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막걸리
보고 듣고 느끼고/렌즈가 보는 세상 2011. 6. 17. 14:12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가다보니 잘 때를 놓쳐 애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턴가 잠을 청하기 위해 맥주를 한 캔씩 마시는 습관이 들었는데,
아쉬움을 주는 맥주 한 캔의 양 탓에 어떤 때는 라지 사이즈를 택하기도 한다.
그런데, 맥주에 땅콩을 곁들이다보니 어느 순간 복부 전선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해
심야 맥주를 끊은지가 오래 됐다. 그 대신 대체재가 된게 와인. (사실 안 하는게 제일 좋은데..)
하지만, 와인도 문제는 있다. 술이 약한 나에게 양이 너무 많다는거다.
술이 약하지않더라도 하루 와인 한 병은 부담스럽다. 그냥 한 두 잔이 편한데,
문제는, 와인을 삼사일 혹은 사오일에 나눠 마시면 그 사이 맛이 변한다는 것.
그런 보관기간을 생각하다보면 하루 마시는 양이 많아지는게 마음에 걸린다.
그러던 차, 우연히 마트에서 막걸리를 보게 됐다.
그렇지않아도 막걸리가 좋아지던 참에 눈에 뜨인 막걸리..
막걸리 한 통의 가격이 캔맥주 미디움 사이즈와 비슷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워낙 종류가 다양하여 가격 편차가 있지만, 캔맥주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비슷하거나, 약간 고등급의 막걸리라도 캔맥주에 비해 크게 비싸지가 않다.
양이 캔맥주 두 배 이상이지만, 요즘 나오는 퓨전 스타일의 막걸리는
도수도 높지 않을 뿐 더러, 맛도 부드럽고 연해 한 통을 마셔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서 아예 종류별로 대량으로 구입하기도 한다.
우리 집에 술이 10통씩 채워지다니... 나도 술꾼이 돼가나..
막걸리의 종류도 엄청 다양해졌다.
맛 뿐만 아니라, 젊은 층과, 특히, 여성들을 의식해서인지
브랜드명과 용기, 그리고, 디자인에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내가 즐기는 쥬시락 계열도 술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든다.
향과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취기도 느낄 수 있어 좋다.
그 옛날 걸쭉한 맛의 막걸리는 이제 상상할 수도 없다.
옛 막걸리를 즐기던 애주가들에겐 지금의 막걸리는 너무 싱겁고 밋밋해
칼칼하면서도 텁텁하고 걸쭉한 맛의 토속적인 막걸리에 향수를 느끼기도 하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의 입 맛을 잡기 위한 변신은 어쩔 수가 없다.
오늘은 어느 걸로 할까..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꼬맹이가 슬그머니 올라와 탐색을 한다.
꼬맹이는 자연담은 막걸리에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그럼 그 걸로 할까..
그런데, 저리 있으니까 막걸리가 작아 보이는게 아니라, 꼬맹이 덩치가 왜 이리 커 보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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