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면서 믹스커피 한잔의 칼로리가 원두커피 오십 잔과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하루 평균 석 잔 정도 마시던 믹스커피를 끊은 지 얼추 2년 반이 넘었지만,
예외적으로 이것을 마시는 경우가 딱 하나 있다.

외식을 할 때 아버지께서는 식사 후에 늘 자판기의 믹스커피를 뽑아 드시는데,
가족 외식시 먼저 식사를 마치시고는 항상 어머니와 내 것까지 함께 뽑아 건네 주신다.

처음엔 얼결에 "저 커피 안 해요." 라고 거부했는데, 바로 이게 잘못된 생각 임을 알았다.

아버지께서 내게 건네주신 건 단순한 믹스커피가 아니라,
구십을 바라보는 아버지가 육십이 가까워지는 아들에게 전하는 마음의 정이기 때문이다.

원두커피보다 오십 배가 넘는 애정의 열량을 함유한 믹스커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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