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소를 가족 납골묘로 변경하는 작업이 있었다.
묘지문화의 개선은 오래 전부터의 사회적 문제였던 만큼, 그간 아버지 형제분들께서
논의하셨던 것을 이번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묘역을 관리하는 공원관리사무소와 묘지 변경 및 이장에 대한 사전 협의를 마친지라,
합의된 사항에 대한 최종 확인을 거친 후 이장과 화장을 위한 개묘를 했다.

 

모셨던 묘지를 열어 유골을 수습중. 저렇게 수습된 유골을 화장한다.
신기한 건, 유골의 형태만으로 생전의 모습을 뵌 적이 없는 돌아가신 분의 체구를 유추한 것이,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대체로 맞더라는 거.

 

일 하시는 분의 말씀을 들어보면,
매장 후 12~3년이 되어야 육탈(肉脫 : 시신의 살이 썩어 뼈만 남는 것)이 된다고 한다.
아직 육탈이 안된 분은 시신을 얇은 관으로 옮겨 모셔 입관상태로 화장을 한다.
관을 옮겨 모시는 이유는, 원래 안치됐던 관은 습기로 인해 불에 잘 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수습된 유골과 시신을 화장장에서 화장하는 동안 원래 모셨던 자리를 납골묘로 조성하고,
조성된 납골묘에 화장이 끝난 유골함을 안치 후 제례를 지내는 것으로 마무리.

언젠가는 우리 부부도 저 안에 자리하게 되겠지.
유골함 20~24기를 안치할 수 있는 납골묘가 두 개면, 숙부님들과 우리 사촌형제들까지 모두 함께
할 수 있으니 살아서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얼굴들이 죽어서야 한 뼘 거리에서 함께 하게 되는 셈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부모님은 대전의 국립현충원으로 가시게 되니, 숙부님들과는 함께 하면서도,
정작 부모님과는 함께 하지 못한다는 거.


사실 아내와 나는, 우리는 사후 화장을 하여 우리 아이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조용한 곳에 뿌려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수목장이 됐든, 아님, 호수나 강이 됐든, 꼭 성묘의 개념이 아니라,
아이들이 머리를 식히려 편하게 찾으며 부모도 생각할 수 있는 곳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페랄로에서 차를 마시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나중에 화장해서 운중지에 뿌리라 그러면, 애들이 여기와서 차 마시며 창 밖으로 내다보는게
 우리 만나는 거 아닌가..?  꼭 성묘가 아니더라도 편하게 자주 올 수 있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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