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두번 째 단체전시회 - 월산미술관
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2012. 9. 1. 23:26 |
두 달여 전 단체전에 처음 작품 한 점을 내걸었던 아내의 두번 째 단체전시회.
인사동에서 전시회 데뷔(?)를 하더니, 이번엔 분당 이매동에 위치한 월산미술관.
건물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규모가 작은 건물의 지하에 위치한 월산미술관의 내부는 오붓했다.
이번에 전시된 아내의 작품은 석 점.
아내는 그림을 매우 좋아한다.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직접 그리는 것 역시 초등학교 시절부터 꽤나 하고 싶었던 로망이었단다.
때문에 미대에 진학하고픈 욕구가 컸지만, 환경이 그 뜻을 허용하지 못 해 그림에 대한 열망은
늘 아내의 마음 한 켠에 켜켜이 쌓여 있었던 거 같다.
사람들은 때로 참 엉뚱한 데서 인연이 묘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혼 후 집안 행사로 친척들이 모였을 때, 육촌 여동생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육촌 여동생이 아내와 중학교 동창이었기 때문이다. 2학년 때 같은 반까지 했었다고.
그 여동생이 며칠 전 아내와 상가에서 만나 옛 학창시절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런 말을 했다.
"학교 다닐 때 그림 잘 그렸잖아.."
'그랬구나...' 육촌 여동생의 말을 듣고 있던 나의 독백이었다.
그런 오랜 갈망 때문이었을까..
아내는 학교에서 물러난 후 지쳤던 심신을 추스리는 듯하더니, 어느 날 부터인가 화구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림에 대해 일자 무식이기 때문일까.. 아내의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결혼 후 그림 그리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는데도, 자연스럽게 스케치가 되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보다 거침없이 용감하게(?) 쓱쓱 색을 입혀가는 모습도 내겐 놀라운 모습이었다.
처음엔 나무를 중심으로 풍경을 소재로 삼던 아내의 소재가 언제부턴가 [꽃]에 꽂히기(?) 시작했다.
단순한 꽃 그림이 아니라, 꽃잎과 꽃봉오리의 집합체.
그러니까, 뭐랄까.. 꽃잎을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로 표현한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아뭏든, 아내의 그림은 한동안은 이쪽으로 특화될 거 같다.
재밌는 건, 두 그림의 제목이다. [놀다 1] [놀다 2].
꽃과 [놀다]라는 제목에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데, 왜 제목이 [놀다]일까..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뭔가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다.
감수성과 정서가 예민했을 시절부터 하고 싶었던 그림.
마음 속에 품었던 연상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아내에게는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놀이가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하고픈 것을 하는 그 순간, 아내는 흥겹게 놀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나와 인연을 맺은 정 원장은 이제는 오히려 아내와 언니 동생 하는 절친이 됐는데,
전시회 소식을 듣고는 고맙게도 꽃바구니까지 들고 찾아주었다.
요렇게 그림 옆에 서니 제법 병아리 화가 티가 나는 거 같기도..
뭐.. 복장만 보면, 마치 내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 해도 통하지 않을까..??
첫 단체전에는 작품 한 점, 두 번째 단체전에서 석 점을 걸었으니,
언젠가는 개인전을 할 때도 오게 되겠지.
어후~ 화랑 대관하려면 내가 돈 많이 모아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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