30
晩秋? 滿秋!  (0) 2010.11.19
:



나중의 불편함을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면,
눈 만큼 우리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것도 많지 않을 것 같다.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Merry Christmas ~~  (0) 2010.12.24
인상적인 축하 리본  (0) 2010.12.20
개팔자 주인팔자??  (0) 2010.11.30
晩秋? 滿秋!  (0) 2010.11.19
차 가격과 주차면적과 인격의 상관관계  (4) 2010.11.16
:




개팔자가 상팔자라 하지만, 개라고 다 상팔자겠는가.
하지만, 이 녀석들은 정말 상팔자라는 생각이 든다.

서서히 다가오는 엄동설한에 추위와 배고픔에 떨 유기견이 얼마나 많겠는가.
어디 유기견 뿐이겠는가.

같은 생명을 가지고 존엄성을 비교한다는게 어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녀석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노력을 하면서도 피곤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주위에 많다는걸 생각하면 참 복받은 녀석들이라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


각기 다른 種의 세 녀석이 어쩜 이리 편안하고도 자연스런 모습으로
동시에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지...  마치 숙련된 모델 같다.
그리고   의연하고 느긋하게 사진 찍히는걸 즐기는거 같기도 하고..
표정도 다양하잖아..  살며시 웃는 듯, 약간 뚱한 눈길, 그리고 무표정까지.. 

얘네들은 명견이라기 보다 명품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낳아준 부모 잘 만나고 키워주는 주인 잘 만나 이러고 있는 녀석들...

니~들은 복 받은 줄 알아!!  이것들아~~~ ^^

'보고 듣고 느끼고 > 렌즈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상적인 축하 리본  (0) 2010.12.20
2010 겨울의 첫 눈  (0) 2010.12.10
晩秋? 滿秋!  (0) 2010.11.19
차 가격과 주차면적과 인격의 상관관계  (4) 2010.11.16
오는 가을 가는 가을  (0) 2010.11.14
:










가을이 깊어간다.  

포근한 가을엔 팔짱을 끼고픈 그윽함과 느릿느릿 걷고싶은 아늑함이 있다. 

그렇게 걷는 30분 거리에 가을은 이렇게 내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