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남겨준 나의 한 순간
나의 폴더/나, 그리고, 가족 2012. 8. 28. 10:29 |
"인철이가 네 사진 멋진 거 하나 있는데, 그냥 주기 아깝다고 한 잔 사라고 하더라."
작년 년말에 기홍이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한 잔 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일단 물건을 봐야 할 거 아니냐.." 고 반문했더니,
자기가 봐도 괜찮더란다.
내 사진을 담았다는 이인철은 대전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러면서 개인전까지 열 정도로 사진에도 일가견이 있는 친구.
그런 친구가 스스로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면 일단 믿어야 한다.
믿는 만큼 사진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잊고 지냈다.
지난 주말 친구들이 대산에서 모일 때 다시 연락이 왔다.
와인 두 병을 가져오면 사진을 주겠다며, 사족을 붙인다.
정말 멋진 영정 사진이라고..
점점 궁금해진다.
어차피 친구들과 마실 거. 와인 세 병을 가져갔다.
그렇게 해서 어제 메일로 전해 받은 사진.
자기는 사진에 일체 후보정을 하지 않는다며,
필름을 스캔하는 바람에 원본에 비해 화질이 좀 떨어진다고 했다.
그럼에도 기대 이상이다.
이런 사진이 있었는지, 나는 전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친구가 참 잘 담아준 거 같다.
나중에 시간날 때 원판 사이즈로 인화해서 준단다. 그럼 진짜 영정 사진이라나..
이 친구가 사진 강좌까지 하는데,
흑백사진을 배우는 제자들에게 보여줬더니 한 마디씩 하더란다.
- 똘똘하게 생겼네요.
- 글 쓰는 사람이세요?
- 친구 맞아요?
그러면서, 맨 마지막 말은 기분 나쁘더라고..^^
덕분에 두고 두고 간직하고픈 나의 한 순간이 남았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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